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행복을 함께 초대하라
데이비드 니븐 지음 | 명진출판
나이와 행복을 함께 초대하라
데이비드 니븐 지음
명진출판 / 2011년 11월 / 272쪽 / 15,000원
PART1 우리는 인생을 좀 살아본 사람들이다 성공에 자유로운 나이가 되었다, 이제 당신의 꿈을 꺼내도 된다
어렸을 때 우리는 많은 꿈을 꾸었다. 선생님이나 의사, 소방관 같은 현실적인 직업을 꿈꾸기도 했고, 우주비행사나 대통령처럼 거창한 포부를 품기도 했다. 크든 작든 구체적이든 막연하든 어릴 때 꾸는 꿈은 거리낄 게 없었고 무한히 자유로웠다. 돌이켜보면 그것을 이룰 기회도 충분했다. 그런데 어른이 되면 대부분이 자신의 꿈과 동떨어진 모습으로 살아간다. 꿈을 못 이룬 이유는 그 꿈이 절실하지 않았거나 그 꿈을 목표로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테리 역시 자신의 꿈과는 사뭇 다른 삶을 살아온 외과 의사다. 어렸을 적 테리의 꿈은 목수였다. 솜씨 좋은 목수였던 할아버지를 보고 자라면서 품은 꿈이다. 테리네 마을의 집들은 대부분 할아버지가 직접 목재를 다듬고 벽돌을 쌓아 지었다. 할아버지는 집들이 낡아서 고칠 곳이 생기면 망치와 몇 가지 연장으로 금방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테리는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의 조수 역할을 자청하며 늘 작업 현장을 따라다녔다. 그는 할아버지가 자랑스러웠고, 자신도 크면 솜씨 좋은 목수가 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할아버지의 재주를 물려받았는지 테리도 책꽂이 같은 물건을 곧잘 만들었다. 그래서 테리는 할아버지 뒤를 이어 목수가 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의 학업 성적이 너무나 좋았다. 성실한 성품의 테리는 학교 공부에 충실했고 항상 좋은 성적을 받았다. 부모님은 테리가 의사가 되기를 바랐으며 성적이 좋아 가능성도 충분해 보였다. 부모님의 바람이 너무도 간곡해 테리는 차마 목수가 되고 싶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목공 일은 취미로 하면 된다고 스스로를 달래며 의대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이윽고 그는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의대에 진학했다. 테리는 실력 있는 의사로서 성공한 인생을 살아왔다. 하지만 그는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 언제나 남의 인생을 사는 기분이었다. 자신이 꿈꾸던 인생을 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타고난 성실함 덕분에 겉도는 듯한 생활을 잘 버텨냈다. 의사의 하루는 매일 긴장의 연속이다. 그는 집에 돌아오면 지하실에 마련한 작업실에서 목공 일을 하면서 쌓인 피로를 푼다. 그곳에서 책상이나 의자를 만드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 그렇게 행복한 마음으로 만든 가구와 소품으로 집 안이 가득 차 있다.
지금 테리는 의사로서 은퇴할 날만을 고대한다. 온종일 마음껏 목공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만 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자신의 솜씨를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열망도 강하다. 그래서 자신이 만든 가구를 파는 조그마한 공방을 낼 계획으로 요즘은 가구 디자인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이제야 오랜 꿈을 펼칠 수 있다는 생각에 테리는 행복과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여기까지 테리의 이야기를 읽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성공한 사람이니까 꿈이 이러니저러니 할 수 있는 거겠지." "돈이 있으면 뭘 못 해?" 그렇다면 젊었을 때 우리가 꿈을 포기한 이유를 한번 돌아보자. 당신은 왜 꿈을 포기했나? 경제적 여건도 큰 이유가 될 수 있다. 신체적인 문제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큰 이유는 현실적 안정을 택했기 때문이리라.
노래를 잘하고 좋아하는 가수 지망생이라 해도 평생 별 볼 일 없는 무명가수로 살아야 한다면 그 길로 선뜻 들어서지 못할 것이다. 모두가 인기 있는 스타를 꿈꾼다. 그런데 가수가 되기는 쉽지만 스타가 되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생의 진로를 결정할 시점이 되면 미래가 불안정한 가수 대신 회사원이나 공무원의 길을 택하는 것이다. 꿈은 그저 꿈일 뿐이라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지도 않고 지레 포기하고 만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이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우리가 꿈을 포기한 데는 더 본질적인 이유가 있다. 우리 마음속에는 꿈을 실현하는 데서 얻는 성취감보다 꿈을 통해 성공한 안정을 이루고 싶다는 욕망이 더 크다. 가수의 꿈을 품은 이유가 노래를 부르고 싶기 때문이었다면, 다시 말해 가수가 됨으로써 얻을 부와 명예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면 사람들은 망설임 없이 그 꿈을 향해 갈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 가수 지망생은 부와 명예를 누리는 성공한 스타를 꿈꾼다. 그래서 꿈을 이룰 가능성이 낮거나 그 보상이 적다고 판단되면 꿈 대신 현실을 택한다. 평생 무명가수로 살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되는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다들 그렇게 나이를 먹어왔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회인으로서 또 가정에선 부모로서 열심히 살아왔다. 세월이 흐르면서 아이들은 훌쩍 성장했지만, 그 대신 우리 머리 위엔 하얗게 서리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버리고 온 꿈이 아련하다. "내가 꿈을 버리지 않았더라면, 만약 그때 내가 그 꿈을 선택했다면……." 중년의 나이를 맞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살아왔다. 난 그 모든 분에게 수고하셨다고, 훌륭하다고 말하고 싶다. 당신은 사회인으로서 부모로서 잘 살아왔다. 위기도 있었고 실수도 있었고 실패도 있었겠지만, 항상 본분을 잊지 않았고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지금 당신의 자녀는 대체로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거나 대학에 진학했거나 사회에 막 진출했을 것이다. 불행히도 세계적으로 불경기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사회에 진출해서 자립하기도 쉽지 않다. 아이들에게 여전히 돈이 들어가겠지만 이제 전적으로 당신이 책임질 일은 아니다.
이제는 아이들보다 부부 또는 자신의 남은 인생을 잘 살아가는 게 더 중요한 과제다. 사고나 병으로 죽지 않는다면 앞으로 당신에게는 30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다. 이 시간을 어떤 삶으로 채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버리고 왔던 꿈이든 그동안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꿈이든 이제 그것을 꺼내볼 시간이 왔다. 가수가 꿈이었던 공무원이라면 기타를 꺼내 노래 연습을 시작해보자. 시인이 꿈이었던 엔지니어라면 다시 써보는 거다. 머리가 녹슬었다고? 상관없다. 펜을 다시 잡는 일만으로도 행복해질 것이다. 그 꿈을 품었던 시간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테니까.
그러나 그렇게 행복해지기 위해서 한 가지 약속할 것이 있다. 자신에게 이렇게 묻지 않기로 하자. "이게 무슨 돈이 되겠어?" "돈도 되지 않는 일을 왜 그렇게 열심히 해?" "이 나이에 이걸 한다고 누가 알아주겠어?" 이 약속만 잘 지킨다면 우리는 숨겨둔 꿈을 꺼내기만 해도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질 수 있다. 젊었을 때는 술집에서 노래 부르는 무명가수가 초라해 보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은발의 노인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른다면, 노래 솜씨를 떠나 그 광경만으로도 멋지지 않겠는가. 중년이 되어 꿈을 추구할 때 누릴 수 있는 이점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성공의 잣대에서 훨씬 자유로워지므로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 더욱이 꿈을 통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욕망도 달아난 뒤이므로 나이 먹은 우리는 젊은 날보다 훨씬 행복해질 수 있다. 지금까지 겨드랑이 밑에 꼭꼭 접어두었던 꿈의 날개를 펴라.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
기준을 바꿨더니 행복이 오더라 어느 날 문득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는 불안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몹시 당황스러워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되는 그런 때 말이다. 어디까지든 계속 이어져 있을 거라 믿고 열심히 달려왔는데……. 속았다는 느낌마저 들 것이다. 뒤로 돌아갈 수도 없고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다. 어떤 결정도 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계속하게 된다. 마치 10대의 사춘기처럼 40대 이후 중년기가 되면 찾아오는 이 불안한 정체기를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야 한다. 그리고 어쩌면 당신이 지금 겪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시기를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 이건 당신이 달려야 할 새로운 길이 펼쳐져 있다는 뜻이니까. 다만 우리는 그 새로운 길로 들어서는 입구가 어디에 있는지를 못 찾고 있을 뿐이다. 그 입구를 찾기 위해선 지금까지와는 다른 지도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당신을 안내해준 지도에는 여기까지의 길만 있을 뿐 새로운 길은 없다. 다른 지도를 펼쳐야 새로운 길이 보이는 법이다. 다른 지도를 본다는 건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준을 세운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당신은 무언가를 기준으로 노력해왔을 것이다. 막다른 길에 도착했다는 사실은 그 기준으로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 그것을 찾으면 새로운 길은 자연스럽게 보인다. 우리가 막막하다고 느끼는 건 과거의 기준으로 과거의 길을 연장하는 데만 골몰해 있기 때문이다.
중견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짐 로빈 역시 심한 정체기를 겪었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건설 경기가 급격하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짐의 회사에도 경기침체의 냉기가 몰아닥쳤다. 지어놓은 건물이 팔리지 않고, 대형 건설사의 함께 추진하던 프로젝트도 무산돼버렸다. 자금 운용에 차질이 생기면서 하루하루를 위태롭게 연명해야 했다. "그때는 정말 죽고만 싶었죠. 사업이라는 게 원래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데, 그때는 허리케인이 닥친 기분이었어요.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라는 게 더 두려웠죠. 세상이 온통 암흑처럼 느껴졌어요. 위기에서 벗어날 탈출구가 보이지 않았죠. 그런데 그 탈출구를 공원 주차장에서 찾아낸 거예요. 기가 막히지 않아요?"
그날 짐은 은행의 대출 거부 통보를 받고 매우 낙심해 있었다. 파멸의 위기감에 목이 조여드는 것 같았다. 그는 잠시 머리를 식히기 위해 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유리창 밖의 세상은 평화로워 보였다. 푸른 하늘, 햇빛에 반짝이는 나뭇잎들, 바람에 날리는 빨래들……. 빨래들? 처음에 짐은 자기 눈을 의심했다. '공원에 왜 빨래가 널려 있지? 그것도 아이들 옷과 여자 원피스가?' 호기심이 생긴 짐은 빨래가 널려 있는 곳으로 가보았다. 거기서 그는 버너와 코펠로 스파게티를 만들고 있는 열두 살짜리 여자아이와 아홉 살짜리 남자아이를 만났다. 아이들은 엄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늦은 점심을 해 먹는 중이었다.
짐은 큰 충격을 받았다. 신문에서 홈리스에 대한 기사를 본 적은 있지만 상황이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집이 없어서 아이들까지 거리를 헤매야 하다니. '아직 저렇게 어린데…….' 이 불쌍한 아이들을 돕고 싶었지만 지금 그로서는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회사는 파산 직전이고 은행 대출조차 막혀버렸으니 당장 내 코가 석 자였다. 결국 씁쓸한 마음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아이들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평소 알고 지내던 시청의 주택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신이 본 상황을 말해주고, 시청에선 홈리스를 위해 뭔가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를 물어봤다. 주택 담당자는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골치라고 했다. 홈리스를 이대로 내버려두면 사회문제가 되기 때문에 대책을 고민하고는 있는데 진행이 쉽지 않다고 했다. 시청에서 마련한 대책은 홈리스들에게 아주 싼 값에 주택을 임대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서는 건설사가 없다는 것이다.
짐은 이 말을 듣고 귀가 번쩍 뜨였다. 그는 당장 시청으로 달려가서 홈리스 전담부서 담당자를 만났다. 어느 정도는 양보를 해야 했지만 짐에겐 꽤 괜찮은 프로젝트였다. 매매 가능성이 희박해진 건물 두 채를 사용할 길이 생겼기 때문이다. 자금 회전이 가능해졌다고 생각하니 비로소 숨통이 좀 트이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짐과 시청 담당자는 힘을 모아 홈리스 구제 프로젝트를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그 아이들이 집으로 들어가던 날을 지금도 잊지 못해요. 마치 내가 새집을 얻은 기분이었죠. 우리가 그 건물을 관리하기로 되어 있어서 가끔 찾아가는데 내가 가면 사람들이 막 찾아와요. 내가 도와줘서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다들 고마워해요. 뭐랄까……, 마치 영웅이 된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태어나 그런 기분은 처음이었어요. 남을 돕는다는 게 이렇게 즐거운 일인지 몰랐거든요. 그전엔 사실 돈만 중요했어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만 일했죠. 부끄럽지만 한 번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사업을 한 적은 없어요. 누군가를 돕는 일이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그러니까 사실 이 프로젝트로 가장 큰 혜택을 본 건 나라고 생각해요. 덕분에 위기에서 벗어났고 사업도 전보다 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되었죠."
그 후로 짐은 가난한 사람들의 주택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점점 새로운 시장이 보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짐이 자신의 일에서 큰 의미를 찾았다는 사실이다. 예전의 그는 비싼 집을 지어서 더 비싸게 파는 것만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좋은 집을 지어서 가난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목적이다. 짐은 행운아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기준을 찾게 되었으니 말이다. 만약 그날 빨래를 보고도 그냥 지나쳐버렸다면 그는 여전히 과거의 지도만 들여다보며 길이 없다고 절망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행운의 여신이 보내온 신호에 충실하게 따라갔다. 비록 수익은 예전의 70퍼센트밖에 안 되지만 자신의 일이 누군가를 돕는다는 사실에 짐은 행복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성공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성공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다. 누군가에겐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높은 지위일 수 있고, 누군가에겐 고급 주택과 비싼 차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게 있다. 성공과 행복은 다르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원하는 성공을 이룬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건 아니다. 세상에 수많은 부자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불행한 뒷모습이 이를 증명해준다. 시각을 바꿔서 성공의 기준을 행복에 맞춘다면 다른 길이 보인다. 중년이 되면 그 길을 찾아나서야 한다.
PART2 나이와 행복을 함께 초대하는 방법
중년에는 신발 한 켤레가 더 필요하다 중년에게 운동은 차량 관리와 같은 것이다. 관리를 안 해줘도 잘만 굴러간다고 게으름을 피울 때가 아니다. 갑자기 멈춰버리기 전에 준비된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 지금 당장! 산타크루즈는 많은 이들이 서핑을 즐기러 찾아오는 아름다운 해안도시다. 따뜻한 날씨 덕분에 겨울에도 서핑을 하는 젊은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리처드 바슨도 서핑광 중 한 명이다. 그는 쌀쌀한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태평양의 높은 파도를 즐기고 있다. 그렇게 멀리서 볼 때는 잘 모르지만 가까이서 리처드를 본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란다. 서핑족들 사이에선 최고령인 일흔다섯 살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서핑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당연히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서핑은 체력소모가 상당하고 운동신경이 뛰어나지 않으면 하기 힘든 운동이다.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면 솔직히 기분이 좋아요. 그건 내가 젊다는 뜻이잖아요. 사실 서핑은 레저라고 보기에는 좀 힘든 운동이죠. 하지만 지금까지 해온 운동 중에선 최고예요. 높은 파도에 올라탔을 때의 그 짜릿한 느낌은 오직 경험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어요. 말로 표현할 수가 없거든요."
서핑을 즐길 정도의 체력을 보여주듯 리처드의 얼굴과 몸은 젊은이 못지않게 탄력과 건강미가 넘친다. 얼굴은 아무리 많이 봐도 50대 중반으로밖에 안 보일 정도로 초 절정 동안에다 신체지수는 30대다. 도저히 70대 노인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을 역행하고 있다. 사람들은 리처드가 원래부터 운동신경이 발달했고 운동을 좋아해서 젊음을 유지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과거 사진을 보면 입이 딱 벌어질 것이다. 누가 봐도 도저히 같은 인물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니까. 40대 초반의 리처드는 몸무게가 자그마치 110킬로그램이 넘는 과체중 환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