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의 오류 사전
발터 크래머 지음 | 경당
1. 개와 고양이는 원수지간이다?유전학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나 개와 고양이가 서로 원수지간으로 지낼 이유는 전혀 없다. 그러나 한 측이 다른 측의 영역을 침해하면 공격 심리가 일깨워진다. 또 신체 언어상의 오해도 있다. 예를 들어, 개가 앞다리를 치켜세우면 "놀고 싶다"는 뜻이고, 고양이가 앞다리를 들면 "꺼지지 않으면 할퀴겠다"는 뜻이다. 또한 고양이의 야옹 소리는 만족감의 표시인데, 개는 그 소리를 으르렁거리는 소리로 잘못 알아듣고 정반대로 해석해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약간의 훈련 과정만 거치면 개와 고양이는 공동 언어로써 서로를 잘 이해하고 아무 문제없이 함께 살 수 있다.
2. 거미는 곤충이다?거미는 엄밀하게 말하면 곤충이 아니다. 거미는 곤충강(綱)이 아니라 거미강에 속한다. 거미류는 곤충류와 여러 면에서 다르다. 곤충과 달리 거미는 '안테나' 구실을 하는 더듬이가 없으며, 곤충의 다리가 3쌍인데 비해 거미는 4쌍이다. 거미와 곤충의 관계는 뱀과 새의 관계만큼이나 멀다.
3.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가 한 이 말은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로 번역되었고, 체육 교관들이 신병들을 가혹하게 훈련시키는 명분이 되어 왔다. 하지만 사실, 유베날리스는 완전히 다른 의도에서 그 말을 했다. 위의 격언은 그의 풍자시에서 따온 것이지만 한 문장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 문장 전체를 보면 "오란둠 에스트 우트 지트 멘스 사나 인 코르포레 사노(Orandum est ut sit mens sana in corpore sano)"로써, 번역하면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까지 깃들면 바람직할 것이다."이다. 이것은 찬사가 아니라, 당시에 유베날리스가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한 신체 단련 열풍에 대한 공격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기름을 발라 번질번질한 로마 시대 검투사들의 근육에 대한 그의 논평을 요즘 말로 푼다면 이럴 것이다. "이 근육만 키우는 멍청이들이 생각도 할 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4. 냉장고 문을 열어두면 방안의 온도가 내려간다?더운 여름날 문득 '냉장고 문을 열어두면 방이 시원해질 것'이라는 묘안이 떠올라 그렇게 하는 사람은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겪게 될 것이다. 실내온도가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더 올라가는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냉장고의 냉기가 조금 시원하게 만들어주겠지만 그 이후에는 더운 공기가 냉장고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냉각 장치가 완전 가동되어 오히려 실내를 계속해서 덥게 만든다. 냉각 장치가 계속 돌아감으로써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방안의 온도가 더 올라가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열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단열 시공된 방안에서는 냉장고로 열대 사막 기후를 만들 수도 있다.
5. 네로 황제는 자기의 수도 로마에 불을 질렀다?네로로 잘 알려진 루키우스 도미티우스 아헤노바르부스가 로마 황제들 가운데 가장 악명이 높다. 사람 탈을 쓴 가장 잔인한 괴수 넷을 들라하면 히틀러, 스탈린, 폴 포트와 함께 흔히 네로를 꼽는다. 그는 자제할 줄 모르는 호색한에다 어머니, 아버지, 여자들, 형제를 죽인 살인자, 기독교도 박해자, 방화범, 사디스트로서 잔인함과 성도착증자의 화신이 되고 있다. 여기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런 이미지를 만든 책임이 네로에게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인간성과 올바른 행동을 판단하는 오늘날의 기준으로 볼 때 그는 분명 사람보다는 짐승에 가까웠다. 하지만 오늘날 사람들이 네로가 한 짓으로 여기는 사건들을 모두 그가 실제로 일으킨 것은 아니다. 그리고 칼리굴라, 티베리우스, 아우구스투스, 카이사르와 같은 선배들에 비하면 네로는 오히려 순진한 바보였다.
특히 서기 64년에 있었던 로마의 대화재는 로마 역사에서 그 당시까지 그리고 아마 지금까지 볼 때도 가장 큰 참사로 기록될 만한 것인데, 이 사건도 전해오는 얘기와 달리 네로의 작품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당시 세상에서 가장 큰 도시였던 로마에는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빽빽하게 늘어선 판잣집이나 막사 같은 셋집에서 살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수만 명이 가진 것을 송두리째 잃었다. 불은 닷새 밤을 미친 듯이 타올랐고, 당시 14개였던 도시 구역 가운데 10개 구역이 화재를 입었으며, 그중 3개 구역은 완전히 타버렸으니 유례가 없는 대혼란이었다.
이러한 대재앙이 있으면 으레 누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법이다. 그래서 화재가 끝나자 곧바로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건축물 과대 망상에 사로잡힌 네로가 새 궁전을 지을 터를 마련하려고 직접 불을 질렀다는 것이다. "네로는 더럽고 낡은 집들과 꾸불꾸불하게 얽혀있는 좁은 길들을 볼 때마다 눈에 거슬린다고 하면서 당장 도시에 불을 지르라고 명령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은 그 혐의를 신빙성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화재로 누구보다도 많은 것을 잃은 이는 바로 네로 자신이었으니까.
그는 자신의 궁전, 수집해놓고 아끼던 예술품, 게다가 엄청난 양의 현금까지 잃었다. 황제로서 백성들을 먹여 살리는 일을 직접 맡아서 했기 때문에 돈을 많이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화재를 입고 나서 네로는 완전히 빈털터리가 됐다.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굳어진 전설로서, 네로가 심지어 불타는 로마를 발 아래로 내려다보며 극적인 노래를 불렀다는 얘기도 터무니없는 거짓말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네로가 자신을 위대한 가수로 여겼던 것이 사실이고 또 그가 그리스와 그리스적인 모든 것을 편애했던 탓에 로마를 보고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 나오는 불타는 트로이를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이 생각을 노래로 읊었을 리는 없다. 훗날 흔히 언급되었던 시 낭송 장소들까지도 거의 모두 화염에 휩싸였던 것만 보아도 그렇다. 그렇지 않아도 거기서는 불타는 로마가 내려다보이지 않았다.
"초기 기독교 시대의 최초의 저술가들이 네로가 불을 질렀다는 것을 언급할 좋은 명분이 있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은 걸 보면 기록을 사실로 믿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고 하면서 벤덴베르크는 이렇게 쓰고 있다. "세월이 많이 흘러 4세기가 되어서야 초기 기독교의 순교자들을 둘러싼 전설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네로가 고의로 불을 지르고 나서 기독교인들에게 죄를 덮어씌웠다는 이야기도 이때 나오게 된 것이다."
엄청난 화재가 났으니 책임을 떠넘길 사람이 필요했던 것은 사실이다. 이런 일에는 멸시받는 소수 집단이 이용되기 마련이다. 공교롭게도 기독교도들이 거기에 말려든 것이다. 거짓 밀고자들이 어렵지 않게 동원될 수 있었고, 그렇게 해서 네로는 어쩔 수 없이 오명을 남기게 되었다. 승승장구하게 된 기독교가 그 박해 사건을 그냥 넘어갈 리 없었다. 네로는 기독교도 재판 당시에 그리스를 여행하고 있었고 그래서 어쩌면 박해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1세기 때의 로마 제국 사정으로 봐서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다. 사실, 네로 이전과 이후의 다른 황제들이 훨씬 더 심하게 날뛰었고, 법을 더 많이 무시했고, 무고한 사람들을 훨씬 더 많이 죽였다. 네로는 수많은 전임자와 후임자들보다 로마 황제 직책을 훨씬 덜 남용했다. 그런데도 네로는 그때부터 역사상 최대 괴물이라는 오명을 흠뻑 뒤집어쓰게 되었다.
6. 지적인 사람의 뇌는 우둔한 사람의 뇌보다 더 무겁다?오래된 선입견과는 달리 뇌의 무게와 질적인 측면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뇌의 피질 속에 있는 회색 세포의 수이다. 남성 뇌의 평균 무게는 1,375g이다. 다음의 표가 알려주는 바와 같이 천부적인 사고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남성들의 뇌 무게도 서로 상당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이반 투르게네프 - 2,012g 오토 비스마르크 - 1,807g 임마누엘 칸트 - 1,600g 프리드리히 실러 - 1,530g 라파엘로 산티 - 1,161g 아나톨 프랑스 - 1,160g
7. 늑대가 인간의 아이를 키웠다?로물루스와 레무스에 관한 전설이 전해지면서 늑대가 인간의 아이를 키우는 일이 종종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로물루스는 전설상의 로마 건국자로 군신 마르스와 알바 롱가의 왕녀 레아 실비아 사이에 태어난 쌍둥이 가운데 큰아들이다. 숙부에 의해 동생 레무스와 함께 테베레 강에 버려져 동물의 젖을 먹고 자라다가 목자인 파우스툴루스에게 구출되었다. 후에 숙부와 동생을 죽이고 로마 시를 건설하여 왕이 되었다고 한다.
1912년 인도에서는 어미 늑대가 아기를 훔쳐 달아나 7년을 키웠다고 한다. 생모는 밭일을 하는 동안 아기를 그늘 아래 어딘가에 눕혀 놓았는데, 저녁이 되어서 아기를 집으로 데려가려고 아이를 눕혀 두었던 곳으로 가 보니, 그때서야 아기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7년 후 늑대들 무리에서 한 아이가 발견되었는데, 이 아이가 바로 7년 전에 없어진 그 아기였다고 한다. 사람들은 아이를 미드나포레에 있는 고아원에 데려다 놓았고 갖가지 바이러스가 나돌던 그곳에서 아이는 10년 후 사망했다.
그러나 대부분 동물학자의 견해에 따르면, 이 이야기는 20세기 중반에서 서구의 언론을 통해 떠들썩하게 보도되던 인도의 다른 늑대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들과 마찬가지로 꾸며낸 것이다. 이 일화의 대부분은 다른 사람에 의해 확인된 바 없는 미드나포에 출신의 한 성직자가 진술한 것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그는 아마도 단순히 주목을 받아보려고 했던 것이다. 훨씬 더 가능성이 있는 해석은 늑대들 사이에서 발견된 아이와 늑대들에게 끌려갔다고 말하는 아이는 같은 아이가 아니며 부모에 의해 의도적으로 버려졌다는 것이다. 인도의 늑대 아이는 모두 여자아이였으며, 인도에서 여자아이들이 그냥 그렇게 없어져버리는 일이 얼마나 쉽게 일어나는지는 유감스럽게도 너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아이가 없어진 것을 어떻게든 해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늑대 이야기를 꾸며낸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내버려진 여자아이가 우연히 숲 속에서 발견되었는데 때마침 근처에 늑대들이 있으면 여자아이가 늑대들과 함께 지냈다고 결론을 내리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아이들이 어미 늑대의 젖을 먹고 컸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늑대들과 가깝게 접촉했었다는 것도 켤코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동물들 사이에서 생활했다는 다른 이야기들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꾸며낸 이야기라는 것이 탄로 난다. 남아프리카의 비비원숭이 인간 루카스의 놀라운 자서전을 보면 그는 자신이 꾸며낸 이야기로 학술 전문지까지도 속일 수 있었다고 한다. 보다 자세히 추적한 결과, 루카스는 비비원숭이들 사이에서가 아니라 감옥에서 성장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8. 다이아몬드는 불에 타지 않는다?금이나 백금과는 달리 다이아몬드는 불에 아주 잘 탄다. 다이아몬드는 순수한 탄소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900도 이상의 온도에서는 흔적도 남기지 않고 타버린다. 그리고 그렇게 높은 온도는 비록 정상적인 화재로는 불가능하지만 샌프란시스코 지진 후 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폭격이 심하게 이뤄진 한 밤중의 불길에서는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온도이다. 그래서 그런 화재 후 집에 둔 보석을 헛되이 찾는 사람은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다이아몬드는 진짜 말 그대로 공기 속으로 증발해버린 것이다.
9. 당근은 눈에 좋다?당근에는 비타민 A를 만드는 원료인 카로틴이 들어 있다, 비타민 A가 없는 사람은 어둑한 곳에서 사물을 잘 분간하지 못한다. 완전히 깜깜한 곳에서는 비타민이 있는 사람이든 없는 사람이든 아무 것도 보지 못한다. 그래서 당근은 흔히 어떤 경우든 나쁜 시력을 고치는 좋은 약으로 통한다. 사실, 비타민은 - 어둑할 때 잘 못 보는 경우를 빼고는 - 시력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어스름 속에서 잘 보려고 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당근을 특별히 많이 먹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다. 우리가 보통 먹는 음식에도 비타민 A가 충분히 들어 있기 때문이다.
10. 대마초는 중독된다?대마의 잎에서 추출한 대마초, 일명 마리화나는 알코올이나 니코틴보다 오히려 중독성이 약하다. 이것은 지난 50년간 미국과 전세계에서 행해진 수많은 의학적 그리고 사회학적 연구결과와 일치하는 결론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들이 알코올이나 니코틴에 비해 이 흥분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으며 헤로인이나 코카인과 같은 정말로 위험하고 강한 마약과 혼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11. 뜨거운 물보다 찬물에 불이 더 잘 꺼진다?물은 직접적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불을 끈다, 다시 말해 물이 타고 있는 물질과 접촉했을 때 생기는 수증기에 의해 불이 꺼지게 되는데, 이 수증기가 타고 있는 물질을 감싸고 산소 공급을 중단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물 자체가 이미 뜨거운 상태면 수증기가 더 잘 생기게 되고 그럼으로써 불도 더 쉽게 끌 수가 있다. 게다가 뜨거운 물은 점착성도 더 높아서 불이 난 곳에 찬물보다 더 빨리 퍼질 수 있기 때문에 불끄기가 더 용이하다.
12. 찰스 린드버그가 비행기로 대서양을 처음 횡단했다?미국의 우편 비행사 찰스 린드버그는 대서양을 날아서 건넌 첫 번째 사람이 아니라 67번째 사람이다. 최초의 대서양 횡단 비행은 1919년 5월에 '레임덕'이라는 이름의 NG-4 수상 비행기로 공군장교 앨버트 C. 리드가 5명의 승무원과 함께 해냈다. 물론 중간 기착지가 있어서 메사추세츠, 캐나다의 뉴 스코틀랜드와 뉴 펀들랜드, 아조레스 제도, 포르투칼, 그리고 스페인을 거쳤던 것이다. 최초의 논스톱 비행은 영국인 존 올콕과 아서 휘튼 브라운이 1919년 6월에 성공했는데, 뉴펀들랜드의 세인트존스를 출발하여 아일랜드의 클리프덴에 착륙했다. 그러니까 찰스 린드버그가 '세인트루이스 정신'이라는 이름의 비행기로 뉴욕에서 파리로 날아갔던 해인 1927년에는 이미 66명의 남자들이 대서양을 날아 건너간 뒤였다. 린드버그가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기록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대륙에서 대륙으로 처음으로 혼자 비행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일만으로 그가 죽어서도 그렇게 유명하게 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파리에 착륙했다는 사실과 매스미디어의 덕분이었다.
13. 마늘은 혈관을 깨끗하게 해준다?마늘이 갖고 있다는 치료 효과의 대부분은 우리가 상상 속에서 지어낸 것에 불과하다. 마늘은 혈관을 깨끗하게 해주지도 않으며, 광고에서 흔히 말하는 대로 "동맥 경화를 빈틈없이 막아주며 노년까지 신체의 활력과 정신력을 지켜주는" 특효약도 아니다.
마늘은 - 아주 많은 양을 투여하면 - 쥐와 토끼의 경우에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준다. 이와 똑같은 일이 사람에게도 일어나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심근 경색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마늘은 사람에게도 약이 된다. 또 마늘에 들어 있는 알리신이라는 성분이 특정한 박테리아와 균을 죽인다는 사실도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그러한 것들 말고는, 아무리 코카서스 산악 지대의 100살 넘은 장수 노인들을 잡다한 마늘약 광고에 끌어들인다 해도, 마늘이 갖고 있다는 효능 가운데 그 어느 것도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 없다.
페스트, 암, 피부병에 마늘이 지속적으로 효과를 보인다는 것도 확실하지 않다. 이것은 마치 흡혈귀가 마늘을 싫어한다든지, 스칸디나비아에서 소의 젖을 짤 때 악령을 막기 위해 마늘을 담근 물에 손을 적신다고 하는 것처럼 신빙성이 없는 것이다. 또 마늘약 광고에서는 약효를 입증해 줄 권위자를 고대 로마인이나 그리스인으로 대신하기를 좋아하는데, 이들의 말도 믿음이 가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 그들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예컨대 정신 착란이나 발기 불능을 치료해준다는 이유로 마늘을 아주 소중히 여겼다. 하지만 간을 혈액 순환의 동력 기관으로, 땀을 소화의 부산물로 여긴 사람도 고대 로마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