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콘서트
정재승 지음 | 동아시아
제1악장 매우 빠르고 경쾌하게 Vivace molto
케빈 베이컨 게임 : 여섯 다리만 건너면 세상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이다몇 년 전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크게 유행했던 '케빈 베이컨의 6단계'라는 게임이 있다. 케빈 베이컨은 영화 <풋 루스 Foot loose>, <일급 살인 Murder in first>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개성파 배우이다. 그의 이름이 붙여진 이 게임은 할리우드 배우들이 케빈 베이컨과 몇 단계 만에 연결될 수 있는가를 알아보는 데서 시작되었다. 예를 들면, 로버트 레드포드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메릴 스트립과 함께 주연을 맡았고, 메릴 스트립은 케빈 베이컨과 <리버 와일드>에 함께 출연했으므로, 로버트 레드포드는 케빈 베이컨과 두 단계 만에 연결되었다. 이런 식으로 따져보니 대부분의 할리우드 배우들은 여섯 단계 이내에 케빈 베이컨과 연결되었다.
케빈 베이컨이 할리우드 배우들과 6단계 만에 연결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왕성한 활동 때문이기도 하지만, 할리우드가 '영화'라는 특성으로 이루어진 '작은 사회'라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사회적, 지역적 혹은 인간관계 면에서 가까운 사람들끼리 무리를 짓게 된다. 그래서 내가 살고 있는 도시만 벗어나도 아는 사람의 수는 급격히 줄어든다. 1996년 미국 코넬 대학교의 스티브 스트로카츠(Steve Strogatz) 교수와 박사과정에 있던 '던컨 와츠'는 '6단계 관계론'을 연구하면서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인간관계의 가지를 전혀 엉뚱한 곳으로 뻗치게 되면 다시 관계를 좁힐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이것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는데, 사람들의 관계를 선으로 연결하여 그 네트워크에서 엉뚱한 곳으로 가지를 뻗어 보았다. 즉 사업이나 여행, 유학, 이민 등으로 인한 가지를 다른 지방, 혹은 다른 나라로 뻗어 보았다. 여기서 그들은 100개 중 하나의 가닥만 다른 지역으로 연결해도 평균 단계수가 10분의 1씩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잘 짜여진 네트워크에서 몇 가닥만이라도 엉뚱하게 가지를 뻗으면, 이 거대한 사회가 단 몇 단계 만에 누구에게든 도달할 수 있는 '작은 세상'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들은 이 네트워크를 '작은 세상 네트워크(Small world network)'라고 부른다.
과학자들은 '작은 세상 이론'이 공학적 설계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그 이론을 활용하면 도로 설계를 전면 수정하지 않더라도, 몇 가닥의 고가도로와 다리만으로도 도시의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바꾸어 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구가 점점 좁은 세상이 되어가는 것은 공동체 의식 등의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작용을 안을 우려가 크다. 전국의 중고생들은 해마다 '행운의 편지'로 시달리고 있으며, 피라미드식 기업이 거대해지고, 연예인에 관한 고약한 유언비어가 사실처럼 퍼져갈 수 있는 것이다. 컴퓨터 바이러스가 전 세계 컴퓨터 네트워크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우려는 더 이상 기우가 아니다.
머피의 법칙 : 일상생활 속의 법칙, 과학으로 증명하다살다보면 되는 일도 있고 안 되는 일도 있다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안 되는 일이 더 많다. 슈퍼마켓에서 줄을 서면 꼭 다른 줄이 먼저 줄어들고, 소풍날이면 어김없이 비가 내리고, 수능시험을 보는 날엔 해마다 한파가 몰아친다. 그럴 때마다 생각나는 법칙이 있으니 이름 하여 '머피의 법칙(Murphy's law)'이다. 머피의 법칙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잘될 수도 있고 잘못될 수도 있는 일은 반드시 잘못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선택적 기억(selective memory)'이라는 용어로 머피의 법칙을 반박한다. 그들의 이론은 이렇다. '우리의 일상은 갖가지 사건과 경험들로 가득한데 대부분 스쳐지나가는 경험이다. 따라서 일일이 기억의 형태로 머릿속에 남진 않는다. 그러나 일이 잘 안 풀린 경우나 아주 재수 없다고 느낀 일들은 아주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다. 결국 시간이 지나고 나면 머릿 속엔 재수 없었던 기억들만이 남게 된다.' 이러한 이론을 반박한 과학자가 있다. 영국 애쉬톤 대학 정보공학과의 연구원 로버트 매튜스(Robert A.J. Matthews)는 '버터 바른 토스트'를 사례로 머피의 법칙을 증명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아침에 출근 준비로 부산을 떨며 토스트에 버터를 발라 먹다보면 빵을 떨어뜨리기 쉽다. 그런데 하필이면 버터나 잼을 바른 쪽이 꼭 바닥으로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영국 BBC방송국에서는 로버트 매튜스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한 과학프로그램에서 실험을 했다. 그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300개의 버터 바른 빵을 공중으로 던져보도록 하였다. 그러자 버터를 바른쪽이 152번, 버터를 바르지 않은 쪽이 148번 바닥으로 떨어졌다. 확률적으로 별 차이가 없다는 실험결과를 보여줌으로써 '머피의 법칙'은 결국 우리들의 착각이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로버트 매튜스는 다시 이것을 과학적 계산을 통해 반증했다. 즉 우리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실제상황은 토스트를 공중으로 던져서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보통의 식탁 높이나 사람의 손 높이에서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높이에서 토스트가 떨어질 경우, 토스트가 충분히 한 바퀴를 회전할 만큼 지구의 중력이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머피의 법칙이 들어맞는 이유는 지구의 중력과 식탁의 마찰계수가 그럴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는 것이었다. 하버드 대학교 천체물리학과 '윌리엄 프레스' 교수는 인간이 지구 환경에서 넘어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생활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키가 가장 적당하다고 한다. 즉 빅뱅에 의해 결정된 우주 상수와 그것에 의해 결정된 지구의 역학적 특성이 인간의 키를 2m 안팎의 높이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중력에 의한 과학이론이 머피의 법칙을 탄생시킨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계산대 앞에서 내가 선 줄이 가장 먼저 줄어들기를 바랐고, 변덕이 죽 꿇듯 하는 날씨를 기상청이 정확하게 예견하기를 기대했고, 토스트를 떨어뜨리면서 버터 바른 면이 위로 떨어지기를 바랐다. 머피의 법칙은 세상이 우리에게 얼마나 가혹한가를 말해주는 법칙이 아니라, 우리가 그동안 세상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무리하게 요구했는가를 지적하는 법칙이었던 것이다.
어리석은 통계학 : O.J. 심슨 사건이 남긴 교훈확률에 얽힌 몇 가지 유명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확률의 기막힌 역설에 관해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미국 NBC TV의 유명한 게임쇼인 '몬티 홀 게임쇼'에 재미있는 확률 문제가 나왔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스튜디오 중앙에 세 개의 문이 있다. 그 중 하나의 문 뒤에는 값비싼 스포츠카 페라리가 있고, 다른 두 개의 문 뒤에는 선글라스를 낀 염소가 앉아 있다. 출연자가 1번을 선택하면 모든 상황을 알고 있는 진행자는 흥미를 돋우기 위해 1번 대신 3번문을 열어 보인다. 물론 거기에는 염소가 앉아 있다. 그러면 사회자는 익살스럽게 게임 참가자에게 묻는다. "지금 2번으로 선택을 바꾸셔도 됩니다. 바꾸시겠습니까?" 이 상황에서 출연자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많은 참가자의 경우 그냥 1번으로 하겠다고 말한다. 괜히 2번을 선택했다가 처음 선택한 1번에 페라리가 있으면 너무 억울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운의 문제로 여겨졌던 이 문제는 주간지의 칼럼니스트 '매릴린 사방'에 의해 심도 있게 논의되기 시작했다. 매릴린 사방은 세계에서 IQ가 가장 높은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그녀의 대답은 "바꾸는 것이 유리하다"였다. 그녀의 설명에 의하면 애초에 선택했던 1번문에서 자동차가 나올 확률은 1/3이다. 그러나 모든 확률을 더한 값은 항상 1이어야 한다. 따라서 3번문에 자동차가 없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됐으므로, 남아 있는 2번에 페라리가 있을 확률은 2/3가 되는 것이다.
몬티 홀 문제 말고도 흥미로운 통계의 일면을 보여주는 사건이 하나 더 있다. 20세기 미국 10대 범죄의 하나로 선정된 O.J. 심슨 사건이 그것이다. O.J. 심슨은 70년대 미국 프로 미식축구를 주름잡았던 영웅이다. 그는 은퇴 후에 NBC-TV의 미식축구 해설가로 활약하기도 했으며, 영화 <총알탄 사나이> 시리즈에서 노드버그라는 흑인 형사로 출연하기도 했다.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심슨과 경찰 사이의 고속도로 추격전은 TV로 생중계돼 당시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사건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94년 6월, 로스앤젤레스 고급 주택가의 한 저택에서 심슨의 전처 니콜과 그녀의 남자 친구가 온몸이 난자당한 채 변사체로 발견됐다. 당시 목격자는 없었으며 심슨의 집에서 피 묻은 장갑이 나왔고, 그 장갑의 DNA검사 결과 희생자의 혈액임이 입증됐다. 심슨은 유명한 변호사들로 이른바 변호 '드림팀'을 구성했다. 그리고 그들로 하여금 '피 묻은 장갑이 자신의 손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과 '담당 형사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사실을 부각시켜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자 피해자의 변호인단측은 '평소 심슨이 아내를 때리고 폭언을 일삼았다'며 심슨의 살인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러자 심슨의 변호인단 측에서는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는 아내 중에서 남편에게 살해당한 경우는 천 명 중의 하나, 즉 0.1%도 안 된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템플 대학교의 수학과 교수인 '존 알랜 팔로스'는 이러한 계산이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범하는 오류라고 지적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매 맞는 아내가 남편으로부터 살해당할 확률이 0.1%밖에 안 된다'는 주장은 맞다. 그러나 O.J. 심슨 사건의 경우에는 이미 아내가 죽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평소 구타를 행하던 남편이 범인일 확률'을 계산해야 하는 것이다. 그럴 확률은 무려 80%가 넘는다.
범행 현장에서 심슨과 같은 사이즈의 발자국도 발견됐다. 또 발자국 왼쪽에 범인이 흘린 핏자국이 있었는데, 심슨의 왼쪽 손에 칼에 베인 자국이 있었다. 그러나 심슨의 변호인단은 심슨과 같은 발사이즈를 가진 사람은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충분히 많고, 왼손을 다친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분에서도 존 알랜 팔로스 교수의 반론이 제기된다. 심슨과 같은 발사이즈나, 왼손에 상처 입은 사람의 확률이 각각의 상황에서는 매우 높다. 하지만 독립된 두 상황이 동시에 일어날 확률은 그 곱이 되는 것이다. 또한 피살현장에서 발견된 흰 수염의 DNA가 심슨의 것과 일치한다는 확률까지 접목시켜 보면, 정황은 더욱 분명해 지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심슨의 변호인단 측의 말장난, 즉 개별적 확률론에 넘어가 살인자를 무죄 석방했다. 이 세상은 명확한 법칙으로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로 가득하다. 따라서 확률과 통계에 익숙하지 않으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을 우연이나 재수라는 이름으로 둔갑시킬 수 있게 된다.
웃음의 사회학 : 토크쇼의 방청객들은 왜 모두 여자일까?「1962년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이상한 사건이 발생했다. 기숙학교에 다니던 12~18세의 여학생들이 전염병에 걸린 것이다. 이 병의 증세는 '웃음을 참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한번 터지기 시작한 웃음은 짧게는 몇 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 동안 그칠 줄을 몰랐고 아무리 애를 써도 그 웃음을 막을 순 없었다. 처음 3명의 여학생에게서 시작된 이 병은 순식간에 98명의 학생에게로 전염되었고 증세는 더욱 심해져 병이 시작된 지 두 달 반 만에 학교 문을 닫아야만 했다. 집으로 돌아간 학생들은 본의 아니게 이 전염병을 이웃에 퍼뜨리는 역할을 하게 됐고, 그 후 2년 반 동안 무려 1,000명의 사람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는 병'을 앓게 되었다.」
우리는 일상적인 대화에서 종종 다른 사람이 웃으면 나도 따라 웃게 되는 것을 경험한다. TV 시트콤에서 재미있을 만한 장면에 '녹음된 웃음소리'를 삽입하는 것도 시청자의 웃음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어떤 신경학자들은 웃음이 전염되는 것은 우리의 뇌에 웃음소리에만 반응하는 웃음 감지 영역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매릴랜드 주립대학교 심리학과의 '로버트 로빈 교수'는 웃음은 그저 유머에 대한 생리적인 반응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돈독하게 해주는 사회적 신호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토크쇼의 방청객들은 왜 모두 여자일까? 그들은 PD나 FD의 수신호에 맞춰 웃음과 박수, 때로는 비명과 야유를 적재적소에 내질러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방송국의 PD들은 '여성 방청객들이 남성방청객들과 함께 앉아 있으면 웃음소리가 60% 정도밖에 안 나온다'고 말한다. 그래서 토크쇼의 방청객석을 모두 여성들로 채운다고 한다. 더 큰 웃음을 얻기 위해 40%의 웃음소리를 돈을 주고 사는 것이다. 방청객의 웃음소리는 '신호에 따라 터지고 대가가 지불되는 사회적 약속'이라는 점에서 진짜 '사회적 신호'다.
제2악장 느리게 Andante잭슨 플록 : 캔버스에서 카오스를 발견한 현대 미술가미국의 현대 미술가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1912~1956)은 흔히 '미술계의 제임스 딘'으로 표현된다. 1940년대 후반 그는 바닥에 펼친 캔버스에 물감을 뿌리고 흘리고 붓는, 이른바 '드리핑 기법(Drip Painting)'으로 작품을 제작하여 서양 회화사에 일대 혁신을 가져온 미술가다. 당시 제2차 세계대전이 남긴 상처는 기하학적 추상화 대신 감성과 무의식에 기댄 폴록의 '액션 페인팅(Action Painting)'에 열광하게 했다.
잭슨 폴록이 제임스 딘에 비유되는 데에는 그의 괴팍스럽고 반항적인 행동과 비극적인 삶도 한몫을 차지한다. 평생에 걸친 음주와 일련의 반사회적인 행동들로 감옥과 정신병원을 번갈아 드나들었던 그는 광폭한 영혼의 소유자였다. 폴록은 당시 비평가들로부터 환대를 받지 못했다. '그린다'라는 회화의 고전적 임무를 내팽개친 그의 작업 방식은 대중적 관심을 끌기 위한 제스처로 끊임없이 의심 받았다. 1950년 11월 20일자 타임 매거진은 잭슨의 작품을 '빌어먹을 카오스(Chaos, damn it!)'라는 제목으로 혹독하게 비평했다. 잭슨의 '뿌리기 기법'은 전혀 무의미한 혼돈의 극치, 다시 말해 '카오스 그 자체'라는 내용이었다. 정말 그의 작품은 그저 '카오스'에 지나지 않았을까?
현대 물리학자들은 최신 물리학 이론으로 그의 작품을 새롭게 조명했다. 그들은 "폴록의 작품이 카오스인 것은 사실이지만, 카오스와 모든 자연현상에 본질적으로 내재된 특징 중 하나인 '프랙탈'이 놀랍도록 정교하게 반영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프랙탈(fractal)'이란 말은 나름대로의 규칙성을 의미한다.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의 패턴들, 예를 들면 인간의 지문이나 해안선의 모양, 나뭇가지가 뻗어 있는 모양, 조개껍질 위에 수놓인 무늬의 한 귀퉁이를 떼어내 보면 전체 구조와 비슷한 구조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일부분이 전체 구조와 유사한 패턴을 무한히 되풀이하고 있는 양상을 '자기유사성', 즉 프랙탈이라고 부른다.
잭슨 폴록이 사용했던 드리핑 기법은 물감 통 바닥에 구멍을 뚫어 손이나 어깨 혹은 몸으로 물감 통을 이리저리 치면서 물감이 흘러내리도록 하는 기법이었다. 폴록의 그림에는 두 가지 요소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었는데, 하나는 폴록이 자신의 몸으로 물감 통을 치는 행위이고 다른 하나는 물감이 통에서 흘러내리는 운동이었다. 이 두 가지 운동은 서로 다른 스케일로 그림에 영향을 미쳤다. 우선 몸이 만들어내는 궤적은 움직임이 컸기 때문에 5cm~2.5m의 긴 궤적을 만들어낸 반면, 그냥 물감이 떨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