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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 생각의나무
낮 Daytime



[a.m 07 : 00] 침대 - 잠을 깨우는 충격파, 자명종

자명종 시계에서 동심원을 그리는 파동이 둥글게 뻗어 나오기 시작하더니 마하 1의 속도로 달려 사방으로 퍼져간다. 거침없이 죽죽 뻗은 파동은 벽에 가 부딪친다. 창에 드리운 커튼에도 쏟아진다. 마찰을 통해 파동 에너지의 일부를 전달받은 커튼의 온도가 조금 올라간다. 하지만 대부분의 파동은 곧장 반사되어 돌아와, 곤히 잠든 두 집주인의 귀에 들어가고, 마침내 그들을 깨운다. 여자는 아늑한 이불 아래에서 겨우 손을 꺼내 침대 옆 협탁을 더듬는다. 자명종 시계에 닿은 여자의 손은 꼭대기의 버튼을 '딸깍' 눌러 소리를 꺼버린다. 자명종 시계에서 나던 '삐빅' 소리는 멈췄지만 대신 더 높은 주파수의 파동이 시계 속 수정 진동자에서 뿜어져 나와 음파와 마찬가지로 둥근 원을 그리며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이 파동 역시 벽에 부딪치고 커튼을 조금 데울 것이다. 그러나 음파 다음으로 방을 채운 이 충격파는 사람의 귀에 들리지 않는다.



[a.m 07 : 08] 마루 - 보이지 않는 동거인, 집먼지 진드기

남자는 일어나 욕실로 가는 중이다. 그가 발을 떼어놓을 때마다 마루가 요동친다.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가늘게 떠는 가구들 위에서 먼지도 춤춘다. 그런데 그의 발밑에 마루나 먼지말고도 또 다른 움직이는 물체가 있다. 이들은 남자가 성큼성큼 걷는 동안 비로소 잠에서 깨어난다. 집먼지 진드기들이다. 전염병 학자들의 조사에 따르면 거의 100퍼센트에 가까운 가정이 집먼지 진드기에 감염되어 있다고 한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이들이 육안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을 정도의 크기이며 피부를 물어 따끔거리게 하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은 카펫이나 침대 이외에서는 살지 않는다.



진드기들이 먹는 영양분이란 도대체 뭘까? 바닥에 진을 친 진드기들에겐 각질이야말로 일용할 양식이다. 각질은 집안 여기저기 무수하게 널렸다. 당신이 침대에서 뒤척일 때 떨어져 나오고, 옷을 입을 때도 쓸려 나온다. 걸어 다닐 때는 더 엄청나다. 1분에 수만 개 씩 떨어진다. 꼼짝 않고 서 있을 때도 양이 적다 뿐이지 어김없이 벗겨져 내린다. 진드기들이 하는 일은 지상의 다른 여타 동물들이 하는 일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먹고 배설하고 기회가 될 때는 교미를 한다. 진드기 한 마리는 매일 약 스무 덩이의 배설물을 항문 구멍을 통해 짜낸다. 하지만 진드기의 배설물은 매우 미세해서 그것들을 대형 피라미드 건축에 쓰인 돌덩이 수만큼 쌓는다 해도 이 문장 마지막에 찍힌 마침표 안에 충분히 들어가고도 남을 것이다. 아주 작은 진드기 배설물들은 공중에 둥둥 떠다니며 온 집안을 누비고 다닌다.



[a.m 07 : 21] 가스레인지 - 백악기 원시바다의 재현, 주전자

부엌에서는 아침 준비가 시작된다. 여자는 계란도 부쳐야겠고, 빵도 구워야겠는데 그 무엇보다도 우선하는 일이 있다. 아침 식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즉 커피나 차를 준비하는 일이다. 이 아침에 우리가 살펴보려는 것은 커피 물이 끓고 있는 주전자 속이다. 그 안에서 타임머신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작 몇 세기를 뛰어넘는 타임머신이 아니다. 약 1억 3500만 년을 거슬러 올라가 공룡이 지구를 지배하던 백악기까지 돌아가는 타임머신이다.



뜨거운 주전자 안의 상황은 지구의 원시 바다 속과 흡사하다. 뜨겁고, 증기가 많고, 부글부글하는 기포가 끝없이 올라온다. 물론 우리가 주전자와 원시 바다를 착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주전자는 주전자고 백악기 바다는 백악기 바다일 뿐이다. 하지만 고대에 살았던 생명체 또는 생명체의 잔존물들은 사람과는 다르게 인식한다. 어쩌다 주전자에 안착한 그들은 어쩐지 과거로 회귀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후텁지근했던 백악기의 먼 바다에 앉아 있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들은 과거의 형체를 되찾으려고까지 한다.



백악기의 따뜻한 바다와 석호에는 키가 15미터인 브론토사우루스가 해초를 짓밟고 돌아다녔으며, 무게가 80톤인 디플로도쿠스가 힘겹게 물을 저으며 어슬렁거렸다. 그리고 아주 자그만 해양 생물들이 무수히 떠다니고 있었다. 그들은 살아있는 동안에는 평화롭게 물속을 부유하다가 죽으면 바다 바닥에 가라앉았다. 물이 얕은 곳이라면 육중한 공룡들이 그 위를 쿵쿵 밟고 다녔을 것이다. 석회 진흙도 와서 덮히고, 해양 생물들의 사체는 점점 더 깊이 묻혔다. 이후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의 형체는 분자 단위까지 쪼개진 채 갇혀 있었고 차가워진 바닷물은 그들이 다시 뭉칠 만한 조건을 만들어주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그들이 쌓인 지층이 우리의 용수공급원에 노출된 것이다. 해양 생물들의 사체는 조금씩 물에 녹아 상수도를 타고 가정까지 왔다. 이들 오래된 화합물의 무덤은 우리가 사용하는 수돗물에 고스란히 담겨 돌아다닌다.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우리가 마실 차를 위해 '쉭쉭' 활기차게 끓고 있는 뜨거운 주전자 속에서다. 지금 여기서 저 옛날 백악기 석호와 비슷한 환경이 재현된다. 온기가 있고, 물살이 있다. 수많은 시간을 흩어진 채 견뎌온 고대 생물들의 잔해는 하릴없는 부유를 멈추고 한데 엉기기 시작한다. 생명체라고는 할 수 없다. 1억 3,000만 년의 휴지기를 거친 뒤 갑자기 살아난 괴이한 모양의 생물 사체 조각들일 뿐이다. 몇몇은 컵에 물을 따를 때 부어지고 몇몇은 주전자 안쪽에 들러붙는다. 우리가 볼 때는 어쩌다 생겨난 물때일 뿐이지만, 이들의 입장에서는 비록 착각에 의한 것이긴 하나 잠시나마 세상에 다시 태어났다는 최후의 증거인 셈이다.



[a.m 07 : 43] 화장대 - 생선 비늘의 대변신, 립스틱

식사를 마친 여자는 몸단장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립스틱은 "바람둥이 여자들의 얼굴에 드러난 세월과 질병의 상처를 치료할" 유일한 수단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당시의 립스틱은 말려 빻은 곤충 시체로 색을 내고 밀랍을 넣어 딱딱하게 한 뒤 올리브유로 윤기를 낸 기름 덩어리에 불과했다. 바른 후 몇 시간이 지나면 올리브유 때문에 입술에서 악취가 풍겼다. 뉴욕시 보건국은 1924년 립스틱 판매를 금지시키기도 했는데, 사용자인 여성들의 건강을 염려해서라기 보다는 립스틱을 바른 여성들에게 키스하는 남성들이 중독될까봐 우려해서였다.



이후 인습에서 해방된 현대 여성을 위해, 립스틱은 완전히 다른 조성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현대적 립스틱의 핵심은 산(酸)이다. 입술 깊이 파고들어 타는 듯한 착색을 시키는 데 있어 산을 능가할 만한 것은 없다. 산은 원래 오렌지색이지만 살아 있는 피부 세포와 반응해 진한 빨강으로 변한다. 립스틱에 들어있는 그 밖의 물질들은 이 산 성분을 제대로 고착시키기 위한 보조제일 뿐이다. 립스틱의 반짝임을 위해서 사용되는 것은 생선 비늘이다. 립스틱을 바르는 여성들은 말썽거리인 입술에 약간의 반짝거림을 가미하길 원하고, 립스틱 제조업자들은 이러한 여성들의 바람에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방부제와 향수를 첨가할 때 광택이 있고 무지개처럼 다채롭게 반짝이는 것, 그러면서도 너무 비싸지 않은 무언가를 함께 붓는다. 생선 비늘은 생선 포장 공장에 가면 허다하게 남아돌고 있다. 비늘을 암모니아에 적신 뒤 다른 물질들과 섞는 것이다.



[p.m 15 : 45] 잔디밭 - 엑소더스 종족 보존 프로젝트, 아메바

여자와 남자가 일터로 나간 후 텅 빈 집은 몇 시간 동안이나 저 혼자 흔들리고, 숨쉬고, 미끄러지고, 꿈틀거린다. 그렇지만 그날따라 일을 일찍 마치고 이른 오후에 집에 돌아온 여주인은 살아 움직이는 자신의 집이 벌이는 기적 같은 일들을 조금도 눈치채지 못한다. 여자는 청바지를 갈아입고 뒷마당에 나가 한적하게 오후를 즐길 마음을 낸다. 놀랍게도 그녀의 발아래에서는 복잡한 일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긴 의자에 여자가 비스듬히 누워있는 잔디밭 아래로 2, 3미터만 파고 내려가면 무수한 작은 구멍들이 뚫린 것을 볼 수 있다. 공기구멍들인데, 각각에 수많은 생명체들이 살고 있다.



잔디밭 속 생명체들이 하는 활동은 딱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그들은 서로 죽이며 먹이사슬을 이어지게 한다. 잔디밭 구멍 속 생물들이 전투를 계속하기 위해서 점차 호흡을 빨리 하게 된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그들은 빠르게 호흡하는 과정에서 황이나 질소 화합물을 녹이고 이로써 물질의 순환을 돕는다. 물질의 순환을 돕는 호흡 활동말고도 잔디밭 구멍 속 생물체들이 하는 유용한 활동이 하나 더 있다. 그들은 다른 생명체들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할 때 쓸 요량으로 모종의 방어 액체를 합성한다. 그 액체는 땅 속 미생물뿐만 아니라 땅 위 미생물들에게도 치명적이므로, 사람들은 그것을 원료로 삼아 항생제를 만들어낸다. 정원에 앉아 있는 여자가 맡는 싱그러운 흙 냄새는 스트랩토미세스라는 미생물이 부산히 내보내고 있는 기체에서 나는 것이다.



땅 속 생물간의 다툼이 이런 예기치 못한 이득을 주기 때문에, 이기적이지만 녹지를 보전하자고 주장할 수 있는 셈이다. 우리가 요즘 쓰는 항생제의 대부분은 한줌 정도 되는 토양 미생물들에게서 얻은 것이다. 우리가 무심코 빈 터에 건물을 짓거나 농지와 삼림을 택지로 전환할 때, 숱한 생명을 살릴지도 모르는 새 항생물질을 발견할 기회가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정원 의자 아래 땅 속 깊은 곳의 토양 미생물들이 자신들의 일에 열심인 동안, 두 발을 편하게 꼬고 앉아 평화롭게 휴식하는 여자의 다리 바로 밑, 즉 땅 위에서도 땅 속 못지 않게 신기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중 점균류가 있다. 점균류에는 약 500여 종이 있는데 우리는 그 중에서도 잔디밭 흙에서 흔한 종 중 하나인 딕티오스텔리움 무코로이데스(Dictyostelium mucoroires)를 살펴볼까 한다. 놀랍게도 이 점균류는 대부분의 시간에는 존재조차 하지 않는다. 당신이 엇갈린 발아래 한 지점, 점균류가 나타날 성 싶은 곳을 골라 적당한 도구로 바싹 들여다본다 해도, 보이는 것이라곤 잔디 뿌리 사이를 철썩거리며 돌아다니는 작은 아메바들뿐이다.



만약 당신이 발뒤꿈치를 땅에 디뎌 그들이 활개치던 구역을 짓이겨 버린다면, 그래서 그들의 식량 공급을 위태롭게 해버린다면, 아메바들은 신기한 활동을 시작한다. 그들은 갑자기 하던 일을 모두 멈춘다. 마치 모종의 지엄한 부름을 받는 것 마냥 가만히 멈춰 선다. 그리고 신비로운 신호를 제대로 알아들은 이들은 잔디밭의 한 지점을 향해 몸을 틀고는, 길 떠날 준비를 마치면 일제히 기어가기 시작한다. 바야흐로 점균류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 마리, 아니 수십 마리나 수백 마리가 아니다. 몇 십억 마리의 아메바들, 아마도 지구 인구 전체보다도 많을 아메바들이 하나같이 갑작스럽고도 무의식적인 이동을 하는 것이다. 몇몇은 이동 중 몸통에 입은 날카로운 상처에서 원형질이 흘러내리는 바람에 여행을 마치지 못한 채 죽는다. 맹렬하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종교적 열정에 불타는 광신도들의 대이동 같을 것이다. 한 시간 가량 대이동이 계속되고, 드디어 아메바들은 머리를 부닥칠 정도로 가까이 모였다. 이들은 곧 소복한 산, 작은 피라미드처럼 가운데가 볼록 속은 형태의 탑을 쌓는다. 살아있는 것들이 이루는 이 피라미드가 소동의 핵심이다.



아메바들은 종족의 일부를 도피시키려 하는 것이다. 왜일까? 식량 공급에 위협이 닥쳤거나 여타의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아메바 전체가 일거에 죽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처럼 미친 듯한 대이동을 통해 다만 몇몇이라도 멀리 탈출시킴으로써 종족의 유전자를 보존하려는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의 아메바라도 제대로 살아갈 만한 땅에 내리는 것, 그리고 그곳의 세균들을 공격하여 터를 잡음으로써 새 아메바 군체를 키워 가는 것이다. 당신이 좋아하는 정원 의자에서 발을 내려 잔디를 밟을 때마다 이 일은 벌어지고 있다. 자, 우리의 무대인 뒷마당은 이런 상태다.



[p.m 18 ; 38] 식탁 - 사이키 조명의 디스코텍에 가다, 파리

만약 지금이 여름 저녁이고 창문이 열려있다면, 생명체 하나가 끼어 들 가능성이 있다. 이 녀석은 하늘을 나는 기술을 습득한 순서로 따지면 진화의 역사 중 꼴찌에서 두 번째에 불과한데도 동물계에서 가장 민첩한 날짐승 중 하나다. 흔히 집파리라고 불리는 녀석에게서 특히 인상적인 점은, 둥그렇게 부풀어 오른 커다란 눈을 통해 그들이 내다보는 세상이 우리가 인지하는 세상과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다.



영화를 볼 때 영화의 화면은 사실 매끄럽게 이어지는 게 아니다. 정지 화면들이 인간의 시각 한계인 0. 05초 보다 조금 더 좁은 간격으로 빠르게 나열되는 것에 불과하다. 파리가 영화를 본다면 인디아나 존스가 펼치는 호기로운 모험들이 매 장면 사이에 암전이 있는 슬라이드 쇼 마냥 지루한 풍경의 나열로 비춰질 게 분명하다. 파리의 신경계는 인간보다 빠르게 작동하므로 0.005초 간격으로 벌어지는 사건도 가려서 판별해내기 때문이다. 부엌의 형광등의 경우 발전소가 공급하는 전압에 따라 1초에 60회 깜박인다. 파리는 불이 꺼졌다 켜졌다 하는 것도 느낄 수 있다. 파리의 입장에서는 묘한 디스코장을 구경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상상하면 된다.



또한 파리의 눈을 보면 4,000개의 작은 수정체들로 이뤄져 있는데, 먼 곳의 물체를 세세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이 좋지는 않다. 남자가 파리를 공격해 올 때 눈이 나쁜 파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잽싸기 때문이다. 그런데 파리는 얼마나 빠르기에 최고 속도로 덤벼드는 주먹을 피할 수 있을까? 파리는 위에서 천천히 빛을 내뿜는 형광등 덕분에 다가오는 위험을 똑똑히 보았고, 서두르는 기색 없이 찬찬히 비행을 준비한다. 눈부신 속도로 긴급발진에 성공한 전투기 조종사라도 8000만 년이나 기술을 진화시켜온 작은 파리 앞에서는 비행 실력을 뽐내기 힘들 것이다.



우선 파리의 뇌는 삼각법을 동원해 닥쳐오는 주먹의 경로를 예상하고 어느 방향으로 날아야 목숨을 부지할지 계산한다. 다음에 흉곽 바깥에 있는 시동 근육이 최초의 신호를 감지하고, 날개가 이어진 부분에 덮여있는 유리섬유 같은 막을 잡아당긴다. 날개를 잠갔던 걸쇠가 안쪽으로 찰칵 열리면 드디어 날개를 펼칠 준비가 되었다. 물론 연료가 필요하다. 파리는 성난 주먹이 식탁 위 5센티미터까지 들이닥친 이 시점에서 연료 밸브를 활짝 열어젖힌다. 파리의 연료는 가솔린이 아니라 순도 높은 당이다. 당이 날개를 잡아주는 근육으로 흘러 들어가면, 이를 점화시키기 위해서 가느다란 은빛 공기구멍을 통해 산소가 들어온다. 산소와 연료가 잘 섞인 후에야 파리는 발진 근육에 강한 힘을 실을 수 있다. 파리는 이륙을 시도하여 남자에게서 탈출하고는, 연료 공급을 잘 조절하여 빠르게 날고 있다.

앞서 보았듯 파리는 시각적 인지가 빠르기 때문에, 적지 않은 시간을 캄캄한 어둠 속에서 비행하는 셈이 된다. 부엌 등이 환하게 켜져 있어도 마찬가지다. 조종사라면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어둠 속에서 비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형광등이 켜진 부엌에서 주기적으로 암전을 경험하는 파리는 날개 아래에 튀어나와 있는 자이로스코프, 즉 평균공 한 쌍을 활용해 어려움을 극복한다.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에 갑자기 몸이 흔들리거나, 기울거나, 요동치거나, 어질어질해지면, 평균공들이 잽싸게 뇌에 주의를 주어 진로를 수정하게 한다. 그 정보가 비행 근육에 전달된다. 덕택에 파리가 원하는 곳을 향해 제대로 날아갈 수 있다. 이제 거실로 날아 들어온 녀석은 천장으로 바싹 다가가 여행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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