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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의 언어

롭 던 지음 | 흐름출판


공생의 언어

롭 던 지음

흐름출판 / 2026년 9월 / 472쪽 / 25,000원





1부 나무를 오르내리며



다섯 개가 넘는 유전체를 지닌 괴물


세포 속 공생과 린 마굴리스의 통찰:
생물학자 린 마굴리스는 생명의 기본 원리를 경쟁과 포식이 아닌 공생적 파트너십으로 바라보았다.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배터리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와 식물의 광합성 기관인 엽록체는, 과거 고대 세포에 흡수된 독립적인 세균들이 진화를 거듭하며 숙주와 하나가 된 결과물이다. 미토콘드리아는 부모 양쪽이 아닌 오직 어머니의 난자를 통해서만 대물림되며, 이 유전 방식을 통해 10억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류의 조상들에게 이어져 왔다.

다윈 흰개미와 다중 유전체의 세계:
호주에만 서식하는 다윈 흰개미의 장 속에는 믹소트리카 파라독사라는 원생생물이 살아가며 나무의 섬유질을 분해하는 대사 작용을 돕는다. 이 원생생물 자체도 단일 개체가 아니다. 표면에는 섬모처럼 움직임을 추진하는 스피로헤타 세균이 수없이 들러붙어 원생생물의 신호에 맞춰 정교하게 협응하며, 지지 장치 역할을 하는 박테로이데스 계열의 세균과 내부 세균들까지 더해지면 유전체 수가 무려 여덟 개를 훌쩍 넘어선다. 마굴리스와 세이건은 이러한 생명 유기체를 후기 인상파 화가 조르주 쇠라의 점묘화에 비유했다. 인간, 개, 나무, 흰개미처럼 겉보기엔 단단한 개체들도 실상은 수많은 점과 선이 모여 하나의 전체를 이루는 구조이다.

진화의 원동력, 공생진화와 수직적 유전:
흰개미는 나무를 먹고사는 바퀴벌레의 조상에서 진화했다. 바퀴벌레는 혼자 힘으로 나무를 완전히 소화할 수 없었기에 원생생물이 필요했다. 부모와 자식 세대가 함께 살아가며 항문 섭식이라는 행동 양식을 통해 미생물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수직적 유전이 가능해졌고, 이것이 흰개미의 성공적인 공생진화를 이끌었다. 인간 역시 출산 과정에서 모체의 장내 미생물이 아이에게 전달되는 수직적 전이를 거치며, 몸속 미토콘드리아와 수천 종의 미생물 유전체에 의존해 살아간다.

인식의 경계를 허무는 예술적 조화:
우리의 눈과 뇌는 세상을 개별 객체로 나누어 보지만 폴 세잔이나 피에르 보나르의 작품처럼, 실제 생태계는 경계가 없을 정도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과일을 따는 사람이 나무와 이산화탄소 및 산소를 끊임없이 교환하는 것처럼, 인간은 자연과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거대한 공생의 그물망 속에서 함께 호흡하는 하나의 전체이다.

정원에서


과일과 영장류의 오래된 상리공생:
태초의 씨앗은 바람이나 중력에 의존해 어미 나무 아래서 죽어갔지만, 일부 식물은 동물을 유혹해 씨앗을 멀리 퍼뜨리기 위해 과일을 진화시켰다. 약 6,000만 년 전 등장한 최초의 영장류와 침팬지·인간의 공통 조상인 ‘칠카(CHLCA)’는 무화과 같은 열매를 주식으로 삼고 그 씨앗을 배설하며 숲을 가꾸는 생태계 공학자 역할을 했다. 칠카의 장내 미생물은 섬유질 소화를 도왔고, 무화과나무는 영장류의 이동을 통해 번성했다. 또한 거의 모든 무화과 종은 꽃 안에 알을 낳고 수분을 돕는 무화과좀벌과의 정교한 상리공생 관계를 통해 유지된다.

유라시아의 유인원 과일과 인류의 이동:
약 1,90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이어지는 육교가 형성되면서 대형 영장류가 유라시아로 이주했다. 로버트 슈펭글러의 연구에 따르면, 유인원들의 입맛과 미각 수용기, 큰 위장에 적응해 사과, 배, 복숭아의 조상들이 더 달콤하고 눈에 띄는 붉은색 과일로 진화했다. 기후가 추워지면서 영장류는 사라졌지만, 따뜻한 지역이나 곰의 장 속을 타임캡슐 삼아 살아남은 과일나무들은 훗날 유라시아로 돌아온 고대 인류와 만나 다시금 강력한 상리공생 관계를 맺었다.

곡물 중심의 삶과 씁쓸한 타협:
수백만 년 동안 수렵채집인으로 살아가며 숲과 과일에 의존했던 인류는, 아주 최근에 풀의 씨앗인 곡물을 선택하면서 영구적인 거주지에 정착했다. 오늘날 인류는 단 10종의 식물과 5종의 동물에 거의 모든 열량을 의존하며 대규모 숲을 개간하고 문명을 일구었다. 이로 인해 폭발적인 인구 증가를 이루었으나, 동시에 자연의 순환 고리가 끊어지고 기후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저자는 우리가 빵과 곡물을 통해 생존의 풍요를 얻었지만, 여전히 숲과 다양한 생명체들의 연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훔바바의 복수


도시 나무의 가치와 도시 열섬 현상:
기후 변화와 아스팔트·시멘트의 특성으로 인해 도시는 다른 지역보다 훨씬 빠르게 뜨거워지며, 극심한 열섬 현상을 유발한다. 도시에 심은 나무는 흙 한 뼘을 내어준 인간에게 시원한 그늘과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며, 끓어오르는 더위로부터 생사를 지켜주는 핵심적인 상리공생 파트너이다. 그러나 숲과 나무가 가져다주는 전반적인 혜택은 공동체 전체에 귀속되는 반면, 나무를 베어내어 얻는 이익은 개인에게 집중되기 때문에 경제학적 ‘외부효과’로 인해 나무를 심고 보존하는 일이 소홀히 다뤄지곤 한다.

『길가메시 서사시』와 레바논의 삼나무 숲:
고대 아시리아 제국의 니네베에서 발견된 『길가메시 서사시』 속 우루크의 왕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자신의 명성을 드높이기 위해 레바논의 삼나무 숲으로 원정을 떠난다. 그곳에서 그들은 숲의 수호자이자 신 엔릴이 창조한 ‘훔바바’를 마주한다. 훔바바는 숲속 동물들의 소리와 향기로운 왕국을 지키는 존재였으나, 길가메시는 훔바바를 악으로 규정하고 목을 베어버린다. 이후 삼나무를 무차별적으로 베어내며 숲을 황무지로 만들고, 엔키두는 자신들이 저지른 일에 대한 깊은 ‘생태적 회한’을 드러낸다.

사라진 숲과 현대적 교훈:
식물사학자들이 고대 호수 퇴적층의 꽃가루를 분석한 결과, 레바논의 삼나무 숲은 초기 농경민들의 개간과 화재로 인해 급격히 줄어들었고, 그 자리는 농경지로 대체되었다. 고대인들이 훔바바를 통해 숲의 가치와 공유지를 지키고자 했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도 도심 속 나무와 콩고·아마존의 숲이 제공하는 조절 서비스(오염 정화, 탄소 저장 등)를 지켜내야 한다. 훔바바의 복수는 결국 자연의 상리공생 관계를 무시하고 숲을 파괴한 대가가 부메랑처럼 인류에게 돌아온다는 경고를 담고 있다.

개미와 인간과 숲


신성한 숲과 전통적 보전:
가나의 보아벵과 피에마 마을에서는 원숭이들을 신의 후손으로 섬기며 신성한 숲을 보호해 왔다. 이러한 문화적 관습은 단순한 믿음을 넘어 원숭이와 인간이 의존하는 숲을 지켜내는 기능적 역할을 한다. 서구 과학자들은 종종 전통적 보전 방식을 단순한 문화의 부산물로 여기지만, 그 속에는 오랜 세월 축적된 자연사에 관한 세밀한 지식과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악마의 정원과 개미-숲:
서부 아마존의 ‘악마의 정원’에는 레몬 향이 나는 미르멜라치스타 슈마니 개미가 특정 나무와 상호의존 관계를 맺고 살며, 숙주 나무 주변의 경쟁 식물들에 독액을 뿌려 제거한다. 마치겐카족은 이 정원을 ‘개미-숲’으로 부르며, 개미 무리와 숲이 서로 긴밀하게 엮여 존재한다고 인식한다. 주술사들은 환각 식물을 통해 이 보이지 않는 무리의 세계에 접근하며, 생태학자들도 이 과정에서 개미들이 주변 식물에 벌레혹을 만들어 주거지로 활용하는 등 정교한 생태적 상호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인간과 나무의 관계, 그리고 조절 서비스:
인간은 나무에 의존해 목재와 열매를 얻고,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혜택을 누린다. 나무는 잎의 기공을 통해 독성 물질을 흡수하여 오염을 정화하는 ‘조절 서비스’를 제공하며, 탄소를 저장해 기후변화의 피해를 줄인다. 그러나 인간은 역사 속에서 레바논의 삼나무 숲을 비롯해 지구상 수많은 숲을 파괴해 왔으며, 이는 『길가메시 서사시』 속 훔바바의 죽음과 생태적 회한으로 비유된다.



2부 새로운 창세



야생으로부터의 초대


로제타 스톤은 고대의 상형문자를 해독해 잃어버렸던 지식과 이야기의 제국을 현재의 우리와 연결해 주었다. 번역은 곧 연결하는 행위다. 오늘날 생물학자들과 공학자들은 비인간 종의 언어를 해독하는 도전에 나서고 있다. 꿀벌은 춤을 통해 꽃밭의 거리와 방향을 서로에게 알려주며, 연구자들은 로봇 꿀벌을 이용해 이들과 소통하는 진전을 이루었다. 인공지능의 발전 덕분에 돌고래, 개, 갑오징어, 코끼리 등 다른 종의 언어를 이해하려는 연구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머지않아 우리는 다른 종이 하는 말을 듣고 말을 건네며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다른 종의 언어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해석해 왔다.

달콤한 유혹:
침팬지와 인간의 공통 조상은 예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먹이인 꿀을 사랑했다. 대부분의 벌은 단독 생활을 하지만, 소수의 사회성 벌들은 어려운 시기를 견디기 위해 꿀을 저장한다. 그중 군집의 크기가 고대 도시 인구수와 맞먹는 꿀벌이 가장 많은 꿀을 저장한다. 영장류가 꿀을 얻으려면 벌에게 쏘이거나 물리는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나무나 땅속에 있는 벌집을 찾아내야 한다. 수만 년 전 일부 인류가 연기나 식물로 벌을 진정시키는 법을 알아내기 전까지, 꿀을 얻는 일은 무엇보다 먼저 벌집을 찾아내는 데 달려 있었다. 벌을 추적하는 방법 외에 오래전부터 존재해 온 또 다른 방법이 있었다.

꿀잡이새의 부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사는 큰벌꿀길잡이새(꿀잡이새)는 밀랍에 대한 식욕이 매우 강해 후각 등을 활용해 꿀벌의 둥지를 찾아다닌다. 조류학자 케네스 스테이거가 불붙인 밀랍초로 새들을 유인한 실험으로 이들이 후각으로 밀랍을 찾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러나 꿀잡이새는 혼자서 단단히 봉인된 벌집을 열 수 없다. 그래서 꿀오소리의 뒤를 따라가거나, 인간과 상리공생 관계를 맺는다.

꿀잡이새는 인간 거주지로 날아가 특정한 울음소리와 몸짓으로 인간을 부른 뒤 벌집이 있는 방향으로 안내한다. 모잠비크의 야오족이나 탄자니아의 하드자족 같은 꿀 사냥꾼들은 새의 소리에 응답하거나 지역마다 고유한 소리로 새를 불러내며, 꿀잡이새 역시 각 지역의 서로 다른 부름 소리를 학습해 반응한다. 꿀잡이새와 함께 사냥하면 벌집을 발견할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인간은 도구나 연기를 사용해 꿀을 수확한 뒤, 벌 군체가 회복할 수 있도록 배려하거나 꿀잡이새에게 감사의 표시로 밀랍을 남겨두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날 일부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설탕이나 사탕수수 등으로 단맛을 쉽게 구하게 되면서 더 이상 새를 따르지 않게 되었고, 인간이 부름을 외면하자 꿀잡이새도 인간을 부르지 않게 되며 오랜 상리공생 관계가 끊어지고 있다.

고래의 춤을 따라:
지능과 문화를 가진 돌고래 역시 인간을 지휘하며 협력해 왔다. 남부 브라질에서는 큰돌고래 무리가 몸을 비틀고 수면을 치며 신호를 보내 어부들에게 회유성 숭어를 몰아준다. 어부들이 신호에 맞춰 그물을 던지면 어획 확률과 양이 크게 늘어나고, 돌고래는 그물 주변의 물고기를 쉽게 잡아먹을 뿐 아니라 불법 어구가 없는 안전한 해역에 머물며 생존 확률을 높인다.

이처럼 한때 인간과 다른 동물종은 서로의 부름에 응답하며 적극적인 동반자로서 함께 더 큰 존재가 되었다. 우리의 조상들은 다른 생명들의 초대를 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존재하며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였다. 이러한 경청은 동물을 넘어, 열대 과일 속에서 부글거리며 인간의 몸과 두뇌에 호소했던 효모 같은 존재들과의 소통으로까지 이어졌다.

에덴의 열매는 썩어 있었다


예술은 종종 생태적 상호작용에 관한 숨겨진 이야기를 품고 있다. 칼 블로흐의 그림 ‘로마의 오스테리아에서’는 테이블에 앉은 인물들을 통해 관람객의 시선을 정교하게 통제한다. 젊은 시절 예술가였던 파스퇴르는 블로흐가 그림에서 시선을 통제했듯, 맥주와 포도주의 양조 과정에서 배치마다 달라지는 변이를 통제하고자 했다. 그 결과, 과거에는 지역과 배치마다 천차만별이었던 미생물 대신 오늘날 전 세계 맥주와 빵 대부분은 파스퇴르와 한센이 찾아낸 단 두 가지 효모 균주 중 하나를 사용해 생산된다.

말벌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효모:
블로흐의 그림 속 포도주 디캔터 위쪽을 자세히 보면 벌 또는 말벌이 날고 있다. 모든 맥주와 포도주, 발효 빵을 만드는 단세포 균류인 효모는 당분을 먹고 이산화탄소와 알코올을 만들어내며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한다. 효모는 1억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당분을 얻기 위해 벌이나 사회성 말벌의 몸속에 붙어살며 이들을 택시 삼아 이동해 왔다. 이처럼 한 생물이 다른 생물의 몸에 올라타 이동하는 현상을 ‘편승’이라 한다. 효모와 곤충의 관계는 때로는 효모만 이득을 얻는 편리공생이지만, 쌍살벌 같은 사회성 말벌과는 상리공생을 이룬다. 효모가 과일 속에서 휘발성 화합물을 만들어 향기를 내뿜으면, 말벌은 그 냄새를 단서로 삼아 당분의 원천을 찾아내고, 효모는 말벌의 몸에 올라타 이동하는 식이다.

효모의 관점에서 다시 쓴 인간의 역사:
인류의 조상과 효모의 관계는 작물 재배보다 훨씬 앞선 시기에 아프리카 열대 지역에서 시작되었다. 유인원 조상은 땅에 떨어져 효모에 의해 발효된 열매에서 달콤함과 취기를 맛본 뒤 일부러 열매가 썩도록 내버려두었을 것이다. 흔히 발효를 인간이 부패를 통제하는 과정이라 여기지만, 통제는 환상에 가깝다. 균류는 의식이나 자유의지가 없더라도 복잡한 화학적 단서와 신호, 일종의 ‘발화’를 통해 다른 동식물 및 인간과 소통한다. 효모는 알코올이나 특유의 향기라는 단어를 통해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에 작용하며 인간의 행동뿐 아니라 진화 자체를 변화시켰다.

미생물, 곡물, 인간이 함께 추는 춤:
약 1만 5,000년 전 레반트 지역에 살던 나투피안은 정착 생활을 시작하며 숲을 개간했고, 그 자리에 밀, 보리, 호밀의 조상이 번성했다. 식물의 관점에서 보면 곡물들은 인간의 행동을 이용해 씨앗을 퍼뜨리고 심게 만든 셈이다. 물에 젖거나 싹튼 곡물에 유산균과 효모가 서식하면서 나투피안은 발효된 빵과 맥주를 접하게 되었다. 맛있는 다른 먹을거리들을 제쳐두고 인간이 본래 맛없는 곡물에 의존하게 된 데에는 발효된 빵과 맥주가 근본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후 메소포타미아의 우루크 도시가 세워질 무렵, 인간은 효모가 먼저 소비하고 남은 빵과 맥주, 포도주에 완전히 의존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공식적인 위계 구조와 불평등이 생겨났고, 효모에게 먹일 곡물과 결과물을 기록하기 위해 최초의 문자가 발명되었다.

이용한 걸까, 이용당한 걸까?:
진화적 적응도의 관점에서 볼 때, 곡물과 효모, 인간의 관계는 거의 언제나 개체 수를 폭발적으로 늘린 곡물과 효모 쪽에 유리했다. 인간 역시 인구가 늘어나는 진화적 이득을 보기도 했으나, 일부 도시에서는 오히려 사망률이 출생률을 앞지르기도 했다. 나아가 효모와 곡물에 의해 가축화된 인간은 전분질 식단을 더 달콤하게 인지하고 소화하기 위해 침 속 아밀라아제 유전자 복제본 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효모 및 곡물과 협력한 농경 집단은 수렵채집인과 유목민의 터전을 침식하며 세력을 넓혔고, 오늘날 전 세계 경작지는 지구 육지 표면의 12퍼센트에 달한다. 현대 인류가 섭취하는 열량의 절반가량은 곡물에서 나오며, 그 상당수는 효모에게 먼저 바쳐진 뒤 인간에게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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