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3가지 새 이야기
가와카미 가즈토, 미카미 가쓰라, 가와시마 다카요시 지음 | 사람과나무사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83가지 새 이야기
가와카미 가즈토, 미카미 가쓰라, 가와시마 다카요시 지음
사람과나무사이 / 2020년 10월 / 200쪽 / 15,000원
1장_ 까마귀의 ‘잡동사니 수집’이 지구를 살린다?
비둘기가 목을 까닥거리듯 걷게 된 까닭 번화가나 공원 등에서 비둘기는 흔히 종종걸음으로 걸어다닌다. 그런 비둘기를 자세히 보면 목을 앞뒤로 분주하게 흔들며 걷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비둘기의 걸음걸이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여러분도 목을 앞뒤로 까닥거리며 걷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아니, 실제로 목을 앞뒤로 흔들며 걸어보자. 아무리 그렇게 걸어봐도 우리는 비둘기의 기분을 알 수 없다. 인간의 눈은 앞을 향해 있지만 비둘기의 눈은 옆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눈이 앞을 보고 걸으면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서서히 가까워진다. 하지만 눈이 옆을 향해 있으면 걸음에 따라 풍경이 앞에서 뒤로 흘러간다. 이렇게 움직이는 시야 속에서 먹이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비둘기는 목을 내밀며 걷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먼저 목을 앞으로 쭉 내민다. 그 상태에서 머리를 고정하고 몸통을 앞으로 당기면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목을 쭉 내밀면 한 걸음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시야는 목을 쭉 내미는 순간에만 움직인다. 다시 말해 몸을 중심으로 목을 흔드는 게 아니라 공간을 중심으로 머리를 고정하는 셈이다.
새의 시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면 달리는 자동차나 전철 창으로 바깥을 내다보자. 그대로 멍하니 바라보면 풍경은 그저 흘러간다. 그때 흘러가는 풍경에 맞추어 목을 좌우로 움직이면 시야에 풍경이 고정된다. 우리 눈에 들어오는 그 풍경이 비둘기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이다.
참새가 위험천만한 변압기를 둥지로 삼는 이유참새는 지붕, 창고, 차고의 틈새처럼 인가 곳곳의 틈바구니를 파고들어 둥지로 이용한다. 전봇대 주변에 둥지를 짓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전봇대 기둥 같은 구조물과 변압기 상자에 풀을 잔뜩 물어와 솜씨 좋게 둥지를 짓는다. 그런데 전봇대 기둥이나 그 위에 매달린 상자는 금속 재질이라 직사광선이 따갑게 내리쬐는 여름이 되면 몹시 뜨거워진다. 새끼를 키우는 환경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아 보이는데도 참새는 둥지로 변압기 틈을 선호한다. 깊이감이 있고 입구가 좁은 장소가 참새에게는 안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바닥에만 구멍이 뚫린 상자 모양 공간에 둥지를 만들어도 참새는 둥지 입구에서 날개를 파닥거리며 공중에서 정지 비행을 하며 위치를 조정해 둥지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알과 새끼를 노리는 큰부리까마귀를 비롯한 까마귀, 참매, 조롱이 등의 맹금류는 정지 비행을 할 수 없다. 맹금류처럼 덩치가 큰 새가 가지에 앉으면 부리를 쓰는 작업을 할 수 없어 부리를 들이밀 수도 없다. 또 부리가 큰 새가 작은 둥지 입구로 부리를 들이밀 수도 없다. 그래서 때때로 놀라울 만큼 작은 구멍으로 묘기를 부리듯 드나드는 참새를 볼 수 있다. 새는 깃털이 있어 덩치가 커 보이지만 몸통은 보기보다 아담하다.
참새는 왜 ‘모래 목욕’을 즐길까? 일본에서는 늘 같은 옷만 입는 단벌 신사를 ‘단벌 참새’라 부른다. 참새는 나들이옷이 한 벌뿐이지만 한 해에 한 번 털갈이를 해서 새 옷으로 갈아입고 매일 털을 고르며 단벌옷을 곱게 단장한다. 단벌 신사라도 청결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셈이다.
게다가 참새는 알아주는 목욕 애호가다. 연못, 개울, 작은 물웅덩이 등에 몸을 담그는 ‘물 목욕’을 즐기는 한편 ‘모래 목욕’도 좋아한다. 간혹 화분, 화단, 가로수 둥치의 모래와 흙에서 보조개처럼 얕게 파인 구덩이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참새가 ‘모래 목욕’을 즐기고 떠난 흔적이다. 구덩이에 온몸을 파묻고 날개를 파닥거리며 신나게 노는 참새들은 모래 목욕을 즐기는 목욕탕 손님이다.
무서운 속도로 나무를 쪼는 딱따구리는 뇌 손상이 두렵지 않을까? 숲에서 귀를 기울이면 실로폰처럼 일정하게 나무 건반을 두드리는 영롱한 음색이 들여온다. 바로 딱따구리가 북을 치듯 나무를 두드려대는 소리다. 전문 용어로 ‘드러밍(drumming)’이라고 한다. 일본에는 쇠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등이 사는데 이 친구들은 우는 대신 나무를 두드려 다른 개체와 소통한다.
딱따구리는 나무를 쪼아 구멍을 뚫고 나무 깊숙이 숨어 있는 곤충을 잡아먹는다. 딱따구리의 혀는 무척 길어 입속에 다 들어가지지 않는다. 평소에는 입속에서 목 옆으로 빠져나와 뒤통수에서 정수리로 두개골을 한 바퀴 빙 돈다. 혀의 끄트머리에는 점착성 있는 타액과 돌기가 있고 에일리언의 입에서 나오는 촉수처럼 혀가 뻗어 나와 벌레를 휘리릭 낚아챈다.
딱따구리는 1초에 스무 번 정도, 엄청난 속도로 나무를 쪼아 구멍을 뚫는다. 딱따구리가 나무를 뚫을 때의 충격은 교통사고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뇌진탕을 일으키지 않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기존 학계에서는 나무와 부리의 접촉 시간이 1000분의 1초로 짧아 충격이 작고, 뇌가 두개골에 딱 맞게 들어 있어 잘 흔들리지 않고, 두개골 일부가 스펀지 상태라 충격이 분산되며, 턱과 목의 울퉁불퉁한 근육이 충격을 흡수해 완화한다는 등으로 이유를 추정했다.
그런데 최근 딱따구리의 뇌도 충격을 받으면 손상을 입는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딱따구리의 뇌에는 타우 단백이라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 물질로 추정되는 물질이 다른 새보다 많이 축적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계속 나무를 쪼아대는 딱따구리는 뇌 손상 따위는 두려워하지 않는 ‘루키’ 같은 타고난 승부사인 모양이다.
‘개미’와 ‘연기’로 제 몸의 기생충을 제거하는 까마귀새들은 깔끔쟁이라 수시로 물이나 모래로 목욕을 한다. 자그마한 참새나 커다란 솔개도 어푸어푸 물장구를 치며 열심히 몸을 씻는다. 하늘에서 먹고 자며 오랜 시간을 보내는 칼새는 빠른 속도로 날며 수면을 미끄러지듯 비행하는 방식으로 목욕한다. 물이나 모래로 목욕을 하면 깃털 사이사이 물과 모래가 통과하면서 먼지와 벼룩, 이 등의 기생충이 제거된다.
검푸른 빛이 도는 흑발을 흔히 ‘까마귀처럼 검은 머리’라고 하는데, 실제로 까마귀의 깃털은 빛의 세기에 따라 푸른색이나 녹색, 혹은 보라색으로 보인다. 까마귀 역시 깃털 손질에 유난을 떤다. 그래서 물이나 모래뿐 아니라 개미를 이용한 ‘개미 목욕’을 즐기기도 한다. 까마귀는 개미굴 위에 오도카니 앉아 개미가 온몸을 타고 올라가게 내버려둔다. 때로는 개미를 입에 물고 깃털 구석구석을 문지르기도 한다. 개미가 공격하며 내뿜는 개미산 등의 화학물질을 이용해 기생충을 없애는 행동으로 여겨진다. 개미 목욕을 하던 까마귀가 가끔 움찔거리는 것은 개미산을 내뿜을 정도로 화가 난 개미에게 물리기 때문이다.
참고로 까마귀는 연기로 목욕할 때도 있다. 비가 그친 후 대중목욕탕 굴뚝 위에 걸터앉아 모락모락 나오는 연기를 쐬고 있는 까마귀를 볼 수 있다. 개미 목욕과 마찬가지로 기생충을 연기로 그을려 퇴치하려는 행동으로 추정되지만 아직은 수수께끼에 쌓인 부분이 더 많은 행동이다.
2장_ 참새는 왜 씨앗이 아닌 모래를 먹을까?
‘조류계의 드라큘라’ 큰부리까마귀 밤마다 시커먼 망토를 걸치고 나타나 사람의 피를 빠는 드라큘라 백작. 그런데 드라큘라 백작처럼 시커먼 모습으로 대낮에 당당히 생피를 빠는 녀석들이 있다. 바로 큰부리까마귀다. 큰부리까마귀는 잡식성인데 흡혈 행동을 하는 일부 개체가 있다. 홋카이도 도카치에서 젖소 젖의 혈관을 쪼아 피가 흐르게 만들어놓고 할짝할짝 피를 핥아 먹는 까마귀 무리가 발견된 적이 있다. 또 모리오카의 한 동물원에서 사육 중이던 사람의 등을 쪼아 상처를 내고 피를 빠는 까마귀들이 목격되기도 했다.
혈액은 영양소가 풍부한 완전 식품이다. 영양분을 몸 구석구석까지 운반하는 혈액은 은행으로 향하는 현금 수송 차량과 비슷하다. 드라큘라 백작도 모기와 비슷하게 생긴 곤충인 각다귀도 피의 효험에 눈을 뜬 지혜로운 자들이다. 큰부리까마귀는 동물의 털을 쥐어뜯어 둥지 재료로 쓰기도 하는데, 그때 우연히 스며 나온 피를 핥았다가 그 맛을 보고 흡혈을 시작했을 수 있다.
참고로 전 세계에는 큰부리까마귀 이외에 다섯 종류의 피를 빠는 새가 있다. 갈라파고스 제도에 서식하는 핀치와 두 종류의 흉내지빠귀류, 아프리카에 사는 두 종류의 소등쪼기새류다. 흡혈조라니 말만 들어도 무시무시하다. 그런데 흡혈조가 되려면 적당한 ‘연약함’을 갖추어야 한다. 애초에 강한 새라면 상대방의 고기까지 먹는 육식성 조류일 공산이 커서 흡혈처럼 귀찮은 일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 적절한 연약함과 상처를 입어도 쫓아내지 않는 다소 무심하고 둔감한 상대를 찾아내는 교활함이 흡혈조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해바라기씨에 끝없이 집착하는 방울새 해바라기는 한여름 햇빛을 듬뿍 받고 꽃을 피워 실팍하게 씨앗이 여문다. 영양가가 높은 해바라기 씨앗은 동물들에게 인기 있는 먹이다. 귀여운 햄스터도, 메이저 리그 야구 선수도, 물론 이 책의 주인공인 새들도 해바라기 씨앗을 즐겨 먹는다.
새 중에서 해바라기 씨앗에 가장 강한 집착을 보이는 새는 아마도 방울새가 아닐까. 해바라기 씨앗이 여물어 수확하기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해바라기밭을 오가는 방울새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방울새는 해바라기 씨앗을 먹을 때 꽃 위쪽부터 아래까지 깔끔하게 먹어 치운다. 해바라기 꽃이 완전히 고개를 숙여도 요령껏 끝까지 발라 먹는다. 참새나 멧비둘기는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숙달된 기술이다.
방울새는 씨앗을 물면 빙글빙글 수평으로 돌리며 껍질을 벗겨낸다. 방울새 부리는 가로와 새로 모두 두툼하고 둥그스름한 모양이지만 가장 자리는 뾰족하게 다듬어져 있다. 딱딱한 씨앗을 깨뜨려 먹을 때 필요한 힘과 섬세한 절단 능력을 골고루 갖춘 형태다. 프라모델 조립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틀에서 각 부분을 흠집 없이 떼어내려면 전용 니퍼를 사용해야 한다. 방울새 부리는 말하자면 프라모델 전용 니퍼와 비슷하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이 부리 덕분에 아담한 방울새에게 물리면 의외로 눈물깨나 쏟아야 한다.
작은 물고기를 미끼로 큰 물고기를 잡는 최고 낚시꾼 검은댕기해오라기 물가에 우두커니 서 있는 왜가리의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으로 예부터 일본 그림에 많이 등장했다. 왜가릿과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새는 대박로, 중백로, 쇠백로이며 그 밖에 해오기나 왜가리 등 회청색 왜가리류도 볼 수 있다.
이번 편의 주인공 검은댕기해오라기는 회청색 왜가리류의 일종으로, 여름에 일본 혼슈, 시코쿠, 규슈 지역에서 번식하고 겨울에는 규슈보다 남쪽 지방에서 겨울을 난다. 등에 조릿대 잎 문양 같은 깃털이 늘어서 있다. 무리를 잘 짓지 않고 바위 위에서 고고히 물고기를 바라보는 모습에서 고독을 즐기는 자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검은댕기해오라기의 특기는 낚시다. 작은 물고기나 곤충 등을 수면에 띄워 미끼를 보고 다가오는 물고기를 잡는다. 나뭇가지나 자기 깃털을 가짜 미끼로 사용하는 녀석도 있다. 이러한 지적 포식 행동은 한국, 일본 등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과 동남아시아에 사는 검은댕기해오라기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 습성이다.
도쿄 우에노공원의 연못 시노바즈노이케에 사는 쇠백로와 해오라기 등은 부리로 수면을 쪼아 곤충이 공중에서 떨어졌을 때처럼 파문을 만들어, 파문을 보고 다가오는 물고기를 낚아챈다. 미국에 사는 검은댕기해오라기는 날개를 돔 모양으로 펼쳐 그늘을 만든 후 그늘로 모여드는 물고기를 잡는다. 사냥감을 쫓지 않고 자신을 쫓게 만들어 잡는 왜가리 친구들의 사냥, 마치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는 연애 고수의 작업을 보는 듯하다.
능력 있는 매의 차이나는 클래스, 발톱으로 먹이 움켜쥐기 “음식 가지고 장난하면 못 써!” 발로 음식을 움켜잡고 먹으면 어머니에게 호되게 등짝을 얻어맞을 것이다. 그러나 매는 식사 예절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발로 먹이를 붙잡는다. 참매는 토끼를, 물수리는 물고기를, 솔개는 유부(애써 얻은 물건이나 소중한 것을 빼앗기는 상황을 일본에서는 “솔개에게 유부를 빼앗긴다”는 속담으로 말한다)를 움켜쥐고 날아오른다.
한편 까마귀와 갈매기는 발을 쓰지 않고 입으로 물고 날아간다. 까마귀와 갈매기는 발로 먹이를 붙잡고 나는 재주가 부족하다. 차이는 발톱에 있다. 매, 올빼미 등 발로 먹이를 잡는 새의 발톱은 호를 그리며 완만하게 굽어 있어 대상을 확실히 움켜잡을 수 있다.
새의 발톱은 종에 따라 모양이 다르다. 가지에 머무는 박새 발톱은 구부러져있어야 가지를 잡기 쉬우므로 완만한 곡선을 그린다. 수직으로 뻗은 나무줄기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는 딱따구리의 발톱은 갈고리 모양으로 굽어 있다. 한편 땅 위를 아장아장 걷는 새의 발톱은 똑바르다. 초원에 사는 종다리는 뒷발톱이 발가락과 같은 길이로 뻗어 있다. 발의 표면적을 넓혀 지상에서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발톱과 부리처럼 외부와 직접 접하는 부분은 대상에 맞추어 독자적으로 진화하기 쉽다. 일본 속담에 “능력 있는 매는 발톱을 감춘다”라는 말이 있는데, 실제로 매는 아무리 영리해도 발톱을 감추는 재주는 없다. 만약 발톱을 감추는 매를 만난다면 고양이를 잘못 본 게 아닌지 눈을 비비고 다시 살펴보자.
3장_ 휘파람새는 노래를 배울 스승이 필요하다는데?
육아를 수컷에게 맡기고 다른 수컷과 밀월을 즐기는 호사도요 암컷 봄부터 초여름까지 밤에 논에서 ‘코-코’ 하고 우는 소리가 들리면 호사도요일 수 있다. 깜깜해서 모습은 보이지 않아도 개구리 합창을 배경으로 큰 소리로 울며 구애한다. 호사도요는 암수 역할이 반대다. 암컷이 울며 수컷을 유혹해 알을 낳으면 수컷이 알을 품어 새끼를 기른다. 육아를 수컷에서 맡긴 암컷은 다른 수컷과 밀월을 즐겨 알을 낳은 후 다시 새끼를 맡기고 훌쩍 떠난다. 호사도요가 좋아하는 먹이는 곤충, 지렁이 등 작은 동물이다.
호사도요 암컷의 소리에는 비밀이 있다. 일반적인 새의 기관은 입에서 폐로 똑바로 이어져 있는 반면 호사도요의 기관은 호른처럼 목구멍에서 뱀처럼 휘감겨 있다. 새는 기관 깊숙한 곳에 있는 울음관(명관)으로 발성하는데, 호사도요는 연장된 기관 덕분에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다.
뉴기니에 사는 트럼펫극락조의 기관은 호사도요보다 울음관이 더 길어 전체 30센티미터인 몸집 안에 75센티미터 울음관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긴 기관은 가슴 위에서 다섯 번이나 똬리를 튼 형태를 취한다. 이 친구는 긴 기관에서 복장뼈를 진동시켜 폐와 기낭 등의 공간을 공명통으로 사용해 소리를 울려 퍼지게 만든다고 추정한다. 호른에 바이올린을 더한 나 홀로 오케스트라라고 할 수 있다.
큰 소리를 들으면 큰 몸집을 연상하게 된다. 즉 큰 몸을 흉내 내기 위해 큰 소리로 우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겁에 질린 포식자는 브레멘 음악대를 상상하며 꼬리를 내리며 물러나고 건강한 반려자를 찾는 이성은 매력을 느낀다. 초야에 묻혀 사는 시골 음악가가 알고 보니 연애 작전에서 심장을 저격하는 솜씨 좋은 저격수였던 셈이다.
휘파람새는 노래를 배울 스승이 필요하다는데? 휘파람새는 이름 그대로 휘파람 소리를 내며 우는 새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잔-잔’ 하고 휘파람 소리가 아닌 소리를 내며 울 때도 있지만, 이 소리는 휘파람 소리보다 수수하고 작아 휘파람새 하면 떠오르는 소리라기보다 평상시의 지저귐으로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