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 레드
싯다르트 카라 지음 | 에코리브르
코발트 레드
싯다르트 카라 지음
에코리브르 / 2024년 12월 / 368쪽 / 23,000원
서문카밀롬베(Kamilombe)의 광산 지역으로 들어가려는 마을 사람들에게 거친 병사들이 눈을 부릅뜨고 무기를 겨눈다. 지척에 있는 가족한테 다가가려 버둥대지만 접근은 차단당한다.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봐서는 안 된다. 기록이나 증거가 있어서도 안 된다. 희망이 사라진 이곳에선 저들의 사라지지 않을 기억만 있을 뿐이다. 그냥 잠자코 있으라며 가이드가 나를 말린다. 주변에 있자니 자세한 사건을 파악하기 힘들다. 거대한 구덩이의 풍경이 빛의 진입을 차단하는 납빛 실안개에 가려져 있다.
조사를 위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간다. 들끓는 인파 속에 조심조심 발을 내디딘다. 눈에 들어오는 흙 속의 시신 한 구. 먼지바람과 절망의 폭풍 속에 꼼짝 않고 누운 어린아이다. 소년의 얼굴 특징을 파악하려 했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시신 주위의 황톳빛 자갈이 적갈색이나 녹슨 금속처럼 진한 붉은색으로 얼룩져 있다. 이때까지 콩고의 땅이 진홍빛을 띠는 건 흙 속의 구리 성분 때문인가 싶었는데, 이제는 대지에 흘린 수많은 피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아이를 더 정확히 보려고 저지선 쪽으로 조금씩 움직인다. 군인들과 마을 사람들 간의 갈등이 고조되어 폭동으로 치달을 기세다. 화가 난 병사 한 명이 고함을 지르며 나를 향해 총구를 흔든다. 너무 가까이 다가갔고, 너무 오래 머물렀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아이를 쳐다본다. 이제 얼굴이 보인다. 극도의 공포에 사로잡힌 얼굴. 내가 눈에 담은 콩고의 영원한 이미지다. 아프리카의 심장부는 곧 한 아이의 피투성이 시신이다. 그 아이는 단지 코발트를 캐고 있었다는 이유로 죽었다.
콩고민주공화국(이하 민주콩고)에서는 코발트(cobalt)를 가급적 더 빨리 더 많이 추출하려는 광란의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 은빛 희소 금속은 오늘날 제조되는 거의 모든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의 필수 소재다. 기후 지속 가능성 목표를 달성하려면 중요하다고 해서 새로이 부상하고 있는 저탄소 혁신 기술에도 여기저기 사용된다. 그런데 콩고 남동부의 카탕가 지역에는 지구상의 나머지 지역 매장량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코발트가 있다.
이곳에는 구리, 철, 아연, 주석, 니켈, 망간, 게르마늄, 탄탈룸, 텅스텐, 우라늄, 금, 은, 리튬 등 다른 유용한 금속도 풍부하다. 산업적 혁신은 금속 하나하나에 대한 수요를 차례차례 촉발했는데, 마침 그게 전부 카탕가에 있었다. 콩고의 다른 지역도 천연자원이 넘쳐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해외 열강은 이 나라 구석구석에 침투해 상아, 팜유, 다이아몬드, 목재, 고무 등 물자를 추출하고 …… 이곳 국민을 노예로 삼았다. 어떤 나라도 콩고만큼 다양하고 풍요로운 자원의 축복을 받지 못했고, 지구상 어떤 나라도 콩고만큼 악랄하게 착취당하지 않았다.
콩고 코발트 광산업의 가혹한 실태는 공급망의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골칫거리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전기 자동차의 작동에 쓰이는 충전식 배터리에 위험한 환경에서 농민과 어린이들이 채굴한 코발트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어 하는 기업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코발트 공급망 최상위에 있는 기업들은 전형적으로 정보 공시와 보도 자료를 통해 국제 인권 규범, 아동 노동 무관용 정책, 최고 수준의 공급망 실사 준수에 대한 자신들의 약속을 들먹인다. 다음은 몇 가지 사례다.
‘① 애플은 환경을 보호하며 채굴 단계부터 제품 조립 설비에 이르기까지 당사의 공급망과 관련된 수백만 명의 안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2021년 12월 31일 현재, 당사 공급망의 모든 제련소와 정제소는 애플의 책임 있는 광물 조달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제삼자 감사에 참여했거나 그것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② 삼성은 글로벌 운영의 모든 단계에서 국제 표준 및 관련 국가 법규가 금지하는 아동 노동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광산 회사들은 흙 속에서 광석을 채취하는 노예와 가난한 노동자를 착취해 굴러왔다. 이들은 안전 따위는 고려하지 않는 위험한 환경에서 보상도 거의 없다시피 한 채 땅을 파야 했다. 오늘날 이런 노동자들은 고풍스러운 용어인 장인 광부(artisanal miner)라 불리며 장인·소규모 채굴(ASM)이라는 세계 광산업계의 어두운 밑바닥에서 노역에 허덕인다. 장인이라는 말에 속아 ASM을 숙련된 장인들이 수행하는 즐거운 채굴 활동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장인 광부들은 글로벌 사우스 전역 80여 개국의 위험한 환경에서 기초 도구만 가지고 수십 가지 광물과 보석을 채굴한다. ASM은 거의 다 비공인 업체들에 의해 이뤄지므로 장인 광부들에게 임금과 근로 조건이 포함된 공식 계약서는 없다. 부상에 대한 지원이라든가 학대에 대한 보상을 요청할 길도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장인 광부들은 작업량을 기준으로 쥐꼬리만 한 임금을 받으며, 부상·질병·사망의 위험을 본인이 감수해야 한다.
ASM은 온통 위험한 환경에 둘러싸여 있으나 급성장 중인 분야다. 직접적으로 ASM에 종사하는 인력은 전 세계에 약 4,500만 명인데, 이는 놀랍게도 전 세계 채굴 인구의 90퍼센트를 차지한다. 참고로 정식 광산업체들은 기계와 기술이 그렇게 발전했는데도 최소한의 비용으로 생산량을 증진하고자 장인 광부들의 노역에 크게 의존한다. ASM은 전 세계 탄탈룸 공급량의 26퍼센트, 주석 및 금 25퍼센트, 다이아몬드 20퍼센트, 사파이어 80퍼센트, 코발트 최대 30퍼센트 등 기여도가 대단히 높다.
오늘날 거대 테크 기업들은 자신들은 국제 인권 규범을 준수하며 특정 공급망은 깨끗하다고, 상황은 보기보다 나쁘지 않으며, 아프리카의 최빈층에게 자신들이 상업·임금·교육 및 발전을 가져다주고 (또는 그들을 ‘구원’하고) 있다고 확언할 것이다. 또한 적어도 자신들이 코발트를 사들이는 광산에서는 현장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변화를 꾀해왔다고 장담할 것이다. 하기는 누가 콩고까지 가서 그들의 주장이 거짓이라 입증할 것이며, 설사 입증한다 해도 누가 그것을 믿겠는가? 하지만 진실은 여기에 있다. 바로 코발트에 대한 수요와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및 전기차 판매로 축적되는 막대한 수익이 없다면 ‘코발트 때문에 피 흘리는’ 경제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더욱이 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에서 코발트를 둘러싼 무법 쟁탈전의 필연적 결과는 공급망의 밑바닥에서 착취당하는 사람들의 완전한 인간성 말살일 수밖에 없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변한 것은 많지 않다.
콩고 코발트 광부들의 상황은 여전히 암울하지만, 그럼에도 희망을 가질 이유는 있다. 그들의 역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그와 더불어 그들의 목소리가 더 이상 깊은 구덩이가 아닌 사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가닿을 거라는 희망, 그리하여 흙 속에 누워 있는 저 피투성이 아이의 시신이 자신들의 일부임을 깨닫게 되리라는 희망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루 말할 수 없이 풍부한 자원”지금 세계가 화석 연료에 얼마나 많이 의존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해저, 사막, 산, 육지 할 것 없이 석유, 석탄, 천연가스를 지구 곳곳에서 채굴하고 있다. 땅속의 전체 화석 연료 중 약 4분의 3이 가로 400킬로미터에 세로 100킬로미터 정도인 땅덩어리에서 추출된다고 잠시 가정해보자. 그리고 이 땅덩어리 안에 있는 석유의 절반 정도가 한 도시의 안팎에 있는데, 매장지가 삽만 있으면 누구나 팔 수 있을 정도로 얕다고 치자. 그러면 분명 그곳은 지구상에서 가장 없어서는 안 될 도시일 것이다. 시추업체들이 떼로 몰려와 부를 거머쥐겠다며 말뚝을 박고, 반경 수 마일 내 지역의 주민들도 마찬가지일 터이다. 금싸라기 땅을 차지하려고 폭력 사태도 분출할 것이다. 환경 보호는 뒷전일 테고 말이다. 지방 관리 체계는 부정부패로 엉망이 될 것이다. 수익은 불균형하게 분배되어 공급망 최상위에서 권력을 쥔 이해관계자들은 최대 이익을 축적하는 반면, 현지 주민들은 피폐해질 것이다.
이는 바로 과거의 화석 연료만큼이나 우리 미래에 중요해질 결정적인 광물을 둘러싸고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광물이 코발트이고, 그 도시는 콜웨지(Kolwezi)다. 콜웨지는 민주콩고 남동부 모퉁이의 안개가 낀 듯 흐릿한 산들에 둘러싸여 있다. 대부분은 들어본 적 없는 도시겠지만, 콜웨지가 없다면 전 세계에서 수십억 명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을 것이다.
콜웨지 없이는 오늘날 제조되는 거의 모든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전기차의 배터리를 충전할 수 없다. 이곳의 땅에서 나오는 코발트는 충전식 배터리에 최대의 안정성과 에너지 밀도를 제공해 더 많은 충전량을 유지하면서도 더 오랜 시간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게끔 해준다. 전 세계 어디에도 콜웨지의 땅속만큼 규모가 크고, 접근하기 쉽고, 고등급 코발트를 함유한 광석 매장지는 없다고 한다.
2021년에는 전 세계 공급량의 72퍼센트에 해당하는 총 11만 1,750톤의 코발트를 민주콩고에서 채굴했는데, 소비자 대상 테크 기업과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수요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만큼 그 기여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면 혹자는 콜웨지를 용감한 탐사자들이 떼돈을 버는 신흥 도시라고 능히 예상할 만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콩고 구리 벨트의 다른 도시들처럼 전 세계 소비자들의 품에 도착하기까지 공급망에 코발트를 보급하는 광란의 쟁탈전 때문에 상처만 가득한 곳이다. 파괴의 규모도, 고통의 크기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콜웨지는 새로운 어둠의 심장부이자 식민화, 전쟁, 수 세대에 걸친 노예제 등 콩고의 과거 참극을 이어받은 고통의 상속자다.
코발트를 향한 탐욕은 전 세계적으로 화석 연료에서 재생 에너지원으로 넘어가는 전환과 오늘날의 기기 중심 경제가 합쳐지며 나타난 직접적 결과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2015년 ‘기후 변화에 관한 파리 협정’ 이후 정부의 탄소 배출량 감축 노력에 부응하며 전기차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이러한 책무는 2021년 COP26(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을 거치면서 증폭되었다. 전기차의 배터리 팩에는 스마트폰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의 1,000배 넘는 최대 10킬로그램의 정제 코발트가 필요하다. 그에 따라 코발트 수요가 2018년부터 2050년까지 거의 500퍼센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민주콩고 말고는 지구상에 이 정도 양의 코발트를 구할 수 있는 곳이 없다.
콜웨지 같은 지역의 코발트 채굴은 세계 최강 부자 기업들로 이어지는 복잡한 문어발식 공급망의 밑바닥에서 일어난다. 애플, 삼성,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델, LTC, 화웨이, 테슬라, 포드, 제너럴 모터스, BMW,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중국, 일본, 한국, 핀란드, 벨기에에 있는 배터리 제조업체와 코발트 정제소를 통해 코발트의 일부나 대부분 또는 전부를 민주콩고로부터 구매하는 기업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기업들은 하나같이 콩고의 열악한 코발트 채굴 환경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들은 물론 다른 어떤 누구도 이런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충분히 기울이지 않는다.
사실 콩고의 코발트 채굴이 불러온 부정적 결과에 자기들의 책임이 있다며 수긍하는 곳은 하나도 없는 듯하다. 콩고 정부도, 외국계 광산업체도, 배터리 제조업체도 그렇다. 메가캡(mega-cap, 시가 총액 2,000억 달러 이상인 기업) 테크 기업과 자동차 업체들은 말할 것도 없다. 책임은 원석을 휴대폰 및 자동차와 연결해주는 불투명한 공급망을 거치는 동안 카탕가 골짜기의 아침 안개처럼 사라진다.
콩고 정치 지도자와 외국계 광산업체의 수상한 관계로 인해 광물과 자금의 흐름은 더 불투명해지는데, 어떤 정치인들은 수천만 명의 콩고 국민이 극심한 빈곤, 식량 불안, 내전에 시달리는 동안 나라의 광산 채굴권을 경매에 부쳐 가증스러울 만큼의 부를 쌓았다. 콩고에서는 파트리스 루뭄바가 초대 총리로 취임한 1960년부터 펠릭스 치세케디가 권좌에 오른 2019년까지 평화적인 정권 교체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1965년에서 1997년까지 콩고를 지배한 조제프 모부투부터 1997년에서 2001년까지 통치한 로랑데지레 카빌라, 2001년에서 2019년까지 군림한 그의 아들 조제프 카빌라 모두 폭력적인 쿠데타로 권력을 잡았다. 내가 지배와 군림이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모부투와 카빌라 부자가 신음하는 국민을 내팽개치고 광물 자원으로 자기들 배만 불리면서 전제 군주처럼 국가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2022년 현재, 깨끗한 코발트 공급망 같은 것은 콩고에 존재하지 않는다. 민주콩고 출처의 코발트는 모두 노예제, 아동 노동, 강제 노동, 채무 노동, 인신매매, 위험하고 유독한 작업 환경, 초저임금, 부상과 사망, 극심한 환경 공해 등 갖가지 차원의 학대로 얼룩져 있다. 사슬의 연결 고리마다 악당이 있을지라도, 최상위 기업들이 그토록 많은 코발트 수요를 창출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사슬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을 터이다. 해결책은 바로 거기서, 오직 거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러한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콩고와 코발트 채굴 공급망에 관한 약간의 기초 지식을 쌓고자 한다.
유독한 구덩이에서 반짝이는 진열대까지국제 코발트 공급망은 콩고 장인 광부들의 일당 1달러를 사슬의 최상위에서 분기 이익 수십억 달러로 둔갑시키는 메커니즘이다. 이 사슬의 양쪽 끝은 인적·경제적 가치라는 측면에서 극도로 단절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일련의 복잡한 공식·비공식 관계들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 이 관계들의 연결 고리는 결국에는 정식 공급망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는 광산업 최하위의 지하 경제 속에 존재한다.
비공식적인 것과 공식적인 것, 장인적인 것과 산업적인 것의 이러한 결합이야말로 코발트 공급망에서 우리가 이해해야 할 가장 중요한 측면이다. 상반된 주장이 있기는 해도, 장인 광부들의 코발트를 산업 생산에서 분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국제 코발트 공급망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보여주는 대략적인 스케치가 있다.
장인 광부들은 이 사슬의 근간을 이룬다. 현지에서 크루제르(채굴꾼)라 불리는 이들은 기초 도구를 사용해 구덩이와 터널을 파고, 구리·니켈·코발트 그리고 이따금 우라늄도 함유한 헤테로제나이트라는 광석을 찾는다. 콩고의 장인 채굴 부문은 세마프(SAEMAPE)―2017년까지는 세스캄(SAESSCAM)이라고 불렸다―라는 정부 기구의 규제를 받는다. 세마프는 구리 벨트 전역에 걸쳐 장인 채굴업을 허가받은 100개소 미만의 현장을 장인 채굴 구역(ZEA)으로 지정했는데, 이는 코발트를 캐서 어떻게든 먹고살려는 수십만 명을 수용하기에는 슬프게도 부족한 수치다.
그 결과, 장인 광부들은 구리 벨트 전역에 흩어진 수백 개의 무허가 구역에서 땅을 판다. 이런 곳 중 대다수는 산업 광산 인근에 위치하는데, 지하에 값비싼 광석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그들도 알기 때문이다. 참고로 콩고 법률상으로는 금지되어 있지만, 많은 산업 광산에서는 장인 채굴도 함께 이뤄진다.
장인 광부의 코발트는 네고시앙(상인), 그리고 메종 다샤(구매소)라고도 불리는 콩트와르(창고)로 이뤄진 비공식 생태계를 거쳐 공식적인 공급망으로 진입하는데, 이들은 장인 광산이 출처인 광물을 세탁해 정식 공급망에 들여보내는 역할을 하는 모호한 연결 고리다. 네고시앙은 장인 광산 현장의 안팎에서 일하며 장인 광부들한테서 코발트를 사들이는 독립 사업자인데, 이들은 거의 다 젊은 콩고 남성이며, 자루당 고정 가격을 지급하든지 혹은 창고에 판매한 가격의 일부를 떼어준다. 네고시앙은 오토바이와 픽업트럭에 자루를 싣고 나면 광석을 팔아넘길 창고로 운송한다. 참고로 규모가 좀 더 큰 일부 장인 광산 구역에는 현장에 창고가 있고, 이 경우 장인 광부들이 직접 판매하기도 한다.
창고와 구매소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분홍색 방수포에 ‘100만 달러 창고’라든가 ‘구리 코발트’, 아니면 그냥 숫자(555)나 주인 이름〔보스 시(Boss Xi)〕을 써 붙인 작은 판잣집이다. 오카탕가와 루알라바 주위에는 수백 개의 창고가 흩어져 있는데, 어떤 창고도 구매할 광석의 채굴 출처나 채굴 환경은 묻지 않는다. 한편 창고는 네고시앙이나 장인 광부한테서 광석을 사들이고 나면 자신들의 물량을 산업 광산업체 및 가공 시설에 팔아넘기는데, 이 시점부터는 장인 생산을 산업 생산과 분리하는 게 불가능하다. 콩고 법률에는 오직 콩고 국민만이 광물 창고를 등록하고 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으나, 오카탕가와 루알라바의 거의 모든 창고는 중국인 중간상들이 운영한다. 장인 채굴 생산량은 민주콩고에서 채굴되는 전체 코발트 중 최대 30퍼센트를 차지한다지만, 수치는 훨씬 더 높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