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합성 인간
린 피플스 지음 | 흐름출판
광합성 인간
린 피플스 지음
흐름출판 / 2025년 8월 / 496쪽 / 29,000원
들어가며 -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내 몸속 시계의 비밀지금, 이 순간 우리 몸 곳곳에서는 작은 시계들의 똑딱거림이 교향곡처럼 울려 퍼지고 있다. 위와 피부, 간과 폐, 심지어는 다리뼈와 근육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작은 시계들은 우리가 배고픔, 졸림, 각성, 활력 등을 정확한 시간에 느끼도록 조절해준다. 생체시계는 우리가 낮에는 활동하고 밤에는 휴식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시간 단서를 찾아 우리 몸의 내부 시계를 태양에 동기화하려 한다. 하루를 주기로 반복되는 이 흐름, 즉 일주기 리듬을 조율하는 것은 우리 뇌 속에 있는 중추 시계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남극이나 북극처럼 극한의 환경에 가지 않더라도 생명 유지 체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일상 곳곳에 위협이 존재한다. 현대사회는 인공조명, 시차, 인위적인 시간 조작, 대기오염, 야식 같은 여러 요소로 생체시계를 끊임없이 교란시켜 우리 몸이 가진 본래의 리듬을 잃게 한다. 이는 수면을 방해하고 생산성을 떨어뜨리며 비만, 심장병, 탈모, 소화기 장애, 우울증 같은 질병의 위험을 높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일주기 교란의 여파는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다. 나도 처음에는 일주기 리듬의 교란이 그렇게까지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 그런데 일주기 리듬의 영향이 그토록 크다면 왜 지금껏 아무도 이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왜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았을까? 그 멈추지 않는 시계 소리가 너무 당연해서 신경 쓸 필요조차 없다고 느낀 걸까?
빛과 시간의 과학, 일주기(日週期) 리듬우리의 생리와 행동은 주기에 따라 움직이도록 진화해왔으며, 그 규칙성은 모든 생명체의 삶에 깊숙이 각인되어 있다. 지구상의 거의 모든 생명체는 규칙적인 태양의 움직임, 하늘에 반사되는 빛, 기온과 조수(潮水) 같은 환경 신호에 맞춰 내부 주기를 발달시켜왔는데, 남세균부터 옥수수, 치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물들이 이 복잡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찌르레기나 멧새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생물들은 별과 태양 궤도의 움직임을 생체시계로 해독하여 항로를 결정하고 유지한다. 반면 우리 인간은 가로등 불빛과 스마트폰 화면, 교대 근무 같은 것들로 자신의 생체시계를 망가뜨리고 있다. 낮의 부족한 빛과 밤의 과도한 빛은 우리의 일주기 리듬을 혼란스럽게 한다. 실내에 오래 머물수록 밤낮의 경계는 모호해지고, 우리 몸은 밤낮을 구별하기가 어려워진다. 이처럼 대륙을 횡단하는 속도부터 주변에 만연한 오염 물질, 유별난 시간에 먹고 운동하는 습관까지 수많은 변화가 우리의 생체시계를 태초의 모습에서 멀어지게 하고 또 어지럽힌다.
초기 인류는 두 다리가 허락하는 데까지만 이동하고 달릴 수 있었다. 이들은 플라스틱병에 담긴 액체를 마시지도 않았고, 배기구에서 나오는 매연을 들이마시지도 않았다. 이들에게는 디지털 화면도, 24시간 피트니스 센터도, 운동 후 야식으로 먹을 부리토를 데울 전자레인지도 없었다. 시간을 원하는 대로 바꾸기 위해 지도에 임의의 선을 긋지도 않았다. 몸의 시간을 저버린 대가는 참혹했다. 인간의 생체시계는 제멋대로 어긋났다.
황당한 건, 우리가 이 결과를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해시계, 괘종시계, 네온색 스와치 손목시계로 시간의 경과를 측정해왔다. 또한 모든 종(種)이 그러하듯 인간 역시 본능적으로 태양의 24시간 주기에 스스로를 맞춰왔다. 우리는 남향 창과 채광이 좋은 집을 선호하며, 아이와 함께 햇볕을 쬐러 밖으로 나간다. 밤에는 암막 커튼으로 실내를 어둡게 한다. 우리는 시간대에 따른 집중력과 활력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고, 장거리 비행을 한 다음에 찾아오는 불편한 감정을 인지할 수 있다. 과학은 이제야 이러한 인간의 직관을 따라잡기 시작했다.
생명체의 리듬에 관한 언급은 《성경》을 비롯해 고대 그리스와 중국의 옛 문헌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현대 과학은 비교적 최근에야 생체시계의 정교한 구성과 놀라우리만치 다양한 기능, 그리고 신체 기관과 세포에 미치는 심오한 영향을 밝혀냈다. 과학자들은 불과 몇 년 전부터 이러한 점들을 연결하고, 이 지식을 바탕으로 삶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르네상스를 맞이한 일주기 과학은 생물학 및 기술 발전에 힘입어 잃어버린 리듬을 되찾고, 그 힘을 활용해 더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등하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전략을 발굴하고 있다. 여기에 선도적인 과학과 혁신 기관들이 동참하고 있다.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일주기 리듬을 제어하기 위해 경구 섭취나 이식이 가능한 생체 전자 장치를 개발 중이며, 미항공우주국은 우주인의 생체시계를 지구의 하루 주기와 연결하기 위해 태양을 모방한 특수 조명을 활용하고 있다.
생체 리듬을 회복하려면 전방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일주기 리듬의 교란이 확산되는 흐름을 되돌리기 위해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사회 변화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일주기 리듬은 우리 몸을 조율하는 핵심 메커니즘이지만, 이를 흐트러뜨리는 요소들이 워낙 많아 거의 모든 사람이 그 영향을 받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최상의 상태로 살아가거나 일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가? 비정규 시간대에 일하는 노동자 중 한 명인가? 혹은 전 세계 인구의 99퍼센트가 겪고 있는 빛 공해의 영향을 받고 있는가?
우리 몸은 빛에 반응한다현대사회가 생체시계에 가하는 위협과 그 엄청난 피해는 무시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다행히 가능성 있는 해결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는 모유 보관용 젖병에 라벨 붙이기(언제 짠 모유인지 라벨을 붙여서 시간에 맞게 먹이는 것이 아기의 생체리듬을 건강하게 맞춰주는 데 도움이 된다), 업무 책상을 창가 쪽으로 조금 옮기기처럼 간단한 해결책도 있다.
일주기 리듬과 조화를 이루며 산다고 만병이 치유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통해 더 건강하고 풍요롭고 현명하게 살 수 있다. 우리는 지금 급격한 변화의 물결 앞에 서 있다. 이 변화가 개인과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우리가 자연과 시간과의 관계를 얼마나 진지하게 그리고 열린 마음으로 다시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다.
빛이 설계한 몸속 시계
시간을 잃어가는 사람들나는 태양과 시계, 사람을 피할 수 있는 장소를 열심히 찾던 중 타이탄 랜치(냉전 시대의 미사일 격납고를 개조한 숙소)라는 이름의 이 휴양 시설을 발견했다. 태양 시계, 사람에 둘러싸여 사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다. 사실 우리 삶은 이들을 중심으로 움직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항상 햇빛을 쫓거나, 시간에 쫓기거나, 친구들과 어울리며 산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 몸의 리듬을 파악하기 위해 시간의 단서가 될 만한 모든 것을 피하고 싶었다. 빛과 어둠의 주기는 물론 노트북이나 전자레인지에 표시되는 시계마저 없어야 했다. 가족과 친구들은 내 결정에 우려를 표했다. 계획의 안전성을 의심하고, 실험 이후의 내 정신 상태를 염려하는 이도 있었다.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지만, 나도 괜찮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결국 나는 타이탄 랜치의 소유주이자 숙소 주인인 GT 힐에게 도움을 받기로 했다.
모든 것은 생체시계와 관련 있다: 힐은 아칸소에 머물며 실리콘밸리의 IT 기업에서 원격근무 중이었다. 힐은 발사 관제 센터가 딸린 지하 3층짜리 폐쇄 핵미사일 시설을 매입해, 50만 달러를 들여 10년 동안 리모델링했다. 관제 센터에는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는 직원들을 위한 간단한 취사 시설과 휴게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거기에 힐의 손길이 더해져 관제 센터는 더욱 멋진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우리 몸 곳곳에 생체시계가 퍼져 있듯이 인공 시계 역시 우리 일상 전반에 스며 있다. 나는 벙커로 떠나기 전에 노트북을 만지작거리면서 시계를 없애보려 했지만 실패했다. 하는 수 없이 검은색 절연 테이프로 시계를 가리기로 했다. 힐도 테이프를 준비해 내가 도착하기 전에 미리 숙소를 정비해줬다. 숙소에 있는 조명 제어용 태블릿과 전자레인지, 오븐에 달린 디지털 화면에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나는 도착하기 몇 주 전부터 힐과 함께 ‘유선 전화로 음성 메시지 남기기’, ‘메모 써서 교환하기’, ‘각 층의 조명을 태블릿으로 조작해 신호 전달하기’ 등 여러 소통 방법을 마련해뒀다.
나는 지하에 머무는 동안 하루 루틴과 기분, 허기, 각성도, 협응력, 인지능력의 변화를 기록하는 것 말고도, 신체의 생리적 리듬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싶었다. 그래서 양쪽 손목과 한 손가락에 심박수, 활동 상태, 수면 시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장치를 착용하고 셔츠에는 광센서를 달았다. 그리고 복부에는 연속혈당측정기를 부착했다. 또 몸 곳곳에 테이프로 소형 온도 센서를 붙였다. 온도 센서는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의 데이터 과학자인 벤저민 스마르에게 빌린 것이었다. 그는 내가 다른 장치로 수집한 데이터도 함께 분석해주기로 했다.
시계를 맞추는 데 필요한 햇빛이나 다른 주기적 신호를 받지 못하면, 우리 몸속에 흩어져 있는 생체시계는 자체적으로 시곗바늘을 움직인다. 하지만 생체시계가 하루를 정확히 24시간으로 측정할 확률은 거의 없다. 그래서 우리 몸의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라 ‘약 하루’, 즉 일주기(circadian)에 해당한다. 라틴어로 circa는 ‘대략’, dies는 ‘하루’를 뜻한다. 생체시계가 안정적인 시간 신호를 받지 못하면, 졸음부터 근력 향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리 작용들이 제각각의 주기를 따라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일주기 리듬이 어긋난다. 간에 있는 시계들끼리는 박자가 맞아도 피부, 코, 심장에 있는 시계와는 맞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신체 부위가 서로 다른 박자를 연주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시차와 비슷한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모순된 신호는 두통, 소화 불량, 집중력 저하 등 여러 불쾌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참고로 생체시계는 서로에게 의존한다. 따라서 내 생체시계의 팀워크는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 그로 인해 체온, 혈당, 수면, 심박의 조절 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다.
리듬이 깨질 때 나타나는 문제: 내 리듬은 실험 중반부터 꼬여버렸다. 나중에 5번째 수면 이후에 몸의 리듬이 어긋나기 시작한 것을 확인했다. 이후 녹음에서는 “뱃속에서 천둥소리가 난다”, “기분이 가라앉는다”, “답답하다”라는 말이 등장했고, ‘멍한’, ‘어지러운’ 느낌을 호소하기도 했다. 종일 실수를 연발한 날도 있었다. 그런데 좀 심하기는 했어도 그런 증상이 낯설지는 않았다. 얼마 전 베트남으로 휴가를 떠났을 때도 처음 며칠간 몸이 따로 노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겪은 증상은 시차와 비슷했다.
태양의 주기에서 벗어난 삶: 8번째 수면 다음 날 밤, 나는 이미 저녁으로 먹으려 했던 통조림 콩, 냉동 팟타이, 카레를 모두 먹어치운 상태였다, 하지만 뱃속에는 아직 팬케이크가 들어갈 공간이 남아 있었다. 한 입 베어 물기 전, 나는 예상 시간을 녹음했다. “지금 시각은 오후 5시.” 그런데 비슷하지도 않았다. 내가 팬케이크를 먹기 시작한 실제 시각은 오전 6시쯤으로, 아침 식사 때였다. 이때쯤 내 수면-각성 리듬은 완전히 역전되어 있었다. 나는 수십 년 전 냉전 시대 때 관제 센터를 운영했던 요원들처럼,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처럼 야간 근무조로 일하고 있었다. 내 몸의 혼란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곧 깨달았다. 우리 대부분이 실내 중심의 생활, 24시간 돌아가는 사회, 첨단 기술에 둘러싸여 매일 왜곡된 리듬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간이 만든 시간 개념에 익숙해지면서, 지구와 태양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리듬과 점점 멀어졌다. 그 결과는 개인과 사회 모두에게 실제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팬케이크의 마지막 한 조각을 먹으며 나는 제임스 코플랜드를 떠올렸다.
타이탄 랜치에 도착했을 때 나는 코플랜드를 처음 만났다. 그는 주차된 캠핑카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었는데, 위네바고 캠핑카와 그 안에 있는 8인치 흑백 TV를 비롯한 거의 모든 물건이 족히 40년은 된 것들이었다. 옛것을 좋아하는 그의 취향을 반영이라도 하듯, 코플랜드는 보통의 현대인들과 달리 태양의 주기에 맞춰 하루를 살았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세끼를 먹고, 매일 오후 10~11시 사이에 잠들어 오전 7시쯤 일어났다. 밤에는 암막 커튼을 쳐서 차창으로 새어드는 빛을 막았다. 낮에는 같은 창으로 햇빛을 듬뿍 받았다. 내부가 좁은 덕분에 그는 차창에서 멀리 떨어질 수도 없었다. 또 지하에서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야외에서 시간을 보냈다. 저녁에는 라디오를 듣고 책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는 잠자는 데 어려움을 겪는 날이 거의 없었다. 여러 면에서 그는 태양과 함께 살아가던 과거의 생활 방식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일주기 친화적인 삶의 본보기와도 같았다.
마지막 날에는 생체주기가 전날보다 약간 재조정되어, 오전 2시 30분경에 저녁 식사를 마쳤다. 식사를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잠이 쏟아졌다. 결국 오전 4시 30분까지 버티다 침대로 향했고, 녹음기에 오후 8시쯤이라고 예상 시간을 녹음한 뒤 잠이 들었다. 2시간 30분 후, 힐은 약속한 대로 약 50미터 떨어진 그의 집에서 벙커의 조명을 디지털로 조작해 환하게 밝혔다. 눈이 번쩍 뜨였다.
갑작스레 광자의 맹공격이 쏟아지자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나는 실험 데이터를 서버로 전송하기 위해 항상 켜두었던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열흘 만에 스마트폰 화면을 다시 보는 순간이었다. 절연테이프를 떼어내고 스마트폰 시계를 확인한 다음, 녹음기에 찍힌 타임 스탬프를 확인했다. 역시 예상한 대로, 나는 잠든 지 약 2시간 15분 만에 일어난 상태였다. 붙여놨던 절연테이프를 모두 떼어내고, 벙커 조명의 밝기를 최대로 높이고 색상을 풀 스펙트럼(full-spectrum)으로 설정했다. 온 세상이 빛과 색을 되찾았다. 시계도, 문자 메시지도, 이메일도, SNS 알림도 기다렸다는 듯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이제 남은 건 인간과의 재회뿐이었다. 힐은 내가 응원하는 풋볼팀 시애틀 시호크스가 지난 일요일에 승리를 거뒀다는 소식도 전해주었다. 이후 며칠간은 혼돈 그 자체였다. 어지럼증이 몇 시간 동안 계속됐다. 너무 피곤했던 탓인지, 아니면 햇빛과 사람, 바람과 색깔을 다시 만나 기뻤던 탓인지 알 수 없었다. 아주 우울하고 무기력해지기도 했다. 뱃속은 며칠간 내내 부글거렸다. 체온은 몇 번이나 비정상적으로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자야 할 시간에도 잠이 오지 않았다. 예상한 대로 내 생체시계는 큰 혼란을 겪고 있었다. 이제 그 톱니바퀴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원인을 파악해야 할 시간이었다.
빛 결핍으로 인한 대가: “데이터가 정말 예쁘네요.” 스마르의 이메일 제목을 읽는 순간, 나는 얼굴이 붉어졌다. 벙커에서 나온 지 몇 주가 지난 뒤였다. 나는 그에게 온도 감지 센서를 다시 보냈고, 그는 수집된 내 데이터를 처음으로 분석해 보낸 것이었다. 그는 내 데이터를 ‘교과서’라고 불렀다. “리듬이 완전히 가라앉았다가 밖으로 나오자마자 되살아났어요.” 나는 벙커 안팎에서 무질서해진 내 몸의 리듬을 바로잡기 위해 스마르를 비롯한 여러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았다. 참고로 2022년,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생체리듬연구협회(SRBR)의 격년제 콘퍼런스에서 나는 스마르와 워싱턴대학교의 일주기 리듬 과학자 에단 부어를 만났다. 스마르와 부어는 내 데이터에서 체온 측정치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