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포비아를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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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포비아를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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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 2025년 9월 / 300쪽 / 17,500원
1부 아이 키우기 무서운 나라
묻고 더블로 줄어드는 인구, 끝나지 않은 저출산'푸른 용의 해' 2024년은 여러 가지로 비상한 한 해였다. 정치·사회는 비상사태였지만 인구는 비상했다.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이 전년 0.72명보다 올라 0.75명을 기록했다. 2015년 이래 9년 만의 증가다. 거듭된 인구 위기 속 간만의 출산율 증가 소식은 많은 사람의 기대감을 부풀게 하기에 충분했다. 긍정적인 분석과 희망적인 전망을 담은 기사들이 쏟아졌다. 9년 만의 출생아 수, 합계출산율 반등은 그 자체로 큰 변화였고 의미 있는 소식임은 분명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한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다.
전 세계 주요 국가 합계출산율 최신 자료(2021년)에 따르면 한국의 출산율은 0.81명으로 전체 54개 조사국 중 가장 낮았다. 낮아도 그냥 낮은 게 아니라 2위 국가인 말타 1.13명, 3위 중국 1.16명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는 압도적인 꼴찌다. 둘이 만나 어떻게든 한 명은 낳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한국에선 한 명조차 낳지 않았다.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Korea is so screwed, wow)!” 2023년 한 방송사 저출산 기획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조앤 윌리엄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법학대학원 명예교수는 전년도 한국의 합계출산율인 0.78명을 듣고 화들짝 놀라며 이렇게 외쳤다. 평생 여성 문제를 연구하며 많은 나라의 출산 상황을 접했을 텐데, 그런 70대 노교수조차 식겁할 수준인 것이 한국의 출산율 수준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같은 해 12월 <뉴욕타임스>의 인기 칼럼니스트 로스 다우섯은 한국 저출산 상황에 대해 인상적인 글을 썼다. <한국은 소멸하는가(Is South Korea disappearing)?>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그는 "2023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명에 불과했다"라며 "이 정도 출산율이면 200명이 다음 세대에는 70명으로 줄어드는데, 이는 14세기 흑사병 창궐 때 유럽 인구보다 더 많이 감소하는 것"이라 썼다. 다우섯의 눈에 한국은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이 번졌던 유럽처럼 인구가 사라지는 중이었다.
합계출산율이 0.72명이든 0.8명이든, 다우섯의 계산식대로라면 여전히 인구 감소는 흑사병 수준이다. 우리는 아직 저출산의 늪에서 한 발도 채 빠져나오지 못했다. 출산율이 대단히 오르지 않는 한 인구 축소 사회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저출산이 꽤 오랜 기간 누적됐기 때문이다. 자녀 세대에도 부모 세대와 같은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출산율을 '대체출산율'이라고 한다. 영아 사망률이 낮은 선진국에서 대체출산율은 대략 2.1명이다. 이 2.1명보다 출산율이 낮아지면 다음 세대는 전 세대보다 줄어들게 된다. 그게 곧 저출산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2.1명 아래로 떨어진 건 언제부터일까? 무려 40년 전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40년간 인구를 대체하기 위한 출생아가 태어나지 않았다. 이게 무얼 의미하는가. 인구가 늘어나긴 쉽지 않다는 뜻이다. 오늘 태어난 아이는 미래의 엄마, 아빠가 된다. 출생아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미래의 엄마, 아빠 수가 줄어든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현재의 엄마, 아빠가 아이를 적게 낳고, 그 아이가 부모가 되어 또 아이를 적게 낳는다면 아이 수는 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영화 <타짜>에서 현재 그대로 판돈에 베팅 금액만 크게 올라갈 때 외치는 “묻고 따블(더블)로!"처럼 출산율도 현재 상황에서 '묻고 따블로' 계속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그게 지난 40년간 이어져온 상황이다. 이미 수십 년간 부모의 수가 줄어왔기 때문에 이제 와서 출산율이 조금 늘어난대도 큰 틀에서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추세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미래에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실제 부모의 수는 얼마나 줄었을까? 15세에서 49세까지 가임기간이 정해져 있는 여성을 중심으로 보자. 통계청 '주민등록 인구조사'에서 이들 가임기 여성은 2008년 1,350만 6,636명이었다. 하지만 2014년에는 1,294만 5,991명, 2020년에는 1,182만 4,861명으로 줄었다. 12년간 약 170만 명의 엄마가 증발(!)한 셈이다. 부모가 줄어들면 출산율이 올라간대도 출생아 수가 늘지 않을 수 있다. 아무리 상황이 나아진대도 엄마의 모수 자체가 줄고 있어서 초저출산 탈피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 '저출산 키즈'들이 본격적으로 부모 세대에 입성하면서 부모의 수는 더욱 가파르게 줄어들 것이다. 대체출산율인 2.1명 선이 붕괴한 1980년대 이래 태어난 아이들은 모두 저출산 키즈라 볼 수 있다. 그래도 1990년대 초반까지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이른바 '에코 세대'라 그 수가 적지 않았다. 에코 세대는 6.25가 끝난 뒤 인구가 폭증한 시기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로, 앞선 인구 증가의 메아리(에코)로 다시금 인구가 반등한 세대라 에코 세대라 불린다. 이 에코 세대마저 주 출산 인구에서 빠지고 나면 부모의 수는 더욱 급격히 줄고, 출생아 수 역시 가파르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출생아 수 감소를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학교다. 출산 후 육아 위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많은 육아 가정이 그리하듯 나도 친정이 있는 고향 동네로 연어처럼 회귀했다. 그 덕에 아이들이 내가 어릴 때 다녔던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본의 아니게 같은 학교에 대한 종단 관찰이 가능했다.
30년 전 내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한 반 학생이 40명을 넘었다. 그런데 2018년 태어난 막내 입학식 때 가보니 한 반 아이들이 10여 명뿐이라 옛날처럼 분단이랄 것도 없고 책상이 한 줄씩 띄엄띄엄 놓여 있었다. 처음 보곤 '이게 학교인가, 유치원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놀라운 건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그나마 '과밀학급 학교라는 점이다. 지방 학교들은 더휑뎅그렁하다. 남편이 다녔던 지방의 한 초등학교는 2025년 신입생이 단 1명뿐이었다. 나름 광역시 시내 한복판에 있는 학교인데도 말이다.
2024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본회의에서 정부는 2030년 합계출산율을 1.0명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설사 1.0명이 된다고 해도 그게 저출산 해소를 의미하진 않는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저출산이 오랜 기간 누적되어 출산 인구가 너무 줄었다. 애초 출산율 1.0명이라는 것부터가 대체출산율보다 낮은 저출산 상태다. 출산율 0.7명과 1.0명의 차이는 인구가 더 빨리 줄어드느냐, 덜 빨리 줄어드느냐의 차이 정도일 뿐이다.
계속 이런 저출산 상황이라면 미래 한국 인구는 어떻게 될까. 통계청은 주기적으로 장래 인구수를 추계한다. '아이가 생각보다 많이 태어날 것'이라고 가정하고 희망 회로를 돌리는 고위 추계, 최악을 상정하는 저위 추계, 그리고 중위 추계 세 가지 시나리오를 산출한다. 2024년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 인구추계에 따르면 중위 추계로 해도 2100년 인구가 1,936만 명으로 줄어 2,000만 명을 밑돌게 된다. 2세기 전 구한말 인구로 돌아가는 셈이다.
이미 인구 공동화를 겪고 있는 지방에서는 인구 감소 문제가 현실화된 지 오래다. 지자체 절반 이상이 소멸 위험에 처했다. 특히 전남, 경북, 강원 등 제주를 제외한 모든 '도' 단위 광역자치단체는 소멸 위험 지역에 해당했다.
2024년 인구는 분명 비상했다. 하지만 출생아 수가 조금 늘어난다고 해서 저출산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인구 감소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축소 사회는 불가피할 것이란 뜻이다.
아이 키우기 힘든 걸 넘어 무서워진 세상, 육아포비아
그런데 결혼과 출산에 대한 가치관이 한국에서만 변한 건 아닐 것이다. 세계 다른 나라 청년들도 전보다 결혼을 필수로 생각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한국의 합계출산율만 유독 낮은 걸까?
어떤 사람들은 한국 청년들이 더 각박한 현실에 처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주요 선진국 젊은이들도 과거보다 각박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2023년 3월 출장차 독일의 노동경제연구원을 방문해 부서장급 연구위원을 취재한 적이 있다. 이 연구위원은 “독일 청년들도 여러 문제와 맞닥뜨리고 있다"라며 Z세대들의 일자리 미스 매치, 여전히 나뉘는 가정 내 성 역할, 낮은 여성 고용률, 고령화 심화 같은 문제들을 털어놨다. 그래도 2023년 독일의 합계출산율은 1.35명이다. 같은 해 한국 0.72명의 2배 수준이다. 최근 출산율이 계속 떨어진 탓에 정부가 파격적인 출산지원책을 내놓고 있는 이웃 나라 일본도 2023년 합계출산율이 1.20명으로 초저출산 상태이긴 하지만 한국보다는 훨씬 높다. 세계 주요 선진국 중에서 합계출산율이 0명대인 나라는 한국뿐이다.
현재 한국의 출산율은 선진국 수준은커녕 전쟁, 기근을 치르는 나라들과 비슷하거나 혹은 그보다 더 못한 지경이다. 한국이 그 정도로 살기에 척박한 나라일까. 그렇진 않다고 생각한다. 2년 동안 외국 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남들은 다들 한 번쯤 살아보길 선망하는 선진국들이었지만 솔직히 그곳에 정착해 평생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적지 않은 시스템이 한국보다 불편하고 때로는 열악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교육, 의료, 교통, 통신, 하다못해 쓰레기 분리수거까지 한국의 신속하고 합리적인 시스템과 비교하면 답답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치안도 한국만 한 나라가 없다. 밤늦게 젊은 여자 혼자 돌아다녀도 총 맞을까, 돈 뜯길까, 납치당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는 전 세계 선진국을 통틀어도 얼마 안 된다. 한국의 시민의식도 훌륭하다고 느껴질 때도 많다. 종종 유럽 등 선진국에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한국 편의점의 외부 가판대를 보고 놀라는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아니, 저렇게 물건을 내놓고 팔아도 아무도 안 가져가?"
객관적인 조건만 따져서는 한국이 세계 최악의 저출산 국가가 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절대적으로 아주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아닌 청년들도 아이를 갖지 않는다. 다만 청년들을 인터뷰하면서 좀 다르다고 느낀 건 한국에서 출산과 육아를 버겁고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강했다는 점이다. 다음은 2040세대 청장년과 진행한 인터뷰의 일부다.
? 조은주(24, 여, 항공 승무원 취업 준비, 결혼 x)
"<금쪽같은 내 새끼>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정말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하나. 엄두가 안 나요. 좀 무섭기도 하고."
? 김배령(29, 여, 서울 소재 회사 재직, 결혼 x)
지금도 일에 쏟는 시간이 많고, 자기 계발도 해야 하고, 아주 조금의 남는 시간으로 남편이랑 관계도 유지해야 하고, 애한테도 잘해야 하고, 그런 거 어떻게 다 할 수 있을지 엄두가 안 나요.”
? 이우진(42, 남, 군무원, 자녀는 7세 아들)
"세상도 험하잖아요. 이런 세상에 남자애든 여자애든 하나 더 낳아서 잘 키운다는 게 쉽지 않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하나도 쉽지 않은데 둘은 정말 감히 생각도 못하죠. 비용 문제도 당연히 큰데요. 사교육비 같은 거. 우리 아들 지금 학원 세 개만 다니는데도 벌써 비용이…. 근데 그것도 그거지만 애가 돈만 들인다고 크는 게 아니잖아요. 저희 부부가 할 수 있는 여력은 여기까지인 거 같다. 이 이상은 육아하기 너무 힘들고 부담스러울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각자의 상황이 다르지만 이들이 출산과 육아에 관해 이야기할 때 공통점은 대체로 어둡고 비관적이라는 것이었다. 이들뿐만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출산과 육아가 어떠냐 혹은 어떨 것 같으냐고 질문했을 때 긍정적인 답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특히 많은 쓰는 표현즐 중 눈에 띈 게 있다. “감히",“무섭다", "엄두가 안 난다"와 같은 표현이다. 같은 부정적인 표현이라도 '힘든 것', '하기 싫은 것'과 '감히, 무서워서 할 수 없는 것'은 엄연히 그 결이 다르다. 한국의 육아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후자의 표현을 많이 썼다.
2024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이런 인식이 드러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결혼·출산·양육 인식조사에서 청년 2,000여 명에게 '향후 출산 계획이 없는 경우 그 사유'를 물었다. 청년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꼽은 건 주거도 일자리도 아닌 막연한 두려움, 즉 '임신, 출산, 양육이 막연히 어려울 것 같아서'(40%)였다.
그런데 비단 젊은 청년만 그런 게 아니었다. 이미 아이를 키우고 있거나 다 키운 기성세대도 마찬가지였다. 육아 가정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봐도 “둘째는 없다"라거나 "후배들에겐 낳지 말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았다. 곧 손주를 볼 나이인 중장년층도 요즘 육아에 대해 부정적이고 비관적으로 이야기했다.
요새 TV나 유튜브 같은 미디어 콘텐츠에서도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빠! 어디가>같이 따뜻하고 예쁜 육아를 보여주던 콘텐츠들은 대부분 사라지거나 인기가 떨어진 지 오래다. 대신 육아가 얼마나 고되고 어려운가 보여주는 '매운맛' 육아 고민 상담 프로그램이나 어려운 연애, 결혼, 척박한 육아 가정 사연, 이혼을 다룬 콘텐츠들이 넘쳐난다. 육아는 고되다는 생각, 더 나아가 무섭고 피하고 싶다는 부정적 생각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었다.
출산에 대해 과도한 두려움을 느끼는 정신병리학적 증상을 '토코포비아(tokophobia; 출산공포증)'라고 부른다고 한다. 토코스(tokos)는 그리스어로 출산, 분만, 포비아(phobia)는 공포, 두려움이다. 임신, 출산 과정에 대해 본능적으로 거부감과 극도의 공포를 느끼는 심리 질환이라는 말이다. 근래 한국에서 보이는 육아 전반에 대한 두려움, 거부감은 '육아포비아'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임신, 출산뿐 아니라 육아 전반에 얽힌 행위와 관계에 두려움을 느끼고 거부하는 현상이다.
육아포비아는 아이와 아이가 있는 가정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포비아란 자주 편견과 혐오 감정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최근 '노키즈존'이나 엄마들을 벌레에 빗대어 '맘충'이라 조롱하는 것도 육아에 대한 회피, 거부감 즉 육아포비아가 편견과 혐오에 이른 예라고 볼 수 있다.
사실 혐오라는 게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도 육아에 대한 편견과 혐오가 드러나는 걸 볼 때가 있다. 몇 달 전 한 지인과 그의 친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지인이 이렇게 말했다. “그 친구는 1년 애 낳고 키우더니 완전 중년 아줌마가다 됐더라고요. 살찌고, 피부도 상하고, 눈은 퀭하고... 물컵도 막쾅쾅 내려놓고." 별말 아닌 듯하지만 그 말엔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된다는 건 곧 살이 찌고, 피부가 상하고, 성격까지 거칠어져 '무개념 아줌마'가 되는 일이라는 혐오감이 깔려 있었다.
저출산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그동안 이런 인식에 대한 논의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육아포비아로 대표되는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거나 해결할 수 없다고 느꼈다. 어쩌면 이런 인식을 살피는 것이야말로 모든 정책의 출발점이어야 할지도 모른다.
지난 몇 년 많은 사람을 만나며 느낀 건 결혼, 출산, 육아가 '너무너무 하고 싶은데 못 하는 일'이 아니라 '썩 안 하고 싶은 일', '꺼리는 일'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저엔 육아에 대한 두려움, 부담감,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하고 있었다.
육아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밖에 없다. 저출산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인구 감소에 대비할 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육아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과 거부감을 해소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행복하고 성스러워야 할 '내 아이를 키우는 일'이 무서운 일이 되어버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