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리얼 코리아
SBS 리얼코리아팀 지음 | TheBook
성남시 중원구의 한 지하철 역사. 깔끔한 가게 몇이 있는데, 손님이 들고 날 때마다 유난히 우렁찬 목소리로 인사를 건네는 돈까스 집이 있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팔순을 바라보는 할아버지라는 사실을 알면 놀라지 않는 사람이 없다. 또 할아버지가 만드는 음식이 돈까스라는 점도 뜻밖인데 미8군에서 요리사로 일한 경력과 일본의 친구 아들에게서 정통 돈까스 요리법을 배웠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할아버지는 미군 부대에서 일한 경험을 아직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데 물론 부정적인 명도 많았지만 정직하게 음식을 만들라고 강조하던 목소리만큼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고 한다. 덕분에 지금까지 서너 시간 공을 들여 만든 돈까스라도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없이 내다 버리는 버릇이 몸에 배었다. 손자 같은 젊은 손님들과도 격의 없이 농담을 주고받을 만큼 인자하고 자상한 할아버지지만, 음식을 남긴 손님에게는 절대로 인사를 하지 않는다. "정성껏 만든 음식을 남긴다는 거, 그건 죄악이요, 죄악."
·주메뉴 : 돈까스, 스파게티
·전화번호 : 031)722-1991
·주소 :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1315(수진역 구내)
·영업시간 : 11:00∼23:00(1,3 화요일/명절 휴무)"우리 딸이 친구들이라 여기서 돈까스를 먹었나 봐요. 집에 와서 어찌나 자랑을 하던지 도대체 뭔데 그러나 싶어서 한 번 와봤어요."9. 강남·서초·송파·강동
생태찌개와 어머니 - 정동진 생태전문10. 수도권 지역
일편단심 돈까스 - 할아버지 돈까스"감기 몸살 걸렸을 때 땀 뻘뻘 흘리면서 이 찌개 한 냄비 먹으면 진짜 좋아요. 온 몸에 힘이 펄펄 나요."해군과 공군의 보금자리가 있었던 대방동. 그 흔적만 남은 지금도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여전히 성업중인 중국집이 있다. 지금의 주인 아저씨가 가게를 맡은 지 25년째이니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역사지만, 부친이 가게를 운영하던 시절까지 합치면 그 전통은 50년 세월을 훌쩍 넘어선다. 공군으로 복무하며 이 집을 즐겨 찾았다는 40년 단골 손님은 자장면을 먹고 몇 발되지 않는 부대까지 들어가면 벌써 배가 다 꺼져 버릴 정도로 소화가 잘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젊은이의 왕성한 소화력 때문만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장면을 먹고 나서 속이 더부룩하다고 느끼는 것은 면발을 너무 되게 뽑았기 때문인데, 주인 아저씨는 20년의 세월일 흐르는 동안 반죽의 농도와 삶는 시간에 감을 잡게 되었다. 그러니 이 집은 조금만 멀어도 배달을 가지 않는다. 귀찮아서가 아니라 가는 동안에 면이 불어 버려 맛없는 자장면을 먹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주메뉴 : 자장면, 탕수육
·전화번호 : 815-0567
·주소 : 동작구 대방동 384-7
·영업시간 : 11:00∼21:30(1,3 화요일/명절 휴무)흔히 생태찌개는 겨울에 먹어야 제 맛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오뉴월 삼복더위에 생태찌개를 찾는 사람이야말로 '뭘 좀 아는 사람'이다. 뜨거운 국물을 먹으면 자기도 모르게 "시원하다."는 소리가 나오는 게 다 이유가 있는 셈. 실제로 무더운 여름날 뜨거운 찌개 국물에 땀을 쭉 빼고 나면 몸에 한결 개운해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명태는 원래 지방이 적은 대신 다른 영양분이 아주 풍부하기 때문에 자칫 더위먹기 쉬운 여름철 건강을 다스리는데 아주 효과적이다. 무 몇 토막에 토막낸 생태를 얹고 고춧가루 양념으로 즉석에서 끓인 둔촌동 생태찌개는 그래서 이미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보신탕이나 삼계탕 못지 않은 여름철 별미로 소문이 자자하다. 비록 이름은 생태찌개지만 이 집주인 아주머니는 생태와 동태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생선을 쓴다. 완전 생태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라 열 명 가운데 여덟 명의 입맛에 맞춘다는 나름의 원칙에 따라 생태와 동태의 장점을 두루 취하고 싶기 때문이다. 찌개말고도 코다리찜과 식후의 숭늉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주메뉴 : 생태탕, 코다리, 황태구이
·전화번호 : 482-3402
·주소 : 강동구 둔촌동 440-14
·영업시간 : 10:00∼22:00(명절 휴무)"총각 시절부터 우리 아빠 여기서 자주 자장면 드셨데요.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자장면 하고 탕수육은 너무 너무 맛있어요."8. 금천·관악·동작
면발에 담긴 20년 세월 - 대성관"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10년 넘게 이 집 단골인데. 제가 생각해도 이 맛에 길들여진 것 같아요. 중독이 되었다고 할까…."이 '얼큰 수제비'는 이름 그대로 매운 걸로 한 몫을 하는 독특한 수제비다. 오로지 김치 하나로 매운 맛을 내기 때문에 국물 색깔부터 벌건 게 예사롭지 않다. 하지만 정작 김치 자체는 뜻밖에도 까만 색인데 주인 아주머니 말로는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까만 김치는 유일하지 않나 싶다고. 색이 그렇게 되는 이유는 땅에다 묻어서 6개월 이상 삭히기 때문인데 이 김치는 그냥 먹기에는 조금 문제가 있지만 얼큰 수제비의 맛을 내는 데는 없어서 안될 일등 공신이다.
이 집은 또한 공간이 그리 넓지 않아 낯선 손님들이 합석을 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는데 덕분에 땀 뻘뻘 흘리면서 수제비 같이 먹은 인연으로 결혼에까지 성공한 커플도 더러 있다고 한다. 수제비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옛말까지 있으니 혹시 아직 배필을 만나지 못한 처녀 총각들은 가장 붐빌 시간에 이 수제비를 먹으러 가는 것도 괜찮은 작전일 듯.
·주메뉴 : 수제비
·전화번호 : 678-0142
·주소 : 영등포구 영등포3가 16-3번지
·영업시간 : 10:00∼24:00(명절 휴무)집안 마당에 온통 널린 음식 재료들을 보면 마치 잔칫상이라도 준비하는 것 같은 분위기다. 그러나 정작 그 많은 재료들을 모두 쏟아 부어 만드는 음식은 순대 단 한 가지. 열두 가지 야채와 제철 나무, 고기를 포함해 모두 스물 예닐곱 가지의 재료가 들어간다니 순대 맛이 어떨지는 대충 짐작이 간다. 주인 아주머니가 부산 출신이면서도 전라도로 시집을 간 탓에 경상도 순대로는 특이하게 콩나물을 넣는 것이 특징이다.
낯선 타지로 시집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아흔 살의 시할머니를 모시고 시집살이를 하면서 어려움이 없을 수 없었다는데, 돌아보면 그 시할머니에게 배운 음식 솜씨가 오늘 그들 가족을 먹여 살리는 밑천이 된 셈이다. 그런 아주머니의 고생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이 집주인 아저씨는 지극한 아내 사랑으로 주위에 소문이 파다하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순대집을 해오면서 힘들다는 생각을 잊고 재미있게 일하려 했지만 이제 와서 돌아보면 한 고비 한 고비가 모두 고생이었던 듯하다고.
·주메뉴 : 순대
·전화번호 : 2296-8664
·주소 : 성동구 마장동 574
·영업시간 : 24시간(명절 휴무)"사실 나도 저 아래에서 고깃집을 하고 있거든요. 맛이 어떤지는 누구보다 잘 알지요"7. 영등포·구로·강서·양천
까만 김치의 비밀 - 뽕씨네얼큰수제비6. 동대문·성동·중랑·광진
경상도 순대와 전라도 손맛 - 왕순대국빠르고 편리한 조리 기구가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은근한 연탄불로 두어 시간 이상 족히 삶아야 제 맛이 난다는 닭곰탕을 끓이는 할머니가 있다. 잘게 찢은 닭고기를 다리, 날개, 몸통 순으로 늘어놓고 부위별로 골고루 넣은 다음 국물을 부으면 다른 반찬은 필요가 없다. 할머니가 한결같은 정성으로 닭곰탕을 끓인 지 어느 새 50년이 가까워 오는데, '새댁' 소리를 듣던 초창기 시절이 엊그제만 같다고.
할머니가 더욱 존경을 받는 것은 직접 제조법을 개발한 닭기름 비누 때문이다. 국물 맛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몸에도 좋지 않기 때문에 닭을 삶는 동안 줄곧 기름을 걷어 내는데, 그냥 버리면 하수구가 막힌다는 걸 알고 난 후부터는 따로 모아 두었다 비누로 만들어 쓴다. 이런 것이 어디서 따로 환경 보호를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레 터득하는 삶의 지혜가 아니겠는가.
·주메뉴 : 닭곰탕, 통닭
·전화번호 : 752-9947
·주소 : 중구 남창동 34-137호
·영업시간 : 08:00∼20:00(일요일/공휴일/명절 휴무)"저 같은 단골에게는 할머니가 특별히 목을 많이 주세요. 닭고기 중 제일 맛있는 부분이 바로 목이에요."4. 종로
아구 내장과 20가지 해물 - 신마산아구찜기차 한 대 지나가면 건물이 내려앉을 것 같은 허름한 음식점, 이곳의 드럼통 식탁에 앉아 석쇠 불로 고기 한 점 구우면 그 정취만으로도 취해버릴 것 같다. 그러나 아직은 취할 때가 아니다. 본격적으로 이 집 고기 맛을 보기 전까지는….
이 집 고기는 얼린 것 역시 어지간한 곳의 생고기만큼이나 육질이 좋다. 그리고 주인 아저씨가 직접 개발한 소스가 고기 맛을 돋군다. 맵지도 짜지도 않은 담백한 맛을 내는 이 소스에는 마늘, 양파 등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재료는 다 들어간다고 아저씨는 밝힌다. 하지만 그 이상은 비밀이란다. 고기도 고지지만 이 집의 유명세에는 걸쭉한 된장찌개도 적지 않은 몫을 한다. 이미 배를 채운 손님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뚝배기밥. 갓 지은 밥과 구수한 누룽지, 속이 확 풀릴 것 같은 숭늉까지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이렇게 이 집의 풀코스를 제대로 먹고 나면 일어서기가 힘들 지경에 이르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모든 음식의 가격이 어지간한 고깃집의 1인분 값에도 못 미친다는 점이다.
·주메뉴 : 갈비상, 안창살, 소금구이
·전화번호 : 3141-2326
·주소 : 마포구 동교동 688-27번지
·영업시간 : 17:00∼07:00(연중 무휴)"기찻길도 있고 드럼통도 있고, 꼭 시골에 와서 친구들이랑 오붓하게 먹는 기분입니다."3. 마포·용산
드럼통에 앉아 석쇠에 구워서 - 기차길 왕소금"나이를 먹을수록 입맛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집 비빔밥 한 그릇 먹으면 거짓말처럼 입맛이 돌아와요.""옛날 포장마차에서 연탄불에 구워주던 그 꼼장어 맛이 살아 있어서 멀지만 일산에서 가 끔 옵니다."은평구가 생기기 전, 서대문구청 출장소가 있던 시절부터 이곳 녹번동에 자리잡고 있는 꼼장어 집이 있다. 엄밀히 말해서 음식점이라기보다는 실내 포장마차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곳인데, 처음 문을 연 후 25년 동안 내부 공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아 지난 세월의 두께가 그대로 남아 있다. 손님들이 장난 삼아 술병 뚜껑으로 하나 둘 늘어뜨린 장식이 이 집의 유일한 인테리어. 돈을 들이기 싫어서가 아니라 식당은 음식 맛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고집 때문이다.
기름에 구운 꼼장어에 며느리도 모른다는 특유의 고추장 양념을 둘러 연탄불에 다시 구워 내는 이 집 꼼장어는 적어도 은평구 일대에서는 소문이 자자한다. 본격적으로 술손님들이 들이닥치는 시간이 되기 전에 포장을 해 가는 손님들이 유난히 많은 것도 이 집의 특징. 아이를 가졌을 때 이 집 꼼장어를 즐겨 먹었다는 아주머니는 아이가 크면서 꼼장어만 찾을까 걱정이라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주메뉴 : 꼼장어
·전화번호 : 018-323-8600
·주소 : 은평구 녹번동 212
·영업시간 : 17:00∼24:30(명절 휴무)간판에는 쌈밥이라고 붙어 있지만 정작 들어가 보면 뷔페가 아닌가 싶을 만큼 갖가지 음식이 준비되어 있다. 놀라운 것은 그 많은 음식 가운데 국물을 낼 때 넣는 멸치가 유일한 '고기'라는 점. 모든 음식이 산과 밭에서 금방 뜯어온 것 같은 싱싱한 나물과 야채만으로 만들어졌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뷔페식 비빔밥이라고 할까. 대부분의 손님들은 보리밥을 갖가지 나물과 야채에 비벼 먹는다.
이렇게 순전히 야채만으로 기막힌 맛을 내는 데는 주인 아주머니 특유의 '호박(죽)풀'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한다. 청호박을 삶아서 찹쌀을 넣고 끊이면 걸쭉한 호박풀이 완성되는데, 이 집 음식은 모두 이 호박풀로 마무리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박 특유의 단맛과 나물의 수분이 어우러지기 때문에 조미료는 물론 식용유조차 따로 쓸 필요가 없다고. 이 집에서는 음식을 남길 경우 2천 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음식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는 물론이고, 그렇게 해서 절약된 비용으로 1년에 한 번씩 동네 어르신들을 초대해 잔치를 연다.
·주메뉴 : 채식뷔페
·전화번호 : 02-943-6898
·주소 : 성북구 종암2동 3-1192
·영업시간 : 11:00∼15:00(명절 휴무)2. 은평·서대문
며느리도 모르는 고추장 양념 - 꼼장어전문점1. 강북·성북·도봉·노원
조미료는 필요없다 - 앙큼이네 쌈밥"집에서 이런 거 한 번 해먹으려면 얼마나 번거로운데요. 게다가 맛도 제대로 살리기 힘 들고…."5. 중구
은근한 연탄불에 두 시간 삶은 - 할머니 닭곰탕종로구 낙원동 일대의 '아구찜 골목'. 그 중에서도 유난히 빈자리를 찾기 힘든 집이 하나 있다. 전라도 완도 출신의 이 집주인 아주머니는 일명 '억척 아줌마'로 불리는데, 말투나 행동이 여장부처럼 시원시원한 반면 함께 일하는 그녀의 동생은 차분하고 꼼꼼한 성격이라 자매가 힘을 합치면 소 한 마리도 거뜬히 잡을 자신이 있다고.
근처의 다른 아구찜집과는 달리 해물찜을 주메뉴로 내세우는데, 아구뿐만 아니라 해삼, 소라, 우럭조개 등 스물 가지가 넘는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간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재료는 뜻밖에도 아구 내장이다. 아주머니가 이것을 어지간한 단골 손님이 아니면 내놓지 않을 만큼 아끼는 이유는 그만큼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 초창기에 아무것도 모르고 수산시장에서 '아구 내장 좀 주세요' 했다가 망신만 톡톡히 당했다고 한다. 아무튼 푸짐한 콩나물 사이에 숨어 있는 각종 해물을 찾아 먹는 재미가 쏠쏠한 해물찜, 일부러 찾아가서 먹는 수고로움이 아깝지 않을 별미임이 틀림없다.
·주메뉴 : 해물찜
·전화번호 : 743-4850
·주소 : 종로구 낙원동 98
·영업시간 : 24시간(연중 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