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서른 산이 필요해,
이송이 지음 | 브레인스토어
여자 서른 산이 필요해,
이송이 지음
브레인스토어 / 2012년 9월 / 303쪽 / 15,000원
싱글 산행 다이어리
1. 여자, 싱글! 마운틴?
나 홀로 선데이: 나는 휴일 아침 새벽공기를 맡으며 산에 갈 만큼 부지런하지는 않다. 아니 30대 여자는 그만큼 한가하지도 여유롭지도 않다. 평일엔 새벽같이 화장하고 일터로 나가야 하고 퇴근 시간 후에도 야근이며 자기계발에 온 힘을 쏟아야 하는 우리가 아니던가. 휴일마저 새벽형 인간으로 살아내기엔 남아 있는 체력이 바닥난 지 오래다. 더구나 휴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요란한 복장을 하고 행군하는 중년의 아저씨와 아줌마들 무리에 합류하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없다. 하지만 나의 주말이란 그리 자랑스러운 모습은 아니다. 울리지 않는 휴대폰과 약속 없이 화창하기만 한 오후, 충전을 핑계로 한 낮잠과 TV와 노트북을 낀 채 종일 늘어져 있는 팔다리는 오징어처럼 흐늘거린다.
사실 주말이라도 서울을 벗어나기란 영 쉽지 않다. 밀리는 차 때문에 그렇고 늦잠 때문에도 그렇다. 사실 만만한 여행파트너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몸 사리지 않고 열중했던 20대의 인간관계는 선후배, 또래들의 잇단 결혼 소식, 출산 소식과 함께 멀어져만 가고 아직 싱글인 몇 안 남은 친구들에게 기대어 황금 같은 휴일을 저당 잡힐까 말까 고민하는 주말이다. 인정하긴 싫지만, 여자 나이 서른을 하나둘 넘기면서 주말을 함께 보낼 친구들 역시 하나둘 사라진다. 함께라면 죽고 못 살던 그들이었지만 시집, 장가를 간 친구들과는 어쩌다 경조사 때나 만나는 소원한 사이가 되어버리고 주말 만남은 민폐가 되기 일쑤다. 어쩐지 처량해지는 30대 싱글녀들, 애인이 없는 건 괜찮은데 같이 놀 만만한 친구들조차 줄어간다는 건 좀 서럽다.
서울, 등산의 시작: 1월 1일, 이 해가 가고 다음해가 올 때, 그 새해 아침의 태양이 평범했던 다른 날의 태양과는 전혀 다른 특별한 태양이라고는 물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새롭게 새해의 계획을 세우는 건 생일 케이크에 나이 수대로 꽂혀 있는 촛불을 단숨에 '훅' 하고 불며 무언가를 소원하듯이 자기만의 암시, 혹은 의식 같은 것이다. 그런저런 이유들로 주말마다 웬만하면 어김없이 해보자던 이번 등산일정은 2012년 새해의 계획으로 시작됐다. 말하자면 새해에는 몸이든 정신이든 조금쯤 달라진 나를 만들어 보자는 일종의 다짐 같은 것이다. 주말마다 산에 올라간다는 것이 하나도 특별하지는 않다. 하지만 나름은 거창한 계획이다. 일주일에 한 번은 자연을 마주하고픈 설렘이고 게으른 몸을 일으켜 신선한 바람을 마주하려는 의지다.
북한산이나 관악산같이 등산 하면 떠오르는 익숙한 이름들부터 개화산같이 그 동네 주민들이나 알 법한 야트막한 산들도 있다. 남산과 낙산, 인왕산, 북악산같이 한양을 아우르며 성곽을 쌓았던 산들을 비롯해 그 이름마저 생소한 사패산과 삼성산 등 서울에만도 크고 작은 산이 서른여 개나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란다. 그러고 보니 어느 동네에 살든 우리 곁에는 늘 이름 모를 뒷산, 앞산, 옆산이 있었다. 우리나라 국토 어디든 무시로 뻗어 있는 낮은 산들은 동네 구멍가게처럼 친근하다. 골목 여행도 좋고 맛집 탐험도 좋지만 서울산을 빼놓고는 서울을 즐긴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2. 지쳐 가는 몸과 마음에 자연 선물하기
오르지 않고 업힐 때, 빼기 더하기를 열심히 할 때: 나는 곧잘 산에 가지만 실은 산을 잘 모른다. 풀이름, 나무 이름, 꽃 이름도 잘 모르고 흙이나 암석의 기원도 잘 모른다. 그래도 당당하게 산으로 간다. 산에 오른다. 아니, 산에 업힌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산이 업는다. 산에 업히려면 우선 어깨에 힘을 빼고, 몸에 땀도 빼고, 머릿속 생각도 빼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의 기운을 더하고, 신선한 생각을 더하고, 다시 살아갈 힘을 더한다. 산은 내게 온몸으로 빼기 더하기를 반복하게 하는 산수게임 같은 것이다. 인생의 셈법을 다시 배운다.
산에는 평소에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던 것들뿐이다. 신기할 것도, 놀라울 것도 없다. 풀, 꽃, 나무, 흙, 바위, 계곡 같은 것들이 무한히 펼쳐져 있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것들 속을 걷다 보면 그것들이야말로 특별한 것이고 놀라운 것이고 신기한 것임을 비로소, 또 새삼스럽게 알게 된다. 아무렇지도 않은 것들에 눈길을 줄 때, 그 아무것도 아닌 것들은 어느새 특별한 선물이 되고, 문득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이 싹튼다. 등산! 산에 오른다? 아니다. 산에 업힌다.
만성피로야, 물렀거라: "산에 가자"고 하면 몇몇을 제외하곤 돌아오는 소리는 대개 뻔하다. "가고는 싶은데 너무 피곤하다", "주말에 일찍 일어날 자신이 없다", "체력이 약해서 힘들 것 같다" 등이다. 피로는 많이 잔다고 풀리는 것도 아니고 몰아서 쉰다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일과 스트레스, 각종 전자기기들 때문에 지치고 약해진 몸을 주기적으로 돌봐줘야 만성피로에서도 조금씩 벗어날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좋은 음식을 먹는 것 외에도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운동과 삼림욕이다. 운동을 위해서 산에 오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산에 오르내리다 보면 운동이란 절로 될 뿐이다.
등산은 폐활량을 높여준다. 폐활량이 늘어나면 몸 속 곳곳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된다. 두통이나 무기력도 알고 보면 몸속에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해서 일어나는 증상이다. 그러니 폐활량이 커져서 산소공급이 잘 되면 피로도는 자연히 줄어든다. 더구나 숲의 산소농도는 도시보다 1~2% 더 높다. 근육량을 키우면 기초 대사량이 높아져서 똑같은 양을 먹고도 열량소모가 많아 살이 덜 찌는 체질이 되는 것처럼 현대인의 불치병인 잦은 두통이나 무력감, 만성피로도 운동과 삼림욕을 통해 차츰 해소될 수 있는, 해결 가능한 증상들이다.
햇볕도 바람도 초록초록: 달콤한 휴일 아침마저 과감히 산에게 내어주는 이유, 초록빛 태양을 쬐고 초록빛 바람을 맞고 싶기 때문이다. 그 상쾌한 중독에 슬며시 걸려들었기 때문이다. 숲에서는 햇볕도 초록색이다. 나뭇잎을 통과한 투명한 빛은 초록으로 거듭난다. 공기도 초록 향을 머금고 있다. 아무리 볕이 강한 한낮이라도 숲 속에 들어서면 그것은 초록의 신선한 빛으로 그 자태를 슬며시 바꾼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 속에도 초록빛이 숨어 있다. 눈이 내다보는 바깥세상의 색깔도 어제하고는 다르다. 초록의 잎과 갈색의 나무줄기, 붉고 검은 흙과 투명한 물줄기, 능선의 짙푸름과 바위의 싫지 않은 회색들이 서로 섞이어 마음 편안한 색감을 만든다.
몸보다 마음, 마음에 보약: 산에 다녀온 날은 몸이 피곤한데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활력이 넘친다. 왠지 모르게 하고 싶은 일들이 줄줄이 떠오르곤 한다. 어제 못했던 일, 작년에 못 하고 만 일, 스무 살에 했더라면 좋았을 일들이 머리를 스친다. 그리곤 내일 하고 싶은 일, 올해 이루고 싶은 일, 십 년 후에 되고 싶은 모습이 어린아이 꿈꾸듯 슬며시 피어오르기도 한다. 활발히 활동하는 몸의 세포들처럼 정신의 세포들에도 신선한 의욕이 솟는다. 그렇게 산은 몸보다 마음에 더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는다. 어느 때는 마음이 저절로 때를 벗은 양 훌훌 가벼워지기도 하고 첫사랑이라도 만난 것처럼 설렘이 두둥실 떠오르기도 한다. 준 것 없는 내게 대가 없는 보약을 준다. 원하기만 한다면 언제라도, 찾아가기만 한다면 어느 때라도. 눈을 돌리는 어디에나 높고 낮은 산들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다.
산림테라피, 등산이 내 몸을 살린다!
1. 숲에서 낫는다
감기 같은 우울증, 비상구를 찾아라!: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누구나 쉽게 우울을 경험한다. 우울이라는 단어는 '밥 먹었냐'는 말처럼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린다. 우울 정도는 별일도 아니다. 명확한 이유가 없을 때도 많다. 그게 문제다. 인간의 마음이 언제부터 병들기 시작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요즘처럼 생사를 가를 정도로 깊은 마음의 병이 감기처럼 일반화된 때가 또 있었을까. 우울증은 단순한 감정의 변화가 아니라 어떤 경우 목숨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병이 될 수 있다. 근본적으로 나으려는 치열한 의지를 가질 수 없는 병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암보다도 심각하고 위험하다. 누구라도 우울증이나 조울증에 노출될 수 있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것을 서른을 넘기고부터 실감한다.
너도나도 숲으로: 예로부터 선인들은 숲을 사랑했고 현자들은 숲을 즐길 줄 알았다. 숲은 또 하나의 오래된 미래다. 인류가 기원하기 전부터 숲은 존재해왔다. 숲이야말로 망가진 세계를 되살릴 유일한 대안이 아닐까. 자연뿐 아니라 인류의 망가진 마음까지 치유해 줄 해독제다. 숲은 우리가 상상하고 또 밝혀낸 것 이상으로 놀라운 치유력을 가지고 있다. 우울증, 스트레스, 주의력 결핍 등 정신적인 문제뿐 아니라 고혈압, 아토피피부염 등 육체적인 고질병까지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숲에는 다양한 치유인자가 존재한다고 하는데 숲의 공기, 소리, 색깔, 풍경 등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바람 소리, 나뭇잎 소리, 계곡물 소리 등 숲에서 나는 온갖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데 일조한다. 같은 햇볕이라도 나뭇잎으로 한 번 필터링된 간접 햇빛은 비타민 D 합성에 기여하고 세로토닌을 잘 분비시켜 활력과 생기를 준다고 한다. 또 초록을 많이 볼수록 사람의 정서적 안정감은 증가한다. 숲에는 신진대사와 뇌 활동을 촉진하는 산소도 풍부하다. 맑고 깨끗한 숲은 몸과 마음에 평안함과 쾌적감을 준다.
자연은 쉽게 불안해지고 마는 연약한 사람의 마음을 단단하게 잡아주고 불확실한 미래에도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주는 영혼의 끼니 같은 것이다. 왠지 불안하고 안절부절못할 때 산을 찾으면 왜 마음이 뿌듯함으로 채워지고 별다른 이유 없이도 살아갈 의욕이 샘솟는지 알겠다. 어쩌면 인간이 점차 숲으로부터 멀어지면서 그 마음도 점차 황폐화된 것이 아닐까. 자연을 벗 삼아 사는 삶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요즘 서울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산을 찾고 숲을 찾는다. 산이나 숲은 이제 세상 사람들이 없는 고요한 곳이 아니라 누구나 즐거워 찾는 여가의 장소가 되었다. 사람들은 이제 산과 숲에서 도시의 불빛과는 또 다른 종류의 쾌락을 찾는다. 어쩌면 진정한 쾌락을. 사람들이 많아도 숲은 여전히 즐겁다. 달로 여행을 떠나고 손가락 하나로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첨단의 시대인 지금에야 나무 한 그루 없는 도시 한복판에서도 별 탈 없이 잘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지만, 인간의 본질이란 결국 자연과 동떨어질 수 없음을, 숲을 거닐며 산을 오르내리며 알아간다.
피톤치드·음이온·풍부한 산소, 숲의 건강 삼중주: 삼림욕에서 중요한 성분이 바로 피톤치드다. 피톤치드의 양은 계절이나 위치,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햇빛 쨍쨍한 날보다 흐리고 습기가 많은 날 더 많이 배출된다. 또 겨울보다 가을, 가을보다 봄, 봄보다는 여름에, 아침보다 저녁, 저녁보다는 정오에, 활엽수보다는 침엽수에, 침엽수 중에서는 소나무가, 산꼭대기나 밑보다는 산중턱에서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삼림욕하기 가장 좋은 때는 초여름에서 가을 사이, 오전 10시에서 정오 사이다. 공기와 바람이 잘 통하는 넉넉한 사이즈의 티셔츠에 반바지 정도면 좋은 복장이다.
피톤치드는 면역력과 아토피피부염에 탁월하고 혈압과 혈당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게다가 우울증, 고혈압, 골다공증, 비만 등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크게 떨어뜨리고 콜레스테롤 합성을 저해하는 효과도 나타난 것으로 보고됐다. 뇌파의 알파파를 증가시켜 마음을 안정시키는 음이온도 숲의 강력한 치유 효과를 입증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에서는 양이온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럴 때 음이온이 풍부한 곳에 가면 피가 맑아져 스트레스가 풀리고 식욕이 증진되며 두통이 해소되고 집중력이 높아진다. 보통 사람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음이온의 양이 있는데 시골에서는 그 적정량을 얻을 수 있고, 도시에서는 필요량의 10~30%밖에는 얻을 수 없다. 반면 숲에서는 평소 필요한 음이온의 2~3배를 얻을 수 있다.
산림테라피는 삼림욕을 통해 다양한 정신적, 신체적 질병이나 증상을 치료하고 예방해 더 건강한 삶을 누리려는 시도다. 일본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에는 산림테라피스트라는 직업이 있다. 삼림욕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산과 숲에 머물며 나무와 동식물 등 숲에 있는 모든 자연자원을 활용해 산책이나 운동을 지도하는 일종의 안내자다. 방문자의 건강을 유지 증진시킬 수 있는 적절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효과적인 치유효과를 볼 수 있게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산림테라피스트 제도를 활성화시키려고 노력 중이며 지금은 숲 해설가 정도만 유지되고 있다.
2. 현명한 산행, 내게 맞는 걷기!
보폭은 좁게, 속도는 일정하게: 보폭은 자신에게 편안한 보폭이되, 좁게 하는 것이 좋다.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가장 가깝고 경사가 낮은 곳부터 밟아야 관절에도 무리가 적고 에너지 손실도 줄일 수 있다. 또, 일정한 속도를 유지한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무조건 힘들게 등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최대한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몸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다이어트 효과도 있고 건강도 좋아진다. 또 너무 일자로 걷지 말고 적당히 다리를 벌려 걸으면서 균형감을 유지한다. 다리가 앞으로 나간다기보다 무릎이 앞으로 나간다는 기분으로 걷는다. 내려올 때 경사가 너무 급하면 지그재그로 내려오고 경사 급한 계단일 때는 옆으로 걷는 '게 걸음'으로 내려오면 관절손상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 무릎을 다 펴면서 걷지 말고 살짝 굽혀서 충격을 흡수하며 걷는다.
무엇보다 현명한 걷기는 다름 아닌 내 페이스에 맞게 걷는 것이다. 산은 폐와 심장으로 오르고 다리 근력으로 내려온다는 말이 있다. 즉, 나의 체력과 경험치, 취향에 맞는 걷기를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따라서 좋은 걷기란 한 가지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연령, 성별, 체력, 일정에 따라 속도와 보폭, 쉬는 정도 등이 다르다. 평소 자신의 체력 정도를 잘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너무 자주 오래 쉬지 말 것!: 등산 초입에서는 보통 산행 속도의 1/2 정도로 천천히 걸으면서 몸에 서서히 열을 가해 워밍업을 해주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너무 빠른 속도로 오르면 근육운동의 피로물질인 혈중 젖산농도가 빠르게 증가해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빨리 지친다. 급격한 오름은 지방보다는 탄수화물을 먼저 태우기 때문에 운동효과도 적다. 또 평상시 사람의 혈류량은 30~40%가 머리에 집중되어 있는데 운동을 해서 심폐능력이 한계점까지 가면 혈액은 순환을 위해 머리에서 몸 쪽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산행 시 너무 자주, 오래 쉬면 몸으로 내려가려던 혈액이 몸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멈추면서 몸의 활동이 다시 산행 전처럼 돌아가려 한다. 그렇게 되면 몸이 산행모드로 바뀌는 데에 다시 에너지를 쏟아야 하기 때문에 더 힘들다고 느낀다.
그러므로 산행 시 힘들 때는 자주 멈춰서 쉬는 것보다는 속도를 약간 늦추는 것이 좋다. 그래야 혈액이 몸 아래까지 순환하는 것을 멈추지 않고 천천히 몸 쪽으로 내려가면서 지속적인 운동효과를 볼 수 있고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다. 수업을 들을 때처럼 50분 산행하고 5~10분 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산행이 익숙지 않다면 30분 간격으로 쉬어주고 더 자주 쉬고 싶다면 푹 퍼져 쉬는 것보다는 서서 짧게 쉬어야 다시 오를 때 힘들지 않다.
관절, 미리미리 아끼자: 보통 산에서 내려올 때는 무릎 관절에 3~5배의 하중이 증가한다. 관절이 건강한 사람에게 등산은 좋은 운동이지만 평소 관절이 약한 사람에게는 등산이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스틱이 필요하다. 무릎 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필수다. 산길에서는 보통 오르내릴 때 관절 보호용으로 스틱을 사용하는데 내리막에서는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의 30%를 줄여주고 오르막에서는 체력 손실을 막아준다. 내려올 때는 올라갈 때보다 더 천천히 걷고 보폭을 줄여야 한다. 무릎 슬개골의 관절을 잡아주는 무릎보호대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