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농업
정대호, 손정익 지음 | 동아시아
우주 농업
정대호, 손정익 지음
동아시아 / 2026년 1월 / 300쪽 / 18,000원
1장 인류 문명을 개척한 농업의 역사45억 년 전 지구가 형성된 후 바다에서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했다. 이후 긴 진화를 거쳐 인간이 등장했다. 생존을 위해 수렵과 채집에 의존하던 인류는 1만 년 전 즈음 농업을 시작하며 정착 생활과 문명을 일구었다. 고고학자 비어 고든 차일드는 식량 생산이 가능해진 이 거대한 변화를 신석기혁명이라 명명했다. 이후 농업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도구는 돌에서 청동, 철로 발전했다. 인류는 물을 대는 관개 기술을 익히고, 지력 유지를 위해 휴경지를 두거나 윤작을 하고 비료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지혜를 모았다. 중세 유럽에서는 땅을 춘경지, 추경지, 휴경지로 나누는 삼포식 농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특히 17세기 중반 영국에서는 제2차 농업혁명이 일어났다. 찰스 타운젠드 자작은 땅을 놀리는 휴경지 없이 밀, 순무, 보리, 클로버를 계속 번갈아 심는 노퍽 4코스 시스템을 보급했다. 순무 타운젠드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순무 재배에 관심을 쏟았던 그의 노력으로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영국 인구는 100년 사이 300만 명이나 늘어났다. 늘어난 잉여 인력은 산업화와 도시화의 기반이 되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노먼 볼로그 박사가 주도한 녹색혁명이 식량 생산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그는 줄기 녹병에 저항성을 가진 밀을 육종하여 세계 식량난 해결에 기여했고, 그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여기에 화학 비료와 살충제, 농기계가 도입되면서 토머스 맬서스가 우려했던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부족 문제는 해결되었다. 오늘날 세계는 오히려 과잉 식량 생산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농업의 역사 ~ 온실 내부 환경의 특성농산물의 가격 변동성은 공산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풍년이 들어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폭락해 농민의 수입이 줄고, 흉년이 들면 가격이 폭등해 오히려 수입이 느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를 ‘농부의 역설’이라 부른다. 이에 농민들은 가격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비싼 작물을 선택해 울타리를 치고 외부의 위험 요소로부터 작물을 보호하며 기르는 전략을 취했다. 이것이 바로 원예의 시작이다. 원예(Horticulture)라는 단어 자체가 울타리가 쳐진 땅을 의미하는 라틴어 ‘hortus’와 경작을 뜻하는 ‘culture’의 합성어라는 점에서도 그 기원을 알 수 있다. 초기 원예는 귀족들이 과시용으로 수집한 열대식물을 보호하는 형태였다. 17세기 영국의 존 이블린은 식물을 추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온실(greenhouse)’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고 온풍 난방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내기도 했다. 이후 유리가 보급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온실은 귀족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작물을 생산하여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는 상업적 시설 원예로 진화했다.
수경 재배의 발달 ~ 수직 농장의 등장흙이 식물 생장에 절대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사실은 과학적 실험을 통해 서서히 밝혀졌다. 1929년 윌리엄 게리크 박사가 물과 영양분만으로 토마토를 재배하는 데 성공하며 ‘수경 재배’라는 용어와 기술이 정립되었다. 수경 재배는 식물에게 필요한 17가지 필수 원소를 물에 녹인 양액(양분 용액)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토양 전염병을 예방하고 성장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극한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근 토양이 방사능에 오염되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 피해 지역에서는 오염된 흙을 사용하지 않고 양액만으로 작물을 기르는 수경 재배를 통해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었다. 이는 토양의 제약을 기술로 극복한 결정적인 사례다.
최근 농업은 수평을 넘어 수직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1999년 딕슨 데스포미어 교수는 대학원 수업에서 학생들과 함께 30층 높이의 건물을 온전히 농장으로 활용한다면 5만 명에게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계산을 내놓았다. 이 아이디어는 수경 재배 기술과 인공조명 기술이 결합하여 ‘수직 농장’이라는 형태로 현실화되었다. 수직 농장은 외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일반 노지 재배보다 수백 배 높은 생산성을 낼 수 있어, 비록 높은 에너지 비용이라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세계 각국에서 미래형 농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수직 농장 내부 환경의 특성 ~ 수직 농장의 운영수직 농장과 기존 농업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태양광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좁은 면적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재배 장치를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데, 이 경우 맨 위층을 제외하면 태양광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태양광과 파장이 유사한 고압 나트륨등을 사용했으나, 등기구의 크기가 너무 커서 단을 쌓기 어렵고 심한 발열로 작물이 타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이후 발열이 적은 형광등을 거쳐 현재는 반도체 소자를 이용한 LED가 주류로 자리 잡았다.
수직 농장의 다단식 구조는 하중 문제로 인해 무거운 토양이나 고체 배지를 사용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물을 가득 채우는 담액수경 방식 또한 물 1L가 1kg의 무게를 가진다는 점에서 구조물에 큰 부담을 주었고, 뿌리가 물에 잠겨 호흡을 위한 산소 공급이 부족해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한 것이 1965년 영국 온실 작물 연구소의 앨런 쿠퍼 박사가 고안한 박막수경(NFT)이다. 쿠퍼 박사는 식물의 뿌리가 호흡을 위해 공기에 노출되어야 하면서도 수분 공급이 끊기지 않아야 한다는 상충하는 조건에 주목했다. 그는 식물이 뿌리 전체가 아닌, 뿌리털이 난 특정 부위에서 대부분의 수분을 흡수한다는 생리적 특성을 파악했다. 이에 착안해 그는 얕게 흐르는 양액의 막에 뿌리 끝부분만 담그고 나머지 부분은 공기 중에 노출시키는 방식을 개발했다. 이 방식은 필요한 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여 구조물의 무게 부담을 낮추었을 뿐만 아니라, 뿌리의 호흡 문제도 완벽히 해결하여 현대 수직 농장의 표준 시스템이 되었다.
그러나 수직 농장은 운영 비용의 약 30%가 에너지 비용으로 지출될 만큼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문제가 있다. 미국 유타주립대학교의 브루스 버그비 교수는 수직 농장의 개념이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경제성 측면에서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비판했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무료로 쏟아지는 태양광의 효율을 이길 수는 없다는 것이 그의 논지다. 실제로 수직 농장은 식물 생장을 위해 24시간 에너지를 소모하며, 특히 조명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방 부하가 난방 부하의 10배에 달할 정도로 크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전기 외에도 도시가스, 지역난방 폐열 등 다양한 에너지원이 모색되고 있다. 특히 수소 연료전지는 전기를 생산하면서 부산물로 순수한 물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이것이 식물 재배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낮은 수익성을 극복하기 위해 일반 채소 대신 의약품 원료 등 고부가가치 작물 재배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극한 환경에서 만들어진 수직 농장오늘날 남극에는 수많은 과학 기지가 들어섰지만,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 어렵다는 문제는 여전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수직 농장이다. 미국은 아문센-스콧 기지에 남극 식량 생장실을 설치해 작물을 재배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2010년부터 남극 세종 과학 기지에 컨테이너 형태의 수직 농장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원격 통신을 통해 농장 내부의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한다. 덕분에 엽채류뿐만 아니라 오이, 애호박, 수박 같은 과채류까지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영하 23도의 극한 환경 속에서도 대원들은 신선한 채소를 섭취할 수 있게 되었다.
극지방과 정반대로 뜨겁고 건조한 사막에서도 수직 농장은 각광받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나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중동 산유국들은 식량 안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초대형 수직 농장을 건설하고 있다. 사막 기후에서 일반적인 농사를 지으면 물의 90%가 증발해 버리지만, 밀폐된 수직 농장은 작물이 내뿜는 수증기를 응결시켜 재사용함으로써 물 소비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반면 에너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비산유국이나 물 부족 국가에서는 이미 쾌적한 온도가 유지되는 실내 공간을 활용한 가정용 식물 재배기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류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 시티나 부산의 해상 부유 도시 오셔닉스 부산 같은 미래 도시 계획에서도 수직 농장 기술은 식량 생산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포함되어 있다. 네옴의 더 라인이나 오셔닉스 부산의 해상 온실 계획은 현실성에 대한 비판과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지만, 극한의 환경을 극복하고 생존하려는 인류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남극과 사막을 넘어 해저나 우주로 나아갈 미래에도, 농업은 인류의 생존을 열어주는 핵심적인 열쇠가 될 것이다.
2장 우주 환경에서 식물은 어떻게 자라는가2015년 개봉한 영화 <마션>의 식물학자 겸 기계공학자인 마크 와트니는 화성에 홀로 낙오된다. 다음 탐사대가 도착하기까지 4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은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그는 생존을 위해 기지 안으로 화성의 흙을 퍼 나른다. 또한 연료인 하이드라진을 분해해 물을 만들고, 보관 중인 동료들의 인분을 꺼내 거름을 만든다. 그는 이러한 방식으로 감자를 재배해 먹으며 구조되는 날까지 생존한다. 이처럼 영화들은 극한의 환경인 우주에서 농업 관련 장치와 기술 없이는 인간이 생존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우주 공간은 생명체에게 결코 호의적인 곳이 아니다.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을 우주 전체에 적용하며 우주가 붕괴하지 않도록 우주 상수를 도입했으나, 허블이 우주의 팽창을 발견하자 이를 철회했다. 이후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히는 과정에서 펜지어스와 윌슨의 유명한 일화가 등장한다. 그들은 위성 안테나의 잡음을 없애기 위해 안테나에 둥지를 튼 비둘기를 쫓아내고 배설물까지 깨끗이 닦아냈으나 잡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 잡음은 결국 우주배경복사로 밝혀지며 빅뱅 이론의 결정적 증거가 되었다. 현재의 표준 우주 모형에 따르면 우주는 가속 팽창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공간은 입자가 거의 없는 진공 상태이자 영하 270도의 극저온 환경이다.
이런 극한 환경에서 식물을 기르려면 우주선 내부 같은 통제된 환경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우주선 내부라 해도 무중력 상태라면 식물은 지구와 다르게 자란다. 지구의 식물은 중력에 반응해 뿌리를 아래로 내리고 줄기를 위로 뻗는 굴중성을 지니고 진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9년 일본의 우주 실험에서 벼는 방향을 잃고 이리저리 제멋대로 자라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식물을 회전시키는 장치를 사용하거나, 마이애미대학교 연구진처럼 빛을 이용해 뿌리의 방향을 유도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세 중력 상태가 식물과 균류의 공생을 방해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이를 극복할 유전자 변형 작물 개발도 진행 중이다.
우주 공간 ~ 화성현대 도시는 인구 집중과 그에 따른 빛 공해로 인해 천체 관측이 어려워졌으나, 대기가 없는 달은 전혀 다른 관측 환경을 보인다. 지구에서는 유성체가 대기와의 마찰로 이온화되며 빛을 내고 타버리지만, 달은 대기가 희박해 유성체가 연소되지 않고 그대로 지표면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달의 기원에 대해서는 충돌 모델이 가장 유력하게 받아들여진다. 이는 과거 화성 크기의 원시행성이 지구와 충돌해 그 파편이 뭉쳐 달이 되었다는 가설이다. 아폴로와 루나 탐사선이 채취한 달의 암석을 분석한 결과, 산소 동위원소 비율이 지구와 동일하게 나타나 이 가설을 강력하게 뒷받침했다.
그러나 달의 토양은 지구와 다른 독특한 특성을 보인다. 지구의 토양은 물과 공기, 생물에 의한 풍화작용을 겪어 입자가 둥글지만, 달은 대기가 없어 유성체 충돌과 태양풍에 의한 기계적 풍화만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암석의 규소 성분이 녹아 유리질 구슬이 되고, 이것이 주변 광물과 엉겨 붙어 응결집괴암을 형성한다. 그 결과 달의 토양 입자는 매우 불규칙하고 날카로우며, 벨크로처럼 서로 뭉치는 강한 응집력을 갖는다. 1969년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에 남긴 선명한 발자국은 수분이 없는 환경에서도 토양 입자끼리 물리적으로 결합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증거다.
인류는 이러한 달과 화성의 토양을 모방한 인공 토양을 만들어 작물 재배 가능성을 연구했다. 2014년 네덜란드 와게닝겐대학교 연구진은 인공 토양에 유기물을 혼합해 토마토, 밀 등 14종의 작물을 50일간 재배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달보다는 화성 토양에서 생육이 더 좋았으며, 일부 작물은 종자까지 생산했다. 이를 통해 유기물 보충이 이루어진다면 외계 토양에서도 작물 재배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확인했다.
화성의 환경은 식물 재배에 있어 독특한 과제를 안겨준다. 화성의 푸른빛이 많은 환경에서 식물은 키가 작고 잎이 두꺼워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낮은 대기압은 식물에게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케네디우주센터와 궬프대학교 연구진은 상추를 지구 대기압의 약 3분의 1 수준인 저기압 환경에서 재배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상추는 잎의 크기와 무게가 40퍼센트가량 감소했고, 스트레스 반응 물질인 안토시아닌 함량이 25퍼센트 증가했다. 현미경 관찰 결과, 수분 손실을 막기 위해 기공의 크기도 작아졌다. 따라서 화성에서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광량과 낮은 기압, 그리고 지구와 다른 빛의 파장 특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밀폐 시설과 기술적 전략이 필수적이다.
태양계 천체 ~ 태양계 외부 천체금성은 화성보다 지구에 더 가깝고 크기와 질량도 비슷해 지구의 쌍둥이로 불리지만, 그 표면은 93배에 달하는 기압과 460℃의 고온, 그리고 이산화탄소와 황산 구름으로 뒤덮인 혹독한 환경이다. 그러나 1967년 해럴드 모로위츠와 칼 세이건은 고도 50km의 대기층에 주목했다. 이곳은 기온 70℃에 1기압 상태가 유지되며, 구름이 비록 강한 산성이지만 물을 함유하고 있어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실제로 2019년 이후 금성 대기에서 미생물과 유사한 빛 흡수 패턴이 관측되기도 했다.
이에 NASA는 고고도 금성 탐사 계획(HAVOC)을 통해 부유 도시 건설을 제안했다. 50km 상공은 지구와 유사한 대기압과 중력을 갖추고 있어, 헬륨을 채운 비행선으로 거주지를 만드는 방식이다. 계획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데, 먼저 태양전지로 구동되는 무인 비행선을 띄우고, 성공 시 크기를 키운 유인 비행선을 보내 30일에서 1년가량 거주 가능성을 확인한 뒤, 최종적으로 거대한 풍선을 이용해 영구적인 식민지를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제프리 랜디스는 여기서 더 나아가 황산 구름에 부식되지 않으면서도 식물 재배를 위해 빛을 투과시킬 수 있는 소재의 풍선 내부에서 인류가 거주하는 개념을 제시했다.
목성 또한 대기의 헬륨-3 채굴을 위한 부유식 공장 건설이 논의되었으나, 강력한 폭풍과 자기장이 걸림돌이다. 특히 목성의 강한 자기장이 식물 생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따라서 목성 본체보다는 위성인 유로파가 더 현실적인 거주 후보지다. 유로파는 표면이 단단한 얼음으로 덮여 있고 평균 기온이 영하 160℃에 달하지만, 목성의 조석력으로 인해 내부가 뒤틀리며 발생하는 열로 거대한 액체 바다가 유지될 것으로 추정된다. 해저 화산의 열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겠으나, 낮은 중력과 부족한 태양광 문제를 해결해야 식물 재배가 가능하다.
천체식물학은 우주 환경에서의 식물 재배와 외계 식물 탐사를 연구하는 분야다. 영화 <아바타>에서 그레이스 어거스틴 박사가 판도라 행성의 식생을 연구했듯, 인류는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해 식생 적색 경계(VRE)라는 개념을 활용한다. 식물의 엽록소는 가시광선은 흡수하고 열을 전달하는 근적외선은 반사하여 과열을 막는데, 이 특성을 이용해 행성의 식생 존재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다. 실질적인 우주 재배 실험도 진행 중이다. 2019년 중국의 창어 4호 탐사선은 달 뒷면에서 밀봉된 실린더를 이용해 목화, 감자, 유채 등을 발아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착륙 후 내부 온도를 24℃로 유지하자 12일째에 목화씨가 발아하는 데 성공했으나, 태양광이 닿지 않는 달의 밤이 찾아오며 기온이 영하 52℃로 떨어지자 식물은 생존하지 못했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이는 극한의 환경을 개척하려는 천체식물학의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보여준 사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