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강미영 지음 | 비아북
플레이!
강미영 지음
비아북 / 2011년 1월 / 257쪽 / 13,000원
플레이! 1 Pleasure - 일상 속 새로움똑같은 일상에서 틀린 그림 찾기 _ 계단
또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고 있(는 것 같)다. 오늘 하루 내게 펼쳐질 일들은 뻔하다. 안 봐도 비디오이다. 침대에서 잠시 망설이다가 일어날 것이고, 급하게 챙기고 뛰다시피 걸어서 겨우겨우 만원 버스에 몸을 실을 것이고, 누가 먼저 내릴지 재빠르게 살펴서 적당한 위치에 자리를 잡고 설 것이고, 나보다 늦게 탄 사람이 먼저 앉으면 운이 나빴다며 안타까워할 것이다. 그렇게 회사에 도착하면 사무적인 일이든 창의적인 일이든 회의, 전화, 메일, 메신저, 문서 작성이 반복된다. 퇴근길에는 잠시 친구를 만나기도 하겠지만 거의 대부분은 출근했던 길을 따라 집을 돌아와서 씻고, 정리하고, 하고 싶은 일을 잠깐 하다가 취침하면 하루 끝. 그리고 내일은 또 반복. 그리고 매일매일 무한반복.
출근길을 비교적 길게 늘여 썼지만 요약하면 기상, 출근, 근무, 퇴근, (만남), 취침으로 끝난다. 모든 것이 몇 년 전부터 정해진 듯이 예상대로 벌어지고, 이직이라는 큰 변화가 없는 한 출근길이나 퇴근길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타고 다니던 버스가 노선을 변경하는 작은 변화에도 크게 요동하며 출근길을 처음부터 다시 탐색하는 신선함을 누리기도 한다. 그런 하루하루들이 모여서 일주일이 되고 한 달, 일 년이 된다.
어제, 오늘, 내일의 일상을 섞어놓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매일의 일상은 닮아 보였다. 일기예보를 하듯이 내일 하루를 예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몇 년 동안 똑같은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반복학습을 해온 나는 한석봉의 어머니가 불을 끄고도 떡을 썰었듯이 눈을 감고도 그 일들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그렇다면 일 년 전과 똑같은 하루를 살아볼 테다!"라는 엉뚱한 결심을 한 적이 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일 년 전 오늘의 일기를 아주 상세하게 적어두었다. 몇 시에 일어나서 집을 나섰는지, 어떤 옷을 입었는지, 버스에서는 어느 정거장에서 앉았는지, 몇 번째 자리에 앉았는지, 점심 메뉴는 무엇을 먹었는지, 퇴근은 몇 시에 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내가 기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적어두었다. 그리 오늘은 그 일들을 그대로 실행해보는 날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일 년 전에 준비하고, 일 년을 기다려온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다.
나는 일 년 전과 똑같이 검은색 터틀넥에 미니 원피스를 입고 코트를 입었다. 일 년 전에 신었던 반짝이 스타킹은 이미 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른 걸 골라 신었다. 길이는 조금 달라졌겠지만 기록해둔 대로 머리를 묶었고 눈화장 없이 립스틱과 립글로스만 바르는 간단한 화장을 했다. 가방도 그날과 같은 것을 챙겨 들었다. 스타킹과 다이어리가 바뀌기는 했지만 완벽해 보였다. 역시 내 일상은 똑같이 반복되고 있었다.
문을 잠그고 집을 나서는데 문제가 생겼다. 그날 계단을 어떻게 내려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른쪽 계단 끝으로 갔던가? 왼쪽 벽에 붙었던가? 오른발이 먼저 내려갔던가? 왼발이 먼저 내려갔던가? 한 계단 한 계단씩 내려갔던가? 하나 둘 하나 둘 성큼성큼 내려갔던가? 몇 번째 계단에서 잠시 쉬었던가? 어디쯤에서 열쇠를 가방에 넣었고, 핸드폰을 열어 시간을 확인했던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나는 똑같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출근 준비도 터틀넥을 먼저 입고 스타킹을 신었는지, 스타킹을 먼저 신고 터틀넥을 입었는지도 정확하지 않다. 세수를 할 때 폼클렌징을 얼마나 짜서 썼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러면서 나는 일 년 전을 똑같이 재현한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같은 버스를 탔고 같은 위치에 섰지만 내 앞에 앉아있는 사람은 달랐고 나는 같은 정거장에서 앉지 못했다. 똑같은 친구를 만났지만 우리가 나눈 이야기는 전혀 달랐다.
이 프로젝트의 결론은 하루 동안 내게 벌어지는 일들을 모두 뻔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내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일상이 반복적이라서 똑같이 따라하는 것이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자신의 일상이 반복된다고 느끼는 누군가가 있다면 내 실험을 한 번 시도해보기 바란다.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일 년씩이나 기다릴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일주일 정도 시차를 두고 똑같은 하루를 살아본다면 내가 일 년 만에 얻은 결과를 똑같이 얻을 것이다.
우리가 매일을 똑같이 느끼는 것은 일상적인 작은 움직임들을 압축해버리기 때문이다. 압축은 반복되는 부분을 생략한 채 저장해두었다가 복원해내는 기술이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을 모두 기억할 수 없기에 특징적인 것들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압축해두었다가 그 큰 덩어리를 풀어헤쳤을 때 다시 원래의 조합으로 떠올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큰 덩어리로 압축을 한다. 그러니까 출근 준비를 마치고 버스를 타고 회사에 도착하는 것까지를 출근이라는 큰 덩어리로 묶어서 압축하는 식이다. 우리는 그 덩어리 안에 있는 반복되지 않는 것들까지 한꺼번에 압축해버리기 때문에 매일 매일 달라지는 신선함을 공급해줄 만한 중요한 정보들을 읽지 못했다.
일상은 우리가 살피지 못한 미세한 변화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바쁘다는 핑계로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안의 미세한 차이를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다. 시간에 기상, 출근, 근무, 퇴근, 취침으로만 점을 찍어놓았기 때문에 매일이 반복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그 사이사이 시간의 주름을 들여다보면 매일매일이 다르다. 반복되는 일상의 탈출구는 그 일상을 떠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커다란 가방을 집어 들고 일상의 반복이 없는 곳으로 떠난다. 새로운 장소를 찾아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갈 때 우리는 활기를 되찾기도 하고 새사람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보통의 운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일상의 지루한 반복이 싫을 때마다 모든 것을 내팽개쳐둔 채 홀연히 떠나기가 쉽지 않다. 그럴 때면 더욱 깊이 그 일상 속으로 들어가보는 방법이 있다. 하루하루 내게 벌어지는 일상을 깊숙이 관찰하고 느껴보는 것이다. 크게 묶어두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풀어헤쳐서 들여다보는 것이다. 하루를 통째로 살피는 것이 힘들고 번거롭다면 어떤 한 뭉텅이의 시간을 골라내어 매일 관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매일 계단을 내려가는 방법을 관찰해보거나 매일 짜서 쓰는 치약의 양이 똑같은지를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버스 혹은 전철에서 내 옆자리에 선 사람을 관찰해 보기만 해도 우리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다. 될 수 있는 한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 포인트이다.
일상은 매일 반복되는 것 같지만 매일매일이 다르다. 다만 미세한 움직임을 우리가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매일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뿐이다. 그러니 한 번쯤 이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다른 점들을 찾아가는 일은 시도해볼 만하다. 비슷한 것들 속에서 다른 것을 찾아 즐기는 것은 재미있다. 틀린 그림 찾기처럼 비슷해 보이지만 살짝 다른 무언가를 찾는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이것이 일상의 행복을 간직하고 음미하는 방법이다.
이곳을 떠나지 않고도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내가 살아가는 곳에서 신선함을 충전할 수 있다면 먼 여행을 떠나는 것보다 훨씬 쉽게 새로워질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이곳이 더욱 사랑스러워질 것이다. 전혀 모르던 것을 발견하는 일만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같은 일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새로운 발견이다.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신선함을 찾을 수 있다. 하루의 기쁨은 디테일에 있다. 이렇게 우리의 일상을 늘여서 세세한 것 하나까지 모두 살펴보면 놀라울 정도로 다채롭다. 시간의 주름을 펴보면 날마다 완전히 다르게 펼쳐지는 일상을 만날 수 있다.
플레이! 2 Looking for - 잃어버린 에너지아주 쉽게 떠나는 방법 _ 여행 가방
회식 자리에서 꼭 여행 가고 싶은 곳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누구는 남미의 우유니 소금사막에 가고 싶어 했고, 누구는 아프리카의 세렝게티를 이야기했고, 누구는 지중해의 푸른 바다를 꿈꿨고, 또 다른 누구는 가까운 일본이나 동남아를 꼽았다. 예전의 유럽 여행을 회상하면서 그때처럼 다시 한 번 배낭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아우, 꼭 그런 커다란 여행이 아니어도 하루 이틀쯤 어디 가서 바람이나 쐬고 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자 모두들 박수를 치며 공감했다. 누구나 크든 작든 마음 한 구석에 여행을 꿈꾼다. 여행은 모든 직장인에게 탈출구이자 자유의 상징이요, 로망이 된 지 오래이다. 일상적인 공간을 떠난다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우리에게 활기를 되찾아주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서 정상적인 호흡으로 달려갈 수 있게 해준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문을 나설 수 있을 것 같던 우리의 발은 결정적인 순간 무언가에 꽁꽁 묶인다. 여행을 가지 못하는 핑계는 여행하고 싶어 하는 사람의 숫자만큼 많다. 혼자는 무서워서, 친구랑은 시간이 안 맞아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가족들이 뭐라고 할 것 같아서, 다녀오면 피곤할 것 같아서, 돈이 또 얼마나 깨질지 몰라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갈 수 없는 이유밖에 없다. 예전에는 "에라 모르겠다. 일단 출발하고, 나머지 일들은 다녀오고 나서 생각하자. 무조건 고고!" 하기도 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또렷해지는 현실 감각은 그런 무모한 떠남마저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떠나지 못하는 이유를 만들기 바빠서 그런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여행 가지 못할 이유를 끝없이 만들어내는 것이 일 년 365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이다.
어쨌든 여행하고 싶다는 배부른 소망은 몇 년이 지나도록 먹고사는 일의 뒷전에 밀려나 있게 마련이다. 그냥 머리로만 생각하고 계산했을 때는 해외여행까지는 아니어도 그저 맑은 공기를 마시고 혼자서 '자유롭다'. '여유롭다', '시원하다'를 느낄 만큼 간단한 떠남 정도는 언제든지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살다 보면 그것 또한 쉽지만은 않다. 일 년이 가도록 불러주는 사람이 없으면 가까운 공원조차 나가볼 일이 없을 정도이다.
언젠가 나는 바자회에서 산 작은 가방을 여행 가방으로 만들었다. 싼 맛에 착한 일 하느라 사긴 샀는데 회사에 들고 다니기도 애매하고, 워크숍에 들고 가기에는 좀 작아서 그냥 방구석에 걸어두기만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여행 가방이 필요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가방을 꺼내 먼지를 닦고 여행 가방을 만들었다. 거기에는 다음 여행지에서 읽고 싶은 가벼운 책과 칫솔, 치약, 그리고 화장품 샘플들을 넣어뒀다. 이 가방을 집어 들고, 입고 있던 추리닝을 벗어서 가방에 담으면 바로 떠날 수 있다. 언제든지 떠날 준비를 해놓는 것이다.
이렇게 가볍게 꾸려진 가방이 항상 내 옷걸이에 걸려 있으면 금요일 저녁에도, 토요일 아침에도, 가방 속의 책이 읽고 싶은 날에도, 바람 쐬고 싶은 날에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마음이 바람에 날릴 때마다, 마음이 빛과 바람을 그리워할 때마다, 혹은 마음이 '떠나고 싶어'에 가닿을 때마다 옷걸이에 걸린 여행 가방을 들고 언제든 출발할 수 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질 때 내가 해야 할 일은 딱 하나! 바로 이 가방을 집어 드는 것이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어디로든 가게 된다. 이 가방이 내게 가르쳐준 것 세 가지. 하나, 여행갈 때 짐의 무게만큼 마음도 무거워진다는 것. 둘, 마음의 무게만큼 첫걸음이 무겁다는 것. 셋, 우리가 떠나지 못하는 딱 하나의 이유는 무거운 첫걸음 때문이라는 것. 이렇게 훌쩍 떠나는 여행에는 준비도 계획도 필요하지 않다. 내가 가보니 정말 아무런 준비 없이도 1박 2일은 지낼 수 있다. 그냥 가까운 친구 집에서 자고 오듯이 가볍게 출발하면 되는 것이다. 옷을 갈아입을 필요가 없으니 잠옷 대용으로 가벼운 추리닝 하나만 챙기고, 내일이면 돌아올 테니 속옷을 갈아입을 필요도 없고, 돌아오면 곧 샤워를 할 테니 양말도 오늘 신었던 그대로 돌아오면 된다. 발길이 닿는 대로 가면 되니까 계획은 없어도 되고, 어디든 도착하는 곳이 목적지가 될 테니 예약 같은 것도 필요 없다.
여행에 앞서 계획하고, 준비하고, 다짐하고, 설득한다. 이런 일련의 준비과정을 거치다가 출발 전에 지치기도 하고, 준비만 하다가 포기하도 한다. 너무 많은 결심과 계획은 출발 전부터 사람을 지치게 한다. 항상 우리의 여행 계획은 변경과 축소, 취소만을 반복했다. 가끔 우리에게는 결심과 계획보다는 행동 강령이 필요하다. 마음가짐으로는 안 된다. 행동 지침이 필요하다. "가방만 들면 여행을 떠나라!"라는 규칙을 만들어놓고 언제든 가방을 들면 무조건 출발하는 것이다.
플레이! 3 Action - 나와의 만남나만의 성공법 정의하기 _ 책장 꾸미기
태어날 때부터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는 미리 정해져 있었다. 무식한 사람보다는 유식한 사람, 돈이 없는 사람보다는 돈이 있는 사람, 무명인보다는 유명인이 되어야 했다. 부모님, 선생님 그리고 나를 아는 모든 사람이 나더러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그것이 성공이고, 그래야 행복해진다고.
언젠가부터 사람들에게 휩쓸려 나도 그 사회병에 걸려버렸다.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어 발버둥을 쳤다.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사람들이 정해준 기준에 따라 열심히 살았다. 다른 사람들이 인생의 공통된 목표랍시고 내게 알려준 곳을 향해 질주했다. 사람들이 일렬로 올라서 있는 사다리의 꼭대기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했고, 혹시나 아래로 떨어질까 노심초사했다. 자신의 직업을 밝힌 후 다른 사람들의 눈빛이 바뀌는 것을 보면서 우쭐해하는 사람을 재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부러워했다. 나의 부족함은 항상 다른 사람과의 차이였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내가 갖지 못한 것들은 항상 확대되어 보였다. 그래서 살 만한데도 계속 슬프고, 계속 바쁘고, 계속 초라하고, 계속 가난했다. 나는 잘살게 되었지만 늘 불만족스러웠다. 다른 사람들이 가진 것을 보고 괴로워하느라 내가 가진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
나는 어디까지 가고 싶은 것일까? 어느 날 이 질문 앞에서 막막해졌다. 그러고 보니 내 성공의 목표는 오로지 옆 사람을 추월하는 것이었다. 모두가 같은 곳을 향해 달리기에 옆 사람보다 잘하면 좀 더 빠르게 성공에 이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목적지도 방향도 모른 채 일단 무조건 옆 사람만 보면서 달렸다. 동료와 나는 서로를 앞지르기 위해 노력했다. 실은 돌고 도는 쳇바퀴 속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차리지 못한 채 동료와 나는 경쟁자가 되어 매일 열심히 그 자리를 맴돌았다.
이제 더 이상 이 쳇바퀴가 나를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려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니, 우리가 그토록 오르고자 했던 그 높은 곳이 어딘지 나는 모른다. 단순히 옆 사람과 비교해서 더 잘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르고자 하는 곳부터 찾아야 한다. 나만의 절대적인 행복의 기준이 될 만한 성공 정의법이 필요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도 내 것에 만족하며 기뻐할 수 있게.
나는 멋진 책장을 꾸미는 꿈을 갖고 있다. 그래서 나는 소설가의 멋진 책장을 볼 때마다 열광한다. 아직은 집도 없고 수시로 이사도 다녀야 하기 때문에 집에 꼭 맞는 책장을 짜놓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그런 책장이 있는 서재를 꼭 갖고 싶다. 도서관처럼 많은 책들을 꽂아 두고 우리 집에 놀러 오는 사람들에게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하나씩 선물하고 싶다. 책장 옆에는 노란 소파를 하나 두고, 언제든 내가 자리를 잡고 앉으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그것이 나의 목표이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업을 갖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사실은 행복에 이르는 한 가지 방법에 불과하다. 거대한 서바이벌 게임장에서 살아남는 것만이 인생의 목표이고 이를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다른 기회와 가능성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면 그것은 너무도 비싼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사람마다 이룰 수 있는 성공의 가짓수는 많고 행복해질 방법은 더더욱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