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레벌루션
주성하 지음 | 서울셀렉션
조선 레벌루션
주성하 지음
서울셀렉션 / 2018년 11월 / 280쪽 / 15,000원
통일은 한반도의 희망인가
멋진 통일 비전이 멋진 미래를 만든다
시대는 인류에게 “이제 무엇을 할 것이냐?”라는 질문을 늘 던져왔다. 이 질문에 올바르게 대답한 국가와 민족은 항상 번영했고, 답을 찾지 못하면 주저앉았음을 역사는 보여준다. 시대가 요구하는 대답을 우리는 시대정신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오늘날 한반도 앞에 놓인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대답은 다르겠지만 그 대답을 투표로 정한다면 통일이 가장 압도적인 표를 얻지 않을까. 통일해야 할 이유는 수없이 많다.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가로서 치러야 하는 엄청난 비용을 아낄 수 있고, 내수 시장이 커질 것이며, 나아가 대륙과 연계할 수 있는 등 수많은 대답이 나올 것이다. 이런 대답들과 함께 통일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많은 문제들을 풀어낼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준비 없는 통일은 재앙이다. 이 점 역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 그러나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선 자신 있게 대답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박근혜 정부 시절,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야심 차게 만든 ‘통일준비위원회’조차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 변변한 활동을 못 하고 시간만 보냈을 뿐이다. 그 이유는 어떤 통일국가를 만들지에 대한 비전이 없었기 때문이다. 흔히 통일이라 하면 한국 사람들은 북한에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이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맞는 말이긴 하지만 정답은 아니다. 이 글은 그 정답을 찾기 위한 고민의 산물이기도 하다. 물론 이 고민의 전제는 대한민국이 통일을 주도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즉, 북한에 김정은 체제가 더는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통일 논의의 주도권이 대한민국에 있는 상황에서의 통일을 논하여야 한다. 이 논의를 위해 그동안 우리가 걸어온 길과 성취한 업적, 동시에 지금 당면한 문제들을 정확히 직시해야 한다.
▲ 한국의 눈부신 성장과 현실: 나는 북한에서 태어나 자랐고 북한의 최고 교육기관인 김일성종합대 학 외문학부 영어문학과를 졸업하고 탈북해 한국에 왔다. 한국에 온 후 16년째 기자로 지내면서 우리 사회를 연구해 왔다. 이런 나에게 가끔 남북을 비교하면 어떤지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때마다 나는 당연히 한국이 북한보다 훨씬 나은 사회라고 대답해 왔다. 대한민국은 21세기 후반에 전 세계에서 가장 눈부시게 성장한 나라다.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났을 때,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67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다. 하지만, 2017년 국민총소득은 2만 8,380달러로 무려 420배가 늘어나는 기적을 이뤄냈다. 수출은 세계 6위이고, 인구가 5,000만 명 이상인 나라 가운데 7번째로 소득이 높은 나라가 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140여 국가 중 선진국 수준으로 성장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변신한 유일한 사례도 바로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이런 역사를 당연히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하지만 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오늘날 정치, 경제, 사회 등 각종 시스템을 그대로 북한에 도입하는 것이 어떠냐고 묻는다면, 나는 분명하게 ‘아니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1950년부터 2000년까지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은 세계에 내놓고 자랑해도 좋을 만큼 훌륭한 국가였다. 하지만 산업화 시대를 거쳐 21세기 4차 산업시대 또는 지식기반사회로 접어들면서 한국은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쉼 없이 성장만 외치며 달려오다 보니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수많은 문제가 수면 위로 불거져 나왔다. 한국은 북한보다는 훨씬 나은 사회이지만, 고쳐야 할 문제들이 도처에 쌓여 있다. 반드시 수술로 도려내야 할 병폐들이 눈에 보이는데, 이런 체제를 그대로 북한에 이식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가령 한국의 정치제도는 민주주의 정치이지만, 현재의 정치 모습을 북한 보고 그대로 따라 하라고 자신 있게 말하긴 어렵다. 교육제도도 마찬가지다. 한창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을 번갈아 가면서 무거운 가방에 짓눌려 있다. 산업화 시대를 이끌 일꾼을 대량 양성할 목적으로 만든 한국식 교육시스템이 21세기의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과연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을까. 게다가 광복 후 70년이 지났어도 일제 식민시대가 남긴 역사 청산에 실패한 것이 오늘날 우리 현실이다. 나아가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세계에서 비교적 상위권에 속하는 경제 풍요를 누리는데도 국민이 행복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위고, 노인 빈곤율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최상위이다. 젊은이들은 자식 낳아 키우기 어렵다며 출산을 미뤄 출산율 역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계층 간 격차는 점점 벌어져 ‘개천에서도 용이 날 수 있다’는 희망의 사다리는 사라져가고 있다.
누구나 이러한 문제점들을 알고 있지만 고치기는 쉽지 않다. 산업 경쟁력도 점점 뒤처지고 있다. 재벌 중심의 수직 산업구조로 우리는 국제 경쟁에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재벌의 족벌경영, 문어발식 경영과 경영권의 독단적 행사,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기업구조로는 세계 경제의 빠른 변화를 따라가기 어렵다. 시대에 뒤떨어진 수많은 규제와 관행도 변화를 가로막는 주범이다. 이 밖에도 한국 사회에는 무수한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앞으로 개선될 것인가에 대한 대답도 쉽게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의외로 이러한 문제들의 해법을 통일에서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북한은 한국의 희망이 될 수 있다: 2016년 뉴욕을 방문했을 때 지하철을 타보고 깜짝 놀랐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잘 알려져 있는 뉴욕의 지하철은 너무나 낙후되어 있었다. 뉴욕 지하철은 1904년 개통됐다. 서울보다도 70년 앞서 만든 시설이다. 심지어 평양 지하철이 뉴욕 지하철보다 훨씬 더 낫다고 평가할 수 있다. 1900년대 초반, 한국에선 아직 당나귀나 인력거를 타고 다닐 때 뉴욕 사람들은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그러나 100년이 지난 지금, 한국 사람들은 최신 기술로 완성한 지하철을 타고 다니고, 과거 선진문명을 이끌던 뉴욕과 런던 사람들은 오늘날 좁고, 낡은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 그렇다면 30년 후를 예상해보자. 서울이 뉴욕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서울 사람들이 건설된 지 70년이 된 낡은 지하철을 타고 다닐 때 북한 사람들은 아주 선진적이고 깨끗한 지하철을 새로 건설해 타고 다닐 수 있다는 뜻이다. 과거에 뒤졌다고 미래까지 뒤진다는 법은 없다.
미래학자 벅민스터 풀러는 ‘지식 2배 곡선(Knowledge Doubling Curve)’으로 인류의 지식 총량이 늘어나는 속도를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인류의 지식 총량은 지금까지 100년마다 2배씩 증가해 왔다. 그러다가 1900년대부터는 2배씩 증가하는 속도가 25년으로 줄었고, 2010년대엔 13개월로 단축됐다. 2030년이 되면 지식 총량은 3일마다 2배씩 늘어나며, 2050년엔 하루에 2배씩 늘어날 수 있다. 이는 미국이 과거 25년 걸린 발전 속도를 한국은 10년 만에 따라잡을 수 있었고, 미래의 북한은 1년이면 따라잡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한국이 경험했던 경제발전단계를 북한은 너무나 쉽게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1인당 국민소득을 2배 높이는 데 미국과 영국, 일본은 30년이 걸렸다. 하지만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고속성장기에 들어선 중국은 단 3년 만에 그것을 해냈다. 이는 후진국이라도 방향만 잘 설정하면 선진국을 빠른 속도로 따라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오늘날 북한의 현실은 어느 쪽으로 봐도 매우 절망적이다. 21세기에 경쟁력이 있을 만한 산업 시설은 하나도 없는 것과 같다. 북한에는 사실상 경제란 것이 존재하지도 않고, 당장 먹고살기조차 어렵다. 저들 스스로는 사회주의 경제 건설을 외치지만, 매년 예산 발표조차 못할 처지인 것이 북한의 경제 현실이다. 지구상에 예산이 없는 정부는 북한이 유일할 것이다. 민주주의 제도에 관해선 말할 가치조차 없다. 70년 넘게 3대 세습 독재가 이어지면서 북한 주민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도 서있지 않다. 시장경제에 대한 학습도 전혀 돼 있지 않다. 이런 북한이 한국의 미래가 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냐고 되묻는 사람이 태반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역설적으로, 북한이 바로 경제적으로 폐허 상태이므로, 김정은 체제 붕괴로 기득권까지 무너지면 북한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본다. 한국 역시 1950년 전쟁으로 완전히 폐허가 되었고 이 폐허가 역설적으로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전쟁을 통해 이 땅에 수천 년 이어져 내려오던 봉건 신분제도가 급격히 붕괴되었다. 지주 같은 자산계층은 자산을 모두 잃었고, 신분 질서에서 해방된 농민의 아들딸들은 교육받을 기회를 얻거나 도시로 진출해 양질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산업 역군이 됐다. 한국에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너도나도 지독한 가난 속에서 신음하다 보니 물질 풍요에 대한 갈망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았다. 이는 나중에 ‘잘살아 보세’란 구호를 내걸고 죽기 살기로 허리띠를 조이며 산업화를 이룬 정신적 바탕이 됐다. 파괴된 신분 질서와 평등주의는 한국 민주화의 밑거름이 되었다.
▲ 북한이 가진 잠재력과 자산: 한국의 이러한 역사가 북한에서 되풀이될 수 있다. 북한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시 새로 시작해야만 한다. 국가 발전 계획만 잘 세우면 북한은 단숨에 21세기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아프리카 나라들이 유선 통신망 없이도 곧바로 휴대 전화 상용화 시대를 연 것처럼 일정한 발전단계를 바로 뛰어넘을 수 있다. 20년 후 무인자동차 시대에 들어서도 한국은 20세기에 건설된 고속도로를 그대로 사용하고, 21세기 초에 건설된 고속철도를 그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왜냐면 버리기엔 너무 아깝고 다시 건설하기엔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일 후 철도와 도로를 다시 건설해야 하는 북한은 그 시기에 가장 선진 시스템으로 도로와 철도를 건설하면 된다.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시대를 뛰어넘어 바로 도로 위에서 스스로 충전이 가능한 무인차용도로를 건설할 수도 있다. 인프라 따로, 도로 따로, 철도 따로 건설할 필요도 없다. 지하엔 전력망과 에너지 수송관을 묻고, 그 위에 무인차가 다니게 하면 된다. 2층에선 최대 시속 1,200km에 이르는 진공튜브열차(하이퍼루프)가 달리게 할 수도 있다. 지하에 전력망이 있어 따로 전기선을 끌어올 필요도 없다. 이러한 종합 인프라 작업의 대부분은 3D프린터가 홀로 아주 값싼 비용으로 실행한다. 또한 토지의 사적 소유가 없기 때문에 국토에 선을 쭉쭉 그어 이러한 운송망을 거의 직선으로 건설할 수 있다. 이미 각종 도로와 철도망으로 빼곡히 차 있고, 도로와 철도 옆 땅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천문학적 보상비가 드는 한국이라면 이런 혁명이 절대로 가능하지 않다.
통일이 되면 북한의 신분제도가 철저히 파괴되는 것 또한 하나의 자산이다. 비록 70년 이상 지속한 독재 체제에서 간부와 인민이라는 신분이 생겨나긴 했지만, 이런 허약한 신분제는 통일되는 순간 파괴될 수밖에 없다. 기득권의 저항 역시 우려할 바가 못 된다. 북한 기득권층은 김정은 체제에서 혜택 받으며 자란 세력이고, 그 수라고 해 봐야 한 줌도 안 된다. 통일이 된다면 북한 인민 스스로가 이들 기득권층의 성벽을 허물어 버릴 것이다. 잘살아 보자는 북한 인민의 욕망 역시 과거 한국에 절대로 뒤떨어지지 않는다. 북한의 교육 수준 역시 세계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매우 우수하다. 비록 선진 기술을 배우진 못했지만 문맹자가 없고, 기초 학력이 탄탄하다. 남과 북은 한민족으로 북한 인민의 지적 역량과 잠재력 역시 의심할 여지가 없다. 21세기에 맞는 선진국 시스템과 비전으로 국민을 이끌 위대한 지도자를 만난다면, 북한은 단기간에 한국의 발전 과정을 넘어설 수 있다고 확신한다.
▲ 한국의 장점만 도입한 북한을 만들자: 불행하게도 오늘날 한국은 북한의 모델이 될 수가 없다. 오늘날 한국은 잘못된 시스템을 스스로 고치지 못하는 국가가 됐고, 지도자는 늘 국민 대다수의 야유를 받는 신세였다. 물론 그럼에도 한국이 장점을 유지하고 있는 분야는 여전히 많다. 우수한 사회 시스템 역시 적지 않다. 가령 공공의료 같은 분야는 세계에서 단연 돋보일 정도로 우수하다. 이러한 우수한 시스템은 북한에 도입하되, 아직 20세기 산업화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부분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고질적인 병폐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를 연구해 그 싹부터 잘라버려야 한다. 북한은 바로 그런 실험 모델이 될 수 있다.
북한이란 공터(폐허)에선 어떤 국가 청사진도 구현할 수 있다. 국가 대수술을 단행하는 데 저항하는 세력조차 얼마든지 타파할 수 있는 무주공산이다. 그런 국가 개조 실험이 실제로 진행된다면 북한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곳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에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선진국을 연구해서 가장 우수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북한은 대한민국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갖고 있으며,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룬 중국, 풍부한 자원이 있는 러시아, 고도의 기술력을 가진 일본을 주변에 두고 있다. 결국 어떤 계획을 세우고,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 있다. 제대로 변화가 이뤄진다면 세계는 21세기에 북한에서 ‘대동강의 기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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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경제 현황과 문제점
▲ 북한의 산업구조: 현재 북한 경제는 사실상 붕괴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 사회에서 산업 경쟁력이 전혀 없는 것은 물론, 내수시장도 완전히 붕괴해 생필품 대부분을 중국에서 사오고 있다. 특히 1990년대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북한의 산업구조는 악화되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경제 규모는 한국의 2.2% 정도에 불과하다. 2017년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 GNI)은 36조 원으로 한국의 47분의 1 수준이며, 1인당 국민총소득은 146만 원으로 한국의 22분의 1 수준이었다.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면서 시장을 허용하여 시장 경제가 확산되었고, 민간시장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경제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물주가 운영하는 10인 미만의 소기업들이 국영기업의 외피를 쓰고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폐쇄된 환경에서 개인이 벌이는 소규모 영세업 형태는 한계가 분명하다. 통일 이후 북한 경제가 세계화 과정에 들어서면 북한에서도 창업이 늘어나겠지만, 지금처럼 장마당을 토대로 한 자생적 개인 영업은 국제 경쟁력을 가지기엔 분명히 한계가 있다.
결론적으로 보면 현 상황에서 통일 시점에 북한에 쓸 만한 산업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김정은이 개혁 개방을 단행해 북한에도 국제 경쟁력을 가진 산업이 나올 가능성을 물론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의 산업 발전은 김정은 체제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내외적 환경 변화와 북한의 개혁개방이 결합하고, 김정은이 박정희식 개발 독재를 시도한다면 오히려 단기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낼 수도 있다.
▲ 북한 경제의 최대 문제점: 북한 경제는 사실상 모든 것이 문제다. 그중에서도 통일 상황이 됐을 때 가장 치명적인 것은 에너지 문제, 특히 이 중에서도 전력이다. 북한 당국도 1998년도 이후부터 중소형 발전소 건설을 통해 전력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부실 공사와 발전 설비 부족, 충분치 못한 석탄 공급, 노후화된 송배전 시설 등으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전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북한 경제를 발전시킬 수 없다. 통일 후 산업시설을 건설해 가동하려 해도 전기가 없는 한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기 문제는 도로, 항만, 철도 등에 앞선 당면 핵심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통일 후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북한에 발전소를 짓고 송배전망을 갖추는 일이다. 북한 상황을 봤을 때 가장 빠르게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석탄이나 수력보다는 원자력 발전이다. 북한에 풍부한 석탄을 이용한 발전은 심각한 대기 오염을 일으킬 수 있어 미래의 대안이 아니며, 중국 역시 석탄발전소를 점차 줄이고 있다. 석유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석유 및 가스 발전소 역시 생산비용이 너무 높다. 인근 러시아의 사할린이나 시베리아의 풍부한 석유와 천연가스 자원을 이용할 상황이 된다면 북한은 지리적으로 매우 유리할 수 있다. 또는 시베리아 지역의 발전소에서 전기를 사 오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안들은 모두 외국에 의존하는 구조이어서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려면 대안이 별로 없다. 그래서 원자력 발전을 가장 유력한 방법으로 제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