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키즈 상위 1퍼센트의 비밀
남궁용훈 지음 | 태인문화사
하버드 키즈 상위 1퍼센트의 비밀
남궁용훈 지음
태인문화사 / 2023년 1월 / 352쪽 / 18,000원
하버드 언어 교육이 지금 필요한 이유
언어 교육은 미래를 여는 힘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요?: 변화의 환경에서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고,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요?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문제 처리를 위한 창의성을 키워야 합니다. 그러면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창의성 교육을 해 줄까요? 아쉽지만 교육은 바뀌었지만 학교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안 됩니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아 가는 탐구와 질문을 하고 토론을 해야 창의성이 발현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입시 교육이 우선인 지금의 학교에서는 미래와 현재를 대비하는 교육을 못 합니다. 미래 사회에 아이들이 적응하여 살아가는 것보다, 아이들을 대학에 얼마나 많이 입학시키느냐는 정량적 수치가 더 중요합니다. 결국, 학교에서는 창의성 교육을 받기 어렵습니다.
군인과 근로자를 만들기 위한 학교: 우리 학교 교육은 프러시아(프로이센)의 교육 제도를 따랐다는 것이 정석입니다. 프로이센 교육은 군인과 직업 노동자를 양성하기 위해 만든 교육입니다. 일본은 이 프로이센 교육 방식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식민 통치하의 우리나라에 이식했습니다. 이 교육에 맞춰 생각 없이 지시대로 잘 따라 하는 아이가 칭찬받았습니다. 학년이 지날수록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렸습니다. 선생님 말씀이면 무조건 복종하고 던져 주는 지식을 암기하기만 했습니다. 이런 군대식 학교에서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요?
해결책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교육이에요: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교육과 변화의 바탕이 되는 기본과 기술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입니다. 모든 공부의 바탕이 되는 기술입니다.
듣기와 읽기는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입니다. 듣기와 읽기 기술 능력을 배양한다면 변화의 시대에 훌륭히 적응할 수 있습니다. 만일 급변하는 환경에 어느 날 내가 배운 기술이 필요 없게 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문제없습니다. 듣기와 읽기 기술에 훈련되어 또 다른 기술과 학문을 발 빠르게 습득할 수 있습니다. 변화에 빨리 적응합니다.
말하기, 쓰기는 지식을 종합하여 표현하는 능력입니다. 말하기와 쓰기를 하려면 먼저 나의 지식을 종합해야 합니다. 종합하는 과정에서 내가 어떤 지식을 모르고 아는지 깨닫습니다. 지식을 종합적으로 구성하는 행위는 창조 행위입니다. 새로운 말과 글을 구성하는 것은 종합 창조입니다. 표현만으로 자신도 모르게 창조를 위한 연습을 합니다.
대학을 목표로 하는 공부를 떠나서 사회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공부를 해야 합니다. 지식의 습득 과정을 즐겨야 합니다. 즉, 자발적 공부와 지속적인 공부를 해야 합니다. 이것에 바탕이 되는 공부가 바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무너지지 않는 탑을 쌓는 데 바탕이 되는 기단을 놓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 기단은 언어 능력으로 놓을 수 있습니다.
내가 책을 읽고 아이에게 책 한 권을 권하는 것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은 후에 아빠나 엄마와 간단히 책에 관해 이야기하고 더 나아가 책 뒷면에 느낌을 3줄 적으면 끝입니다. 많은 것을 준비할 필요도 없고 돈을 쓰지도 않습니다.
듣기는 언어 교육의 시작
책 읽어 주기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아기는 뱃속에서도 다 듣고 기억해요: 태아에게 말을 해 주고, 동화를 읽어 주는 것이 효과가 있을까요? 태아는 다 듣고 이야기 맥락도 알고 있다는 것이 답입니다.
이 궁금증에 대해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 카틀렌 베름케(Kathleen Wermke) 박사 연구팀이 신생아의 울음소리를 분석하는 연구를 했습니다. 연구진은 디지털 녹음기를 이용하여 수백 시간에 걸쳐 프랑스와 독일의 생후 2~5일 된 갓난아기 60명의 울음소리를 녹음했습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이 울음소리를 분석했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프랑스 아기들의 울음소리는 프랑스어 사용자들의 억양처럼 처음엔 낮았다가 점점 커졌습니다. 반면에 독일 아이들은 독일어 사용자들의 말투처럼 울음소리가 처음엔 높았다가 낮아졌습니다. 연구진은 이 아기들이 임신 마지막 몇 달 동안 어머니의 음성을 쭉 듣고 있다가 이제는 말을 할 준비 과정으로 그 억양을 흉내 내고 있는 것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태아는 엄마의 말을 계속 듣는 것을 알았습니다. 심지어 흉내뿐만 아니라 동화까지 기억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1986년, 안소니 드카스페와 멜라니 스펜스가 연구했습니다. 12명의 임산부에게 임신 마지막 6주 동안 하루에 2번씩 <모자 쓴 고양이> 동화를 읽어 줬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난 지 2~4일 뒤, 아기에게 <모자 쓴 고양이>와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동화 문장을 들려줬습니다. 이 두 이야기를 번갈아 들려주면서 ‘가짜 젖꼭지 빨기’ 방법으로 아기 반응을 관찰했습니다. 젖꼭지를 늦게 빨 때 〈모자 쓴 고양이>를 읽어 주고, 빨리 빨 때는 다른 동화를 읽어 주었습니다.
아기를 관찰한 결과,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읽어 줬던 <모자 쓴 고양이>를 읽어 주니 아이가 젖꼭지를 느리게 빠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저 엄마 목소리에 반응하는 게 아닌가 싶어 다른 여자에게 부탁하여 읽어 줬습니다. 이때도 아기는 <모자 쓴 고양이>를 더 듣고 싶어 했습니다. 아기가 단순히 엄마 목소리를 기억하는 것보다 한 차원 높은 언어적 감각을 지닌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이의 청각이 완성되는 시기는 임신 7개월 정도입니다. 이때부터는 엄마의 정서적인 안정뿐만 아니라 아기의 감성을 위해 책을 읽어 줘야 합니다. 아빠가 읽어 주면 엄마가 읽어 주는 것보다 더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책은 아빠가 읽어 줘야 효과가 높아요: 하버드대 연구팀은 430가구를 대상으로 아빠가 책을 읽어 주는 가정과 엄마가 책을 읽어 주는 가정, 이렇게 두 팀으로 나눠 책 읽어 주기와 인지 발달 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했습니다. 결과는 아빠가 책을 읽어 준 집단의 독서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빠가 책을 읽어 줄 때 엄마보다 더 다양한 어휘와 경험을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자료는 2004년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자료입니다. 만 7세 아동 3,3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빠가 책을 읽어 준 아이들이 읽기 성적이 더 높았고 정서적 문제를 겪을 확률이 낮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제 아빠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아빠도 책임감으로 같이 태교를 해야 합니다. 아내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아내의 손을 잡고 도서관으로 가십시오. 그림책을 하나하나 펼쳐 보며 아내와 이야기를 하십시오.
말하기는 생각의 정리
산책은 아이와의 대화 시간, 아이와 함께 산책하라
산책은 뇌 활동을 촉진해요: 아이에게 산책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선 산책의 일반적 효과를 3가지 과학적 사례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첫째로, 걷기에 따른 근육과 뇌의 반응에 대해 먼저 말하겠습니다. 걷기를 시작하면 심장은 평상시 1분 동안 5리터의 혈액을 흘려 보내던 것을 약 10배 더 흘려 보냅니다. 산소와 영양소를 더 많이 받은 뇌는 활동을 더 원활히 합니다. 이런 효과 때문에 우리는 문제가 있을 때 산책을 하면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새로운 혈액이 뇌에 공급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불현듯 해답을 찾아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번째로 쥐를 이용한 실험을 소개하겠습니다. 미국 버클리대학교 마크 로젠즈 웨이그와 매리언 다이아몬드 박사의 실험입니다. 환경과 경험이 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알아보는 실험이었습니다. 그들은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첫째 그룹 쥐들에게는 장난감을 주고 서로 어울리게 했습니다. 두 번째 그룹의 쥐들에게는 그냥 지내게 했습니다. 결과는 예상대로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쥐의 뇌가 그냥 있던 쥐의 뇌보다 더 두터웠습니다. 자극이 쥐의 뇌를 두껍게 하여 영리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소개하겠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세멜 신경과학 및 인간행동 연구소’의 프레바 싯다르트 박사팀의 연구입니다. 신체 활동이 뇌 두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조사했습니다. 매일 4천 보 이상 걷는 그룹과 4천 보 미만을 걷는 그룹으로 나누어 비교했습니다. 결과는 매일 4천 보 이상 걷는 그룹의 해마 두께가 훨씬 두꺼웠습니다. 주변의 뇌 조직 두께도 더 두꺼웠습니다. 해마는 학습하고 기억하는 기능을 하는 중요한 기관으로 손상되면 새로운 정보를 기억할 수 없습니다.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머리가 좋아집니다.
산책 시간은 아이와의 또 다른 대화 시간이에요: 이렇게 가벼운 걷기와 산책은 두뇌 활동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이런 사례에 더해 아이들에게는 4가지 부수적인 효과를 더 얻을 수 있습니다.
첫째, 산책하며 많이 걷는 것이 아이의 기초 체력이 됩니다. 가게야마 히데오가 쓴 『공부습관 열 살 전에 끝내라』에서는 버스를 타고 올 때 한 정거장 앞에서 내려서 걸어오는 것을 추천합니다. 더하여 학교 갈 때도 걸어서 가는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이의 초등학교 기초 체력을 위해서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만들어진 체력이 고등학교 때까지 갑니다. 아이가 어리고 시간이 있을 때 기초 체력을 길러 놔야 합니다.
둘째, 부모로부터 예절을 배울 수 있는 시간입니다. 산책하러 나가면 다양한 사람을 만납니다. 부모가 경비 아저씨에게 인사하면 아이는 이것을 보고 어른에게 인사해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레 체득합니다.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부모가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행동을 보고 아이는 저절로 예절 바른 아이가 됩니다.
셋째, 오감이 풍부한 아이가 됩니다. 집에 있다가 나오면 바람이 붑니다. 바람에 꽃 냄새가 실려 옵니다. 이렇게 주변 정취에 젖어 들려는 순간 차 소리가 들려오며 흥을 깹니다.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을 온몸으로 느낍니다. 도둑고양이가 뛰어가는 걸 보면 무서움이 듭니다. 집이 없어 방황하는구나 하는 측은지심도 느낍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오감이 풍부한 아이가 됩니다.
넷째, 마지막으로 상상력과 어휘력이 풍부하게 됩니다. 산책하면 앞서 말한 뇌의 혈류량이 증가하고 오감이 열립니다. 아이의 뇌가 활발히 활동하며 상상력이 폭발합니다. 갑자기 아빠와 엄마에게 물음이 많아집니다. 아이가 물으면 먼저 말하지 말고 이렇게 대답합니다. “○○이는 왜 그렇게 생각한 거야?” “○○이는 어떻게 생각해?” 아이는 사랑하는 부모님의 물음에 성의껏 대답하고 논리정연하게 말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런 과정이 아이의 말하기 연습이 됩니다.
읽기는 통찰의 원천
다섯 가지 원칙으로 독서 습관을 바르게 잡아라
독서를 하는 5가지 원칙: 아이가 초등 1학년이 되면 글을 배워 혼자 교과서를 읽기 시작합니다. 이때 독서 습관을 잘못 잡아 주면 아이가 독서에 흥미를 잃을 수 있고 책을 읽어도 내용을 이해 못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낭독과 함께 아이 읽기 독립을 도와주는 데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5가지 기준으로 나눠 보겠습니다.
첫째, 아이가 좋아하고 재미있어하는 책을 읽게 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가끔 무시합니다. 공부와 연계된 도서를 읽어야 공부를 잘할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강요합니다. 아이에게 책의 선택권을 줘야 합니다. 주말에 도서관이나 중고 서점에 가서 아이가 책을 선택하게 합니다.
아이가 아직 독서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면 부모가 재미있는 책을 읽어 보고 추천해 주십시오. 초등 도서는 어른이 봐도 재미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말괄량이 삐삐』는 어린이 소설입니다. 반드시 부모가 읽었을 때 재미있는 책을 추천해야 합니다. 읽어 보고 아빠, 엄마가 먼저 책 뒷장에 서평을 간단히 쓰십시오. 다음은 아이가 씁니다. 서평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아이가 학습 만화책을 고르면 거부하십시오. 흥미 위주 이야기로 아이들이 이야기 흐름만 따라가고 설명하는 긴 지문은 읽지 않고 넘겨 버립니다. 단편 지식이다 보니 글을 읽고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이 퇴보합니다. 전집은 사지 말고 서점에서 단권으로 사십시오. 한 권씩 읽고 책장에 꽂습니다.
둘째, 천천히 읽어야 합니다. 책은 음미하고, 이해 안 되면 다시 읽고, 어려운 어휘가 나오면 앞뒤 문맥으로 유추하여 알아 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권수를 정해 놓고 읽다 보면 아이들은 읽기를 과제로 생각하고 빨리 해결하려 합니다. 빨리 읽고 놀려고 대충 보고 읽었다고 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책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는 안으로 썩고 있습니다. 시간은 시간대로 소모하고요.
둘째가 4학년 때 한 살 터울 형과 함께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혔는데 형보다 빨리 읽었습니다. 물어보면 대충 대답을 비슷하게 하지만 핵심 주제를 짚어 내지 못했습니다. 해결 방법으로 목차별 한 줄 쓰기를 시켰습니다. 한 목차를 읽고 주제를 1~3줄로 적게 했습니다. 두 권 정도 시키고 서평 쓰기를 시켰더니 독서 습관이 바르게 잡혔습니다. 서평을 통해 자신이 바르게 읽었는지 자신의 독서 습관이 바른지 확인합니다.
셋째, 책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아빠와 엄마, 아이가 한 권의 책을 읽고 대화를 합니다. 이야기의 깊이가 더욱 깊어지고 많은 여운이 남습니다. 서평을 써야 하는 아이에게는 서평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넷째, 책을 읽을 때는 스마트폰을 꺼야 합니다.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실시한 연구에서 몰입을 깨는 방해가 30초밖에 안 되더라도 다시 공부나 독서에 몰입할 때까지 20분 이상이 걸린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몰입을 지속해서 방해받으면 아이는 몰입을 배울 수 없습니다.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독입니다. 최대한 늦게 줘야 하고 최소한 집에 오면 꺼야 합니다.
다섯째, 아이의 독서 습관은 종이책으로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종이책은 오감으로 책을 읽습니다. 중요한 것은 종이책이 전자책보다 집중도가 높습니다. 비교 실험에 따르면 종이책이 전자책보다 가독성이 6% 높게 나타났고, 똑같은 내용을 읽고 오답을 측정하는 실험에서 종이책이 오답이 적게 나왔습니다. 또한 종이책을 읽을 때는 집중할 때 나오는 베타파가 나왔지만, 전자책을 읽을 때는 긴장할 때 나오는 하이베타파가 나왔습니다. 종이책이 전자책보다 모든 것이 우세했습니다.
고전 읽기는 읽기의 완성
고전, 어려운 것은 덮고, 읽기 쉬운 것부터 읽어라
읽기 어려운 고전은 포기하세요: 일단 쉬운 고전부터 읽혀야 합니다. 고전에 대한 이런 말이 있습니다. ‘고전은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읽기 어려운 책이다.’ 독서에 취미가 있기 전에는 이 말을 믿었습니다. 그러나 책을 많이 읽다 보니 알게 되었습니다. 고전은 읽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원인은, 남들에게 보여 주고 자랑하기 위해 고전을 읽을 때 생기는 현상이라는 것을요.
서양 고전 중에 《파우스트》와 《신곡》이 있습니다. 이 고전들에 대한 서평을 보면 ‘인생을 깨쳤느니’, ‘신에 대한 존경심을 느꼈다느니’ 하는 서평이 주를 이룹니다. 저자도 이 책이 ‘세상을 통달하고 신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라는 믿음에 의기양양하게 읽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걸려 읽기를 완수했지만, 아무런 감명을 받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조차 파악도 못 했습니다. 읽은 것이 아니라 글자만 본 것이 되었습니다. 도저히 책이 읽히지 않아 결국 줄을 쳐가면서 소리내어 읽었습니다. 심지어 읽는 동안 내가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의문도 들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줄거리를 찾아 읽고 나서야 ‘아, 이게 그 이야기였구나.’ 하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후유증이 심했습니다. ‘아직 나는 책을 읽는 공력이 안 되었구나.’ 하는 자괴감에 빠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