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 철학수업
뤄후이전 지음 | 이터
1교시 철학수업
뤄후이전 지음
이터 / 2017년 11월 / 248쪽 / 14,000원
철학을 동사로 바꾸다 - 혁명에서 탄생한 프랑스 고등학교 철학수업
프랑스의 철학교육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된다
최근 타이완 철학 학계는 고등학교 철학교육을 추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다양한 철학캠프를 마련해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학생들이 서서히 철학을 받아들이고 고등학교 철학교육이 실현되어 중등교육을 전면 개조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교육이념, 대입시험문제, 시험 전에 받는 일명 ‘족집게 과외’ 현상 등을 감안할 때 우리 고등학교에서 철학수업을 추진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나는 장기간 프랑스에 머무르며 내 아이의 교육과정을 지켜봤다. 그리고 한 가지 결론을 얻었다. 프랑스의 초ㆍ중등 교육은 고등학교 3학년 철학수업을 위한 준비과정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현행 초ㆍ중등 교육에는 아직 이런 기준이 없기 때문에 고등학교에서 철학교육을 추진하려면 반드시 초등학교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되어야 한다.
고등학교 철학의 교육목표는 학생들에게 ‘사고력과 논리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물론 이런 프랑스 고등학교 철학교육의 기본방침이 일리 있어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사고와 논리’를 훈련하지 않는다면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다고 갑자기 사고력과 논리력이 생기지는 않는다.
프랑스 고등학교에서는 철학 시험을 본다. 4시간 동안 달랑 한 문제를 푸는데 놀랍게도 학생들은 또박또박 15쪽을 꽉 채워 쓴다. 거의 소논문 한 편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이런 내공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값비싼 뇌영양제를 먹는다고 해서 기를 수 있는 능력도 아니다. 프랑스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고3이 될 때까지 쓰기와 독해 훈련을 한다. 10년 동안 독해, 언어표현, 쓰기 능력을 훈련하는 목적은 바로 고등학교 3학년 철학수업을 준비하는 것이다.
세계 모든 국가가 자국어를 중요시하듯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10여 년 전, 내 아이는 프랑스에서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고 있었다. 한번은 학부모회에 참석했는데 교사들이 학부모 한 사람 한 사람과 일일이 대화를 나눴다. 2학년 수학을 가르치던 교수 후이융 씨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불어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하면 어떻게 수학문제를 보고 이해할 수 있겠어요?” 프랑스 수학시험은 계산문제보다 응용문제 위주여서 숫자와 기호만 아는 걸로는 부족하다. 프랑스에서 불어를 못하면 끝이다. 응용문제는 그 자체로 추론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답을 쓸 줄 아는 것만으로는 소용없어요. 전 그 답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를 봅니다.”
프랑스에서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수학 응용문제를 연산 추론하는 과정을 절대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이는 10년 후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다음과 같은 문제에 답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사고의 원친이기 때문이다. “국가가 없다면 우리는 더 자유로워지는가?” “우리는 반드시 진리를 추구해야 하는가?” “일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언어는 단지 의사소통 수단에 불과한가?”
프랑스 고등학교 철학 시험문제는 해마다 놀라움을 자아낸다. 고등학교 철학교육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에게 특히 더하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자녀가 과연 이런 문제에 답할 능력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가졌다. 솔직하게 우리나라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물론이고 대학생들마저 이런 시험문제를 대답하지 못한다는 건 사실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초ㆍ중학교 때 객관식 문제, OX 퀴즈나 간단한 주관식 문제만 풀어서 사고력이 심각하게 저하됐기 때문이다.
같은 10년이란 기간 동안 프랑스 학생들은 복잡한 불어 문법, 시제, 각종 품사를 열심히 공부한다. 쓰기도 꾸준히 배우는데 대부분의 시험이 주관식이며 그 주관식도 짧은 답만 적어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등학생들은 2줄, 3줄, 5줄, 10줄 이런 식으로 서서히 쓰기를 익혀나간다. 중학생이 되면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답을 더 길게 쓰라고 요구하기 시작한다. 이런 식으로 훈련을 거듭하다 보면 마침내 4시간 동안 막힘없이 답을 술술 써 내려가고 쓸수록 생각이 정리되며 문장이 유려해지는 수준에 다다르게 된다.
불어 과목만 그런 게 아니라 지리와 역사 시험에서도 답을 길게 써야 한다. 중학교 3학년 때 졸업증서를 받으며 처음으로 전국 학력평가시험을 치르게 된다. 논술 시험은 한 문제만 보는데 수년 전 이 시험의 역사 기출문제는 다음과 같았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의 전선과 후방의 생활상에 대해 논하시오.’ 지리 시험문제는 더 광범위했는데 수험생들은 시험지에 제시된 유럽연합 관련 자료들을 바탕으로 ‘EU의 경제력과 한계에 대해 설명하시오.’라는 문제에 답해야 했다.
한 과목의 시험을 3시간 동안 보는데 쓰기 실력이 부족해서 비뚤비뚤하게 쓴 3문장으로 답안 작성을 끝내버린다면 그 시험은 망하는 것이다. 교과서에 나온 내용은 제한적이라 공부한 내용으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제1차 세계대전과 관련해서 프랑스 중학생들은 문학작품이나 영화 등을 통해 더 많은 역사적 지식을 배워야 한다. 문화적 소양을 중시하는 학부모들은 아이를 데리고 박물관이나 전투가 벌어진 도시를 견학하기도 한다.
수업시간에 열심히 필기만 하는 걸로는 부족하다. 프랑스의 교육은 교사의 뒤꽁무니만 쫓는 학생을 길러내는 게 아니다. 자기만의 독특한 견해를 요구한다. 그렇다고 아무 말이나 해서는 안 된다. 논설문 쓰기는 훈련할 수 있다. 교사는 학생들이 능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학생들은 지역 정치 및 경제와 관련된 문제를 전반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시험문제가 더 포괄적이고 광범위해지기 때문이다.
혁명에서 탄생한 프랑스의 고등학교 철학교육
실제로 프랑스 고등학교에서 철학교육을 한 지는 180년이 넘었다. 철학교육은 프랑스 사람들이 여러 차례 세계정세의 변화를 겪고 국제무대에서 갖가지 위기를 경험하면서도 여전히 자부심을 느낄 만한 독특한 개성과 전통을 형성했다. 프랑스가 자랑스러워하는 전통의 근원을 알면 시민사회의 근간이 왜 철학교육에 있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프랑스 철학교육은 빅토르 쿠쟁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철학전문가들에게 애증의 대상인 쿠쟁은 19세기 전반에 프랑스 고등학교 철학교육과정을 제정한다. 이를 기점으로 프랑스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1년 동안 반드시 철학수업을 들어야 했고 문과와 이과 모두 철학을 필수과목으로 배웠다.
프랑스 고등학교의 기원은 상당히 오래되었는데 프랑스 대혁명 이전까지 대다수 고등학교는 천주교 예수회가 세운 것이었다. 그리고 1890년 나폴레옹이 바칼로레아를 만들었는데 고등학교 졸업증서를 주는 이 시험을 이제는 모든 기술고등학교와 직업고등학교에서도 실시하고 있다. 고등학교 3년 과정을 이수해도 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고등학교 졸업증서를 받지 못한다.
1792년 파리 출생인 쿠쟁은 태어나면서부터 프랑스 대혁명과 시민들의 정치적 요구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중학교 때 우등생이였던 쿠쟁이 다닌 고등학교는 지금도 파리의 명문학교로 손꼽히는 샤를마뉴 고등학교다. 훗날 프랑스 사상계를 이끌었던 장 폴 사르트르와 피에르 부르디외 같은 사람들이 학문탐구의 길을 간 것처럼 쿠쟁은 바칼로레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고등사범학교에 입학했고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가 소르본 대학의 부교수로 진급했다.
1817년 쿠쟁은 학술교류를 위해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갔다가 당시 철학교수로 재직 중이던 헤겔을 만나게 된다. 그 후로 쿠쟁은 자츰 독일철학에 눈을 떴고 칸트, 프리드리히 셸링의 학설은 그에게 철학적 자양분이 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프랑스 고등학교 철학 교재에서 독일철학의 비중이 가장 큰 걸 보면 쿠쟁 개인의 학술이 그 당시 교육의 흐름을 주도했고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학술계에서 성과를 거둔 쿠쟁은 학이우칙사(學而優則仕, ‘학문을 닦다 여력이 생기면 공직에 나아간다’는 의미)라는 말처럼 프랑스 공립교육부장관 자리에 오른다. 좀 전에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난 해에 쿠쟁이 태어났다고 얘기했는데 프랑스가 인류문명에 가장 큰 공헌을 했다고 여겨지는 이 혁명은 시민사회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독립적인 판단능력을 갖춘 시민 양성’, ‘인류의 사상적 해방’이라는 두 가지 원칙에 입각해 쿠쟁은 프랑스 고등학교에 철학교육과정을 설계했다. 1828년 철학사 독서지도를 시작으로 1830년에 이르러 심리학, 논리학, 신학, 철학사를 포함한 교육과정이 완성되었다.
쿠쟁은 고등학교 철학교육과정을 제정하면서 “철학수업은 프랑스 대혁명 정신을 계승하는 연장 선상에 있다. 철학수업의 목적은 독립적인 사고력을 갖춘 시민을 길러내기 위함이지 철학자를 양성하려는 게 아니다. 또한 교육을 보급하기 위함이지 엘리트를 양성하려는 게 아니다. 부디 학생 개개인이 견문을 넓히고 학식을 연마하며 문화적 소양 쌓기를 게을리하지 않길 바란다.”라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각양각색의 바칼로레아(프랑스의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를 보다 보면 영화를 많이 보고 미술관을 자주 다니며 시사에 관심을 갖는 게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비결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프랑스 철학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상의 해방이다. 해방이라는 단어와 철학은 샴쌍둥이 같은 관계라는 걸 주의하기 바란다. 여기에서 해방은 기존의 의미와 전혀 다르다. 그래서 프랑스 철학교육이 학생들의 분석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남들이 깜짝 놀랄 만한 어떤 견해를 꼭 제시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분석ㆍ추론 능력만큼은 배울 필요가 있다. 이런 철학교육은 마음을 정화해주거나 모든 망상과 미혹에서 벗어나게 해준다기보다는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철학수업의 목표는 사고를 자유롭게 하는 것
고등학교 철학교육과정이 보급된 이후로 프랑스의 철학교사들은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개혁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철학교사들은 철학교육과정이 학생들의 분별력을 계발하고 세계와 마주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를 기대한다. 철학교육과정의 취지가 철학자를 양성하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사고하는 시민을 길러내는 것인 만큼 학생 개개인에 맞게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프랑스 철학교육은 자유롭게 사고하는 시민을 길러내고 학생들의 사상적 기초를 튼튼하게 만드는 게 목표 아니었나? 그런데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철학을 고작 1년 가르쳐가지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철학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철학사와 주요 철학가들의 이론을 가르치고 수업요강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개념들을 이해시키면서 수업시간에 빠져서는 안 되는 토론과 변론까지 지도하려면 1년으론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학생들은 반년 동안 복잡하고 어려운 철학을 배우면서 이제 좀 적응할 만하다 싶으면 학기가 끝나버린다고 토로한다.
좀 더 앞당겨 중학교, 심지어 초등학교 때부터 철학교육을 시작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문제를 오래전부터 논의해왔다. 일부 중학교에서는 자체적으로 실험수업을 계획해서 실시하고 있으며 초등학교 철학교육도 점차 체계를 잡아가는 중이다. 초등학교 철학교육은 기존 교과과정 안에서 교사가 토론수업을 설계하는 방식인데 이는 어린이만을 위한 철학은 아니다. 왜냐하면 철학의 정신과 내용은 성인과 아동의 구분 없이 전부 사변하는 철학적 사고를 배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아이들이 기존의 관념에 질문을 던지도록 이끌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철학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철학책을 읽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하라: 한나 아렌트는 해리포터가 아니다. 철학책은 재미없을 수도 있고 성가시며 읽기 힘든 책일 수도 있다는 걸 받아들이자. 사실 힘들게 고생한 뒤에 달콤한 열매를 맛본 적이 다들 한 번쯤은 있지 않은가? 철학책은 확실히 버거운 존재다.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기 때문이다. 전문용어는 많고 일상용어는 적다. 또 개념 설명은 콘크리트처럼 딱딱하고 빡빡하다. 그래서 철학책을 읽고 좌절하거나 몇 줄 읽다가 한숨을 푹 쉬면서 책을 덮어버린다.
철학책을 읽기 힘들다. 우리가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내용이 책에 가득하기 때문에 낯설고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이 철학책을 딱딱하고 어렵다고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철학책은 반드시 꼼꼼하고 자세하게 읽어야 한다. 그리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모조리 분해해야 한다. 책에 나오는 개념들을 분명하게 이해해야 제대로 사고하고 변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상에 앉아 종이와 펜을 준비한 다음 읽기 시작하라: 철학책은 신문이나 만화책이 아니기 때문에 침대나 소파에 누워서 읽으면 안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읽으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밑줄을 긋는 것이다. 색깔 있는 펜을 아무거나 하나 고른 뒤 읽으면서 생긴 의문이나 느낀 바를 적으며 본인의 생각을 확장해나간다. 만약 저자의 관점에 동의할 수 없다면 그 이유를 적는다. 컴퓨터를 이용해 써봐도 좋고 책을 읽다가 가끔 멈춰 생각해보면서 저자와 대화를 나눠도 좋다.
하지만 말이 쉽지 실제로 보면 사람들은 세 페이지만 읽어도 머리가 터질 것 같고 숨쉬기가 힘들어져서 읽기를 포기한다. 철학책 읽기는 등산이나 느린 구보처럼 막 시작했을 때는 무척 힘이 든다. 생애 첫 등산에서 산에 오른 지 10분도 채 안 됐는데 심장박동은 빨라지고 두 다리는 천근만근 무거워지며 가방을 멘 어깨는 쑤시고 줄줄 흐르는 땀 때문에 눈앞이 흐려지는 것처럼 말이다.
철학책을 읽을 때는 맨 처음 세 페이지에 무너지면 안 된다. 그건 시작에 불과하다. 등산할 때 모든 걸음마다 힘을 쏟는 것처럼 모든 문장 하나하나에 힘을 쏟아야 한다. 등산과 다른 점도 있다. 등산을 할 때에는 지름길이 없는 이상 차근차근 걸어갈 수밖에 없는 반면, 철학책을 읽을 때는 꼭 한 페이지씩 차례대로 읽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너무 어렵다 싶으면 그 부분은 일단 건너뛰어도 좋다. 철학책을 처음 읽는 사람이 한 번 읽고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해가 안 되더라도 자신이 멍청하다고 여기면 안 된다. 이해가 되는 문장이나 단락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훌륭하다.
등산할 때 도저히 체력이 안 되겠다 싶으면 무리해서 정상에 오르지 않는 게 좋다. 꼭 정상에 오를 필요도 없지 않은가. 철학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머리에 과부하가 걸릴 때는 잠시 읽는 걸 멈추고 이해를 했든 못했든 간에 읽은 내용을 가지고 친구, 선생님,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눠보자. 등산할 때와 마찬가지로 이런 쉼이 당신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어줄 것이다.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모르는 데서 시작한다
린징쥔 씨는 타이완에서 고등학교 철학수업을 시작한 교사다. 2014년 여름, 린징쥔 씨는 국제인문실험반에 등록하러 온 난샹고등학교 1학년 신입생들에게 <좋은 국제뉴스 선집>을 보여주며 그 영상에 나오는 뉴스가 익숙한지 아닌지를 스스로 평가하게 했다. 뉴스는 학생들의 주의력을 일깨우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만 모든 사람이 국제적 사건들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린징쥔 씨가 학생들에게 말했다. “우리는 같은 세상에서 살고 있지만 여러분은 이 세상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어요. 국제인문실험반은 세상을 보는 시간을 넓혀주려는 거예요. 사회적 사건들을 식후 화젯거리로 삼는 데 그쳐서는 안 돼요.”
학생들은 새로 만들어진 국제인문실험반에 흥미로운 수업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국제인문실험반은 타이완 최초로 프랑스 고등학교 철학 수업 정신을 이어받아 전 학년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철학수업을 진행하는 학급이다. 고1 때 인문사상 입문을 배운다. 철학 수업의 주제는 미와 추, 득과 실, 옳고 그름, 죄와 벌, 선과 악, 같음과 다름, 유와 무, 자유와 책임, 논리학을 포함한다. 고2 때는 소논문을 쓰고 고3 때는 인문사상과 관련된 독서지도 수업을 하며 체계적으로 철학서적을 읽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