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 2018년 8월 / 397쪽 / 17,000원
낡은 시대와 새로운 시대의 충돌 : 1990년대
1980년대 후반 사이버 세계의 등장은 처음엔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겐 ‘축복’으로 여겨졌다. 익명성이 보장된 공간에서 흩어져 개인으로만 존재하던 소수자들을 결집시켜 자유롭고 평등한 주장과 소통이 가능하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축복’은 동시에 어떤 사람들에겐 혐오와 조롱의 심리를 집단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마당을 제공한 ‘저주’이기도 했다. 사이버공간이 여성에 대한 온갖 성폭력이 양산되는 공장으로 기능했기 때문이다. PC통신은 1990년대 들어 대중화되기 시작했는데, PC통신계의 논객, 아니 ‘악동’은 단연 김완섭이었다. 이른바 ‘창녀 예찬론’으로 ‘악명’을 얻으면서 ‘성도착증 환자’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완섭은 1995년 11월 그간 펼쳤던 주장들을 『창녀론』이라는 책으로 출간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PC통신에서 치열한 싸움을 다시 불러왔다.
‘창녀론’을 둘러싸고 김완섭과 논쟁을 펼쳐 압승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은 신정모라는 1996년 8월 천리안에 여성에 대한 노출 단속 문제와 관련해 「노출 응원 단속하면 ‘유방 시위’로 맞서야 한다!」는 글을 올려 화제를 모으는 동시에 논란을 빚었다. 신정모라는 “남성 중심의 정서 문화는 인간적인 문화가 아니라 개 문화이다. 남자가 성적 매력으로 털 많은 가슴을 보일 수 있듯이 여자는 유방을 보이고 싶어 한다. 남자가 가슴을 내보인다고 여자들은 뭐라고 하지 않는다. 여자 유방 보이는 것 단속하지 마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노출을 단속하면 여대생들은 유방 시위를 하면 좋겠다. 한총련 시위만 해주지 말고 진정 여자의 자유와 권리 확장에 한 번만이라도 데모 좀 하자. 꼭두각시 노릇만 해왔던 여대생들, 언제 정신을 차릴라나?” 신정모라 문제를 제기한 지 22년 후인 2018년 드디어 한국에서도 ‘유방 시위’가 열렸다. 여성들의 페이스북 단체인 ‘불꽃페미액션’은 2018년 5월 서울 하자센터에서 열린 ‘월경 페스티벌’ 행사에서 상의 탈의를 진행했다. 여성이 상의를 벗더라도 음란하게 볼 게 아니며, 여성의 몸은 남성과 똑같이 인간의 신체일 뿐 관음의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였다.
1990년대의 격변은 물리적 충돌이 아닌 의식의 충돌이 거세게 일어났다는 점에서 이전의 격변과는 성격을 달리했다. 당시 페미니즘의 가치는 동정과 연민에 호소할 때에만 먹힐 수 있었는데, 이를 잘 보여준 게 1992년에 방영된 MBC-TV 드라마 〈아들과 딸〉이었다. 어머니(정혜선 분)가 어찌나 아들(최수종 분)을 우대하고 딸(김희애 분)을 박대하던지, 나조차 괜히 탤런트로서 연기를 했을 뿐인 정혜선과 최수종을 미워하고 김희애를 동정할 정도였다. 이 드라마는 남아선호, 해도 너무 하지 않느냐는 메시지를 전했다는 점에서 당시에 선보일 수 있었던 ‘페미니즘 드라마’의 상한선이었다.
페미니즘은 상아탑의 세계에만 갇혀 있던 시절이었지만, 이 시대에 대중화되기 시작한 PC통신은 페미니즘의 전선을 상아탑에서 시장으로 이동시켰다. 1984년 사회학, 여성학, 인류학을 연구하던 소장 여성학자 100여 명이 모이면서 태동한 ‘또 하나의 문화’ 등이 여성운동의 산실 노릇을 하면서 널리 유포된 페미니즘 담론은 PC통신을 통해 시장의 언어로 변환되면서 그 세력권을 확장시켜나갔다. 물론 거센 반발이 일어났다. 전통적인 반(反)페미니즘 남성들, ‘IMF 환란’으로 인해 뿌리 채 흔들린 가부장제를 비극적이고 낭만적인 ‘아버지’의 이름으로 수호하려는 남성들, 병역제도의 모순과 비리에 대한 분노를 억눌러오다가 ‘군 가산점’ 문제로 폭발시킨 남성들과의 한판 충돌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는 이후에 벌어질 본격적인 충돌의 예고편이었다. 진보를 내세운 남성들은 반페미니즘 성향을 비교적 음지에서만 드러내고 있었지만, 이제 곧 태동할 인터넷 시대는 음지와 양지의 구분을 없애면서 그들이 진정한 ‘진보’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낡은 시대와 새로운 시대의 충돌, 이게 바로 내가 온몸으로 느낀 1990년대 풍경의 본질이었다.
‘몸에 각인된 타성’을 둘러싼 투쟁 : 2000~2009년
2000년대는 인터넷의 시대였다. 인터넷의 대중화로 여성들의 사이버공간 진입 장벽이 훨씬 낮아지면서 2000년 4월 오픈한 여성주의 웹사이트 ‘언니네’를 비롯해 여성주의 사이트들이 잇따라 개설되지만, 그와 동시에 여성에 대한 혐오와 모욕의 언어도 날개를 달았다. 2000년 초 익명의 네티즌이 한국 여성들의 허영심을 비난하며 ‘된장녀’라는 단어를 쓰면서 이 단어가 널리 퍼져나간 것도 바로 그런 경우였다. 한편 2000년대 들어 핵가족화에 따른 가족의 구조 변동은 ‘과격’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심해졌다. 그런 구조 변동에 따라 아버지의 위상도 크게 달라졌다. 2000년 1월에 출간되어 인기를 누린 조창인의 소설 『가시고기』는 아버지를 ‘돌 틈에 머리를 박고 죽어가는 아빠 가시고기’로 묘사했다. 아버지가 어머니 못지않은 ‘희생의 대명사’로 떠오른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위상 변화는 가정에서 일어난 문제였을 뿐, 사회는 여전히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난무했다. 여기엔 보수와 진보의 차이도 없었다. 2000년 6월 ‘여성 활동가 모임’과 서울여성노조가 공동 주최한 ‘이제는 말하자, 운동 사회 성폭력’ 토론회에선 충격적인 증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 토론회가 계기가 되어 “‘진보’를 표방하는 운동 사회 안에 만연한 성폭력을 문제화하겠다”는 취지로 ‘운동 사회 성폭력 뿌리 뽑기 100인 위원회’가 결성되었다. 이들은 대학 총학생회, 노조, 사회운동단체 등에서 벌어진 성폭력 가해자 16명의 이름을 사회 운동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진보넷’에 공개했다. 이로써 성추행, 강간, 강간 미수 같은 성범죄가 가해자 실명과 함께 드러났다. 이 위원회는 “(운동 사회에서는) 법적 보호를 받을 문제조차 은폐되고 오히려 피해자에게 협박과 2차 폭력이 가해졌다”고 밝혔다.
당시 기소되었던 활동가인 전희경은 운동 사회에서 성폭력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이를 은폐하는 메커니즘이 있는데, 그건 바로 운동 사회에 만연한 ‘음모론’과 ‘조직 보위론’이라고 지적했다. 음모론은 성폭력을 여성-남성의 문제가 아닌 남성-남성의 문제, 즉 권력의 문제로 바꿔치기를 하는 못된 수법이었는데, 피해 여성들은 행위의 주체가 아니라 ‘배후 세력’의 조종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수단’일 뿐이며, 성폭력은 여성 인권침해가 아니라 남성 간 권력 투쟁에서 활용되는 ‘빌미’일 뿐이라는 논리다. 조직 보위론은 “‘진보의 대의’를 위해 활동하는 운동 조직을 ‘적’의 공격으로부터 ‘보위’하기 위해 성폭력 사건이 조직 밖으로 알려져선 안 된다”는 논리다. 이 음모론과 조직 보위론은 이후 진보 진영 내부에서 일어난 성폭력을 은폐하고 왜곡하는 전가의 보도로 활용되는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게 된다.
2003년 여성들의 대의이자 인권 투쟁은 단연 호주제 폐지였다. 2004년 12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호주제 관련 민법 개정안 공청회에선 4시간 30분 동안 격론이 벌어졌다. 정부가 제출한 개정안의 골자는 호주제 폐지, 부부 합의에 의한 어머니의 성(性)ㆍ본(本)의 승계 가능,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성 변경 가능, 동성동본 금혼 제도를 근친혼 금지 제도로 대치, 양자도 친자처럼 호적에 올리는 친양자 제도 도입 등이었다. 그러나 시대의 대세를 막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2005년 2월 3일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호주제의 근거와 뼈대가 되는 민법 제778조와 제781조 1항, 제826조 3항의 일부가 혼인과 가족생활에서 개인의 존엄성과 양성평등을 규정한 헌법 제36조 1항에 위반된다며 재판관 6대 3의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냈다. 그리고 2005년 3월 2일 국회 본회의는 호주제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민법 개정안을 찬성 161, 반대 58, 기권 16표로 통과시켰다. 이 민법 개정안은 페미니즘 운동의 기념비적인 성과였다. 김경희는 2004년 3월 2일 국회를 통과해 2004년 9월 23일부터 시행된 ‘성매매 특별법’과 더불어 호주제 폐지를 진보적인 노무현 정부와 여성운동이 만들어낸 ‘국가페미니즘’으로 평가했다.
2008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100주년을 맞았지만, 한국 여성계는 여성운동의 침체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하지만 4월 18일에 타결된 한미 쇠고기 협상은 훗날의 행동 페미니즘을 예비한 ‘쇠고기 촛불집회’를 낳게 만들었다. 4월 29일 MBC 〈PD수첩〉이 미국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의혹을 제기한 이후, 5월 2일 여중고생들이 최초로 ‘협상 무효’를 요구하며 촛불 점화를 했는데, 여기엔 1만여 명이 참가했다. 바로 이때의 소녀들은 7년 후 한국 여성운동사의 한 장을 장식할 ‘메갈리아’ 탄생의 터전이 된 여초 커뮤니티의 주요 구성원들이 된다. ‘촛불소녀’들은 ‘6ㆍ10 100만 촛불대행진’을 촉발시킨 주역이었건만, 페미니즘은 촛불집회 지지자들에게조차 ‘공공의 적’처럼 간주되고 있었으니, 세상에 이런 배은망덕이 없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진보 진영의 가부장제’였다. 페미니즘의 우군이 되어야 할 그들 역시 페미니즘을 적으로 돌리고 있었으니, 페미니스트들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전희경은 2008년 10월에 출간한 『오빠는 필요 없다: 진보의 가부장제에 도전한 여자들 이야기』에서 사회운동과 여성주의 운동에 몸담았던 90학번부터 04학번 여성 21명의 입을 빌려 이른바 ‘진보’라고 일컬어지는 학생운동과 사회운동 진영 내부의 가부장성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여러 충격적인 증언을 소개하면서 전희경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성별 권력관계가 작동하는 모든 곳에 여성에 대한 폭력은 존재하지만, 운동 사회에는 내부의 성폭력을 묵인ㆍ은폐ㆍ재생산하는 독특한 논리와 체계가 작동해왔다는 점에서 분석이 필요하다. 사건을 은폐하고 묵인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가해자는 옹호하고 피해자를 운동 사회에서 추방하는 고유의 메커니즘이 존재해왔다는 것이다.”
사회적 삶을 타락시킨 가부장제의 폭력
한국은 세계가 알아주는 ‘룸살롱 공화국’: 2009년 이후 여성들이 남성의 대학 진학률을 역전했지만, 성별 임금 격차는 여성이 남성의 67.7퍼센트 수준에서 답보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후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2010년 극우 성향의 혐오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의 탄생과 활약은 청소년의 여성 혐오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 상황에서 여성가족부가 2011년 청소년 유해가요 지정, 밤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차단하는 인터넷 게임 셧 다운제를 실시한 것이 결정적 계기로 작용한다. 황정미가 잘 지적했듯이, “청소년 문화와 인터넷 게임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여성가족부는 남성 네티즌, 특히 청년과 청소년 남성들의 공적이 되었다.”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은 사이버 세계에서 놀고, 가진 게 많거나 얻어먹을 일이 많은 사람들은 룸살롱에서 놀았다. 공직자들의 룸살롱 스캔들은 매년 수차례씩 터져 나왔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고, 결국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사라지고 만다.
나는 한국형 가부장제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 한국의 페미니즘이 당면한 최대의 장벽은 가족과 사회의 철저한 분리였다. 집에선 딸바보 아빠일지라도 룸살롱에 가선 딸 또래의 젊은 여자들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것에 별 심적 갈등을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고려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의 비극이 보여주듯이, 내 아들을 위해서라면 남의 딸은 짓밟아도 좋다고 생각하는 엄마도 많다. 한편 진보 진영은 이 가족 사회 분리 모델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여성 동지들을 ‘치어리더’로 소모했다. 그들을 지배하는 1차 이데올로기는 진보적 가치나 인권 이전에 한국형 가부장제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자궁 가족 모델에 충실한 여성들 역시 기존 가부장제 수호에 적극 가담했기 때문에 페미니즘의 전선은 꼭 ‘남성 대 여성’의 전선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깨어 있던 여성일지라도 ‘시집을 가는’ 순간 가부장적 며느리의 역할을 강요당하고, 자식을 낳는 순간 모성 이데올로기의 포로가 되어 페미니즘에서 멀어진다. 한국형 가부장제는 이토록 사회적 삶을 타락시키는 폭력의 주범이자 온상이 되고 말았다. 나는 이 가부장제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 나는 한국형 가부장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영혼임을 인정하지만, 자유를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스스로 다짐한다.
인내의 임계점과 저항의 티핑포인트
“남자는 숨 쉴 때마다 한 번씩 때려야 한다”: 2015년 여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한국을 덮치면서 뜻밖의 사건이 벌어지고, 이 사건은 한국 여성운동사에 한 획을 긋는 메갈리아 탄생으로 이어진다. 메르스 공포가 한창이던 2015년 5월 29일 인기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는 메르스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메르스 갤러리(메갤)’을 만들었는데, 이곳에 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이던 두 여대생이 격리 조치를 거부해 메르스를 퍼뜨렸다는 루머에 관한 글이 올라왔다. 해당 여대생들에 대해 디시인사이드의 누리꾼들은 “이러니 김치녀 소리를 듣는다”, “원정(원정 성매매) 가는 거 아니냐”라며 성적 모욕감을 주는 발언은 물론 한국 여성 전체를 싸잡아 비아냥거렸다.
하지만 해당 내용은 사실무근으로 드러났고, 이 소동은 그대로 묻히는 듯했지만, 곧 메갤에는 사실도 아닌 내용으로 ‘김치녀’라며 한국 여성을 싸잡아 비난한 한국 남성들의 여성 혐오적 행태를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남성과 여성의 젠더 위계를 반전시킨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에 빗대 스스로 ‘메갈리아의 딸들’로 부르다가, 여성 혐오에 대한 저항이 생물학적 여성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기에 ‘메갈리안’으로 바꾸었다. 평등주의(egalitarian)와 유토피아(utopia)의 합성어인 이갈리아(Egalia)라는 단어가 시사하듯이 그들이 꿈꾼 건 남녀가 평등한 세상이었다.
한편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여성 혐오의 중심에는 ‘일베’가 있었는데, 메갈리아는 일베를 중심으로 각종 여성 혐오 용어들이 퍼져나가는 양상을 ‘미러링(mirroring)’으로 대응했다. 예로 여성 혐오자들은 “여자는 삼 일에 한 번 때려야 한다”를 줄인 ‘삼일한’이라는 단어를 즐겨 썼다. 이에 대항해 메갈리아는 “남자는 숨 쉴 때마다 한 번씩 때려야 한다”는 ‘숨일한’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허영심 많은 여성을 일컫는 ‘김치녀’에 대항해서는 ‘김치남’, ‘한남충(벌레 같은 한국 남자)’ 등의 용어를 만들었다. 한편 메갈리아는 여성 혐오에 앞장선 인물들을 겨냥한 언어들도 탄생시켰다. 예로 “여자들은 더치페이하라”를 외치다 한강에 투신한 성재기의 투신은 ‘(무의미하게) 죽다’, ‘끝장나다’ 등의 뜻을 가진 ‘재기하다’란 조롱조 표현으로 쓰였다. 이 밖에 “페미니스트가 싫다”며 IS로 간 김 모 군, ‘개보년’ 등 여성 혐오적인 막말을 한 옹달샘(장동민ㆍ유세윤ㆍ유상무) 등은 ‘페미 요정’으로 불렸는데, 이들의 언행에서 만연한 여성 혐오를 실감하고 메갈리아와 페미니즘에 입문한 여성이 많다는 의미에서였다.
페미니즘과 촛불 시위의 배신 : 2017년 7 ~12월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해임 운동: 여성가족부 장관 정현백은 국회에서 탁현민 관련 질문을 받고 “(청와대에) 사퇴 의견을 전달했다. (그러나)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좀 무력하다”고 했다. 정현백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회의에서는 ‘탁 행정관의 책임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문 대통령에게 직접 말해야 한다’는 여야 의원들 요구에 “앞으로도 다양한 통로를 통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문재인 지지자들은 “정 장관이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한다”며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바로 그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의 해임을 촉구하는 글이 게재되었고, 2017년 8월 30일 현재 이 글에는 5,800여 건의 동의 댓글이 달리면서 ‘베스트 청원’으로 분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