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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으니까 괜찮아

황혜정 지음 | 팬덤북스
사랑했으니까 괜찮아

황혜정 지음

팬덤북스 / 2012년 7월 / 203쪽 / 11,000원





PART 1 이별이 남긴 상처의 치유



이별 후 극단적인 행동 유형과 극복방법

이별 후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이별의 당사자가 극단적인 행위를 통해 상처를 더욱 깊게 만드는 일이다. 일반적으로는 이별의 슬픔을 '극복'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오히려 슬픔에 '함몰'된다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정도다

은경(가명) 양은 4년간의 연애를 통해서 결혼까지 약속했던 연인과 이별을 겪은 후 극단적으로 외부와의 관계를 단절하기 시작했다. 직장생활은 전과 다름없이 했지만, 좀비처럼 아침에 일어나 회사에 가고 퇴근 시간에 맞춰 퇴근할 뿐이었다. 휴대폰은 무음 상태로 만들어 꼭 필요한 경우에만 받았고, 위로를 해 주는 친구의 문자에도 일절 답하지 않았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돌발 행동을 하는 일도 많아졌다. 금요일 밤이면 혼자 술을 잔뜩 사서 집으로 간 후,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억지로 목구멍에 집어넣듯 마시기도 하였다. 특히 이럴 때는 일요일 저녁까지 거의 녹다운 상태로 지냈다. 하루에 먹는 음식이라곤 고작해야 라면 하나, 그것도 국물만 겨우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몇몇 사람들은 은경 양과 같이 이별 후 폐인처럼 지내기도 한다. 술이든 뭐든 마음을 다스릴 만한 짓은 무엇이든 하고, 앞으로 영원히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 사회생활마저 힘들게 만들어 버리는 일도 있다. 대부분 시간이 해결해 주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스스로를 새장 안에 가두어 놓고 아까운 청춘의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길게는 수개월, 1년까지 이런 상태가 지속되고, 결국에는 성격 자체에도 영향을 받는다. 정서는 예전처럼 밝아질 수 있으나, 사랑에 대해서는 극히 회의적이고 부정적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이별 후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며 마음을 닫아 버리는 사람과 달리, 자학하며 세상에 분노를 느끼는 사람도 있다. 이 같은 경우 심하면 스토커로 변하기도 하는데, '너는 나를 버렸지만, 나는 아니야. 언제나 네 곁에 있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서서히 상대에게 집착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렇듯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자기 존중감이 다소 낮기도 하고, 그간 사랑이 자신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일종의 판타지에 빠져 있었던 까닭이다. 즉, 중심을 잃고 지나치게 상대방에게 의존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때는 이별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이 아니라 '인생을 망친 상실'로 다가와, 정상적인 판단력이 흐려지고 파괴적인 행동들이 나타나게 된다.

그렇다면 극단적인 행동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개인에 따라 성향의 차이가 있지만, '연애의 심리'라는 차원에서 보자면 사랑은 사랑으로 잊는 방법이 가장 좋다. 결국 이별에 대한 치료법은 '또 다른 사랑'으로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사랑이 사랑으로 치유된다는 이론은 신체적인 변화로도 설명할 수 있다. 사람은 사랑에 빠질 때 뇌에서 페로몬,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및 세로토닌 등의 화학 물질이 분비되어 쾌락 중추를 자극한다. 이로 인해 심장 박동 수의 증가와 식욕, 수면욕의 감퇴 및 강한 흥분 상태 등을 경험하게 된다. 신체적 변화는 정서적인 면에도 영향을 주어 안락함과 포근함, 날아갈 것 같은 기쁨 등 여러 가지 심리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이런 심신의 변화는 '한 사람을 사랑하면서 생겨난 변화'이기 때문에 다른 무엇으로 대체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별 후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또 다른 사랑을 만들어가면서 그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 것이다.

그럼 무조건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지면 극복이 되는 것일까? 여기에는 몇 가지 전제 조건이 따른다. 만약 이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상처는 더욱 깊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라는 식의 바람둥이처럼 접근하면 안된다 : 만남과 이별의 과정을 쉽게 생각해 새 사람을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경우다. 이런 만남이 되풀이되면 사랑 자체를 가볍게 생각하게 되고, 믿음이나 인내 등 사랑의 깊은 감정들을 느끼지 못해 자칫 사랑을 쾌락과 혼동하게 된다. 그 결과 이별을 밥 먹듯 하며, 사랑이라기보다는 그저 '쾌락 중독'과 다름없는 관계만 맺게 된다.

* 이별 후 만나는 사람은 치유용이 아니므로 이별을 공유해서는 안 된다 : 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반창고로 사람을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당신은 그를 통해 이별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지만, 그 사람에게 당신의 의미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난 아직 옛 애인을 잊지 못해 힘들어"라든가 과거의 연애담 등을 꺼내는 것은 새로운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 이별을 한 아쉬움만큼 더 크고 후회 없는 사랑을 쏟아부어야 한다 : 이별 후 "나랑 사귈래? 아니면 말고" 식의 만남을 하고 있다면, 자신이 만들어 놓은 심리적 방어기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패를 경험한 사람은 '상처 받지 않기 위한 마음의 벽'을 두껍게 만들기 쉽다. 이 벽은 진실한 사랑을 다시 시작하는 데 어려움을 가져다주므로 죄책감과 두려움을 버리고 열정적으로 몰입해야 한다.

연애가 결혼으로 성공하지 않는 한 이별은 숙명이다. 이별을 어떻게 이겨 내느냐에 따라서 그 뒤의 사랑도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는 법이다. 이별을 했다면 이별의 슬픔에만 매몰되어 있지 말고 '이 아픈 마음을 어떻게 달래서 스스로 치유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이별 후에 꼭 버려야 할 감정 3가지는?: 후회, 미련, 화

이별 후에 어느 정도 감정을 추슬렀다고 해도 '감정의 찌꺼기'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특히 겉으로는 예전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더라도 심리적으로는 생채기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일 수 있다. 한마디로 '이별의 부작용'인 것이다.

윤경 양이 HJ 심리상담실에 처음 상담을 했을 때는 심리적으로 몹시 위태로운 상태였다. 그녀는 3년간 연애한 남자와 몇 달 전 헤어진 괴로움에 인생을 포기하려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를 잊지 못하고 다시 만나기를 바랐지만, 그는 이미 마음을 정리한 것 같다고 했다. "카카오톡에서 그를 다시 찾아보니, 프로필이 '가장 아름다울 때 자를 수 있는 용기를 주심에 감사하며'로 되어 있더라고요. 그는 저를 깨끗하게 잊은 것 같은데 왜 저만 이러는지, 자꾸 화가 나고 억울한 마음만 들어요."

사실 이러한 경우는 본인 스스로도 감정을 잘 깨닫지 못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은 분명 예전과 같은 상태로 되돌아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정을 들여다볼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이다. 이별을 진정으로 '극복'하고 더욱 성숙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감정의 찌꺼기마저도 곰곰이 되돌아보고, 이에 대한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면 이별 후 곱씹어야 할 감정의 찌꺼기는 어떤 게 있을까? 가장 첫 번째로 살펴야 하는 것은 바로 '후회'이다. 후회의 원래 뜻은 '잘못을 깨우치고 뉘우치는 것'이다. 대체로 후회는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쳐 다시는 같은 잘못을 하지 않기로 다짐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좋은 심리 상태로 해석해야 맞다. 그러나 이별 후 남는 후회는 그 의미가 다르다. 이별 후에 하는 후회는 이미 때가 늦었다는 의미이며,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가리킨다. 즉, 감정의 밑바닥에서 '그때 내가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 혹은 '내가 잘못한 것이 많아'라며 지속적인 자책을 해 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미련'이다. 종종 미련과 후회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잘못을 깨닫는 후회와는 의미가 다르다. 후회는 잘못을 뉘우치고 시간이 지나면 비교적 쉽게 잊어버리는 감정이다. 하지만 미련은 그렇지 못하다. 미련은 이별 후 가장 오랫동안 남아 있는 마음의 찌꺼기이다. 만난 기간이 길수록, 서로의 관계가 깊을수록 더욱 미련이 남는다. 문제는 미련이 새로운 만남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을 만나도 예전의 남자와 자꾸 비교하게 되고, 예전의 남자와 함께 갔던 거리라도 걷게 되면 금세 기분이 침울해지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곱씹어야 할 감정의 찌꺼기는 '화'다. 화는 순간적인 폭발을 하지 않고 끊임없이 감정의 밑바닥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기 때문에 늘 화가 나 있는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별것 아닌 일에도 예민해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날카롭게 대하게 된다. 또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면 조울 증상을 갖게 되거나, 최악의 경우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자신에 대한 분노로 인해 스스로를 해치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후회, 미련의 감정과 달리 화를 내고 분노하는 감정은 극히 짧은 시간만으로도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별 후 모든 것을 '삭제'할 필요는 없다. 부정적인 감정의 찌꺼기들은 모조리 없애야겠지만, 반드시 남겨야 하는 것도 존재한다. 바로 '추억'이다.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겨 둘수록 마음속의 창고가 풍요로워진다. 마찬가지로 슬프고 아픈 추억이라고 해서 버릴 필요는 없다. 추억은 시간이 지나면 자신만의 방식으로 예쁘게 포장하여 기억 창고에 잘 저장되기 때문이다.



PART 2 사랑에 대한 가슴과 머리의 정반합



상대의 연애 심리를 더 잘 알기 위해 파악해야 할 어린 시절

연애 심리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상대방이 연애를 대하고 있는 태도와 심리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이것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면, 사랑이 시작되었다고 하더라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라는 말이 나오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의 이러한 심리를 가장 정확하게 나타내 주는 것이 있으니, 바로 가정 환경이다. 성격과 스타일을 모두 어린 시절로 환원해서 일방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 학문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인 면에서 어린 시절의 가정 환경이 성격 형성은 물론, 특히 연애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상담을 했던 커플 중에 서로에게 원하는 바가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이 있었다. 최선희 양(가명)과 이정훈(가명) 군이 그 사례였다. 처음에는 외모와 겉으로만 보이는 성향만을 가지고 사랑에 빠졌던 이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관계의 미궁' 속으로 빠지기 시작했다.

최선희 양은 늘 자신을 따뜻하게 보살펴 주는 남자를 원했고, 이정훈 군은 자신과 함께 즐겁게 놀며 행복한 순간들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여성을 원했다. 그러다 보니 이 군은 이따금 우울해지는 최 양을 보면서 '도대체 쟤는 왜 저러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자신의 '우울한 연애'에 회의가 생겼다. 반면 최 양은 이 군이 자신을 애인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가벼운 연애 대상'으로 대한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

최 양과 이 군에 대한 면밀한 상담을 해 본 결과, 그들에게서 연애에 영향을 미치는 아주 전형적인 가족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최 양은 어머니 없이 홀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이 군은 어머니의 지극한 사랑을 받으면서 자라기는 했으나 해외 출장이 잦은 아버지와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던 것이다. 도대체 이런 부모의 문제가 지금 성인이 된 이들의 연애 심리와는 어떤 연관이 있단 말인가?

영유아기의 부모와의 애착 형성은 성인이 된 후에도 정서적으로 많은 영향을 준다. 특히 아이와 엄마와의 애착관계는 어린 시절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 아이는 낯선 사람을 구별해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불안해하며, 엄마의 단순한 생물학적 보살핌뿐만 아니라 애정, 관심, 대화 등을 갈구한다. 이때 아이의 심리적 욕구에 적절하게 잘 반응하는 부모 밑에서 자라나면 아이는 '안정 애착'을 형성하게 되고, 그렇지 못하면 '불안정 애착'을 형성하게 된다. 불안정 애착을 형성한 아이는 엄마의 표상이 부정적으로 마음에 그려져 있는 까닭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에서 부정적인 시스템이 작동한다.

아이들이 엄마와 아빠를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는 것도 정서 발달의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아빠를 '유희의 대상'으로 느껴 함께 웃어 주고, 놀아 주며, 장난치는 대상으로 생각한다. 반대로 엄마는 안정감을 얻거나, 엄마의 품에 안겨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정서적 교감'을 느끼게 된다. 만일 애착 형성이 원활하지 않으면, 그런 감정은 마음속 어딘가에 내재되어 있다가 어떤 계기에 의해서 외부로 표출될 수 있다. 연애의 이성적 관계는 내면의 심리를 이끌어 내는 방아쇠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통 사회생활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행동 양식을 보이기도 한다. 결국 애착 과정을 거치며 형성된 성격이 성인이 되었을 때의 연애 심리로 이어지는 것이다.

최 양의 경우 어머니 없이 아버지 밑에서만 자란 탓에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애인이라는 특수한 관계가 형성되는 사람에게 유아기 시절에 느끼지 못했던 안정감과 편안함을 얻으려고 한 것이다. 반대로 이 군은 정서적인 안정감은 있으나 아버지의 잦은 출타로 인해서 '유희'에 대한 만족을 하지 못했다. 그 결과 자신과 함께 즐겁게 놀아 줄 이성에게 애착을 보이는 성향으로 나타났다.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 애정을 얻지 못한 사람은 애정 결핍이나 비뚤어진 애정관을 가지기도 하고, 이와 달리 지나치게 많은 보살핌을 받은 사람은 잘못된 애정 과잉의 현상을 나타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심리적인 전제하에 애인과의 관계를 올바르게 꾸며 나가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먼저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결핍 요소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즉, 어릴 때 가정 환경이 어땠는지, 부모님과의 관계 형성이 어떻게 되었는지 귀를 쫑긋 세우고 파악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린 시절이나 부모에 관한 집안 이야기를 애써 피한다면, 겉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여도 감춰진 사연들이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을 한다면 굳이 다 캐내려 하지 말고,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은 어떤 것인지 살피는 편이 좋다.

'유희'에 대한 욕구가 강할 경우(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했을 경우)에는 상대와 좀 더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갖고,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드는 일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반면 '안정감'에 대한 욕구가 강할 경우(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했을 경우)에는 섬세하게 배려를 하는 것은 물론, 사소한 감정의 변화나 상처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고 위로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상대가 할머니와 할아버지 밑에서 주로 자랐다면, 오히려 과도한 애정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어렸을 때 지나치게 사랑을 받은 나머지 사랑이나 애정을 원하면 너무 쉽게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 연애에서 상대의 마음을 보지 못하고 자신만 생각하는 사랑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과 만날 때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오해하지 말고, 조금씩 맞춰 가면서 이해를 구해야 한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속설 바로 보기

흔히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아"라고 이야기한다. 첫사랑으로 만나 결혼까지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반드시 맞는 말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첫사랑에 실패한 경험으로 비추어, 확률이나 통계적으로 두 번째나 그 이후의 사랑보다 훨씬 성공률이 낮아 생긴 말일 것이다. 그렇지만 어려서, 철이 없어서 혹은 익숙하지 않아서 등의 말로 변명하기에는 결과가 여느 사랑과 다를 바 없이 똑같이 아프기 때문에 그냥 쿨하게 "첫사랑이니까!"라고 지나칠 수는 없다. 또한 다른 일은 한 번에 잘되는 일도 많은데, 유독 연애만 "처음이기 때문에"라고 치부하여 무마하기에는 무엇인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왜 첫사랑에 실패하는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첫 번째는 부족한 용기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원인이 되는 경우이다. 용기가 부족하다는 말은 고백을 하지 못했거나, 사랑을 시작하는 데 주저했다는 뜻이 아니다. 남자든 여자든 연애를 하게 되면 미래를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 이 사람과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생각의 결론을 '나는 반드시 이 사람 아니면 못 살아'라고 확고하게 정했다면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히려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품는다. 서로에 대한 무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사랑을 해야 하는데, 확고한 신념을 가질 용기도 부족하고 경험 또한 많지 않아, 결국에는 '내가 이 사람을 믿어도 될까'라고 두려워하는 것이다. '처음 온 기회가 가장 좋은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을 헤어지기 전에 한 번이라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겪어 보지 못했으니 그 당시 깨닫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 있다. 처음 얻은 인연이 가장 좋은 인연이었다는 것은 연애의 복불복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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