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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뇌

대니얼 샥터 지음 | 인물과사상사


도둑맞은 뇌

대니얼 샥터 지음

인물과사상사 / 2023년 2월 / 443쪽 / 23,000원





서문 - 기억은 어떻게 오류를 일으킬까?



웹사이트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는다면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유미우라시」에서, 한 소설가에게 30년 전 그를 만난 적이 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찾아와 항구 축제 기간에 유미우라를 방문했을 때 그를 만났다고 말한다. 하지만 소설가는 여성을 기억해 내지 못한다. 요즘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아 고생했기에 소설가는 기억 감퇴 때문에 이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 상황에 곤란을 느낀 소설가는 자신이 여성의 방에 찾아갔던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전해 듣고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제게 청혼하셨지요.” 여성은 기억을 떠올리며 애석해했다. 소설가는 자신이 얼마나 중대한 일을 잊고 있었는지를 알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여성은 소설가와 함께했던 시간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으며, 그와의 기억 때문에 늘 괴로웠다고 말한다.

혼란에 빠진 소설가는 여성이 떠난 후 지도에서 유미우라시를 찾아본다. 그러면서 그곳에 대한 기억과 그곳을 가게 된 이유가 떠오르지 않을까 기대한다. 하지만 어떤 지도나 책에도 유미우라는 나와 있지 않았고, 마침내 소설가는 여성이 기억을 더듬어 묘사한 그곳에 가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여성은 자신의 기억이 정확하다고 믿었지만, 사실은 완전히 잘못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이 소설에서 기억이 초래하는 여러 문제를 극적인 방식으로 보여 준다. 우리는 기억을 잊기도 하고 왜곡하기도 한다. 마음을 뒤숭숭하게 하는 기억으로 수년간 시달리기도 한다. 그런 반면 기억에 의존해 다양한 일상 업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친구와 나눈 대화, 가족과 떠난 휴가, 처리해야 할 약속이나 일, 타인과 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단어, 자신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음식, 새로운 업무에 필요한 지식 등 이 모든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 기억에 의존해야 한다. 기억이란 망각이나 왜곡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일상생활 곳곳에 깊이 스며들어 작용한다.

기억의 오류는 오랫동안 과학자들에게 흥미로운 주제였으며,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무수히 쏟아지는 기사와 책과 블로그를 보면, 분주한 삶 속에서 스트레스와 건망증에 시달리는 여러 연령대에서 기억이 중요한 건강 문제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고 새롭게 등장하는 다양한 통신 기술을 따라잡아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누군가와 만났던 일을 잊어버리거나 안경을 놓아둔 자리 혹은 낯익은 얼굴을 기억해 내지 못하는 일이 흔하게 일어난다.

최근에 설정해 둔 웹사이트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아 새로 만들어야 했던 때가 얼마나 자주 있었는가? 우리는 일상적으로 기억 감퇴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이라는 무시무시한 공포도 피할 수 없다. 참고로 2017년 알츠하이머병을 앓았던 미국의 가수 글렌 캠벨이 세상을 떠나자, 사람들은 알츠하이머병이 얼마나 끔찍한 병인지 더 잘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망각이 자신의 삶을 완전히 망가뜨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기억에 더 집착하게 되었다.

기억은 왜 불완전할까?


1990년대에 나는 기억의 불완전성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한데 모은 다음, 건망증, 실수, 왜곡이라는 광범위한 현상에 체계를 부여하려고 했다. 그래서 당시 다양한 연구 결과를 개념화할 여러 체계를 만들어 냈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는데, 결국에는 모든 것이 딱 떨어지게 설명해 줄 의식 구조를 생각해 냈다. 나는 기억의 기능 저하가 7가지 기본적인 오류로 나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을 소멸(消滅), 정신없음, 막힘, 오귀인(誤歸因), 피암시성(被暗示性), 편향, 지속성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 기억의 7가지 오류는 일상에서 늘 발생하며, 어느 누구든지 이로 인해 심각한 결과를 맞을 수 있다.

그런데 소멸, 정신없음, 막힘은 기억해야 할 것을 잊는 오류다. 다시 말해 기억하고자 하는 사실이나 사건, 생각을 머릿속에서 떠올리지 못하는 것이다. ‘소멸’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억이 희미해지거나 사라져 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몇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기억해 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6주, 6개월, 6년 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는다면, 오래된 과거일수록 기억해 내는 것이 점점 더 줄어든다. 소멸은 기억의 기본적인 특징이자 기억과 관련된 여러 문제의 원인이다.

‘정신없음’은 주의력과 기억 사이의 연결이 끊어지는 것을 말한다. 열쇠나 안경을 둔 곳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점심 약속을 잊어버리는 등 정신없음에 의해 일어나는 기억의 오류는 마음을 산란하게 하는 걱정에 정신이 팔려 기억해야 할 일에 주의를 집중하지 못해서 발생한다. 기억하고자 하는 정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진 것이 아니다. 주의가 다른 데 쏠려 있어 처음에 정보가 기억에 저장되지 않았거나 그 정보가 필요한 시점에서 제대로 탐색되지 않은 것이다. ‘막힘’은 정보를 불러오려고 애쓰지만 정보 찾기에 실패한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낯익은 사람의 이름을 기억해 내지 못한 적이 있다. 이 답답한 경험은 우리가 그 일에 주의를 집중하고 있을 때도 일어나며, 기억해 내려는 이름이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을 때도 일어난다. 그리고 그 이름이 몇 시간 후나 며칠 후에는 갑자기 정확히 떠오른다.

한편 오귀인, 피암시성, 편향, 지속성은 모두 기억의 오작동에 의한 오류다. 이를테면 어떤 형태의 기억은 머릿속에는 존재하지만, 그 내용이 부정확하거나 원하는 기억이 아닌 것이다. ‘오귀인’은 기억의 출처를 잘못 기억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환상을 현실로 오해하거나 신문에서 본 내용을 친구가 해 준 말로 잘못 기억하는 것을 말한다. 참고로 오귀인은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흔하게 일어나며, 법원의 판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피암시성’은 과거의 경험을 끄집어내려고 할 때 유도 질문이나 암시에 의해 기억이 주입되는 것을 가리킨다. 참고로 피암시성도 법원의 판결에서 특히 유의미하게 작용하며 때때로 많은 문제를 초래하기도 한다.

그리고 ‘편향’은 현재의 지식과 믿음의 과거를 기억하는 방식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이전에 겪은 경험을 수정하거나 완전히 새롭게 다시 쓰기도 하는데, 이런 현상은 지금 우리가 알거나 믿는 것에 비춰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그 결과 인생의 특정 사건이나 그보다 더 장기간 유지된 경험이 왜곡되어 묘사될 수 있다. 참고로 여기에는 과거에서 일어난 사건보다 우리의 현재 감정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이 담겨 있다. 그리고 ‘지속성’은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우고 싶은 걱정스러운 생각이나 사건을 반복적으로 떠올리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떠오르는 것을 말한다. 모든 사람이 지속성에 익숙하다. 심각한 우울증이나 트라우마와 같은 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지속성이 무기력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삶을 위협하기도 한다. 앞에서 언급한 기억의 7가지 오류 중 ‘소멸’과 ‘오귀인’에 대해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기억은 소멸된다



기억은 소리 없이 사라진다


1995년 10월 3일, 세상을 놀라게 한 판결이 나왔다. 배심원단이 O.J. 심프슨의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언한 것이다. 그의 무죄 평결에 대한 이야기는 빠르게 퍼져 나가 많은 사람을 분노하거나 기뻐하게 만들었다. 그 후 몇 주 동안 대부분 사람들이 이 이야기 말고 다른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을 정도였다. 심프슨이 받은 무죄 평결은 언제까지나 생생히 기억될 중대한 사건 같았다. 다시 말해 이 사건에 대해 들었을 때 우리가 어떻게 반응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를 정확히 기억할 것만 같았다.

당신은 이 무죄 평결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기억하는가? 아마도 기억하지 못하거나 잘못 기억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이 판결이 나온 후 연구자들은 캘리포니아의 대학생들에게 이 판결을 알게 된 구체적인 경위를 물었다. 그리고 5개월 후 대학생들에게 당시의 기억을 다시 물었는데, 그중 절반의 대학생만이 판결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정확히 기억해 냈다. 그리고 3년이 흘렀을 때는 정확히 기억하는 대학생이 30퍼센트가 안 되었고, 대학생의 절반 정도는 중대한 기억의 오류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일은 기억의 소멸 때문에 발생한다. 소멸은 시간이 흐르면서 기억이 사라지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는 소멸이 일상생활에 끼치는 영향을 종종 뼈저리게 경험한다. 기억의 소멸은 소리 없이 지속적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새로운 경험이 발생하면서 과거는 계속 희미해진다. 지금껏 심리학자들과 신경과학자들은 기억의 소멸이 왜 일어나는지 밝혀내고, 그것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왔는데, 현대적인 연구는 독일의 한 젊은 철학자가 1870년대 말 유럽을 여행하고 있을 때 프랑스 파리의 한 헌책방을 둘러보던 중 자신과 심리학의 미래를 바꿀 영감을 얻었을 때 시작되었다.

기억은 언제 희미해지는가?


이 철학자는 헤르만 에빙하우스이며, 그때 그에게 영감을 주었던 책은 구스타프 페히너가 감각 지각 연구를 위한 여러 실험 방법을 저술한 책이었다. 에빙하우스는 1878년 베를린에서 대학교수가 되었을 때, 파리의 서점에서 받았던 통찰처럼 기억도 과학적 방식으로 연구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에빙하우스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까지는 7년이 걸렸지만, 그의 논문은 향후 수많은 연구의 기초가 되었다.

에빙하우스는 열심히 외우고 또 외웠던 의미 없는 문자(심리학자들은 ‘무의미한 글자’라고 부른다) 수천 개를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 보는 실험으로 기억의 소멸을 최초로 증명해 냈다. 무의미한 글자를 목록으로 만들어 외우고 여섯 차례 자기 자신을 테스트했는데, 그 시기가 짧게는 1시간 후였고 길게는 한 달 후였다. 에빙하우스는 초기 테스트에서 기억력이 빠르게 저하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무의미한 글자들을 암기하고 9시간이 지나 외운 것의 60퍼센트 정도를 잊었던 것이다. 그 후로는 잊히는 단어가 매우 천천히 줄어들었다. 한 달 후, 에빙하우스는 암기했던 단어의 75퍼센트 정도를 잊었는데, 이는 9시간 후에 잊었던 양에 비해 그렇게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참고로 에빙하우스는 실험실이라는 통제된 공간에서 실험을 진행했는데, 이는 일상적인 삶의 복잡함과는 거리가 먼 환경이었다. 또한 연구 대상도 무의미한 글자들이어서 다채롭고 풍부한 개인의 경험과는 달랐다. 게다가 테스트를 수행한 사람도 에빙하우스 자신뿐이었다. 이렇게 한계가 뚜렷한 실험이었지만, 인간이 무의미한 글자를 어떻게 암기하고 잊는지를 보여 주는 이 140여 년 전의 발견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이 있다. 에빙하우스는 대부분의 망각이 초기에 일어나고 그 후로 속도가 점차 느려진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이는 수없이 진행된 실험을 통해 검증되었다. 현대에 와서 연구자들은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이 소멸의 핵심 특징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기억은 재구성된다


보통 직장에서 무엇을 하는가? 어제는 무엇을 했는가? 일주일 전에는 무엇을 했는가? 이 같은 질문을 제조사의 엔지니어링 부서 직원 12명에게 했을 때 직원들이 대답한 하루 전 기억과 일주일 전 기억은 큰 차이를 보였다. 직원들은 일주일 전 활동보다 하루 전 활동을 더 많이 기억했으며, 그렇게 떠올린 일주일 전 활동 중에는 일반적인 하루 일과가 많았다. 또 일반적이지 않은 활동들은 일주일 전에 일어난 일일 때보다 하루 전 일일 때 기억에 더 잘 남았다. 한편 하루 전 기억은 특정 사건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 것에 가까웠다면, 일주일 전 기억은 일반적인 사건을 포괄적으로 묘사한 것에 가까웠다. 이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는 다른 실험연구들도 있는데, 이 연구들을 보면 언제 어디에서 사건이 일어났는지,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에 대한 기억이 유독 빨리 잊혔다.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에서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의 기억은 비교적 구체적인 형태로 기록되므로 우리는 완벽하지 않아도 꽤 정확하게 과거를 기억해 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부 내용은 서서히 사라지고 이후 비슷한 경험을 통해 생겨난 간섭이 기억을 희미하게 만든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과거의 사건이나 늘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기억에 더욱 의존하게 되고, 간섭뿐만 아니라 추측까지 동원해 세부 내용을 재구성하려고 하는데, 기억의 소멸은 과거의 사건을 그대로 재현하는 구체적인 기억이 그것을 재구성하는 일반적인 묘사로 점차 변화해 가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지식에 근거해 과거의 사건을 재구성하려 할 때, 우리는 편향의 영향을 받기가 더 쉬워진다. 이때 현재의 지식과 신념이 과거의 사건에 대한 기억에 스며드는 것이다. 소멸과 편향이 결합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다음 사례를 참고하기 바란다. 한 경영 컨설턴트가 나에게 어느 회의에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해 준 적이 있었다. 대기업 직원이 자기 회사의 CEO와 여러 해외 투자자가 참석한 자리에서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이 직원은 고객사의 상황과 관련된 이야기를 늘어놓았는데, 특정 패스트푸드 체인이 어떻게 가격 인상 전략을 취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는 직원의 기억 속 한두 해 전 사건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하지만 직원은 과거의 기억에 기대기보다는 자신도 모르게 현재의 지식에서 얻은 세부 내용을 재구성해 버렸다.

사실 그 패스트푸드 체인은 가격을 인상한 적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예전에 그 패스트푸드 체인의 임원이었던 사람이 불편한 기색으로 몸을 들썩거렸다. “직원이 말하는 동안 그 임원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어요.” 경영 컨설턴트가 그때 일을 떠올리며 말했다. “직원이 이야기를 끝내자 그 임원은 동료에게 속삭이듯 말을 했는데, 유감스럽게도 회의실 반대편까지 들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어요. ‘저 사람은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네요. 그 패스트푸드 체인은 가격을 올린 적이 없어요.’” 당황한 직원은 긴장한 나머지 세부 내용을 기억하지 못했고,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던 것이다.

기억은 어디에 숨어 있을까?


하루가 지나면 기억할 수 있지만, 1년이 지나면 기억할 수 없는 경험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완전히 사라지는 걸까? 아니면 독특한 목소리나 자극적인 냄새처럼 그 경험을 상기시키는 단서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며 숨어 있는 것일까? 기억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 질문들을 둘러싸고 수십 년 동안 토론을 해 왔다.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두 시나리오 모두 부분적으로 맞다는 것이다. 인간 외의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여러 신경생물학 연구를 통해 망각이 가끔은 정보의 손실을 의미한다는 증거가 점차 많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 신경생물학자의 말에 따르면, 기억은 여러 뉴런 사이의 연결 강도가 변화하면서 부호화된다. 우리가 어떤 사건을 경험하거나 새로운 사실을 습득할 때 뉴런들을 잇는 시냅스에서 복잡한 화학 변화가 일어난다. 여러 실험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 변화들이 소멸될 수도 있음을 보여 준다. 그렇기에 기억을 부호화하는 신경 연결은 에빙하우스의 망각 곡선처럼 약해질 수도 있다. 그것은 이후에 경험을 회상하고 이야기함으로써 강화되지 않으면 결국 기억이 불가능할 정도로 약해진다.

그러나 수많은 연구를 보면, 잊어버린 듯 보이는 정보가 경험을 최초로 부호화했던 방식을 기억나게 하는 단서로 인해 복구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시간이 흐르고 간섭이 증가하면서 정보는 점차 사라지는데, 마침내 강력한 단서만이 거스를 수 없을 것만 같은 소멸을 막을 수 있다. 이때 이 단서는 계속 약해지는 신경 연결에서 남아 있는 경험의 편린들을 되살리는 역할을 한다.

네덜란드의 심리학자 빌렘 바게나르는 개인적인 기억을 대상으로 진행한 일기 쓰기 연구에서 이것을 정확히 증명해 냈다. 바게나르는 4년 동안 매일 특별한 사건에 대해 누가 사건과 관련되어 있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언제 어디에서 사건이 발생했는지, 더 나아가 그 사건만의 특징적인 세부 사항을 기록했다. 바게나르는 일기를 쓰는 동안에 자신의 일기를 다시 보지 않았다. 이 일기 쓰기를 끝낸 다음에 다양하게 조합된 단서(누가, 무엇을, 언제, 어디에서)를 가지고 자신의 기억을 테스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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