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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외롭구나

김형태 지음 | 예담
1. 이, 태, 백 시대. 그래도 지구는 돈다



20대 백수, 선택의 갈림길에서




저는 소위 이태백의 한 명(여자)입니다. 작년에 이름도 없는 4년제 지방 대학을 졸업하고 12월까지 일하다가 올해 1월부터 백수 생활에 접어들었습니다. 솔직히 대학 다닐 때 공부 거의 안 했습니다. 그렇게 있다가 4학년 2학기 때 노동부 직장체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특1급 호텔에서 6개월 동안 연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월급이라고는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60만 원이 고작이었지만, 그래도 6개월 동안은 아무 생각 없이 일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영어가 안 되어 부담을 느껴서 연수만 끝내고 계약직이 될 수 있는 수습사원은 포기해 버렸습니다. 그렇게 연수를 마치고 졸업을 했는데, 뭘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어 학원 안내데스크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일도 하고, 일본어 공부도 하면서 나름대로 알차게 보냈습니다. 일본에 갈 생각으로 워킹홀리데이 비자까지 힘들게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새벽 6시 반부터 저녁 9시까지 고작 몇 십만원 더 벌려고 무리하게 일하게 되었습니다. 결국은 공부는 공부대로 못하고 질질 끌다가 작년 12월에 그만두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3개월째 이러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군데 회사에 서류를 넣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냉혹하여 면접 한 번 못해 보고 번번이 서류에서 물먹었습니다. 제 나름대로 눈을 낮춰서 넣은 건데, 토익 점수가 없어서 그런 걸까요? 제 자신을 봤을 때 문제점은 자신감이 부족하고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못 찾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현재 몇 가지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첫째는 워킹 비자 받아놓은 걸로 일본을 간다. 두 번째는 영어 공부를 한다. 세 번째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네 번째는 아무 데나 취직해서 그냥 돈 번다. 저에게는 정말 제 인생이 걸린 문제입니다. 형태님의 진심 어린 조언과 충고 부탁드립니다.

* 답변



당신은 요즘 20대의 전형입니다. 자심감이 없고 쪽팔린 거 무척 싫어해서 영어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연수를 계약직으로 성공시키지 못하고 회피했고요, 그렇게 회피하는 데에는 적절한 핑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어 학원에서의 일도 자체의 가치보다 돈에 유혹되어 결과적으로 손해보게 되었고요. 그런 식으로 끝장을 본 일이 없으니 결국 취직도 안 되는 겁니다. 눈을 낮춰 넣었다는 건 당신 생각이고, 어디에서도 그렇게 뭐든 하다 말 사람은 원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당신은 취직을 하고 어떤 일을 제대로 처리해 내기엔 아직 미완성이라는 겁니다. 무엇인가 끝장을 보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럼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드리죠.

첫 번째는 워킹 비자 받아놓은 걸로 일본을 간다 - 일본 가서 어떤 일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없고, 일본인이 못하는 어떤 기술을 가진 것도 아닌 상태에서 지금 가면 고생만 흠씬 합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훨씬 용서가 없는 타이트한 곳입니다. 그러나 괜히 여기보다 환율이 높으니 돈도 더 잘 벌거고, 우리나라보다 잘사니까 어쨌든 더 좋겠지, 그런 계산으로 갈 생각은 마세요. 한국에 들어와 있는 동남아시아 출신 노동자들 보세요. 그들이 그들의 본국에서보다 쉽게 일합니까? 일본 가서 취직만 된다면 배울 건 많을 겁니다. 그러나 고생은 한국의 3배에서 10배라고 알고 가세요. 배우기 위해,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모든 고난을 각오하고 일본에 가는 거라면 적극 추천입니다.

두 번째는 영어공부를 한다 - 이건 당연히 계속해야 하는 겁니다. 영어 공부만이 아니라 책을 읽고 교양을 쌓고 상식을 넓히는 공부는 죽을 때까지 계속하는 '생활의 일부'입니다. 이제는 학교를 더 이상 다니지 않으니 생활의 일부로서 자연스럽게 공부를 해야 하는 거지, 공부에 어떻게 선택의 여지가 있습니까.

세 번째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 - 원래 공무원에 관심 있었나요? 정말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터무니없고 느닷없는 대안 제시가 상상을 초월하는군요. 당신은 공무원이 되어 어떤 보람되고 가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목표가 아니라, 단순히 지금 힘겹고 불안한 시기를 '공무원 시험 준비'로 때우려는 수작입니다. 학생 신분을 연장하려는 것이지요. 그런 식으로 현실을 회피하고, 사회 생활을 유보해서는 안 됩니다. 당신은 학교도 열심히 다니지 않았고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도 없습니다. 정신 차리세요.

네 번째는 아무 데나 취직해서 그냥 돈 번다 - 글쎄, 그 아무 데나가 당신을 받아주질 않으니 그게 문제죠. 게다가 '아무 데'라니요. 당신이 말하는 그 '아무 데'나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이 산업사회에서 살아남으려고 땀 흘리고 허리띠 졸라 메고 오늘도 결사적으로 매진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그냥 돈 번다'니요. 그 방법 있으면 나도 좀 알려주세요. 그냥 맘만 먹으면 아무 데나 취직되고, 돈 벌 수 있나보죠? 당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아무데서도, 아무 일도 못하는 겁니다. 자신을 똑바로 보고, 흐지부지했던 일들을 다 반성하고, 뭐 하나라도 똑바로 완성하세요. 그리고 세상을 겸허하고 진지하게 바라보세요. 그러고 나면 서류 전형에서 떨어지는 일 없을 겁니다. 신기하게도 서류 전형만으로도 그런 걸 다 알 수 있다니까요.

학교를 그만두고 꿈을 찾아 세계여행을



저는 군대 전역하고 B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복학생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 '남에게 봉사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과외 선생님이 "그러면 행정학과 가야지."하는 겁니다. '공무원', 그 길이다 싶었죠. 공무원이라면 짤릴 위험 없는 철밥통에 조건도 여러 가지로 좋은 직업이라 주위의 반대도 없었죠. 그런데 대학 들어가서 도대체 공부하기가 싫어서 방황만 했습니다. 이런 걸 왜 배우나 싶고 지금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 내가 공무원이 되려고 하는지, 왜 봉사하는 일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 봤는데, 솔직히 "봉사하고 싶다."고 말은 하지만 냉철하게 저를 보면 사회문제에 관심 가지기 싫고 관심도 없습니다.

그래서 내가 정말 원하는게 뭔지 알고 제 눈으로 제 자신을 보기 위해, 더 늦기 전에 저를 위한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학교 자퇴하고 1년 동안 세계일주할 준비를 하고 싶습니다. 토익 900점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행하는 데 필요해서 어학을 익힐 겁니다. 당장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니 권투도 배우고 싶고, 기타도, 요리도, 춤도 배우고 싶네요. 면허증을 따고 오토바이도 몰고 싶습니다.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희망이 생기는 듯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것들로만 24시간을 채우고 싶습니다. 그런데 마음에 걸리는 게 학교라는 보호막을 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공무원 시험 합격 통보만 기다리시는 부모님입니다. 그냥 지금의 열망을 다 접고, 좀 참고 학과 공부와 공무원 시험을 쳐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무엇을 우선 해야 할지, 무엇을 잘하고 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더 늦기 전에 열망을 쏟을 만한 일을 찾고 싶은데, 두렵습니다. 물론 모든 행동은 제가 결정하고 거기에 대한 대가도 제가 치러야 한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진심 어린 충고 부탁드립니다.

* 답변



당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고, 그것을 하루빨리 실천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방황하고 꿈을 찾아 새롭게 도전하는 것은 젊은이의 특권이지만, 무조건 하루빨리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면 당신은 이기적인 사람이겠지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뜻대로 하기 위해서는 그럴 '자격'이 있어야 합니다. 고민 끝에 찾은, 당신이 하고 싶다는 일을 보십시오. "토익 900점을 위해서가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것들로만 24시간을 채우고 싶습니다." 힘든 일 하나도 없습니다. 다 즐거운 일뿐이지요. 공무원 시험 대신 다른 공부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전부 다 노는 것뿐입니다. 누군들 이렇게 살고 싶지 않겠습니까. 혹시, 나의 다른 카운슬링을 보고 '진정한 내 꿈을 찾는 것'과 '내 맘대로 사는 것'을 혼동하는 것 아닙니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당신을 위해 희생한 주변 사람들에게 당신을 증명해 보여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일단 학교를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고, 싫어도 공무원 시험에 붙으십시오. 거기까지 해서 자신을 증명한 후에, 세계여행 떠나고 오토바이도 사고 기타도 배우십시오. 그렇지 않는다면 당신의 여행은 현실도피일 뿐입니다. 그 시험에 꼭 붙어서 가족들에게, 당신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그런 시험 따위는 얼마든지 붙을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라는 걸 확인시켜 드린 후에, "잠시 인생 공부 삼아 세계여행 좀 다녀올게요."라고 말해야 부모님도 납득하겠지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하기 싫지만 해야만 하는, 내 앞에 주어진 현실을 기꺼이 모두 다 해치우는 자, 이것이 진정으로 자기 꿈을 실현할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 꿈이 가장 추해질 때는, 현실 도피용으로 도용할 때입니다.

2. 분노의 에너지로 날아오르기



도대체 나는 왜 떨어진 거야?




28살의 이태백인 여성입니다. 2003년 대학 졸업 후 전공을 공학에서 미술로 바꾸느라 전문학원에서 교육을 받고 지금은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취업 준비중입니다. 사정상 편입을 하고선 다시 전공을 바꿔야 할 처지가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덧 나이를 먹었습니다. 여기저기 회사에서 면접을 봤는데 경력이 없다, 나이가 많다, 집이 멀다, 자기네 회사랑 그림 스타일이 다르다 등의 이유로 떨어졌습니다(그 와중에도 빽으로 된 사람이 있으니, 빽 없는 저로서는 큭, 욕나옵니다). 그림에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헌데 나이가 많다는 등 이런 저런 이유로 떨어지니 자신감도, 꿈도, 희망도, 의욕도 없어집니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가 부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운이 없구나, 운이 없어."만 연신 반복합니다. 포트폴리오를 같이 만든 친구들은 하나같이 취직했는데, 물론 그 친구들은 저보다 한두 살은 어립니다.

이게 정말 문제가 될까요? 억울해요. 그렇다고 연봉이 높은 회사를 원하는 것도 아닙니다. 전 제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지금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하려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정말 학원에서도 인정하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꿈을 갖고 도전한 것이 죄인가요? 이 나이에는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하나요? 꿈에 도전하려 했던 제 생각이 잘못된 건지 의문이 듭니다. "이런 인재를 놓치다니 사람 볼 줄 모르는 회사야. 나중에 후회할 거야."라며 힘을 북돋워 보지만 그것도 잠깐입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 답변



이유를 사실대로 말씀드리죠. 당신이 나이가 많고 빽이 없고 운이 없어서가 아니라,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당신 생각에 당신의 실력이 남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것은 순전히 당신만의 생각이고, 회사는 회사마다 원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회사에서 당신이 나이가 많고 집이 멀다는 등의 이유를 대는 것은 그쪽에서 최대한 예의를 차려서 한 것입니다. 당신의 더 큰 문제는 "다른 사람은 빽으로 됐다."라는 주장인데, 그게 당신과 무슨 상관이랍니까. 그들 때문에 당신 자리를 뺏겼다고 생각하는 과대망상입니다. 그 빽으로 들어간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 자리는 당신의 자리가 아닙니다. 당신은 당신의 문제에만 집중하십시오. 당신이 실력이 있다면, 그들이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 집이 멀어서 안 되겠다는 소리는 나올 이유가 없습니다. 나이가 많다? 어차피 자기 회사 직원이 되어서 20년, 30년 같이 일할 생각이면 한두 살 차이 나는 걸로 더 실력 있는 사람을 포기할까요? 역시 말도 안되는 핑계입니다.

제 말이 납득이 안 가고, 상황을 잘 몰라서 이런 말을 하는 거라고 생각된다면, 지금의 포트폴리오를 잘 간직하셨다가 세월이 흐른 후, 당신이 세상을 더 알고 어른이 된 후에 다시 펼쳐보십시오. 지금의 당신 모습도 사진을 찍어서 같이 보관했다가 함께 보십시오. 지금은 "나 같은 인재가!"라고 하지만 세월이 흐른 뒤에 보면 다 보입니다. 납득이 갑니다. 당신이 취직 안 되는 이유 중 말로 할 수 있는 것 몇 가지는 지금 해드리죠. 당신은 지금 어둡습니다. 회사에서는 그런 사람을 싫어합니다. 당신은 지금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부당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집단 생활에서 관계의 스캔들을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협동심이 깨지고, 공연한 불평을 사내에 퍼뜨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학원에서 들었던 '너 잘한다.'정도의 평가는 학원은 돈 내고 다니는 곳이기 때문에 하는 말이지 직장은 돈 받으러 다니는 곳입니다.

나는, 감히 확언하건대, 젊은이에게 '나쁜 환경'이라는 것은 없다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나쁜 환경 때문에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하고, 더 생각해야 하고,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노력과, 생각과,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한 것입니다. 이 세 가지에서 더 나쁜 조건이라는 것은 없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환경적으로 나쁜 환경에 있는 젊은이는 이 평등한 조건 안에서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보면 결과적으로, 그 젊은이는 그 누구보다 훌륭한 인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나쁜 환경을 탓하며 주저앉아버리는 젊은이에게는 아무런 방법이 없습니다. 몇 번이나 떨어진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들고 다니면서 억울하다고 하지 말고 그놈의 실패한 포트폴리오를 뜯어고치고, 보강하고, 업그레이드하세요. 나이에 대한 피해의식을 버리고, 오히려 장점을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도록 가치관을 분명히 하세요.

3. 행복 자격증을 향하여



열악한 직장을 때려치운 30대입니다




올해 서른 살이 된 백수입니다. 저는 가난하게 자랐고 실업고를 나와 군대 제대 후 네댓 번 직장을 옮겼죠. 하는 일은 언제나 외국 노동자 수준의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몇 달 전에, 끝내는 참지 못하고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악조건의 직장이기도 했지만 화를 못 참겠더군요. 좀 더 나은 곳이 있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그만두고 나니 두렵습니다. 학력은 고졸이요 나이는 벌써 서른인데,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요즘은 매일 현실 도피 겸 온라인 게임 리니지에 매달려 살고 있죠. 사회 경력이라고 해봤자 박스 나르고 운전하던 경력밖에는 없구요. 지금도 미래를 생각하면 암담합니다. 과연 내가 앞으로 10년 후에 어떤 모습으로 있을 런지…. 이태백이 아니라 30대에 돌입한 저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걸까요?

* 답변



다시 시작해야지요. 뭘 하든 리니지보단 낫지 않겠습니까. 직장을 때려치울 때는, 적어도 이보다는 더 후진 것도 감수하겠다는 각오를 전제로 때려치우는 겁니다. 더 좋은 직장으로 가는 경우는 스카우트되어서 가는 경우밖에 없지요. 당신이 그만둔 회사보다 나은 곳을 찾는다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어떻게 멈춘 위치에서 다시 시작하는데, 한 걸음 나간 지점에서 시작하길 원합니까. 오히려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다시 정확한 위치를 잡도록 해야지요. 더 낮은 곳으로 가십시오.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허구한 날 PC방에서 리니지만 할 수 있는 인내력이라면, 당신은 못할 일이 없습니다. 더 낮은 곳에서 더 더럽고 치사한 걸 견디고, 더 적은 봉급에도 더 열심히 일하십시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고통스럽겠지만 그 방법밖에 길이 없습니다. 그렇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4. 박제된 청춘에도 날개가 있다



비만, 대인기피증, 망가진 인생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로 스물여섯 되는 처자입니다. 저의 고민은 다름이 아니라 '살'입니다. 고딩 때 몸무게가 20킬로그램이나 불어버렸는데, 그땐 공부하느라 고민 안했는데 막상 대학에 들어오고 알바를 하고부터는 (불어난 몸 때문에) 정말 많이 울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미스코리아 감이다!', '모델 해라!' 이런 소리 듣고 살았는데 대학 들어와서 제가 듣는 소리는 '아줌마 같다.', '저 등발 봐라.' 등등 모두 외모에 대한 소리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신감이 없어져서 다니던 학교도 2년 다니고 휴학하고, 알바를 하더라도 다들 저의 뚱뚱한 모습만 쳐다보는 거 같아서 한 달 이상씩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는 거 같아요. 그리고 재수 종합반을 다녀도 혼자 그걸 견뎌내지 못해 다니다 말고를 반복해서 수능도 못 보고 그 생활을 되풀이하다 5년이 흘러버렸네요. 애들한테 연락 와도 안나가고 오직 집에만 있습니다. 자살도 생각해 봤구요. 정말 앞으로 한 2년 딱 결심하고 친구들이랑 연락 끊었다가 다이어트 열심히 해서 다시 연락할까요?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는데, 20대를 이렇게 저만의 콤플렉스에 갇혀 살아야 하는지. 70킬로그램이 훌쩍 넘는 몸무게 때문에 학교도 떠나고 인간관계도 엉망이고, 어디서부터 손봐야 할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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