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쓰레기 1제로
캐서린 켈로그 지음 | 현대지성
1일 1쓰레기 1제로
캐서린 켈로그 지음
현대지성 / 2022년 10월 / 320쪽 / 15,500원
제로 웨이스트 워밍업
내 쓰레기 파악하기일단 자신이 버리는 쓰레기를 철저히 분석해보자. 쓰레기를 분석하면 개인의 소비 패턴을 점검할 수 있다.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구분해 정말로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쓰레기를 분석하기 위해 일반 쓰레기통과 분리수거함 옆에 클립보드를 두고 쓰레기 목록과 개수를 모두 표기해보자. 이렇게 해두면 어떤 종류의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지 시각적으로 확인하기 쉽다. 그다음에는 개수가 가장 많은 품목을 줄이는 것에 집중하자. 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집에 들이는 물건을 줄이는 것이다. 쓰레기통에 가장 많이 버려지는 품목으로는 일회용 키친타월과 음식물 포장지 등이 있다.
덜 사기탄소 배출량과 쓰레기를 줄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잔뜩 사서 사용하지도 않고 처박아두는 경우가 많다. 소비를 줄이려면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 나는 물건을 구매하기 전 스스로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이것은 어디에서 왔을까? 내가 다 쓰고 나면 이것은 어디로 가는 걸까?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누가 만들었을까? 이 제품을 만드는 데 어떤 자원이 사용되었을까? 주변의 모든 것을 소중한 자원으로 보기 시작하면 ‘물건’에 대한 인식과 유대감도 달라진다.
자원을 채취하고 완성된 상품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과정이 필요한지 알고 나면 세상을 보는 관점이 바뀔 것이다. 자신의 삶에 불필요한 물건을 하나 더하기 전에 그 물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길 바란다. 시간을 두고 정말 필요한 물건인지 고민해보자. 30일 정도 고민해보길 권한다. 그러다 보면 새 물건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시들해지고, 그때부터 그 물건이 정말 필요한지 아닌지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주방에서
시장보기물건을 감싸고 있는 불필요한 포장재에 관해 생각해본 적 있는가? 오이나 브로콜리는 왜 비닐로 포장되어 있을까? 비닐로 포장된 상품이 ‘깨끗하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기 때문이다. 비닐은 채소가 더러워지지 않도록 해주지만 본래 채소는 흙에서 나고 자란다. 그 자체가 흙투성이다.
홀푸드(whole foods)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여기서 소개하는 방법들을 쉽게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주로 가공식품이나 포장된 음식을 많이 먹는 사람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 30분만 투자하면 건강하고 맛있는 제로 웨이스트 식단을 준비할 수 있지만, 이 식단을 위한 습관과 체계를 갖추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장담컨대 이 과정에 들이는 노력은 가장 값진 보상을 가져다줄 것이다.
홀푸드란 무엇인가?: 홀푸드는 가공을 최소화한 식품이다. 만들어진 음식보다는 원재료에 가깝다.
포장지가 없는 상품은 어디서 구매하는가?: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 정육점, 빵집, 물건을 대용량 구매할 수 있는 창고형 매장, 한 가지 품목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전문점, 식당 등은 포장지 없이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는 좋은 구매처다.
파머스 마켓<준비물> * 튼튼한 장바구니 * 천이나 그물망으로 된 주머니 * 딸기나 달걀처럼 쉽게 뭉개지거나 깨지는 품목을 담을 유리병 또는 스테인리스 등의 금속 재질로 된 용기 한두 개 * 마실 물을 담은 텀블러
파머스 마켓*은 그 지역의 신선한 농산물이 가득한 장터다. 그 지역에서 재배해 수확한 지 하루나 이틀 정도밖에 되지 않은 제철 식품들이 주요 품목이다. 농산물은 수확하는 순간부터 영양가와 맛이 감소하므로 이동 시간이 짧을수록 좋다.
파머스 마켓에서 장을 보면 자연스럽게 제철 음식을 먹게 된다. 북반구의 겨울에는 토마토가 나지 않는다. 겨울철 마트에서 파는 토마토는 멕시코에서 수입된 것들이다. 제철에 그 지역에서 나지 않은 토마토는 가격이 비싸고, 불필요한 탄소를 많이 배출하며, 맛과 영양가도 떨어진다. 나는 여러분에게 제철 식단을 추천한다. 제철 음식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
파머스 마켓에서 거래되는 농산물은 대부분 플라스틱이나 스티커가 없다. 관심 있는 품목이 플라스틱으로 둘러싸여 있다면 상점 주인에게 혹시 다른 포장 방법은 없는지 물어보자. 아마 대부분 플라스틱 포장을 원하지 않는 고객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이다. 주위에 파머스 마켓이 없다면 공동체 지원 농업**에 가입할 수 있다. 가입하면 그 지역 농부들이 농산물 꾸러미를 배송해준다.
*파머스 마켓은 다른 말로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가리킨다. 국내에서는 ‘마르쉐 채소 시장’이 대표적인 예이며, 이런 장터 외에도 그 지역에서 난 채소나 곡물을 판매하는 농협의 ‘로컬푸드’, 그 지역 농산물은 아니지만 유통 과정을 줄여 농민과 소비자가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한살림’, ‘생활협동조합’ 등이 있다.**공동체 지원 농업(CSA,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은 새로운 농업 소비자-생산자 간 연결 방식으로 공동체적 가치와 연대에 기반한 대안적 유통 체계다. 소비자는 생산자에게 농산물에 대한 비용을 선지급하고, 생산자는 소비자와 계약한 농산물을 재배해 연중 배송한다. 국내의 가장 대표적인 방식으로 ‘농산물 꾸러미 사업’이 있다.
욕실에서
치실치실은 그 자체로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을 뿐 아니라 과불화화합물(PFCs)로 코팅하는데, 이는 수소를 불소로 치환한 화합물로 치실 표면을 더 매끈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과불화화합물은 테프론에도 포함되어 있으며 갑상선 질환, 치매, 암, 불임, 선천적 결손증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치실을 사용하고 난 후 구강 내에 남은 과불화화합물은 몸에 쉽게 흡수된다. 이런 치실을 더 이상 계속해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더 안전한 대체재를 찾는 것이 최선이다.
나는 덴탈레이스(Dental Lace)에서 나온 실크 치실을 사용한다.* 실크 치실은 퇴비화가 가능하다. 게다가 이 제품은 플라스틱 용기가 아닌 금속 뚜껑과 유리로 된 용기에 들어 있으며, 같은 용기에 치실만 리필 가능하다. 나는 물을 이용한 구강 세척기(워터 플로서)도 사용한다. 이 도구는 강력하게 물을 분사함으로써 잇몸을 자극해 잇몸 건강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국내에서는 해외 직접 구매를 통해 구할 수 있다. 온라인에 ‘천연 치실’, ‘친환경 치실’이라고 검색하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찾을 수 있다.
칫솔지금까지 만들어진 모든 플라스틱 칫솔은 하나도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지구에 남아 있다. 그렇다, 여러분이 사용했던 칫솔도 지구 어딘가에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런데 꼭 그래야만 할까? 칫솔은 제로 웨이스트를 향한 첫걸음을 떼기에 아주 좋은 도구다. 플라스틱 칫솔 대신 대나무 칫솔을 사용해보자!
시중에 유통되는 칫솔 중 완벽하게 퇴비화가 가능한 칫솔은 돼지 털로 칫솔모를 만든 칫솔이다. 나는 돼지 털로 이를 닦는 게 어쩐지 내키지 않아 브러시위드뱀부(Brush with Bamboo) 회사에서 나온 대나무 칫솔을 사용하고 있다. 이 기업은 친환경 칫솔을 만들기 위한 길을 개척하고 있으며, 완벽하게 퇴비화가 가능한 식물성 기반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나무 브러시를 제대로 분리 배출하려면 칫솔모를 모두 제거해야 하는데, 펜치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분리할 수 있다. 대나무 칫솔대는 퇴비로 만들거나 땔감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일단 버리기 전에 대나무 칫솔은 청소 도구로 훌륭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청소할 때
다목적 세제DIY 다목적 세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세제다. 나는 이 세제를 화강암과 대리석을 제외한 모든 곳에 사용한다. 나무로 된 가구, 마룻바닥, 창문, 냉장고, 변기, 욕실 수납장 등 이 세제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무수히 많다. 말 그대로 만능 세제다.
<재료> * 따뜻한 물 * 백식초
위 재료를 1:1의 비율로 섞어 스프레이 용기에 담는다.
욕조/변기 청소용 세제다음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청소 세제다. 마법처럼 깨끗해진다.
<재료> * 베이킹 소다 3/4컵 * 과산화수소 2~3큰술 * 액상 비누 2~3큰술
1. 위 재료를 모두 섞는다.
2. 되직하게 될 때까지 잘 섞은 다음, 대나무 솔에 묻혀 욕조나 변기에 펴 바른다.
3. 10분 정도 그대로 놔두었다가 닦아내면 오염물이 손쉽게 제거된다.
이 세제는 오븐 청소에도 탁월하다. 오븐에 발라 1~2시간 정도 두었다가 식초 원액을 뿌리면 베이킹 소다가 반응하여 거품이 부글부글 일어난다. 한동안 그대로 두었다가 문질러 닦아내면 된다.
쇼핑할 때
어디서 구매할까?
중고 매장: 아무것도 사지 않는 것 다음으로 좋은 방법은 다른 사람이 이미 구매했던 물건을 사는 것이다. 중고 매장에서 물건을 사면 그 물건을 만들기 위해 낭비되는 새로운 자원을 줄일 수 있다.
중고 매장에는 유용한 물건들이 가득하다. 우리 집에 있는 거의 모든 가구며 주방 도구, 가전제품은 모두 중고 매장에서 샀다. 저렴한 가격도 가격이지만 새 제품과 별반 차이도 없었다. 내가 중고 매장에서 봤던 물건들 대부분은 아직 가격표도 떼지 않았으며, 아예 상자째 그대로 포장되어 있는 미개봉 상품도 많았다. 대다수가 너무 많은 물건을 가지고 살다 보니 좀 덜어내고 싶어 하는 경우였다.
동네 중고 매장에서 내게 필요한 보물을 찾아보자. 특수한 물건이라 구하기 쉽지 않다면 온라인 중고 상점이 있다. 미국의 온라인 벼룩시장인 크레이그리스트(Craiglist)에는 엄청나게 많은 중고 물품뿐 아니라 창고 할인이나 이사 물품 정리 등의 정보도 나와 있다.* 이베이(eBay)에는 중고 가정용품, 옷, 가전제품 등이 많다. 특별한 옷을 찾는다면 온라인 중고 의류 사이트를 추천한다.**
*국내에는 지역 기반의 온라인 중고 시장인 ‘당근마켓’이 활성화되어 있다.
**국내에서도 ‘중고 의류’, ‘빈티지 숍’ 등을 검색하면 다양한 온라인 중고 판매 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
윤리와 지속 가능성: 주변에 도움 받을 곳이 마땅치 않다면 다른 곳에 도움을 구할 수 있다. 인터넷에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단체가 무수히 많다. 엄청나게 많은 제로 웨이스트 사업이 매일 새로 생겨난다.
이 과정에는 배송도 포함된다. 배송은 그 자체로 제로 웨이스트가 아니지만 때론 온라인 구매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완벽한 순환 경제 구조가 아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물건을 구할 때는 그 물건이 자신의 가치관에 적합한지 생각해보자. 다음 질문들이 도움이 된다.
* 이 제품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 윤리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졌는가? * 환경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는가? * 이 제품을 만든 기업은 순환 경제를 지지하는가? * 내 삶을 더욱 지속 가능한 삶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가? * 고쳐서 다시 쓸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가? * 다 사용하고 나면 이 물건은 어디로 가는가?
지속 가능하지는 않지만 튼튼한 물건 구매하기: 이 방법은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때로는 이 선택 외에 다른 방법이 없을 때도 있다. 가치관과 맞지 않는 물건을 사야 한다면 오랫동안 두고 사용할 수 있는 견고한 제품인지 확인하자. 물건 구매 빈도를 줄이는 것 또한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다.
물론 말이 쉬울 뿐, 이런 식의 흑백논리는 막상 일상생활에서 접한다면 매우 어렵다. 사실 내가 당부하는 말도 어떤 상황이든지 최선의 결정을 내리도록 노력하라는 정도다. 제로 웨이스트로 살아간다는 것은 완벽한 삶을 살라는 말이 아니다. 더 나은 선택을 하라는 의미다. 충분한 정보를 가진 소비자가 되면 95%는 갖춘 셈이다.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린다면, 구매하는 물건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면, 정말 잘하고 있는 것이다!
현명한 소비
가진 물건들을 모두 정리했다면 이제 앞으로 어떻게 소비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비웠으니 다시 채워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자. 집 문턱을 넘어 들여오는 새 물건은 모두 반드시 중요하고 의미 있어야 한다.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는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소비 방식에 있다. 첫째, 우리는 지나치게 과소비한다. 둘째, 우리는 잘못된 물건을 과소비한다.
우리가 구입하는 물건들은 제대로 잘 만든 물건이 아니라서, 결국 그 끝은 쓰레기 매립지로 향한다. 우리가 매일 구매하는 물건 가운데는 규제나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곳에서 생산된 것들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물건이 잠시 사용되다가 대용량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이제 잘못된 소비 습관을 바꿔야 할 때다.
아무것도 사지 않기: 지금 사려는 그 물건이 정말로 필요한가? 어떤 구매 결정이든 오랫동안 심사숙고해서 내려야 한다. 나는 구매 결정의 순서도에 따라 생각하는 편이다.
이 순서도는 불필요한 구매를 막도록 고안되었지만 가끔 한두 가지 물건이 끝까지 통과하는 경우도 있다. 2015년 추수감사절을 준비할 때였다. 그때 우리 집에는 감자를 으깨는 도구인 포테이토 매셔가 없었다. 그래서 난 구매 결정 순서도를 따라가보았다.
* 필요한 물건인가? → 그렇다.
*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사용하는가? → 난 으깬 감자 요리를 좋아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이 도구를 사용할 것이다. * 두 가지 이상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가? → 그렇다. 감자뿐 아니라 아보카도, 삶은 병아리콩, 달걀 샐러드, 컬리플라워, 데친 토마토 등 사용할 데가 수두룩하다. * 새로운 물건인가?(이 물건만이 유일한 해결책인가?) → 포크는 포테이토 매셔만큼 효율적이지 않다. *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가? → 그렇다!
난 구매 결정 순서도의 모든 승인을 거쳐 포테이토 매셔를 샀다. 견고하게 잘 만들어진 제품으로 구매했고 그 도구를 볼 때마다 행복하다. 물건의 공급 과정을 생각하고 물건에 대해 진심으로 깊이 생각하면 그 물건이 크든 작든 상관없이 큰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집 밖에서
테이크아웃
나는 새로운 맛집을 발견하면 음식점에 가기 전에 미리 전화를 한다. 그래야 필요한 사항을 말하고 내가 다소 특이한 주문을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내가 음식을 담을 용기를 직접 가져간다고 하면 98%는 선뜻 그렇게 하라고 말한다. 미리 전화로 알려주면 거절당할 확률이 줄어들고 급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만약 개인 용기에 담아달라고 했을 때 직원이 당황하거나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냥 매장에서 먹겠다고 말한 뒤 음식을 준비해 간 개인 용기에 담아서 가져오는 방법이 있다. 나는 굳이 불필요한 설거짓거리를 만들고 싶지 않아 되도록 이 방법은 피하는 편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 방법을 사용해야 할 때가 가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