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스케치북
김태진 지음 | 어바웃어북
아이의 스케치북
김태진 지음
어바웃어북 / 2012년 5월 / 332쪽 / 16,000원
첫 번째 로그인. 나를 만나다
네 마음에 들어가도 되겠니?
나를 만나는 미술 수업은 필수 과목이라 1학년 전원이 수업을 듣는다. 초등학생 때부터 마음껏 상상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방법을 경험해 본 아이들은 나의 수업을 재미있어한다. 반면 틀에 박힌 교육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수업에 적응하는 것부터 어려워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하늘은 무슨 색일까?"라고 질문을 하면 "파란색이요!"라고 스스럼없이 대답하는 아이가 두서너 명은 꼭 나온다. 이처럼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아이들에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어려운 과정일 수 있다. 게다가 그림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거나 자신감이 없는 아이들은 그림으로 마음을 표현한다는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고 수업의 방관자로 머무는 경우도 많다.
화가가 아닌 사람이 그림을 그리더라도 그것은 모두 하나의 작품이다. 함부로 가치를 논할 수 없건만 잘못된 미술교육으로 인해 사람들은 잘 그린다, 못 그린다로 그림의 가치를 평가해 버린다. 이것은 우리가 지닌 가장 위험한 편견 중 하나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선생님으로부터 그림을 못 그린다는 평을 들은 아이는 그 뒤로 그림 그리는 것을 두려워하고 스스로 그림에 소질이 없다고 판단해버려, 그림을 멀리하게 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이런 아이들에게 순간의 감정을 포착하여 그 감정을 그림 속에 솔직하게 표현하면 된다는 것을 이해시키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이런저런 방식으로 동기부여를 해 주면 그림에 대한 거부감이 차츰 사라지면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 마음이 작품으로 표현되었을 때 느껴지는 강렬함에 반해 열의를 갖고 수업에 참여한다. 자신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어 하는 아이들은 나의 수업시간을 매우 기대하는 데 반해, 드러내기를 주저하거나 꺼려하는 아이들은 아주 싫어하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감추고 싶은 비밀과 자격지심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드러내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머뭇거리던 아이들도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어색함이 사라져 간다. 아이들은 이러한 과정이 결코 무익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중이며, 깨달음에 비례해 성장해 가고 있다.
아이의 스케치북_ 4B연필로 그려진 마음속 이야기: 아이들의 첫 그림 그리기가 시작됐다. 소재는 집, 나무, 사람이다. 전문용어로 '동적 집, 나무, 사람 그리기(Kinetic House, Tree, Person Test)'라고 한다. 한 장의 종이에 그려진 집, 나무, 사람 그림에는 그리는 사람의 내면세계가 고스란히 투영된다. 그래서 성격, 자신에 대한 인식, 현재의 욕구와 현실 지각능력을 파악하는 데 효과가 크다. 집, 나무, 사람은 인간이 어릴 때부터 접해온 대상이라서 누구에게나 친밀감을 준다. 뿐만 아니라 연필과 지우개, 종이만 있으면 쉽게 그릴 수 있기 때문에 첫 시간의 긴장감을 풀기에도 적절한 소재다.
집은 기본적인 성격이나 외부와 소통하는 방법 등을 파악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지붕이나 창문, 출입문 등을 어떻게 그렸는가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작은 문은 소심함을 나타내고, 지나치게 큰 문은 새로운 세상에 접근하고 싶어 하는 열망을 뜻한다. 반드시 있어야 할 부분이 없거나 일반적인 모양이 아닌 특이한 형태의 집을 통해서는 내면에 영향을 주는 특별한 감정이나 정서가 들어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나무는 그리는 사람의 기본적인 심리상태를 알아보는 것으로써 무엇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한 무의식이 감정이 반영된다. 나무의 크기, 선의 두께, 가지의 형태, 강조된 음영, 옹이의 모양, 뿌리의 모습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 그리는 사람이 적극적인 성향인지 소극적인 성향인지 파악할 수 있다.
사람을 그린 그림은 자기상이 가장 잘 나타나지만 의미 있는 대상을 묘사하는 경우도 많다. 또 심리적 요소뿐만 아니라 신체의 상태를 의미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기도 한다. 얼굴의 표정, 신체의 크기 등을 어떻게 묘사했는지 관찰하다 보면 그리는 사람의 심리상태를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주 큰 손은 공격성을 나타내고, 큰 눈은 의심과 불안을 느끼고 있음을 추측하게 한다. 그림을 추상적으로 그리는지, 만화 스타일로 그리는지, 처음 그리는 성이 이성인지 동성인지 및 그리는 순서까지도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잘 그렸는지의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므로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그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그림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그리는 것에 부담감이나 거부감을 가진 사람에게도 집, 나무 그리고 사람은 쉬운 소재이기 때문에 대부분 힘들어하지 않고 그린다. 단순한 그림이지만 여기에서 파악되는 기본 성향은 대체로 정확하다. 어떤 그림이라도 그리는 사람의 경험과 감정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영서의 집, 나무, 사람 그림: 영서는 2층으로 된 슬래브 건물에 출입문과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을 그렸다. 그림 속 영서는 마당에서 친구와 야구를 하고 있는데 친구의 모습은 왼쪽 아래에 공을 받고 있는 팔만 그렸다. 집은 몇 년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100년 뒤에는 없어질 것이며, 50년 된 나무 역시 그때쯤이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영서의 그림에서 집은 불안하게 서 있으며 나무들도 거칠고 앙상한 모습이다. 길도 낙서하듯 비뚤게 그렸는데 이는 영서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나타낸다. 마음속의 감정들을 표출하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아 힘들어하고 답답해하는 영서의 모습이 느껴진다. 아이는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를 잘 표현하지 않고 억누르고만 있다. 분명 힘들고 답답할 텐데 "아무렇지 않아요"라고 말하며 현재의 상황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어루만지다_ 마음속 상처는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그림은 숨겨놓은 마음을 은유적으로 표면화한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아이들의 기본적인 성향은 그들의 말이나 행동을 통해서 드러난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모습과 그림이 말하고 있는 모습 사이에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아이도 있다. 앞으로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의 감정을 읽어내고,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상처와 분출하지 못한 욕구가 무엇인지 파악해 보듬어 주는 것이 내 역할이다.
아이들은 크고 작은 상처를 품은 채로 어른이 된다. 어릴 때 생긴 상처는 어른이 된다고 해서 저절로 아물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육체는 어른이 되어도 내면의 자아는 성숙하지 못하고 치유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게 되는데, 이를 '상처받은 내면아이(inner child)'라고 한다.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상처받은 내면아이는 삶에 영향을 미치고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받은 상처를 주변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방식으로 표출하며 살아가게 한다.
그러므로 아이가 마음속에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품지 않고 성장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마음의 상처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아이와 함께 과거의 기억을 차근차근 떠올리면서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되짚어 보면 상처의 근원을 찾을 수 있다. 상처의 근원을 인정하고 부정적인 과거의 기억을 수용할 때, 아이는 상처받은 내면아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치유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이는 부모에게도 필요한 과정이다.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원한다면 부모의 내면아이도 살펴보아야 한다. 부모의 마음속에 있는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알게 모르게 아이에게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덴마크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우리는 과거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미래를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행복한 미래를 살기 위해서는 과거의 상처를 이해하고 정리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상처 없는 자가 어디 있는가? 행복한 미래는 과거의 상처를 인정하고 치유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의 행동은 대부분 주변 환경의 자극에 따라 반응한다. 발달 심리학자들은 인간 발달의 주된 요인을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본다. 태어나 제일 먼저 만나는 가족(환경)이 인간의 행동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의 동기부여이론에 보면 인간의 다섯 가지 욕구 중 '안전욕구'가 있다. 인간은 안전욕구가 충족되어야 애정, 존경, 자아실현 등의 상위 욕구를 갈구하게 된다. 모든 관계의 중심이 되는 가정 안에서 기본적인 안전욕구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아이의 자아존중감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나아가 사회에서의 역할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게 된다.
부모와 아이가 서로를 충분히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아는, 이른바 '행복한 가족'이라고 말할 수 있는 가정이 몇이나 될까. 부정적인 측면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측면에서 우리들의(아이와 부모) 불완전한 모습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어항 속에 담긴 물고기 가족 그리기는 아이의 인성 형성에 기초가 되는 가정환경을 들여다보는 심리진단기법이다. 그림을 통해 아이가 가족 안에서 느끼는 자신의 존재감, 소속감, 유대감 및 안락감 등을 살펴 볼 수 있다. 가족을 물고기에 비유하여 그리게 한 뒤에는 반드시 아이의 설명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어항 속에 담긴 물고기 가족 그림은 아이의 부모와 상담할 때 아이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이 세상 수많은 사람들 중에 똑같은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것처럼, 아이들이 그림으로 표현한 가족의 모습도 참 다양하다. 아이들의 그림은 실제 그들의 가족 모습과 많이 닮아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존재를 크게 생각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 자신을 한없이 작게 여기는 아이도 있다. 아빠를 아주 크게 그린 아이, 자신에 비해 형제를 부각해서 그린 아이도 있다. 나는 아이들의 가족에 대해서 세세하게까지는 잘 모르지만 그림을 통해 드러나는 가정의 분위기는 대략 느낄 수 있다. 외로움을 많이 타거나, 무기력하거나, 화를 잘 내거나, 자존감이 낮거나……. 아이의 평소 모습에서 읽히는 감정과 행동의 밑바닥은 스스로 그린 가족의 모습과 닮아 있다.
아이의 스케치북_ 어항 속에 담긴 우리 가족 이야기: 평소 가족에 대해서 잘 이야기하지 않는 아이들이 가족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어항 속에 담긴 물고기 가족 그리기를 하기로 했다. 어항 속에 담긴 물고기 가족 그리기는 어항의 형태가 안정적인지, 물의 양이 많고 적은지를 살펴본다. 물고기가 바라보고 있는 방향이나 표정, 물풀 등 외부 장식까지 함께 관찰한다. 안정적인 정서를 가진 아이는 어항의 크기와 물고기 사이의 간격에 여유가 있다. 또 물고기의 크기도 가족 구성원의 순서에 맞게 그린다. 반면 불안정한 정서를 가진 아이는 지나치게 큰 물고기와 작은 물고기를 그려서 가족 내 힘의 불균형과 불안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자기라고 표현한 물고기를 중심으로 다른 가족 구성원을 그리거나 자신을 어항 맨 위쪽에 그린 아이는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함을 암시한다. 물고기들을 수직으로 배열하면 권위적인 가족관계, 수평적으로 배열하면 친밀한 가족관계를 나타낸다.
어항 속에 담긴 물고기 가족을 그리라고 하니 아이들은 자기 가족의 모습을 떠올리느라 즐거운지 간간히 미소를 띠우며 스케치북을 채운다. 엄마, 아빠의 행복한 모습이 떠오르는지 물고기들이 마주보며 뽀뽀하는 모습을 그리는 아이도 있다. 나까지 기분이 좋아진다. 무슨 이유인지 각자 다른 방향을 보고 있거나 마치 행군이라도 하는 듯 나란히 배열되어 경직돼 보이는 물고기를 그리는 아이도 있다. 어항은 크게 그렸는데 매우 작은 열대어를 그리는 아이, 바닥에 누워있는 물고기를 그리는 아이도 있다. 자신을 크게 그리는 아이도 있지만 귀퉁이에 가장 조그맣게 그리는 아이도 있다.
건산이가 그린 물고기 가족: 건산이는 화살표 모양을 한 독특한 어항을 그렸다. 어항 안에는 연두색 가오리 가족이 나란히 손을 잡고 위로 올라가고 있다. 그림에서 아이가 엄마, 아빠와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지내는 행복한 가족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가오리들이 마주보지 않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지만, 손을 잡고 나들이 가는 듯한 모습에서 건산이의 안정된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어루만지다_ 서툰 부모와 서툰 아이가 함께 걸어가는 길: 아이들의 상처를 이해하고 치유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집안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의 부모를 만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들은 학교까지 오는 것을 번거로워하고 어떤 부모들은 아이의 선생님을 만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한다. 그래서 어항 속에 담긴 물고기 가족 그리기 수업을 통해서 아이들의 집안 분위기를 가늠해 보기로 했다.
그렇다고 그림만으로 아이들의 가족에 대해 단정 지어 생각하거나 평가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다만 아이들이 안정감을 느끼고 보호받아야 하는 가정에서조차 불안감을 느낄 수 있고 상처받을 수 있다는 것을 부모들에게 말하고 싶다. 물론 가정마다 고유한 내훈과 분위기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이 가족 구성원의 인격에 손상을 입히거나 상처를 줘서는 안 된다. 가족 구성원 모두의 의견은 존중되어야 하며 부모가 가족 내에서 아이보다 우위에 서 있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우리 세대는 감정표현을 억압받아왔기에 자식에게도 '엄격함'을 대물림하려는 습성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느꼈던 부정적인 분위기를 아이에게 물려줘야 할 이유가 있을까? 부모는 아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자연스럽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놓아야 한다. 아이가 행복해야 부모와 가정도 행복할 것이다. 아이가 또 다른 억압적인 어른으로 성장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부모의 임무다.
부모들을 만나 상담해 보면 "최선을 다해 잘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이런 아이가 되었는지 모르겠어요"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렇게 말하는 부모들은 대체로 아이의 문제점은 잘 집어내지만 자신의 문제점은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나는 부모들에게 아이를 키우면서 홧김에 상처 주는 말을 했거나 모질게 행동한 적은 없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라고 한다. 부모들이 무심코 던진 말이나 행동이 아이들의 마음속에 깊이 박힌 상처가 되어 덧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아는 없다. 다만 문제 부모만 있을 뿐이다"라는 말이 있다.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행동은 부모 혹은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말을 가슴 깊이 새기면서 그동안 아이에게 제공해 온 환경과 자신의 태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 비 내리는 날, 아이와 함께 우산을 쓰고 길을 걸어본 적이 있는가? 아이가 강한 어른이 되기만을 바란다면, 아이에게 우산을 쥐어주고 혼자 비바람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건강하고 유연한 어른이 되기를 바란다면, 어깨가 조금 젖더라도 아이와 함께 우산을 쓰고 비 오는 거리를 걸어볼 것을 권한다. 아이의 허물까지 끌어안아야 하는 존재가 바로 부모인 것이다. 넓고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를 감싸 안고 함께 빗속을 걷는 부모! 아이들이 원하는 부모는 바로 그런 어른이 아닐까? 우산 속으로 들어온 아이가 내 어깨만큼 훌쩍 성장해 있음을 느낄 때, 그런 게 바로 행복이 아닐까?
친구의 마음과 마주하기
문자, SNS, 블로그, 커뮤니티 등의 소통 수단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타인의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24시간 내내 소통은 하고 있지만 정작 타인의 마음을 읽는 것에는 서툴다. 이러한 현상은 학교폭력의 가해 학생들에게도 나타난다.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이 힘들고 아파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피해 학생의 마음을 알지 못하니 죄책감 없이 폭력을 일삼고 자신이 나쁜 짓을 저질렀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형제가 적은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미 가정에서부터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인지 타인을 이해하려 애써본 적이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큰 의미를 부여하지도 않는다.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지니 자주 갈등을 빚고, 갈등을 풀어나가는 능력도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