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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의 시간

김지환 지음 | 고즈윈
순례자의 시간

김지환 지음

고즈윈 / 2011년 12월 / 254쪽 / 13,800원



Ⅰ. 성 베드로 대성전



우리는 사랑에서 벗어날 수 없다

네로 황제가 더없이 방탕하고 퇴폐적인 생활을 즐기던 서기 64년 로마제국. 폴란드 작가 헨리크 시엔키에비치의 노벨 문학상 수상작(1905년) 『쿠오바디스』를 원작으로 머빈 르로이 감독이 만든 영화 「쿠오바디스」는 타락한 황제 치하에서의 사랑 이야기라는 줄거리에 종교적 요소를 가미해 '인생'이라는 주제를 진지하게 부각시킨다.



"쿠오바디스 도미네?(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이 영화가 오래 기억되는 데는 전체 줄거리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보다 사도 베드로의 역할이 더 크지 않을까 싶다. 네로 황제의 박해를 피해 로마를 빠져나가다가 예수의 헌신을 보고는 다시금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리는 인상적인 장면 때문이다.



희생의 상징: 광장 한가운데 오벨리스크가 서 있다. 탑의 순수 높이만 25미터, 받침대부터 맨 위의 십자가까지 무려 41.5미터에 달하는 이 탑은 서기 39년 로마 황제 칼리굴라가 이집트로 원정을 나가 전리품으로 약탈해 온 것이라 한다. 당시 이 탑은 지금의 대성전 정면에서 약간 오른쪽에 세워져 있었다. 바로 네로의 원형경기장 자리다. 네로 황제는 오벨리스크를 제국의 힘과 권력의 상징으로 여겼다. 그래서 자신의 이름을 딴 경기장에 장식했다. 그런 탓에 오벨리스크는 베드로를 비롯한 수많은 그리스도인의 순교를 지켜보았을 것이다. 오벨리스크는 그리스도교에 대한 박해와 순교의 장소 원형경기장의 상징물이 되었다.



훗날 베드로의 순교를 기념해 이 자리에 대성전을 건립할 때 네로의 경기장은 모두 철거되었지만 오벨리스크만은 그대로 두었다. 그 후 16세기에 교황 식스토 5세가 오벨리스크를 광장으로 옮겨 오면서 그 위에 십자가를 올렸다. 이는 박해로부터 그리스도의 승리를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단순히 박해를 극복한 승리의 상징으로 보기엔 아쉬움이 있다. 수많은 그리스도인을 처형한 네로 황제의 애장품이자, 순교 터의 상징인 오벨리스크를 굳이 대성전 앞으로 옮겨 장식한 데는 더 큰 뜻이 있을 것이다. '원수까지 사랑하라'고 가르친 예수 그리스도의 조건 없는 용서와 한없는 사랑이 그 참 의미가 아닐까 싶다. 교황은 대성전을 찾는 순례자들에게 과거의 잘못보다는 신의 자비를 드러내고 싶었던 것이리라. 용서와 화해의 상징으로 다시 태어난 오벨리스크는 대성전을 찾는 이들에게 역사의 가르침을 주고 있는 듯하다.



오벨리스크를 광장으로 옮기는 데 인부 9백여 명에다 140필의 말, 인양기 47대가 동원되었다. 아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작업이다 보니, 작업 중 인부든 구경꾼이든 한마디라도 소리를 낼 경우 사형에 처한다는 엄명이 내려졌다. 그런데 한창 작업이 진행되던 중 인양기의 마찰열에 의해 오벨리스크를 끌어올리던 밧줄에 불이 붙었다. 자칫하면 대형 참사를 부를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엄명이 두려운 나머지 모두 입을 굳게 다문 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때 한 인부가 "밧줄에 물을 부어라" 하고 크게 외쳤다. 그 소리에 인부들은 즉시 밧줄에 물을 뿌려 불을 껐다. 간신히 대형 사고를 모면한 것이다. 차후 이 사실을 알게 된 교황은 목숨을 내놓고 고함을 질러 참사를 막은 인부에게 사형 대신 성지주일(사순 시기 마지막 주간으로 주님 수난 성지주일부터 성토요일까지 부활 축일 전 한 주간) 에 맞춰 성 베드로 대성전에 성지(聖枝, 최후의 승리를 상징하는 종려나무나 올리브나무 가지)를 공급하도록 하는 은총을 내렸다. 지금까지도 그의 후손들은 이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오벨리스크 양 옆에는 분수대가 있다. 바로크 양식이다. 성당 앞에 분수를 설치하는 것은 초기 그리스도교회 때부터 있어 온 전통이기도 하다. 물은 회개를 의미한다. 주님의 성전으로 오는 자는 누구나 양팔 벌려 환영하지만, 먼저 물로써 자기 죄를 깨끗이 씻어 내야 한다는 의미다. 동유럽에서 온 듯 보이는 중년 여성들이 분수의 물을 받아 이마를 적시고 있다. 그 모습에 성 베드로 대성전에 와 있다는 게 새삼 실감 났다. 사실 이번 대성전 순례는 즉흥적으로 시작한 일이다. 지난 얼마간의 시간 동안 나는 절박한 무언가에 시달려 왔다. 세속의 삶에서 비롯한 여러 요인도 있었지만, 보다 직접적인 것은 공허한 일상과 거기서 오는 정신적 황폐함이었다. 그것은 결국 내 삶을 뒤틀어 놓았다. 자연히 일상의 관계도 어긋나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상황은 어려워지고, 감당해야 할 몫도 늘어났다.



그 즈음엔 교회도 내게 치유의 방편이 되어 주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뭔가 모를 간절함이 있었다. 로마로의 취재 여행을 계획하고 있던 전화식 씨를 따라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물을 받아 이마를 적시는 모습은 그저 성당에 들어가기 전 성수로 성호를 긋는 일상적인 모습일 뿐인데, 이상하게 가슴이 저려 왔다. 성전 앞 양편으로 대리석으로 만든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의 조각상이 보인다. 굳건하게 서 있는 두 사도는 마치 대성전 정문을 굳게 지키고 있는 듯하다. 제자들 가운데 으뜸이었던 베드로와 전도로 그리스도교회 설립의 초석을 다진 바오로는 가톨릭교회의 양 기둥이다. 대성전 앞에 두 사도의 조각상을 세워 둔 것도 그런 까닭에서가 아닐까.



베드로 조각상은 왼손에 성경을, 오른손에는 열쇠를 들고 있다. 성경은 교회가 그리스도의 말씀 안에존재해야 함을, 열쇠는 하늘나라로 가는 길, 곧 복음을 뜻한다고 한다. 사도 바오로상은 오른손에 양날 칼을, 왼손에는 책으로 된 성경을 들고 있다. 복음을 의미하는 열쇠가 베드로 사도의 상징이라면, 바오로 사도의 칼은 성령의 힘을 드러낸다. 칼을 들고 있는 바오로 사도의 모습은 이곳뿐 아니라 바오로 대성전을 비롯해 여러 성당에서 공통적으로 보인다. 바오로 사도는 살아생전 예수와 만난 적이 없다. 오직 성령으로 나타난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리스도의 사도가 되었다. 그리고 오늘날 베드로와 같은 반열에서 모든 신자들의 공경을 받고 있다.



자비를 베푸소서: 성 베드로 대성전 내부로 들어와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그 끝에 피에타 소성당이 있다. 그리 크지 않은 흰색 대리석상이 눈에 들어온다. 그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pieta)상'이다. 작품 보호를 위해 두꺼운 방탄유리를 씌워 놓은 피에타상 앞은 여행객과 순례자들로 가장 붐비는 곳 중 하나다. 이날도 어김없이 수많은 여행자들이 피에타상 앞을 서성이고 있었다. 그들 틈으로 들어가 성모 마리아와 그 무릎에 안겨 있는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았다. 그저 조각상임에도 마치 2천여 년 전 골고타에서 마지막 숨을 거둔 아들 예수를 안고 처연한 슬픔에 잠긴 성모 마리아의 현신을 보는 느낌이다.



아들의 주검을 받아 안았을 그때, 마리아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천사가 성령으로 잉태했음을 알렸을 때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 38)라고, 주님의 뜻에 순명했던 마리아라 해도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슬픔은 감추기 힘든 고통이었을 것이다. 오른손으로 예수의 주검을 감싸고 왼손은 손바닥을 위로 보이며 살포시 들고 있다. 하늘에 있는 신에게 간절히 간구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가만히 눈을 감고 있는 얼굴은 애처롭기 그지없다. 처연하게 비어 있다고나 할까. 구원은 지독한 고통과 처연한 슬픔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하다. 그러기에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고백하는 것일 터이다. 아마도 그 순간 할 수 있는 유일한 기도였을지도 모른다. 아들의 죽음조차 신의 뜻에 맡길 수 있는 절대 순명, 나로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것 같은 믿음의 경지다.



아무리 천재 조각가라지만 성모 마리아와 예수의 모습을 어쩌면 저토록 절묘하게 표현했을까. 아들의 죽음에서 오는 슬픔만이 아니라, 극도의 비통함을 극복하려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다. 쉽지 않은 상황에도 오직 하느님의 사랑을 위해 순명한 미켈란젤로의 믿음이 있었기에 이처럼 위대한 조각품이 탄생되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은 그의 재능보다는 하느님의 계시로 완성되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젊은 시절 미켈란젤로가 어느 날 대리석 상점 앞을 지나다가 가게 안에 있는 커다란 대리석을 보았다고 한다. 무언가에 이끌리듯 가게 안으로 들어가 가격을 물었다. 그러자 주인은 "돈을 낼 것 없이 그냥 가져가시오. 지난 10년간 팔려고 해 봤지만 아무도 사 가지 않았소. 가게는 비좁은데 그것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으니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오."라는 것 아닌가. 그래서 미켈란젤로는 그 대리석을 작업실로 옮겨 왔다.



1년 뒤 그는 가게 주인을 자신의 작업실로 초대했다. 가게 주인은 대리석 조각품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자기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다. "아니,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조각품을 만들 수 있었습니까?" 그러자 미켈란젤로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때 제가 당신 가게 앞을 지나는데, 예수님께서 저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나는 지금 이 대리석 속에 누워 있다. 불필요한 부분들을 떼어내 내 모습이 드러나게 하라.' 그리하여 가만히 대리석을 바라보자 마리아의 무릎에 누운 예수님의 형상이 나타났습니다. 저는 단지 시키시는 대로 불필요한 부분을 없앤 것뿐입니다."



이렇게 탄생한 조각품이 바로 피에타상이다. 피에타상은 피렌체의 아카데미 미술관의 다비드상, 로마 콜로세움 인근 성 베드로의 쇠사슬 성당에 있는 모세상과 더불어 미켈란젤로 3대 걸작으로 꼽힌다.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작품에 서명을 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한데, 피에타상에는 유일하게 그의 서명이 들어가 있다.



Ⅱ. 성모 마리아 대성전



기쁨은 어느 길로 오는가

고대 로마 왕정은 로물루스 왕에서 시작해 누마 폼필리우스, 툴루스 호스틸리우스, 앙쿠스 마르키우스를 거친다. 제5대부터는 라틴족이 아닌 에트루리아인이 왕위에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고대 로마가 이웃 도시들의 다양한 문화까지 받아들인 것은 에트루리아인이 왕위에 오른 뒤부터라 한다. 5대 왕 타르퀴니우스 프리스쿠스는 에트루리아 문화에다 그리스 문화까지 활발하게 수용했다. 그리스 신화를 받아들인 것 역시 이 시기로, 로마인들은 그리스의 신들과 동일한 반열에 있는 신들을 창조해 냈다. 유피테르(제우스)부터 유노(헤라), 미네르바(아테네), 비너스(아프로디테), 메르쿠리우스(헤르메스), 디아나(아르테미스), 큐피드(에로스) 등의 신이 만들어졌다. 특히 여신 유노는 오랫동안 로마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쳤던 듯하다.



성모 마리아 대성전을 찾아가면서 로마신화의 유노 여신을 떠올린 것은 성전의 건립과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성모 마리아 대성전의 기원 중 하나가 유노 루치나 여신의 신전 자리에 마리아의 동정 출산을 보여 주는 성모 성당이 건립됨으로써 전해 내려오던 민간 의식이 사라졌을 것이라 보는 것이다. 로마인들의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심이 이전부터 지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럴듯한 전승이다.



그분의 손을 잡으며: 눈의 성모께 봉헌되고 백여 년이 흐른 뒤인 431년, 바로 이곳에서 성모 마리아를 천주 성자의 어머니로 공인한 에페소 공의회가 열렸다. 이러 교황 식스토 3세는 곧바로 이 성당을 개축했다. 이때 성당 이름도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이라 명명했다. 대성전 입구 위에는 성모께서 요한의 꿈에 나타난 이야기를 표현한 모자이크화가 있다. 요한의 이야기는 지금도 이어 내려와 8월 5일 미사에서 대영광송을 찬미할 때 흰 장미꽃을 뿌리는 예식을 하고 있다. 순수함을 상징하는 하얀 꽃잎으로 동정 마리아의 영광을 노래하는 것이다.



성당의 기원에 관한 다른 전승도 있다. 이민족 가운데 베드로 사도에게 처음으로 세례를 받았던 로마의 백인대장 고르넬리오와 관련된 이야기다. 성모께서 자신의 주 성전터로 최초의 이민족 영세자인 고르넬리오의 집 근처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요한의 이야기를 모자이크로 장식한 것을 보면, 교회는 성모의 발현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성모 마리아 대성전은 성 베드로 대성전이나 성 바오로 대성전과는 다른, 다소 색다른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멀리서 보면 마치 잘 지어 놓은 고성 같은 인상을 주는데,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정면에서 바로 보이는 종탑이다. 75미터에 달하는 로마네스크식 거대한 종탑은 교황 그레고리오 11세 때 만들어졌다. 아비뇽 시대의 마지막 교황으로서 70여 년 만에 로마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 주신 성모께 감사의 표시로 봉헌했다고 전해진다.



로마 여정 내 느끼는 것이지만, 이토록 장엄하고 거대한 성당을 만들고자 했던 역대 교황과 수많은 건축가, 예술가들의 깊은 신심이 새삼 와 닿는다. 화려하고 웅장한 성당이 믿음을 깊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신자들의 신심을 배려한 건축물의 설계, 갖가지 성물과 성화가 절묘하게 안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성전 정면 윗부분 안쪽에는 교황 니콜라오 4세 때 제작된 모자이크가 있다. 왼손에는 복음서를 펴 들고, 오른손으로 축복을 내리는 모습의 예수 그리스도 주위를 네 천사들이 감싸고 있는 모습이 중앙에 자리한다. 네 천사 가운데 한 천사는 사자, 소, 독수리와 함께 있다. 이는 복음사가인 마르코, 루카, 요한을 상징한다. 그 오른쪽에는 성모 마리아와 성 바오로, 성 야고보, 성 예로니모가, 왼쪽에는 세례자 성 요한, 성 베드로, 성 안드레아가 보인다. 아랫부분의 모자이크는 성전 건립 기원을 알려주는 요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면에서 바라보는 대성전은 우아한 궁을 연상케 한다. 왼쪽에 있는 성문에는 성모 마리아와 그리스도가 부조되어 있는데, 오른손이 앞으로 약간 돌출되어 있다. 아래로 펼친 그리스도의 양손은 먼 길을 찾아온 당신의 어린 양들을 따스하게 맞아 주는 모습인데, 닳을 대로 닳아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마다 기쁨에 겨워, 또는 저마다의 간절한 마음으로 그 손을 잡았을 것이다.



간혹 단순한 그림 하나가 가슴을 저미기도 한다. 장중하고 장엄하며 때론 아련하게 이어지는 그레고리안 성가가 마음의 눈을 환하게 만들기도 한다. 예기치 못한 한순간의 감동이 복잡하던 내면을 정화시키는 계기가 되어 주는 것이다. 성문 오른쪽에 부조된 그리스도의 상반신, 약간 앞으로 돌출되어 있어 마치 내게 내미는 듯한 예수님의 손을 보면서 가슴속이 짜릿하게 울렸다. '나는 저 손을 잡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아니, 그런 자격이라도 있는가.' 나는 아직도 선뜻 등 뒤의 십자가를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대성전 안으로 들어서면, 양쪽으로 이오니아식 기둥머리를 얹은 고대 바실리카 기둥이 늘어서 있다. 위압적이다. 총 마흔두 개에 달하는 이 기둥에 의해 내부는 세 개의 주랑으로 구분되어 있다. 기둥의 머리 부분은 어린 양의 뿔로 장식되어 있다. 인간의 죄를 대신하여 희생양이 된 그리스도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성모 마리아 대성전은 외침과 약탈로 인한 피해와 그로 인한 복구가 거의 없어서인지 오래된 모자이크나 그림들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성물과 조각상, 성화 등 장식물은 역시 성모 마리아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세례당 제대 위에는 베르니니가 조각한 부조 「성모 승천」이 놓여 있고, 오른쪽 주랑에는 폼페오 바토니가 그린 유화 「주님의 탄생 예고」가 걸려 있다.



교회에서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 '평생 동정', '원죄 없는 잉태', '하늘에 올림을 받은 마리아'를 교리로 삼고 있는 배경을 루카 복음서에서 찾을 수 있다. "여섯째 달에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고 하는 고을로 보내시어,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1, 26~28) 하느님께서 마리아가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될 수 있도록 천사 가브리엘을 직접 보내어 찬양하게 하는 장면이다. 마리아에게 큰 영광을 주신 것이다. 이어 가브리엘 천사는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한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라고 말한다. 아마도 신약에서 가장 처음 성령을 받은 사람은 마리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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