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고등교육
조지프 E. 아운 지음 | 에코리브르
AI 시대의 고등교육
조지프 E. 아운 지음
에코리브르 / 2019년 5월 / 248쪽 / 15,000원
로봇이 열어가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
2015년 채프먼 대학은 미국 국민이 느끼는 두려움의 순위를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테러리즘이나 핵전쟁 같은 ‘인재(人災)’가 그 목록의 상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니라 테크놀로지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이것은 범죄, 지진, 공식적인 자리에서 말하기보다 훨씬 더 큰 공포를 자아내고 있었다. 그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은 직장에서 로봇이 사람을 대체할 거라는 두려움을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7퍼센트나 더 높게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로봇이 진짜로 당신을 대체한다 하더라도 그리 기겁할 일은 아니다. 기계가 부싯돌을 손톱보다 더 얇게 깎을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이래 기계는 지금껏 끊임없이 인간 노동을 대체해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21세기에 일의 진화가 20세기, 19세기 혹은 기원전 10세기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데 있다.
교육적 해법
과거에는 교육이 자동화로 인한 대체를 피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타개책이었다. 일자리를 잃은 베 짜는 사람은 기계 조작하는 법을 배우고, 쫓겨난 방직공은 공학이나 관리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저숙련직이 사라지면서 경제가 더욱 복잡해지고 그러한 경제를 작동시키는 일도 한층 까다로워졌으므로 이렇듯 위로 열린 길을 밟아나가는 것이 항상 가능했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기술 세트는 누구보다 많은 급료를 보장했다. 이러한 역할은 똑똑한 기계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종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테크놀로지가 폭발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교육에 대한 의존도는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대학은 이처럼 증가하는 학습 욕구를 충족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이전 세대에는 한 사람이 학사 학위를 취득하는 데 자신의 생애에서 4년만 투자하면 순탄하게 안정적인 중산층의 삶을 누리는 게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 더는 그렇지 않다. 자동화와 세계화 그리고 구할 수 있는 직업의 복잡성 증가 같은 압박 요소로 인해 대학 졸업자의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리고 대졸 노동자들이 자기가 갖춘 자격에 미치지 못하는 일자리를 얻을 경우, 그들은 그보다 덜 교육받은 이들에게 하방 압력을 가함으로써 임금을 더욱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편 오늘날 시장에서 최고의 가치를 지닌 노동자는 고급 학위를 소지한 이들이다. 특히 생물정보학이나 사이버 보안 같은 고도로 기술적인 분야에서 똑똑한 기계와 더불어 일하는 자질을 갖춘 이들이 그렇다. 이러한 사실을 간파한 사람들이 보인 반응은 수업에 등록하는 것이었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에서는 포박과정(postbaccalaureate, 학부와 대학원을 이어주는 과정으로, 관련 분야의 전문 지식을 쌓도록 해줌)에 등록한 이들의 수가 36퍼센트나 불어났다.
하지만 기계가 숙련 노동을 수행하는 데에서 전보다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에 따라 많은 이들이 직업을 잠식해가는 로봇보다 한발 앞선 상태로 남아 있고자 애쓰게 되었는데, 그들은 교육의 방향이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계속 재훈련 받도록 해주는 평생 학습 쪽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코딩 부트 캠프는 대학 졸업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려왔는데, 2014년에만 캠프 등록자 수가 138퍼센트나 급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경망이 스스로 프로그램화할 수 있게 될 날은 자율 주행차가 우버 운전자를 ‘임시직 경제’에서 내쫓게 될 날만큼이나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우버 운전자들과 마찬가지로 다른 수많은 노동자도 혼란스러운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당분간은 평생 학습이 회복력 있고 장기적이고 보수가 넉넉한 이력을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다. 하지만 평생 학습의 내용이며 형태는 과거에 우리가 생각한 것과는 영판 다를 것이다.
다르게 생각하기
선조들이 철로를 따라 석탄을 나르는 데서 증기 기관차와 겨룰 수 없었듯이 우리 역시 생각하는 기계(thinking machine)와 지적 역량이며 계산 능력을 다투기는 어렵다. 1996년 가리 카스파로프는 체스에 도전한 IBM 슈퍼컴퓨터 디프 블루에 끝내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때 이후 20년 동안 기계는 눈부신 속도로 역량을 키워왔다. 그러니만큼 요즘 시대에 가장 유용한 교육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체스의 움직임을 계산할 것이지, 혹은 은유적으로 말하자면 어떻게 석탄을 나를 것인지 알려주는 게 아니다. 사람들에게 기계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계의 네트워크로는 흉내 낼 수 없는 방식으로 사고하게끔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그저 단순히 현재 고용주들 사이에서 유행인 내용을 교육하는 데 그쳐서도 곤란하다. 고등교육의 가장 주된 목적 중에는 늘 정보나 지식의 전달이라는 항목이 들어 있지만, 똑똑한 기계는 그런 단순한 정보나 지식의 유용성을 순식간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정보는 이제 즉각적으로 이용할 수 있고 도처에 흔하며 게다가 무료이기까지 하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사람들이 일평생 배움을 이어감으로써 기계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쯤 되면 자연스레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인간이 독보적으로 잘하는 일이란 무엇인가?
지금까지 인간은 상상하는 능력과 창의적인 능력을 개발해왔다. 다른 동물들도 머리를 써서 문제를 해결하기는 한다. 하지만 오직 인간만이 허구적인 이야기를 지어내고,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고, 인지한 현실을 설명하는 논리 정연한 이론을 정립할 수 있다. 그리고 오직 인간만이 달을 바라보고 여신을 숭배할 수 있으며, 달을 딛고 서서 우리는 온 인류를 위해 커다란 도약을 이루어냈노라고 선언할 수 있다. 정신적 유연성과 창의성은 인간을 이 지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종으로 만들어준 인간 고유의 특성이다. 이는 앞으로도 우리 인간이 경제에서 개별적 행위자로 활약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따라서 어떤 분야든 어떤 직종이든 인간이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창의적인 작업이 될 것이다. 이게 바로 우리 교육이 어떻게 하면 그것을 잘할지 가르쳐주는 쪽을 지향해야 하는 이유다.
고등교육은 지금까지의 역사에서 그래왔듯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람들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회적 삶에 준비시키는 데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한다. 그리고 고등교육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사회의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 사회는 점차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사고하는 능력, 즉 기계와 다르게 사고하는 능력을 갖춘 대학 졸업생을 요구할 것이다. 대학은 이미 이러한 사고방식을 교육할 수 있는 대단히 강력한 제도를 구축해놓았다. 수세대 동안 대학에서 진행한 연구는 지식을 창출하고 그 지식을 실질적인 해법으로 바꿈으로써 사회적ㆍ경제적 진보를 이끌었다. 이야말로 고등교육 기관들이 썩 잘해내는 일이다. 따라서 그 기관들은 본연의 임무인 교육과 연구를 통해 창의성을 길러주기에 더없이 좋은 위치에 있고, 학생들은 그 창의성을 이용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정신적 기량을 키운다.
로봇, 인공지능, 최첨단 기계가 초래한 경제적ㆍ사회적 도전을 감당하려면 고등교육은 쉴 새 없이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우리는 21세기 초반처럼 학생을 교육해서는 안 된다. 타고난 인간 고유의 장점을 디지털 경제에서의 일에 적용할 수 있도록 다음 세대를 교육하려면 대학은 그들 자체의 기술 세트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학생과 현재의 고용인을 미래의 직업에 대비해 훈련하기 위해 적응력을 길러야 하는 것이다. 그 적응의 특징은 주로 미래 직종의 특성이 정확히 무엇이냐에 달려 있는데, 그에 대해 알아보려면 오늘날의 관리자나 고위 경영진의 의중을 들여다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고위 경영진의 관점 : 고용주들이 원하는 것
점점 더 컴퓨터ㆍ소프트웨어ㆍ알고리즘이 이끌어가는 세상에서 이들 영역의 지식을 갖춘 사람에 대한 수요는 계속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하이테크 분야의 숙련된 경력자뿐 아니라 대학에서 그와 관련한 과목을 전공한 학생들에게 매우 유리하다. 그렇다면 이는 그러한 기술을 갖추지 못한 우리 같은 사람은 경제적으로 열등한 미래를 맞이하게 될 거라는 뜻일까?
주지하다시피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2016년 실시한 고용주 대상 조사에 따르면, 최근의 대학 졸업자에게서 가장 바람직한 것으로 꼽히는 기술은 바로 ‘리더십’이라는 인간적 특성이다. 응답자의 80퍼센트 이상이 지원자의 이력서에서 리더십을 보여주는 증거를 찾는다고 답했다. 약 79퍼센트는 그다음으로 ‘팀에서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을 중요하게 꼽았다. 그런데 리더십과 협업 능력은 둘 다 실제 세계에서 다른 사람들과 상호 작용함으로써 습득하는 사회적 기술이다. 따라서 이 두 가지는 자동화의 피해를 입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문자로 하는 의사소통 기술과 문제 해결력(이는 대체로 순전히 기술적인 교육보다 자유 교과 교육에 의해 길러지는 능력이다)이 70퍼센트로 그 뒤를 이었다.
그런가 하면 수많은 조사에서 고용주들은 요즘의 고용인을 향해 비관론을 드러낸다. 이를테면 우리는 기업들이 ‘기술 간극(skills gap)’에 대해 지적하는 말을 흔히 듣곤 하는데, 신입 사원들이 속도가 빠른 오늘날의 작업 환경이 요구하는 바에 대처할 만큼 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게 요지다. 하지만 일부 경제학자들은 아무런 근거도 없다는 이유로 이런 주장을 일축하곤 한다.
아이디어를 가지고 작업하기
오늘날 신입 사원에게는 다재다능함 같은 관리적 자질이 점점 더 요구되고 있다. 구글에서 엔지니어링 디렉터이자 사이트 리드(site lead)로 일하는 스티브 빈터는 “당신이 만약 구글에서 면접을 하게 되면 한 가지 직종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이 “다방면의 지식과 역량을 갖춘 이들”을 고용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구글의 면접은 어떤 특정 분야의 지식을 묻는 것이라기보다 여러 도전적인 주제에 관한 지원자의 반응을 평가하는 과정이다.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문제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알고리즘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 알고리즘의 수행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이런 질문에 대한 언어적 답변에서 드러나는 것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구글의 신입 사원 모집에는 협업을 통한 문제 해결 활동을 평가하는 과정이 포함된다. 이러한 고용 시스템의 이점은 지원자의 호기심, 혁신을 지향하는 본능, 다른 사람과 협업할 수 있는 자질 따위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원자들은 첫발을 들여놓기 위해 먼저 앞선 기술적 지식과 판단력을 드러내야 한다. 빈터가 지칭한 “능숙함과 기본적 역량”이 그것이다. 그는 능숙함이란 자신이 과거에 훈련받은 분야와 관련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이며, 기본적 역량이란 어떤 문제와 관련되었을지도 모를 수많은 데이터 구조를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표현했다.
빈터는 그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는 스무 가지가 있는데, 그중 매우 좋은 해결법이 두세 가지뿐이라면, 거기에 집중하는 법을 알아야 하고 그것을 적용해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창의적으로 사고해야 합니다.” 따라서 분석적 추론이 능숙함과 기본적 역량 두 가지를 뒷받침하는 토대다. 하지만 기술적 전문 지식과 훌륭한 추론 능력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구글은 그 외에도 특수한 자질을 요청한다. 직원들은 대단히 협동적이거나 서로에 대해 사회적으로 책임감이 있지 않고서는 직장 생활을 성공적으로 꾸려갈 재간이 없다. 예를 들어 구글의 근무 환경을 규정하는 여러 특징 가운데 하나는 바로 ‘스크럼(scrum)’이다. 빈터는 “스크럼이란 기본적으로 일상적인 점검을 뜻하는데, 모두가 서서 자신이 그날 할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로는 스크럼 대열이 15명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들 중 일부는 일견 서로 무관해 보이는 일을 진행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당신은 모든 사람에게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들려줌으로써 서로 간의 관련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빈터는 “스크럼은 팀원들에게 주인 의식을 심어준다”고 말했다. 즉 그러한 시스템은 동료를 압박하기도 하지만 아이디어를 개념화하고 종합하고 서로 나누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결과를 안겨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구글의 기업 문화를 이루는 또 한 가지 특징은 ‘데모데이’다. 빈터는 말했다. “누구든 빠짐없이 자신이 일주일 동안 해온 일, 혹은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실제로 들려주어야 합니다. 모두가 그 과정을 통해 다른 이들이 하는 일과의 관련성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구글 시스템은 직원의 자부심과 탐구욕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거기에 기반해 창의적으로 저만의 아이디어를 구축하고자 하는 자연스러운 경향성을 활용한다. 바로 이런 인간적 특성이 디지털 세상과 현실 세상의 간극을 메우는 데에서 구글이 놀라운 성공을 거둔 결정적 비결이다.
비판적 사고와 시스템 사고
비판적 사고와 시스템 사고 능력을 연마한 인재들은 오늘날의 직업 시장에서 몸값이 비싼 존재다. 이 능력은 미래의 직업 시장에서도 중요하게 취급될 것이다. 비판적 사고는 아이디어를 능숙하게 분석한 다음 그것을 유용하게 적용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이 일을 잘 해내려면 관찰하고 되돌아보고 종합할 줄 알아야 하고, 개념과 정보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과정이 낳게 될 결과에 대해 서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비판적 사고란 우리가 교육을 통해 길러주고 싶은 많은 것들의 종착점이다. 시스템 사고란 낱낱으로는 이해할 수 있을지 몰라도 통합된 방식으로는 분석하지 못하는 기계와 달리, 여러 분야를 넘나들면서 볼 줄 아는 능력이다. 비판적 사고와 시스템 사고는 미래의 인간 고용인에게 결정적으로 중요한 자질이기에, 우리는 반드시 현재의 교육을 통해 그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인간학 : 미래를 준비하는 학습 모델
오늘날의 기술혁명이 과거와 다르고 인간 노동의 가치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될 거라고 주장하는 분석가나 미래학자들은 중요한 두 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첫 번째는 세계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미개척 영역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우리 다수가 보상이 적절하고 만족스러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기계가 판에 박힌 노동을 대체함으로써 우리를 반복적이고 무료한 업무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하더라도, 인간에게는 그 기계들을 사용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수두룩하게 남아 있다. 유일한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이뤄낼 도구를 지니고 있느냐다. 이는 오늘날의 분석가 대부분이 간과하고 있는 두 번째 사실과 연관되는데, 대다수 인간을 이후의 경제 발달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교육이 역사적으로 맡아온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만약 미래의 일이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면 우리는 교육, 특히 대학의 교육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어내야 한다. 결과적으로 디지털 시대의 교육은 그저 테크놀로지와 그것이 ‘할 수 있는 것’을 이해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어서는 안 되며, 지금으로서는(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할 수 없는 것’에까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한편 로봇 프루프(Robot-Proof) 교육은 인간만의 독보적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고, 인간의 능력 가운데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니는 것은 인간의 독특한 재능인 창의성이다.
창의적으로 사고하기
인지심리학은 창의성에 관해 다양한 지식을 우리에게 제공해준다. 1960년대에 폴 토런스는 인간의 창의성을 계량화하기 위한 일련의 시험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한 아이에게 애매한 모양 주변에 상세한 내용을 그려 넣으라고 요구할 수 있다. 그 모양을 그림 속에 통합해 이야기를 만들어보라고 말이다. 이러한 테스트는 지금도 여전히 널리 쓰이고 있다. 그 테스트들이 토대를 둔 가장 유익한 개념은 J. P. 길포드가 정교화한 수렴적 사고와 혁신적 사고다. 누군가가 수렴적 사고를 하면 그는 어떤 문제나 과업에 단 하나의 ‘맞는’ 답만 찾아내는 데 주력한다. 선다형 테스트에서 질문에 답하는 것이 수렴적 사고를 요청하는 예다. 수렴적 사고를 가동할 때 우리는 데이터와 선택지를 놓고 저울질한 뒤 흑백 논리에 따른 단 한 가지 최상의 결과를 얻어내려 한다. 이것이 정확하게 오늘날의 첨단 컴퓨터와 기계들이 능숙해져가고 있는 정신적 활동의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