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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

브라이언 카바노프 지음 | 느낌이있는나무
보이스카우트 단장의 지혜



몇 주에 걸쳐 보이스카우트 대원들은 부모들을 위한 밤 행사 준비에 정신이 없었다. 모든 것이 빈틈이 없었다. 벽에는 장식물들이 붙고, 대원들은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탁자 위에는 음식이 가득 차려졌다.

사회자는 매끄럽게 진행을 해나갔다. 참석자들도 부모를 위한 행사답게 절제된 차분한 음성으로 노래를 불렀다. 드디어 지미의 차례가 되었다. 이 순간을 지미는 얼마나 고대했던가. 일어나 단상으로 걸어가면서 지미는 청중 속에 앉아 있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얼굴을 흘깃 쳐다보았다. 어머니의 얼굴은 뿌듯함으로 환하게 웃고 있었고, 아버지는 겉으로 내색하진 않았지만 지미에게 힘을 보내고 있었다. 지미는 우렁찬 목소리로 웅변을 시작했다. 그리고 갈수록 목소리를 높여 유창하게 웅변을 했다. 청중들이 자신의 웅변에 열심히 귀기울이자 지미는 왠지 으쓱해졌다.

그런데 뭔가 잘못되기 시작했다. 갑자기 세상이 눈앞에서 헤엄을 치는 듯했다. 차츰 말의 속도가 느려지고, 더듬거리다가, 마침내 딱 멎었다.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갛게 달아오른 지미는 양손을 배배 꼬며 멍하니 보이스카우트 단장을 바라보았다. 단장은 마치 준비라도 하고 있었던 듯, 지미가 잊어먹은 다음 문장을 속삭여주었다. 그는 지미가 웅변을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 되풀이해서 연습하던 것을 들었기 때문에 그 내용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단장의 도움으로 지미는 그 다음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전과는 달랐다. 웅변은 이미 엉망이 된 뒤였다.

지미는 자꾸 말이 막혔다. 그러면 보이스카우트 단장은 재빨리 다시 속삭여주었다. 나머지 2분 동안 웅변은 지미가 한 것이라기보다 단장이 한 것처럼 되어버렸다. 어쨌거나 지미는 웅변을 끝마쳤다. 지미는 가슴속에 큰 납덩이가 들어 있는 것 같았다. 어머니의 얼굴에는 실망감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었고, 아버지의 얼굴 근육은 수치감에 실룩실룩 경련을 일으켰다. 청중은 마지못해 박수를 쳤으나 그들 역시 소년이 실패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소년이 안쓰러웠다.

그때 보이스카우트 단장이 재빨리 일어나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의 잔잔한 눈이 반짝였다. 그가 큰소리로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가 잔뜩 긴장한 채 귀를 기울여야만 했다. '단장이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사람들의 가슴속엔 궁금증이 일었다.

"나는 방금 일어난 일 때문에 여러분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기쁨을 느낍니다. 여러분은 불행한 실패로 막을 내릴 뻔한 상황에서 영광스런 승리로 이끈 한 소년을 보았습니다. 지미는 얼마든지 웅변을 포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차라리 포기하는 것이 훨씬 더 쉬운 일이겠지요. 그러나 이백 명이 넘는 청중 앞에서 웅변을 끝까지 마친다는 일은 제가 알기엔 여간한 용기와 배짱을 가지곤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여러분은 앞으로 더욱 훌륭한 웅변을 들으실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확신하건대, 지미처럼 우리 보이스카우트의 정신을 더 잘 보여주는 경우는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 보이스카우트의 정신입니다."

청중은 일제히 우레와 같은 박수를 쳤다. 지미의 어머니는 이내 허리를 곧추세우고 자랑스런 표정을 되찾았다. 지미의 아버지 얼굴에도 만족한 표정이 어렸다. 청중은 또다시 열기에 휩싸였고, 지미는 뭔가 목에 걸린 듯한 목소리로 옆자리에 앉은 친구에게 이렇게 속삭였다. "흠, 나도 커서 저런 멋진 보이스카우트 단장이 될 거야." - 월터 맥픽

최고의 선택



성실과 정직한 거래를 밑천 삼아 유망한 기업을 일으킨 사람이 있었다. 그는 나이가 들자 앞날이 걱정되었다. 그에게는 세 조카 이외에는 자녀나 가까운 친척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그는 조카들을 불러놓고 말했다. "내게 문제가 하나 있는데, 그에 대한 가장 훌륭한 해결책을 내놓는 사람에게 전 재산을 물려주겠다." 그는 조카들에게 돈을 똑같이 나누어주며 자신의 널찍한 사무실을 채울 만한 물건을 사오라고 일렀다. "내가 준 그 이상의 돈을 써선 안 된다. 그리고 해질녘까지는 꼭 돌아와야만 한다."

하루 종일 세 조카는 삼촌의 지시를 따르기 위해 고심했다. 마침내 땅거미가 지고 그들은 삼촌의 말에 따라 자신들이 한 일을 보고하러 돌아왔다. 삼촌은 조카들이 과연 무엇을 샀을까 궁금해서 애가 닳아 있었다. 제일 먼저 나타난 조카가 땅콩을 채운 커다란 자루들을 끌고 들어왔다. 사무실은 자루들로 빈 공간이 거의 남지 않았다. 그 다음 둘째가 들어왔다. 둘째 조카는 공기를 잔뜩 불어넣은 풍선 꾸러미들을 사무실로 들여왔다. 풍선은 땅콩보다는 사무실을 더 채울 수 있었다. 잠시 뒤 나타난 셋째 조카는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삼촌이 그에게 물었다. "그래, 너는 무엇을 가져왔느냐?" "삼촌, 저는 간밤에 불이 나 집을 잃은 가족을 돕느라 돈의 절반을 썼어요. 그 다음에는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을 우연히 만나게 되어 빈민지구에 있는 청소년 회관에 나머지 돈의 대부분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얼마 남지 않은 돈으로 이 초와 성냥을 샀습니다." 말을 마친 후 그는 초에 살며시 불을 당겼고 타오르는 불빛은 사무실 구석구석을 환하게 비추었다!

인정 많은 삼촌은 이 조카야말로 가장 훌륭한 가족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삼촌은 그 조카에게 유산을 잘 써줄 것을 당부하며 자기 사업의 뒤를 잇게 하였다. - 작자 미상

당신은 지금 절 도와주시려는 거죠



1989년, 아르메니아를 강타한 강도 8.2의 지진으로 전국은 거의 쑥대밭이 되었다. 4분도 채 안 되어 3만 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그러한 아비규환의 와중에 아내를 집에 안전하게 대피시켜 놓고 아들이 다니는 학교로 뛰어간 아버지가 있었다. 학교에 도착해 보니 건물은 완전히 무너져 내려 납작해져 있었다.

정신적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아버지는 아들과 한 약속이 떠올랐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아빠는 네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아들과의 약속이 떠오르자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무너져 내린 학교의 폐허더미를 바라보니 그 어떤 희망도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아들과 한 약속을 한순간도 저버리지 않았다. 아버지는 아침마다 아들을 학교에 바래다주었던 길을 유심히 더듬기 시작했다. 아들의 교실이 건물 뒤편의 오른쪽 구석이라는 것이 기억났다. 그는 그리로 달려가 무너진 돌무더기 속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가 돌무더기 속을 파헤치고 있을 때, 절망에 빠진 다른 부모들이 도착했다. 그들은 자식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그러더니 "이제 너무 늦었다!"고 하며 아버지를 폐허더미에서 끌어내려고 했다. "아이들은 이미 죽었어요!" "이러시면 안 돼요!" "집으로 돌아가세요!" "이제 현실을 인정해야 해요. 이래봐야 소용없어요." "상황만 더 악화시킬 뿐이에요."

아버지는 그들에게 단 한마디로 응답했다. "당신들은 지금 절 도와주시려는 거죠?" 그러고는 아들을 찾기 위해 돌무더기를 파헤쳤다. "불이 나고 있어요. 폭발이 어디에서 일어날지 알 수 없습니다. 당신이 이러시면 위험합니다. 집으로 돌아가세요." 소방대장은 이렇게 말하며 폐허더미에서 그를 끌어내려고 했다. 그 말에 자상하고 애정 많은 아버지는 물었다. "지금 절 도와주시려는 거죠?"

이번엔 경찰이 와서 말했다. "당신은 지금 제 정신이 아닙니다. 안타깝지만 모든 것은 끝났어요. 다른 사람들마저 위험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세요. 우리가 알아서 처리합니다!" "당신도 지금 절 도와주시려는 거죠?" 아버지의 반응은 이 한마디뿐이었다. 어느 누구도 말릴 수가 없었다. 용기를 잃지 않고 아버지는 혼자 힘으로 돌무더기를 파헤쳤다. 그는 자신이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만 했다. '내 아들은 살았는가, 죽었는가?'

아버지는 8시간, 12시간, 24시간, 36시간 계속해서 파헤쳤다. 드디어 38시간이 지났다. 그가 둥근 돌을 끄집어내자 아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는 아들의 이름을 소리쳐 불렀다. "아만드!" 아들의 목소리가 되돌아왔다. "아빠!? 저예요. 아빠, 제가 딴 애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어요. 아빠가 살아 계시면 절 반드시 구해주시러 올 거라구요. 그리고 날 구해주실 때 친구들도 함께 구해줄 거라고 말해줬어요. 아빠가 '무슨 일이 생겨도 아빠는 너를 위해 반드시 그곳에 있을 것이다.'라고 약속하셨잖아요. 아빠는 약속을 지키셨어요, 아빠!"

아버지가 물었다. "그곳 상황은 어떻니?" "아빠, 서른 세 명 중에서 열세 명 남았어요. 무서워요. 배도 고프고 목도 말라요. 근데 이제 아빠가 오셔서 괜찮아요. 학교가 무너질 때 삼각형처럼 쐐기꼴이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우리가 살아있는 거예요." "아만드, 어서 밖으로 나오너라." "아니에요, 딴 친구들 먼저 내보내야죠. 나는 아빠가 무슨 일이 있어도 제 곁을 떠나시지 않으리란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 마크 한센



한 우물을 파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테너 가수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렇게 회상한다.



"어린 시절, 내가 노래의 경이로운 세계에 입문하게 된 것은 순전히 빵장수이셨던 아버지 덕분이었어요. 아버지는 목소리를 개발하려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지요. 그리고 그 당시 고향에는 테너 가수인 아리고 폴라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 분이 절 문하생으로 거두셨지요. 그때 나는 사범학교에도 다니고 있었어요. 졸업할 때가 되자 나는 아버지에게 '선생님이 될까요, 가수가 될까요?'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루치아노, 네가 두 의자에 한꺼번에 앉으려다간, 너는 그 두 의자 사이에서 엉덩방아를 찧고 말 게다. 인생은 선택이다. 너는 한 의자에만 앉아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죠. 나는 한 가지를 선택했어요. 처음으로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기까지 7년이라는 공부와 좌절이 따랐어요. 대도시의 오페라 가수가 되는 데 또 7년이 걸렸어요. 그래서 이제 난 이런 생각을 해요. 벽돌공이 되든 글쟁이가 되든 무엇을 선택하든지 간에 그 일에 푹 빠져야 한다. 몰두야말로 성공의 비결이다. 한 우물을 파라." - 루치아노 파바로티

거북의 교훈



한 소년이 흔히 '터틀'이라고 부르는 식용 거북 한 마리를 발견했다. 소년은 거북을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북의 목은 몸통 속으로 움츠러들어 꼼짝도 하지 않았다. 골이 난 소년이 막대기를 주워 들고 거북의 목을 끄집어내려 했다.

소년의 삼촌이 줄곧 조카의 행동을 지켜보다가 말했다. "안 돼, 어림없어. 네 녀석이 정말로 거북을 죽일 심보인지는 몰라도 막대기로 절대 거북의 목을 내놓게 할 수는 없을 거다." 삼촌은 집으로 거북을 데려와 벽난로 가까이 놓아두었다. 불과 몇 분 사이에 거북의 몸은 따듯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거북은 머리를 내밀고 다리를 뻗기 시작했다.

삼촌이 말했다. "거북은 이래. 사람도 역시 마찬가지지. 힘만 믿고 다른 사람에게 억지로 어떤 일을 하게 할 수는 없어. 네가 먼저 사람들을 따뜻하게 대한다면, 그들은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 거야." - 작자 미상

솔로몬의 반지



옛 유대 전설에 따르면 언젠가 솔로몬이 보석 세공인에게 반지를 가공하여 그 위에다 모든 시대와 상황에 유효하고 적절한 글을 새겨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한 달 후 보석 세공인은 이런 말이 새겨진 반지를 가져왔다. '이 일 또한 지나가리라.'

왕은 흉사가 있는 날에는 그 글을 읽고 기운을 돋우었고, 경사가 있는 날에는 그 글을 읽고 냉정을 되찾았다. - 작자 미상

배려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영국의 저지 해변은 오늘 하루도 북적거렸다. 날씨는 무더웠고 모래사장은 해수욕 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런데 한 여자가 파도에 휘말리는 일이 일어났다. 그녀는 모래톱에서 발을 헛디뎌 강한 물살에 갑자기 휩쓸렸던 것이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사람 살려!'라고 외치며 강한 물살에서 헤어 나오려고 몸부림쳤다. 적어도 스무 명이 넘는 어른들이 해변에서 이를 지켜보았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그때 한 청년이 파도 속으로 뛰어들어 그녀를 구해냈다.

현장에 있었던 한 목격자가 해안 순찰대에게 그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위기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한 젊은이에게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그 자리에서 방관만 하며 서 있었던 다른 사람들을 경멸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투덜거렸다. "그 여자는 하마터면 물귀신이 될 뻔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멀뚱멀뚱 쳐다보고만 있더라구요."

순찰대는 그 사내를 보고 말했다. "세상에는 흔히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어요. 한 부류는 저 청년처럼 다른 사람의 일을 제 일처럼 생각하는 사람이고, 나머지 한 부류는 도통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을 너무 가혹하게 비난하지는 마십시오. 남을 극진히 생각하는 일에도 용기가 필요하니까요." - 아서 고든

질주



올림픽에 출전한 육상 선수가 우승 비결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의 대답에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자세를 나타내는 깊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었다. 그 선수는 이렇게 말했다.

"경주에서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이전까지의 모든 승리와 실패를 잊는 것입니다. 승리는 터무니없는 오만으로 이끌고, 실패는 허황된 두려움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합은 매번 새로운 시작일 뿐입니다. 결승선에 쳐진 테이프를 향해 전력 질주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과거에 이룩한 성취와 실패는 잊어라. 단지 목표를 향해 나아가거라. 부단히! -로이드 존 오질리브

아들을 위한 기도



오, 하나님. 나의 아들이 자신의 약점을 아는 강한 사람이 되고, 두려울 때 제 자신을 직시할 수 있는 용감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나의 아들로 하여금 소망이 행동을 대신하지 않으며... 바라건대, 안락함과 안이함의 길로 이끌지 마옵시고, 대신 고난과 도정이라는 자극과 긴장의 길로 가게 하소서.

폭풍우 속에 서는 법을 알게 하되, 패배한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는 법을 알게 하소서.



나의 아들로 하여금 마음은 깨끗하고 이상은 높은 사람이 되게 하시고,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기에 앞서 자신을 극복하는 사람이 되게 하시고, 앞날을 향해 돌진하지만 결코 지난날을 잊지 않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리고 바라건대, 이 모든 것 외에 풍부한 유머감각을 지니게 하여 결코 자신을 너무 심각하게 여기지 않되, 늘 진지한 사람이 되도록 하소서.

그런 후에 나는 감히 아비로서 나직이 말하겠나이다. "나는 헛되이 인생을 살아오지 않았다." -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

발렌다 요인



카알 발렌다는 말 그대로 세상 꼭대기에서 살았다. 그는 줄타기의 명수로 팽팽한 밧줄 위에서 대담무쌍한 묘기를 부리며 수많은 사람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그의 쇼가 막을 내린 1978년 운명의 날 이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발렌다는 그날 푸에르토리코의 수도 산후앙에서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줄 위에서 떨어져 죽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의 미망인은 발렌다가 두려움을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전한다. 그가 걱정으로 인해 불안감에 휩싸이기 전까지 자신감이란 단어야말로 그의 성격을 특징짓는 말이었다. 그런데 돌연 안전을 위한 자잘한 사항들이 그의 마음을 빼앗아 버렸다. 그는 안전을 위해 줄을 살펴보고 또 살펴보았다. 심지어 길잡이 막대까지 안전한가 살펴볼 정도였다. 전에 그런 일은 한 번도 없었다.

발렌다가 변한 것이다. 줄 위를 걷는 데 온 힘을 쏟는 대신에 그는 처음으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온 정신을 집중했다. 그날 이후로 발렌다는 단지 불상사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 같았다. 줄 위에서 그가 떨어진 것은 부득이한 일이었다. 미망인도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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