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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독종

황인선 지음 | 소담출판사



꿈꾸는 독종

황인선 지음

소담출판사 / 2017년 8월 / 252쪽 / 13,800원





PART 1 우리는 한국이라는 선진국에 산다



우리는 한국을 후진국이라고 하고, 세계는 선진국이라 한다

인간에게 착시 현상은 매우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뇌는 제한된 감각 정보를 받아들여 우리가 믿을 수 있는 현실을 구축하는데, 여기에서 주로 과거의 경험이 이용된다. 그 과정에서 뇌는 종종 오류를 일으켜 정확한 현실 구축에 실패한다. 착시가 확장되면 착각이 된다. 그리고 이 착각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것을 왜곡, 조작하는 단계에 이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착각 현상이 개인적인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집단적으로도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한국이 선진국이라고?: 한국인에게도 이러한 집단적인 착각이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한국인은 단일민족이라는 것과 한국인은 외국인에게 친절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성에게만 전달된다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하면 한국인이 단일민족이라는 것은 그다지 근거가 없고, 국제 마케팅과 관련한 배타성 조사에서 한국과 중국은 세계에서 제일 배타적인 민족으로 분류된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정치적인 수사도 있지만 실제 혈연, 지연, 학연은 한국사회에서 광폭한 힘을 발휘한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심각한 집단착각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한국은 선진국이 아니라는 것이다.

언젠가 연세대학교 교수로 있는 친구가 저녁 식사자리에서 말한 한국인만 인정하지 않는 ‘3가지’를 재미있게 들었다. 첫 번째는 한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고 수시로 북의 도발과 핵실험 위협이 일어나고 있어 외국인이 보기엔 가장 위험한 나라인데도 한국인은 그것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세계 초강대국인 일본, 중국 등을 무시하는 거의 유일한 나라라는 점이다. 한국인들은 말끝마다 그 나라 사람들에게 ‘놈’ 자를 붙인다. 수나라와 당나라의 100만 대군을 물리친 고구려의 후예이고, 백제 근초고왕 때 일본에 문물을 전수한 5000년 배달민족의 자존심 때문일까, 아니면 왕도 욕하는 한국인의 강력한 평등(?) 정신 때문일까. 어쨌든 이러한 과거의 역사와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알 리가 없는 외국인들에게는 매우 놀라운 일일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이젠 누가 봐도 한국은 선진국인데 한국인만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은 이 마지막이 가장 인상 깊었다. 한국이 선진국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찬찬히 생각해보면 한국은 정말로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래도 한국이 선진국이 아니라고?: 한국은 올림픽과 월드컵을 연이어 치렀고, 국민소득은 거의 3만 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국민 숫자가 5000만 명이 넘는 ‘30/50 클럽’에서 7번째 나라다. 이 정도면 충분히 선진국 중에서도 중간 그룹이다. 무역 규모나 달러 외환 보유고가 유럽의 웬만한 나라보다 많고 통신과 교통 인프라 교육과 대학교 숫자도 세계 톱 수준이다. 한국사회에 부정부패가 만연하다고는 하지만 일본이나 이탈리아의 정치 수준이나 부패 수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의 양극화도 큰 문제라고는 하지만 미국은 한국보다 빈부격차가 더 심하며 의료복지도 뒤처져 있다. 또 한국인들이 기부를 하지 않고 세계 빈국에 대한 원조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상 알고 보면 한국은 가족 단위의 상부상조 문화가 많아 통계로 기부금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위험한 나라로 간 선교사는 미국 다음으로 많다. 특히 한국의 중산층이면 세계 1퍼센트 안에 드는 수준이다. 여러 가지 기준에서 봤을 때 한국이 선진국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다만 우리는 여러 가지 역사적 사건과 미디어에서 발표되는 수치로 인해서 우리 스스로를 격하시키는 경향이 강하다. 아직도 60년 전 강대국들의 대리전쟁으로 인한 후유증과 위험한 분단 상태 그리고 IMF 구제 금융을 받은 치욕적인 기억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2016년 대통령의 국정농단과 측근들의 권력 전횡 사건은 이래도 한국이 선진국인가 회의하게 만들었다. 또한 가끔 언론에 나오는 교통사고, 긴 노동 시간, 낮은 생산성, 40대 사망률, 직장인 만족도 면에서 OECD 국가들 중 최하위라는 발표는 우리를 맥 빠지게 만든다. 하지만 영국 경제 잡지 《이코노미스트》 기자인 다니엘 튜더가 그의 저서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에서 지적한 것처럼 어릴 때부터 ‘1등을 해야 한다’에 빠져 각 분야 세계 1등 사례만 보다 보니 항상 한국이 뒤떨어져 보이는 것도 분명히 있다.

우리가 선진국이라는 사실은 그저 우리의 자부심을 환기해보자는 차원이 아니다. 그것은 현실을 직시하자는 것이고, 그 현실로부터 미래의 동력을 뽑아내자는 것이다. 못하는 것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잘하는 것을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다.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 없이는 긍정 적인 발전도 있을 수 없다. 2016년 10월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보여준 수백만 촛불집회들의 질서와 평화 시위는 충분히 세계를 놀라게 했다. 보수 언론조차 이를 이렇게 썼다. “대통령이 실추시킨 국격을 국민들이 일으켜 세웠다.” 국민들은 여기서 다시 희망을 보았다. 우리는 분명 선진국의 국민이기에 앞으로도 더 나은 선진국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다. 모든 현실의 변화는 바로 믿음에서 시작된다. 많은 세계인들이 한국을 선진국이라고 부르는데, 정작 우리 스스로만 우리를 두고 선진국이 아니라고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누가 한국의 성장을 주도했는가

우리는 스스로 성장해왔다: 한국의 기적을 이루는 데는 무엇이 주효했던 것일까? 우선 흔히 말하는 6.25 전쟁 직후 미국의 원조 효과를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후 한국만 원조를 받은 것은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은 물로 일본, 필리핀 아프리카나 남미 제국 등도 다양한 형태로 원조를 받았다. 그러나 그로 인한 성과와 결과는 다르고 오히려 성공하지 못한 나라가 더 많았다. 따라서 미국의 원조를 한국의 결정적 성장 원인으로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일부 보수적인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군사정권의 ‘개발 독재 효율성’ 때문일까? 이 주장도 좀 부족하다. 아프리카나 남미, 동남아 등 개발독재 국가들은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진정한 성장동력은 원조나 정치체제라는 외적인 것보다는 그 모든 것들을 통합해서 화학적 반응을 냈던 한국의 내적 능력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바로 휴먼 파워, 전통문화, 기질과 사상 등이다.

한 국가의 성장에 대한 답은 대체로 내적인 것에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인도는 고대 그리스, 로마까지 영향을 미친 오랜 문명국이고 수익 관념은 독보적이었으며 사상적으로는 ‘인류의 스승’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20세기 초 영국이 인도 현지에 최신 방직 공장을 만들어 가동해도 공장 효율성은 영국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인도 근로자들은 낮은 교육과 지식, 투지 없는 직업관 그리고 내세 중심의 종교관과 근태 불량 등으로 작업 효율이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필리핀이나 아르헨티나 등은 전쟁 후 한국보다 잘살았고 미국의 지원을 받았으며 자원도 풍부했고 독재자가 지배했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 한국과 비교하기조차 힘들다. 한국은 다음과 같은 다양한 원인들이 성공의 시너지를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선국후민(先國後民), 선작후보(先作後補)의 국가관리, 광범위한 국민 교육, 천년통일 국가의 자부심 DNA, 유별난 가문의식, 지식 존중과 학습 전통, 탁월한 모방 능력, 현세 중심 인생관, 부와 출세에 대한 놀라운 열망, 지독한 생존 근성.

이러한 것들은 한국이 다른 나라들과 대비해서 더 강하거나 특이한 세계관과 기질,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다른 것과 약간 차별화되는 것이 첫 번째인 국가 관리의 방식이었다. 이는 한국인의 내적 기질이라기보다는 파워 엘리트였던 관료들이 주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선국후민, 즉 국가가 먼저, 그다음이 국민이라는 성장 중시형 모델 적용과 선작후보, 즉 먼저 저지르고 나중에 보완한다는 일의 방식이 매우 주효했다. 이는 전후 60년을 관통한 차별적인 국가 운영 기조이기도 했다. 36년간 나라를 빼앗겼고 3년간 대리전쟁을 경험하여 모든 것이 파괴되고 절대 가난했던 한국인은 많은 이념 싸움에도 불구하고 결국 나라를 강하게 하고 그다음에 국민이 배분받는 이 구조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가능한 관리 기조였다. 이것은 새마을운동과 1962년부터 실행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중화학 공업과 인프라 구축을 중심으로 한 일사불란한 경제 성장에 올인한 것이 주효했다. 식민지를 경험한 나라들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성장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관리 방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한국인의 특성과 기질에서 오늘날 한국의 발전을 설명할 수 있다. 즉, 관료들이 다소 효율적으로 성장을 촉발시켰고 이에 능동적으로 호응했던 수많은 국민들이 있었기에 기적적인 성장이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지난 정권에서의 상식 없는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관들, 그리고 최씨 일가 등 한줌 불의한 자들이 망가트린 한국의 격과 희망을 다시 세운 위대한 세력이 누구던가. 멀리는 의병, 가깝게는 독립운동가 그리고 더 가깝게는 IMF 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을 하고 태안반도 기름띠 제거에 조건 없이 참가한 국민들이다. 이들이 바로 문화 한류 융성, 붉은 악마 캠페인을 한 주체들 아닌가. 이러한 사실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앞으로 우리가 찾아내야 할 또 다른 성장동력 역시 우리 안에 있다는 점이다. 정치가 국가를 좌우할 수 있고 불안한 경제가 그 성장가도의 방해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궁극적으로 한국의 국민만이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믿어야 한다. 우리 내부의 성장 주도력을 찾아내야 하고 그것을 새로운 미래 방식에 맞게 다시 실천해야만 한다.



PART 2 오늘의 한국을 만든 히든 에너지는 무엇인가



빨리빨리 문화와 깡다구 정신으로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1990년대 중반 제2의 창업을 선포하면서 주장한 것 중에 하나가 이른바 ‘메기 이론’이다. 미꾸라지들만 있는 못에 메기 한 마리를 풀어놓으면 미꾸라지들이 전멸할 것 같지만 실제로 불안한 미꾸라지들이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여 결국에는 더 오래 건강하게 산다는 것이다. 일종의 역설이지만 매우 정확한 말이기도 하다. 한국인들은 그 불안함 때문에 지금까지 성장해왔다. 이른바 역설의 에너지라고 칭할 만하다.

불안의 시대에서 생겨난 깡다구 정신: 사실 메기 이론은 이미 인류의 역사 자체가 증명하고 있다. 인간은 맹수를 피해 항상 도망 다니는 신세였지만 오히려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발전시켰다. 불을 피웠고 집을 만들어 안전을 도모했으며, 도구를 만들어 오히려 맹수들을 제압하기에 이르렀다. 불안이 인간을 현명하고 깡다구 있게 만들었다. 그러나 또 한 종의 유인원들은 불안에 굴복했다. 그들은 맹수들을 피해 나무에 올라간 뒤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고 내려와도 직립해서 돌을 갈지 않았다. 맹수들과 맞서 싸울 깡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냥 유인원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인간들이 깡으로 자연의 불안을 이겨왔다면, 그 인간들 중에서도 특정한 민족들은 더 강한 깡을 발휘하곤 했다. 가장 대표적인 민족이 바로 이스라엘 민족이다 그들은 불안한 현실 속에서도 자신들을 선택 받은 민족이라고 생각하면서 오만을 키워왔다. 이러한 오만 자체가 사실은 불안의 프레임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800만 명에 불과한 이스라엘 국민이 보유한 특허는 유럽 전체의 43퍼센트, 노벨상 수상자의 약 50퍼센트에 달한다. 미국이 산유국 아랍 국가들의 원성을 사면서도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이유는 세계 최강국인 미국에서 유대인들이 은밀하게 지배하는 금융ㆍ영화ㆍ법조계 파워 때문이다. 미국에서 출세하려면 유대인 아내를 얻으라는 말이 괜한 소리가 아니다.

한국인들의 5000년 역사도 사실은 불안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 식민지 해방 이후 현대는 극단적인 이념 대립과 전쟁, 그리고 분단. 그전에는 악랄했던 일제의 피식민 상태 36년, 그전엔 청나라의 침략과 지배 그리고 9족까지 멸하는 잔인했던 사대부들의 사화가 있었다. 북으로는 대륙 세력의 말굽이, 남으로는 해양 세력의 노략질이 끊임없이 한국 백성들을 괴롭혔다. 삼국시대에는 강과 산맥을 사이에 두고 삼국 간 전쟁이 500년 이상 지속되었다. 이 불안했던 세월은 이집트 탈출 이래 5000년 동안 오랜 방랑과 환란, 그리고 홀로코스트로 점철된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그래서 이스라엘과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독한 민족들이 되었다. 이런 불안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용기, 혹은 ‘깡다구’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깡다구는 자기 스스로를 훌륭한 가문의 자식임을 인증하는 표식이며 또한 나 자신을 스스로 존중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단신으로 왜장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상해 홍구 공원에서 폭탄을 날리고, 천황을 살해하려고 폭탄을 준비한 열사들이 가장 대표적인 깡다구 있는 인물들이었다. 반면 중국에서는 수십만 명이 남경대학살을 당하고도 총을 뽑아 든 깡다구 있는 열사가 없었다.

빨리빨리, 속도의 문화에 오히려 성장한 한국: 불안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깡다구와 함께 속도가 필요하다. 외국인들이 기억하는 한국인의 대표적인 말은 빨리빨리다. 한국 가전제품들이 유럽 시장에서 독보적일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빨랐기 때문이다. AS 소요 기간이 유럽 기업들의 경우 일주일이 걸린다면 한국 기업들의 경우 하루 정도면 충분했다. 소비자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화재 애니카 서비스와 배달의 민족 오토바이 택배, 남대문 시장의 모방 패션, 2-3년이면 뚝딱 생겨나 는 신도시와 혁신도시 등은 한국인인 우리도 감탄할 정도다. 독설로 유명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후보 인터뷰에서 뜻밖에도 한국을 “부유하며 위대한 산업국가”라고 표현했다. 그것은 한편으로 불안을 딛고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악과 깡으로 살아온 독종 민족의 세월에 대한 찬사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한국인이 분단 상태, 경기 불황, 북한의 김정은이 벌이는 핵의 위협도 담담하게(?) 넘기는 것은 아마도 이렇게 매일 만져지는 살갗처럼 불안의 역사를 견뎌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것을 위해서 한국인들은 뭉쳐야 했다. 기존의 ‘빨리빨리’라는 속도의 문화에 단일한 구심을 향한 뭉침은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일제강점기에는 3.1 만세운동은 물론, 국채보상운동과 물산장려운동으로 뭉쳤고 “아시아의 4마리 용 중에 하나가 마침내 무너졌다.”라고 세계가 조롱하던 1998년 IMF 때는 세계가 깜짝 놀랄 금모으기 운동으로 뭉쳤다. 태안반도 기름띠 사건 때는 100만 명이 뭉쳐 달려가서 기름띠를 제거했다. 이런 식으로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는 민족은 전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다. 기술 한국으로만 인식되던 한국이 느닷없이 1차, 2차 문화 한류, K-wave로 뜨면서 국민들의 에너지가 오디션 한류로 집결되는 것도 이런 뭉침 현상의 한 단면이다.

건국 후 약 70년 동안 한국을 헐뜯은 사람들이 많았다. 누구는 한국의 빠름을 보고 냄비 문화라고 폄하했고, 과거 한국에 체류했던 한 미국대사는 한국인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쥐떼 같은 민족’이라고도 했다. 최근 들어서도 세계의 경제경영 석학들은 한국의 성장 모델을 보고 모방 국가(fast follower)라고 내리깔았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이 이뤄낸 성과를 본다면, 이제 그들은 더 이상 자신들의 주장을 고집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역동적인 젊음과 흥이 넘치는 나라

주말에는 숲으로, 강으로 즐거움을 찾는 한국인: 한국인들이 가진 히든 에너지의 마지막은 한국의 젊음에 관한 것이다. 다니엘 튜더는 88서울올림픽 때 한국에 왔다가 한국의 역동성에 반했고, 그 뒤 영국 《이코노미스트》 파견기자로 다시 한국을 찾았다. 그는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라는 책을 통해 한국인들에게 쓴소리를 하지만 여전히 한국을 사랑하여 한국에 체류하고 있다. 그는 한국의 매력 포인트로 “워낙 자극적인 것이 많아 심심할 틈 없이 재미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피 끓는 민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도 인사말이나 댓글 끝에 보면 아주 전투적인 용어인 ‘OO 파이팅!’이 수시로 붙는다. 다른 나라에서 보면 한국이 전쟁 중이라고 착각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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