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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누들로드

김미영 지음 | 브레인스토어
대한민국 누들로드

김미영 지음

브레인스토어 / 2011년 12월 / 335쪽 / 16,800원



제1장 메밀의 고장_ 강원도



평창 메밀국수(현대막국수): 메밀꽃 필 무렵 국수도 맛있다네

강원도 평창군 봉평은 『메밀꽃 필 무렵』을 쓴 소설가 이효석의 고향이다. 소설 속 배경처럼 봉평은 메밀 농사를 많이 지었다. 전국에서 최고 대접을 받는 메밀이 이곳에서 나온다. 소설의 공간적 배경이 된 곳은 봉평장터. 장터 옆 가산공원에는 허생원과 장돌뱅이들이 머물던 주막인 충주집이 꾸며져 있다. 가산공원을 거쳐 홍정천 섶다리를 지나면 물레방앗간이 나온다. 허생원과 성씨처녀가 정을 통했던 장소다. 이 물레방아 역시 복원해둔 새것이다. 물레방앗간 뒤쪽 언덕을 따라 올라가면 '이효석 문학관' 이 나온다. 입구에서 관광버스 여러 대가 들어오더니 교복을 입은 아이들을 쏟아낸다. 현장학습을 나온 모양이다. 아이들은 장난치며 순식간에 기념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길 옆 관상용으로 꾸며 놓은 메밀밭은 9월에나 하얗게 핀 꽃으로 장관을 연출할 터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



맛 따라 온 길이니 이젠 메밀국수를 먹을 차례. 문학관을 벗어나 평창 시내로 들어갔다. 메밀국수를 파는 식당이 여럿 보였다. 만화가 허영만은 『식객』에서 '현대막국수', '진미막국수', ' 봉평촌막국수' 를 '봉평 3대 막국수'로 꼽았다. 그 중 40년 전통이라는 현대막국수를 찾았다. 현대막국수의 메밀국수는 보기엔 평범하다. 메밀사리 위에 오이, 김가루, 삶은 계란, 양념장, 깨를 뿌리고 국물을 부어낸다. 국물은 고기육수가 아닌 동치미다. 과일과 채소를 넣어 담근다는 동치미국물이 기름기 없이 개운했다.



메밀의 본고장에 있지만 이곳에서도 메밀 100% 면을 뽑진 않는다. 메밀만으로는 반죽이 어려워 전분을 극소량 섞어 사용한다. 면이 힘없이 퍼지지 않을 정도로 섞어 메밀의 향과 맛이 부족하지 않다. 메밀함량이 높아 와인을 음미하듯 면만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어보면 쌉싸래한 맛이 느껴진다. 순면도 주문이 가능하다. 메밀 본고장에 와서 먹는 메밀음식이 메밀국수만 있는 건 아니다. 메밀전을 하나 시켰더니 얇게 부친 전 4장이 나온다. 썰지 않은 부추와 배추가 척 얹어져 있다. 맛을 보니 여간 심심한 게 아니다.



이 밍밍한 맛이 메밀음식의 매력이다. 간장을 찍어 먹으니 간간한 맛이 쫀득하게 입에 붙는다. 메밀국수 맛에 반한 이들은 가게에서 면을 사갈 수도 있다. 카운터 뒤쪽에 봉평 메밀가루와 메밀국수(면)를 진열해놓고 판매한다. 국숫집 손님들이 붐빌 때는 역시 여름 휴가철이다. 휴가철의 끝물이자 하얀 메밀꽃이 필 때쯤인 매년 9월 초에는 '효석문화제'가 열린다. 문화제가 열리면 전국에서 메밀꽃을 감상하고, 메밀음식을 맛보려는 관광객들이 몰려와 북새통을 이룬다. 동계올림픽 유치로 봉평의 메밀국수가게들은 더 바쁘게 생겼다.



제2장 면식문화 꽃핀_ 경상도



의령 소바(다시식당):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서 넘어온 음식문화

메밀은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우리나라에서 다시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메밀로 냉면과 막국수를 만들어 먹었듯 일본은 소바를 해먹었다. 에도시대(1603~1867) 초엽에 조선의 원진 스님이 남도 동대사에 건너가서 밀가루를 메밀가루에 섞는 법을 가르침으로써 일본에 메밀국수가 보급되었다는 설이 일본에 전한다.



소바는 메밀가루로 만든 일본의 면 요리를 말한다. 경남 의령에 가면 일본식 소바를 한국식으로 변형한 색다른 메밀국수를 만날 수 있다. 쓰유(장국물)에 적셔 먹는 일본식 메밀소바와 달리 의령의 이 소바는 따뜻한 국물에 말아 먹는다.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갔던 사람들이 해방 뒤 고향으로 돌아와 전파한 색다른 음식이다. 이름도 메밀국수가 아닌 '소바', '의령소바'로 부른다. 고(故) 김초아 할머니도 소바를 배워 창원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는 막내 동생인 김막내 사장이 가게를 이어받았다. 가게는 의령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식당'이란 간판을 달았다.



식당 메뉴는 소바, 비빔소바, 냉소바, 냉면, 네 가지다. 냉면은 소바에 밀려 거의 찾는 이들이 없다. 여름 한철은 냉소바다. 날씨가 추워질 때부턴 비빔소바와 소바가 인기다. 의령소바 맛을 제대로 보려면 소바를 먹어야 한다. 따듯한 국물에 메밀국수를 말아내는 소바는 맛이 독특하다. 육수는 두 가지 맛이 섞여 있다. 멸치, 다시마를 우린 시원한 단맛과 소고기 장조림 간장의 짙은 맛이다. 비빔소바도 밀가루 소면으로 만든 비빔국수와 맛이 다르다. 결 따라 쭉쭉 찢은 소고기 장조림, 채 썬 당근 오이 깻잎 등의 채소가 양념장과 버무려져 매콤새콤하다. 참기름은 냄새만 맡아도 고소하고, 듬뿍 올린 다진 땅콩과 깨는 씹을수록 고소하다.



면은 메밀껍질째 갈아 만드는데 깔깔하지 않고 매끄럽다. 메밀면은 본래 맛이 밍밍해서 양념장을 넣어도 맵고 짠맛이 세지 않다. 의령소바의 맛은 장조림 맛에 좌우된다. 장조림 간장이 육수의 맛을 내고, 장조림 고기가 고명이 된다. 장조림이 국수의 가장 중요한 재료라니 신기하고 기대가 됐다. 장조림을 만들 때 쓰는 간장은 손수 담근 걸 쓴다. 간장 맛이 좋아야 장조림도 맛있다. 소바 육수는 버섯, 멸치, 새우, 무 등을 우린 물에 장조림 간장을 섞어 쓴다. 장조림 고기는 결대로 찢어 말린다. 꾸들꾸들한데 부드럽다. 반건조 건어물 느낌이다. 냉소바는 육수가 아예 다르다. 사골에 함초 등 10가지 재료를 넣어 깔끔하게 우려낸다.



창원에 있을 때 김 씨는 식당이 힘들어 가게를 접었다. 하숙이나 칠 생각으로 고향에 돌아왔는데 허가가 나지 않아 다시 식당을 열었다. 다시 연다는 의미를 담아 식당 이름이 '다시식당'이 됐다. "정성을 쏟고 안 쏟고가 대번에 드러나는 게 식당 일이더라고요. 인생을 거기서 많이 배웠어요." 여전히 건강이 좋지 않지만 식당을 접을 생각은 안 한다.



제3장 국수 하나도 개성있게_ 전라도



군산 팥칼국수(신가네칼국수): 세상의 엄마는 인간이 아니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에서 기억나는 장면 하나가 있다. 병든 딸이 밥을 못 먹자 엄마는 장에서 팥죽을 사다 팥칼국수를 끓여주겠다고 한다. "장까지 귀찮게 뭐 하러 가냐"는 딸의 말에 엄마는 "자식 믹일 거 하는디 뭐가 귀찮여" 하며 되받아친다. 이 작품을 쓴 고혜정 작가는 출가 전까지 생일 때마다 엄마가 해주는 팥칼국수를 먹었다고 했다. 팥이 잡귀를 쫓고, 국수를 먹으면 장수한다며 팥칼국수를 끓여주던 엄마를 회고한 인터뷰 기사에 가슴 찡했던 기억이 난다.



팥죽, 팥칼국수는 동지에나 먹는 음식으로 알지만 전라도에서는 아무 때나 먹는 별식이었다. 매달 보름이나 더운 날엔 시원한 물냉면, 콩국수가 아닌 뜨거운 팥칼국수를 먹었다. 해가 가장 짧다는 동짓날엔 어김없이, 더위가 절정을 치닫는 복날에도 보신탕 대신 즐겨먹었다. 여느 집에서 해먹던 그냥 '집밥'이다.



전북 군산에 위치한 '신가네 해물칼국수'에서 맛본 팥칼국수는 팥죽처럼 걸쭉하고 달착지근하다. 면발은 우동면처럼 굵다. 보기와 달리 어찌나 뜨거운지 젓가락으로 한입에 넣었다간 혓바닥을 데이기 십상이다. 식기 전엔 수저 위에 국수 몇 가닥을 올려 먹는 게 방법이다. 해물칼국수집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팥칼국수가 잘 팔리는 이 집에선 손님들이 해물칼국수를 주문하고도 팥죽이나 팥칼국수를 한 그릇 시켜 나눠먹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국수의 제일 큰 장점이 편리성이라면 팥칼국수는 그 점에서 빵점이다. 팥 구매와 보관, 요리법까지 손이 많이 간다. 우선 좋은 팥을 골라 깨끗이 씻어서 애벌로 약 30분간 삶는다. 팥의 독성을 빼는 작업이다. 팥 삶은 물은 버리고 다시 3시간 이상 솥에서 삶는다. 삶아진 팥은 굵은 체로 걸러낸 뒤 다시 고운 체로 거른다. 껍질이 남으면 거칠고 맛이 없다. 이 작업까지 마치면 팥은 마치 앙금처럼 고와진다. 이 상태가 팥죽인데 여기에 물을 붓고 끓이면 팥칼국수 국물이 된다.



팥국물을 만들었다고 끝난 게 아니다. 직접 면을 반죽해 썰어 넣어야 쫄깃하고 맛있는 면발이 완성된다. 신가네 신숙 사장은 "공장면은 은근한 불에서 오래 끓이는 팥 국물이 스며들 시간 없이 퍼지기 때문에 쓰지 못한다"고 했다. 반죽도 바로 치대 썰어 만들면 찰진 맛이 덜하다. 반죽을 해 하루 숙성한 뒤 사용한다. 새알도 찹쌀로만 빚는다. 찹쌀 가격이 비싸 멥쌀을 섞는 집도 있는데 맛을 보면 차이가 난다. 찹쌀에 멥쌀을 섞은 새알은 시간이 지나면 딱딱해진다.



팥칼국수는 뭉근한 불로 오래 끓이는 음식이다. 만드는 사람도, 먹는 사람도 '참을 인(忍)'자를 새겨야 한다. 빨리,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국수를 '동양의 패스트푸드'라고 하지만 팥칼국수만은 예외다. 손님이 주문한다고 곧장 내놓지 못한다. 주문과 동시에 반죽을 다시 밀고 썰어서 끓여야 한다. 그 시간이 족히 20분은 걸린다. 따지자면 팥칼국수 한 그릇이 손님 앞에 나오려면 거의 하루가 걸린다.



신가네는 가게 문을 연 지 4년 됐다. 군산이 바닷가라 해물칼국수가 메인메뉴다. 팥죽과 팥칼국수는 지역민들을 사로잡기 위한 회심의 메뉴로 넣었다 대박이 났다. 동짓날은 대목이다. 일 년에 한 번 먹는 귀한 음식대접을 제대로 받는다. 자리가 없어 손님을 받기 어렵다. 주말이면 익산, 전주, 충청권에서도 일부러 찾아와 먹고 간다. 해외관광객들도 온다. 국수 싫어하는 나라가 없다지만 팥칼국수에 대한 반응은 제각각이다. 중국인들은 좋아하고 일본인들은 싫어한다.



팥칼국수의 맛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건 역시 팥국물. 원재료가 좋아야 음식이 맛있다. 좋은 팥은 구매와 관리가 쉽지 않다. 신숙 사장은 "팥을 군산 근처 진안농협에서 가져오고 있다"며 "요즘 국산이 비싸 중국산을 쓰는데 그럼 맛이 잘 안 난다"고 했다. 때깔 좋고 크기도 커 언뜻 보기에 좋아 보이는 값싼 중국산 팥은 방부제 처리가 돼 오래 보관해도 벌레가 먹지 않는다. 그에 반해 방부제 처리를 안 한 국산 팥은 맛이 좋으나 벌레가 쉽게 먹는다. 이 때문에 중국산과 국산을 섞어 보관하는 곳도 있다. 국산은 소금간만 해주면 설탕을 넣지 않아도 단맛이 난다. 기호에 따라 설탕을 듬뿍 넣어 먹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은은한 단맛이 있다.



국수는 보통 한 김 식으면 맛없지만 팥칼국수는 다르다. 차갑게 먹으면 더 달고 고소해져 일부러 데우지 않기도 한다. 전라도가 고향인 엄마도 큰 솥에 팥죽을 끓이면 베란다에서 차게 식혀 그릇에 담아주셨다. 결혼해 엄마 품을 떠나고 보니 엄마가 끓여주던 그 팥죽이 더욱 그립다.



제4장 장터국밥이 장터국수로_ 충청도



옥천 생선국수(선광집): 천렵으로 잡아 바로 끓여먹던 그 맛

한국인의 국물 사랑은 유난하다. 탕, 국, 찌개 등 국물을 이용한 요리가 수백, 수천 가지다. 국수를 먹을 때도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이 드러난다. "중국인은 함께 끓인 채소와 고기 등 건더기를 먹고, 일본인은 면을 먹고, 한국인은 국물을 먹는다."고 했던가. 충북 옥천의 생선국수도 국물 맛으로 먹는 국수다. 면을 먹기 위해 국물을 낸 게 아니라 국물을 먹기 위해 면을 말아 먹는 음식이다. 예부터 금강 줄기에 놓인 충북 옥천 영동 충남금산 전북 무주 등지에서는 생선국수를 주로 먹었다. 농한기 때 끓여먹던 민물매운탕 국물에 국수를 넣어먹던 게 지금의 별미가 됐다.



"천렵으로 잡은 붕어, 메기, 누치 등을 푹 고아 국물을 내, 여기에 쌀을 넣어 어죽으로 먹다 국수를 넣어 먹은 게 지금의 생선국수야." 서금화 할머니는 옥천에서 가장 유명한 생선국숫집인 '선광집'의 주인이다. 63년째 한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 운수업을 하던 할아버지의 벌이만으로는 부족해 식당 문을 열었다. 서 할머니는 생선국수로 5남매를 키웠다. 지금은 막내딸과 독일로 유학 갔던 외동아들이 가업을 잇겠다며 주방에서 함께 일한다. 선광집의 생선국수는 1급수인 금강 상류에서 잡히는 자연산 민물고기만 사용한다. 어업면허를 갖고 있는 3명의 어부가 옛날방식 그대로 민물고기를 잡아 식당에 대고 있다. 어부들은 생선손질까지 깨끗하게 해서 가져다준다.



서 할머니의 일과는 새벽 4시 반부터 시작된다. 첫 일과는 육수 끓이기. 오전 10시 반이나 되어야 육수 준비가 끝난다. 수십 가지 생선을 넣은 솥을 곰탕 끓이듯 뜨거운 불 위에서 펄펄 끓인다. 육수를 끓이는 시간만 족히 6~7시간이 걸린다. 오랜 시간 끓이면 생선살은 흐물흐물 흩어지고 풀어진다. 이렇게 끓인 육수에 고추장 양념을 넣고 칼칼하게 만든다. 국수만 삶아 넣으면 생선국수 완성이다.



육수가 맛의 90% 이상을 좌우한다지만 면도 중요하다. 선광집은 아는 국수 공장에 따로 싱겁게 만든 국수를 주문해 사용한다. 시중에서 파는 밀가루 국수는 간이 짜서 생선을 우려낸 육수와 맞지 않는다. 고추장 양념까지 된 육수와 만나면 더 짜진다. 육수는 매일 만들어 남김없이 사용한다. 그날 준비한 육수가 떨어지면 영업도 끝난다. 손님이 많은 주말에는 오후 3시에 하루 장사가 끝나기도 한다. 더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다. 금강에서 잡아오는 민물생선만 쓰는 데다 어획량이 정해져 있어서 육수가 바닥이 나면 장사를 못한다. 이를 아는 단골손님들은 오기 전에 미리 육수가 있는지부터 전화로 확인한다. 육수를 먹기 위해 만든 국수니 국물을 남기는 손님들은 거의 없다. 비린내가 난다면 어림없는 일이다. 비린내 없애는 비법이라면 생선 가시가 흐물거릴 정도로 오랜 시간 끓이는 것뿐. 서 할머니는 "오랫동안 끓이면 생선 가시에서도 구수한 맛이 우러나 비린내가 안 난다"고 했다. 청주, 생강 등 비린내 잡는 재료들도 넣지 않는다니 신기할 뿐이다.



생선국수 맛은 매운탕에 국수를 넣은 맛을 생각하기 쉽지만 전혀 다르다. 찐득하고 구수한 맛이 난다. 생선은 믹서에 곱게 갈아 넣은 듯 잔뼈 하나 입 안에서 씹히고 걸리는 게 없다. 고추장 양념이 들어간 국물은 칼칼하다. 구수하고 살짝 배착지근한 게 감칠맛이 돈다. 고추장 양념도 맵지 않다. 손님들 모두 보양식처럼 국물을 뱃속으로 들이붓지만 속이 쓰리다는 사람이 없다. 해장에도 좋은지 옆 테이블에 앉은 아저씨들이 술도 깨고 시원하다며 연신 감탄사를 냈다.



생선국수는 주방에서 나온 그대로도 간이 딱 좋지만 취향껏 양념을 보태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좀 더 매운 맛을 원한다면 다진 양념을, 싱겁다면 간장을, 생선국수 특유의 향이 조금 부담스럽다면 후추를 더 넣으면 된다. 생선국수 가격은 5000~6000원. 생선국수 양이 푸짐해 한 그릇만 먹어도 배불뚝이가 되지만 국수 나오기 전 애피타이저가 생각난다면 '도리뱅뱅이'를 추천한다. 피라미를 튀겨서 양념을 발라 프라이팬에 데운 음식이다. 이름이 재밌는데 프라이팬 위로 피라미가 동그랗게 뱅뱅 돌려져 있다고 해서 도리뱅뱅이다.



프라이팬에 쭉 돌려놓은 튀긴 피라미 위에는 떡꼬치 양념처럼 달콤하고 매콤한 양념을 바른다. 그 위에 채 썬 깻잎과 고추, 마늘은 얹어 내온다. 한 마리씩 떼어내 입에 넣으니 매콤달콤하고 고소하다. 식욕이 확 당긴다. 피라미보다 조금 큰 생선으로 만든 생선튀김도 있다. 튀김옷만 입고 나온 생선튀김은 간장소스에 찍어 한입 물면 기름기가 살짝 배어나와 더 고소하다. 소중대 크기로 선택해 먹는 도리뱅뱅이의 가격은 7,000~15,000원. 생선튀김은 중대 크기로 10,000~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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