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바보 2
호세 호아킨 페르난데스 지음 | 바움
똑똑한 바보 2
호세 호아킨 페르난데스․호세 로사스 모레노 지음/송병선 옮김
바움/2002년 8월/247쪽/8,700원
당나귀와 강아지
어떤 사람이 당나귀와 강아지를 갖고 있었다. 강아지는 아주 똑똑한 귀염둥이였고, 당나귀는 멍청했지만 일을 매우 열심히 했다. 강아지는 귀엽고 재치가 있었기 때문에 항상 주인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주인은 외출하고 돌아올 때면 강아지에게 줄 맛있는 것을 사왔고, 강아지가 그것을 먹기 위해 껑충껑충 뛰는 모습을 즐겁게 바라보곤 했다.
주인의 일방적인 사랑에 질투가 난 당나귀가 어느 날 자기 감정을 숨기지 않고 중얼거렸다. “제기랄! 꼬리 흔드는 게 뭐가 좋다고 맛있는 걸 주고, 몇 번 껑충껑충 뛰는 게 뭐가 좋아서 쓰다듬어 주는 거야? 나도 똑같이 할 수 있어!”
당나귀는 주인에게 다가가 껑충 뛰었다. 하지만 자기 뜻과 반대로 당나귀는 주인을 발로 걷어차버렸다. 그러자 화가 난 주인은 당나귀 고삐를 붙잡고 매를 때리면서 마구간에 묶어버렸다.
*자신의 일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라. 똑같은 일을 한다고 모두 똑같은 대우를 받는 것은 아니다.
셀리아와 암탉들
마음씨 좋은 셀리아는 별장에 가서 봄을 보내기로 마음먹었고, 옆집에 사는 마르시아 부인에게 집을 맡기기로 했다. 셀리아는 특히 집에서 기르던 암탉들을 잘 보살펴달라며 간곡히 부탁하면서 물도 제때 주고 옥수수도 끼니 때마다 주라고 일렀다. 그러면서 옥수수를 푸짐하게 건네 주었다.
셀리아가 집을 떠나자 마르시아는 암탉에게 먹이라고 준 옥수수를 모두 자기가 먹어치웠다. 암탉들은 배고파 죽어갔지만 그녀는 퉁퉁하게 살이 올랐다. 먹이를 못 먹자 몇몇은 배고파 죽었고, 몇몇은 병들어 죽었으며, 남은 몇 마리도 비쩍 말라버렸다.
시간이 흘러 셀리아가 집으로 돌아왔고, 죽은 채 바닥에 늘어져 있는 암탉들을 보았다. 화가 치민 셀리아는 마르시아를 마구 야단쳤다. 그러나 마르시아는 파렴치하게 등을 돌려버렸다. 셀리아는 도대체 마르시아가 뭘 잘했다고 그렇게 행동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너무나 기가 막혀 소리를 지르며 더욱 화를 냈고, 마침내 자기 신세를 한탄하기에 이르렀다.
그때 셀리아의 아들이 어머니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달려와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했다. 그는 셀리아를 껴안고 입을 맞추면서 사랑스럽게 말했다. “저 파렴치한 여자가 암탉을 어떻게 했는지 알겠죠? 저 여잔 바로 수많은 유언집행인이 하는 것과 똑같은 짓을 저질렀어요!”
*당신이 죽게 되면 누구에게 유언을 남기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암당나귀와 수당나귀
외양간에서 암당나귀가 수당나귀에게 말했다. “우린 참으로 불행해요. 도대체 우리의 운명은 언제나 바뀔까요? 다시 내게 멍에를 씌우면 난 당신과 함께 죽고 말 거예요. 나는 당신과 나의 운명을 저주하고, 또 우리를 산 주인을 저주해요. 이 마차를 손쉽게 끌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이 마차는 너무 무거워 도저히 끌 수 없어요. 틀림없이 마부는 무자비하게 채찍을 내리칠 테고, 그 채찍에 맞아 나는 죽고 말 거예요!”
그러자 수당나귀가 말했다. “내 말을 잘 들어. 네가 채찍을 맞지 않으려면 내 충고를 잘 들으라고. 넌 이 마차가 매우 무겁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래서 더욱 무겁게 느껴지는 거야.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함께 끌도록 해. 둘이 힘을 합치면 무거운 마차도 쉽게 끌 수 있어. 자, 둘이 동시에 끌어당기도록 해. 그러면 넌 무거운 마차도 별 게 아니라는 걸 알 것이고, 더 이상 한숨을 내쉬지 않아도 될 거야.”
암당나귀는 수당나귀의 충고대로 했다. 그러자 전에는 너무나 무거워 절대로 끌 수 없다고 생각했던 마차가 그리 힘들이지 않고도 굴러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암당나귀처럼 많은 부부들도 자신들이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시각각 결혼한 것을 후회하며 저주한다. 하지만 고통과 슬픔에 처했을 때 두 사람이 힘을 합치면 그런 고통과 슬픔이 무거운 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급류
좁고 가파른 비탈길로 이 바위, 저 바위를 미친 듯이 뛰어가며 흐르는 물이 있었다. 이 급류는 거칠게 숲 속을 헤치고 다니면서 어린 나무를 뿌리채 뽑기 일쑤였고, 우람한 나무도 거침없이 넘어뜨리곤 했다. 또한 싣고 흐르는 진흙더미로 숲이든 평야든 가리지 않고 커다란 늪으로 만들어버리곤 했다. 농부들은 과일과 꽃들을 집어삼킨 흙탕물을 지켜보면서 하는 수 없이 자신들의 소망을 접어야 했다.
한번은 농부와 목동들이 커다란 둑을 쌓아 급류를 막아보고자 했다. 그러나 급류는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크고 넓은 둑을 쌓아 급류를 막아보고자 했다. 그러나 급류는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크고 넓은 둑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며 더욱 거세게 흘러내렸다. 그리고 예전보다 더욱 미쳐 날뛰면서 나무와 가축과 집들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때 어느 노인이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에게 조언을 해 주었다. 노인은 급류가 흐르는 길과 다른 완만한 물길을 만들라고 했다. 마음 사람들이 노인의 말대로 하자 급류는 즐거운 노랫소리를 졸졸졸 내면서 수천 개의 꽃으로 둘러싸인 커다란 호수를 만들었다. 그런 다음 조약돌과 즐거이 장난치면서 천천히 평원으로 흘러갔다. 전에는 의기양양하게 고통만 안겨주던 급류가 이젠 꽃과 초목에게 꽃을 주면서 행복을 심어주는 주인공이 된 것이다.
*이 세상에는 격한 성격을 지닌 이들이 많다. 그들을 잘못 이끌면 거센 급류처럼 이리저리 마구 날뛰며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만 부드럽고 완만한 길로 인도하면 사람들에게 행복과 이익을 선사한다.
젊은 투우와 늙은 황소
축제 때 사람들이 가장 기대하고 좋아하는 경기가 바로 투우다. 투우 경기를 해야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축제 분위기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물론 시골에서 열리는 투우 경기는 반드시 소를 죽여야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투우 흉내만 내는 것이 다반사였다.
어느 날 투우 경기가 끝난 후 늠름하고 젊은 투우와 수없이 농사일을 했던 여섯 살짜리 늙은 황소가 목장에서 만났다. 그들은 얼마 전에 함께 투우 경기에 참가한 적이 있어 잘 알고 있던 터라 서로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 때 젊은 투우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늙은 황소에게 말했다. “우리 둘은 함께 투우 경기에 참가했어요. 그런데 내 가죽은 죽은 체를 친 것보다 더 많은 구멍이 나 있지만 당신 몸은 아무런 흔적도 없이 깨끗하네요. 그 비결이 뭐죠?”
황소가 점잖게 대답했다. “나는 나이를 먹었고, 따라서 투우사가 작살로 어떻게 할지 잘 알고 있네. 작살로 나를 찌르더라도 나는 그 사람을 쳐다볼 뿐 절대로 공격하지 않아. 하지만 경험이 없는 자네는 나와 거꾸로 행동하고 있어. 젊은 자네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 채 힘을 과시하면서 마구 달려들지. 그렇기 때문에 자네의 가죽에는 작살 흔적이 많지만 내 몸에는 거의 하나도 없지.”
말을 듣고 난 젊은 투우가 말했다. “귀한 충고를 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오늘부터 저는 보다 신중하게 행동하겠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당신의 충고를 잊지 않겠습니다.”
*현명하고 신중한 사람은 자기에게 닥칠 위험을 미리 알아채고, 그런 위험을 피하려고 노력한다.
목마른 사람과 구두쇠
극도의 갈증에 시달리고 있던 어떤 사람이 쉬지 않고 물을 마시고 있었다. 그러나 물을 마실수록 갈증은 점점 더해만 갔다. 이를 지켜보던 한 구두쇠가 물을 마시고 있던 사람을 비웃었다. 그러자 어떤 농부는 오히려 그 구두쇠를 조롱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바로 당신의 모습입니다. 당신이 돈을 쌓아둘수록 당신의 갈증은 더해만 가지요.”
*남을 비웃기 전에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봐라.
정당한 대가
페페는 우쭐대면서 자랑스럽게 말했다. “난 장미꽃 한 송이를 훔쳤어. 바보 같은 주인은 날 못 봤어. 또한 장미꽃 주위에 많은 가시들이 돋쳐 있었지만 내 손에는 흠집 하나도 나지 않았어!” 바로 그때 장미꽃에서 거미 한 마리가 튀어나와 페페의 손을 물었다.
*나쁜 일을 하면 언젠가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는다.
켄트손틀레, 사자, 당나귀, 여우
“나는 이 달콤한 계곡의 시인입니다.” 켄트손틀레는 감미롭고 달콤한 노래를 부르며 말했다. “나는 이 어두운 정글에서 가장 힘센 왕이다!” 사자는 정글이 떠나갈 듯이 커다랗고 위엄 있게 말했다. 그러자 그곳을 지나가던 당나귀는 정글의 왕과 계곡의 시인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 좋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안토니오의 당나귀다!” 당나귀가 지겹게 이 소리를 되풀이하자 여우가 당나귀에게 말했다. “넌 하늘로부터 특별한 재주를 받지 못했어. 그렇다고 특별히 우아하지도 않아. 그런데 왜 자꾸 쉴새없이 우리의 귀를 괴롭히는 거야?”
당나귀가 대답했다. “이렇게 우는 것이 나의 유일한 낙이야. 곰곰이 생각했는데 이렇게라도 해야 나를 알릴 수 있거든.” 그러면서 당나귀는 계속해서 “나는 당나귀다!”라고 외쳤다.
*수많은 사람들은 형편없이 일하면서도 당나귀처럼 쉴새없이 떠들어댄다. 그렇게 하면 명성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거라고 그들은 생각한다.
기적의 나무
어느 정원에 기적의 나무가 있었다. 이 나무는 유명한 마술사 덕택에 행운과 불행의 과일을 맺곤 했다. 화사하고 아름다운 나무의 한쪽 가지에 행운을 선사하는 과일이 열리면 반대편 가지에는 불행을 가져다 주는 과일이 열렸다. 그러나 어떤 가지에 행운과 불행의 과일이 열리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과일들이 항상 똑같은 가지에서 열리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가지를 바꿔가며 열리기 때문이었다.
한번은 욕심많은 디에고가 말했다. “내 반드시 저 아름다운 정원으로 가서 기적의 나무를 찾아낼 거야. 그리고 먹음직스런 과일을 먹어 행운을 누릴 거야!” 이렇게 마음먹은 그는 정원으로 달려갔다. 정원에 도착하자 기적의 나무에는 단 하나의 과일만 덩그라니 달려 있었다. 디에고는 기쁨에 넘쳐 큰 소리로 외쳤다. “머뭇거릴 필요가 뭐 있어? 다른 사람들이 모두 불행의 과일을 먹어서 행운의 과일만 남아 있는 게 틀림없어!”
그는 자기 발 밑에 행운의 과일이 놓여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하고 용감하게 눈에 띄는 과일 쪽으로 다가갔다. 그는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 그러고는 발 밑에 놓여 있는 행운의 과일을 여러 번 짓밟은 다음 기분 좋게 불행의 과일을 먹어치웠다.
*불행으로 가득찬 이 세상에서 우리는 악을 보고 행운이라 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사람은 행운의 과일 옆을 지나면서도 그것이 행운인 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진실
언젠가 그리스에서 아름다운 진실이 여신들이 입는 옷을 입었다. 진실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자 그리스 사람들은 그녀를 신들의 제단 위에 올려놓았다. 이런 행동을 보자 화가 치민 신들은 자신들의 명예가 더럽혀졌다고 생각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모욕이야. 우리를 모독하는 행위라고!” 신들은 분노가 치밀어 소리쳤고, 마침내 천상의 제국에서 폭동을 일으키고 말았다.
이에 유피테르가 그들을 달래기 위해 급히 지상으로 내려갔다. 유피테르의 모습을 보자 진실은 깜짝 놀랐다. 화가 난 유피테르는 신성을 모독했다며 진실에게 엄한 벌을 내렸고, 진실이 두르고 있던 화사한 망토도 빼앗아 거짓말에게 던져 주었다. 그러면서 냉정하게 말했다. “오늘부터 너는 벌거벗은 채 살 것이다!”
*그날 이후부터 진실은 너무 창피한 나머지 몸을 숨겼다. 그래서 인간들에게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작은 나무 두 그루
바위투성이의 높은 산에서 작은 나무가 바람에 흔들거리고 있었다. 또 다른 작은 나무는 평원에서 그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한 채 자라고 있었다. 한 번은 산에 살던 작은 나무가 기쁨에 넘쳐 말했다. “나는 정말로 행운아야. 여기서는 바다와 울창한 숲과 멋진 계곡이 한눈에 보이거든. 태양은 떠오르자마자 나를 흠뻑 적시고, 산들바람은 항상 내 잎을 살랑살랑 흔들어대고, 수많은 바위는 내게 카펫 역할을 해 주지. 그리고 내 가지에는 새 중의 왕인 독수리가 둥지를 짓거든.”
그러자 계곡 저편의 평원에 있는 작은 나무가 대꾸했다. “끔찍스런 폭풍이 불어오면 넌 성난 폭풍에게 희생되고 말 거야. 어쩌면 번개를 맞아 죽을지도 모르지. 네 미래는 그런 슬픈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난 네가 부럽지 않아. 비록 보잘것없이 한쪽 구석에서 살고 있지만 마음만은 편하거든. 난 정말 비바람 따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거든.”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항상 남의 중상모략을 걱정한다. 남의 관심에서 잊혀진 채 평화롭게 사는 것이 높은 지위를 차지하는 것보다 더 행복한 법이다.
진보와 정체
아랍의 준마가 어느 날 증기기관차에게 말했다. “기관차야, 네가 예로부터 명문인 우리 종족을 이겼다고 우쭐대지는 마라. 사람들이 널 두고 아무리 칭찬을 아끼지 않고, 또 네 가슴속에서 터져나오는 불길과 소증기로 아무리 커다랗게 울부짖더라도 우리가 경주하면 난 널 가볍게 이길 수 있어.”
기관차는 아무 관심 없다는 듯이 잠자코 준마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커다란 기적 소리를 내면서 빠른 속도로 철길 위를 달렸고, 기관차의 육중한 무게에 눌린 철길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기관차는 쉬지 않고 수증기를 내뿜으며 점점 속도를 높였다.
그러자 준마는 용기를 내어 기관차를 뒤쫓으며 말로 다할 수 없이 기쁘다는 듯이 울어댔다. 준마가 빠르게 달리자 땅에서는 먼지가 뿌옇게 일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쯤 지나자 준마는 숨을 헐떡이며 괴롭다는 듯이 신음소리를 냈고, 이윽고 몸을 떨면서 땅바닥에 고꾸라졌다. 그 동안에도 기관차는 전혀 지치지 않는 듯 거침없이 자신의 길을 가고 있었다.
*아무리 용감할지라도 정체한 사람이 진보한 사람과 싸우는 것은 무의미하다. 진보가 승리하고 정체가 쓰러질 것임은 보지 않고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때문에 사람은 자신이 처한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코끼리
아시아의 어느 지역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코끼리를 숭배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코끼리를 보물단지처럼 섬겼다. 항상 금과 보물로 치장하고 코끼리가 가는 곳마다 향불을 피우곤 했다. 그런데 이런 생활에 따분했던 코끼리 한 마리가 향불을 피우며 보물과 옷을 입히던 시종장을 보며 우습다는 듯이 말했다. “이제 나는 사람들의 이런 열성이 지겨워요. 솔직히 말해 난 왜 사람들이 이토록 나를 숭배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시종장이 큰 소리로 말했다. “코끼리님, 너무 겸손하십니다. 당신은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는 영웅이시며 정의의 사도이십니다. 권력자들이 죽으면 항상 코끼리로 변해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납니다. 우리의 군주들은 죽은 후 아름다운 코끼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코끼리님은 이런 숭배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습니다.”
“맙소사! 당신들은 내가 코끼리로 변한 훌륭한 영웅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지금 즉시 그런 꿈에서 깨어나게 해 주지요. 나를 이런 거추장스런 옷에서 해방시켜 주세요. 난 정말이지 이런 게 지겹단 말이에요! 차라리 울창한 숲으로 가서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있게 해 주세요. 가진 것 없는 가난한 동물일지라도 난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그리고 이런 향불도 싫어요. 나는 권력자들처럼 허황되지도 않고 허영을 좋아하지도 않아요. 당신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난 한 번도 내 형제를 죽인 적이 없어요. 난 은혜를 원수로 갚은 적도 없고, 한 번도 남을 속이거나 거짓말을 한 적이 없어요. 또한 선행을 베풀어야 할 때 거부한 적도 없다고요!”
*이 코끼리처럼 사는 사람이 있다면 과연 사람들은 그를 어떻게 대할까?
칼날과 손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