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똥배
윌리엄 데이비스 지음 | 에코리브르
밀가루 똥배
윌리엄 데이비스 지음
에코리브르 / 2012년 6월 / 372쪽 / 18,000원
뱃살이 뭐기에
지난 세기만 해도 불룩하게 나온 배는 특권층의 독점물이며 부와 성공의 지표였다. 하지만 사람들이 직접 밭을 경작할 필요가 없는 21세기가 되면서 비만은 민주화를 달성했다 누구든지 배가 불룩하게 나올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우리 아버지 세대는 이 불룩한 배를 맥주를 많이 마셔서 나왔다는 의미로 맥주 배(beer belly)라고 했다 하지만 맥주를 마시지 않는 가정주부, 아이들, 당신의 친구나 이웃 중에 왜 맥주 배가 있을까? '프레첼 두뇌', '베이글 창자'처럼 쉬운 이름을 붙일 수도 있지만 난 그것을 '밀을 먹어서 살찐 배', 즉 밀가루 똥배(wheat belly)라고 부른다.
밀가루 똥배는 지방 저장을 돕는 호르몬인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음식을 소비하는 시대의 산물이다. 지방을 엉덩이나 허벅지에 저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볼품없는 지방을 복부 주위에 쌓아둔다. 이 복부 지방은 독특하다. 다른 신체 부위의 지방과 달리 염증 현상을 유발하고 인슐린 반응을 왜곡하며 다른 장기에 비정상적인 신체 신호를 보낸다. 밀 소비의 결과를 보여주는 징후는 신체 외관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밀은 뇌와 연결된 갑상선뿐만 아니라 장, 간, 심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신체 장기에 영향을 미친다. 사실 드러나지 않게 손상을 준다는 측면에서 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장기는 거의 없다.
오늘날 미국에서 식단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밀로 만든 음식이다. 미국인은 끼니마다 밀가루를 포함한 식사와 스낵을 먹는다. 미국인들은 매일 "건강에 좋은 통곡물을 많이 드세요."라는 광고를 듣는다. 식품 업체는 그러한 광고에 편승해 곡물로 가득 찬 밀가루 제품을 생산한다. 씁쓸한 진실은 식단에 올라오는 밀 제품이 늘어날수록 미국인의 허리둘레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립 심장·폐·혈액 연구소(NHLBI)는 1985년 수행한 전국 콜레스테롤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고 그 줄어든 칼로리를 곡물로 대체하라고 충고했다. 이후 미국에서는 비만과 당뇨병의 폭발적인 증가가 시작되었다.
이 책은 피로, 관절염, 위장 질환, 비만에 이르는 미국인의 건강 문제가 매일 아침 커피와 함께 곁들이는 음식, 즉 아무 탈 없어 보이는 밀가루 머핀이나 시나몬 건포도 베이글에서 비롯되었다는 명제를 탐구한다. 기쁜 소식 한 가지는 밀가루 똥배라고 이름 붙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해결책은 이렇다. 오랜 세기 동안 인간 문화의 일부였던 밀을 식단에서 제거하면 된다. 그러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맵시 있고, 똑똑하고, 민첩하고, 행복해질 것이다. 또한 당뇨를 만들어내고 염증을 조장하는 복부 지방을 선택적으로 축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설탕이나 통상적인 곡물이 아니라 '밀'을 제거해야 하는가? 그 이유를 이 책에서 소개하겠다.
할머니 세대의 머핀이 아니다: 현대 밀의 탄생
오늘날 밀은 미국인의 식단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삶의 일부가 되었다. 토스트가 빠진 달걀 한 접시, 샌드위치 없는 점심은 상상할 수 없다. 동네 슈퍼마켓은 각종 빵과 크래커, 프레첼, 시리얼, 파스타와 면류로 가득 차 있다. 세제나 비누 진열대를 제외하고 밀 제품을 비치하지 않은 구역은 없다. 문제는 오늘날 우리가 먹고 있는 밀이 과거 우리 조상들이 매일 먹던 빵을 만들었던 곡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밀은 여러 세기 동안 자연스럽게 조금씩 진화하다가 최근 50년간 농학자들의 영향 아래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밀 식물이 가뭄이나 균류 같은 병원체 등 불리한 환경 조건에 견디도록 하게끔 밀 품종들로 잡종이나 교잡종을 만들고 유전자를 침투시킨 것이다. 유전자 변형은 무엇보다 면적당 생산량 증가를 촉진했다. 현대 북미 농장의 평균 수확량은 1세기 전보다 10배 이상 늘어났다. 생산 측면의 대약진은 유전자 정보의 극적인 변화를 요구했다. 지난날의 황금 물결이 줄어들고 오늘날 0.5미터 길이의 '왜소종' 밀로 대체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근본적인 유전자 변형은 상당한 대가를 치르게끔 되어 있다.
현대 밀은 유전적으로 결정된 특성에 수백, 수천 차례의 유전자 변형을 가해 조작되었다. 밀의 유전자 구성이 극적으로 변화했는데도, 새로운 유전 계통에 대해 동물이나 인간을 상대로 한 안전 검사는 수행되지 않았다. 생산 증대가 목적이라는 이유로, 이종 교배의 산물을 인간이 섭취해도 안전하고 식물유전학자들이 확신한다는 이유로, 세계 기아 해결이라는 대의가 시급하다는 이유로 인간의 안전을 점검하지 않은 채 식품으로 공급한 것이다. 밀의 교잡 연구에 동물이나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 자료가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어디서·어떻게 정확히 어떤 잡종이 원래의 밀과 다른 부정적인 영향을 증폭시켰는지 알아낼 길이 요원하다.
교잡을 할 때마다 형성되는 유전자 변이의 증가는 세상에 차이를 만들어 낸다. 인간의 경우 유전자 핵심부에서 남성과 여성은 거의 동일하지만 가장 중요한 차이는 단 하나의 염색체에서 비롯된다. 아주 작은 남성의 Y 염색체와 거기 포함된 몇 개의 유전자가 수천 년 동안 인간의 삶과 죽음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우리가 여전히 '밀'이라고 일컫는, 인간이 조작한 풀이 있다. 인간의 수천 가지 조작으로 만들어진 유전적 차이는 성분, 외양, 질의 측면에서 인간의 건강에 중요할지 모를 상당한 변형을 가져온다.
밀 분석
신석기 시대에 재배했던 야생풀이 현대의 시나본(Cinnabon)이나 던킨 도너츠로 탈바꿈하기까지 몇 가지 심각하고 교묘한 속임수가 있었다. 고대 밀의 반죽으로는 현대 밀 식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야생 아인콘 밀로 현대의 젤리 도넛을 만들어보면 잼이 잘 채워지지 않고 쉽게 부서져 형편없는 도넛이 되고 만다. 맛과 느낌, 모양도 엉망이다. 생산증대를 위한 교잡 실험과 더불어 식물 유전학자들은 초콜릿 샤워크림 케이크를 만드는 데 적합한 잡종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여왔던 것이다.
현대의 밀가루는 평균적으로 무게의 70%는 탄수화물, 단백질과 소화하기 쉽지 않은 섬유질이 각각 10~15%씩 구성되어 있다. 밀의 복합 탄수화물 아밀로펙틴은 매우 효율적으로 소화되어 빠른 속도로 포도당으로 변환하여 혈류에 흡수된다. 이는 밀이 혈당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다. 콩이나 감자에도 아밀로펙틴이 들어 있지만 밀의 아밀로펙틴과는 종류가 다르다. 밀의 아밀로펙틴은 다른 식품에 들어있는 아밀로펙틴에 비해 가장 소화가 잘 된다. 소화가 빠른 만큼 혈당 증가도 맹렬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밀 식품의 아밀로펙틴을 슈퍼 탄수화물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거의 모든 탄수화물 식품 중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혈당 전환이 이루어지는, 매우 소화가 잘 되는 탄수화물이니까 말이다.
밀 식품은 혈당 수준을 콩부터 캔디 바에 이르는 다른 탄수화물보다 높게 끌어올린다. 식후 혈액 속의 당 수치가 높을수록 인슐린 수치도 올라가고 더 많은 지방이 저장된다. 이로써 달걀 세 개를 넣은 오믈렛이 포도당 상승을 촉발하지 않으면서 신체에 지방을 축적하지 않는 반면, 두 조각의 통밀 빵은 혈액 내 포도당을 높이 끌어올리고 인슐린과 지방의 축적, 특히 복부나 깊숙한 내장 지방의 축적을 촉진한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는다. 특이한 포도당 반응은 더 있다. 밀 섭취가 유발하는 포도당과 인슐린 상승은 120분간 지속되는 현상으로, 포도당이 정점까지 높아졌다가 이어서 낮은 상태로 돌아간다. 포도당의 급등과 추락은 온 종일 반복되는 포만과 허기의 2시간짜리 롤러코스터다. 이러한 고혈당 유발이 장기간으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 지방 축적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포도당-인슐린-지방의 축적은 특히 배 부근에서 눈에 띈다. 밀가루 똥배 말이다. 똥배가 불룩할수록 깊숙한 내장 지방의 인슐린 반응성과의 연관성이 미약해져 계속해서 높은 인슐린 수준을 요하므로 당뇨병을 낳게 된다. 똥배가 튀어나올수록 감염 반응이 일어나 심장질환과 암에 걸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엑소르핀 사시려고요?: 밀의 중독적 특질
밀은 두뇌와 신경계 전체에 독특한 영향을 끼친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파스타나 피자 같은 밀 음식에 중독되었다고 인정한다. 그들은 자신이 선택한 밀 음식의 중독성이 가져다주는 황홀감을 어느 정도 이해한 셈이다. 잘 차려입은 가정주부가 "빵은 제게 크랙(코카인을 정제한 환각제)이에요. 그만둘 수가 없어요!"라고 절망적으로 고백하면, 나는 전율을 느낀다. 밀은 메뉴 선정, 칼로리 소비, 식사와 간식의 타이밍을 명령할 수 있다. 밀은 행동과 기분을 좌지우지하고 심한 경우 생각을 지배할 수도 있다. 식탁에서 밀을 빼라는 제안을 받은 많은 환자들이 "빵 생각을 멈출 수가 없어요. 빵 꿈을 꾼다니까요!"라며 밀 섭취의 광기에 굴복하고 많다. 중독의 다른 측면도 있다. 밀이 들어간 음식과 작별한 사람의 30%는 금단현상을 경험한다. 그들은 밀 섭취를 중단하고 처음 며칠에서 몇 주 사이에 극도의 피로와 의식 혼탁, 예민함, 무력감, 심지어는 우울증마저 겪었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밀이 포함된 음식을 먹은 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재현한 모의실험에서 밀의 주 단백질인 글루텐을 조사했다. 위에서 소화된 글루텐은 폴리펩티드(아미노산의 다중 결합물)의 혼합물로 분해된다. 여기서 지배적인 폴리펩티드를 분리해 실험용 쥐에게 투여하면 뇌에서 나오는 혈류를 가로막는, 혈액과 뇌 사이의 장벽에 침투하는 특이한 능력이 있음이 밝혀졌다. 일단 뇌에 진입하면 밀 폴리펩티드는 뇌의 모르핀 수용체를 한데 묶는데, 이것이 바로 환각제가 묶는 것과 똑같은 수용체이다. 이 폴리펩티드는 엑소르핀(exorphine)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연구자들은 이 엑소르핀이 정신분열 증세의 악화를 뒷받침해주는 활성인자일지 모른다고 추측한다.
글루텐에서 추출한 폴리펩티드가 뇌에 미치는 영향은 날록손(naloxone, 헤로인을 차단하는 물질)의 투여로 차단할 수 있다. 실험동물에게 날록손을 투여하면 밀 엑소르핀이 뇌 세포의 모르핀 수용체에서 한데 묶이는 반응을 차단한다. 약물을 남용하는 중독자에게서 헤로인을 차단하는 약과 밀 엑소르핀의 영향을 차단하는 약이 동일하다는 이야기이다. 이로써 우리는 곡물 중에서 밀이 진정 얼마나 독특한지 알 수 있다. 기장이나 아마 같은 여타 곡물들은 엑소르핀을 생성하지 않을뿐더러, 뇌가 정상이든 비정상이든 사람들에게 강박적인 행동이나 금단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다. 이것이 밀과 관련된 당신의 뇌이다. 다시 요약하면 밀은 소화 과정에서 뇌의 환각제 수용체를 한데 묶는 모르핀 같은 화합물을 생성한다. 그 화합물은 일종의 보상 형태인 가벼운 도취감을 유발한다. 그 효과를 차단하면 어떤 사람들은 눈에 띄게 불쾌한 금단 현상을 겪는다.
밀은 일종의 식욕 촉진제이다. 더 많은 쿠키, 컵케이크, 프레첼, 사탕, 청량음료를 많이 먹게끔 유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떤 이들에게는 중독성이 있거나, 신경계에 묘한 약물 효과를 내기도 한다. 만약 당신이 엑소르핀의 작용을 억제하는 날록손 같은 약물을 투여하는 데 거부감을 느낀다면 이렇게 물을지도 모른다. "뇌에 미치는 밀의 화학적 영향을 막기 위해 애쓰느니 차라리 밀 음식을 아예 먹지 않으면 어떨까?" 이것이 바로 내가 묻고자 하는 질문이다. 금단 증세를 참을 수만 있다면 허기와 갈망의 감소, 칼로리 섭취 감소, 기분 개선과 행복감 상실, 몸무게 감소, 밀 때문에 살찐 뱃살이 줄어드는 일이 생길 것이다. 밀, 특히 글루텐에서 나오는 엑소르핀이 희열, 중독적인 행동, 식욕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체중 조절의 칼자루를 손에 쥔 셈이다. 즉 밀을 줄이면, 몸무게도 줄일 수 있다.
산성도 떨어뜨리기: 위대한 pH 교란 물질 밀
인간의 몸은 pH(수소 이온 지수) 반응에 철저하게 통제받는다. 정상 pH 7.4에서 수치가 0.5 정도만 위 또는 아래로 움직여도 우리는 죽게 된다. 인류의 선조인 수렵인들이 먹었던 고기, 채소, 과일, 견과류, 근채류로 꾸린 식단은 알칼리 효과를 냈다. 그런데 약 1만 년 전까지는 알칼리성이었던 식단의 pH 균형이 곡물, 특히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밀이 도입되면서 산성으로 기울었다. 현대인의 식단은 '건강에 좋은 통곡물'이 풍부하지만 채소와 과일이 부족해 심한 산성으로 기울었으며 이는 산증(혈액의 PH가 정상 이하로 떨어지는 상태)이라고 일컫는 증상을 초래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산증은 뼈에 큰 타격을 준다.
우리가 성장하고 골격을 갖추기까지는 대략 18년이란 세월을 보내지만, 남은 인생은 체내 pH를 조절하느라 골격을 무너뜨리면서 보낸다. 음식 탓에 만성화된 가벼운 대사성 산증은 10대부터 시작하여 80대에 이르기까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꾸준히 악화된다. 산성을 띤 신체는 pH 7.4를 유지하기 위해 뼈에서 탄산칼슘과 인산칼슘을 빼낸다. 또한 뼈 조직으로부터 영양을 흡수하는 파골 세포가 좀 더 속도를 높여 뼈 조직을 해체하고 소중한 칼슘을 내보내도록 자극한다. 이렇게 되면 뼈는 결국 탈염된다. 칼슘이 고갈되는 것이다. 탈염 증세는 골감소증, 골다공증, 골절을 불러온다. 여성은 25세부터 골밀도 감소가 시작되며, 남성은 40대부터 감소하기 시작하는데, 70세부터는 남녀 모두 급격한 뼈 손실이 일어난다. 젊더라도 뼈 손실에서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꾸린 식단 때문에 만성화된 낮은 수준의 산증을 생각한다면 필연이다.
다른 식물성 식품과 달리 곡류만이 산성 물질을 생산한다. 그중에서도 밀에 황산이 가장 많이 들어 있다. 밀 섭취로 생성된 황산은 양이 아무리 적더라도 알칼리를 즉각 중화해 압도적으로 강한 산성을 띤다. 평균적으로 미국인이 섭취하는 산의 38%를 차지하는 밀 같은 곡류는 pH 균형을 산성으로 옮겨 놓기에 충분하다. 연구 결과 빵을 먹어 글루텐 섭취량을 늘릴 경우 소변을 통한 칼슘 손실이 무려 63%나 증가했다고 한다. 고기 섭취로 생겨난 산이 알칼리성 채소를 통해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도리어 밀 같은 곡물을 섭취함으로써 산이 강화되면 괴이한 일이 벌어진다. 즉 만성화된 산 부담이 뼈의 건강을 갉아먹게 되는 것이다.
당뇨병의 나라: 밀과 인슐린 저항성
밀은 탄수화물 무리 중 최악이요, 우리를 당뇨병으로 인도할 가능성이 높은 무리의 앞잡이다. 혈당을 곧장 상승시키는 밀의 놀라운 능력은 '포도당-인슐린 롤러코스터'로 하여금 식욕을 돋우고, 중독성을 띤 뇌-활성 엑소르핀 관계를 구축하며, 내장 지방을 키우게 한다. 이런 이유로 밀은 당뇨병을 예방, 완화, 완치하려는 진지한 노력을 근본적으로 가로막는 음식이다.
밀과 당뇨병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밀의 역사는 곧 당뇨병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뇨병은 야생 아인콘 밀을 재배하던 신석기 시대에는 사실상 알려지지 않았다. 고고학적 기록에 따르면 식단에 곡물이 올라오기 전에는 당뇨 발병도, 당뇨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일은 없었다. 인류의 식단에 곡물이 유입되면서 감염과 골다공증 같은 뼈 질환 증가, 유아 사망률 상승, 당뇨병과 수명 단축의 고고학적 증거가 줄을 잇고 있다.
오늘날 당뇨병은 미국에서 가장 흔한 질병이다. 2009년 미국인 2,400만 명이 당뇨를 앓았고 당뇨 전 예비 단계 사람까지 합산하면 그 수는 8,100만 명으로 성인 세 명 중 한 명꼴이다. 당뇨의 폭발적인 증가는 과체중과 비만 인구의 증가와 흐름을 같이 해 왔다. 체중증가는 인슐린 민감성을 망가뜨리고 내장 비만 축적을 가속화하며 당뇨병의 기본 조건을 만족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09년 미국 성인의 26.7%인 7,500만 명이 비만 기준을 충족했고 더 많은 인구가 과체중 범주에 포함되었다. 이러한 당뇨와 체중 증가와 맥을 같이하는 또 다른 요인이 바로 밀 소비다. 1970년 이후 1인당 밀 식품 섭취는 연간 약 12킬로그램이나 늘었을 정도로 미국인은 어쩔 수 없는 밀 중독자다. 미국의 1인당 평균 밀 섭취량은 연간 약 60킬로그램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