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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무한 우주까지

존 그리빈, 메리 그리빈 지음 | 에코리브르
여기에서 무한 우주까지

존 그리빈, 메리 그리빈 지음

에코리브르 / 2010년 9월 / 278쪽 / 19,500원




서문_ 천문학사 개관

우리는 여기에 어떻게 도달했을까? 이 모든 것이 어떻게 끝날 것인가? 아직도 발견해야 할 다른 문명이 있을까? 이런 의문을 품는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가 동물과 다른 주요 원인이다. 과거에는 이런 물음이 종교와 철학의 영역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천문학의 영역이 되었다. 더욱이 이 물음은 해답을 갖고 있다.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우주는 137억 년 전 빅뱅이라는 뜨거운 불덩어리에서 생겨났다.

우리 태양은 팽창하는 우주에 산재하는 수천억 개의 은하 가운데 하나인 어떤 '섬' 안에 있는 수천억 개의 별 가운데 하나이다. 행성 지구는 훨씬 더 큰 우리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 가족의 일원이다. 수소와 헬륨을 제외한 보통의 화학 원소는 모두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졌으며 그 뒤 나중에 생겨난 별과 행성을 만드는 데, 그리고 적어도 한 행성에서는 사람을 만드는 데 재활용되었다. 사실상 여러분은 우주먼지로 만들어졌다. 우리 태양과 그 행성 가족은 전혀 독특하지 않다.

우리 은하 내에도 다른 많은 행성계가 알려져 있으므로 다른 행성들에도 다른 문명이 존재한다고 추론하는 게 온당하다. 그리고 우주가 점점 더 빨리 팽창하면서 은하들 사이의 거리가 점점 더 멀어지고 마지막 별이 점점 희미해지다가 죽어가기 때문에, 향후 수천억 년 뒤에는 그 모든 게 종말을 맞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이 팽창하는 우주에서 탐험해야 할 것들이 정말로 많다.

천문학의 탄생 : 하늘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것은 거의 정확히 400년 전인 1609년에 이탈리아의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하늘을 향해 돌렸을 때 시작되었다. 사실 갈릴레오가 망원경으로 하늘을 관측한 최초의 인물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본 것의 의미를 완전히 이해한 최초의 인물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는 1610년 3월 『시데레우스 눈치우스』라는 베스트셀러를 펴냄으로써 세상에 자신의 발견들을 알렸다. 갈릴레오의 관측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며, 달과 태양 그리고 다른 천체들이 수정구체에 의해 유지되어 지구 주위를 도는 완전체라는 생각을 포기하게 했다.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돈다는 생각은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의 시대인 16세기 초 이후 쭉 있어왔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코페르니쿠스의 생각이 옳았음을 일깨워준 것은 바로 갈릴레오의 관측이었다.

태양계 너머 :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그레고리와 잉글랜드의 아이작 뉴턴은 별들의 밝기를 태양의 밝기와 비교해 별까지 거리를 측정하려 했고, 지구와 태양 간의 거리보다 수십만 배나 더 멀리 떨어져 있는 가장 가깝고 가장 밝은 별의 거리를 알아냈다. 행성들은 17세기 초 요하네스 케플러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1680년대 아이작 뉴턴의 중력 법칙으로 설명된 유명한 법칙에 따라 태양의 주위를 공전하는데, 이것은 행성까지 거리를 측정하면 태양까지 거리를 알 수 있음을 의미한다.

분광학의 비밀 : 스펙트럼은 백색광이 프리즘을 통과할 때 만들어지는 선들의 무지개 패턴이다. 색은 파장이 감소하는 순서로,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색으로 나타난다. 백색광이 이렇게 성분 색으로 갈라지는 상태를 최초로 상세히 연구한 인물은 아이작 뉴턴이었지만, 천문학자들이 분광학의 유용성을 발견한 것은 200년이나 지난 뒤인 19세기 중반이었다. 현미경을 이용해 햇빛이 만들어낸 무지개 패턴을 연구하던 천문학자들은 확대된 스펙트럼에 수백 개의 검은 선이 가로지르고 있으며, 각각의 검은 선이 빛의 정확한 파장에 해당하는 위치에 놓여 있음을 발견했다. 또 별빛에서도 동일한 종류의 패턴을 발견했다. 중요한 발견은 화학 성분들 각각이 스펙트럼에서 지문처럼 뚜렷한, 독특하고 특색 있는 선의 패턴을 만든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발견한 사람은 분젠 버너와도 관련이 깊은 독일의 로베르트 분젠이다. 만약 뜨거운 물체에서 나온 빛을 이런 식으로 분석하면 스펙트럼에서 선들이 밝게 나타난다. 그리고 만약 스펙트럼으로 만들어지기 전에 백색광을 차가운 가스에 통과시키면 선들이 검은 줄무늬처럼 나타나는데, 한 특정한 선들의 모임은 가스 속에 수소가 있음을 드러내고, 또 다른 선들의 모임은 철이 있음을 말해주는 등 성분 원소를 알려준다. 더 좋은 것은 선들의 모임의 강도가 다른 원소들에 대한 상대적인 함량을 말해준다는 점이다.

분광학은 19세기에 발명된 또 다른 기술인 사진술과 더불어 발전하여, 천문학자들은 이제 별과 다른 천체들의 사진을 찍어두었다가 편리한 시기에 연구할 수 있게 되었다. 분광학은 또 다른 일도 수행한다. 즉 별이 얼마나 빨리 움직이고 있는지도 말해준다. 만약 어떤 별이 우리 쪽으로 다가오고 있다면, 그 별에서 나온 빛은 더 짧은 파장으로 줄어들어 전체 선의 패턴이 스펙트럼의 청색 쪽으로 이동한다. 반면 만약 그 별이 멀어지고 있다면, 빛은 잡아 늘여지며 패턴은 스펙트럼의 적색 쪽으로 이동한다. 이런 청색이동과 적색이동은 모두 19세기 중반에 음파에서 동등한 과정들을 연구한 독일의 크리스티안 도플러의 이름을 따서 도플러 이동 또는 도플러 효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현대 천문학은 이런 모든 관측 기술이 원자와 입자의 물리학인 양자물리학의 이해와 맞물리던 1920년대에 시작되었고, 이것은 별들이 어떻게 움직이며, 화학 원소들이 어디서 생겨났는지를 설명해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천문학자들이 우주에 대해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상세히 다루지 않고, 그들이 이루어낸 발견들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지구

우리는 물과 가스로 이루어진 얇은 층으로 덮여 있고 매일 한 번씩 자신의 축을 중심으로 자전하면서 1년에 한 번씩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지구라는 암석 공 위에 살고 있다. 그런데 갈릴레오의 시대인 400년 전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망원경 관측으로 확연히 드러났음에도 이런 진실을 믿지 못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먼저 사람들은 우리가 우주에서 움직이고 있다면 왜 그 운동을 느낄 수 없는지 의아해했다. 두 번째 이유는 이 세계의 반대편인 '바닥'에 있는 사람들이 왜 떨어지지 않느냐 하는 점이었는데, 아이작 뉴턴이 어떻게 중력의 힘이 사물을 지구 같은 물체의 수학적 중심 쪽으로 끌어당기는지를 설명한 것은 17세기가 되어서였다.

중력의 힘 : 뉴턴의 독창적인 기여는 두 물체 사이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중력이라는 힘이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과 달이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것을 설명한다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입증한 일이었다. 이 말은 무언가가 두 배만큼 멀리 떨어져 있다면 그 힘의 4분의 1을 느끼며(22=4이기 때문에), 세 배만큼 떨어져 있다면 그 힘의 9분의 1을 느낀다(32=9)는 것을 의미한다. 또 지구의 태양 공전 궤도를 비롯해서, 지구 주위를 도는 인공위성이나 목성으로 가는 우주 탐사선 같은 우주 안의 다른 천체들의 궤도도 동일한 역제곱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의 무게는 우리 몸 안에 얼마나 많은 물질이 들어 있고, 지구가 얼마나 세게 끌어당기느냐에 달려 있는데, 물체가 무거울수록 더 세게 끌어당긴다. 달 표면에 있는 우주비행사는 질량은 지구상에서와 똑같지만, 달이 지구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지구만큼 강력하게 끌어당기지 못한다. 따라서 달에서는 우리의 무게가 지구상 무게의 6분의 1밖에 나가지 않는다. 또 중력은 딱딱한 지구를 감싸고 있는 물과 가스의 얇은 층이 왜 사과의 껍질처럼 지구 표면에 균일하게 퍼져 있는지도 설명한다. 지구의 지름은 1만 2756킬로미터이고, 중력이 모든 것을 지구의 중심 쪽으로 끌어당기기 때문에, 대기의 밀도는 표면에서 멀어질수록 급격히 감소한다. 이런 의미에서 대기는 산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더 희박해진다. 바다의 가장 깊은 해저부터 에베레스트 산의 정상에 해당하는 대기 높이까지 거리가 지구 지름의 0.15퍼센트 정도인 20킬로미터에 불과한데, 이 층은 생명체가 서식할 수 있는 지구의 영역을 나타낸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 : 지면 부근의 숨 쉴 수 있는 지역 위에 대기층이 있지만, 이 대기층조차 지표면 위로 멀리까지 뻗어 있지는 않다. 대기의 하층은 대류권이라고 일컬어지며 약 15킬로미터까지 뻗어 있고, 대류권에서는 위로 올라갈수록 온도가 떨어지는데, 이는 공기가 지면 부근에 열을 가두기 때문이다. 이를 온실효과라고 한다. 대부분의 햇빛은 대기를 통과해 지구의 표면을 덥히고, 따뜻한 지표면은 적외선 열을 복사하는데, 대류권의 가스들, 특히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는 지구 표면의 적외선 복사를 흡수해 대기의 하층을 덥힌다.

15~50킬로미터의 성층권에서는 공기가 매우 희박하지만 이 층에 존재하는 오존이, 들어오는 태양 에너지의 일부를 흡수하기 때문에 위로 올라갈수록 온도가 약간씩 상승한다. 그래서 이 층을 때로 오존층이라고도 한다. 고도 50킬로미터 위에서는 온도가 다시 떨어지고, 고도 100킬로미터에 도달하면 일상적인 의미의 온도 개념이 무의미할 정도로 공기가 희박하다.

이산화탄소처럼 반응성이 좋지 않은 가스가 풍부한 대기는 안정한 평형 상태에 놓여 있는 반면, 산소처럼 반응성이 뛰어난 가스가 풍부한 대기는 불안정하다. 따라서 대기는 산소가 끊임없이 만들어져서 공기 중으로 방출되어 화학 반응으로 소모되는 산소를 대체하는 경우에만, 비록 평형 상태는 아니더라도 오랫동안 동일한 상태로 유지될 수 있는데, 지구의 대기는 생명체의 활동 때문에 이런 불안정한 상태로 유지된다.

가장 간단히 설명하면, 식물은 햇빛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탄소와 산소로 분해해 탄소는 세포 구조를 만드는 데 사용하고, 산소는 공기 중으로 방출한다. 그리고 동물은 산소를 들이마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며, 느린 연소의 형태로 음식에서 섭취한 탄소와 산소를 결합해 이산화탄소로 내뱉는다. 총체적인 묘사는 더 복잡하지만, 이 정도면 대충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40년 전, NASA에서 일하던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이런 형태의 과정이 다른 행성에서 생명체를 찾는 시금석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즉 만약 대기가 안정한 평형 상태를 유지하는 행성이라면 생명체를 부양할 수 없다. 반면 대기가 반응성이 뛰어난 산소 같은 가스가 풍부한 불안정한 행성이라면 생명체가 살고 있음이 틀림없다는 것이다.

자성을 띤 지구 : 지구는 약 45억 년 전에 태양을 비롯한 다른 행성들과 함께 형성되었고, 그 이후 죽 냉각되고 있지만 지구 크기의 철 덩어리를 식히는 것만큼 빠르지는 않은데, 이는 핵이 우라늄과 토륨을 비롯해서 특정한 형태의 포타슘(칼륨) 같은 방사성 원소들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 핵은 니켈이 풍부하기 때문에 전기가 잘 통하는 좋은 도체이며, 지구 자기마당의 발생기 구실을 한다. 자기마당이 정확히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외핵 속에 존재하는 녹은 금속들이 지구의 자전으로 뒤섞여 소용돌이치며 흐르는 것과 어떤 관련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한편 지구의 자기마당은 우주까지 뻗어서 이 행성 주위에 자기권(magnetosphere)이라는 영역을 형성한다. 현재, 지구 자기마당의 강도는 감소하고 있으며 아마 4000년쯤에는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그때가 되기 전에 자기마당이 다시 형성되기 시작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자기권의 가장자리는 지구의 영향권과 우주의 최종 경계를 나타낸다. 동시에 우리 달은 자기권의 가장자리 근처인 지구 반지름의 61배가 조금 넘는 거리에서 공전하고 있는데, 달은 지구에서 우주로 나아가는 첫 번째 징검다리이므로 지구의 이야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또 비록 달 자체에는 생명체가 없지만, 지구가 생명체의 편안한 서식처가 될 수 있는 특징들의 대부분을 갖게 된 것은 달 덕분이다.



달은 중력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지구에서 평균 38만 4410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궤도를 돌고 있는데, 지구와 달 모두 사실은 지구-달계의 균형점인 그 질량 중심의 주위를 돌고 있다. 이것은 시소의 균형점과 같으며, 시소의 한쪽 끝에 앉은 아이의 무게가 다른 쪽에서 균형점에 훨씬 더 가까이 앉아 있는 어른에 의해 균형을 이루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구-달계의 균형점은 달의 중심보다 지구의 중심에 훨씬 더 가까이 놓여 있다. 사실 이 균형점은 지구의 중심으로부터 4분의 3 정도 되는 거리(4700킬로미터)인 지구의 표면 밑에 놓여 있다.

너무나 오래 전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달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는 아무도 확실히 알 수 없다. 그러나 달 암석의 화학적 조성을 분석하고, 달과 행성들에 크레이터가 생긴 방식을 조사하고, 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천문학자들은 '최고의' 시나리오를 고안해냈다. 그 시나리오를 '대충돌(Big Splash)'이라고 한다. 우리는 태양을 비롯해서 지구를 포함하는 태양계의 행성들이 45억 년도 더 전에 수축하는 가스와 먼지 구름으로 형성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46억 년 전쯤에는 태양이 태양계의 중심에서 빛나고 있었고, 지구는 이 젊은 태양의 주위를 도는 여러 암석 공 가운데 하나였는데, 이런 최초의 원시 행성들은 더 작은 천체들을 휩쓸어 모음으로써 점점 더 커진다.

그러나 빗발치는 우주 파편들의 충돌은 행성 전체가 녹기에 충분한 열을 발생시켜 철을 비롯한 다른 무거운 원소들을 중심으로 가라앉혔고, 운석들의 폭격이 완화되면서 행성의 표면이 식어 굳었고 녹은 내부 주변에 두꺼운 지각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구가 이런 식으로 안정되어가기 시작할 때, 함께 태양의 주변을 돌던 다른 암석 천체 하나와 아슬아슬하게 충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충돌로 충돌체와 지구의 초기 지각 모두 녹게 되었을 것이다. 원시 행성의 중심에 있던 철 같은 무거운 금속은 지구의 중심으로 가라앉았겠지만, 지구의 초기 지각의 상당량을 포함하는 더 가벼운 물질은 대충돌 때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버렸을 것이다. 그리고 이 물질의 대부분은 지구의 중력적 인력에서 완전히 벗어났지만, 일부는 고리 형태로 지구 주변을 돌게 되었다. 즉 저 물질 고리가 식어서 응집되어 달을 만들었는데, 달과 지구 지각의 조성이 유사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한편 지구에는 대충돌이 일어나지 않았을 경우보다 훨씬 더 얇은 지각이 남았고, 이 때문에 지구의 표면을 만드는 판구조 활동이 일어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달은 형성된 이후 계속 우주에서 날아온 충돌체들의 폭격을 받아 크레이터들이 산재하는 현재의 표면을 갖게 되었고, 또 지구는 아슬아슬하게 스치듯 충돌했기 때문에 오늘날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자전하게 되었다. 젊은 달 역시 오늘날보다 지구에 훨씬 더 가까웠는데, 달은 여전히 매년 4센티미터씩 멀어지고 있다.

태양

태양의 지름은 139만 2530킬로미터로, 지구 지름의 약 108배, 태양의 부피는 지구 부피의 약 130만 배이다. 정확히 말하면 지구 부피의 129만 5000배이다. 우리는 지구와 달의 내부 구조를 조사할 때와 마찬가지로 내부로 들어가 표면을 흔드는 진동파를 연구함으로써 태양의 내부 구조를 조사하는데, 이런 기술을 일진학(helioseismology)이라 한다. 태양은 71퍼센트의 수소와 27퍼센트가 조금 넘는 헬륨, 그리고 2퍼센트 미만의 더 무거운 원소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일진학을 비롯한 다른 연구들을 통해 천문학자들은 태양의 핵이 그 중심부터 표면까지 거리의 4분의 1까지만 뻗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태양 질량의 절반이 이 고밀도의 핵 안에 집중되어 있다. 또 거기에서는 전자들이 원자의 외곽 부분에서 완전히 분리되어 있으며, 원자핵들이 너무나 밀집되어 있어서 밀도가 물의 160배, 납의 12배에 이르고, 핵에서 압력은 지구 표면 기압의 3000억 배이며, 온도는 중심에서는 섭씨 1500만 도 정도이지만, 바깥 가장자리에서는 1300만 도로 떨어진다.

이런 극단적인 조건들 때문에 심장부에서는 일련의 핵반응이 일어나 수소 핵을 헬륨 핵으로 바꾸는데, 이 과정은 네 개의 수소핵(양성자)을 한 개의 헬륨 핵(알파 입자라고도 한다)으로 바꾸는 몇 단계를 거친다. 그리고 이 반응이 일어날 때마다 초기 네 원자의 질량 0.7퍼센트가 아인슈타인의 방정식 E=mc2에 따라 에너지로 방출된다. 그런데 양성자 각각이 양전하를 띠고 있어 서로 밀어내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과정은 아주 드물게 일어나지만, 태양 내부에는 양성자가 너무 많아서 비록 그 과정이 상당히 드물기는 해도 전체적으로 매초마다 500만 톤의 질량이 에너지로 전환되어 복사로 우주 공간으로 빠져나간다. 그러나 태양이 굉장히 크므로 비록 그 안의 물질이 45억 년 동안 이런 식으로 에너지로 전환되었다고 해도, 지금까지 잃은 양은 처음 수소핵 저장량의 4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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