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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부사

쓰다 유이치 지음 | 동아시아


하야부사

쓰다 유이치 지음

동아시아 / 2024년 6월 / 276쪽 / 18,000원





‘2호기’가 태동하기까지



영화까지 만들어진 1호기


2010년 6월 13일. 7년간의 우주비행을 완수한 하야부사(1호기)가 정확하게 호주 상공에 도착했고,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그런데 그렇다고 계획대로만 된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계획 변경과 좌절이 더 많았던 듯하다. 하지만 하야부사가 2003년 발사됐을 때부터 하야부사 미션에 참여했던 나는 귀환을 성공시킨 하야부사 프로젝트의 일원이라는 것이 무척 자랑스러웠다. 또한 예사롭지 않은 난관을 논리적으로, 기술에만 의지한 채 포기하지 않고 헤쳐 나가면서 결국엔 성공에 이른 모든 과정이 기술자인 내게 피가 되고 살이 된 듯하다. 건방진 소리 같지만, 분명히 시련의 순간들이 나를 길러냈다. 나는 그 시기에 겪은 엄청난 체험을 다음 미션에서 되살리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했다.

언제부터인가 하야부사는 소행성 탐사선으로 불렸지만, 하야부사의 본래 목적은 별의 부스러기를 가지고 돌아오는 기술(표본회수 기술)을 실현하는 것이었다. 사실 지구에서 달보다 멀리 떨어진 천체에서 표본을 채취하고 회수해 온 일은 하야부사가 세계 최초였다. 하야부사가 거둔 첫 번째 수확은 다음과 같은 기술 축적이다. ‘① 전기추진에 의한 우주항해 기술 ② 화상을 이용한 소행성 접근 및 착륙비행 제어 기술 ③ 표본채취 기술 ④ 소행성 간 공간에서 직접적인 대기권 돌입 및 표본회수 기술’

두 번째 수확은 과학적 성과다. 수달 모양의 특이한 소행성 이토카와를 탐사함으로써 소행성 과학은 크게 진전했다. 또한 적은 양이긴 해도 하야부사가 가져온 소행성 표본은 지표물 분석기술을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시점에도 이토카와 표본은 전 세계 과학자들의 손을 거쳐 과학적 성과를 낳고 있다. 놀라운 것은 세 번째 수확인데, 사회적 반향이 무척 컸다는 사실이다. 세계 최초로 소행성 표본회수 탐사에 성공한 쾌거는 전 세계에 공개됐고, 교과서에도 실렸으며,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이 사건 하나로 일본의 우주과학은 우주탐사가 원래 지니고 있는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지, 과학과 기술 모두를 뛰어넘는 사회적 책무가 무엇인지 실전 체험으로 배웠다.

변화하는 하야부사 후속 미션


하야부사 2탄. 차세대 탐사 미션의 구상은 하야부사를 쏘아 올린 직후인 2004년 무렵부터 시작됐다. 소천체 탐사 워킹그룹이라는 연구모임이 JAXA(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에 설치됐고, 국내외 연구자들이 모여들었으며, 하야부사 기술을 살린 두 번째 소천체 탐사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당시에도, 그 이전(2003년)에 하야부사가 발사된 시기에도, 태양계 탐사 미션(달보다 멀리 떨어진 천체로 가는 미션)이라 하면 편도 탐사가 상식이었다. 즉 지구에서 탐사선을 쏘아 올리고 목표 천체에 도달해 관측 결과를 전파로 보내는 방식이다. 달리 말해 왕복 탐사는 훨씬 더 어려운 기술이라는 뜻이다.

그런 사정으로 하야부사는 개발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어쨌거나 표본회수는 탐사의 궁극기(가장 강력한 기술을 이르는 온라인게임 용어) 가운데 하나다. 미국 아폴로 계획과 소련 루나 계획에서 채취한 달의 돌덩이, 미국 탐사선 스타더스트가 빌트2 혜성을 지나는 찰나에 채취한 혜성 먼지, 미국 탐사선 제네시스가 채취한 태양풍 입자. 인류가 능동적으로 우주에서 표본을 가져온 사례는 이 정도다. 그런데 달보다 먼 천체에 곧바로 도착하여 착륙한 다음, 별의 부스러기를 채취하고 지구로 귀환한 것은 하야부사가 처음이었다. 고작 500킬로그램의 탐사선으로 복잡한 왕복 비행 시스템을 만들어 낸 것은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아무튼 하야부사를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발사까지 이뤄내면서 일본의 표본회수 기술은 해외로부터 주목받는다. 2005년에는 하야부사 Mk-II라는 이름으로 일본과 유럽의 공동 미션이 검토되기 시작했다. 하야부사를 대형화하고, 지구와 목성의 궤도 사이를 타원을 그리며 도는 지름 4킬로미터급 소행성 윌슨-해링턴으로 탐사선을 보내는 계획이 수립됐다. 그러나 이 계획은 엎어졌다. 유럽 쪽에서 Mk-II 계획을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야부사에도 문제가 있었다. 자세제어 장치인 반작용 조절용 바퀴의 고장, 착륙 후 행방불명, 화학추진제의 상실. 이런 일들로 하야부사 미션은 만신창이가 됐다.

그렇다면 하야부사가 표본회수 기술을 확립한 것일까. 100퍼센트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음 포석은 하야부사로 시도한 기술을 공고하게 만드는 일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논의 끝에 탄생한 것이 하야부사2 구상이다. 그런데 2010년에 하야부사는 드라마처럼 지구 귀환에 성공한다. 이 성공으로 하야부사2는 수세적인 계획에서 공세적인 계획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대단한 기술이 단절되어서야 되겠냐는 여론의 지원도 있었다. 하야부사의 설계를 바탕으로 최신 연구성과와 기술을 한껏 담아 소천체 탐사의 세계를 활짝 열어젖히자! 그런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계획으로 모습을 갖춰나갔다.

왜 소행성인가


다들 알다시피 태양계에는 태양이라는 항성 둘레에 수-금-지-화-목-토-천-해, 8개 행성이 돌고 있고, 어떤 행성 주위에는 여러 위성(지구라면 달)이 돌기도 한다. 또 태양계에는 소행성과 혜성이 존재하는데, 이 둘을 뭉뚱그려 소천체라 부르기도 한다. 2020년 현재 발견된 소천체만 99만 개 이상이다. 이들 소천체는 지구상의 망원경으로 발견됐는데, 망원경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성능이 향상되면 더 어두운 별과 더 작은 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소행성은 수십 미터급까지다. 그것보다 작아서 발견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태양계의 소천체 숫자는 100만 개를 가뿐히 넘길 것이다. 그래서 태양계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을 만큼 북적거리는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태양계의 참모습과 생성 원인을 이해하려고 큰 행성만 살펴본다면 전체의 한 단면만 알게 될 뿐이다.

인류는 몇 개의 소행성에 탐사선을 날려 보내 가까운 거리에서 그 모습을 관찰한 적이 있다. 소행성과 혜성의 생김새와 크기는 무척 다채롭다. 이런 소천체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오히려 지구처럼 커다란 행성이 둥글다는 사실이 기적 같다. 사실 소행성의 둥글지 않음이 과학적으로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수성, 금성, 지구, 화성과 같이 지각을 지닌 행성이 공 모양이라는 사실은 과거에 천체가 전부 녹아 물컹물컹한 시기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액체는 우주 같은 무중력 공간에선 가장 대칭적인(균정한) 형태인 공 모양으로 뭉치려 한다(이것을 표면장력이라 부른다).

높은 열은 물질의 성질을 바꾸는데, 어떤 물질에 고열을 가하면 물질은 그 이전 정보를 잃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공 모양 행성을 아무리 조사해 봐도 그 행성의 현재 나이보다 오래된 정보는 알 수 없다. 게다가 지면이 식은 후에도 대기에 의한 풍화, 해류에 의한 침식, 화산활동 같은 지각변동(지구에선 거기에 더해 생명활동)으로 행성 표면은 끊임없이 변한다. 그래서 거대한 행성은 태양계 46억 년 역사를 조사하기엔 부적합하다. 반면 소천체의 일그러진 형태는 소천체의 상태가 먼 옛날의 모습 그대로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또 소천체는 작아 침식이나 풍화 작용이 없기 때문에 태양계가 생겨났을 당시의 상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소천체가 태양계의 화석이라 불리는 까닭이다. 그래서 지구의 환경과 태양계 역사를 이해하는 데 소천체 연구는 매우 큰 의의를 갖는다.

목표는 C형 소행성


하야부사와 하야부사2는 계획수립 측면에서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하야부사는 공학실증 미션으로 기획됐고, 하야부사2는 소행성탐사 미션으로 기획됐다는 점이다. 하야부사의 미션은 세계 최초로 지구와 소행성 간 왕복 비행을 시도하는 것이었다. 과연 소행성에 갔다가 되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 표본을 채취할 수 있을 것인가. 이른바 표본회수라는 콘셉트의 기술을 실증하는 게 목적이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하야부사가 갈 소행성은 어디라도 상관없었다. 사실 행선지는 개발 지연 등으로 두 차례 변경됐다. 계획이 변경되지 않았더라면 이토카와라는 이름은 다른 소행성에 붙여졌을 것이다. 그런데 하야부사2는 다르다. 하야부사로 이룬 표본회수 기술을 바탕으로 가고 싶은 천체로 가보자는 것이 하야부사2의 계획이었다. 하야부사 프로젝트의 매니저였던 가와구치는 곧잘 “하야부사2라는 이름을 안 썼어야 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그 미션이야말로 제1호 소행성탐사 미션이 아니겠냐는 믿음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하야부사와 다르니 실패하지 말라”라며 우리를 압박하곤 했다.

그렇다면 가고 싶은 곳이란 어디인가? 여기서 키워드는 C형 소행성이다. 소행성은 망원경으로 보이는 색(스펙트럼)에 따라 분류된다. 가령 S형, C형, D형 하는 식이다. 지구 주위에 가장 많은 소행성 형태가 S형(S는 암석질(Stony)을 의미)이다. 이토카와도 S형이다. 우리가 하야부사2 계획에서 주목한 것은 C형인데, C는 탄소질(Carbonaceous)을 의미한다. C형 소행성은 탄소와 물을 품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탄소는 유기물인 탄소 원자가 긴 사슬처럼 줄줄이 얽힌 상태로 존재하고, 물은 암석 안에 수질광물이라는 형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탄소와 물은 우리 지구에 사는 생명의 근간을 이루는 원물질이다. 그런 물질이 태양계에 어떻게 산재해 있는지 연구하는 일은 지구 위 생명체의 기원을 밝히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결국 태양계 역사와 더불어 생명의 기원에 관한 지식을 알려준다는 것, 그것이 C형 소행성의 매력이다. 이것의 매력은 또 있다. S형 소행성 다음으로 지구 공전궤도와 가까운 영역에 많이 존재하는 타입이 C형이라는 점이다. 즉 C형은 우리 기술로 도달하기 쉬운 천체다. 기술적으로 따져봐도 S형 소행성 탐사에 버금가는 것이 C형 소행성 탐사라는 건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하야부사2가 생명의 기원을 규명한다’라는 거창한 카피가 붙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다. 그런데 이는 하야부사2 계획에 몸담은 우리들로선 살짝 낯간지러운 문구다. 생명의 기원은 그리 단순한 테마가 아니다. 과학이란 작지만 확고한 증거를 하나씩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 올림으로써 성립된다. 하야부사2도 방대한 과학 활동에서 하나의 퍼즐 조각을 끼우는 일에 기여하려고 노력한다. C형 소행성에서 발견되는 탄소가 지구의 생명과 관련 있는 것으로 판명되든, 그 정반대의 경우든, 탄소는 생명의 기원을 탐구하는 데 중요한 물적 증거다. 우리 과학자들은 실제로 그런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임한다.



하야부사2 계획 세우기와 설계



이렇게 높은 레벨의 미션이 가능할까


2010년부터 2011년 사이 하야부사2 계획은 정신 못 차릴 만큼 빠르게 진행됐다. 2011년 5월엔 하야부사2 프로젝트 팀이 정식으로 출범했다. 그것은 정부로부터 예산을 따내고, 국가사업으로 공식 허가를 받았음을 뜻했다. 발사는 2014년 12월 중에 하기로 했다. 프로젝트의 골격도 갖춰졌다. 우주 미션이 결정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게 미션의 정의다. 그것은 프로젝트의 헌법 같은 것으로, 하야부사2가 이루고자 하는 최대 목표다. 하야부사2는 다음과 같이 과학 목표와 공학 목표를 나란히 설정했다.

‘[과학 목표] ① C형 소행성의 과학적 특성을 조사한다. 특히 광물, 물, 유기물의 상호작용을 밝힌다.② 소행성의 재결합 과정(형성 과정), 내부 구조, 지하물질 등을 직접 조사를 통해 소행성 형성 과정을 조사한다. [공학 목표] ① 하야부사에서 시도한 새로운 기술에 대해 강건성, 확실성, 운용성을 향상해 기술적으로 성장시킨다. ② 충돌체를 천체에 충돌시키는 실험을 한다.’

하야부사2 프로젝트의 성공 기준은 세 단계로 나뉘어 설정됐다. 미니멈 석세스(minimum success)는 성공으로 삼는 최저선인데, 심우주를 이온엔진으로 비행, 류구에 무사히 도착, 류구의 관측을 통해 과학적 지식을 얻는 것으로 정의했다. 또한 충돌체를 소행성에 맞히는 것도 미니멈 석세스로 설정했다. 풀 석세스(full success)는 완전성공인데, 류구의 표본 채취, 지표 위로 착륙선 내려놓기, 겨냥한 지점에서 인공 충돌구(crater)를 만들고 그곳에서 과학적 지식을 얻는 것으로 정의했다. 또 지구 귀환 이후 초기 표본분석도 풀 석세스로 정의했다. 엑스트라 석세스(extra success)는 가능한 한 이루려는 성공 카테고리다. 어쨌든 류구는 인류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천체라, 하야부사2를 아무리 고성능으로 만들어도 류구의 환경에 따라 이룰 수 없는 것도 있기 마련이다. 모처럼 애써서 찾아가는 천체이니만큼 노릴 수 있는 것은 100퍼센트 확률이 아니어도 노려보고 싶었다. 그런 목표를 엑스트라 석세스로 정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류구의 종합적인 과학 지식 얻기와 인공 충돌구 내 지하물질 채취다.

이렇게 놓고 보면, 하야부사2 미션의 난이도는 하야부사에 비해 월등히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하야부사는 하나만 성공해도 100점이 되는 평가방식인 데 반해, 하야부사2는 소행성 도착이 최저선(미니멈 석세스), 표본을 채취한 후 지구로 되돌아와야 제대로 성공(풀 석세스)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토록 레벨이 높은 미션이 가능하겠는가.’ 만약 하야부사 1호기가 없었다면 우리 기술자 모두는 틀림없이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아무튼 우리는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고군분투 개발에서 발사까지



하야부사2, 우주로


프로젝트가 정식 출범한 2011년 5월 이후 하야부사2 개발은 파죽지세로 진행됐다. 그리고 여러 우여곡절 끝에 하야부사2 발사일은 2014년 12월 3일로 결정됐다. 발사 시각은 13시 22분 4초. 결과적으로 그날은 발사 가능한 기간인 보름의 딱 중간에 해당하는 날이었다. 발사 후 이온엔진의 궤도제어가 가장 안정감을 찾는 날이기도 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디데이를 맞았다. 그날 다네가시마 우주센터는 쾌청했다. 전날 밤 정비조립 건물에서 발사대로 이동한 H2A 로켓 26호의 몸뚱아리는 푸른 하늘을 향해 쭉 뻗어 있었다. 날씨 판정은 ‘발사에 지장 없음’. 발사장 풍경은 로켓이 서 있는 것 빼곤 평소와 같았지만, 발사대 위 격납시설들 내부에는 많은 기술자와 오퍼레이터가 1초 단위의 정확도로 발사 준비 작업을 하고 있었다. 구니나카 프로젝트 매니저를 제외한 하야부사2 팀원은 여전히 다네가시마에 머물러 있었다.

사가미하라 우주관제센터에도 발사 전날 밤부터 관제사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하야부사2 개발을 떠받쳐 온 JAXA와 제조업체 멤버 총 50명가량이 넓지도 않은 관제실에 시루 속 콩나물처럼 모여 앉아 작업을 시작했다. 그래도 질서 정연했다. 오전 2시, 로켓 몸속으로 들어간 하야부사2에 전원이 들어왔다. 앞으로 6년 후 지구 귀환 때까지 꺼지지 않을 하야부사2의 생명의 불빛이 켜진 순간이다. 탐사선이 발신하는 텔레메트리(탐사선의 상태에 대한 데이터와 관측 데이터)가 전용회선을 타고 사가미하라 관제실 모니터에 뜨기 시작했다. “데이터 정상”이라는 상태 확인 목소리가 하나둘 잇따르고, 그때마다 탐사선으로 명령이 전송됐다. 하야부사2 발사 시간에 맞춘 세팅은 완료됐다.

모든 작업을 완료한 사가미하라 관제실은 말소리가 끊겼다. 앞으로 벌어질 일을 기다리며 잠시 조용해졌다. 그 순간 다네가시마에 있는 구니나카의 목소리가 잡음과 함께 들려왔다. “여기는 하야부사2 프로젝트 매니저 구니나카. 지금까지 지상에서 이뤄진 개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도전할 심우주 대항해도 혼신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자, 그럼 갑시다. 크세논 충전, 120퍼센트! 표적, 소행성 1999 JU3, 조준 완료. 이제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를 발진한다. 임무를 마치고 다시 지구로 돌아오라. L 마이너스 7분 12초. 탐사선 준비 완료를 선언합니다.” 괜찮은 멘트였다. 드디어 구니나카가 발사 승인 버튼을 눌렀다. 13시 22분 4초, 로켓 밑동이 밝아지며 동체가 서서히 떠올랐다. “가자!” “거침없이 우주로!” 기도 말고는 할 게 없는 그 순간, 기대, 긴장으로 관제실은 조용해졌다. 그런 우리들의 심정을 알기나 하는지 로켓은 순조롭게 상승했다. 비행도 순조로웠다. 로켓은 지구 둘레를 한 바퀴 돌고 나서 제2단 엔진을 재점화해 지구 중력권을 벗어날 터다. 발사 2시간이 경과한 15시 33분, 로켓반으로부터 기다리던 소식이 당도했다. 로켓의 궤도 정보였다. 그 숫자를 확인한 나는 속으로 “됐어!”라고 외쳤다. 로켓은 정확하게 하야부사2를 심우주 궤도에 올려놓았다. 다음은 탐사선이 제대로 움직여 주기만 기다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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