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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 중산층 사회

조귀동 지음 | 생각의힘


세습 중산층 사회

조귀동 지음

생각의힘 / 2020년 1월 / 311쪽 / 17,000원



프롤로그 - 세습 중산층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0과 90의 사회

오늘날 20대 문제의 핵심은 ‘1등 시민’인 중상위층과 나머지 ‘2등 시민’ 간의 격차가 더는 메울 수 없는 초(超)격차가 되었다는 데 있다. 이 초격차는 단순히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는 것만이 아니라, 인적자본의 세습을 통해 확대ㆍ유지된다. 그리하여 1등 시민과 2등 시민이 갖는 격차는 노동시장에서 소득ㆍ직종ㆍ직업적 안정성의 격차로 나타난다. 흔히 이 격차는 능력의 격차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출산 계층의 격차라는 사실을 ‘나머지’ 계층에 속한 오늘날의 20대는 삶의 단계마다 피부로 깨친다.

2019년 가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 20대의 핵심 문제가 계층 또는 계급의 재생산이라는 사실을 확인해주었다. 또 20대 내부의 격차가 이전 세대의 그것보다 훨씬 크고 다차원적임을 보여주었다. 참고로 대기업ㆍ공공부문 정규직의 기회를 얻는 이들은 연간 7만2,000명쯤 되며, 이는 동갑내기들 중 10퍼센트 정도로 추산된다. 따라서 오늘날 20대가 경험하는 불평등은 1퍼센트와 99퍼센트의 격차가 아니라 10퍼센트와 90퍼센트의 격차에 기인한다. 그리고 그 격차는 단순히 임금의 격차가 아니라 생애주기 전반의 격차다.

20대가 경험하는 다중의 불평등

20대 집단 내부의 격차는 ‘능력’의 격차로 포장된 ‘결과’의 격차이면서, 동시에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계층’의 격차다. 결국 20대의 격차는 부모 세대인 50대의 격차가 그대로 세습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오늘날 50대인 60년대생(1960~1969년생)이 한국 사회에서 학력, 소득, 직업, 자산, 사회적 네트워크 등 다중격차를 처음으로 만들어낸 세대이기 때문이다. 결국 오늘날 20대가 경험하는 불평등은 ‘세습 중산층’과 나머지 사람들의 격차에 가깝다. “부의 위계에 따라 구조화되어 있던 사회가 거의 전적으로 노동과 인적자본의 위계에 따라 구조화된 사회로 바뀌었다”는 토마 피케티의 지적은 구미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문제는 노동시장



한 번 외부자는 영원한 외부자

세습 중산층과 나머지 사람들 간의 메울 수 없는 격차가 발생한 핵심 원인은 노동시장에 있다. 한국 사회에서 노동시장은 대기업 정규직이나 공무원 같은 ‘내부자’와 중소기업 재직자나 기타 비정규직의 ‘외부자’로 구성된다. ‘인싸(인사이더의 줄임말)’들이 끼리끼리 모여 형성되는 노동시장을 ‘1차 노동시장’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에 속한 일자리는 급여가 높고 근속 연수가 길며 연공서열제가 강하고 경우에 따라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는다. 반면 나머지 ‘아싸(아웃사이더의 줄임말)’들의 노동시장을 ‘2차 노동시장’으로 묶는데, 이 일자리들은 낮은 급여에 연공서열제 등이 거의 없고 근속연수가 짧으며(따라서 숙련 형성도 어렵다), 노동조합의 보호는커녕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일자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야 한다. 그런데 대학에서 한 번 ‘아싸’가 되면 ‘인싸’가 되기 어렵듯이, 노동시장에서도 한 번 외부자가 되면 내부자로 승급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1차 노동시장에서는 연공서열제 등으로 내부자의 인건비 부담이 높아도 이들을 정리해고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기업이나 공공기관은 중소기업 재직자를 경력직으로 뽑느니, 차라리 상대적으로 초임이 저렴한 젊은 신입 직원을 채용한다. 한국 노동시장의 특징으로 거론되는 이중노동시장 또는 분절노동시장이 바로 이것이다. 국내 학자들은 이와 같은 이중 구조가 있다는 데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한다. 다만 그 원인이 내부자 보호 경향이 짙은 경직적 노동시장 때문인지, 아니면 기업이 생산 조직을 유연하게 바꾸면서 비정규직 채용을 늘려 내부자-외부자 차별을 조장하기 때문인지 등등으로 이견이 있는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는 노동시장에 진입할 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내부자가 되느냐, 외부자가 되느냐의 기로에 서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급학교(특히 대학) 진학과 첫 일자리 취업은 노동시장 진입 과정으로 한데 묶어볼 수 있다. 김영철 서강대 교수는 이에 대해 ‘이중선별’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국내 노동시장에서의 선별(또는 선택)이 대학 입학 단계에서의 1차적 선별과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의 2차적 선별로 구성”되어 있다는 의미다.

첫 번째 관문은 명문대 진학

노동시장의 ‘내부자’ 또는 ‘성 안 사람’이 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이른바 ‘명문대’라 불리는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일이다. 명문대에 진학하지 못하면 번듯한 일자리에 취업하는 경로가 대단히 좁아지기 때문이다. 지방 거점 국립대 공대에서는 4년간 줄곧 높은 학점을 받아 대기업에 입사하거나, 7급 또는 9급 공무원 시험에 목숨을 걸거나, 아니면 공기업에서 균형선발 등의 명목으로 제공하는 좁은 문을 뚫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이중선별 과정의 1단계가 사실상 가장 중요한 셈이다.

20대 대졸자의 임금과 취업률을 분석한 여러 연구들은 10여개 명문대 졸업자와 나머지 대학 졸업자 간의 임금이 크게 차이난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참고로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간한 2014년 보고서에 의하면, 상위 10개 대학 졸업자의 평균 급여는 월 269만 5,000원이었는데, 수도권 대학은 월 208만 2,000원, 지방 대학은 월 196만 7,000원, 졸업 후 2년 정도 경력을 더 쌓은 전문대학 졸업자의 급여는 월 202만 원이었다. 상위 10개 대학을 제외하면 서울 및 지방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의 월 급여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시사하는 셈이다. 여기서 10개 대학은 2013년 《중앙일보》 대학 평가 순위에 따라 선정되었는데, 포스텍(포항공대), 카이스트, 성균관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서강대, 중앙대, 경희대였다. 흔히 이야기되는 서울 안 명문대에 카이스트와 포항공대를 더한 셈이다.

한편 명문 대학 내부에서도 ‘학벌 위계’에 따른 졸업생의 임금 차이가 존재했는데, 2010년 9월 임금을 분석한 조윤서 씨의 논문에 의하면, 상위 1~6위 대학 졸업자는 월 274만 2,000원, 7~12위 대학 졸업자는 월 237만 5,000원, 13~32위 졸업자는 216만 8,000원을 각각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학벌에 따른 임금 프리미엄은 최상위권 명문대로 갈수록 그 격차가 더 커졌다.

좁아진 중산층 진입의 문



달라진 취업시장

2011년 11월, 주요 대기업의 고참 과장급 인사 담당 직원들을 만나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때 국내 최대 전자업체 인사 담당자들은 한결같이 “이제 인사, 재무, 영업 등의 사무직 채용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나마 이들이 채용 의사를 가진 직군은 한창 확장 중인 해외 판매망에 투입할 마케팅 인력이었다. 전통적인 내수 산업도 일반적인 사무직 인력에 대해서는 ‘새로 뽑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8년 전의 인터뷰 경험을 꺼낸 이유는, 당시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의 발언대로 2010년 이후 대졸 신규 취업자들의 노동시장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번듯한 일자리’에 속한 대기업 일자리 중 일반적인 사무직군 일자리가 가파르게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문송(문과라서 죄송하다는 의미의 신조어)’의 시대가 펼쳐진 것이다. 거기에 대기업이 채용하는 화이트칼라 인력의 면면을 보면 ‘그럭저럭 괜찮은 대학을 나온 흙수저 남성’이 가차 없이 밀려나는 대신 ‘서울 명문대를 나오고 외국어에 능통한 중상위층 여성’은 이전보다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처럼 1차 노동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집중적으로 피해를 받는 집단과 상대적으로 이전보다 몫이 늘거나 최소한 유지되는 집단이 갈리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20대의 노동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사정이 악화된 정도가 계층별, 성별, 대학 전공별로 다르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가려진 20대 - 지방과 고졸



“공부 잘하면 치인트, 못하면 복학왕”

네이버에 연재 중인 웹툰 <복학왕>은 지방 소재 대학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묘사한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작가의 필명(기안84)을 딴 기안대는 소위 ‘지잡대(지방대를 비하하는 표현)’로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배경이 되는 1~4회를 중심으로 그 현실적인 모습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날마다 벌어지는 술자리, 학점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는 채로 게임에만 열중하는 고학년 학생들, ‘마케팅’의 영어 철자를 틀릴 정도로 실력 없는 교수, 모교로 짜장면 배달을 온 대선배와 그를 맞으며 신입생들을 상대로 군기를 잡는 고학년생의 우스꽝스러운 모습 등이 그것이다.

<복학왕>이라는 작품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방식은 결국 주인공의 하류 인생이 공부를 못해 지잡대에 간 결과라는 인식에 가깝다. 주인공은 남자 얼짱 경연 대회, 인터넷 의류 쇼핑몰 등으로 성공을 노리지만 실패하고 결국 밀린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김치 공장 생산직으로 취직한다. 이러한 이야기 전개는 실패한 20대 남성을 주인공으로 한 피카레스크 소설(악당소설)이라 부를 만하다. 그는 자기계발에 몰두하는 다른 20대와는 동떨어진 삶을 살아감으로써, 점점 나락으로 떨어진다.

‘지방대생과 고졸자’라는 주변부

지방대 출신과 고졸 이하는 오늘날 청년 담론에서 거론되지 않는 존재들이다. 이들이 거론되지 않는 이유는 앞서 <복학왕>에 대한 반응에서 잘 드러난다. 그들은 ‘공부를 못해서’ 좋은 대학에 가지 못했고, 따라서 노동시장에서 갖는 열등한 지위는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건 ‘품성’이 나쁘고 ‘노력’이 부족한 결과다. 이러한 사고에 대항하는 담론은 ‘간판만 보고 뽑는 세태 때문에 능력 있는 지방대생들이 차별받고 있다’ 정도가 전부다.

지방대 내부의 사람들은 지방대생이 20대 청년들의 치열한 공부 경쟁에서 이탈하는 이유를 두고, 그들이 ‘예정된 패배’를 맞이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양승훈 경남대 교수는 그들에 대해 “공무원 시험도 도전은 해보지만 집중력 있게 돌파하기는 어렵다. 토익을 치르라고 권해도 해봐야 안 된다는 생각에 고득점을 올릴 만큼 집중하지 못한다. 결국 지인을 통해 지역 사회에서 구할 수 있는 열악한 일자리를 찾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들의 행동은 원인이면서 동시에 패배의 경험에서 체득한 습속의 결과인 셈이다. 그런데 지방대와 고졸 청년을 마냥 없는 사람처럼 취급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의 숫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현재 만 20~24세 가운데 절반(50.3퍼센트)은 서울ㆍ인천ㆍ경기 바깥의 ‘지방’에 산다.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주하는 인구 때문에 숫자가 줄긴 하지만, 만 25~29세에서도 ‘지방’ 거주 비율은 45.6퍼센트에 이른다.

한편 고교 졸업생 가운데 대학교 진학이나 취업을 하지 않고 ‘무직자 및 미상’으로 파악되는 인원은 2011년 졸업자(1992년생, 2019년 현재 27세) 중 13만 6,000명까지 늘었고, 이후 12만~13만 명대를 유지한다. 2011년 졸업자 이후 이들의 비중은 전체 고교 졸업자의 20퍼센트에 이른다. 즉, 현재 20대 5명 중 1명 정도가 진학도 취업도 하지 못한 채 노동시장 주변부에 위치하면서 불안정 노동과 니트족(직장에 다니지도 않고 교육을 받지도 않는 이들) 사이에 있는 것이다.

지방대생과 고졸자들은 20대 집단 내에서 ‘주변부’를 형성한다. 서울 소재 명문대라는 ‘중심부’, 서울과 수도권의 4년제 및 지방 거점 국립대라는 ‘반주변부’에 밀려 사회로부터 소외된 변방이다. 그리고 지방의 20대가 지리적인 주변부에 그치지 않고 졸업을 전후해 사회 계층의 위계에서 주변부가 된다면, 일반계 고졸 20대는 ‘대학도 가지 못한’ 실패자로 간주되며 투명인간과 같은 취급을 받는다.

근로빈곤 상태에 놓인 청년들

지방대생과 고졸자는 근로빈곤층(일은 하지만 소득이 워낙 낮아 가난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의 주공급원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의 의뢰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만 19~34세의 청년 근로빈곤층 비율은 2009년 4.9퍼센트에서 2013년 5.9퍼센트로 소폭 높아졌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바로 위 연령대(만 35~55세)인 중장년층의 근로빈곤층 비율은 8.4퍼센트에서 7.7퍼센트로 낮아졌다. 상대적으로 청년층의 빈곤 문제만 더 악화된 것이다. 보고서는 “청년 세대의 경우 소득과 노동시장 조건이 개선되는 모습이 오랜 기간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일종의 ‘빈곤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서술했다.

세습 중산층의 등장



20대의 불평등은 30대와 어떻게 다른가

20대 노동시장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고소득과 안정된 지위를 보장하는 ‘번듯한 일자리’는 점점 줄어드는 반면,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은 더욱더 많아졌다. 그리고 ‘10퍼센트의 울타리’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출입증이 필요한데, 서울의 명문대, 의치대, 소수의 지방 소재 공대에 입학하지 않으면 월 300만 원 이상의 일자리를 갖기가 과거보다 훨씬 어렵다. 문제는 90년대생에게 이 ‘좋은 대학’이라는 지위가 이전보다 훨씬 불평등하게 분배된다는 점이다. 그 지위를 얻느냐 마느냐는 부모의 경제력뿐만 아니라, 사회적 지위(또는 직업)와 학력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경제적 불평등을 넘어서서 사회적, 문화적 불평등까지 결합된 ‘복합적인 불평등’이 오늘날 20대가 경험하는 불평등의 실체인 것이다.

56년생 최순실의 자녀 vs. 65년생 조국의 자녀

오늘날 20대가 맞닥뜨린 불평등이 이전과는 다른 주된 이유는 이들의 부모 세대(50대-60년대생)에서 이전 세대(60대-50년대생)보다 훨씬 더 긴밀하게 경제자본, 인적자본, 사회자본의 결합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60년대생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대졸 화이트칼라 또는 대졸 중산층이 만들어진 세대다. 이 세대에서부터 학력, 직업에서 오는 사회적 지위, 경제적 성과의 연관 관계가 중요해지고, ‘울타리 안’과 ‘울타리 밖’의 경계가 명확해졌다. 경제 구조가 고도화되면서 전문 지식을 활용한 직업을 얻거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에서 일하는 집단이 대거 생겨났다. 그리고 노동소득을 통해 중상위층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해당 직종에 종사해야만 했다. 또 학교와 직장이라는 ‘조직체’에서 만난 이들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면서, 소득-학력-네트워크가 밀접하게 맞물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 세대의 다중격차가 이들의 자녀 세대에서부터 그대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30대가 직면한 불평등은 1956년생 최순실의 자녀가 그 비교 대상이었다. 그런데 20대가 직면한 불평등은 1965년생 조국의 자녀가 그 비교 대상이다. 최순실이 아버지가 물려준 재산으로 서울 강남에 빌딩을 가진 ‘못 배운 졸부’라면, 조국은 부산의 향토 건설업체 집안의 장남으로 서울대 법대 학력과 서울대 교수, 80년대 운동권 인맥 등 인적자본과 사회자본을 두루 가진 ‘깨우친 중상위층’이다.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2017년 발표한 논문에서 “경제자본, 인적자본, 사회자본이 상당히 동조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부유층 부모의 경제자본이 자녀의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와 연결되고 있으며, 경제자본과 인적자본을 활용한 사회적 연결망 획득이 또다시 경제자본의 축적에 유리한 영향을 주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사회 계급 간에 일종의 다중격차가 발생하면서 사회 이동성을 가로막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한국에서 90년대생들은 전문직이나 대기업 일자리를 가진 부모가 확보한 경제력과 사회적 네트워크, 문화자본을 바탕으로 명문대 졸업장과 괜찮은 일자리를 독식하는 ‘세습 중산층의 자녀 세대’를 처음으로 경험하는 집단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오늘날 20대가 경험하는 불평등이 이전 세대가 경험한 불평등과 질적으로 다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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