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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

토머스 불핀치 지음 | 스타북스


그리스 로마 신화

토머스 불핀치 지음

스타북스 / 2022년 10월 / 504쪽 / 18,000원





프로메테우스와 판도라


땅과 바다와 하늘이 창조되기 전에는 만물이 다 한 모양이었으니, 우리는 이것을 카오스(혼돈)라고 부른다. 이 카오스는 형태 없는 혼란의 덩어리요, 죽어 있는 물질에 불과하였으나 그 속에는 여러 사물들의 종자가 잠자고 있었다. 즉, 땅도, 바다도, 공기도, 한데 혼합되어 있었다. 그래서 땅은 아직 고체가 아니었으며, 바다는 액체가 아니었고, 공기는 투명하지 않았다. 마침내 산과 자연이 개입하여 땅을 바다와 분리하고 다시 하늘을 분리하여 이 혼란을 끝맺었다. 그때 타오르던 부분이 가장 가벼웠기 때문에 날아올라 가서 하늘이 되었다. 공기는 무게와 장소에 있어서 그다음을 차지했다. 땅은 이들보다도 무거웠기 때문에 밑으로 가라앉았다. 그리고 물이 제일 낮은 곳으로 내려가 육지를 뜨게 했다.

이때 어떤 신이 - 그것이 어떤 신인지는 알 수 없지만 - 있는 힘을 다하여 여러 가지로 이 육지를 정리하고 배열했다. 그는 강과 만에 그 장소를 지정하고 산을 일으키고 골짜기를 파고, 숲과 샘과 비옥한 논밭과 돌이 많은 벌판을 여기저기에 배치했다. 공기가 청명하게 되자 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고기는 바다를, 새는 공중을, 네발짐승은 육지를 각기 제 것으로 삼았다.

그러나 고등 동물이 필요하여 인간이 만들어졌다. 창조의 신이 인간을 만들 때 신적인 재료를 사용하였는지, 아니면 하늘로부터 방금 분리된 흙 속에 어떤 하늘의 종자가 아직 잠재하고 있었을 무렵 그 흙을 사용하였는지 분명하지 않다. 어쨌든 프로메테우스는 이 대지에서 흙을 조금 떠내어 물로 반죽하여 인간을 신의 형상과 같이 만들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직립 자세를 주었으므로 다른 동물은 다 얼굴을 밑으로 향하고 땅을 보았으나 인간만은 하늘로 향하고 별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이 창조되기 전에 지상에 거주하고 있던 거인족인 티탄 신족의 한 신이었다. 이 프로메테우스와 그의 동생 에프메테우스는 인간을 만들거나, 인간과 그 밖의 다른 동물들에게 그들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능력을 주는 등의 일을 위임받고 있었다. 에피메테우스가 이 일에 착수하였고, 프로메테우스는 이 일이 다 되면 그것을 감독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에피메테우스는 상이한 동물들에게 용기ㆍ힘ㆍ속도ㆍ지혜 등 여러 가지 선물을 주기 시작하였다. 어떤 동물에게는 날개를 주고 다른 동물에게는 손톱이나 발톱을 주고 또 다른 동물에게는 몸을 덮는 패각을 주었다. 그러나 만물의 영장이 될 인간의 차례가 오자 에피메테우스는 이제까지 그의 자원을 전부 탕진하였으므로 인간에게는 줄 것이 남아 있지 않았다. 당황한 그는 형인 프로메테우스에게 달려가 도움을 청했다.

프로메테우스는 아테나의 도움을 받아 하늘로 올라가서 태양의 이륜차에서 그의 횃불에 불을 옮겨 붙여, 그 불을 가지고 인간에게로 내려왔다. 이 선물 덕택으로 인간은 다른 동물보다 월등한 존재가 되었다. 인간은 이 불을 무기로 사용하여 다른 동물을 정복할 수가 있었고, 도구를 만들어 토지를 경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또 거처를 따뜻하게 하여 기후가 다소 추운 곳에서도 살 수 있었고, 나아가서 여러 예술 작품을 창조했고, 상거래의 수단이 되는 화폐도 만들 수 있었다.

여자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제우스가 여자를 만들어서 프로메테우스와 그의 동생에게 보냈다고 한다. 그것은 두 형제에게는 하늘로부터 불을 훔친 죄를 벌하기 위함이요, 인간에 대해서는 그 선물을 받았다는 죄를 벌하기 위해서였다. 최초로 만들어진 여자는 판도라라고 불리었다. 그녀는 하늘에서 만들어졌는데 아프로디테는 그녀에게 미를 주었고, 헤르메스는 설득력을, 아폴론은 음악 등을 주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판도라는 지상으로 옮겨져 에피메테우스에게 주어졌다. 그는 형 프로메테우스로부터 제우스와 그의 선물을 경계하라는 주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기꺼이 아내로 받아들였다.

에피메테우스는 그의 집에 한 개의 상자를 가지고 있었다. 그 속에는 어떤 해로운 물건이 들어 있었는데, 그것은 인간에게 새로운 주거를 만들어 줄 때는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자 속에 넣어 두었다. 판도라는 이 상자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어느 날 그녀는 상자 뚜껑을 열고 들여다보았다. 그러자 곧, 불운한 인간을 괴롭히는 무수한 재앙들이 상자 속에서 빠져나왔다. 이를테면 육체를 괴롭히는 통풍ㆍ류머티즘ㆍ복통 등이, 그리고 정신을 괴롭히는 질투ㆍ원한ㆍ복수 등이 멀리 사방팔방으로 날아갔다. 판도라는 놀라 재빨리 뚜껑을 덮었으나 이미 상자 속에 들어 있던 것들은 다 날아가고, 오직 하나만이 맨 밑에 남아 있었는데, 그것은 ‘희망’이었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어떤 재난에 처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이 때문인 것이다. 희망을 가지고 있는 한 어떠한 재난도 우리를 절망하게 만들지는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이야기에 의하면, 판도라는 제우스의 호의로 인간을 축복하기 위하여 보내졌다고 한다. 판도라의 결혼을 축복하기 위하여 여러 신들이 선사한 선물들이 들어 있는 상자를 받았다. 그녀가 무심코 그 상자를 열었더니 선물이 다 달아났고, 오직 희망만이 남았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가 더 진실에 가까운 것 같다. 왜냐하면 ‘희망’이란 매우 값지고 소중한 것이므로 그것이 앞선 이야기처럼 재난이 가득한 상자 속에 함께 들어 있었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세상에 사람들이 살게 되었는데 그 최초의 시대는 죄악이 없는 행복한 시대로서 ‘황금시대’라고 불리었다. 법률이란 강제에 의하지 않고서도 진리와 정의가 행하여졌고, 위협하거나 벌을 주는 관리도 없었다. 그 무렵에는 아직 배를 만들 목재를 얻기 위하여 산림이 벌채되는 일도 없었고 마을의 주변에 성곽을 쌓는 일도 없었다. 칼이나 창이나 투구 같은 것도 없었다. 대지는 인간이 밭을 갈고 씨를 뿌리며 노동하지 않더라도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산출하였다. 항상 봄의 계절이 지배하였고, 꽃은 씨를 뿌리지 않아도 피었으며, 강은 우유와 술과 더불어 흐르고 상수리나무로부터 황금빛 꿀이 떨어졌다.

다음에는 ‘은의 시대’가 왔다. 이 시대는 ‘황금시대’만은 못하지만, 다음에 오는 ‘청동 시대’보다는 나았다. 제우스는 봄을 단축하고 일 년을 네 계절로 나누었다. 그때부터 인간은 추위와 더위를 참고 견뎌야만 했고 비로소 집이 필요하게 되었다. 동굴이 최초의 집이었고, 숲속의 나뭇잎으로 덮인 은신처가 나뭇가지로 엮어 만든 오두막집으로 주거가 바뀌었다. 이제는 농작물도 재배하지 않으면 성장하지 않았다. 농부는 씨를 뿌리지 않으면 안 되었으며 소는 쟁기를 끌지 않으면 안 되었다.

다음에는 ‘청동 시대’가 왔는데 이 시대는 사람의 기질이 전 세대보다 훨씬 거친 시대였고, 걸핏하면 무기를 들고 싸우려는 시대였다. 그러나 아직도 그토록 사악하지는 않았다. 가장 무섭고 나쁜 시대는 ‘철의 시대’였다. 죄악은 홍수처럼 넘쳐흘렀고, 겸양과 진실과 명예도 헌신짝처럼 사라졌다. 그 대신 사기와 간지(奸智)와 폭력과 사악한 야욕이 나타났다. 뱃사람은 바람에 돛을 달고, 산에서 수목을 벌채하여 배의 용골을 만들고, 해면을 소란스럽게 했다. 이제까지는 공동으로 경작되던 땅이 분할되어 사유 재산이 되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은 땅의 표면에서 산출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그 내부까지 파서 광물을 끄집어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리하여 유해한 철과 더욱 유해한 금이 산출되었다. 철과 금을 무기로 하여 전쟁이 일어났다. 손님은 그의 친구 집에 있어도 안전하지 못하였다. 자식들은 재산을 상속받기 위하여 부친의 죽음을 바랐다. 가족의 사랑도 땅에 떨어졌다. 대지는 살육의 피로 물들었고 신들은 하나하나 대지를 저버렸는데, 정의의 여신인 아스트라이아만이 남아 있다가 마침내 이 여신마저 떠나 버렸다.

제우스는 이런 상태를 보고 크게 노하여 신들을 불러 회의를 소집하였다. 신들은 주신의 소집에 응하여 하늘의 표면을 가로질러 뻗쳐 있는 길을 달려 궁전으로 향했다. 청명한 밤이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이 길은 은하라고 불리어졌다. 이 길가에 유명한 신들의 궁전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공중의 일반 서민들은 길 양쪽에서 훨씬 떨어져서 살고 있었다. 제우스는 신들이 모두 모이자 먼저 지상의 무서운 상태를 설명하고 나서 자기는 그 주민들을 다 멸망시킨 후 그들과는 다른, 그리고 그들보다 더 살 가치가 있고 신을 더 숭배하는 새로운 종족들을 만들 작정이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동시에 제우스는 번개를 손에 잡고 그것을 이 세계에 던져 불태워 버리려고 하였다.

그러나 불이 일어나면 하늘도 화재의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깨달은 제우스는 계획을 바꾸어 세계를 물에 빠지게 하려고 하였다. 그는 비구름을 불러서 흩어지게 하는 북풍을 사슬로 붙들어 매고 남풍을 보냈다. 순식간에 온 하늘은 암흑으로 뒤덮였다. 구름이 사방에서 몰려와 굉장한 소리를 내며 서로 부딪쳤다. 비가 폭포처럼 쏟아졌다. 곡식은 쓰러지고 한 해 동안의 농부의 노동은 순식간에 수포로 돌아갔다.

제우스는 자기의 물만 가지고는 성이 차지 않아, 바다의 신인 형 포세이돈을 불러 그의 물로 도와주기를 청했다. 포세이돈은 강을 범람시키고 그 물로 대지를 덮었다. 동시에 그는 지진을 일으켜 뒤흔들었고 대양의 역류가 해안을 휩쓸게 하였다. 가축과 인간, 그리고 가옥이 유실되고 신성한 담으로 둘러싸였던 지상의 신전들까지도 더럽혀졌다. 유실되지 않은 큰 건물들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물속에 잠겼고, 그 높은 탑까지도 물속에 잠겼다. 이제 모든 것은 바다가, 해변이 없는 끝없는 바다가 되었다. 여기저기 돌출한 산정에는 간혹 사람이 남아 있고, 최근까지 쟁기질을 하던 곳을 보트를 타고 소수의 사람들이 노를 저었다.

물고기들은 나뭇가지 사이에서 헤엄을 치고 닻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원이었던 곳에 던져졌다. 온순한 양이 조금 전까지 놀고 있던 곳에는 사나운 물개가 뛰놀았다. 늑대는 양 사이에서 헤엄치고, 누런 사자와 범은 물속에서 몸부림쳤다. 물속에서는 멧돼지의 힘도, 사슴의 재빠름도 소용이 없었다. 새들은 날다 힘이 빠져도 앉아 쉴 곳이 없기 때문에 물속으로 떨어졌다. 물난리를 면한 생물들도 마침내는 굶어 죽었다.

모든 산 중에서 오직 파르나소스산만이 물 위에 솟아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는 프로메테우스의 아들 데우칼리온과 그의 아내 피라, 즉 에피메테우스의 딸이 피난해 있었다. 남편은 정직한 사람이었고 아내도 신들을 충실히 숭배하였다. 제우스는 이 부부 이외에 살아남아 있는 자가 한 사람도 없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흠잡을 데 없는 생애와 경건한 태도를 돌이켜보고는 북풍에 명령하여 구름을 쫓고 공중을 지상에, 지상을 공중에 나타나게 하였다. 포세이돈도 아들 트리톤에게 소라고둥을 불어 물에게 퇴각을 명하게 하였다. 물은 복종하였고 바다는 해안으로 돌아가고 강은 하상으로 돌아갔다. 그때 데우칼리온은 피라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 아내여, 생존해 있는 유일한 여인이여. 우리는 사촌 형제간인 혈연과 결혼의 인연으로 맺어졌고, 지금은 공동의 위험에 의해 맺어졌소. 우리가 조상 프로메테우스와 같은 힘을 갖고 그가 처음에 새로운 종족을 만든 바와 같이 그걸 갱생시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소. 그러나 이 일은 우리의 힘에 겨운 일이므로 저기 있는 신전에 가서 신들에게 우리는 앞으로 무얼 해야 좋을지 물어보기로 합시다.”

그들은 신전으로 들어갔다. 그 신전은 더러운 이끼들로 덮여 있었다. 두 사람이 제단에 접근해 보니 거기에는 성화도 불타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땅에 엎드려서 테미스 여신에게 어떻게 하면 지금의 이 비참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가르쳐 주십사 기도를 올렸다. 그러자 신탁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머리에 베일을 쓰고 옷을 벗고 이 신전을 떠나라. 그리고 네 어머니의 뼈를 네 뒤에 던져라.” 그들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피라가 먼저 침묵을 깨뜨리고 말했다. “저희들은 복종할 수 없습니다. 저희들은 감히 부모의 유골을 더럽힐 수 없습니다.”

그들은 나뭇잎이 우거진 그늘 밑으로 가서 신탁에 대하여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마침내 데우칼리온이 입을 열었다. “내 생각이 틀리지 않는다면 신탁의 명령에 복종해도 불효가 되지 않으리라 믿소. 대지는 만물의 위대한 어머니이고 돌은 그 뼈요. 그러므로 우리는 이걸 뒤에 던지기만 하면 되오. 내 생각으로는 이게 신탁의 인도인 것 같소. 어쨌든 그렇게 해 봐도 나쁠 건 없을 것 같소.”

그들은 얼굴을 베일로 가리고 옷을 벗고 돌을 주워 뒤로 던졌다. 그러자 돌은 말랑말랑해져서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였다. 돌들은 점점 마치 조각가의 손에 반쯤 조각된 돌덩이와 같이 인간의 형상과 비슷한 모양을 갖추었다. 돌의 주변에 있던 습기 찬 진흙이 살이 되었고 돌 부분은 뼈가 되었다. 즉, 돌의 결은 그대로 혈관이 되었다. 그리고 남자의 손으로 던져진 돌은 남자가 되었고 여자의 손으로 던져진 돌은 여자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종족은 오늘날 우리 자신에게 볼 수 있는 것처럼 튼튼하고 또 노동에도 잘 견딜 수 있는 종족이 되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예로부터 시인들이 즐겨 시제로 삼아 왔다. 그는 인류의 벗으로서 제우스가 인류에 대하여 노하였을 때 인류로 표현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제우스의 의지에 배반했으므로, 신들과 인간들의 통치자인 제우스의 분노를 샀다. 그래서 제우스는 그를 카우카소스산 위의 바위에 쇠사슬로 묶어 놓았다. 독수리가 와서 그의 간장을 쪼아 먹었는데, 쪼아 먹으면 바로 또 생겨나 그의 고통은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만약 그가 제우스의 뜻에 복종하였더라면 이러한 고통스러운 형벌을 당장 종료시킬 수가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제우스의 왕위의 안전에 관한 비밀을 알고 있었고, 만약 이 비밀을 제우스에게 알려 주었더라면 곧바로 그의 총애를 받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이와 같은 짓을 경멸하였고 결국 그는 부당한 수난에 대한 영웅적인 인내와 압제에 반항하는 의지의 상징이 되었다.



신을 능가한 인간 헤라클레스


헤라클레스:
헤라클레스는 제우스와 인간인 알크메네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헤라(제우스의 본처)는 인간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남편의 자녀에 대하여 늘 적의를 품고 있었으므로, 헤라클레스가 태어난 지 생후 8개월 혹은 10개월 만에 선전 포고를 하였다. 그리고 두 마리의 독사를 보내어 그가 아직 요람 속에 있을 때 죽이려고 하였으나, 이 조숙한 어린애는 자신의 손으로 그 뱀의 목을 눌러 죽였다. 그러나 그는 헤라의 간계에 의하여 에우리스테우스의 부하가 되어 그의 모든 명령을 수행하도록 강요당하였다. 에우리스테우스는 달성할 가망성도 없는 모험을 그에게 연달아 명령하였다. ‘헤라클레스의 열두 가지 과업’이라고 불리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첫째 과업은 네메아의 사자와의 싸움이었다. 네메아 계곡에는 한 마리의 무서운 사자가 출몰하고 있었다. 그래서 에우리스테우스는 헤라클레스에게 이 괴물의 모피를 가지고 오도록 명령했다. 헤라클레스는 몽둥이와 활을 가지고 사자에게 대항했으나 아무 효과가 없음을 알자, 자기 손으로 이 괴물을 목 졸라 죽이고 죽은 사자를 어깨에 메고 돌아왔다. 그러자 그 광경을 보고, 헤라클레스의 굉장한 힘에 놀란 에우리스테우스는 앞으로 모험을 보고할 때마다 도시 밖에서 하도록 명령하였다.

헤라클레스의 두 번째 과업은 히드라의 퇴치였다. 이 괴물은 아르고스 지방을 휩쓸며 아미모네 샘 근처에 있는 늪지에 살고 있었다. 이 샘은 그 지방이 가뭄으로 피해를 입고 있을 때 아미모네에 의하여 발견되었다. 그리고 전하는 바에 의하면, 그녀를 사랑한 포세이돈이 그녀에게 그의 삼지창으로 바위를 찌르기를 허용하자 세 개의 구멍에서 샘이 솟아 나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 히드라가 진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퇴치하도록 헤라클레스가 파견되었다. 히드라는 아홉 개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중 한가운데 있는 머리는 불사의 머리였다. 헤라클레스는 곤봉으로 머리를 하나씩 쳐서 떨어뜨렸으나, 그때마다 떨어진 곳에서 새로운 머리가 두 개씩 나왔다. 마침내 그는 이올라오스라는 충복의 도움을 받아, 히드라의 머리를 모두 불태워 버리고 아홉 번째의 불사의 머리만은 커다란 바위 밑에 파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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