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과 손잡은 영어 공부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인문학과 손잡은 영어 공부 1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 2024년 1월 / 272쪽 / 18,000원
제1장 창의성·경험·행동
창의성에는 땀과 피가 필요하다 creativecreative(창의적인)의 어원은 ‘자라나다, 커지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 crescere이다. 로마인은 아기나 곡식이 자라는 것을 라틴어로 crescere라고 했는데, 여기서 나온 creative는 원래 무에서 유를 창조하거나 작은 것에서 큰 것이 나오게 하는 신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을 뜻하게 되었다. 즉, ‘오랜 생각 끝에 머릿속에서 생각이 자란다’는 의미에서 점차 ‘창의적’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된 것이다. 족보를 따지자면 crescendo(소리가 점점 커짐), croissant(초승달이 커지면 반달이 된다는 의미로, 초승달 모양 빵 이름이 된 크루아상) 등과 사촌 단어다.
creation(창조)과 creature(창조물)의 어원도 같은 어간에서 왔다. 이탈리아의 시인 토르콰토 타소는 “창조자(creator)는 신과 시인, 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영국 시인 필립 시드니 경은 영국의 첫 번째 문학 비평으로 알려진 『시의 변호(Defence of Poesie)』(1595)에서 신이 자연을 만들었지만 자신과 닮은 인간도 만들었으며, 인간에게 “신이 부여한 생기의 힘으로” 자연을 초월하는 것을 상상해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주었다고 했다.
Anxiety is the hand maiden of creativity(갈망하게 되면 창의성이 생긴다). 미국 태생의 영국 시인 T. S. 엘리엇의 말이다. handmaiden(hand maiden)은 ‘하녀, (다른 것을 보완해주는) 시녀’란 뜻이다.
Creative people are like a wet towel. You wring them out and pick up another one(창의적인 사람들은 젖은 수건과 같다. 그들을 비틀어 짠 다음에 또 다른 사람을 찾아낸다). 미국 화장품 재벌 찰스 레브슨의 말이다.
Creativity has a very important meaning in human’s life. Because creativity is the most fundamental cause what makes human the most human(창의성은 인간의 삶에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창의성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헝가리계 미국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말이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말도 했다.
The gene structure of humans is 98 percent identical with chimpanzees. Perhaps without creativity, it would have been difficult to distinguish humans from chimpanzees(인간의 유전자 구조는 침팬지와 98퍼센트 일치한다. 아마도 인간에게 창의성이 없었다면 침팬지와 구분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인지과학자 유재명은 2013년 “영어에서 창의성을 뜻하는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는 19세기부터 쓰이기 시작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구글의 ‘엔그램 뷰어’를 이용하면, 16세기 이래로 출판된 500만 권의 책에서 단어들이 쓰인 빈도를 살펴볼 수 있다. ‘창의성’이라는 말은 1900년에 1억 단어마다 한두 번 정도 쓰이는 데 불과했지만 2000년에는 10만 단어마다 한 번씩 쓰였다. 100년 만에 1,000배나 더 자주 쓰이게 된 것이다. 10만 단어에 한 번꼴로 쓰이는 다른 단어로는 ‘오렌지’가 있다. 창의성이 오렌지만큼이나 흔한 세상이다.
제2장 야망·명성·성공
야망과 불만은 동전의 양면이다 ambitionAmbition makes people diligent(야망은 사람을 부지런하게 만든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다. 부지런함은 ambition의 어원과도 관련이 있다. 미국 심리학자 해럴드 힐먼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영어 단어 ‘ambition’의 라틴어 어원인 ‘ambire’는 본래 돌아다닌다는 뜻이지만 흔히 지지나 표를 부탁한다는 의미로 쓰였다. 그 원동력은 ‘ambitio’, 곧 무언가를 향한 욕구였다. ‘ambitus’는 순회, 언저리, 외곽을 뜻한다. 따라서 포부가 있는 사람은 욕구를 원동력으로 삼아 타인에게 자신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사람이다.
Ambition is so powerful a passion in the human breast, that however high we reach we are never satisfied(야망은 인간의 너무도 강렬한 열정이기 때문에 아무리 높은 곳에 이른다고 해도 우리는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이탈리아 정치가이자 사상가인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말이다.
Ambition is the immoderate desire for power(야망은 권력에 대한 과도한 욕망이다). 네덜란드 철학자 바뤼흐 스피노자의 말이다. 그는 욕망은 인간을 속박하는 것으로 보았지만, “욕망은 인간의 본질이다”고 천명함으로써 욕망이 인간을 움직이는 원동력임을 인정했다. 어떤 걸 좋아하기 때문에 욕망하는가, 아니면 욕망하기 때문에 좋아하는가? ‘닭과 계란’ 논쟁을 방불케 하는 이 고전적인 물음에 스피노자는 후자를 택했다. 이건 기존 욕망 이론에 대한 도전이었다. 이 도전은 훗날 스피노자가 혁명적 사상가로 예찬받는 근거가 되었다.
The incentive to ambition is the love of power(야망을 키우는 건 권력에 대한 사랑이다). 영국 작가 윌리엄 해즐릿의 말이다.
The first love affair of a young man entering society is generally one of ambition(사회에 진출하는 젊은이의 첫사랑은 대개 야망에 대한 사랑이다). 프랑스 소설가 스탕달의 말이다.
Ambition, the desire of shining and outshining, was the beginning of sin in this world(야망, 즉 자신이 빛나고 남의 빛을 압도하겠다는 욕망이 이 세상 죄악의 시작이다). 영국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의 말이다. 야망의 화신이라 할 영웅을 예찬한 칼라일이 이렇게 말했다니, 뜻밖이다.
Boys, be ambitious! Be ambitious not for money or for selfish aggrandizement, not for that evanescent thing which men call fame. Be ambitious for the attainment of all that a man ought to be(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돈이나 이기심을 위해서도, 사람들이 명성이라 부르는 덧없는 것을 위해서도 말고, 단지 사람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추구하는 야망을).
미국의 화학자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가 일본 삿포로농학교(현재 홋카이도대학) 초대 학장을 지내고 미국으로 돌아가기 직전인 1877년 4월 16일 학생들과의 송별식에서 한 말이다. “Boys, be ambitious!”는 한국에서도 널리 쓰여 일종의 슬로건이 되다시피 했다.
Discontent is something that follows ambition like a shadow(불만은 그림자처럼 야망을 따라다닌다). 미국 작가 헨리 해스킨스의 말이다. 이게 바로 벤저민 프랭클린이 기대했던 ‘건전한 야망’이 건전한 방향으로만 나아가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야망과 불만은 동전의 양면이라고 보는 게 옳을지도 모르겠다.
Focusing your life solely on making a buck shows a certain poverty of ambition. It asks too little of yourself. Because it’s only when you hitch your wagon to something larger than yourself that you realize your true potential(돈을 버는 데에만 삶을 집중하는 것은 야망 따위는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당신의 능력을 스스로 제한하는 것입니다. 자신보다 커다란 어떤 것에 마차를 맬 때에만 여러분의 진정한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미국 제44대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2006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졸업생들에게 한 말이다.
제3장 사랑·결혼·죽음
결혼이 불평등을 키운다marry up은 “결혼을 잘해서 신분 상승을 하다, 시집 장가를 잘 가다”는 뜻이다. 반대로 marry down은 “학력이나 사회적 위치 등이 자신보다 낮은 상대와 결혼하다”는 뜻이다. 과거엔 왕족 계급과 신분이 낮은 계급 간의 결혼을 가리켜 a morganatic(=left-handed) marriage라고 했다. 사자성어로 말하자면, 귀천상혼(貴賤相婚)이다. marry up은 비유적으로 서로에게 유익한 방식으로 2개의 다른 것이나 성분들을 함께 통합하는 것을 가리키거나 “부합하다, 일치하다”의 의미로도 쓰인다.
He always jokes when he’s out with his wife that he married up(그는 아내와 외출을 하면 자기는 결혼으로 신분 상승했다고 항상 농담을 한다). This merger will marry up the strengths of both our companies, providing an even better experience to our customers(이 합병은 우리 두 회사의 장점들을 종합하여 우리 고객들에게 더욱더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
2022년 5월 21일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이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앞서 대통령 윤석열 부부와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미국에는 이런 말이 있는데, 윤 대통령과 저는 ‘married up’한 남자들이다”라고 인사하며 웃었다고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 표현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보통 남자들이 자신을 낮추면서 부인을 높이는 표현”이라며 “남자보다 훨씬 훌륭한 여성을 만나 결혼했다는, 유머러스한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대균어학원 원장 김대균은 10여 일 후 문제의 영상을 찾아서 여러 번 돌려서 들어보았지만, 바이든의 마스크를 쓴 작은 목소리에서 ‘We both married up’은 들리지 않았으며, 아무리 들어도 ‘We married -station’으로 들렸다고 밝혔다. 그가 확인한 실제 원문은 더 품격 있는 표현으로, “We both married way above our station(우리 둘은 우리 본래 신분보다 훨씬 더 높은 사람과 결혼했네요)”이었다고 한다. 김대균의 설명은 이렇다.
“이 문장에서 station=my plane of existence(나의 존재 지위)를 의미한다. 여기서 plane=level의 의미이다. above station=higher plane of existence(높은 존재 지위)를 가리키므로 married up과 비슷한 표현으로 이해가 된다. 이 문장에서 way는 부사로 아득히, 멀리, 매우라는 의미가 된다!
불평등 완화라고 하는 점에선 marry up과 marry down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결혼은 전반적으로 불평등을 키우는 이유가 되고 있다. 결혼한 사람들과 독신으로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정치경제적 불평등을 가리켜 ‘결혼 격차(marriage gap)’라고 하는데, 연구에 따르면 한부모 가구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빈곤할 확률이 가장 높았다. 게다가 ‘동류교배(assortive mating)’, 즉 고학력자끼리 결혼해 고소득을 올리는 경향으로 인해 결혼이 소득 불평등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ives are young men’s mistresses, companions for middle age, and old men’s nurses(아내는 젊은 남자에겐 연인, 중년 남자에겐 반려자, 노인에겐 간호사다). 영국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의 말이다.
Well-married, a man is winged: ill-matched, he is shackled(남자는 결혼을 잘하면 날개를 얻고 잘 못하면 족쇄를 찬다). 미국의 목사이자 노예 폐지 운동가였던 헨리 워드 비처의 말이다.
When I was young, if a girl married poverty, she became a drudge: if she married wealth, she became a doll(내가 젊었을 땐 여자가 가난한 사람과 결혼하면 단순 노동자, 부자와 결혼하면 인형이 되었다). 미국의 여성 참정권, 노예제도 폐지 운동가인 수전 B. 앤서니의 말이다.
The dread of loneliness is greater than the fear of bondage, so we get married(외로움의 두려움이 속박의 두려움보다 크기 때문에 결혼을 한다). 영국 문학비평가 시릴 코널리의 말이다.
Too often a good marriage is taken for granted rather than given the nurturing and respect it deserves and desperately needs(성공적인 결혼은 당연히 따라야 하고 절실히 필요로 하는 배려와 존중이 있어야 가능하건만 너무도 자주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 심리학자 존 고트먼이 작가 낸 실버와 같이 쓴 『행복한 결혼을 위한 7원칙』(1999)에서 한 말이다.
Despite what many therapists will tell you, you don’t have to resolve your major marital conflicts for your marriage thrive(많은 전문가의 주장과는 달리,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위해 두 사람 사이의 주요 갈등을 해결하고 넘어갈 필요는 없다). 존 고트먼과 낸 실버의 주장이다. 아니 갈등은 해결해야 하는 게 아닌가? 바로 거기에 함정이 있다는 게 이 주장의 요지다. 서로 다른 성격에서 비롯된 갈등이라면 그걸 무슨 수로 해결할 수 있단 말인가? 오히려 갈등을 해결하려는 시도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그냥 차이를 그냥 인정하고 들어가는 게 훨씬 더 나은 해법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제4장 두려움·배신·책임
‘미안하다’가 가장 하기 힘든 말인 것 같아요“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사랑은 결코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 작가 에릭 시걸의 소설 『러브 스토리(Love Story)』(1970)에 나오는 말이다.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에 영국 가수 엘튼 존은 1976년에 내놓은
라는 불멸의 히트곡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하지 않았을까?
“What do I do to make you want me/What have I got to do to be heard/What do I say when it’s all over/And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당신이 나를 원하게 하려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나요?/내 말을 듣게 하려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나요?/모든 게 끝났을 때 내가 무엇을 말해야 하나요?/‘미안하다’는 말이 가장 하기 힘든 말인 것 같아요).”
남녀 관계나 잘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렇듯 애틋하면서도 복잡미묘한 감정을 수반하지만,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또는 공식적인 관계에서 사과는 매우 속물적이고 정치적인 것이다. 어떤 일의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하고, 그에 따른 배상 또는 보상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