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유튜브에 뛰어들다
박수진, 조을선, 장선이, 신정은 지음 | 인물과사상사
기자들, 유튜브에 뛰어들다
박수진 외 지음
인물과사상사 / 2022년 2월 / 270쪽 / 15,000원
뉴미디어 시대의 뉴스 크리에이터
《뉴욕타임스》도 정답은 아니었다‘뉴스룸은 벽돌이 아닌 ‘레고’로 지어야 한다. 오늘 최적의 구조가 내일도 그러리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반드시 ‘진화’해야 한다. 그것도 빠른 속도로. ‘퍼스트 룩 미디어’나 ‘북스 미디어’도 디지털에 특화된 뉴스룸을 만들었다. 《가디언》과 《USA투데이》는 독자층을 넓히기 위해 최신 성공 사례들을 도입했다. 《허핑턴 포스트》와 《플립보드》는 《뉴욕타임스》 저널리즘을 활용해 정작 기사를 작성한 우리보다 더 많은 트래픽을 가져가고 있다.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중에서’
2014년, 전 세계 언론사들은 낯선 충격을 경험했다. 가장 위기감이 없을 것 같은, 100년이 넘는 전통의 1위 신문인 《뉴욕타임스》가 “우리는 빨리 변화해야 한다”며 조급함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처절한 반성과 실험, 변화에 대한 의지와 혁신 방안이 빽빽이 담긴 이 보고서의 결론은 하나였다.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 모바일 기술 발달로 뉴스 소비 행태도 변화하면서, 종이신문과 방송 위주의 기존 시스템에서 벗어나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는 ‘디지털 우선주의’를 의미한다.).’
‘디지털에 특화된 뉴스룸.’ 《뉴욕타임스》 앞에 당면한 과제는 이것이었다. 이름도 낯선 신생 온라인 매체가 디지털에 특화된 전략을 내세우며 자신들의 독자를 야금야금 빼앗아가는 걸 보면서 ‘더는 《워싱턴포스트》와 《CNN》만 이기면 되는 세상이 아니다’라는 자각이 이 혁신 보고서가 세상에 나온 배경이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났다. 우리는 ‘레고 같은 뉴스룸’, ‘디지털에 특화된 뉴스룸’을 구축했을까? 유행어처럼 참 많이도 말해온 ‘디지털 퍼스트’라는 선언은 구호를 넘어 현실이 되었을까?
뉴스를 기다리지 않는 시대: 일단 독자들은 ‘디지털 퍼스트’가 되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환경에서 뉴스를 보는 이용자들은 최근 10년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0년 모바일 뉴스 이용 비율은 77.9%에 달했지만, 종이 신문 이용률은 2010년 52.6%에서 2020년 10.2%로 하락했다. 뉴스를 접하는 통로가 바뀐 게 아니다. 접근법도 달라졌다. 아침에 집 앞에 배달되는 시문을 기다리고, 저녁 8시에 시작하는 방송 뉴스를 기다리는 시대가 이미 지나가 버렸다는 건 전혀 새로울 것도 없는 현실이다. 그 대신 뉴스가 나를 찾아오기를 기다린다. 내 앞에 놓인 수많은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물리치고 나를 찾아올 ‘그 뉴스’를 말이다. 독자들은 “그 뉴스가 중요하다면 알아서 내 앞에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가혹하게도 무엇이 중요한 뉴스일지, 무엇이 당신을 감동시킬 뉴스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결국 언론사들에게는 독자와의 숨바꼭질이 지상 과제가 되었다. 우리의 뉴스를 기다리는 독자가 누구인지, 그들은 어디 있는지 먼저 찾아 나서야 하는 여정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닷컴, 포털, 페이스북, 유튜브: 「《뉴욕타임스》 혁신 보고서」가 공개된 2014년 전후로, 국내 언론사들은 인터넷 속보 강화를 내세우며 닷컴 홈페이지를 개설하거나, 공식 홈페이지와 별도로 인터넷 뉴스 전용 사이트를 만들기도 했다. 《국민일보》의 ‘쿠키뉴스’, 《한국일보》의 ‘한국일보닷컴’, 《중앙일보》의 ‘조인스닷컴’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닷컴과 포털에서 지면 기사와 방송 기사 등 오프라인의 기사를 ‘온라인으로 옮겨서 유통하는 것’이 ‘디지털 퍼스트’라는 초기 개념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닷컴과 포털 다음으로 디지털 혁신의 2세대를 연 플랫폼은 페이스북이었다. PC 환경을 위주로 시작된 닷컴과 포털에 비해, 모바일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앱) 사용 환경을 기반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된 페이스북은 언론사들에는 젊은 독자를 찾는 시장으로 여겨졌다. 한국의 미디어 시장에서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가장 성황을 이루었는데, 이 시기 한국의 언론사들도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서브 브랜드(sub-brand)’, 즉 ‘버티컬 브랜드(vertical brand, 언론사가 독자층을 넓히고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 기존 브랜드와는 별도로 만들어 운영하는 브랜드나 채널을 의미함)’를 개설하면서 카드뉴스, 2분 남짓의 짧은 영상 포맷 등을 활용해 뉴스 유통에 나섰다. SBS의 ‘스브스뉴스’와 ‘비디오머그’ 등이 이 시기에 생겨났다.
그런데 절대적일 것 같았던 페이스북의 아성은 생각보다 빠르게 무너졌다.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던 뉴스 분야의 뉴미디어 채널들이 주 무대를 유튜브로 옮기고 있었던 것이다. 2017년 하반기 페이스북이 뉴스피드에 지인들의 소식을 우선적으로 노출하고 기업 페이지의 노출은 줄이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바꾸면서, 언론사 페이지의 도달률이 떨어지게 된 것이 큰 계기가 되었다. 《CNN》의 ‘그레이트 빅 스토리(GBS)’나 ‘복스 미디어(2014년 서비스를 시작한 미국의 인터넷 언론사)’ 등이 유튜브에서 10분 안팎의, (페이스북 영상 콘텐츠보다 상대적으로 긴) ‘롱폼(long-form)’ 영상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었다. ‘뉴스’라는 카테고리를 벗어나면, 이미 유튜브는 1인 크리에이터들의 다양한 실험과 시도가 넘쳐나는 메이저 동영상 플랫폼이었다. 유튜브로 넘어가야 할 시장적 동기는 충분했다. 콘텐츠 소비자들은 벌써 유튜브로 건너가고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이후 많은 언론사가 페이스북에서 유튜브로 주력 플랫폼을 바꾸었다. 2018년부터 벌어진 변화로, 현재까지도 유튜브는 언론사가 다양한 뉴스 콘텐츠를 실험하는 대표적인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전성시대를 꽃피운 유튜브 뉴스: 언론사가 서브 브랜드로 운영하는 ‘버티컬 채널(vertical channel)’도 언론사의 ‘부캐’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부캐 채널’은 유튜브를 기반으로 이용자가 뉴스에 쉽게 접근하도록 만들며, 뉴스가 재미있고 친밀하다고 느끼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아무튼 이 채널은 결과적으로 유튜브에서 뉴스 콘텐츠의 소비를 늘리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버티컬 채널들이 인기를 끌면서 뉴스 영상 콘텐츠의 기본적인 길이나 제작 문법도 달라졌다. 페이스북에서 각광받던 카드뉴스와 2분 남짓의 짧은 영상 중심에서, 영상은 5분 안팎으로 길어지고, 그만큼 독자의 눈길을 오래 잡아끌 수 있도록 영상의 구성과 맥락에 더 중점을 두게 되었다.
언론사는 유튜브에 이런 부캐 채널들을 만들어 기존의 지면과 방송의 한계를 넘어 이용자층을 다양화하고 세계관을 넓히는 시도를 해왔다. 참고로 스브스뉴스는 50대 남성 중심인 SBS의 주요 시청자층을 벗어나 10~20대 여성 시청자층을 구축했고, 이를 기반으로 보도 분야에서는 이례적으로 웹 예능 ‘문명특급’을 기획해 채널의 독립과 성공을 모두 이루었다. 부캐가 또 다른 부캐를 낳은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버티컬 채널의 영상을 소비하는 이용자들이 정작 그 채널의 운영 주체가 SBS, KBS, MBC 같은 기존 언론사라는 사실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SBS, KBS, MBC, 《조선일보》, 《한겨레》 등 유명한 언론사의 기사라고 해서 무조건 선택받던 시대가 지나갔다는 것, 또 하나는 나의 지적 욕구를 채워주고 믿을 만한 정보와 재미를 주는 곳이라면 그곳의 규모가 크든 작든, 유명한 곳이든 아니든, 그곳을 내가 가장 신뢰하는 언론사로 여긴다는 것이다. ‘디지털 퍼스트’라는 구호 아래 좌충우돌하며 보내온 지난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과거의 언론 질서는 이렇게 많은 부분 무너지고 새롭게 재편되어왔다.콘텐츠가 경쟁력이다
톱기사는 잊어라언론사의 ‘톱뉴스’는 대중에게도 ‘톱뉴스’일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다음은
의 톱을 장식했던 주요 기사들인데, 독자들에게는 몇 개나 선택받을 수 있을까? “요소수, 당장 급하다” 대책 나와도 긴 줄 ‘여전’, 북한, 미사일 발사… 극초음속 개발 가능성, 추석 연휴 고속도로 정체… 휴게소 실내 취식 불가, 피로 물든 카불 공항… IS 자폭 테러에 240여 명 사상’
그날의 뉴스 영상은 실시간으로 홈페이지나 유튜브에 클립으로 업로드되는데, 이용자들의 반응을 보면 그날의 톱뉴스가 실제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방송사들은 뉴스가 진행되는 중간에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리는 것을 막기 위해 주목도가 높은 사건 사고 기사들을 앞으로 배치하는 전략을 쓰는데, 비록 뉴스 순서는 뒤로 밀렸지만 조회수나 댓글 반응에서는 톱뉴스보다 앞서는 경우가 많다. 물론 조회수가 모든 것을 대변하지 않지만, 대중의 관심과 선택을 언론사가 주도하기 어려워진 것은 분명하다. 대중이 이슈를 선택한 후 소비하는 방식도 그렇다. 언론사가 정해놓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뉴스를 접할 수 있는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지고 뉴스를 소비하는 방법이 다양해진 세상, 언론사의 고민은 깊어지고,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선택받는 뉴스, 살아남는 뉴스는 과연 무엇일까?
조회수에 숨겨진 비밀을 분석하라
‘SBS 뉴스’의 유튜브 채널은 2014년에 개설되었다. 그 후 현재까지 가장 조회수가 높았던 영상은 무엇일까? 2022년 1월 기준으로 수많은 사건 사고, 대형 이벤트를 제친 조회수 1위는 ‘백종원 “진짜 너무 하신 거 아닙니까?” 국회의원 질문에 반박한 국정감사장의 백 선생’(조회수 1,892만 회)이다. 백종원 대표가 국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골목상권과 먹자골목을 혼동하면 안 된다’며 국회의원의 질문에 맞섰던 영상이다. 편집이 독특했던 것도 아니고, 섬네일이 대단히 새로운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 영상은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댓글이 달리고 있다. 특별할 게 없는 이 영상,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찾아보았을까? 정답은 댓글에 있었다. 백종원 대표의 항변은 많은 사람의 공감을 샀다. 누리꾼들은 ‘요리나 식당 운영을 잘 모르는 내가 봐도 답답하다’, ‘전교 상위권 학생에게 다른 애들 기죽는다고 공부 그만하라고 하는 거랑 똑같다’ 등등 쓴소리를 하거나, 최근까지도 ‘나는 우울할 때 이 영상을 본다’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속 시원하게 공감을 이끌어낸 영상이었다. 다른 뉴스 채널의 인기 영상만 살펴봐도 ‘공감’은 중요한 키워드다. 2022년 1월 기준으로 MBC 뉴스의 유튜브 채널에서 가장 많이 본 영상은 2020년 5월에 보도된 ‘하루 18시간 노역…병들어 숨지면 바다에 버려’(조회수 1,009만 회)였다. 중국 어선에서 발생한 인도네시아 선원들의 죽음과 인권 침해 실태를 조명한 방송 뉴스 영상인데, 국적과 상관없이 많은 독자의 분노를 이끌었다. 이 소식을 보도해주어 고맙다는 인도네시아 독자들의 반응까지 더해지면서 6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조회수: 조회수는 말 그대로 콘텐츠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선택했는지 보여준다. 자극적인 섬네일이나 제목으로 이른바 ‘어그로’를 끄는 경우를 제외하면, 높은 조회수는 좋은 콘텐츠의 지표다. 당연히 중요하게 여겨야 할 수치인데, 조회수에 신경을 쓰는 기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기사의 조회수를 따지는 게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고 여기며 현실을 부정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한 번 신경 쓰기 시작하면, 퇴근은 없다. 시청률은 다음 날 아침에 떡 하니 나와 잠이라도 편히 잘 수 있는데, 조회수는 그렇지 않다. 잠들기 직전까지 무한 ‘새로고침’하며 조회수에 일희일비하게 된다.
서울에서 3시간 반 걸려 도착해, 유명 작가 A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분이라 섭외가 되었다는 사실에 설렜고 독자들의 반응도 좋으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영상미를 더하기 위해 드론 카메라에 ENG, DSLR, 오스모까지 카메라만 다섯 종류를 챙겼다. 이렇게 공을 들였지만 이 영상은 아직도 조회수 3,000대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패인은 공감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작가의 예민한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신경 쓰느라, 정작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질문은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이렇게 애써 만든 콘텐츠가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는 일은 적지 않다. 그럴 때는 다음 날 출근길에 얼굴은 흙빛이 된다. 괜히 섬네일을 바꾸어도 보고, 심지어 아무 일도 없었던 척 ‘재업로드’를 감행하기도 하지만, 이미 소모된 콘텐츠는 다시 빛을 보기가 어렵다.
특별하지 않은 걸 특별하게 만드는 힘, ‘공감’: 반대로 예상과 달리 조회수가 치솟는 경우도 있다. 섬네일도, 제목도, 구성도 특별할 게 없는데 조회수가 빵! 터지는 콘텐츠들. 이쯤 되니 조회수도 물론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섬네일이나 제목 같은 겉 포장도 큰 역할을 하지만 내용이 알차지 않으면 어그로에 그칠 뿐이다. 그런데 공감을 챙기면 조회수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조회수가 높은 콘텐츠를 살펴보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를 다루거나, 감동적이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거나, 맥락을 효과적으로 설명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한 콘텐츠들이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이는 사실 제일 어렵고, 복잡하고, 까다로운 일이다.
비디오머그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영상은 ‘불난 집 앞 불법주차 차량 ☞ 이제는 그냥 밀어버립니다??’(조회수 1,564만 회)였다. 출동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불법 주차 차량들을 강제처분하는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의 훈련 모습을 편집한 영상이었다. 소방차가 긴급 출동할 때 불법 주차 차량이 통행에 방해가 된다면 강제처분해도 되고, 손해배상책임을 소방 당국이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소방관들이 단속할 때 실제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왜 이런 훈련이 필요한지 사람들은 맥락을 이해하고 공감했고, ‘강제처분 강력 응원합니다’, ‘폐차보다 중요한 게 생명이다’, ‘소방관분들이 심적 부담을 안 느끼는 게 중요하다. 너무 통쾌합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사람들은 콘텐츠에 공감할 때 더 오래 보고,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단다. 주변 사람들에게 링크를 공유하기도 한다.
재미를 넘어 진실
신뢰할 수 있는 재미
“당신은 뉴스를 왜 보나요?” 주로 유튜브에서 뉴스를 이용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물었다. 로이터는 이렇게 분석했다. “전통적인 뉴스 브랜드는 뉴스를 ‘당신이 알아야 하는 것’으로 바라본다. 반면 젊은 시청자들은 뉴스를 어느 정도까지는 알아야 할 것들이기도 하지만, 알면 ‘유용한 것, 흥미로운 것, 재미있는 것’으로 바라본다.” 여전히 신뢰성과 전문성 같은 뉴스의 전통적인 가치들은 중요하지만, 시청자들이 뉴스를 이용하는 동기는 의외의 다른 곳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런 결과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정작 언론사 입장에서 ‘재미있어서 뉴스를 본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던 답이다. 4년차에서 14년차 기자인 우리도 ‘뉴스를 재미있게 만들라’는 주문을 들어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신뢰와 재미, 동시에 가능할까?: 유튜브에서는 구독자 100만 명이 넘는 시사 유튜버가 쏟아지고 있고, 유튜브의 ‘정치 이슈’ 채널 순위에는 언론사가 아닌 1인 유튜버 채널들이 상위에 포진해 있다. 더 재미있고, 더 자극적이고, 믿고 싶은 주장이 담긴 콘텐츠가 눈길을 끌기 때문이다. 제대로 사실 확인조차 되지 않은 ‘유사 뉴스’가 더 많이 소비되기도 한다.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 전통 미디어)는 이런 환경에서 구독자를 향해 치열하게 구애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면 언론으로서 신뢰를 잘 지키면서 동시에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2015년 SBS는 전형적인 TV 뉴스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으로 스토리텔링을 한다는 의미로 ‘아웃 더 프레임’이라는 제작 원칙을 가지고 출발했다. 여기에 2018년에는 새로운 제작 원칙을 추가했다. 바로 ‘신뢰할 수 있는 재미’다. 유튜브로 보는 뉴스도 충분히 신뢰할 수 있고, 신뢰할 만한 뉴스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