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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모른다

이시형 지음 | 이다미디어
전철이나 길거리에서 용감하게 접근해 오는 남자가 있다. 생판초면에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 내가 좋다고 다가오면 굳이 싫지 않은 게 사람 마음이다. '이야기 좀 합시다!', '시간 좀 내주십시오.','커피 한잔 같이 할 수 있겠습니까?' 남자들의 상투적인 접근 대사는 대개 이렇게 시작한다. 크게 불량기가 있어 보이지도 않고 호기심도 난다. 그리고 아직 이렇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한 남자가 없었으니 일단 만나 보는 거야 손해날 것 없겠지... 따라 나서는 여자 쪽 계산은 대체로 이렇다.

일단 둘이서 서로 마주 앉으면 남자는 아주 단도직입적이다. 이런 저런 눈치도 보지 않는다. 좋다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상당히 템포가 빠르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저돌적으로 덤빈다. 이런 남자가 싫지 않은 여자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소심하다 보니 남자다운 남자를 만났다고 좋아하는 여자도 물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시작하여 급템포로 진전되는 커플도 더러는 있다. 서로의 배경도,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면서, 우선 끌리는 감으로 뭉친다.



난 이들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 지에 대해서는 굳이 얘기하고 싶지 않다. 다만 정신과 의사로서 이렇게 용감한 남자의 본태(本態)를 여자들에게 보여줘야겠다는 책임을 느낄 뿐이다. 용감한 남자의 본모습 중 첫째 가능성은 '건달'이다. 이 진단은 조금만 정신을 차리고 보면, 알 수가 있다. 그 다음 유형은 의처증 예비생인데 이 감별은 쉽지 않다. 대개의 여자들은 깜빡 속아넘어간다. 하지만 일단 그 사슬에 걸리면 여자의 일생은 거기서 끝장이다. 평생 불행한 여자가 되는 것이다. 어렵긴 해도 조금만 냉정하면 이 역시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첫째, 이들의 구애 행각은 집요하다. 상대의 반응에 관계없이 집요하게 덤빈다. 나중엔 거절해도 막무가내다. 자존심도 없나? 저렇게 수모를 당하고도 어떻게 또 나타날 수 있지? 그렇다. 이것이 바로 두 번째 감별 포인트다. 이들은 일단 포획물을 노리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자존심쯤 쉽게 버릴 수 있는 위인이다. 그리곤 계속 공격한다. 지키고 서 있기도 하고, 선물, 편지, 전화 등 잠시도 한눈을 팔지 못하게 한다.



이 정도면 강력한 의처증 후보생이다. 그런데도 여기에 넘어가는 딱한 여자가 적지 않다. '나 같은 여자한테 저렇게 매달리는데...', '내가 뭐 그리 잘난 여자라고!', '나 때문에 한 남자를 불행하게 할 순 없잖아.', 속아넘어가는 여자들의 한결같은 대사다. 물론 이것은 보호 본능이 강한 여자의 속성 때문일 수도 있으나 곰곰이 따져 보면 여자로서의 약점이 작용한 결과다. 사랑한다는 소리도 듣기에 싫지 않다. 죽겠다고 매달리는 것 역시 흐뭇한 일이다. 여성의 자기애를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아쉬운 판에 이게 웬 떡인가 싶을 수도 있다. 이쯤 되면 이제 그 남자를 남자답고 집념이 강한 사람으로 존경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건 천만의 오해다. 한마디로 이건 사랑이 아니다. 병적인 집착이지 진정한 사랑은 아니다. 이걸 잘 구별해야 한다. 그에게 있어 그녀는 사랑하는 여자가 아니다. 전쟁에서의 노획물일 뿐이다. 남자와 인사만 해도 누구냐, 어떤 사이냐를 집요하게 따져 묻는다. 슬슬 본색을 드러내는데도 그걸 여전히 애정으로 착각하는 여자가 있다. 결혼까지는 늦지 않았다. 정신차려! 이 여자야.이게 남자다. 겉보기와는 달리 참으로 얼간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제법 잘 나간다는 남자도 이런 착각을 하고 있으니 난처하게 된 건 여자들이다. 소위 '임자 있는 여자'에게 접근할 만큼 용감한 남자는 그리 많지 않다. 왜 이런 엉터리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물론 이건 일차적으로 남자의 가당찮은 열등감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 보면 이건 꼭 남자를 탓할 일만은 아니다.

여자들이 모두 예쁘게 차려 입고 행복에 겨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죄라면 죄다. 애인 없는 여자가 어찌 저리도 예쁘게 차려 입고 밝고 명랑하게 깔깔거릴 수 있으랴. 혼자일 리가 없다. 젊은 여자들은 수시로 남자를 착각하게끔 만든다. 거기다 한술 더 떠 혼자인 여자일수록 더 애인이 있는 척 과장한다. 여자의 입장에서야 애인 하나 없는 신세라면 자존심이 상해서도 있는 척 해야겠지? 불행히 세상 남자란 게 어리숭해서 여자들의 그런 연기에 그만 깜빡 속아넘어간다.



그래서 나온 처방이 '고독한 분위기'를 연출하라는 것이다. 'I am available.' '나는 열려있는 사람'이란 걸 알려야 한다. 애인이 있는 척 행복에 겨운 표정으로 과장할 게 아니라 '나는 혼자'라는 것을 고독한 분위기 연출을 통해 널리 알려야 한다. 그래야 겁쟁이들이 안심하고 덤빌 수 있다. 그렇다고 청승맞은 인상으로 지내란 건 아니다. 밝으면서도 외로운 분위기, 이건 각자의 감성이나 슬기로 연출해야 한다.클린턴의 얼쑹이 시절용감한 남자의 본 모습클린턴은 총각 시절 꽤나 얼쑹이였다. 지금도 그의 웃는 얼굴엔 예의 수줍은 듯한 웃음이 남아있다. 순진하고 착한 웃음이다. 어린애 같은 천진난만한 그 웃음이 전국 여성 팬들의 표를 끌어 모으게 한 것이다. 클린턴의 수줍은 듯한 웃음이 백악관 입성의 일등 공신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대학시절 힐러리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는 그녀에게 완전히 빠져버렸다. 하지만 심할 정도로 수줍음을 타는 성격 탓에 한 마디 말도 건네지 못했다. 말은커녕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먼발치서 그녀를 힐끗 훔쳐보기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명석한 힐러리가 그것을 눈치채지 못할 리 없었다. 물론 이것은 힐러리의 탁월한 감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었겠지만 사실 이러한 감은 모든 사람이 본능적으로 갖추고 있는 감각이기도 하다. 누군가 자기를 관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할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알고도 모른 척할 뿐이다. 상대가 싫어서일 수도 있고 좋아도 적극적으로 다가갈 용기가 없어서일 수도 있다. 아니면 그 남자가 더욱 분명히 다가오기를 기다린다. 대부분의 우리 나라 여자들처럼.



힐러리는 이 점에서 분명하고 똑똑한 여자였다. 어느 날 그는 우물거리고만 있는 클린턴에게 다가가 말했다. "그렇게 매일 보고만 있느니 우리 서로 친구가 되는 편이 빠르지 않겠어요?" 이것이 출발이었다. 이 말 한 마디가 그녀를 미국의 퍼스트레이디로 만든 것이다.모든 여자에겐 애인이 있다?남녀는 만남 이후도 문제지만 우선 만나는 것부터가 힘들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일단 만나야 일이 될 텐데. 만나기까지의 과정이 숫내기들에겐 대단히 힘겹다. 말을 건네야 하는 쪽이 남자라는 게 사회의 통념이다. 먼저 시동을 걸어야 하는데 그게 자신이 없다. 그렇게 잘난 척 거들먹거리는 남자들이 왜 그리 자신이 없을까? 여자들은 의아해할지도 모른다. 남자라면 자신 있게 먼저 말을 걸어 올 줄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말을 붙여 오지 않는 이상 나한테 관심이 없는 걸로 생각한다. 이게 여자의 큰 오해다.



남자들은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없기에 관심 없는 척하고 있을 뿐이다. 이게 바로 남자다. 왜 그렇게 자신이 없을까? 우선 자신을 평가 절하하는 게 여자 앞에 선 남자의 속성이다. 스스로를 형편없이 못난 놈이라고 생각한다. '나 같은 걸 저런 여자가 상대해 주겠어?' 대개 남자들은 이렇게 생각한 나머지 감히 여자에게 접근할 엄두조차 못 낸다. 왜냐하면 젊은 남자들은 모두 자신의 용모나 외관에 자신이 없다. 이것은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서도 증명된 사실이다.



이 꼴로 섣불리 말이나 붙였다가 거절당하면? 자신 없는 남자가 갖는 거절공포증이다. 불행하게도 제법 괜찮은 남자일수록 더 중증이다. 자존심이 가세하기 때문이다. 엘리트라 자처하는 남자일수록 더욱 주눅드는 건 이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여자 앞에선 더욱 무관심한 척 시치미를 뗀다. 행여 자기의 본심이 드러날까 조마조마하다. 그런가 하면 어떻게든지 저 여자가 자기의 속마음을 알아차려 접근해 주길 은근히 기다린다. 쯧쯧, 이런 불쌍한 남자하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제법 잘 났다는 남자의 이중심리다.



저런 미인이 왜 아직 독신으로 보내지? 우리 주위엔 누가 봐도 괜찮은 여자가 올드 미스로 지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시집을 못 간 것은 그들이 독신주의이어서가 아니다. 일에 미쳐 그런 것도 아니다. 남자들이 적극적으로 대들지 않기 때문이다. 시시한 남자들은 감히 엄두를 못 내고, 괜찮은 녀석들은 겁쟁이들이고... 어쩌다 용기를 내어 은근히 그리고 아주 우회적으로 사인을 보내긴 한다. 하지만 그런 정도의 표현에 '예'하고 따라나설 수도 없는 게 여자의 입장이자 자존심이 아닌가. 그러나 여자의 심리를 모르는 이 겁쟁이는 여자의 첫 반응이 애매하면 그만 '아! 역시 그랬군' 하곤 물러나 버린다.



그만그만한 남자가 여자를 잘 사귀는 건 까짓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이걸 배워야 한다. 세상의 겁쟁이들아. 남자가 이렇게 열등감이 많은 동물이라는 걸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나한테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다. 겁이 많아서다. 잘난 척 거들먹거리는 남자의 속엔 이런 열등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겠지만 이 점을 여자들은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남자의 거절공포증이 남자를 노려라현대판 연애 시장제법 괜찮은 남자들의 생각에 연애는 선택이요, 장식용이다. 하면 좋겠지만 안 한다고 당장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급하게 해야 할 일은 공부요, 일이다.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모든 정력을 거기에 투자해야 한다. 공부와 일에 뿌리를 내려야 인정을 받고 장래가 보장된다. 연애는 그때 해도 늦지 않다. 오히려 그때가 더 좋은 여자를 얻는 데 유리하다. 여자는 약아서 장래가 확실한 남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 나라에서 사내 연애가 늘어나는 것은 젊은이들의 사고가 합리적으로 되어가기 때문이다. 데이트 비용이 적게 들고 시간도 절약되고, 또 '검증된' 상대라는 게 무엇보다 안심이다. 괜히 밖에서 확실치 않은 상대에게 '신규 투자'를 하느라 돈 쓰고 정력을 소비하느니 이 방법이 훨씬 낫다. 문제는 소위 '괜찮은 남자'다. 이들은 여자에게 기회를 안 준다. 일에 미쳐 밤중에까지 회사에 남아 있다. 퇴근 후에도 학원에 가느라 정신이 없다. 괜찮은 학생들 또한 도서관 아니면 고시촌에 묻혀 아예 은거 도사가 된다.



도대체 괜찮은 남자가 눈에 띄질 않는다. 어쩌다 저 남자다 싶어도 도대체 관심을 보여야지. 일에만 미쳐 있다. 만나도 사무적으로 대할 뿐이다. 하지만 이런 남자를 노려야 한다. 서른 고개까지 기다려도 좋다는 남자, 늦을수록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남자... 그러나 이건 능청이다. 그 속을 잘 분석해 봐야 한다. 연애가 싫다는 남자는 없다. 남자의 자존심이 '궁하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을 뿐이다. 홀아비 주제에 더욱 느긋한 표정을 지어야 하는 건 이 때문이다.기분대로 덤비는 남자와는 달리 여자에게 탐색기는 길고도 조심스럽다.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그 선택이 신중할 수밖에 없다. 동물세계의 자웅의 본성을 생각하면 그 차이는 아주 분명해진다. 수컷은 내갈기고 훌쩍 떠나면 그뿐이지만 암컷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임신, 출산, 육아라는 엄청난 부담과 책임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가장 튼튼한 씨를 받아야 한다. 본격적인 연애 단계에 들어가기 전 여자가 머뭇거리고 망설이는 건 여성 성의 본능적인 형태에서 비롯된다.



요모조모 따져보고 앞뒤 재보고, 의심도 많고, 겁도 많다. 열 듯 말 듯 망설이는 통에 남자는 애가 탄다. 결심이 설 때까지는 속마음을 감춘 채 시치미 딱 떼는 앙큼이가 되어야 한다. 그때까지 살얼음 걷듯 조심스럽고 신중하다. 그런 속을 알 리 없는 남자 쪽에선 속이 탄다. 싫다는 건지, 좋다는 건지 속을 내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이렇게 길고 신중한 탐색전이 끝나 일단 '이 남자다!'라고 결심이 서면, 아주 적극적이다. 열리기까지가 문제이지 일단 열리고 나면 여자가 더 적극적이 된다. 은근히 남자의 어깨를 만지기도 하는 등 교묘한 방법으로 가까이 다가선다.



이러한 행동은 너를 택했다는 확실한 선언이요, 큐다. 이때부터 여자의 태도는 분명해진다. 그건 남자를 자세히 관찰해왔기 때문이다. 확실하고 자신에 차 있다. 문제는 이 단계에 이른 남자다. 어느 순간 문이 열리자 아! 이게 웬일인가. 그 순간 남자의 기분이라니, 승리의 쾌재, 환호, 흥분에 휩싸인다. 막 밀고 들어간다. 의외로 저항이 없다. 응? 이건 예상 밖이다. 그렇게 쌀쌀맞던 여자가 왜 갑자기... 순간 주춤거린다. 이대로 밀고 가도 되는 건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생각하게 된다. 뜨거운 감정을 식히고 여자를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한다.



무슨 변덕이 이래? 여자는 이해가 안 될 것이다. 어제와는 달리 멈칫거리니까 이상하겠지만 이제라도 그런 신중성을 회복할 수 있는 남자에게 신뢰감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남녀 성의 시간적, 과정상의 묘한 갭이다. 남자가 첫눈에 반해 달아오를 적엔 여자가 신중하고, 막상 여자가 결심하고 다가서면 이번에는 남자가 멈칫거린다. 시소 게임이다. 하지만 이 시소 게임을 현명하게 잘 치러야 하는 게 여자다. 쉽게 열어도 끝이 나고 너무 끌어도 지친 남자는 포기한다. 남녀 성의 묘한 차이를 견제와 균형의 조화로 잘 끌어가야 하는 게 여자다. 덤벙대기만 하는 남자에겐 그럴 여유도 능력도 없기 때문이다.여자들 눈에 남자들은 연애 사업에 관한 한 게으르다. 성의가 없다. 남자들이 좀더 성의를 갖고 부지런을 떨고 설쳐야 연애 시장이 호황이 될 텐데, 괜찮은 남자들이 모두 뒷짐만 지고 섰으니 장사가 될 리 없다. 괜찮은 물건은 다 어디다 숨겨놓고 별 볼일 없는 상품만 진열되어 있다. 쇼핑을 하려 해도 적당한 물건이 있어야 하지, 텅 빈 쇼핑백을 들고 오늘도 처절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한다. 겉으로는 호황 같지만 거래 내용은 아주 부실하다. 어느 여성지가 본 오늘의 연애 시장 상황이다.



남자들은 연애 사업에 관심만 컸지 투자는 하지 않는다. 그보다 장래 직업을 위한 투자가 더 급하기 때문이다. 큰 회사에 입사한 지 3년이 넘도록 데이트 한 번 변변히 못해 본 여자의 푸념이다. "괜찮다, 싶은 남자들은 내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뭐가 그리 바쁜지 잘 보이지도 않아요. 퇴근 후엔 어디로 가는지 사라져 버리고... 온종일 앉아 있어야 물건 값 받으러 오는 심부름꾼이 고작이다. 난 이 여자에게 두 가지를 권했다.



첫째, 회사에서 괜찮다 싶은 남자를 공략하라. 관심이 없는 척하지만 그건 능청이다. 남자들은 연애엔 게으르다. 그들은 최악의 경우 중매 시장이라도 나가겠다는 배포다. 이런 남자에겐 기회를 줘 보라. 계기를 만들어라. 의의로 반응이 좋을 수 있다. 기다렸다는 듯이 덤벼들 수도 있다. 여자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럴 만한 남자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처방은 시장을 옮기는 일이다. 여기서 장사가 안 되면 목 좋은 곳으로 옮겨야 한다. 사람도 없는 뒷골목에 앉아 기다려 봐야 장사가 될 리 없다.



새벽 일찍 혹은 회사가 파한 후, 아니면 주말이라도 좋다. 여기저기 기웃거려야 한다. 취미 서클, 강연, 자원 봉사, 운동, 야간 대학, 대학원, 문화강좌, 박물관, 역사 탐방... 얼마든지 있다. 어디 연애뿐인가. 내 인생을 위해서도 풍요롭다. 교양을 쌓는 데도 좋고 자격증을 따서 좋고 거기 가면 누군가를 만난다. 연애 상대가 아니라도 좋다. 여자 친구, 선배, 어른, 누구라도 좋다. 좋은 인상을 남겨라. 그런 만남을 소중히, 정성을 다해 가꾸어야 한다. 그것이 연애의 틀을 만들어 준다. 이들이 좋은 사람을 소개시켜 주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휴면 네트워크, 인간 그물망의 효용이다. 그러나 거기엔 그만큼 내 성의가 담겨 있어야 한다.남녀의 끝없는 시소 게임군 생활에서 외출만큼 신나는 일은 없다. 억압과 통제에서 벗어나 아주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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