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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부르는 맛의 유혹

러셀 L. 블레이록 지음 | 에코리브르
죽음을 부르는 맛의 유혹

러셀 L. 블레이록 지음

에코리브르 / 2013년 11월 / 448쪽 / 20,000원





죽음에 이르는 세포



1908년 도쿄 제국대학의 실험실에서 일하던 이케다 기쿠나에 박사는 다시마에서 감칠맛을 나게 하는 물질을 분리해내려고 시도하던 중이었다. 오랫동안 일본인들은 요리할 때 다시마를 이용해 맛을 내왔고, 다시마의 맛과 향은 어떤 음식에 첨가해도 훌륭하게 어울렸다. 이케다 박사는 운 좋게도 독일의 유명한 화학자인 볼프 박사 밑에서 단백질로부터 글루탐산을 추출하는 법을 완벽하게 체득할 기회가 있었는데, 놀랍게도 이 다시마의 맛의 비결이 바로 글루탐산이라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1909년 이케다 교수는 동료 스즈키 사부로스케 박사와 힘을 합쳐 글루탐산나트륨 형태의 조미료를 생산하는 회사를 설립하고 아지노모토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1933년까지 일본 요리사들은 맹탕인 국물조차도 기막힌 맛을 내게 하는 이 조미료를 매년 1000만 파운드(약 4536톤)가량 사용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전시에 군인들에게 나눠주는 배급 식량에도 이 MSG를 첨가했는데, 그 덕분에 미군의 전투 식량과 달리 일본군의 전투 식량은 정말 맛있었다. 한편 포로로 잡은 일본군에게서 빼앗은 전투 식량을 먹어본 미국 군인들은 맛이 기막힌 일본군의 전투 식량에 관해 본국에 보고했고, 미군에서는 이를 조사하기에 이르렀다.

1948년 미군의 병참장교가 미국 내 식품 대기업들을 소집해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는 필스버리, 오스카 메이어, 리비, 스토클리, 캠벨 수프, 콘티넨털, 제너럴 푸드, 보든스 등이 참석했다. 회의 결과 참석자들은 일본 조미료에 뭔가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요컨대 거슬리는 맛은 감춰버리면서 음식에 풍미를 더하고, 캔 음식에서 흔히 나는 양철 맛을 없애고, 미식가들이 즐겨 먹는 고급스러운 맛을 내게 하는 뭔가가 있었다. 간단히 말하면, 이 조미료가 식품 산업에 엄청나게 기여할 수 있다는 걸 눈치챈 것이다. 이후 미국 식품 회사들은 가공식품에 점점 많은 양의 MSG를 첨가하기 시작했다. 1940년대 후반까지 10년마다 2배씩 늘어날 정도였다.

오늘날 MSG는 대부분의 수프와 과자, 패스트푸드, 냉동식품, 통조림에 첨가되고 있다. 조지 슈워츠 박사는『해로운 맛: MSG 신드롬』이라는 저서에서 MSG 및 이와 유사한 물질이 눈속임으로 음식에 첨가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식물성 단백질”, “천연향”, “향료” 같은 말인데, 이런 말을 사용한 식품의 12~40퍼센트가 MSG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가수분해 식물 단백질에 대해서는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식물성 단백질은 황산이 포함된 물에 몇 시간가량 채소를 삶은 뒤, 가성 소다(비누를 만들 때 사용하는 알칼리성 물질)를 첨가해 중화시킨 다음, 여기서 얻은 갈색 슬러지를 건조하는 일련의 화학 반응을 거쳐 만들어진다. 게다가 이렇게 해서 얻은 갈색 분말에 MSG를 첨가해 가수분해 식물 단백질이라는 이름으로 파는 경우도 있다. 예로 특정 아미노산을 가수분해 식물 단백질과 결합해 소고기 맛을 나게 한 후 바비큐 소스나 패스트푸드에 쓸 수도 있고, 또 다른 단백질을 결합시켜 크림 맛을 나게 해서 통조림 수프ㆍ즉석 수프ㆍ샐러드드레싱 및 각종 소스에 사용할 수도 있다. 이런 조미료에 대한 분석은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뇌세포에 강력한 독성 물질로 작용하는 글루탐산, 아스파르트산, 시스테인뿐만 아니라, 몇 가지 발암 물질 또한 여기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미국 식품의약국은 가수분해 식물 단백질에 허용되는 발암 물질의 양이나 식품에 첨가하는 가수분해 식물 단백질의 양을 규제하지 않고 있다. 이런 물질이야말로 MSG보다 훨씬 더 위험한데도 말이다.

흥분독소: 과유불급

1940년대 초반까지는 인간의 뇌가 높은 농도의 글루탐산을 함유하고 있으며, 이 글루탐산이 뇌의 연료로 사용된다고 알려졌다. 이런 아이디어에 기반을 두고 1949년 H. 웨일-말레르브 박사는 정신박약 아동을 대상으로 글루탐산이 그들의 지능을 호전시키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다행스럽게도 이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내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실험을 계속했다면 그 아동들의 뇌가 더 큰 손상을 입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후 1957년 안과 레지던트인 루카스와 뉴하우스는 어떤 안질환을 연구하던 중, 젖먹이 생쥐와 다 자란 생쥐를 대상으로 MSG와 아스파르트산을 실험했는데, 그들이 발견한 사실은 정말이지 깜짝 놀랄 만한 것이었다. 실험이 끝난 후 실험동물을 죽여 현미경으로 조직을 살펴보니, MSG를 투여한 쥐들의 망막 내부층에 있는 모든 세포가 다 파괴되어 있었다. 성체 생쥐가 받은 손상도 심했지만, 어린 생쥐가 받은 손상에는 비할 바가 못 되었다. 한편 그들은 다소 덜하기는 하지만 아스파르트산을 투여한 생쥐에게서도 유사한 손상을 관찰했다. 여기서 인공 감미료인 뉴트라스위트의 주원료가 바로 아스파르트산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불행히도 이 결정적 발견은 10년이 지나도록 의학계에서도, 막대한 양의 MSG를 유아용 식품에 쏟아붓는 식품 산업계에서도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신경과학자인 존 올니 박사가 이 실험의 중요성을 새로 발견했다.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 대학 정신과에서 근무하던 올니 박사는 1968년 실험동물과 용량이 동일한 상태에서 루카스와 뉴하우스의 실험을 되풀이했다. 그런데 올니 박사의 실험 결과는 지난번 실험보다 한층 충격적이었다. MSG가 눈의 망막세포에 있는 뉴런을 극심하게 파괴할 뿐만 아니라, 시상하부와 뇌실 주변 기관이라고 일컫는 뇌실 주위의 뇌 영역에 분포한 뉴런 또한 광범위하게 파괴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게다가 이런 손상은 미성숙하거나 갓 태어난 개체일수록 훨씬 심각했다. 올니 박사는 뇌의 이런 영역에는 혈뇌 장벽이 없어 혈액을 통해 뇌로 침투하려는 독성 물질을 막아내지 못하는 까닭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가설을 세웠다.

그 후 많은 종을 대상으로 수행한 동물 실험에서 올니 박사의 발견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임상 의사가 읽는 의학 저널, 특히 신생아 치료를 전담하는 의사들이 주로 읽는 저널에서조차 그의 발견을 등재하지 않았다. 아울러 개인 병원에서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은 기초 과학 연구에 관한 저널을 즐겨 보지 않기 때문에 신생아나 유아에게 즉각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는 이 사실에 대해 무지할 수밖에 없었다.

대중이나 전문가 집단 혹은 여론의 질타를 받지 않는 상태에서 식품 업계는 점점 더 많은 MSG와 가수분해 식물 단백질을 음식에 추가했다. 올니 박사가 보고서를 발표할 때에 유아용 식품에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MSG를 첨가했고, 엄마들은 위험에 대한 아무런 자각도 없이 아기가 잘 먹는 모습을 보며 흐뭇해하기만 했다. MSG와 가수분해 식물 단백질 같은 강력한 조미료는 그저 그런 음식을 정말 맛있는 음식으로 만들 수 있다. 한편 시상하부가 인체의 많은 곳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는 점(새끼손가락 손톱 크기의 조그만 뇌 한 조각이 성장을 조절하고 사춘기의 발현을 조율하며, 대부분의 내분비선과 식욕, 수면 주기, 생체 시계와 의식 정도까지 좌지우지함)을 생각하면, 올니 박사의 발견은 무척 중요하다. 박사는 실험을 통해 MSG가 시상하부의 황체 형성 호르몬으로 일컫는 생식 호르몬을 과다하게 분비하게 해서 조숙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분비계에 미치는 이런 영향은 동물들이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 잘 드러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흥분독소와 뇌의 성장

대중에게 노출된 즉각적인 위험, 특히 태아에게 극심한 피해를 줄 것을 염려한 올니 박사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의회에서 증언을 했다. 그들의 증언 덕분에 1969년부터 유아 식품에서 MSG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임산부에게 자신이 스스로 조리한 음식에 함유된 MSG가 태아에 끼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다. 모체 혈액 내의 글루탐산이 태아의 혈액 내로 들어갈 경우 이런 위험이 발생할 것이 자명한데도 말이다.

1974년 올니 박사는 임신한 붉은털원숭이에게 MSG를 먹이는 실험을 한 결과, 새끼의 뇌가 손상될 수도 있음을 입증했다. 다른 연구자들도 임신한 쥐에게 MSG를 먹이는 실험을 해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식품의약국, 즉 FDA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는 까닭에 아직도 수많은 임산부가 MSG뿐만 아니라, 그만큼 강력한 흥분독소를 함유한 음식물을 계속해서 먹고 있다. 산부인과 의사와 소아과 의사도 환자에게 그 위험성에 관해 경고하지 않는다.

출생 후 젖을 떼고 나면 대부분의 아기 엄마는 이유식뿐 아니라 흔히 먹는 음식을 주기 시작한다. 이런 음식에는 대개 막대한 양의 MSG나 가수분해 식물 단백질이 첨가되어 있다. 올니 박사는 뇌세포가 심각할 정도로 파괴된 동물 실험에서 투여한 양과 동일한 MSG를 이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먹고 있다는 사실 또한 발견했다. 물론 동물과 사람의 체구를 고려한 비율에서 그렇다는 의미다. 이런 발견에 대해 사람들은 종종 그렇게 고용량을 먹는 경우는 드물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이런 비판은 사실을 모르고 하는 말일 뿐이다. 믿을 수 없겠지만 사람은 현재까지 알려진 어떤 동물보다 더 고농도로 글루탐산을 혈액 내에 농축한다. 올니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시중에서 유통하는 수프 한 그릇에 포함된 MSG만으로도, 소아의 혈액 내 글루탐산 농도를 동물 실험에서 뇌 손상을 유발한 농도만큼 높일 수 있다.’ 성인은 체중 1킬로그램당 100~150밀리그램의 MSG를 섭취할 경우 혈액 내의 농도가 20배 이상 높아지는데, 이는 실험쥐와 비교했을 때 4배나 높은 수치다. 원숭이에게 비슷한 양의 글루탐산을 투여해도 혈중 농도는 그렇게 높아지지 않았다.

아이들이 먹는 음식에는 엄청나게 많은 양의 MSG나 유사한 흥분독소가 들어 있고, 인간은 자연계의 다른 어떤 종보다 글루탐산을 더 높은 농도로 혈액 내에 농축하기 때문에, 혈내 장벽을 통해 보호받지 못하는 유아의 뇌는 실험에서 뇌 손상을 일으킨 농도보다 훨씬 더 높은 MSG와 가수분해 식물 단백질에 노출된다. 그리고 아이의 뇌는 어른의 뇌보다 이런 독소에 4배나 더 민감하다는 사실을 꼭 알아야 한다. 아동의 식습관을 분석한 연구에 의하면, 사실상 아이들은 성인과 동일한 양의 MSG를 섭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어마어마한 양의 MSG와 흥분독소를 포함한 감자 칩, 냉동식품, 다이어트 음료, 통조림 파스타 등 수많은 정크 푸드와 패스트푸드를 생각하면 이런 사실은 어쩌면 당연하다.

올니 박사는 식품업계 현장의 아이러니를 이렇게 지적한다. ‘그리하여 오늘날 우리는 다음과 같은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유능한 신경과학자들이 열과 성을 다해 체내의 글루탐산과 아스파르트산에서 비롯된 신경 독성으로부터 신경세포를 지켜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반면, 한쪽에서는 식품 첨가물로 글루탐산과 아스파르트산을 양껏 먹도록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흥분독소의 작용

흥분독소가 작용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보면, 뇌의 기능뿐만 아니라 퇴행성 뇌질환의 메커니즘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점은 일상적으로 먹는 식품에 첨가되는 흥분독소가 동물 실험에서 사용한 것과 똑같은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계속 언급하는 글루탐산은 MSG의 구성 요소인 바로 그 글루탐산이다. 또한 신경 독소인 아스파르트산은 인공 감미료인 아스파탐의 주요 성분이다.

글루탐산과 아스파르트산은 뇌와 척수에서 발견되는 신경 전달 물질이다. 아울러 이것들은 뇌와 척수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신경 전달 물질이지만, 농도가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지면, 글루탐산 수용체가 있는 신경세포 혹은 그 신경세포와 연결된 신경세포에 치명적인 독소로 작용한다. 후자의 경우는 특히 더 중요하다. 과도한 글루탐산은 그 수용체가 있는 신경세포를 죽일 뿐만 아니라, 인접해 있는 다른 신경세포까지 죽이기 때문이다. 그 신경세포에 어떤 종류의 수용체가 있든 상관없이 말이다. 이는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에 대해 논할 때 중요하다.

글루탐산과 아스파르트산은 어느 정도의 양을 충족하면, 신경세포를 극도로 흥분된 상태로 만들 수 있으며 세포를 죽일 수도 있다. 신경계는 신경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액체(세포 외액)에 함유된 이 두 아미노산에 의해 평소 매우 조심스럽게 조절되기 때문이다. 이런 메커니즘은 몇 가지 방법을 통해 유지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과도하게 많은 글루탐산을 신경교세포로 퍼내는 특수한 펌프 시스템이다.

신경교세포는 신경세포를 둘러싸고 있으며 에너지를 공급한다. 이것은 마치 배가 가라앉지 않도록 밑바닥에 고인 물을 퍼 올리는 펌프처럼 작동한다. 정상적인 글루탐산 제거 시스템은 매우 효율적이다. 동물 실험에서 치명적인 신경 손상을 일으키는 데 어린 개체보다 성체가 더 많은 MSG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성체가 더 능률적인 글루탐산 제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죽지는 않을지언정 적은 양으로도 충분히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배출 시스템은 아주 효율적이긴 하지만 작동하려면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마치 일렬로 늘어선 채 물 담긴 양동이를 손에서 손으로 전해 불을 끄는 구식 소방대에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다. 인력이 부족하면 불은 다시 걷잡을 수 없게 치솟듯, 뇌에서 에너지의 생산이 감소하면 배출 시스템은 작동을 멈추고 글루탐산은 다시 신경세포 내부와 시냅스에 축적되기 시작한다. 이때 에너지를 다시 공급하지 못하면 결국 신경세포는 전소되고 말 것이다. 말 그대로 뉴런이 흥분해서 죽음에 이르는 것이다.

이중고: 배양한 신경세포를 고용량의 MSG에 노출시킨 후 15~30분이 지나면 세포는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현미경으로 보면 세포 소기관이라 일컫는 세포 내의 미세 조직이 파괴되고, 세포핵의 크로마틴이 응고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이 뉴런들은 3시간 안에 죽을 뿐만 아니라 죽은 세포의 잔여물은 체내의 방어 메커니즘에 의해 깨끗이 치워진다. 동물을 이용한 실험 환경에서 이런 퇴행성 반응은 MSG를 먹인 경우, 복강 내로 직접 투입한 경우, 뇌로 곧바로 투입한 경우, 배양한 세포에 노출시킨 경우 모두에서 관찰되었다. 그러나 저용량의 MSG로 실험한 과학자들은 아주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대부분의 뉴런이 MSG에 노출된 지 30분 후에도 별다른 변화 없이 멀쩡히 살아 있다가 MSG를 제거하고 2시간이 다 되어갈 무렵 갑자기 죽기 시작했다. 마치 시계를 맞춰놓은 듯 뉴런들이 같은 시각에 자살을 감행한 것이다. MSG에 노출된 지 18~24시간이 지날 무렵에는 모든 뉴런이 죽었다.

초기 2시간 동안 그 세포들은 모두 완벽하게 건강한 상태였다. 이 두 가지 반응, 즉 급성 반응과 지연 반응은 틀림없이 다른 메커니즘을 통해 발생한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확신했다. 급성 반응은 세포 내로 나트륨 이온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일어나는 손상 과정과 매우 흡사했다. 이 나트륨 이온의 빠른 움직임은 말 그대로 물을 빨아들이는 것과 같아 세포가 부풀어 죽는 것이다.

이 가설을 실험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뉴런을 배양한 다음, 배지에서 나트륨 이온을 모조리 없앤 채 MSG를 첨가해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높은 농도의 MSG를 투여해도 세포는 2시간 동안 죽지 않았다. 따라서 MSG는 과도하게 나트륨을 유입함으로써, 죽 물을 세포 내로 들어오게 함으로써 뉴런이 갑자기 죽도록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나 여전히 나트륨 이온을 제거하는 것으로는 지연 반응에 아무런 영향을 끼칠 수 없었다. 2시간 후에 뉴런은 여전히 죽었기 때문이다.

초기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은 특정 물질이 조절하는 미세 통로를 이용해 나트륨이 유입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글루탐산도 세포막의 나트륨 통로를 여는 촉매제로 작용하는 것이 명백했다. 이를 근거로 과학자들은 다른 통로의 존재가 지연 반응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연구를 거듭하며 이번에는 배지에서 칼슘을 제거해보았다. 그리고 숨을 죽이며 결과를 기다렸더니, 이번에는 MSG에 노출된 지 2시간이 경과한 후에도 모든 뉴런이 멀쩡히 살아 있었다. 24시간이 흐른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바로 칼슘이 진범이었던 것이다. 이제 세포 내로 칼슘이 들어가도록 하는 특별한 통로를 글루탐산이 여닫았다는 게 명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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