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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트렌드 2022

신형덕, 박지현 지음 | 북코리아


문화 트렌드 2022



신형덕, 박지현 지음

북코리아 / 2021년 11월 / 204쪽 / 15,000원





경제 현상의 문화적 의미



아트테크(아트+재테크)

What do we see?:
① 뜨거운 미술시장 -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발표한 2021년 상반기 미술시장 거래 총액은 1,483억 원이었다. 연간 미술품 경매 낙찰 총액이 2019년 1,565억 원, 2020년 1,153억 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실로 엄청난 실적이다. 거래되는 작가와 장르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도 미술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② 젊어지는 컬렉터층 - 최근 미술품 구매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옥션의 2021년 1/4분기 경매에서는 전체 거래량 중 31.0%를 구매한 40대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30대가 26.7%로 그 뒤를 이었다.

③ NFT가 일으킨 광풍 - NFT 기술이 등장하면서 그동안 수없이 만들어지고 유통된 디지털 콘텐츠에도 진본성을 부여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2021년 전 세계 미술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갑작스러운 NFT 열풍에 편승하기 위해 지금 미술시장에는 다양한 시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매회사 크리스티(Christie)는 앤디 워홀 재단과 함께 그가 촬영해 저장해두었던 5점의 작품을 NFT로 제작하여 경매에 내놓았고, 이는 합계 43억 원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미술시장을 놀라게 했다.

Why is it?:
최근 아트테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유동자금 유입 - 현재 미술시장의 호황은 코로나19로 풍부해진 시중의 자금이 미술시장으로 몰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MZ세대가 미술품 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예술작품에는 부동산 같은 취득세, 보유세 부담이 없고 양도세만 부과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② 미술품 온라인 쇼핑 - 온라인을 통한 미술시장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된 점도 지금의 미술시장 호황을 견인했다.

③ 태산 쪼개 티끌(?) - 미술품에 투자하고 싶으나 아는 작가는 많지 않고, 그렇다고 잘 모르는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자니 리스크가 크고, 이름을 들어봤던 알 만한 작가의 작품은 너무 비싸서 망설이고 있는가? 이런 사람들을 위해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고가의 작품을 나누어 지분 소유권을 거래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마에케나스(Maecenas)는 예술 투자를 위한 플랫폼으로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순수 미술품 거래를 가능하게 했는데, 작품을 토큰화하여 고가의 작품을 많은 사람이 소액으로 공동 소유할 수 있도록 하고, 기존의 경매업체 중개 수수료(12~30%) 대비 거래 수수료(2~6%)가 낮아 컬렉터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Where is it going?:
미술품 투자 초보를 일컫는 ‘미린이(미술품+어린이)’, ‘컬린이(컬렉터+어린이)’는 현재 우리나라 미술시장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술시장의 호황으로 미술품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젊은 층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새로운 컬렉터층의 등장과 온라인 경매 활성화 등의 호재로 미술시장이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보복소비

What do we see?:
그동안 보복소비가 가장 특징적으로 나타난 분야는 명품 시장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명품으로만 스스로에게 보상한 것은 아니었다. 외부에서 자유롭게 운동하기 힘든 상황에서 사람들은 운동기구를 구입하여 집에서 운동했고, 카페 이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캡슐커피 기계를 구입해서 집에서 고급 커피를 마셨다. 이처럼 보복소비는 비싼 제품을 구매하는 것만 의미하는 게 아니라, 소비의 방식을 차별화하는 것, 특히 소비의 개인화를 의미했다. 즉, 보복소비는 소비의 수준을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소비의 방식을 바꾸었다. 이것은 마치 공공교통을 이용하던 사람이 개인 차량을 이용하거나, 공교육을 받던 학생이 학교 수업을 소홀히 하고 사교육에만 의존하는 것과 같은 큰 변화였다. 이러한 개인화된 서비스가 보복소비의 이름을 빌려 당당한 향유와 자기보상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Why is it?:
우리는 코로나 이전에도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고 삶에 찌든 본인에게 보상하기 위해 지갑을 열어왔는데, 이러한 트렌드를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줄여서 ‘소확행’을 추구하는 생활방식이라고 불러왔다. 그럼 소확행과 보복소비가 공유하는 뿌리는 무엇일까? 그것은 넓은 의미에서의 보상 심리다. 보상의 대상이 자기 자신인 경우, 그것이 삶의 고단함에 대한 보상일 때는 소확행의 형태로, 코로나19 같은 예측하지 못했던 위축 상황에 대한 보상일 때는 보복소비의 형태로 나타났을 뿐이다.

보상 심리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깊게 들어가 보면 원죄 의식까지 닿게 된다.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과 하와로 인해 인류의 죄악이 시작되었듯이, 내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범하게 된 죄에 대해 보상해야 한다는 의식이 사람마다 있게 마련이다. 예로 코로나가 나타난 것은 내 탓이 아니지만, 그로 인해 내 몸이 겪는 고생에 대해서는 내가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 보복소비로 나타난다. 보상 심리도 마찬가지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자식들과 놀아줄 시간이 없다는 것이 이유가 된다고 스스로 믿더라도(물론 타당하지 않지만), 그로 인해 자식이 사랑을 덜 받는 것에 대해 금전적으로 보상하려는(물론 부적절하지만) 심리는 바쁜 부모가 갖는 원죄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Where is it going?:
보복소비와 그 이면에 존재하는 보상 심리와 원죄의식 극복의 트렌드는 이제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몇 가지 방향을 예측해본다. 첫째,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2년 초에는 본격적인 보복소비가 시작되어 그 영향이 미치는 영역도 크게 확산될 것이다. 둘째, 보복소비는 단지 경제적 소비생활에 국한되지 않고 더 광범위한 범위에서 우리의 다양한 생활 영역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셋째, 보복소비는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위로와 보상의 심리를 바탕으로 발생하는 것이지만, 이는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과 연대하여 타인을 위한 보복소비를 하는 현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돈쭐내는’ 경우가 그 전조 현상이었다.

구독경제

What do we see?:
여러분이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서비스는 몇 가지인가? 통장에서 한 달에 정기적으로 결제되는 구독료는 얼마인가? 음악 플랫폼 하나, 동영상 OTT 플랫폼 하나, 쇼핑 월정액권, 정수기 렌털, 거기에 무료체험에 혹해 신청했다가 결제 해지하는 것을 깜빡하고 얼떨결에 또 구독하게 된 플랫폼까지. 한 달에 정기적으로 결제되는 구독료만 해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각각의 구독료는 분명히 소액이었는데, 필요한 것이 생길 때마다 하나씩 가입했더니 그 금액이 야금야금 늘어났다.

Why is it?:
그렇다면 ‘구독’이라는 소비 형태가 이토록 대중화된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고, 고객 입장에서는 다양하고 유연한 소비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Where is it going?:
구독 서비스는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구독 기반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은 물론 기업과 이해관계자들에게 많은 이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유연성과 경험에 중점을 둔 구독경제는 소유보다 접근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부응하고, 기업은 수익의 예측 가능성을 비롯해 방대한 고객 데이터 축적으로 경영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동영상 OTT 플랫폼 등이 이끌어가고 있는 콘텐츠 구독경제는 2022년 더 다양한 장르로 성장해나갈 것이다.



콘텐츠 시장의 지각변동



디지털 캐릭터

What do we see?:
2021년 가장 부각된 문화 트렌드 중 하나는 메타버스의 동풍과 관련된 디지털 캐릭터일 것이다. 이미 2021년 트렌드 예측에 상당한 비중으로 다뤄졌던 부캐와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이 트렌드는 가상현실 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2022년에는 새로운 이슈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Why is it?:
디지털 캐릭터가 부상하는 이유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① 실존적 모호성 - 실존적 모호성은 가상공간과 현실공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에 기인한다. <제페토>의 디지털 공간에서 움직이는 내 디지털 캐릭터는 <틱톡> 동영상에서 심하게 미화된 내 모습과 실존적 차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지만, 모니터 안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디지털 캐릭터를 진짜 그 사람으로 간주하고 더 나아가 디지털 공간을 실제 공간으로 간주하게 된다. 디지털 캐릭터를 디지털 공간에서 사용한다는 것은 아날로그적 제한을 극복한 새로운 실존의 탄생을 의미한다.

② 활동 영역의 확장성 - 디지털 캐릭터가 아날로그적 제한을 극복한다는 첫 번째 특성은 바로 디지털 캐릭터를 통해 활동 영역이 무한히 확장될 수 있다는 두 번째 특성과 연결된다. 사실 페이스북의 성공 비결은 인간관계의 지역적 또는 사회적 확장성에 있었다. 온라인 공간에서 자신을 소개하고, 멀리 떨어진 외국 사람과도 인사할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내 지인의 지인을 알 기회를 얻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 온라인에서의 인간관계 확장은 오프라인에서의 확장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③ 경제적 성과 - 디지털 캐릭터의 활동 영역 다양성을 전제로 실존적 모호성이 필요하다면, 활동 영역 다양성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경제적 성과라 할 수 있다. 최근 디지털 캐릭터가 활동하는 공간에서 본격적으로 경제적 성과가 창출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더 나아가서 디지털 캐릭터를 창조하는 목적 자체가 경제적 성과인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Where is it going?:
디지털 캐릭터의 대중화를 이끈 가상현실 기술은 우리에게 한 단계 더 뛰어넘는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을 현실에 소환하는 것이다. Mnet에서 2020년 12월 방영되었던 에서는 그룹 ‘거북이’의 터틀맨과 김현식을 홀로그램과 AI 음성합성을 통해 재현하여 거북이의 멤버인 지이와 금비, 그리고 작곡가 김형석과 함께 실제 공연하는 것과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이처럼 가상공간에서의 디지털 캐릭터는 지역적 또는 사회적 확장성을 넘어서 시간적 확장성까지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윤리적 이슈가 제기된다.

이미 어떤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는 공간에서 우리의 디지털 캐릭터가 활동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상공간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것은 우리의 현실적 감각을 마비시킬 수도 있다. 그리고 과거 또는 미래의 가상공간에 지나치게 몰입하게 된다면, 어차피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경제적 성과의 단꿀은 우리를 더 모호한 실존적 세계와 더 확장된 활동 영역으로 이끌 것이지만, 이에 따른 윤리적 부작용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함께 높아질 것이다.

숏폼 콘텐츠(short-form contents)

What do we see?:
틱톡이 유행시킨 15초 내외의 짧은 동영상 플랫폼은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고, 이제 문화 트렌드를 선도해나가고 있다. 숏폼 콘텐츠란 말 그대로 “짧은 분량의 영상 콘텐츠”를 뜻한다. 앞서 언급한 틱톡의 초 단위 짧은 영상뿐만 아니라, 길게는 10분 내외의 모바일 미디어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통틀어 ‘숏폼 콘텐츠’라고 부른다. 틱톡의 선풍적인 인기에 대적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은 ‘릴스(Reels)’라는 숏폼 콘텐츠 서비스를 론칭했고, 유튜브는 아예 ‘쇼츠(Shorts)’라는 이름의 플랫폼을 만들어 틱톡의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 댄스, 요리, 메이크업, 육아 등 숏폼 콘텐츠로 만들어지는 주제들은 다양하다. 간단하면서도 재미있는 동작을 반복하는 댄스 영상을 보면 나도 모르게 손을 움직이게 되고, 빠르게 요리가 완성되어가는 영상을 보다 보면 나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Where is it going?:
미국에서 16~55세 남녀 2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소비자는 기분전환과 휴식을 위해 숏폼 콘텐츠를 시청한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응답자의 83%가 앞으로도 지금보다 많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숏폼 콘텐츠를 시청할 것이라고 답했다. 숏폼 콘텐츠의 인기는 우리가 일상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변화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숏폼 콘텐츠 열풍은 짧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콘텐츠와 플랫폼 제작자들은 소비자가 숏폼 콘텐츠를 찾는 이유가 길이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듯하다. 소비자는 짧고 빠른 호흡과 단순함, 그리고 그에 더해 위트 넘치는 콘텐츠를 원한다.

트랜스 미디어(trans media)와 세계관

What do we see?:
최근 ‘세계관’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 정도로 알고 있었던 이 말이 영화에서도, K-pop에서도, 예능에서도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주로 말하는 ‘세계관’은 콘텐츠의 이야기를 형성하는 배경을 의미한다. 이야기의 시간적ㆍ공간적 배경에서부터 인물들의 생각과 행동을 설명해줄 사상적ㆍ역사적 배경을 총체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따라서 세계관은 콘텐츠의 핵심 요소로 캐릭터가 형성되고 서사의 흐름이 만들어지는 뼈대가 된다.

세계관이라는 개념이 지금처럼 흔하게 사용되기 전부터 이를 형성하는 데 많은 공을 들여온 분야가 있다면 바로 게임인데, 빈틈없이 짜인 세계관은 유저를 게임에 몰입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세계관은 음악 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 SM엔터테인먼트는 데뷔하는 아티스트들에게 세계관 개념을 적용하여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다른 그룹과 차별화하는 데 유능하다. 그룹 엑소(EXO)의 경우 멤버들이 초능력자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그룹명도 ‘태양계 밖에 존재하는 행성’이라는 뜻의 exoplanet에서 유래했다. 과거에는 한 그룹의 콘셉트 정도였던 이러한 설정이 점점 구체화되고 디테일해지면서 ‘세계관’이라는 개념으로 이해되기 시작했다. 세계관은 노래, 앨범, 뮤직비디오 등 그룹의 창작물 전반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확장된다.

세계관을 형성하는 방법으로 최근 많이 활용되는 방식이 바로 트랜스 미디어다. 트랜드 미디어란 ‘넘어서’, ‘지나서’, ‘다른 쪽으로’ 등의 뜻을 가지고 있는 트랜스(trans)와 미디어(media)의 합성어로 미디어 간의 경계를 넘어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다양한 미디어를 오가며 콘텐츠를 확장해나가는 방식이라는 측면에서 어쩌면 기존에 자주 언급되던 OSMU(one source multi use)와 유사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트랜스 미디어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면서도 각 이야기가 연속성을 가지고 연결되고, 무엇보다 매체 간 내용이 중복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OSMU의 경우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번 매체로 재가공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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