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치함의 심리학
네모토 기쓰오 지음 | 문예춘추사
무가치함의 심리학
네모토 기쓰오 지음
문예춘추사 / 2026년 5월 / 264쪽 / 18,000원
왜 사는 게 버거울까
삶을 버겁게 만드는 무가치감
책임감이 강한 노력가: S는 업무를 부탁받으면 거절하는 법이 없고 맡은 일을 확실히 해낸다. 신뢰받는다는 만족감은 있으나, 성가신 업무를 떠맡는 등 책임이 무겁다고 느낀다. 반면 후배 T는 ‘요령 좋은 인간’ 유형의 대표로, 일을 자연스럽게 넘기는 데 능숙하다. T의 희생자는 물론 S다. S는 회사에서 중요한 업무를 맡으며 만족감을 느끼지만 자기 가치를 느끼기 위해 무리하고 있다는 생각도 있다. 자기 존재 자체에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면, 남보다 곱절로 애써야 하는 특별한 존재가 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자기 자신’이 없다: 우리는 성장 과정에서 본래의 자신을 억누르고 주변 사람들 마음에 들도록 자신을 형성한다. 이를 나는 ‘보상적 자아’라 부른다. 자기 감정과 욕구보다 상대의 감정, 기대, 요구에 부응하는 것을 우선한다. 무가치감이 강한 사람일수록 보상적 자아가 견고하게 형성된다. 타인에 대한 강박적 배려로 확고한 자신을 만들지 못한 사람은 자신을 깎아내림으로써 주위에 받아들여지려 한다. 그러나 그것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거나 갑작스러워서 오히려 겉돌게 되고, 결국 당사자는 굴욕감으로 상처받는다. 이런 경험이 무가치감을 강하게 만드는 악순환이 된다. 또, 무가치감이 강하면 타인의 호의를 과대평가하여 부채로 느껴서, 상대가 민망해질 정도로 고마워한다. 하지만 상대는 그 모습에서 비굴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런 사람은 자기 감정과 욕구보다 타인을 우선하므로 타인에게 이용당하기 쉽다.
소극적 사고: 무가치감이 강하면 소극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쉽다. 상처받을지도 모르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무가치감의 직접적인 산물인 경우도 많다. 자기 생각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회의에서 발언하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 봐 단체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식이다. ‘상대에게 환영받을 정도의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자기 신뢰가 없으므로 ‘내가 호의를 보이면 상대가 불편해하지 않을까?’라며 행동을 주저하고, ‘내가 분위기를 망치면 어쩌지?’라고 생각하며 초대를 거절한다. 최대한 눈에 띄지 않도록, 타인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책임져야 할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행동하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한다. 이로써 무가치감을 더욱 강화하는 사태와 조우한다. 예를 들어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에서도 도와주지 못하고 비참한 기분을 느끼는 경우이다.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실감하고 싶어 한다
기저적 자기가치감: 자기가치감에서 심층에 깔려 있는 기저적 자기가치감과 표층의 상황적 자기가치감을 구별해서 파악해야 한다. 기저적 무가치감을 보상하려고 표층의 상황적 자기가치감을 비대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저적 자기가치감의 형성 조건은 충분한 애정과 적절한 양육 환경이다. 확고한 자기가치감을 기르려면 부모의 애정 있는 양육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아이가 안심할 수 있다. 둘째, 아이가 ‘적합성’을 가진다. 적합성이란 아이가 외부 세계와 잘 맞는다고 느끼는 감각이다. 아이 내면에 즉각 응답하는 양육이 이루어질 때 얻는 것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 아이는 위화감을 느껴 자기 자신과 외부 세계를 의심하게 된다. 셋째, 아이가 ‘자신은 부모에게 무조건 환영받는 존재’라고 느낀다.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모가 기뻐하면 아이는 자신의 가치를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반대로, 기저적 무가치감은 애정이 결여된 양육 또는 애정은 있으나 적절치 않은 양육으로 형성된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는 자신이 어딘가 잘 맞지 않는 존재라 느끼며 충분한 안심감을 얻지 못한다. 부모에게 조건 없는 환영을 받는다고 실감할 수가 없다. 확고한 자기가치감이 형성된 아이는 자신과 타인을 신뢰하고 외부 세계가 자신을 받아들여 줄 것이라 믿는다. 그러므로 자기 감정과 욕구를 솔직하게 표현하고 외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런 능동적 행동이 외부 세계에 대한 적응력을 발달시키고 자기 자신과 외부 세계에 대한 신뢰감을 강화한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더 매력을 느끼고 생활은 즐거움으로 가득 찬다. 반면, 자기가치감이 희박한 아이는 자기를 둘러싼 외부 환경을 신뢰할 수가 없고, 외부 세계에 솔직하게 다가가기를 주저한다. 그러므로 이와 관련된 능력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다. 이런 아이에게 외부 세계는 위협이며 어떤 일에서든 즐기는 것보다 자신을 지키는 것에 의식이 쏠린다.
상황적 자기가치감: 상황적 자기가치감은 아동기 이후 형성되어 평생을 거쳐 형성과 변용이 이루어진다.상황적 자기가치감이 형성되는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타인과의 교류이다. 타인으로부터 사랑과 존중을 받고 수용되는 경험은 자기가치감을 높인다. 그중에서도 깊은 우정이나 연애, 멘토와의 만남은 무가치감으로 괴로워하는 청년이 기저적 무가치감을 수정하는 데 영향을 주기도 한다. 둘째, 타인의 인정이다. 주목받고, 칭찬받고, 존경 받는 일은 누구에게나 기분 좋은 일이며 우리는 그것을 바라며 노력한다. 셋째, 자신의 힘이 세졌다는 자각이다. 신체적 발달과 그에 따른 매력 증가, 능력 향상, 무언가를 해내는 등의 성공 체험은 자신감을 불러오고 자기가치감을 높인다. 아동기가 되면 타인의 평가와 인정이 자기가치감에 작용한다. 친구나 주변 사람과의 연결을 강화하고 그런 사람들의 평가와 칭찬을 바라며 행동하게 된다. 또, 자신의 행동이나 성과에 따른 자기평가 자체가 자기가치감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자기평가를 높이기 위해 능력을 발휘하며 가치 있는 성과를 거두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자기가치감의 원천이 균형적으로 기능하면 건전하고 안정적인 자아가 만들어진다.
무가치감을 메우려는 시도: 기저적 무가치감이 강한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를 바라며 주목받고 사랑받는 데 집착한다. 그래서 남들보다 몇 배로 노력하고 자기희생적 태도가 몸에 배는 경우가 많다. 마음 깊은 곳에 무가치감을 숨겨놓은 채, 끈질긴 노력으로 잠재 능력을 발휘하며 존경받는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적지 않다. 또 이런 심리적 특성 때문에 의료·복지·교육 분야를 선택하는 사례도 많다. 다만, 강한 무가치감이 이런 형태로 나타나려면 적절한 환경과 걸맞은 능력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런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강박적인 자기가치감 욕구가 굴절된 형태로 표현된다. 이를테면 노력을 방치하거나 평가에 무관심한 척하기, 빈정대기,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삐지기, 유치한 억지 부리기, 몸과 마음의 불편함 호소하기 등으로 나타난다. 이런 행위는 자기가치감을 갈망하지만 달성할 자신이 없어서 굴절된 행동으로 자기가치감 욕구를 채우려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노력의 방치는 자신의 무가치감을 직시하는 상황을 피하려는 행동이다. 빈정대거나 감정이 격해지는 것은 주변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어 자기 존재를 어필하는 행위다. 심신의 아픔은 주변의 관심을 끌어내려는 메커니즘의 결과다.
사춘기 이후에는 의식적으로 자기 부정적 방향으로 무가치감을 메우려 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공부나 다른 면에서 자기가치감을 얻지 못한 여학생이 신체를 활용해 자기가치를 느끼려 하는 사례도 있다. 남자는 체력으로 자신감을 얻어 폭력적인 행동으로 자기가치감을 얻으려 하기도 한다. 인생이란 자기가치감을 유지하고 높이기 위해 쌓아가는 행동들의 총합이라 할 수 있다.
무가치감을 불러오는 것
민감하게 타고난 사람무가치감으로 연결되기 쉬운 가장 큰 선천적 요인이 바로 과민성이다. 선천적 과민성을 연구한 아론은 이 소질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를 HSC(Highly Sensitive Child)라 명명했다. HSC 유아는 사소한 맛의 차이나 실내 온도 변화에 칭얼대며 큰 소리나 강한 빛에 놀라 울음을 터뜨린다. 조금 자란 후에는 마음에 상처를 입는 일이 많고 유난히 겁이 많은 경우도 있다. 잔혹함이나 불공평함 등도 민감하게 파악한다. HSC였던 사람은 성인이 되면 다음과 같은 경향을 보인다. 첫째, 사물을 철저하게 사고하여 처리한다. 예리한 질문을 던지거나, 생각이 지나치게 많아서 행동으로 옮기는 데 시간이 걸리거나, 과거에 있던 일을 쉽게 잊지 못한다. 둘째, 자극을 과잉으로 느껴서 정신적 부하가 크기 때문에 쉽게 피곤해진다. 여행처럼 즐거워야 할 일조차 스트레스가 된다. 발표 같은 자극이 많은 상황에서 뒤로 물러나는 경향이 있으므로 실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셋째, 감정 반응이 강하고 공감 능력이 높다. 모든 것에 민감하므로 타인의 마음에 공감하는 능력이 높고, 마음에 동요를 느끼는 일이 많다. 넷째, 사소한 자극을 알아챈다. 사고나 감정의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대화 중 상대 말의 뉘앙스, 목소리 톤, 시선의 움직임 따위로 민감하게 의미를 파악한다. 이 능력은 상대의 마음을 과도하게 짐작하는 등 불리하게 작용할 때도 많다. 이런 섬세함 때문에 집단생활에 서툴러 교우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부모의 애정과는 무관한 문제부모의 애정이 충분해도 자녀에게 무가치감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다음 예시는 그런 상황의 일부다.
형제 관계: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면 자신에게 집중되었던 부모의 관심과 헌신이 다른 존재에게 향해진다. 이때 첫째 아이는 자기가 버림받게 될까 봐 두려워하는데, 여기서 ‘유아적 퇴행’으로 자신을 향한 관심과 헌신을 되찾으려는 사례가 흔하다. 부모가 첫째의 기분에 공감하며 대응하면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나누어 갖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동생에게 애정을 표현하게 된다. 그러나 첫째가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에 너무 어린 경우 동생과 경쟁하며 동생을 괴롭히기도 한다. 그러다 혼나거나 거절당하는 경험이 많아지면 자신을 부정적으로 느끼게 된다. 이런 구도는 장애가 있는 형제가 있을 때 더욱 현저해진다.
아이 성별: 부모가 바란 성별이 아니라서 아이가 자신의 존재가 무가치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딸보다 아들을 더 많이 챙기고 헌신하는 어머니가 적지 않다. 이런 태도는 딸이 자신을 긍정하는 힘을 기르는 데 방해가 된다.
부모와 자식의 성향 차이: 아이에게 어머니는 적응해야만 하는 최초이자 최대 대상이다. 어머니에게도 자녀는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다. 양자 성격에 따라, 서로 적응하기가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사소한 것에 개의치 않는 성향의 어머니라면 대부분은 쉽게 적응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민감하고 내성적 경향이 강한 아이에게는 그런 어머니의 대응이 무신경하게 느껴져 부정적 감각이 유발될 수 있다.
부모의 공감성: 육아 때문에 어머니는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기도 한다. 사회적 지위에 대한 집착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녀에게 자신의 이상을 투영하기 쉽다. 이때 사랑으로 아이를 대하고 지나칠 정도로 헌신하지만, 아이에 대한 공감이 부족할 수가 있다. 한편, 부모의 마음에도 여러 갈등과 상처가 있다. 그래서 그 갈등과 상처를 자극할 만한 성격의 아이와는 거리를 두기도 한다. 이를테면 열등감이 강하고 미숙한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열등감을 자극하면 기분이 상해서 아이에게 공감하려는 태도를 잃는다.
‘무력한 존재’, ‘못난 존재’라는 메시지
지나친 보호와 간섭의 영향: 과보호는 자기가치감을 키워줄 것 같지만, 오히려 무가치감을 불러오기 쉽다. 과보호가 ‘너는 무력하다’라는 암묵적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면, 과잉 간섭은 ‘너의 모습 그대로는 안 된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과보호는 아이를 무력화하여 무가치감을 갖게 하고, 과잉 간섭은 아이의 자아를 빼앗음으로써 무가치감을 유발한다.
마음의 건강한 발달은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성장의 힘(내발적 성장력)으로 이루어진다. 내발적 성장력이 발휘되는 환경을 조성해주면 아이는 알아서 잘 자란다. 아이의 내발적 성장력을 신뢰하지 못하는 부모가 과보호·과잉 간섭을 한다. 부모가 아이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도 자신을 신뢰할 수 없다. 자신을 신뢰하는 마음이 자신감의 본질이므로 아이는 자신감을 얻지 못하여 자신을 무력한 존재로 받아들인다. 지나친 보호와 간섭은 아이가 외부 세계에 대처할 기회를 빼앗고, 외부 세계에 대처할 능력을 기르지 못해서 자신이 무력하다는 생각을 뒷받침할 경험들을 쌓게 된다. 과보호는 과잉 간섭과 이어져 있다. 아이의 감각과 감정을 부모가 앞질러 제시하여 느끼게 하고 원하지 않는 것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배고프지? 이거 먹으렴”, “선물 받아서 기쁘지? 감사하다고 해야지”라는 식이다. 그런 사람은 어른이 되어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는지 알지 못한다. ‘자기 자신’이란 자신의 감각·감정·욕구·소망 그 자체다. 이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실감이 희박하다는 뜻이다.
상냥하고 착한 아이의 비극: 훈육은 부모의 감각, 감정, 사고방식이 아이 본인의 것보다 중요하다고 강요하는 것이므로, 너무 이른 시기의 훈육은 아이의 무가치감을 형성할 위험이 있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자세를 익히기 전에 훈육을 받으면, 심리학자 에릭슨이 말하는 ‘조숙한 양심’이 형성된다. 조숙한 양심이란 자신을 소중히 대하는 일보다 주변에서 기대하는 ‘양심적’ 행동에 매몰되는 것을 말한다. 이른바 ‘착한 아이’가 이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배려하는 마음을 길러주려 하는 부모가 있다. 아이가 인형을 안고 있는데 친구가 다가와 인형을 뺏으려고 하면 어머니는 “인형 빌려주렴. 친구한테 상냥해야지”라고 강요한다. 이와는 반대로, 아이가 자신의 본심과는 다른 ‘다정함’을 보여주면 칭찬 받는다. 아이는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다정함’보다 가치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너무 이른 시기에 강요되는 양심은 자신을 지우고 타인에게 봉사하는 ‘지나치게 엄격한 양심’으로 발달한다. 이는 언제나 자신을 희생해야 하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려 하면 죄책감에 휩싸이는 마음이다.
무가치감을 극복하는 삶의 관점
자기 자신을 사랑스러워하는 마음
내면적 자아와 외면적 자아: 자기 가치에는 내면적 자기 가치, 외면적 자기 가치가 있다. 내면적 자기 가치란 인격적 측면에 집중하는 것인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이다. ‘노력가, 인내심이 강하다, 성실하다, 배려가 많다, 유머러스하다 등.’ 외면적 자기 가치란 자신의 사회적 측면에서 가치를 찾는 것이다. ‘업적, 평판, 학력, 직업, 제삼자의 눈에 보이는 것 등’이다. 사람은 누구나 내면적·외면적 자기 가치를 충실하게 느끼고 싶어 한다. 그것을 위한 노력이 자신의 성장과 사회에 대한 공헌으로도 이어진다. 우리 인생의 전반은 주로 부모 기대에 부응하여 사회적 가치를 달성하는 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다. 그리고 인생 후반에는 자신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마음의 성숙과 더 높은 차원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즉, 인생 전반은 외면적 자기 가치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런 노력이 없으면 성인이 되어 자신감과 자기가치감을 얻기가 어렵다. 은둔형 외톨이가 되거나 구직 활동에서 도망치기만 해서는 무가치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 외면적 자기 가치는 노력·근면·헌신 같은 내면적 자기 가치의 결과로서 얻어진다. 따라서 내면적 자기 가치야말로 본질적인 것이며, 외면적 자기 가치는 파생적, 주변적 가치에 지나지 않는다.
그저 웃기만 해도 가치가 있다: 외면적 자기 가치에 집착하면 무가치감을 키울 수밖에 없다. 외면적 자기 가치란 타자와의 비교이며 타자에 의존하는 평가이기 때문이다. 설령 그것을 얻는다 해도 본질이 아니므로 진정한 만족감은 기대할 수 없다. 내면적 자아와 외면적 자아의 균형을 맞춰가되 내면적 자아에 더 비중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면적 자아에 자신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특성들이다. ‘괴로움을 견뎌낼 인내심이 있다. 일에도 사람에게도 성실하다. 타인의 약점에 공감할 수 있기에 다정하다. 사소한 행복에 만족할 수 있다.’ 언젠가 졸업식 후 한 학생이 “대학 수업에 들어가는 게 힘들었는데 교수님 미소를 보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져서 무사히 졸업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내게 인사를 전했다. 나는 그저 웃었을 뿐인데,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장점을 확인하는 경험을 쌓아가며 성장하고, 인간적인 매력을 길러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