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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보며 빵을 굽다

쓰카모토 쿠미 지음 | 더숲
달을 보며 빵을 굽다

쓰카모토 쿠미 지음

더숲 / 2019년 1월 / 212쪽 / 14,000원





장소에 상관없이 빵을 만든다



빵을 버리지 않는 빵집

‘언젠가 독립해서 나만의 가게를 차려야지.’ 7년 동안 근무한 시니피앙 시니피에 때부터 해온 결심이었다. 가게를 열기 전 내가 정해둔 원칙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점포를 열지 않는다. 또 하나는 주문받은 후 빵을 만든다. 나는 되도록 홀가분하게, 가고 싶은 곳이나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언제라도 떠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고 싶었다. 이것이 제빵사인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방식이다.

나는 대학 시절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빵집 탐방을 다녔다. 일부러 먼 길을 마다 않고 찾은 가게가 휴무로 문을 닫은 안타까운 상황을 꽤 여러 번 경험하기도 했다. 한손에 지도를 들고 조용한 주택가를 걷다 드디어 도착한 가게가 임시휴무로 닫혀 있을 때 느꼈던 황망함이란…. 거기다 ‘모처럼 여기까지 왔는데!’ 하는 실망감까지 더해지니 가게를 차린 이상 고객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주인의 기분에 따라 문을 열고 닫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나만의 원칙 말이다.

물론, 1년 내내 매일같이 가게 문을 여는 것도 정말 힘든 일이다. 훗날 결혼해서 아이를 가질 수도 있으니 내가 가게를 비워도 빵 만드는 일만큼은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더불어 빵을 만드는 과정에서 언제나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식재료를 찾아나서는 여행을 절대로 포기할 수 없었다. 미지의 재료를 찾아 전국의 생산자들을 직접 찾아다니는 정기적인 여행계획은 독립 전 이미 구상해두었다.

이렇게 해서 내린 결론은 점포 없이 빵을 만들어 파는 온라인 빵집이었다. 시니피앙 시니피에에 근무할 때 갓 구운 빵을 급속 냉동해 전국의 개인 고객이나 음식점에 배송하는 일도 했는데, 매출의 일부는 이러한 판매 방식에서 나오고 있었다. 신선도 유지하는 급속 냉동은 보통 고기나 생선을 배송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급속 냉동을 하면 갓 구운 빵이 세 시간 만에 꽁꽁 얼어 그날로 고객의 가정까지 배달된다. 매일같이 가게 문을 열고 고객을 위해 빵을 진열하지 않아도 가장 맛있는 빵을 최상의 상태로 전국 어디든 보낼 수 있다.

‘이 방법이면 실제로 가게를 차리지 않아도 빵집을 열 수 있겠구나.’ 온라인 빵집은 주문받은 분량만 만들어 팔기 때문에 버려지는 빵이 없다는 점도 매우 마음에 들었다. 가게에서 판매를 하면 팔다 남은 빵에는 나올 수밖에 없다. 정성스레 만든 빵이 누군가의 입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버려져야 한다는 사실이 정말 가슴 아팠다.

특히, 백화점이나 대규모 상업 시설 안에 있는 빵집에서는 마감 직전까지도 빵이 너무 많이 남는다. 그래서 고객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이 사갈 수 있도록 빵을 가게 바깥쪽 매대에 늘어놓고 판다. 손님이 빵집에 왔는데 가게 안은 텅 비어 있고, 빵은 가게 바깥에 빼놓은 상황인 것이다. 밤이건 낮이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이렇게 해도 결국 다 팔리지 않아 매일 마감이 끝나고 많은 빵들이 폐기처분된다. 직원들이 남은 빵을 몇 개씩 집어가는데도 말이다. 물론, 완전 폐기보다는 가축의 먹이로 재활용하는 등 많은 빵집들이 낭비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한다. 그렇지만 처리 방법이 문제가 아니다. 내가 만든 빵이 비닐 포대에 채워져 버려지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장면이다. 이왕이면 내가 만든 모든 빵이 고객의 식탁에 놓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상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인 가게를 꾸준하게 운영할 수 있는 사업체로 키워내는 일도 중요하다. 하나의 빵이 나오기까지, 관련한 수많은 생산자들에게 골고루 수익이 돌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도 찾고 싶었다. 이것이 독립을 준비하는 내게 주어진 도전 과제들이다.

달의 주기에 맞춰 빵을 굽다

히요리 브롯의 큰 특징 중 하나가 달의 주기에 따라 제빵 스케줄을 정한다는 점이다. 음력 초하룻날부터 보름을 지나 5일간 월령 0일에서 20일 사이는 빵을 만드는 시간이다. 보름달이 뜨고 6일 후부터 그다음 음력 초하룻날까지는 월령 21일에서 28일 사이는 빵을 만들지 않는다. 그 시간은 오롯이 생산자와 식재료와의 만남을 위해 여행길에 오른다.

달의 주기에 따라 파종과 수확을 하는 농사기법은 독일의 사상가 루돌프 슈타이너가 창안한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생명역동농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쉽게 말해, 생산 시스템 자체가 생명체이고 인간 역시 그 생명체의 변화에 따라 생활하면서 풍요로운 삶을 만든다는 생각이다. 오가닉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농법은 시니피앙 시니피에에서 일하던 시절 독일에서 휴가를 보내며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당시 4일 동안 베를린 근교의 작은 빵집에서 기술을 전수받았는데, 이때 현지 제빵사들이 알려준 농법이다.

맷돌로 밀을 손수 제분하는 그 빵집에서는 완성된 밀가루를 잠시 쉬게 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쳤다. 밀을 갈면서 생긴 마찰열로부터 효소의 작용이 활성화된다. 밀을 갈아 즉시 빵을 만들려고 해도, 이 상태면 글루텐이 잘 응고되지 않는다. 반죽이 흐물흐물하게 풀어지고 마는 것이다. 제대로 숙성시켜 효소의 작용을 누그러뜨리는 것이 빵 만들기의 기본이다. 그때 맷돌로 밀을 제분한 제빵사가 내게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를 했다. “오늘은 보름이니까 한 며칠은 밀가루를 이 상태로 둬야겠네요.”

빵과 달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던 나는 궁금증이 커졌다. 그 자리에서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베를린에 사는 친구로부터 뒤늦게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월령을 기준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방법은 오래전부터 존재했고, 달의 주기에 따라 발효의 진행 속도가 달라서 반죽의 숙성 시간에도 차이를 둔다는 것이다.

달의 주기에 따라 빵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은 이로부터 몇 년 후였다. 시니피앙 시니피에를 떠나 독립하기로 마음먹은 2015년 가을 무렵이었다. 뜻밖의 계기로 찾아간 시마네현의 세계유산 이와미 은광에서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히요리 브롯의 바탕이 되는 기본 콘셉트를 잡을 수 있었다. 독일에서 유학한 동료 제빵사 히다카 코우사쿠 씨로부터 임시직원으로 가게 일을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나는 곧장 오다시 이와미 은광으로 향했다. 그렇게 그의 작업실에서 빵을 만들게 되었다. 도쿄의 제과점을 그만둔 지 하루 뒤의 일이었다. 도쿄와 이와미 은광이 오가며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 동안 히다카 씨와 함께 일했다. 이 생각지 않았던 만남이 히요리 브롯을 여는 데 있어 중요한 점들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미 은광에는 자연 소재를 활용한 의료와 소품, 침구 등을 만드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군겐도가 있다. 군겐도는 이와미 은광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뿌리가 있는 삶’이라 여기며 생활 전반에 걸쳐 이러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회사다. 산에서 채취한 소재로 염색한 옷을 팔기도 하고, 회사 소유의 텃밭에서 직원들이 직접 수확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카페 메뉴로 올리기도 한다. 이와미 은광 주변의 자연을 담은 상품들을 만들고 판매한다.

하루는 히다카 씨와 함께 군겐도 사장인 마츠바 토미 씨와 식사할 기회가 있었다. 식사 도중 무심코 사장님이 이런 말을 했다. “새로 여는 점포에서는 달의 주기에 따라 가게 형태를 바꿔볼까 해. 달이 차오를 때는 비즈니스 기간이라고 해서 상품을 판매하고, 달이 이지러질 때는 인풋 기간이라고 해서 이벤트나 워크숍을 개최하는 거지.”

이미 독일에서 달의 주기에 관해 들었던 나는 깜짝 놀라 사장님에게 독일의 제빵사 이야기를 했다. 내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 사장님은 관심을 보이며 내게 다가앉더니 이런 제안을 해왔다. “자기네 빵집도 달의 주기에 맞춰 해보는 건 어때?” 나 혼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정말 참신한 아이디어였다. 달이 찰수록 발효가 빨라진다는 옛 조상들의 지혜를 떠올리니, 자연의 힘을 거스르지 않고 따르면서 그에 맞춰 일하는 삶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과 마음으로 터득한 일의 자세



청소와 빵 만들기의 상관관계

스물여섯 살의 나이에 제빵 세계에 들어와 보니 내 또래의 직원들은 이미 5~7년 정도 경험을 쌓은 경력자들이었다. 제빵사가 되고자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다른 빵집에서 수련생활을 끝내고 시니피앙 시니피에로 온 사람들이었다. 경험이 없던 나는 지식과 경력에서 그들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따라잡기 힘든 격차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래서 기술과 관계없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그 결과 죽기 살기로 매달린 것이 바로 작업실 청소였다.

빵을 만들 때는 가루를 쓰기 때문에 작업실은 매일이 가루 범벅이다. 종류가 다른 가루나 발효종이 섞이지 않도록 모든 기자재와 도구들을 언제나 깨끗이 닦아야 한다. 나는 냉장고 내부를 알코올로 소독하고, 볼과 냄비는 윤이 나게 설거지했다. 바닥을 열심히 대걸레질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발효실(발효에 사용하는 보온장치) 위까지 청소했다.

아무리 청소를 열심히 해도 깨끗하게 닦아야 할 곳이 또 나온다.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었지만 경험 없는 내가 유일하게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청소였다. 청소로라도 가게에 보탬이 되자. 이런 마음으로 조금의 티끌도 보이지 않게 매일 묵묵히 닦았다. 회사를 박차고 빵집에 온 무경험자라니, 머지않아 두 손 들고 나갈 거라고 생각한 시가 셰프가 나를 예쁘게 봐준 이유가 청소를 열심히 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청소에 정성을 다하지 않는 사람은 가르쳐도 성장하지 않는다.” 시가 셰프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지론이다. 빵을 만드는 일은 매일 똑같은 작업을 꾸준하게 반복하고 그것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빵은 여러 공정을 거쳐서 완성된다. 그 단계마다 정성을 다하기에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다. 청소를 소홀히 하지 않는 것 역시 빵을 만드는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다.

‘실수하면 빵은 없다’ 도망치고 싶은 긴장감으로 성장한다

주간 근무에서 계량과 재료 배합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연차가 쌓이면서 야간 근무조가 되었다. 야간 근무를 하면서 반죽의 분할ㆍ성형ㆍ소성이라는 빵 만들기의 최종단계를 담당했다. 반죽의 분할이란 하나의 큰 덩어리 반죽을 제품 크기별로 자르는 작업이다. 1차 발효가 끝났다고 하면 반죽을 끝내고 몇 시간이 지났는지를 대략적인 기준으로 삼는다. 그런데 시가 셰프는 발효를 마친 반죽을 만져보기만 해도 어떤 빵이 나올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이 감촉이라면 이러한 빵이 나오겠구나 하는 판단력은 경험에서 우러난 감각이다.

처음 가마 앞에 섰을 때는 마치 휴식시간 없이 스포츠 경기를 하는 것 같은 격렬함에 충격을 받았다. 4단의 큰 가마는 좌우로 나눠 각각 사용하기 때문에 직원들 모두 ‘8가마’라고 불렀다. 가마에 성형한 빵을 차례로 넣는다. 그리고 각각의 빵 종류에 맞춰서 굽는 시간을 세팅하면 8가마에서 몇 분마다 타이머가 울린다. 빵이 익어가는 모습을 살피고 ‘3분만 더 구워야지’ 하고 한 번 더 타이머를 맞추면 뒤이어 다른 가마가 호출한다.

이 작업은 늦은 밤부터 새벽까지 약 6시간 동안, 경우에 따라서는 9시간 동안 계속 이어지기도 한다. 물론 익숙해지면 ‘2분 정도 남았으니 화장실에 다녀와야겠다’라든가 ‘남은 3분 동안 성형을 조금 거들어야지’ 하는 식으로 여유가 생긴다. 1분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그렇지만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정말이지 지옥문을 연 것만 같았다.

시가 셰프는 마술쇼를 하는 것처럼 가벼운 손놀림으로 끝낸다. 그런 시가 셰프와 단 둘이서 근무하는 날에는 식은땀이 날 정도로 긴장해서 당장이라도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구워야 할 빵은 끊임없이 들어오지, 타이머는 울려대지, 이 와중에 “가마에 넣는 타이밍을 놓치면 다 소용없는 거야!”라는 시가 셰프의 호통까지 날아든다. 250도의 가마가 내뿜는 열기와 흐르는 식은땀에 옷은 흠뻑 젖어 남아나질 않는다.

매일이 실전이었다. 한번 가마 앞에 서면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집중력이 조금씩 몸에 배어갔다. 실수하면 안 된다는 긴장감 속에서 빵을 만들던 환경이 나를 빠르게 성정시킨 지름길이었다. 성형 단계도 마찬가지다. 확실히 연습을 많이 하다 보면 어느 정도 빵을 만들 수 있는 단계가 되었다.

가게 진열용 빵을 시가 셰프 옆에서 조금씩 만들었다. 같은 배합의 반죽인데도 성형할 때 기포를 과하게 빼거나 가마에 넣는 타이밍이 늦어지는 것만으로도 완성된 빵 맛이 완전히 달라졌다. 성형을 맡기 전 몇 년 동안 시식만큼은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적어도 셰프의 빵이 이런 맛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혀가 기억하는 맛과 식감을 바탕으로 매일 필사적으로 빵을 만들었다.



생산자와 연대하다



생산자를 만날 수 있는 식재료를 쓴다

히요리 브롯의 기본 메뉴인 바게트와 식빵을 제외하고는 계절별 식재료에 따라 선보이는 빵이 다르다. 내가 특정 재료를 주문할 때도 있지만, 모양이 별로라 유통은 못하지만 맛있으니까 꼭 써보라며 생산자들이 보내 줄 때가 많다. 주문이든 제공이든, 재료를 선택하는 기준은 직접 만날 수 있는 생산자에게 재료를 받아 빵을 만든다는 것이다.독일에서 3개월 동안 여행할 때였다. 독일 남부에 있는 빵집에서 일본과 독일의 제빵 환경에 관련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 빵집에서는 하나에 2킬로그램이나 하는 큰 빵을 매일 400개씩 만들었다. 독일에서는 하루 세 끼를 모두 빵으로 먹어서 이렇게 많은 양도 다 팔렸다.

독일에서 빵을 싸게 살 수 있는 이유는 공업화의 발전과도 관련 있다. 빵 소비량이 일본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많아서 기계 설비에 투자를 많이 한다. 계량도 일본에서는 사람의 손을 빌리지만, 독일에서는 설정 버튼만 누르면 재료를 한 번에 계량해서 반죽까지 끝내는 대형 기계가 있다. 주택가에 자리한 작은 빵집에서도 이런 기계를 흔히 사용한다. 독일의 빵집 대부분이 이처럼 기계화되어 있다. 제빵 과정에서 기계를 사용하니 근무시간도 짧고, 회사원처럼 딱 여덟 시간만 일하고 퇴근할 수 있다. 일본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기계화까지는 어렵더라도, 직접 만날 수 있는 생산자에게서 받은 소중한 재료를 소중하게 그리고 허투루 쓰지 않으며 빵을 만드는 일은 나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독일의 제빵사가 알려준 ‘60킬로미터 이내의 식재료’라는 힌트가 히요리 브롯의 빵 만들기에 중요한 개념이 되었다.

지역의 음식이 지역의 호감을 높인다

마시는 요구르트로 만든 브리오슈는 히요리 브롯의 빵 중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레시피다. 이 브리오슈에는 ‘논자에단바’라는 마시는 요구르트를 사용하는데, 단바유업 주식회사가 생산하는 단바의 명물이다. 이 마시는 요구르트를 넣고 반죽한 심플한 브리오슈에는 요구르트에 풍부한 유산균이 있어서 반죽에 버터를 듬뿍 넣어 섞어도 담백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살아난다. 논자에단바는 단바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주민 한 분이 추천해주어서 처음 먹어보았다.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새콤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에 바로 매료되고 말았다.

소들이 한가롭게 노니는 낙농장에도 여러 번 갔다. 본인도 낙농장을 운영한다는 단바유업 요시다 타쿠히로 사장은 “이 지역 초등학생들이 마시는 제품인데 책임감을 갖고 신선하고 안전한 제품을 만들어야죠.”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유업회사와 낙농가가 계약을 맺고 제품을 생산한다. 먼저, 낙농가가 소에게 밀커(착유기)로 우유를 짜놓는다. 그러면 유업회사가 그 우유를 수거해 검사 및 살균 처리하여 상품으로 출하한다. 낙농가에서 우유를 수거해 공장까지 이동하는 거리가 멀어질수록 갓 짠 원유도 시간이 지나면서 신선도가 떨어진다.

단바유업은 계약한 낙농가와 공장과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서 그날 짠 우유가 다음 날이면 공장으로 옮겨지고, 빠르면 3일 후에는 시중에서 소비자들이 구입할 수 있다. 단바에 와서 우유를 마셔보고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신선함을 그대로 유지하는 빠른 생산과정이 맛의 비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현재 단바유업에서 생산하는 우유는 단바시, 사사야마시, 야부시, 아사고시에 있는 모든 초등학교와 도미오카시 일부 초등학교에 급식으로 배급되며, 매일 1만 8,000개의 제품이 시중에 나온다. 그 지역에서 만들고, 그 지역에서 소비한다. 생산자가 우유를 마시는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며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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