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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대한민국이 온다

김준형 지음 | 크레타


김준형 지음

크레타 / 2022년 3월 / 370쪽 / 17,000원



흔들리는 국제질서



미ㆍ중 갈등의 최전선, 한반도의 운명은?

코로나 팬데믹이 불붙인 대전환의 시대, 미국과 중국이 요동친다:
인류 역사는 위기를 맞을 때마다 ‘대전환’을 이야기했고, 무엇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 예측하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그런데 2019년에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는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한 어떤 재난도 훌쩍 뛰어넘는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을 초래했고. 코로나19 대유행이 어느 정도 통제된 이후에도 국제질서의 지각변동은 상당 기간 계속되리라 예측된다. 그런데 국제질서의 변화는 코로나19로 인해 갑자기 찾아온 것은 아니며, 이는 변화를 가속하고 증폭하는 ‘촉매제’에 가깝다. 따라서 우리는 당면한 현안도 챙겨야 하지만, 변동을 겪고 있는 국제정치의 구조와 질서를 긴 호흡으로 바라봄으로써 대세를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

뉴노멀 시대 미ㆍ중 각축장에 낀 한반도의 운명은?:
미ㆍ중 양국은 무역, 통화, 기술, 체제 경쟁의 영역에서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세계 60여 개 국가들이 미국과 동맹이거나 소위 파트너 국가들이라면, 110여 개 국가들이 중국을 무역대상국 1위로 두고 있어, 사실상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대다수 국가가 미ㆍ중 사이에 끼어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과거 미ㆍ소 양극체제처럼 서로 분리된 진영이 아니라 중첩과 상호의존 관계이기에 문제는 복잡해진다. 한편 한국이 미국과는 동맹인 동시에 경제적으로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국가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처지인 것은 맞다.

참고로 무역, 통화, 기술, 체제 우위라는 영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갈등은 전 지구적으로 벌어지지만, 물리적으로는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구조를 중심에 두고 집중되는 경향을 띠어, 지구적 경쟁에서는 아직 중국이 미국과 맞서는 데는 역부족일 수 있으나, 동아시아에서는 지정학적으로 안방이라고 할 수 있어 팽팽한 세력 다툼이 가능하다. 결국 양국의 세력권 경계 설정이 관건인데, 한반도, 동중국해, 중국과 대만 양안, 그리고 남중국해가 그런 지점들이다. 이들 지역은 패권 대결의 단층선 역할을 하는데, 이 경계선을 두고 이미 밀고 당기는 예고편들이 불거진 바 있다. 한반도에서는 사드 배치로, 동중국해에서는 센카쿠(조어도) 분쟁으로, 중국과 대만 양안은 트럼프 정부의 의도적 대만 챙기기로 드러났고, 남중국해에서는 중국이 인공섬을 만들고, 양국의 군사행동 증가로 인한 갈등이 증폭되었다.

한편 미ㆍ중의 대결구조는 본격적인 무력충돌로 가기는 어려우나, 상당 기간, 어쩌면 수십 년을 지속할 일종의 뉴노멀 현상으로 고착될 가능성이 매우 크며, 그런 점에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발화점들은 미ㆍ중 대결구조 속에 끌려들어 갈 위험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참고로 단층선을 구성하는 4개의 충돌지점 중 가장 위험한 지역은 대만이겠지만, 정작 변수의 핵심은 한반도다. 대만에서의 충돌은 그야말로 끝을 의미한다는 면에서 운신과 활용의 폭이 크지 않지만, 한반도는 남북분단과 한ㆍ미ㆍ일과 북ㆍ중ㆍ러의 구도로 인해 미ㆍ중 전략경쟁의 다양한 파장이 몰아칠 수 있다.

글로벌 위기, 갈등보다는 협력을

이제는 인류 공동체의 위협을 돌볼 때:
군사적 문제에만 집중되던 안보의 개념이 일상의 여러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원래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임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지켜주는 이른바 ‘국가안보’에 있으며, 국가안보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적대 국가의 존재이자 전쟁이었다. 따라서 외부의 물리적 타격에 대응하는 군대를 양성하고 무기를 확보하는 군사 분야가 중심이 되었고, 이를 우리는 전통적 안보라고 불렀다. 그런데 1990년대 초 탈냉전과 함께 세계화의 물결로 국가 대 국가의 구도에 머물던 전통적 안보만으로 사람들의 안전을 온전하게 지킬 수 없는 위험과 위협들이 등장했다. 테러리즘, 환경과 생태를 위협하는 기후변화, 그리고 감염병이나 자연재해 등이 여기 포함되며, 우리는 이를 두고 신안보라고 부르며, 그 외에도 비전통 안보, 인간 안보, 포괄 안보 등의 다양한 용어들을 사용해 왔다. 그런데 이들 용어는 공통적으로 냉전 붕괴와 탈냉전 도래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국경을 넘어, 글로벌 협력의 시대로:
국가는 이제 외부로부터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에서, 경제 불안, 사회불안, 여기에 심리불안까지 돌봐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이런 의미에서 신안보는 인간안보 개념과도 상당 부분 겹치는데, 국가가 아닌 인간 개개인이 안전을 보장받는 핵심 실체라는 점이 그렇고, 국가가 군사력을 포함한 다양한 수단을 통해 영토와 주권을 보호한다는 전통안보와는 구별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인간안보 개념은 1994년 유엔개발계획에서 처음 사용되었는데, 넓은 의미에서는 부족이나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로 경제적 풍요나 사회적 안정 등을 포함한다. 반면에 좁은 의미에서는 공포로부터 자유로 폭력, 전쟁, 테러 등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

신안보는 국제질서에서 갈등보다는 협력을 유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신안보 이슈는 국경을 초월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 대상도 특정 국가만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국가도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 국가가 힘을 합치거나 국제기구와 제도를 통해 협력할 때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영역을 다룰 조직과 운영 체계를 이제부터라도 구축해 나가야 한다.

국경에 사로잡힌 이기심보다 사람이 우선:
우리는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억지해야 하는 동시에, 중국의 급부상과 미국의 대중 견제 등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에 지정학이 부활하면서 전통안보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도 신안보의 사각지대가 결코 아니며, 오히려 전통안보와 신안보가 중첩적으로 한꺼번에 밀려오는 양상에 따라 훨씬 더 대응하기 어렵다. 그런데 역설적인 것은 한반도 평화의 관점에서 볼 때 국가나 정권 차원이 아니라, 인간 중심의 접근법은 남북협력에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참고로 문재인 정부는 기존의 전통안보적 관점에서 제로섬의 적대적 관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안보를 통한 협력적 안보구상을 펼치기도 했다.

즉 사람 중심 접근법에 기반한 남북한 국제협력 증진 차원으로, 기존의 남북협력사업 외에 재난, 질병, 기후 및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각종 국제협력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자 노력했다. 사실 남북 간 환경, 산림 및 방역ㆍ보건 의료 협력은 이미 2018년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된 내용으로, 인간 우선 안보의 관점에서 다양한 국제기구의 관여와 후원을 기반으로 한 사업추진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북한의 빈곤ㆍ기아로부터의 자유, 존엄 있는 삶을 영위할 자유는 인간안보의 목표이자 인간 우선 접근법의 목표이기도 하므로, 중ㆍ장기적으로는 남북협력을 통해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일련의 활동을 추진함으로써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신안보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닫는 계기가 된 동시에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전례 없는 지구적 재난을 경험하면서 향후 글로벌 이슈에 공동 대처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고, 따라서 편협한 국가이익만을 추구하는 외교 행태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각국은 질병 통제를 위한 상호 원조와 협력이라는 명제의 실천에 집중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나라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국경을 봉쇄하고 각자도생의 방식을 채택했으며, 책임론과 블레임 게임(blame game)으로 상호비방에 몰두함으로써 국제협력의 존립 기반을 무력화해 버렸다. 이런 맥락에서 신안보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한반도 문제를 넘어 외교의 지평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지금의 기회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국제적으로 널리 인정받는 유산을 창조할 수 있을 것이고, 우리나라의 국제적 역할과 기여를 제고할 수 있는 분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미국과 중국 사이

이제는 동북아에서 벗어나 대유라시아와 해륙국가로 뻗어나가야:
미래를 포함한 현재의 국제질서는 자유주의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그러면서 국제 협력을 견인해 온 글로벌 거버넌스가 약화되고, 배타적 민족주의와 지정학적 진영 대결 구조가 부활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제질서에 초강대국 간 세력 변동의 격랑으로 말미암아 불안정성이 점차 커지고 있어, 지금보다는 훨씬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덧붙이면, 거대한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충돌지점에서, 생존과 국익을 위해 평화를 지키는 것이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이자 국가전략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한편 지난 2018년 한껏 기대를 품게 했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하노이 북ㆍ미 회담 결렬 후 교착상태로 빠져들어 어려움에 처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국력, 국격, 국위 상승을 세계가 인정한다면, 국운 상승의 기회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 상승의 계기가 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비해 새로운 종합적 외교혁명을 설계해야 한다. 차기 정부 역시 남북관계의 특수성이나 북한의 비핵화 문제 등에서 비롯되는 한반도 중심축을 반드시 설정해야겠지만, 전략적 핵심공간은 국격의 신장과 글로벌 전략 환경 및 통상질서의 변화에 맞추어 외교 지평을 보다 ‘큰 공간’으로 확장해 가는 대전환이 필요하다.

먼저 우리 외교를 집어삼키다시피 해왔던 북한 문제와 한미동맹은 한 발 떨어져 바라볼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한ㆍ중ㆍ일 3국 관계 또는 동북아 차원에서만 편협하게 사고하는 지역 협력의 담론은 유용하지도 않고, 전략적으로 바람직하지도 않다. 이제는 분단 한반도나 동북아 국가를 넘어 대유라시아 또는 해륙국가로 우뚝 서야 할 시점이 왔다. 즉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광역의 공간을 대상으로 국격에 맞는 ‘큰 외교’를 전개하는 대전환이 필요하다.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 미ㆍ일의 인도ㆍ태평양 전략, 러시아의 동방정책 또는 대유라시아 구상 등이 격돌하는 중첩 지역을 핵심공간으로 설정하고, 여기에서 대전환 시기의 평화와 번영을 구가할 수 있는 협력, 공생, 연대의 지대를 구축해야 한다.

큰 외교가 전개될 전략적 핵심 공간은 사실상 문재인 정부가 이미 추진했던 신남방 및 신북방을 포괄하는 지역이지만, 과거처럼 분리 단절된 이원적 공간 배치가 아니라, 신남방과 신북방을 상호 연결하면서 대외정책의 자산과 에너지가 균형 있게 투입되는 통합의 공간을 의미한다. 한편 큰 외교의 확장된 공간은 현재 21세기 대유라시아 혹은 메가 아시아로 불리고 있는데, 향후 경제, 기술, 안보의 통합전략 집결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참고로 외교란 기본적으로 국가의 생존과 번영이라는 국가이익을 목표로 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평화적 방법으로 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켜나가는 총체적인 활동을 의미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외교는 최우선적인 국가이익, 즉 남북한의 평화공존을 통한 한반도의 정치 군사적 안정을 유지하고, 자유 시장 경제 원리에 기초한 지속적인 성장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활동에 집중해 왔는데, 문제는 외교가 일차적으로 ‘국가이익’ 실현에 집중된다는 본질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배타적인 일국적 국가이익(혹은 이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본능적’ 활동에만 기대서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지구공동체로 함께 책임져야:
과거와 달리 이미 G7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대한민국에 거는 기대수준이 격상되었고, 지구공동체 선도국의 일원으로서 대한민국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 사실 한국은 지금껏 세계 외교무대에서 일정 부분 오명을 입었다. 예로 국제회의의 성격과 무관하게 거의 예외 없이 한반도나 북핵 문제를 의제로 올리려 하고, 협력을 구하려는 이기적인 행보를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국제회의에서는 탄소 감축을 포함한 환경외교를 적극적으로 하면서, 실제로는 개발도상국에 화력발전소를 수출하는 행태도 비판의 대상이었다. 경제외교도 한국의 경제적 이익만을 따지는 중상주의적 태도만 보인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변해야 할 때다. 과거처럼 생존에 대한 지나친 강박과 편협한 단기적 국가이익 실현에서 벗어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빈곤과 불평등, 기후변화, 글로벌 팬데믹 등 지구공동체가 직면한 공동의 위협에 대응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자리까지 나가야 한다. 정책 전환을 통해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나라의 기여도를 끌어올리고, 남과 북,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서 각국이 처한 상황과 이해관계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갈등 관계를 풀어나가는 ‘정직한 중재자’ 또는 연결고리가 되는 브리지(bridge)나 링커(linker)로서의 역량 발휘가 필요하다.

편 가르기에서 벗어나 함께 협력하는 질서를 주도해야:
대한민국의 외교혁명의 두 번째 덕목은 유연한 외교다. 외교가 유연하다는 것은 기존에 가진 전략을 상황의 변동에 따라 바꾸거나 포기하고, 더 나은 전략적 선택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꼭 하나의 전략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정책적 선택을 다양하게 확보한 후, 필요하다면 복수의 정책을 선택할 수도, 필요에 따라 통합적으로 선택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최근 부상하고 있는 미ㆍ중 전략경쟁과 동북아의 대립 질서에서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한국외교의 유연성을 더욱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한ㆍ일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반일감정에 연연하기보다는 한ㆍ일 관계 개선과 함께 미래지향적 외교를 모색하는 유연함을 발휘해야 한다. 즉 역사문제, 영토주권,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문제에는 단호히 대처하되, 경제ㆍ사회ㆍ외교적 교류와 협력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이다.

균형은 과연 꿈인 걸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유연한 외교를 말할 때 함께 등장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균형외교다. 참고로 한국의 대미 및 대중전략을 규정짓는 가장 중요한 단어는 ‘균형’이었다. 미국은 군사ㆍ안보적으로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며, 중국은 우리가 30% 가까이 무역을 의존하고 있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점에서 균형은 늘 화두가 되어왔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 양국이 관계가 좋거나, 아니면 적어도 동북아의 안보환경이 안정되는 경우에는 문제가 크지 않지만, 이 2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엔 우리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문재인 정부는 ‘한미관계를 근간으로 하되, 한중관계를 손상하지 않는다’라는 분명한 입장을 견지했다. 이는 한미동맹이 매우 중요하지만,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손상할 수 있는 요구를 할 때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지극히 분명한 노선이다. 구체적 예를 들자면, 한국은 한ㆍ미ㆍ일이 동맹체제로 가는 것은 반대하지만, 북핵 문제나 재난 구호 등의 이슈별로 얼마든지 협력할 수 있다. 쿼드(QUAD)나 파이브아이즈(FIVE EYES) 문제도 마찬가지다. 대중 봉쇄 동맹의 수단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정식 가입은 어렵지만, 사안별로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노선이고, 현재도 그렇게 하고 있다.

이렇게 미ㆍ중 사이의 균형은 양적 균형이거나, 비례적 균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미ㆍ중 전략경쟁이 한국 외교에 구조적 변수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타개책은 양자 사이의 배타적 선택이 아니라 한국외교의 다변화가 해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에 대한 우리의 태도 역시 조정이 필요하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반발하며 제재에 나선 결정적인 이유는, 사드 배치 자체라기보다 한국이 이에 대해 마지막 순간까지 부인하다가 전격적으로 배치했다는 점이 문제였음을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중국에 선제적으로, 그리고 반복적으로 제기해야 한다. 특히 민주주의나 인권문제, 남중국해 항해의 자유 등의 문제에 있어 중국의 입장을 지지할 수도, 양보할 수도 없는 레드라인이 있음을 비공개 회담 등에서라도 꾸준히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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