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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서 읽는 과학

이종호 지음 | 북카라반



침대에서 읽는 과학

이종호 지음

북카라반 / 2018년 1월 / 296쪽 / 14,000원





chapter 1 지구의 비밀을 벗겨주는 과학



일본이 독도를 탐내는 이유

불타는 얼음: 21세기가 시작되면서 미국 국립과학재단에서 새로운 세기에 해양과학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연구 주제 27개를 발표했는데, 이 중에서 3개가 메탄 하이드레이트에 관한 것이었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을 함유한 얼음 상태의 물질로, 메탄 등 가스 분자가 물 분자 안에 들어가서 만들어진 기포 모양의 결정체인데 ‘불타는 얼음’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주로 유기물의 유해가 풍부하고 산화되기 전에 빠른 퇴적이 일어나는 환경에서 생성된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1810년 영국의 화학자인 험프리 데이비가 처음으로 합성했고, 1930년대에 들어서면서 주목을 받았다. 동토 지역에서 천연가스전을 개발하자 이 얼음덩어리가 가스관을 막아 자주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1930년대에 천연가스 개발의 골칫거리로 등장했던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지금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개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인류의 주요 에너지원은 목재ㆍ석탄ㆍ석유였지만 앞으로는 천연가스가 주종을 이룰 것이다. 천연가스는 석유나 석탄에 비해 연소했을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유해 물질도 많이 배출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천연가스 역시 매장량이 한정되어 있어 2060년경에는 고갈될 것으로 예측된다.

학자들이 메탄 하이드레이트에 남다른 매력을 느끼는 것은, 같은 양의 에너지를 만드는 데 석유보다 1.5배, 석탄보다는 2배 적게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청정에너지라는 점이다. 특히,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아래층에 석유 자원이 매장되었는지 알려주는 표시물이기도 해서 유전 개발에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해저에 석유 자원이 부존된 지역을 탐사해보면 통상 맨 위쪽에 얼어붙은 메탄 하이드레이트층이 나타나고 그 아래에 천연가스와 원유가 있다.

독도 밑에 묻힌 보물: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알래스카ㆍ캐나다ㆍ러시아 등 북극권 영구 동토 지역의 지표에서 1,200~1,300미터 아래에 매장되어 있다고 한다. 매장량은 천연가스로 환산할 때 1,000조에서 5경 세제곱미터로 추정한다. 이는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200~500년어치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미국 배타적 경제수역 안에 부존된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1퍼센트만 개발해도 미국에서 8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가스공사 기술진이 주축이 된 가스 하이드레이트 사업단은 2000년부터 독도 등 동해 전역을 조사해 울릉분지의 해저층에서 메탄 하이드레이트 구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세계에서 5번째로 확인된 것일 뿐 아니라, 일본ㆍ인도ㆍ중국 등 먼저 시추된 지역보다 규모가 크다. 매장이 추정되는 곳은 해저면 아래 400~1,000미터 지역인데 동해 대륙붕 가운데 울릉분지 주변에만 약 6~8억 톤의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매장되어 있다. 국내 연간 LNG 사용량 2,700만 톤을 기준으로 환산할 때 200~3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분량으로 추정한다. 매장된 양을 모두 개발하면 무려 150~200조 원의 수입 대체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개발하는 것이 간단한 일은 아니다. 우선 심해저에 매장된 메탄 하이드레이트를 압력과 온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채취하는 기술이 개발되어야 하고 아울러 심해저 유전을 개발할 때 생기는 문제점들을 사전에 해결해야 한다. 환경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물과 가스로 분해된 메탄이 그대로 대기 중에 방출된다면 심각한 온실효과가 나타날지 모른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약 20배 심한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가스로, 방출되면 대기 온도를 크게 상승시킨다. 메탄 하이드레이트에 포함된 메탄가스의 양은 대기권에 존재하는 양의 300배로 예상되므로 시추 과정에서 메탄의 방출을 막는 기술이 관건이다.

메탄 하이드레이트의 미래: 한국과학기술원의 이흔 교수는 메탄 하이드레이트에서 메탄을 빼낸 후에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다시 삽입하는 메커니즘을 발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방법이 실용화된다면 앞에서 언급한 문제가 해결됨과 동시에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

남극 세종기지 연구팀은 사우스셰틀랜드 제도 북동 해역에 메탄 하이드레이트가 대량 매장되어 있음을 밝혔다. 국내 소비량의 약 400년 치에 해당하는 매장량이다. 남극은 어느 나라의 소유권도 인정되지 않는 지역으로, 각국의 자유로운 연구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메탄 하이드레이트는 지구 환경에 중요한 요인인 데다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에너지이므로 한국이 주도적으로 메탄 하이드레이트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보통 일본이 독도에 집착하는 이유는 한국에 독도를 양보할 경우 ‘러시아가 차지한 북방 영토를 영원히 되찾지 못할 전례를 남길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중국과 분쟁이 있는 센카쿠 열도(댜오위섬)에 대한 영유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해 영토 확장 차원에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식으로 생떼를 부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근래 일본이 무리한 논리를 내세우면서 독도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바로 독도 주변에 매장된 메탄 하이드레이트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chapter 2 사람에 관한 과학



인간은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늘어나는 평균수명: 과학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생명은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모든 생명체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늙어가기 때문이다. 의학의 눈부신 발전도 노화의 증상을 막지 못했다. 아날로그시계의 각각의 부품이 빠르게 혹은 느리게 움직이면서 최종적으로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체도 기관마다 서로 다른 생물학적 나이를 나타낸다. 노화율은 세포, 조직 또는 기관마다 다소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젊게 보이거나 늙게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서로 다른 노화 과정이 서로 다른 비율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세포의 노화와 텔로미어: 학자들이 제시하는 노화의 원인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노화를 이미 존재하는 기본 설계로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사건에 의한 결과로 보는 것이다. 전자는 노화의 일련의 화학적 사건과 물리적 변화에 기초를 둔 생체 시계의 가동 결과로 보는 것이다. 즉, 태어날 때부터 생물체의 유전자 시스템에 노화가 입력되어 있으며, 지정된 시기에 노화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사춘기나 폐경기가 오는 것도 우리 몸에 일종의 생물학적 시계가 있어서 ‘삶의 일정표’가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같은 운명론적인 노화 이론을 ‘수명 프로그램설’이라고 한다. 이 이론은 진화론을 신봉하는 많은 학자의 지지를 받았다. 뒤에서 이야기할 텔로미어 가설도 이 이론에 속한다.

반면 후자는 생명체가 태어난 이후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세포 안에 있는 유전 메커니즘이 낡아 자체 수리 능력을 잃고 쇠퇴해가는 것이 노화라고 설명한다. 생명체에는 ‘예비 유전자’라는 것이 있는데, 이 유전자는 유전자 체계 중 손상된 부분을 제거하고 정상적인 것으로 대체한다. 오래 사는 종은 예비 유전자가 풍부해서 여러 번 수리가 가능하다. 노화는 이 예비 부품을 다 써버렸다는 뜻이다. 이 이론에는 손상설도 가세한다. 신체에 대한 위험 요인이 축적되어 노화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여하튼 영생 불사의 비결은 세포의 분화 과정에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학자들은 개체에 지정된 수명이 있다면, 그 개체를 구성하는 세포에도 수명이 있을지 모른다고 추정했다. 캘리포니아대학의 레너드 헤어플릭 교수는 세포가 영원히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정해진 수명이 있다고 주장했다. 세포가 어느 정도 분열을 반복하면 그 능력을 상실한다는 것이다. 수명이 약 2.5년인 생쥐의 세포분열이 14~28번, 수명이 30년인 닭은 15~35번, 인간은 40~60번이며 150년 이상 사는 갈라파고스땅거북은 72~114번이다. 이는 세포의 분열 횟수가 한계에 다다르면 수명 역시 마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50번 분열하는 태아의 세포를 20번 분열시킨 다음에 냉동 보존했다가 다시 배양시켰더니 30번 분열하고 정지하기도 했다. 아무리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성해도 소용이 없었다. 이는 세포에도 정해진 수명이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렇다면 왜 세포분열에는 한계가 있으며 그 원인은 무엇일까? 학자들은 노화의 결정적 단서를 찾아냈다. 세포 핵 안에 있는 텔로미어, 즉 염색체말단립이다. 세포가 분열할 때 새로운 세포 안에는 이전과 똑같이 복제된 유전질이 형성된다. 그렇게 새 세포에 이전 세포의 모든 정보가 담긴다. 그런데 텔로미어는 예외로, 세포분열이 일어날 때마다 작아진다. 텔로미어가 어느 정도까지 작아지면 세포는 더는 분열하지 않고 노화하기 시작한다.

텔로미어는 TTAGGG라는 염기 배열이 250~2,000번 반복되어 있다. 이것은 DNA 복제 때마다 떨어져나가며, 다 사라졌을 때 세포분열의 한계가 온다. 그러나 모든 세포가 그런 것은 아니다. 생식세포인 난자와 정자, 암세포는 예외였다. 1986년 하워드 쿡 박사가 체세포의 텔로미어가 정자세포보다 짧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암세포는 정상 세포와 달리 세포가 분열할 때 염색체 말단 부위, 즉 텔로미어의 길이가 전혀 짧아지지 않으며 세포분열을 무한히 반복할 수 있다. 그리고 암세포에는 정상 세포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텔로머라제라는 효소가 정상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노화 현상을 거의 보이지 않는 바닷가재나 무지개송어의 세포에도 텔로머라제가 많다. 암세포는 매우 이상한 세포다. 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세포분열의 빈도수를 결정하는 시계가 유전질 안에 들어 있을 것으로 추측했고 여러 가지 사실을 볼 때 세포 시계가 텔로미어에 있다고 추정했다. 그런데 암세포에는 텔로미어의 세포 시계가 작동하지 않는다. 학자들은 암세포 안에 있는 텔로머라제가 텔로미어가 작아지지 않도록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노화를 막을 수 있을까?: 노화에 관해 학자들을 실망시키는 결과도 계속 발견되었다. 세포는 핵과 세포질로 이루어진다. 만일 노화한 핵과 젊은 세포질을 합성하면 합성 세포는 젊어질까? 아니면 노화할까? 실험 결과 노화한 핵과 젊은 세포질을 조합한 합성 세포는 노화했다. 이 결과는 학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노화한 세포는 어떤 방법으로든 회복시킬 수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할 것이다. 암도 곧 정복될지 모른다. 그런데도 인간의 수명은 100~120년 정도가 한계일까? 아쉽게도 대답은 ‘그렇다’다. 지구에 있는 생물체는 지구 표면에 있는 수많은 원소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성 원소를 살펴보면 탄소ㆍ수소ㆍ질소ㆍ유황ㆍ인 등이 있고, 철ㆍ칼슘ㆍ마그네슘 등의 금속 이온도 있다. 모든 원소가 중요하지만 탄소는 특히 중요하다. 학자들은 생체 구성물의 기본은 탄소이며, 생명현상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 원소도 탄소라고 한다. 그런데 탄소로 만든 생체 재질의 사용 기간은 대략 100년이라는 것이다. 탄소의 사용 기간이 끝난다면 탄소로 이루어진 생물이 살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식물은 수천 년을 살 수 있다지만 인간이 식물이 될 수는 없다. 규소 원자로도 생물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어쩌면 외계인은 탄소 대신 규소로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설이 있다. 그렇지만 인간이 탄소 대신 규소로 이루어질 수도 없는 일이다.

2001년 초 교수 2명이 인간의 최대 수명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일리노이대학 공공보건대의 스튜어트 올샨스키 교수는 130세, 앨라배마대학의 스티븐 오스태드 교수는 150세를 주장했다. 두 교수는 2001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 중에서 2150년 1월 1일 150세가 되는 사람이 나타날지 내기했다. 오스태드 교수는 ‘있다’, 올샨스키 교수는 ‘없다’에 걸었다. 두 사람은 150달러씩 내놓고 매년 약간씩 보태 2150년 5억 달러를 만들기로 했다. 이들은 2016년 판돈을 600달러로 늘렸다. 올샨스키 교수가 《네이처》에 게재된 논문에 쓴 사설 때문이다. 알베르트아인슈타인의대 연구진은 《네이처》에 “인간 수명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는 115세다.”라고 발표했다. 그러자 올샨스키 교수는 “유전적 프로그램이 인간의 수명 연장을 방해한다면 수명이 상당히 늘어난다 해도 2001년 전에 태어난 사람이 150세까지 살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오스태드 교수는 이에 반발해 당시까지 발표한 여러 논문을 인용하면서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내기 상금은 승리자의 상속자에게 돌아갈 예정인데 조건이 하나 있다. 150세 생일을 맞이한 사람이 반드시 ‘제정신’이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나는 오스태드 교수가 승리하기를 기원한다.



chapter 3 일상을 움직이는 과학



위험한 불소를 수돗물에 넣는 이유

사람의 몸을 구성하는 성분들: 인간의 신체는 어떤 물질로 구성되어 있을까? 특별한 요소가 있을 듯하지만, 사실 탄소ㆍ수소ㆍ산소ㆍ질소 위주로 이루어져 있다. 이 4가지 원소가 신체의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다섯 번째 원소는 황이며 나머지는 칼슘ㆍ인ㆍ철ㆍ아연ㆍ나트륨 등의 무기염류(무기질)다. 이 외에도 인체에는 구리ㆍ망가니즈ㆍ몰리브덴 등 수많은 원소가 있다. 이 원소들은 비록 소량이지만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런 원소들은 개개인이 제대로 챙기기 힘들기 때문에 도시나 국가 차원에서 제공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오곤 한다. 대표적인 것이 불소(플루오린)다.

위험하고 미스터리한 불소: 불소는 매우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원소 자체는 16세기부터 알려졌는데 1670년 뉘른베르크의 하인리히 슈반하르트가 형석으로 만든 그릇에 진한 황산을 부었더니 기체가 나오면서 그릇을 침식했다. 불소의 화학기호 F는 라틴어로 ‘흐른다(fluo)’에서 유래한 것으로, 중세 야금공들이 광석을 녹이는 데 형석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불소는 지각의 약 0.065퍼센트를 차지하며 바닷물에는 12번째로 많이 함유된 원소다. 흙 속에는 평균 200~270ppm이 존재하고 바닷물의 평균 불소 농도는 1.2~1.5ppm으로 알려져 있다. 순수한 불소를 분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더구나 불소는 매우 유독하다. 이런 어려운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람은 1906년 노벨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앙리 무아상이다. 1886년, 무아상은 영하 23도로 냉각시킨 U자형의 백금 용기에 플루오린화수소를 넣고 전도성을 높이기 위해 플루오린화칼륨을 넣었다. 여기에 백금 전극 대신 구리로 된 전극을 연결했더니 불소가 구리와 반응해 표면에 얇은 불소화물 막을 형성하며 산화를 방지해주었다. 음극에서는 수소가 생성되었고 양극에서는 불소가 생성되었다.

불소의 충치 예방: 충치가 생기는 이유는 음식물이 입안에 들어오면 입속에 사는 충치균이 탄수화물을 이용해 산을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포도당과 설탕은 세균이 바로 이용할 수 있어서 산이 잘 만들어진다. 세균은 우리가 먹은 당질을 접착성 다당류로 만들어 치아 표면에 부착시킨다. 이 다당류가 소위 플라크다. 플라크가 생기면 치아 표면의 법랑질이 서서히 떨어져나며 이에 구멍이 생긴다. 이것이 바로 충치다.

불소 이온은 입속의 세균 증식을 억제하기 때문에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치약에 불소를 넣기 시작했을까? 20세기 초 미국의 치과 의사들은 아칸소주 주민의 치아 법랑질에 반점이 생기면서 이가 검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불소는 자극성이 강한 원소로 폐와 기관지를 자극하며 손톱ㆍ발톱 등도 빠지게 하는데, 음식에 조금만 들어 있어도 이가 검게 변한다. 조사 결과 이 지역의 물에 예상보다 많은 불소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물에 평균 이상의 불소가 함유된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충치 발생이 현저히 적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충치 발생 저하가 불소로 인한 것일 수 있다는 데 집중했다. 곧 많은 학자가 불소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불소의 특징들이 밝혀졌다. 불소는 사람을 비롯한 동물에게 반드시 필요한 원소이며, 섭취량이 부족하면 이의 법랑질이 손상된다. 학자들은 마시는 물에 불소를 1ppm 정도 첨가하면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것이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하게 된 이유다. 거의 모든 치약에 불소가 들어가는 것도, 적당량의 불소는 이를 튼튼하게 해주고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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