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돈을 말하다
저우신위에 지음 | 미디어숲
심리학이 돈을 말하다
저우신위에 지음
미디어숲 / 2021년 3월 / 384쪽 / 16,800원
1장 돈과 심리_ 돈에도 감정이 있다
돈에도 희로애락이 깃들어 있다2016년 곽언의 부모는 병에 걸린 빈곤 가정 아동들의 악성 종양을 치료할 수 있도록 곽언의 이름으로 4억 원이 넘는 돈을 기부했다. 곽언은 여섯 살 때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는데 이 돈은 곽언이 미국에 가 치료할 수 있도록 중국 각지에서 십시일반 기부해온 돈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병마는 곽언이 미국에 가 보기도 전에 생명을 앗아갔다. “이 돈만 보면 사랑스러운 내 딸이 떠올라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픕니다.”라고 말하며 힘들어하던 부모는 이 돈을 기부하기로 했다. 기부를 하고 나자 곽언에 대한 미련과 아픔에서 벗어나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가족의 사망 이후 받은 유산이나 보험금 등을 사용하지 않고 전액 기부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감정적 회계: 2009년 스탠퍼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인 조나단 르바브는 '감정적 회계(Emotional Accounting)' 라는 개념을 발표했다. 사람들은 돈에 긍정적인 것, 부정적인 것 등 서로 다른 감정이라는 일종의 해시태그를 건다. 긍정적 태그가 달린 돈은 소비를 통해 즐거움을 얻고 부정적 태그가 달린 돈은 가급적 남을 돕는 등 보다 실용적인 일에 쓴다. 앞서 소개한 곽언의 부모는 돈에 '슬픔'이라는 태그를 걸었다. 충분히 비싼 가방과 차, 신발, 시계 등 사치스러운 소비를 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지 못했던 것은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하지만 장학금과 같이 노력의 결실로 얻은 대가는 다르다. 그 돈에는 긍정적 태그가 붙고 그 돈을 사용함으로써 스스로를 자축하고 격려한다.
행복해지지 못할 바엔 쓰지 않는다: 르바브 교수는 대학생 648명을 모아 실험을 진행했다. 다음은 그 실험에서 제시된 두 가지 가정이다.
가정1. 삼촌이 졸업 축하선물로 200달러를 보내주었다.
가정2. 삼촌에게 졸업 축하선물로 200달러를 받았는데, 어머니로부터 삼촌이 아주 심한 병에 걸려 치료가 시급하다는 소식을 들었다.질문: 당신은 이 200달러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실험 결과 삼촌이 건강하다는 가정에서는 36퍼센트 참가자가 유흥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삼촌이 아프다는 가정에서는 유흥에 사용하지 않겠다는 비율이 66퍼센트로 증가했다. 그렇다면 아픈 삼촌이 준 200달러를 유흥에 사용하겠다고 답한 참가자들은 그중 얼마를 지출한다고 했을까? 먼저 긍정적 태그를 달았던 참가자들은 약 115.51달러를 사용하겠다고 답했다. 반대로 부정적 태그를 달았던 참가자들은 65.12달러만 사용하겠다고 답했다. 이렇듯 사람들은 아픈 사람이 준 돈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우리는 이 돈을 영원히 사용하지도 못한 채 썩혀 둘 수밖에 없을까?
부정적 태그가 달린 돈은 세탁하라: 해답은 돈을 세탁하는 것이다. 여기서 돈세탁은 소위 말하는 나쁜 의미가 아닌 '세탁', 즉 씻어 내는 것에 중점을 둔다. 도덕적으로 옳은 일이나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는 곳에 돈을 사용하는 것으로 그 돈에 깃든 슬픔, 자괴감, 초조함 같은 부정적 감정을 씻어 내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기부를 하거나 형편이 어려운 학생의 학비를 보태 줄 수 있다. 바로 이것이 돈을 세탁하는 행위다. 실제 생활에서 우리는 수도 없이 돈에 부정적, 긍정적 태그를 붙여서 분류하곤 한다. 긍정적 태그가 달린 돈은 기꺼이 즐거움을 누리기 위한 목적으로 소비된다.
1949년 11월 미국 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영광을 가져다준 퇴역군인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장병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사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많은 장병이 사망했으므로 보험금 또한 막대하리라 예측됐다. 정부는 실제로 약 28억 달러의 보험금과 수익금 일부를 당사자들에게 돌려줬다. 이 돈에는 '뿌듯함' 이라는 태그가 달렸다. 돈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주인공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돈이 사용되는 속도는 과연 빨랐을까 아니면 느렸을까?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보드킨(Bodkin) 교수는 뜻하지 않게 큰돈을 받은 퇴역군인 1,414명의 가정을 조사했고 그들은 모두 평상시 일해서 번 돈을 사용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이 돈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았다.
반면 부정적 태그가 달린 돈은 이처럼 쉽게 쓰지 못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독일은 이스라엘에 배상금을 물었고, 이는 전쟁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지급되었다. 이스라엘 주민의 약 4퍼센트가 독일로부터 평균 2,000세켈(이스라엘의 화폐 단위)을 받았다. 당시 이스라엘 한 가정당 평균 수입이 약 3,400세켈이었던 것을 감안했을 때, 그들이 받은 배상금은 적지 않은 액수였다. 하지만 조사 결과, 대부분은 그 돈을 전부 사용하지 못했고 어떤 경우엔 아예 손조차 대지 못했다.
돈은 무생물이므로 당연히 울거나 웃는 등 인간과 같은 감정 표현을 할 수 없다. 하지만 감정을 담는 그릇은 될 수 있다. 그 그릇에 담긴 감정이 소비 방식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슬픔'의 태그가 붙은 돈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반드시 우울해할 필요는 없다. 장미꽃을 선물한 사람의 손에는 향기로운 꽃내음이 남는다. 슬픔이 담긴 돈을 꺼내 슬픔을 겪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치유하는 데 사용해 보자. 그 돈은 이내 기쁨의 돈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2장 돈과 사회생활_ 돈을 알면 세상 돌아가는 원리가 보인다
나와 돈 사이의 심리적 거리무언가 선택을 해야 할 경우, 잘 모르는 타인을 위한 일이라면 좀 더 모험적이 된다고 한다. 그 이면에는 돈과의 심리적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가지 치료법이 있는 병이 있다고 상상해 보자. 첫 번째 치료법은 비교적 보수적인 방법으로,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완치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두 번째 치료법은 큰 후유증이 생기는 등 모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완치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여기서 질문이다.
· 만약 당신의 가족이 이 병을 앓고 있다면 당신은 어떤 치료법을 선택할 것인가?
· 만약 일면식이 없는 타인이 이 병을 앓고 있다면 당신은 어떤 치료법을 권할 것인가?
사람들은 과연 두 질문에 같은 답변을 할까?
타인을 위한 결정을 내릴 때 우리는 더 과감해진다: 1997년 시카고대학교 시(Hsee) 교수와 오하이오주립대학교의 웨버(Weber) 교수는 이 문제에 관해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의사들은 환자들에게 비교적 모험적인 방안을 제시했지만 자신이나 가족의 문제일 경우에는 보수적인 방안을 따랐다.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더 모험적이겠지' 라는 일반적인 편견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치료법은 비교적 보수적인 것을 선택하고, 타인을 위한 선택은 그 사람이 모험을 더 좋아하는 것으로 판단해 선택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기본예측오류(Fundamental Prediction Error)'라고 부른다.
이런 인식은 남을 위한 결정을 할 때도 똑같이 작용한다. 우리는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타인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다. 아픈 사람은 의사의 도움을 받고, 투자하는 사람은 투자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정부 관료가 정책을 수립할 때는 정책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이러한 결정에는 표준 답안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그래서 타인이 결정 내리는 것을 도와줄 때 우리는 그 사람이 만족할 만한 대답을 하려고 한다. 이러한 생각과 타인은 모험을 더 좋아할 것이라는 잠재적 인식이 결합해 최종 결정이 내려지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이 같은 메커니즘이 자신에게는 반대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내 돈이 아닌 것처럼 투자할 수 있는 근본적인 심리상태를 '하우스 머니 효과(Housc Money Effect)'라고 하는데 도박에서 딴 돈을 자신의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남의 돈이라고 느껴 그 돈을 다시 도박에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후의 게임에서는 미친 듯이 전보다 더 많은 돈을 거리낌 없이 건다.
현실적인 조언을 듣고 싶다면 그 사람과 친해져라: 왜 우리는 다른 사람을 위한 결정을 내릴 때 더 모험적이게 될까? 바로 돈과 심리적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자기를 위한 결정을 내릴 때는 돈과의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며 손실 위험이 더욱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느껴져 고통을 느낀다. 하지만 돈과의 거리가 멀어지면 손실 위험은 추상적이고 하나의 숫자에 불과한 것으로 느껴져 남을 대신해 걱정할 이유가 사라진다. 이것은 결코 사람의 본성이 냉혹해서 남의 위험을 방관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남은 나와 같은 두려움을 느낄 거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남이 모험을 얼마나 감수할지에 대한 예측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런 생각의 차이가 타인의 의사 결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투자 전문가는 더욱 위험성 있는 종목을 제시할 수 있고, 의사는 더욱 과격한 수술을 권할 수 있으며, 의류 매장 직원은 평범하지 않은 디자인의 옷을 추천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결정은 언제나 큰 손실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서 이런 위험도를 낮출 수 있을까? 그것은 그 사람과 친해지면 된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모험으로 인한 위험이 가져오는 공포와 걱정을 대신 느껴 더 도움이 되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 줄 것이다.
왜 구세군 모금함을 보고도 못 본 체하는 걸까구세군은 매년 크리스마스에 빨간 모금함을 들고 나와 모금 활동을 한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인다. 2009년 겨울,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제임스 안드레오니(James Andreoni)와 예일대학교 교수 한나 트래츠먼(Hannah Trachtman)은 구세군과 함께 진행한 실험을 통해 기부 회피 행위를 증명했다.
이 실험은 월요일에서부터 목요일에 걸쳐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보스턴의 한 쇼핑센터에서 진행됐다. 이곳에는 두 개의 큰 문이 있는데 고객들은 주차 후 이 두 문을 통해 쇼핑센터에 들어오게 되어있었다. 이 중 1호 문을 골라 모금 활동을 했다. 1호 문 앞에 선 구세군은 두 방식을 섞어 모금했다. 조용히 서 있다가 기부하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는 ‘소극적인 방식’, 그리고 종을 울리거나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요. 메리 크리스마스! 함께 어려운 이웃을 도웁시다!" 라며 큰소리로 기부를 격려하는 방식' 이었다. 그 결과 '소극적인 방식' 일 때는 매분 0.32명이 모금함에 돈을 넣었고, 매분 약 0.33달러가 모였다. 하지만 '큰소리 내는 방식'일 경우에는 기부하는 사람이 55퍼센트나 증가했다. 그리고 모금함의 돈도 69퍼센트 증가했다. '소극적인 방식'일 때(92분간 진행) 모인 돈은 평균 29.97달러였다. 이에 반해 '큰소리 내는 방식' 일 때에는 20.67달러가 더 모여 평균 50.6달러로 증가했다.
이런 상황만 보고 과연 '큰소리 내는 방식'이 더 좋다고 할 수 있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위 두 상황에서 구세군은 모두 1호 문에만 서 있었다. 따라서 주차를 하고 들어오는 고객들은 멀리서부터 눈에 띄는 빨간색 모금함을 볼 수 있었고 구세군 특유의 종소리 또한 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1호 문으로 들어갈지 혹은 2호 문으로 들어갈지를 선택할 수 있었다. 안드레오니 교수는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두 문을 통과하는 사람들의 수를 통계 냈다. 단, 한 사람이 들어올 때와 나올 때를 각각 한번으로 세었다. 구세군은 전체 실험의 절반을 ‘소극적인 방식’으로, 나머지 절반을 ‘소리 내는 방식’으로 모금 활동을 했다. ‘소극적인 방식’이었을 때 1호문으로 드나든 횟수는 총 2,563회였다. 하지만 '소리 내는 방식'일 때 그 횟수는 1,728회로 크게 줄어들었다. 결국 구세군의 모금을 격려하는 소리는 오히려 사람들이 모금을 피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에 추가로 진행된 보충 실험에서 안드레오니 교수는 사람들이 모금을 피하지 못하도록 두 문에 모두 구세군을 배치했다. 그 결과 '소극적인 방식'일 경우 1, 2호 문을 드나드는 횟수의 합은 4,682회였고, '소리 내는 방식'일 경우에는 4,084회로 감소했다. 그렇다면 그 600명의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 알고 보니 이곳에는 주차장에서 훨씬 멀리 떨어진 곳에 후문이 있었다. 사람들은 멀리서 모금 활동 중인 것을 보고 힘들게 돌아 들어가는 것을 감수해서라도 모금을 피하려고 한 것이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착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며 천성적으로 남을 돕고 싶어 한다. 따라서 상대가 나에게 돈을 빌리려고 할 때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돈을 바로 내주는 것도 무척 어렵게 생각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회피라는 방법을 써서 돈을 빌려주기 싫은 마음을 감춘다. 사람들은 기부금상자 앞에서 “싫어요”라는 말을 하기보다는 차라리 못 본 체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해 힘들게 돌아서 후문으로 쇼핑센터에 들어간 것이다.
3장 돈과 소비행위_ 합리적 소비일까, 함정에 빠진 걸까
왜 화장품은 제값 주고 사면서도 아깝지 않을까어떤 사람들은 시장에서 채소를 살 때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려고 흥정을 하지만, 명품 립스틱을 살 때는 제값을 다 주고 사면서도 아까워하지 않는다. 열심히 일해 번 돈은 차마 쓰지 못하면서도 도박으로 딴 돈은 곧바로 탕진한다. 이러한 현상은 돈이라고 다 같은 돈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 준다.
우리 마음속에 심리계좌가 있다.: 우리는 마음속 여러 계좌에 돈을 나누어 보관한다. 이 '심리계좌 (Mental Accounting)'라는 개념은 201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탈러 교수에 의해 1985년 처음 등장했다. 심리계좌라는 것은 쉽게 말해 돈을 분류하는 마음속 서랍이다. 사람들은 서로 다른 돈에 각기 다른 태그를 붙여 분류한다. 생활필수품에 사용되는 돈, 오락에 사용되는 돈, 인간관계에 사용되는 돈 등 서로 다른 종류로 분류된 서랍이 바로 심리계좌다. 다음 2가지 상황을 통해 심리계좌가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상황A: 현장 구매로 표를 사서 뮤지컬을 보려고 한다. 표 값은 만 원이다. 그런데 극장에 도착했을 때 만 원을 잃어버린 것을 알아챘다.상황B: 만 원을 주고 뮤지컬 표를 구매했다. 그리고 극장에 도착했을 때 표를 잃어버린 것을 알았다. 뮤지컬을 보기 위해 현장에서 재구매를 하려면 다시 만 원이 필요하다.
이 두 상황에서 나라면 과연 만 원을 내고 다시 표를 살지 생각해 보자. 1981년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츠키 두 경제학자가 이와 비슷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상황 A에서는 88퍼센트의 사람들이 표를 산다고 했다. 그리고 상황 B에서는 46퍼센트의 사람들이 표를 산다고 했다. 왜 똑같은 만 원이라는 손실을 두고 서로 다른 선택을 할까?
두 상황의 결과가 다른 이유는 바로 상황 A에서 잃어버린 만 원은 ‘현금 계좌’에 들어 있었고 뮤지컬 표를 구매하는 것에 쓰인 만 원은 ‘표 계좌’라는 각기 다른 계좌에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전자의 손실은 후자의 손실에 비해 영향력이 크지 않으므로 사람들은 현금을 사용해 다시 표를 구매하는 선택을 한다. 하지만 상황 B에서는 표 계좌에 이미 넣어두었던 만 원을 사용해 표를 구매했기 때문에 같은 계좌에 같은 돈을 또 넣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즉, 동일계좌에서 너무 많은 돈을 사용한다고 느낀 사람들은 대부분 표를 다시 사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다양한 심리계좌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심리계좌 안의 돈은 다른 것으로 대신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