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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시네마 천국

김용익 지음 | 스타북스


아빠와 함께 시네마 천국

김용익 지음

스타북스 / 2019년 11월 / 288쪽 / 15,000원



Chapter 1. 아버지의 역할




〈찰리와 초콜릿 공장〉 관심 속에서 자라는 아이


찰리네 가족은 비록 넉넉한 가정은 아니지만, 아빠와 엄마,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함께 윙카초콜릿 공장 옆 허름한 오두막집에서 오손도손 살고 있습니다. 윙카초콜릿은 달콤한 맛으로 유명하지만, 공장에 일하러 가는 근로자 없이 비밀스럽게 초콜릿을 만드는 회사로도 유명합니다. 회사의 주인 윙카 역시 그를 본 사람이 아무도 없을 정도로 베일에 가려진 인물입니다.

어느 날 윙카는 세계에서 팔리는 윙카초콜릿 속에 5개의 황금티켓을 숨기고, 그 티켓을 찾은 어린이들이 신비한 윙카초콜릿 공장을 견학하도록 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발표합니다. 즉시 전 세계에서 황금티켓을 찾기 위한 열풍이 벌어지고, 하나둘 티켓의 주인공들이 나타납니다. 찰리의 부모님 역시 아들의 생일을 맞아 윙카초콜렛을 선물로 준비하고 할아버지도 꼬깃꼬깃 숨겨둔 비상금을 털어 초콜릿을 선물하지만, 역시 황금티켓은 보이지 않습니다. 눈이 펑펑 내리던 어느 날 찰리는 눈길을 걷다가 한 장의 지폐를 발견하고 가게로 달려가 윙카초콜렛을 샀는데, 뜻밖에도 그 안에서 마지막 황금티켓을 발견하게 됩니다. 황금티켓을 얻은 찰리는 과연 윙카의 초콜릿 공장을 견학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도대체 윙카의 초콜릿 공장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요?

아빠의 생각: 만약 찰리의 부모와 조부모가 바쁘고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관심을 갖지 않고 방치했다면, 과연 찰리는 잘 자랄 수 있었을까요? 비록 찰리는 경제적으로 넉넉한 환경에서 자라지는 못했지만, 부모의 세심한 보살핌과 손자를 아끼는 조부모의 관심 속에서 성장한 행운아였습니다. 찰리는 그런 가족의 소중함을 알기에, 자신의 욕심보다 가족과 공동체를 먼저 생각할 줄 아는 멋진 소년으로 자란 것입니다. 그 출발점에는 바로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음을 주목해야 합니다.

TIP 삶과 죽음을 가른 관심의 힘: 미국의 정신과전문의인 르네 스피츠박사는 감옥에서 태어나거나 길거리에 버려진 아이들을 고아원에서 돌봤는데, 그곳의 시설은 매우 좋았습니다. 하지만 고아원 아이들은 일반 가정의 아이들에 비해 힘이 없고 잘 울지도 않았으며 쉽게 병들거나 사망하는 비율도 높았고, 특이하게도 머리를 계속 흔들어 대는 알 수 없는 행동을 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마라스무스병이라고 하는데, 마라스무스는 그리스어로 ‘특별한 일 없이 시들다’라는 뜻입니다.

어느 날 스피츠박사는 멕시코로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한 고아원을 방문하게 되는데, 그곳은 자신이 일하는 고아원에 비해 비위생적이고 음식도 변변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생기가 넘쳤고 이상 행동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설과 환경적인 면은 분명 자신이 일하는 고아원이 뛰어났지만, 아이들의 상황은 오히려 반대인 것에 호기심을 느낀 스피츠박사는, 한 달간 멕시코의 고아원을 지켜본 후 이런 차이점을 만든 이유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관심이었습니다. 멕시코 고아원에는 이웃 마을 여인들이 매일 찾아와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안아 주며 노래도 불러 주면서, 애정 어린 관심을 꾸준히 보여 줬던 것입니다. 미국으로 돌아온 스피츠박사는 자신이 근무하는 고아원에 보모를 더 확보해 아이들에게 관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도록 했고 신체 접촉 또한 늘렸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이전과 달리 아이들은 이상 행동을 거의 보이지 않았고 건강 상태도 상당히 개선되었습니다. 작은 관심의 차이가 아이들의 발달은 물론, 때로는 삶과 죽음을 나누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라이온 킹〉 어떤 아빠로 기억되고 싶나요?


초원의 왕인 사자 무파사에게 아들 심바가 태어나고, 무파사는 자신의 대를 잇게 될 심바가 너무 소중하고 사랑스럽습니다. 하지만 무파사의 동생 스카는 심바의 탄생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심바가 태어나면서 자신은 영원히 왕위에 오를 수 없는 처지가 됐기 때문입니다. 무파사는 심바가 성장하면서 앞으로 왕이 되면 다스릴 영토와 해야 할 임무에 대해 세심하게 가르칩니다. 그리고 심바에게 주의할 것 중 하나로 북쪽 경계선에 있는 코끼리 무덤에는 절대로 가지 말고, 특히 그곳에서 무리 지어 사는 하이에나를 조심하라고 당부합니다. 하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마음이 앞서는 심바는, 자신은 용맹한 사자이고 무파사의 뒤를 이어 초원의 왕이 될 거라는 자만심에 빠져 아빠의 충고를 흘려 듣습니다. 한편 왕이 되고 싶은 스카는 용감한 사자만이 코끼리 무덤에 갈 수 있다며 심바의 자존심을 부추기고, 결국 심바는 여자친구 날라와 함께 코끼리 무덤으로 향합니다. 심바와 날라가 으스스한 코끼리 무덤을 구경하고 있을 즈음, 스카와 함께 비밀 계획을 세운 하이에나 무리가 나타납니다. 이들을 본 심바와 날라는 사력을 다해 도망치지만 결국 막다른 곳에 다다르게 되고, 하이에나 무리는 어린 사자들의 목숨을 위협합니다. 과연 음모에 빠진 심바는 하이에나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될까요? 그렇다면 권력에 눈이 먼 사카가 형 무파사의 뒤를 이어 초원의 왕이 되는 걸까요?

아빠의 생각: 무파사는 자신의 시대가 가면 곧 아들 심바의 시대가 올 거라며 아들에게 삶의 균형을 잃지 않고 생명을 존중하며, 언젠가 왕도 죽게 되면 흙으로 돌아간다는 자연의 섭리를 가르칩니다. 그는 초원의 왕으로서 또한 한 명의 아버지로서 자식을 교육하는 일에 엄격하지만, 한편으론 심바에게 친근하고 애정이 가득한 모습을 결코 잃지 않습니다. 그런 아버지를 보며 자란 아이가 청소년이 되고 또한 성인이 되면, 과연 어떤 모습으로 아빠를 기억하게 될까요?

TIP: 조선 시대 한 가정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사랑했지만, 아들을 공개적으로 죽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영화 ‘사도’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사도 세자의 죽음에 대한 역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슬픈 가정사 속에서 심각하게 무너진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를 볼 수 있습니다. 영조는 사도세자에게 “네가 실수할 때마다 내가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아느냐?”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런 아버지에게 아들은 “내가 바란 것은 아버지의 따뜻한 눈길 한 번, 다정한 말 한 마디였습니다”라고 절규합니다. 과연 사도 세자는 아버지에게 특별하고 대단한 것을 바랬던 걸까요?

영화 속 무파사는 심바가 실수할 때 처벌하거나 혼내지 않고 먼저 합리적인 이유를 설명하고, 심바 스스로 자신을 조절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훈육합니다. 가정을 부양하기 위해 돈을 버는 것도 아빠로서 해야 할 중요한 일이지만, 자녀에게 친근하게 대하고 인격적인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마도 사도 세자가 아버지에게 바랐던 것은 무언가 대단한 것이 아니라, 무파사가 보여준 듬직하면서도 친근한 진짜 아버지의 모습이 아니었을까요?



Chapter 2. 에릭슨의 8단계 발달 이론




〈업〉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기회


영화 초반 약 10여분 동안 모험이라는 공통점으로 만나 소소하지만 예쁜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칼과 엘리 부부의 이야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하지만 한편으론 애잔한 눈물을 머금게 하는 한 편의 수채화 같습니다. 열정적인 탐험가 찰스 먼츠를 동경하는 소년 칼은 탐험가가 되고 싶은 소녀 엘리를 운명적으로 만나 결국 두 사람은 결혼하게 됩니다. 부부는 모험을 하고 싶은 열정이 있었지만, 현실은 평범한 일상의 연속입니다. 작은 집을 사서 수리해 신혼살림을 꾸리고, 언덕에 올라 구름을 보며 소풍을 즐기며, 아이를 키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아기를 가질 수 없는 현실에 절망합니다. 하지만 슬픈 마음을 추스르고 언젠가 남미 어딘가에 있는 파라다이스 폭포를 탐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큼직한 유리병에 작은 동전을 꼬박꼬박 모으며 모험의 꿈을 키워갑니다. 하지만 일상의 삶이 결코 만만치 않기에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여행 자금으로 모은 유리병을 깨뜨릴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칼과 엘리는 평범한 일상을 뛰어 넘어, 그토록 가고 싶은 남미의 파라다이스 폭포를 탐험할 수 있을까요?

아빠의 생각: 칼과 엘리 부부는 어린 시절 소원인 오지 탐험을 꿈꾸지만,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다 보니 어느새 하얀 머리의 노부부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루하루 주어진 삶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도 참 귀한 일이지만, 우리 주변의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도전하는 것도 결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스 신화에 시간과 기회를 관장하는 신 카이로스를 앞에서 마주치면 그의 풍성한 앞머리를 쉽게 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카이로스는 뒷머리가 없어서 한 번 우리를 지나치면 아무리 잡으려 해도 잡을 수 없고, 어깨는 물론 발꿈치에도 작은 날개가 있어서 더 빨리 날아가 버린다고 합니다. 그의 외모에 대한 설명으로도 카이로스가 왜 시간과 기회의 신인지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우리는 아직 카이로스의 앞머리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합니다. 80대가 되었을 때도 자녀와 친구처럼 지내며, 지혜로운 아버지이길 기대해 봅니다.

TIP: 에릭슨은 인생의 단계를 8개로 나누고 시기별로 주요한 과업으로 ‘①신뢰감 ②자율성 ③주도성 ④근면성 ⑤정체성 ⑥친근감 ⑦생산성 그리고 ⑧노년기의 자아 통합’을 강조합니다. 노년기 과업인 자아통합은 결코 노년기만 잘 산다고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앞선 과업들을 성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노년기에도 자신을 성찰하며 살아갈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귀한 인생의 열매입니다. 에릭슨은 인생 말년에 자아 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합니다.

반면 현재 자녀를 키우는 아빠들은 성인기의 생산성이라는 과업을 성취하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생산성이란 무엇일까요? 경제적인 능력, 배우자와 행복한 삶, 자녀를 잘 키우고 독립시키는 일, 가치 있고 명예로운 일을 하는 것, 인류와 후세에 대한 기여 같은 것들이 떠오릅니다. 반면 단순히 돈이 많거나 지위가 높다고 해서 생산성이 높은 삶이라고 할 수 없으며, 이러한 욕망만을 추구하다가 성인기와 노년기에 인생을 그르치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어떤 아빠들은 자녀가 공부만 잘 하고, 좋은 대학에 가서 괜찮은 직장을 얻어 돈 잘 벌고 출세하는 것을 목표로 경쟁적인 학습만 강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육은 신체적, 지적, 정서적, 사회적 발달이 균형을 이룬 전인 교육을 목표로 합니다. 바로 이러한 목표를 위해 노력할 때 에릭슨이 강조하는 노년기의 자아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지금 아빠들은 인생의 성인기라는 길고 먼 길의 초입에 있으며, 삶의 진정한 생산성을 성취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있습니다. 또한 우리 아이들 역시 인생의 초반부를 살고 있기에 앞으로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갖게 될 여지가 충분합니다. 그래서 먼저 아빠는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때로는 일상을 뛰어넘어 인생의 목표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한 아빠의 결단은 본인 뿐 아니라 가정과 자녀의 삶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아빠는 여전히 카이로스의 앞머리를 잡을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넉넉하고, 삶의 진정한 생산성과 자아 통합이라는 큰 선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바로 지금이 일상을 떨치고 변화하고 도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때입니다.



Chapter 3. 뇌 발달과 자녀 이해하기




〈도리를 찾아서〉 자녀의 눈높이에 맞추는 양육


단기 기억 상실증이 있는 도리는 니모의 아빠 말린과 함께 어린 니모를 찾는 대단한 모험 후, 고향으로 돌아와 친구들과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리는 자신이 무언가 잊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아무리 기억하려 해도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러던 도리가 가오리떼와 부딪혀 크게 다칠 뻔한 사고를 겪은 후, 자신이 잊고 있던 것은 바로 가족임을 깨닫게 됩니다. 도리는 어릴 적 부모님을 잃어버린 후 애타게 아빠와 엄마를 찾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이 부모를 찾는다는 것 자체를 잊고 살았습니다. 그녀가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이 부모님과 함께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아쿠아리움 근처 해안에 살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리는 마침내 부모님을 찾아 떠나게 됩니다. 말린도 이번 여행이 결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흔쾌히 아들 니모와 함께 모험에 동참합니다. 과연 도리는 멀고 먼 캘리포니아 해안의 아쿠아리움까지 무사히 찾아갈 수 있을까요? 만약 도리가 그곳에서 부모님을 만난다면, 그녀의 부모님은 잃어버린 딸을 여전히 기억하고 또한 그리워하고 계실까요?

아빠의 생각: 영화 속 도리의 부모님은 단기 기억 상실증에 걸린 딸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잃을지 몰라 항상 걱정합니다. 혹시라도 도리가 길을 잃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약속한 표시를 따라 집에 돌아올 수 있도록, 집 주변에 수많은 표시를 남기는 수고를 아끼지 않으며, 언젠가 딸이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도 버리지 않습니다. 자녀의 눈높이에 맞춘 부모의 배려 그리고 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그 사랑에 가슴이 먹먹해지며, 그것이 바로 부모의 눈높이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TIP 자녀의 눈높이에 맞춰 노는 아빠: 놀이를 중심으로 한 아버지교육 강연을 하다 보면, 아빠들이 자녀의 눈높이에 맞춰 반응적으로 대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감동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 놀이 실습 전에 놀이 이론과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구체적인 놀이도 실습한 후, 스스로 자녀와 창의적인 놀이를 해보도록 자유 놀이를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종이컵을 아빠와 아이에게 제공하고 놀아 보도록 하면, 모두 컵쌓기를 할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습니다.

나이가 어린 만 1~2세 아이들은 컵을 쌓는 것보다 의외로 흩어진 컵을 모으는 것에 더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어떤 아빠는 컵 모으는 것을 그만하고 컵을 쌓아 보자고 아이를 종용해 보지만, 여전히 아이는 컵모으기에 여념이 없고 결국 아빠와 따로 놀기도 합니다. 반면 어떤 아빠는 구석에 있는 컵 박스를 가져와 본격적으로 컵모으기를 시작합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박스 한가득 컵을 모으고, 아빠가 머리 위에 박스를 올리면 아이는 농구처럼 컵을 머리 위 박스에 넣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수북하게 모인 컵을 손으로 저 멀리 던지기도 하고, 발로 차기도 하면서 새로운 놀이를 창의적으로 만들어 즐깁니다. 반면에 초등학교 2~3학년 아이들은 제법 웅장한 모양으로 컵을 쌓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컵쌓기를 하다 보면 꼭 실수를 하게 되는데, 높이 쌓은 탑이 우르르 무너지는 순간 실수한 아이의 얼굴이 굳어지고 아빠의 눈치를 살피기도 합니다. 이런 긴장된 순간에 반응적인 아빠는 털털하게 웃으며 실수해도 괜찮다며 아이를 격려하고 컵쌓기를 이어가거나, 오히려 무너지고 남은 탑을 시원하게 부수는 것이 좋겠다며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함께 즐기기도 합니다.

1~2살 아이에게 무조건 컵쌓기를 강요하거나 또한 조금 더 나이든 아이에게 쌓던 탑이 무너졌다고 구구절절 실수를 지적하거나 짜증을 내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자녀의 생각과 행동에 유연하게 반응하고, 아이가 실수를 하더라도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방법으로 재미를 찾고 자녀를 격려할 수 있는 아빠의 태도입니다. 꼭 놀이가 아니더라도 이러한 아빠의 태도는 생활 속에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인사이드 아웃〉 아이의 뇌는 이렇게 생겼다!


열한 살 라일리는 눈이 많이 내리는 미네소타에 살면서 하키를 좋아하는 명랑 소녀입니다. 라일리의 마음 속에는 감정제어본부가 있고 그 안에 기쁨이, 슬픔이, 까칠이, 버럭이 그리고 소심이가 함께 살면서 라일리의 감정을 통제하는데, 평상시는 기쁨이가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라일리는 성장하면서 다양한 일들을 경험했고, 그런 기억들이 모여 핵심 기억이 만들어집니다. 핵심 기억은 여러 가지로 분류되는데, 라일리가 좋아하는 하키섬, 엉뚱하고 우스운 기억들이 모인 엉뚱섬, 친구들과 즐겁게 놀고 우정이 쌓인 우정섬, 가족들의 사랑으로 만들어진 가족섬이 결합되어 라일리의 인격이 만들어집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행복하게 지내던 라일리는 아빠의 이직으로 인해 낯선 샌프란시스코로 이사하게 됩니다. 자연과 어우러진 넓은 집에서 맘껏 하키를 즐길 수 있는 미네소타와 달리, 샌프란시스코라는 복잡한 대도시의 허름한 집에서 살게 된 라일리는 만감이 교차합니다. 이런 복잡한 라일리의 감정을 떨쳐 내기 위해 감정제어본부에 있는 기쁨이는 사력을 다하고, 그런 노력이 라일리의 행동에 긍정적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라일리가 새로 전학 간 학교에 출석한 첫날 친구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던 중 기쁨이와 슬픔이의 다툼이 벌어지고, 결국 두 감정이 감정제어본부를 벗어나 장기기억저장소로 날아가 버리는 엄청난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제 본부에는 기쁨이와 슬픔이는 없고 까칠이, 버럭이, 소심이만 남아 라일리의 마음을 통제합니다. 과연 이 세 가지 감정은 라일리의 마음을 잘 통제해서 새로운 환경에 무난히 적응하게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장기기억저장소로 날아가 버린 기쁨이와 슬픔이는 다시 감정제어본부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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