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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설쳐야 나라가 산다

최낙정 지음 | 세창미디어
제1부 공무원이 설쳐야 나라가 산다



프로 공무원이 되자




'프로페셔널'이란 '아마추어', 즉 취미생활과 대칭되는 생업을 말하는 것으로, 돈을 벌어 생존하기 위한 수단으로 택하는 직업을 의미합니다. 우리들도 공직을 부업이 아닌 생업으로 택한 이상 일에 관한 한 진정한 의미에서 프로여야 합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국민들 앞에서 자신 있게 자신의 일에 대하여 프로이니 믿고 따르라고 말할 수 있는지 반성해 보아야 합니다.

공무원이 일에 대하여 프로가 되지 못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개개인의 책임이 크지만 낡아빠진 시스템이 그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먼저 공직사회는 진정한 의미의 경쟁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이 없는 곳에는 진정한 프로가 탄생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 프로세계에는 원칙과 규칙이 존재하며 이를 철저히 따라야 합니다. 반칙하는 사람은 절대로 프로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공직사회에는 아직도 반칙 잘 하는 사람이 출세한다는 인식이 채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말 따로 행동 따로'가 우리 사회의 특징이라고 말하는 현실에서 특히 윗사람부터 솔선하여 원칙에 따르지 않고 편법에 의존한다면 진정한 개혁은 요원합니다. 원칙대로 살려고 하면 이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튄다며 뒷다리 잡고 '왕따'시켜 버립니다. 1%, 즉 사소한 규칙 하나를 위반한 경우에도 즉각 탈락하고 마는 것이 프로의 냉엄한 세계입니다.

마지막으로 프로의 길을 가로막는 제도는 지나친 평등의 원칙입니다. 일부 인센티브 제도가 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며 제대로 정착되어 있지 않습니다. 각 직책에 책임과 일의 강도가 철저히 분석되어 차등의 보수가 지급되며 일의 결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통하여 철저한 사후보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제 공직도 진정한 프로만이 살아남는 환경과 문화를 조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원칙을 지키는 철저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자들이 진정한 최고가 되는 풍토가 먼저 조성되어야 합니다. 또한 열심히 노력하여 국민들 앞에 큰 성과를 올린 것에 대하여 대폭적 보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국민을 즐겁게 하는 행정으로



우리 행정은 근본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몇 년 전 대형사고가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에서 연속으로 터질 때 지도자들이 공무원을 필두로 몇 사람의 희생양을 만들어 감옥에 보낸 다음 밤새워 방지대책을 마련하여 발표하고서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대책도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발표용이나 면피용이 대부분이며, 실현 가능하다 해도 여론의 소낙비가 일단 지나가면 이를 챙기지도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도자는 최소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거나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추진력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들은 순간 순간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 적당히 보기 좋도록 문서를 잘 구성하여 위로 보고를 잘하면 일단은 성공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국민을 위한 행정보다는 윗사람을 만족시키거나, 내실 있는 한 장의 보고서보다는 알맹이 없는 수십 장의 보고서를 만들어 일하는 척 하기 위한 행정에 너무 익숙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타성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는 국민들로부터 봉급을 받는 이상 국민을 위하여 모든 일을 하여야 하며 국민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윗사람들도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라면 쓸데없는 권위의식을 버리고 자유롭게 정책에 대한 비판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국민의 가슴에 와 닿는 정책이 구상되고 실현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열린 조직을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공무원이 설쳐야 나라가 산다



공직에 근무하면 할수록 발랄함과 생기가 점점 줄어가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하면서 신이 나거나 흥분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없습니다. 이는 관료제라는 병폐가 그 첫째 주범입니다. 창의적인 사고보다는 그냥 무난하게 중도를 취하는 자들이 살아 남습니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조직이기에 항상 개인이 살아 움직여야 한다는 당위성보다도, 우리 조직 자체의 생존이나 전통의 고수에 우선 매달립니다. 의사결정 과정에 계선 조직만 참여할 뿐 수평적 조직이나 다양한 내부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습니다. 간부회의에서도 자기 업무만 보고하고 지시를 받을 뿐 전체적인 토론은 별로 없습니다. 또한 외부회의를 하더라도 일방적인 보고와 지시만 있을 뿐 다른 부처의 일에 대하여 활발한 토론은 없습니다. 이는 우리 공무원이 전체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그 결과 우리는 전체적으로 국민들에게 정부 정책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특히 고위 공직자가 정부의 일을 부처가 다르다고 알려고 노력하지 않고, 문제점을 알면서도 제기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 다음으로 외부통제 제도에 문제가 있습니다. 외부통제는 잘하는 사람을 가려내는 데 목적을 두지 않고 못하는 사람을 가려내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러니 열심히 일하면 일할수록 돌아오는 것은 징계라는 냉소적 시각이 팽배합니다. 또한 조직 내부에 재량권이 아주 작습니다. 예산이나 조직 면에서 어떤 일을 자체적으로 하려 해도 관계부처와 협의해야 합니다. 이런 문제는 당해 기관의 기관장이 책임지고 수행할 수 있는 재량과 책임의 범위를 과감히 확대하고, 잘못할 경우 그 기관의 장을 문책하면 됩니다.

이제 21세기 다양성의 시대를 맞이하여 공무원이 이 사회를 이끌어 가는 주도세력이 되어, 국민들을 향해 나를 따르라고(Follow me) 일방적으로 주장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따라가는(Follow you) 세력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타율적인 개혁에 저항할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우리의 조직을 변화시키는 개혁의 주역으로, 국민을 주인으로 철저히 모시며 서비스하는 세력으로 탈바꿈하여야 합니다. 우리 일은 오직 국민을 편하고 이롭게 하기 위한 것이기에, 정정당당하게 국민을 상대로 설치면서 일하자는 것입니다.

국가와 개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우리 모두는 사회 또는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전통적 가부장제가 잘 확립된 사회일수록 개인의 가치보다는 국가 또는 조직, 즉 집단의 가치를 더 강조합니다. 그러나 사회나 국가는 개인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서구의 민주주의는 철저한 개인주의 철학의 바탕 위에서 성장해 왔습니다. 즉, 먼저 인간이 있고 그 다음 국가가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가치체계에 있어서도 국가보다 앞설 뿐 아니라 바로 국가의 토대요, 중심이요, 바로 목적입니다. 또한 국가는 바로 정부가 아니며 모든 국민들의 총체입니다.

국민들은 천부의 양심에 따라 자신을 포함한 국민 전체의 이익, 즉 공동선을 달성하기 위해 집권자들을 뽑아 정부를 구성하여 이들에게 공권력 행사를 위임한 것입니다. 따라서 입법부나 사법부를 포함한 넓은 의미의 정부만이 국가이며, 우리 모두가 국가인 동시에 국민이라는 점에서 공권력을 행사하는 집단이나 여타 국민이나 똑같습니다. 공권력 행사의 궁극적 목표는 각 개인의 공동선을 이루는 데 두어야 합니다. 공동선이란 모든 개인의 기본적 인권이 보장되며, 공평하고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개인의 기본적 권리의 보장에 반하는 국가이익의 추구는 진정한 의미의 국가이익이 아닙니다. 아직 진정한 민주주의가 완벽하게 꽃을 피우지 못해서인지 몰라도 아직 우리는 개인보다는 집단의 이익이 우선된다는 관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따라서 공직에 근무하는 우리들도 어느새 국민들 위에 군림하는 자세가 몸에 배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또한 항상 자기가 속한 집단의 이익을 우선 추구합니다. 정부의 관련기관과 일할 때에도 부처의 조직이기주의의 벽을 잘 넘지 못합니다. 국민들 위에 군림하는 권위주의적인 공직자가 아닌 진정 국민들을 편하게 섬기기 위한 여러 대안들을 항상 제시하며, 국민들로부터 우리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 작업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제2부 말 좀 하고 삽시다



진정한 세대교체




정치마당에서 세대교체를 이루자는 말들을 흔히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도자의 나이만 젊어진다고 세대교체가 이룩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세대교체는 나이나 외모 등 물리적 요소가 아닌 사상이나 행동이 구세대와 다른 새로운 세대를 지향하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현대사회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입니다. 정보의 홍수가 인터넷을 통하여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삽시간에 흘러내립니다. 민간기업의 경우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거나 최소한 따라가지 못하면 망하기 때문에 이 빠른 변화의 소용돌이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생존을 위한 발버둥을 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공직사회는 어떠합니까? 우리 공직은 그 속성상 공리민복을 다루는 가치기준적 요소가 강하며, 이에 따라 계량화가 어렵고 실질적인 오너가 국민인 관계로 그 속성상 약간 보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조직이 변화에 저항하는 수구적인 태도를 가져서는 곤란합니다. 우수한 인력들이 민간기업에 비해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자기 개발에 나태하여 그 자질이 떨어진다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은 물론 제도적 보완이 있어야 합니다. 고인 물이 썩는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공직에 있어 새로운 시대에 추구해야 할 가치기준은 무엇일까요? 우선 인간의 존중이라는 절대적 가치기준은 절대적으로 바꿀 수 없는 것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어떻게 유지하고 이를 개발해 나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물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물질적 요소도 무척 중요합니다. 그러나 정신적 문화의 꽃을 어떻게 피우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의 시대는 다양성의 시대입니다. 진정 필요한 지도자는 자기도취에 빠진 권위주의적인 지도자가 아닌, 다양한 가치기준을 하나로 엮어갈 수 있는 민주적인 사고를 가진 지도자입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조직은 상명하달식의 군사문화에 찌들어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걸맞지 않는 아날로그식 가치기준을 가진 지도자들이, 특히 우리 공직에 아직도 있다고 판단됩니다. 주인 의식과 민주적 가치기준을 갖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여 봉사하며, 판단력과 전문지식은 물론 추진력과 결단력을 갖추고 이 조직과 사회를 이끌어 나가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세대교체일 것입니다.

말 좀 하고 삽시다



우리는 가족 간에도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는 훈련을 받지 못했습니다. 학교에서도 침묵을 강요합니다. 쌍방형 토론식 교육보다는, 일방형 주입식 교육이 주류를 이룹니다. 이러한 문화에 익숙하다 보니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는 새로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해 내거나, 남들과 다른 사람은 왕따 당하기 일쑤입니다. 우리 공직사회는 전통적으로 보수성을 생명으로 하기 때문에 닫힘의 강도가 너무 심합니다. 한 마디로 숨막히는 분위기 속에 자신의 개성을 죽이며 살아야만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들 합니다. 공직사회에서 윗사람들의 특징은 모든 것을 혼자서 주도하려 합니다. 일방적인 보고와 지시만 있을 뿐 진정한 의미의 회의는 없습니다. 윗사람은 대체로 공사를 막론하고 모든 대화를 독점해 버립니다. 이와 같이 공직사회에서 활발한 토론문화가 정착되지 못하는 원인은 우리의 가부장적인 환경이나 문화적 요소가 그 주된 원인이지만, 윗사람들의 사고나 태도 또한 큰 장애 요인입니다.

우선 윗사람부터 자유스럽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죽은 조직의 리더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둘째로 우리 모두가 무조건 복종하지 말고, 당당하게 자기 의견을 언제 어디에서라도 개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양한 견해의 개진을 통하여 합리적인 대안이 만들어집니다. 다음으로 우리 문화의 개선입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무조건 윽박지르는 것이 상책인 줄 알고 그렇게 했더니 돌아온 것은 왕따였습니다. 우리 조직 내의 문제도 혼자만 설친다고 일거에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압니다. 윗사람을 이기기 위해서는 단순한 도전만으로는 안 됩니다. 철저한 논리적 무장, 그리고 많은 자료의 수집, 말하는 기법과 태도 등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비록 어설픈 논리라 하더라도 일단 우리 조직의 주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배짱으로 부딪혀보아야 합니다. 깨어지고 부서지더라도 밀어붙여 봅시다.

악법도 법인가



형식적으로 볼 때 헌법은 모든 법의 최상의 개념이며, 헌법에 일치하지 않는 법은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논리가 성립합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적법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전제가 붙습니다. 헌법 중의 헌법, 즉 가장 최상위의 법으로 보는 헌법 제9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가치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적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가진다."라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천부적 존엄성을 말하는 것으로, 이를 보장하는 것이 국가의 가장 기본적 의무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와 같은 이상을 실현하는 데 장애가 되는 법은 따르지 않아도 되며, 이를 실현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해 국민의 힘으로 저항할 수 있다는 논리의 성립이 가능합니다. 유신시절 긴급조치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인 표현의 자유를 제약했을 때 이에 저항하는 것은, 인간의 신성한 인권을 침해할 경우 국가권력의 초헌법적 불법행위이므로 이를 따르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고대의 소크라테스가 줏대 없이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하며 독배를 든 것이 잘못 알려져 무조건 실정법을 따르는 것이 민주 시민의 기본적 덕목인 양 찬양하고 있지만 이는 법의 기본적 개념을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우리 나라가 이만큼 자유민주국가로 성장한 것도 목숨까지 바쳐가며 인간의 존엄성을 쟁취해온 민초들의 힘 때문입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권력은 국민들로부터 나온다'고들 하지만, 자기 마음대로 이를 행사하고자 하는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 국가권력을 철저히 분리하여, 상호 견제와 감시를 통하여 국민들의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악법도 법이라며 국가권력에 무조건 순응한 사람들보다는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악법의 적용을 온몸으로 거부한 사람들 때문에 역사는 발전해 왔습니다. 따라서 어떤 논쟁이든 그 핵심적 쟁점에 대해 정확한 논리력을 바탕으로 전체를 가지고 접근해야지, 앞뒤를 생략하고 한 문장만 가지고 전체를 논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속단으로 전체를 오도할 수 있습니다.

제3부 폭탄주를 폭파하자



결재라는 사다리를 없애자




영국의 행정문서를 보면 그 작성자만이 나타납니다. 장관 이름으로 문서가 작성되는 경우 우리처럼 기안책임자가 초안을 잡아 긴 사다리를 타는 결재 단계를 거쳐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장관실에서 각종 자료를 종합하여 작성하고 각 부서의 수정 의견을 받아 정정한 후 장관이 최종적으로 사인하면 됩니다. 그러므로 업무에 정통하지 못하거나 철학이 없는 경우 원칙적으로 그 업무를 수행할 수 없도록 제도화되어 있습니다.

우리 행정부처가 갖고 있는 관료제의 병폐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나기 위해서는 결재의 단계나 그 방식을 대폭 줄여야 합니다. 우리는 장관의 편지 하나도 심할 경우 사무관부터 장관까지 사다리를 타야 합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인력이 낭비되는지 모릅니다. 또한 비서진도 정책의 보좌가 아닌 '일정이나 챙기는 의전'만 담당하고 있지만 비교적 높은 직급과 많은 인원이 투입됩니다. 연설문이나 출장자료, 강의자료 같은 것들부터 결재단계를 거칠 것이 아니라, 비서실에서 챙길 수 있도록 제도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일반업무 처리에 있어서 결재 단계를 지금 6∼7단계에서 3∼4단계로 대폭 줄여야 합니다.

현재 각종 조직에서 고유업무 없는 부기관장 제도는 폐지되는 것이 세계적 추세입니다. 개인 기업체의 경우 사장의 하위계급으로 부사장이 하나만 있는 시스템은 폐지되고 있으며, 대신 각자 고유업무를 담당하는 여러 명의 부사장이 존재합니다. 미국, 영국, 일본의 경우 행정부처도 마찬가지로 한 명의 차관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에 따라 3∼4명이 고유의 업무를 분담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결재단계가 줄어들며, 국제적으로도 사안에 따라 고위직급이 철저하게 일을 분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일을 하부 위임할 경우,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조직은 스스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자율성이 최대한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합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보상받는 조직문화를 형성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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