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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

레이 커즈와일 지음 | 비즈니스북스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

레이 커즈와일 지음

비즈니스북스 / 2025년 6월 / 552쪽 / 30,000원





제1장 우리는 여섯 단계 중 어디에 있는가?




전작 《특이점이 온다》에서 나는 의식의 기반이 정보라고 말했다. 나는 우주가 탄생한 순간부터 시작된 여섯 시대, 즉 여섯 단계를 설명했는데, 각 단계는 앞선 단계의 정보를 처리하면서 다음 단계를 만들어냈다. 따라서 지능의 진화는 다른 과정들의 간접적 연쇄 작용을 통해 일어난다.

첫 번째 시대에는 물리학 법칙과 그것이 가능케 한 화학이 탄생했다. 빅뱅 후 수십만 년이 지났을 때, 양성자와 중성자가 모여 있던 중심부 주위를 전자가 돌면서 원자가 생겨났다. 원자핵 속의 양성자들은 서로 너무 가까이 붙어 있을 수가 없는데, 그 사이에 작용하는 전자기력이 양성자들을 격렬하게 떼어놓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한 상호 작용이라는 또 다른 힘이 양성자들을 서로 가까이 다가가게 만든다. 우주의 규칙을 설계한 ‘누군가’가 이 힘을 추가로 만들어냈는데, 만약 그러지 않았더라면 원자를 통한 진화는 절대로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수십억 년 뒤, 원자들이 결합해 정교한 정보를 담을 수 있는 분자를 만들었다. 물질계의 가장 유용한 기본 구성요소는 탄소 원자인데, 다른 원자는 대부분 1개나 2개 또는 3개의 원자와 결합할 수 있는 반면, 탄소 원자는 4개의 원자와 결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세계에 살고 있는 것은 확률이 매우 희박한 사건이다.

예컨대, 만약 중력의 세기가 아주 조금만 더 약했더라면, 생명 탄생에 필요한 화학 원소들을 만들어낼 초신성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반대로 중력의 세기가 아주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생명체가 생겨나기 전에 모든 별이 다 불타버렸을 것이다. 이 한 가지 물리 상수(중력 상수)만 해도 엄청나게 좁은 범위 내에 있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이곳에 존재할 수 없다. 우리는 진화가 일어날 수 있는 수준의 질서를 보장하도록 아주 정교하게 균형 잡힌 우주에 살고 있다.

수십억 년 전에 두 번째 시대, 곧 생명 시대가 시작되었다. 분자 하나로 완전한 생명체를 정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복잡한 분자들이 나타났다. 이렇게 해서 각자 자기 나름의 DNA를 가진 생물들이 진화하고 퍼져나갈 수 있게 되었다.

세 번째 시대에는 DNA로 설명되는 동물들에게 스스로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뇌가 생겨났다. 뇌는 진화하는 데 큰 이점을 제공했고, 그러한 이점은 뇌가 수백만 년에 걸쳐 더 복잡하게 발전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네 번째 시대에는 동물이 엄지와 함께 고차원 인지 능력을 사용해 생각을 복잡한 행동으로 옮겼다. 사람이 바로 그런 예이다. 우리 종은 이 능력을 사용해 정보를 저장하고 조작할 수 있는 기술(파피루스에서부터 하드 드라이브에 이르기까지)을 만들어냈다. 이 기술은 정보 패턴을 지각하고 떠올리고 평가하는 뇌의 능력을 증강시켰다. 이것은 이전의 발전 수준보다 훨씬 더 큰 진화를 낳는 또 하나의 원천이다. 우리 뇌는 10만 년마다 뇌 물질이 대략 1세제곱인치(약 16.4cc)씩 증가한 반면, 오늘날의 디지털 계산은 16개월마다 가격 대비 성능이 두 배씩 늘어나고 있다.

다섯 번째 시대에는 생물학적 인간의 인지가 디지털 기술의 속도 및 힘과 직접 융합될 것이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가 바로 그것이다. 인간의 신경 처리는 초당 수백 사이클의 속도로 일어나는 반면, 디지털 기술의 처리 속도는 초당 수십억 사이클에 이른다. 뇌의 속도와 기억 용량에 더해 우리 뇌를 비생물학적 컴퓨터로 증강시키면 우리의 신피질에 수많은 층이 추가될 것이다.

여섯 번째 시대에는 우리의 지능이 우주 전체로 퍼져나가 보통 물질을 컴퓨트로늄(computronium)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컴퓨트로늄은 궁극적인 계산 밀도로 조직된 물질을 말한다.

1999년에 출간된 《21세기 호모 사피엔스》에서 나는 2029년까지 AI가 튜링 테스트(AI가 사람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텍스트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알아보는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05년에 출간된 《특이점이 온다》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다는 것은 AI가 사람과 같은 수준의 언어와 상식적 추론 능력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2029년까지 유효한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려면 2020년경에 AI가 상당히 다양한 지적 성취를 거두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예측 이후에 AI는 인류의 가장 어려운 지적 과제 중 많은 것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다. 실제로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는 수준에 이른 AI는 대다수 분야에서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지금 제미나이와 GPT-4 같은 AI들이 자신의 능력을 많은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는데, 이것은 일반 지능을 향해 나아가는 고무적인 발걸음이다.

지금 인류는, 일부 과제에서 첨단 기술이 우리가 이해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는 결과를 이미 내놓고 있는 네 번째 시대에 살고 있다. AI가 아직 완전히 통달하지 못한 튜링 테스트의 여러 측면에서도 갈수록 가속화되는 진전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내가 그 시점을 2029년으로 예상한 튜링 테스트 통과가 일어나는 순간에 우리는 다섯 번째 시대에 진입할 것이다.

2030년대에 완성될 한 가지 핵심 능력은 우리 뇌 신피질의 위쪽 영역을 클라우드에 연결하는 것으로, 그렇게 되면 우리의 사고가 직접적으로 크게 확장될 것이다. 이제 AI는 경쟁자라기보다는 우리 자신의 확장된 일부가 될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쯤이면 우리 마음에서 비생물학적인 부분이 생물학적 부분보다 수천 배나 많은 인지 능력을 제공할 것이다. 이런 진전이 기하급수적으로 일어나면서 2045년 무렵에 우리의 마음은 수백만 배나 확장될 것이다.



제2장 지능의 재발명



신피질: 스스로 수정하는 계층적이고 유연한 구조


‘새로운 껍질’이란 뜻의 신피질은 약 2억 년 전에 포유류라는 새로운 동물강에서 나타났다. 설치류 비슷한 동물이었던 이 초기 포유류의 신피질은 크기가 우표만 했고 두께도 우표만큼 얇았으며, 호두만 한 크기의 뇌를 감싸고 있었다. 하지만 신피질은 소뇌보다 더 유연한 방식으로 조직되었다. 신피질은 제각각 다른 행동을 제어하는 별개의 모듈이 모인 집단이 아니라 잘 협응된 통일체처럼 작용했다. 따라서 신피질은 새로운 종류의 사고 능력이 있었다. 며칠 만에 혹은 심지어 몇 시간 만에 새로운 행동을 발명할 수 있었다.

2억 년도 더 전에 포유류가 아닌 동물의 느린 적응 과정은 일반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환경이 아주 느리게 변했기 때문이다. 소뇌에 어떤 반응을 유도할 만한 환경 변화가 일어나기까지는 대개 수천 년이 걸렸다. 따라서 신피질은 세계를 장악하기 위해 큰 재앙을 기다리고 있었다. ‘백악기-고제3기 대멸종’이라 부르는 그 재앙은 6,500만 년 전에 일어났다. 신피질이 나타난 지 1억 3,500만 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소행성 충돌 때문에 지구 전체의 환경이 갑자기 확 변했고, 공룡을 포함해 모든 동식물 종 중 약 75%가 멸종했다.

새로운 해결책을 신속하게 발명할 수 있는 신피질이 부상한 것은 바로 이때였다. 포유류는 신체 크기가 커졌다. 포유류의 뇌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동물의 전체 몸무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증가했다. 신피질은 더욱 빠르게 성장했는데, 표면적을 늘리기 위해 주름이 발달했다. 사람의 신피질을 넓게 쫙 펼치면 크기와 두께가 커다란 식사용 냅킨과 비슷할 것이다. 신피질은 구조가 엄청나게 복잡하고, 전체 뇌 무게의 약 80%를 차지한다.

신피질은 비교적 단순한 반복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의 반복 구조는 약 100개의 신경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이 모듈들은 패턴을 배우고 인식하고 기억할 수 있다. 이 모듈들은 또한 스스로를 계층적으로 조직하는 법을 배우는데, 더 높은 단계에 있는 것일수록 더 복잡한 개념을 구현할 수 있다. 대뇌 피질 전체에는 신경세포가 210억~260억 개 있으며, 그중 90%는 신피질에 있다. 연산을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디지털 컴퓨터와 달리 신피질의 모듈은 대규모 병렬 처리 방식을 채택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기본적으로, 신피질에서는 많은 일이 동시에 일어난다. 이 때문에 뇌는 매우 역동적인 시스템으로 작동하며, 그래서 컴퓨터를 사용해 모형화하기가 아주 어렵다.

뇌의 신경망은 인공 신경망과 아주 비슷하게 미가공 데이터의 입력(인간의 경우에는 감각 신호)과 출력(인간의 경우에는 행동)을 분리하는 계층적 층위를 사용한다. 바닥층(감각 입력에 직접 연결된)에는 주어진 시각 자극을 곡선 형태로 인식하는 모듈이 있을 수 있다. 다른 층들은 더 낮은 층의 신피질 모듈의 출력을 처리하면서 맥락과 추상화를 추가한다. 따라서 위로 올라갈수록 곡선 형태를 특정 문자의 일부로 인식하는 층, 그 문자를 단어의 일부로 인식하는 층, 그 단어를 풍부한 의미와 연결하는 층이 차례로 존재한다. 맨 위층에는 어떤 진술을 우습거나 빈정대는 의미로 인식하는 것처럼 훨씬 추상적인 개념을 처리하는 모듈이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여러 층으로 된 신피질 덕분에 우리는 피질 구조가 단순한 동물보다 추상적 사고 능력이 더 뛰어나다. 신피질의 이러한 추상화 능력은 인간이 언어와 음악, 유머, 과학, 미술, 기술을 발명하는 요인이 되었다. 신피질을 직접 클라우드 기반 계산과 연결하는 날이 오면, 우리의 유기적 뇌가 현재 혼자서 해낼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추상적인 사고의 잠재력이 분출될 것이다.

신피질을 클라우드로 확장하다


지금까지 머리뼈 안팎에서 전자 장비를 사용해 뇌와 소통하려는 시도가 있긴 했지만, 그것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정교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전극을 사용해 뇌 속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그렇게 해야 개개 신경세포의 활동을 직접 기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경세포에 직접 자극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로 뇌 속에 전극을 집어넣으려면 머리뼈에 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신경 구조에 손상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지금까지는 청력 상실이나 마비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을 돕는 데에만 시도되었다. 예컨대, 브레인게이트(BrainGate) 시스템은 근위축측삭경화증(ALS) 환자나 척수 손상을 입은 사람이 마음만으로 컴퓨터 커서나 로봇 팔을 움직일 수 있게 해준다.

더 많은 신경세포로 확장하려는 야심만만한 시도 중 하나로는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가 있는데, 이것은 뇌에 실 같은 여러 전극을 동시에 이식하려는 시도이다. 다른 프로젝트들은 전극을 수백 개만 사용한 반면,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한 이 테스트는 1,500개의 전극을 사용해 얻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나중에 이 장치를 이식한 원숭이는 그것을 사용해 비디오 게임 ‘퐁’을 할 수 있었다.

뉴럴링크는 2023년에 FDA로부터 인간 대상 임상 시험 승인을 받았으며, 1,024개의 전극을 인간에게 이식하는 첫 번째 임상 시험을 했다. 한편 브라운대학교의 연구팀은 뇌에 이식할 수 있는 모래 크기의 ‘신경 알갱이(neurograin)’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 신경 알갱이는 신경세포와 연결되고 서로 간에도 연결되어 ‘피질 인트라넷’을 형성할 것이다.

아마도 2030년대가 되면 모세혈관을 통해 비침습적으로 뇌에 나노봇을 침투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노봇(nanobot)은 신피질 최상층을 클라우드와 연결시킴으로써 우리의 신경세포가 온라인에 호스팅된 시뮬레이션 신경세포와 직접 소통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인간의 뇌 크기는 한계에서 벗어나 무한히 팽창할 수 있다. 즉, 일단 첫 번째 가상 신피질층을 추가하는 일이 일어나면, 그런 일은 단 한 번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 위에 더 많은 층들이 쌓여 (연산적 의미에서) 훨씬 더 정교한 인지가 생겨날 것이다. 21세기가 흘러가면서 계산의 가격 대비 성능이 계속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우리 뇌가 사용할 수 있는 컴퓨팅 파워도 똑같이 증가할 것이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신피질을 더 얻은 시점인 200만 년 전에 일어난 일을 기억하는가? 그때 우리는 인간이 되었다. 우리가 클라우드에서 추가적 신피질에 접속할 때 일어날 인지 추상 능력의 도약도 그와 비슷할 것이다. 그 결과, 우리가 현재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심오한 표현 수단과 기술이 발명될 것이다.

따라서 클라우드에 연결된 신피질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만든 예술을 생각할 때, 그것은 단지 더 나은 컴퓨터 생성 이미지(CGI) 효과나 맛과 냄새처럼 마음을 사로잡는 감각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뇌 자체가 경험을 처리하는 방식에서 나타날 급진적으로 새로운 가능성에 관한 문제이다.

예를 들면, 오늘날 배우는 자신의 캐릭터가 생각하는 바를 말이나 겉으로 드러나는 신체적 표현으로만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말로 표현되지 않은 캐릭터의 원초적인 생각(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복잡성을 모두 지닌)을 직접 우리 뇌로 전달하는 예술에 접하게 될지도 모른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는 우리에게 바로 이와 같은 문화적 풍요로움을 가져다줄 것이다.

우리는 마침내 머리뼈라는 울타리에서 해방되어 생물학적 조직보다 수백만 배 더 빠르게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힘을 얻게 되고, 궁극적으로 우리의 지능은 수백만 배나 팽창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정의하는 특이점의 핵심이다.



제3장 나는 누구인가?



의식이 있는 ‘두 번째 나’는 정말 나일까?


내가 첨단 기술을 사용해 내 뇌의 한 부분을 전자적으로 정확하게 복제했다고 하자. (실제로 우리는 현재 뇌의 특정 부위에 대해 매우 원시적인 버전의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파킨슨병 치료가 한 예이다.) 복사한 이 부분은 너무 단순해서 의식을 가질 수 없다. 하지만 뇌에서 두 번째 작은 부분을 또 복제한다고 하자. 그리고 또 하나, 다시 또 하나를 계속 복제한다고 하자. 결국 이 과정이 끝날 무렵이면 내 뇌의 완전한 복제본이 컴퓨터화된 형태로 생길 것이다. 이 뇌는 내 뇌와 동일한 정보를 모두 포함하고 있고, 정확하게 동일한 방식으로 기능한다.

그렇다면 이 ‘두 번째 나’는 의식이 있을까? 두 번째 나는 내가 가진 것과 동일한 경험을 모두 갖고 있다고 말할 것이고(나의 기억을 모두 공유하기에) 나와 똑같이 행동한다. 그러므로 의식을 가진 존재의 전자 버전이 의식을 가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한, 그 답은 ‘그렇다’가 될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전자적 뇌가 생물학적 뇌와 동일한 정보를 갖고 자신에게 의식이 있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을 설득력 있게 부인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윤리적으로 그것을 의식이 있고, 따라서 도덕적 권리가 있는 존재로 대우해야 한다. 이것은 맹목적인 추측에 불과한 게 아니다.

하지만 더 어려운 질문이 있다. 이 두 번째 나는 진짜 나일까? ‘나’(정상적인 물리적 인간으로서) 역시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명심하라. 이 복제본과 상관없이 본질적인 ‘나’는 계속 존재한다. 만약 이 실험이 성공적이라면 두 번째 나는 나와 똑같이 행동할 테지만, ‘나’는 전혀 변하지 않았을 테니 ‘나’는 여전히 나이다. 두 번째 나는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에, 곧 ‘나’와는 별개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자신만의 기억을 만들고, 다른 경험에 자기 나름의 반응을 보이면서). 따라서 나의 정체성이 내 뇌 속의 특별한 정보의 배열인 한, 두 번째 나는 내가 아닐 것이다.

그럼 이제 두 번째 실험에서 내 뇌 속의 각 부분을 디지털 복제본(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통해 남아 있는 내 신경세포에 연결된)으로 점차 교체한다고 하자. 따라서 이제는 더 이상 ‘나’와 두 번째 나가 함께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나만 존재한다. 그러한 교체가 매번 일어날 때마다 새로운 나는 여전히 나일까? 결국 뇌가 완전히 디지털 방식으로 변한다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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