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후 미국의 세계 전략
로버트 S. 싱 지음 | 에코리브르
오바마 이후 미국의 세계 전략
로버트 S. 싱 지음
에코리브르 / 2017년 1월 / 294쪽 / 17,000원
전략으로의 회귀
버락 오바마의 외교 정책은 실패했지만, 미국의 전략적 사고가 아직 닫힌 것은 아니다. 오바마 정부의 백악관 입성 전보다 미국은 국력이 더 약화되고 세계정세는 한층 불안정해졌다. 업적은 적고 영향력은 줄었으며 신뢰가 떨어졌다. 동맹국은 전략적으로 방황하고, 적대국은 힘을 키우고 있다. 분명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해 미국이 구축한 세계의 안전과 번영에 심각한 위협이 증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과 서구 시계는 전략으로의 회귀가 필요하다. 순수한 미국적 리더십을 재정비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 질서를 복원하는 길을 열어야 한다. 남은 재임 기간 동안 오바마는 전략으로의 회귀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 밝혀야 할 것이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가 이뤄온 변화를 바꾸고 그 자리를 미국의 관심과 이상에 더욱 부합하는 거대한 전략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포스트 오바마 시대
워싱턴은 미국의 미래를 재고하고 목표를 되찾을 수 있다. 아울러 오바마가 터무니없이 방치한 국제적 리더십의 핵심 특징을 복원해 미국의 약속을 쇄신할 수 있다. 여기서 과거는 서막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의 리더십을 ‘리셋(reset)’하는데 전략적 공격으로의 회귀는 힘을 통해 진짜 평화를 부활시키기 위해 국력의 모든 요소(군사력 회복, 경제 협약, 외교적 현실주의, 그리고 이념적 비전의 강요)를 무관용적이고 무차별적으로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2016년 유권자들은 본능적으로 미국의 적을 달래기보다 맞서려 하고, 심화하는 서방 동맹국의 안보 구조 와해를 시급히 재건하려는 대통령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 책의 주장은 적정한 비용으로 달성 가능한 전략을 통해 미국이 되찾을 수 있고 또 되찾아야 하는 세계 지도자 역할이라는 신념에 기초하고 있다. 미국 리더십 쇄신을 위한 가능성 있는 길(새로운 미국 국제주의)은 다음 다섯 가지 요소로 이뤄져야 한다.
① 국가 안보 방위 재건 ? 위협에 대해 모든 경쟁국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우위에 서기 위해 신속하면서도 안정적으로 방위비용을 늘리고 난공불락의 군대를 재건한다. ② 동맹 관리 능력 회복 ? 기존 동맹 관계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동맹에 투자한다. 아울러 확고하게 전진 방어(forward defense)에 전념한다. ③ 자유 무역과 에너지 확보를 통한 안보 회복 ? 서방의 집단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미국의 에너지 혁명을 촉진함과 동시에 유럽 및 아시아 동맹국들과 미국을 좀 더 긴밀하게 연결해주는 자유 무역 체제를 진전시킨다. ④ 강력한 국제주의 부활 ? 전쟁 억제를 확고히 하고, 강력한 테러 방지 대책을 강구하며, 국가 행동의 본질에 대한 근거 없는 추축을 배격한다. 아울러 국가 건설 혹은 유엔 같은 국제기구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 ⑤ 전략적 해결의 재개 ?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의 확장 및 심화를 보장하기 위해 핵심 가치에 대한 도덕적 명확성을 가지고 인내를 통한 해결을 한다.
전략 부재: 오바마 실패의 교훈
교훈 1 - 대규모 전략의 필요성
오바마 독트린의 기본 결점은 그 기획 자체에 있었다. 오바마 정부는 근거 없고 불안한 내용을 기초로 전략을 세웠다. 최상의 대규모 전략을 세우려면 워싱턴의 ‘기회 구조’, 곧 국제 시스템과 변화하는 미국의 역할에 대한 현실적 평가가 필요하다. 냉전 체제가 무너지면서 이런 틀이 형성됐는데, 민주당과 공화당 정부는 이 틀을 조정하긴 했지만 중심 원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고, 소련 붕괴 이후 등장한 정부들은 새로운 상황에 맞춰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오바마는 이런 유산을 이어받지 않음으로써 전략의 부재를 초래했다. 그렇기 때문에 오바마의 국정 운영에 자극을 주는 충동은 외교 문제를 다룸에 있어 부수적인 게 아니라 본질적인 것이었다.
오바마 정부의 문제는 국내 정책에 대한 우선적인 집착이나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 질서를 오판한 데서 생겨났다. 세계화가 국제 정치를 재정립하고, 지리경제학이 지정학보다 중요하며, 지역 내 전쟁은 과거의 유물이라는 잘못된 확신에 고무된 나머지, 감축을 수월하게 하고 적대국에 편의를 제공하는 조치를 계획했다. 이는 미국인이 선의를 베풀면 적대국이 편의를 제공한 것에 보답하고 현존하는 시스템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생각을 전제로 한 것이다. 국제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오바마가 옳았지만, 힘의 정치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틀렸다. 게다가 가장 협력할 필요가 있는 국가들(중국과 러시아)이 팽창과 호전적인 길로 점점 더 나아가는 순간에도 그는 잘못된 분석을 하고 있었다.
교훈 2 - 협상의 한계
오바마의 경우, 국제 무질서를 개선하기 위해 협상이 필요했다. 그리고 협상은 대부분 간단하고 명확했지만 잘못된 것이었다. 이는 극히 드문 경우였다. 미국의 협상으로 인해 동맹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적대국들이 자국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니 말이다. 효과적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워싱턴이 더 유리한 위치에 있는지, 상황이 채찍 없이 당근만 필요한 ‘순진한’ 정책에 유리한지, 실패했을 때 접근 방법을 달리해야 할지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오바마의 국정 운영을 보면 “무력 없는 외교는 악기 없는 음악과 같다”는 프리드리히 대왕의 경고가 옳다는 걸 알 수 있다. 오바마 시대에 미국의 적대국들이 취할 수 있는 범주는 급격하게 넓어진 반면, 제한 범위는 축소되었다. 그 결과 협상은 전략이라기보다 희망사항이라는 생각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특히 이란, 러시아, ISIS의 부상 등 세 가지 경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훈 3 - 정치화의 위험성
외교 정책은 정치뿐만 아니라 중요하고도 원칙적인 반대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으며, 대규모 전략은 이런 갈등 속에서 형성된다. 예로 국방 예산부터 군사 배치 최종 기한에 이르는 중대한 문제가 선거나 당의 필요성에 종속되고, 국가 안보가 논란을 일으키는 국내 현안을 이유로 고려 대상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정치화 현상이 이처럼 워싱턴 정가에 만연한 적은 거의 없었다. 오바마가 국정을 전반적으로 잘 처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공화당도 비난을 받아야 하지만, 국가 최고 지도자로서 몇몇 중요 사안에 대해 특별한 책임을 감당했던 것도 사실이다.
① 국방 정책 ? 국가 안보는 사치품이 아니라 헌법에 규정된 연방 정부의 의무이자 대통령의 가장 무거운 책임으로, 정부와 대통령이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는 현재의 세계 질서에 안주한 나머지, 국방부가 터무니없이 정치화하도록 방조했다. 국방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4.6퍼센트에서 2015년 3.9퍼센트로 감소했고, 2017년에는 2.9퍼센트까지 낮출 계획인데, 2015년 2월 전직 정부 관리 및 군인 85명이 의회 지도자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앞으로 3년 동안 군 병력은 거의 10만 명 줄어들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해군의 긴급 대처 능력은 목표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테고, 출격 준비를 마친 공군력은 절반에도 못 미칠 것입니다. 배치를 받지 못한 해병대 절반가량은 병력이나 장비가 부족하고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양당과 의회 산하 국방자문위원회에서는 2014년 7월 경고한 대로 2016년 자동 예산 삭감이 발효되면 군대의 ‘긴급 전투태세’ 위기는 ‘속 빈 부대(hollow force)’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국가라는 배를 재건조하는 일은 폭풍우가 몰아칠 때가 아니라 그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
② 선전포고 없는 전쟁 ? 오바마는 군사 문제에서 언제나 단기적인 정치적 해결책을 찾는 경향이 있다. 이라크에서는 철수하고 싶은 열망이 그곳에 계속 주둔하는 문제에 대한 관심을 능가했으며,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보충 병력을 여러 부대로 나누고 철수 날짜도 인위적으로 강요했다. 메소포타미아에서 주장한 목표는 ISIS를 말살하거나 약화시키는 것이었지만,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을 끝내겠다는 자기 약속의 정당성을 입증하고 평화라는 ‘유산’을 남기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몇 가지 측면에서 이는 근본적인 갈등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미국 대통령이 언어 선택을 세심하게 해야 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옳은 말이다. 그러나 무슬림에게서 거의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하면서 종교의 이름으로 행하는 테러와 관련 있는 ‘이슬람’이나 ‘무슬림’ 같은 용어의 사용을 거부하고, ‘테러리스트’와 관련한 이야기를 언급하는 것조차 꺼리는 오바마의 타협주의적 어휘 사용은 미국인으로 하여금 총사령관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게 만들었다. 차기 대통령은 이슬람의 이름으로 살상을 하는 사람들이 단순히 ‘폭력적 극단주의자’가 아니라, 특정 종교적 열정에 이끌린 광신도임을 인식해야 한다.
교훈 4 - 지키지 못할 과도한 약속
앞의 세 가지 교훈은 궁극적으로 오바마 시대의 특징이 어긋난 리더십을 반영하고 또 강화했다. 대통령은 설득력 있는 화술을 구사해야 한다. 비록 이익이 즉각적이거나 분명해 보이지 않아도 국내외 현안에 대한 의견을 알리고 다듬어야 한다. 악화한 대외 관계 속에서 오바마는 설득의 예술을 등한시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 각기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이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곧 TPP 같은 무역 협정을 맺으려 했음에도 오바마 정부는 미국의 안보와 세계 번영을 위해 자유 무역이 얼마나 중요한지 명료하게 설파하려 했던 클린턴 정부의 노력을 아무 데서도 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기적으로 이기적 수사(修辭)에 의존했지만, 점진주의에 빠져 있던 정부는 그런 과장된 확언을 신뢰했다. 오바마는 글로벌 협력에 대한 희망을 고조시켰지만, 사실상 그러한 협력이 의존하고 있던 미국의 지위와 영향력을 약화시켰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가 있음에도 전임자들과 달리 오바마는 자기 뜻대로 군사 개입을 최소화했으며, 다른 국가를 제압하는 것을 매우 꺼렸다. 오바마 정부는 기본적으로 회피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미국 여론은 서구가 직면한 글로벌 차원의 도전에 대처할 준비를 갖추지 못했다.
미국의 권력 행사를 엄중히 제한한 오바마 독트린을 장기간 실천해서 나온 결과물이 바로 중국이다. 오바마 정부의 주요 목적은 아시아를 미국의 대규모 전략에서 핵심으로 승격시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외교 정책이 유럽과 중동에 쏠려 있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인 아시아에 다시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바마는 계획이나 실행에서 모두 실패했다. 유럽, 이스라엘 그리고 아랍 사람들은 오바마 정부의 ‘중심 정책’을 자기 지역을 격하시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아시아의 동맹국들은 워싱턴에 비판적인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지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미 해병 2500명을 오스트레일리아에 배치하는 식의 새로운 접근이 얼마나 중요한 변화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권리 행사에 대해서도 미국은 2015년 말까지 최소한의 반발에 그쳤을 뿐이다. 이에 중국의 도발은 갈수록 뻔뻔해져 지역에서뿐만 아니라 미국의 공공분야나 민간 영역에 대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쇠퇴론의 반전: 미국의 다음 세기는?
미국 민주주의는 헌법적 기반과 역사적 발전에 의해 탄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지금 힘이 쇠약해지고 있는 상태며, 이런 상황을 치유해야 한다. 그런데 이 치유 방법을 찾기가 힘들고, 찾는다 하더라도 치유 시간이 길다는 것이 문제다. 차기 미국 대통령은 다음과 같은 쟁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미국 외교 정책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교육하고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 자국의 인권과 대의적 정부 형태를 위해 용기 있게 싸우는 억압받는 사람들에게 지원과 희망 그리고 영감을 주는 것.
오늘날 모든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중의 관심을 위기 상황 밖에 있는 국제 문제에 집중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세계에서 미국의 역할을 소극적으로 행사하는 것은 워싱턴이 누릴 수 없는 사치다. 사이버 전투 혹은 전자기파 공격이 전체 경제를 심각하게 손상시킬 수 있는 시대에 아무리 중요하다 할지라도 국내 문제에 지나치게 근시안적으로 집중하는 것은 매우 안일한 태도다. 마찬가지로 해외 투자가 미국의 성장을 떠받치는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을 때. 대중에게 보호 무역 정책을 호소하는 것은 냉정한 이성보다 원초적 감정에 의존하는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해외 균형 전략의 문제는 미국과 세계 안보에 중요한 지역에서 진정한 균형을 이루어내는 것과 비례하지 않는다.
1970년대 말 영국에〈이것은 9시 뉴스가 아닙니다〉라는 풍자 프로그램이 있었다. BBC에서 매주 한 번씩 시사 문제를 패러디해 ‘질문 시간’을 갖는 쇼 프로그램이었다. 예를 들면 패널에게 소련이 방금 전 5만 메가톤의 핵탄두를 영국을 향해 발사했고, 이 핵탄두가 4분 30초 후 영국에 떨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준 다음, 세계 강대국인 영국의 미래에 대한 패널의 생각을 물어보는 식이다. 이에 보수당 정치인이 영국은 섬이 아니라며 횡설수설하고, 좌파의 대표는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참 놀랍군요. 우리는 지금 여기에 앉아 지구 전체가 파괴되는 것은 개의치 않고, 또 주요 사안은 무시한 채 이 보수 정부의 끔찍한 업적이 될 대규모 핵 참사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중입니다. 여기서 진정한 비극은 300만 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죽는다는 것입니다.”
정도를 벗어난 순위 매기기와 경직된 당파적 정통성을 흉내 낸 이 장면은 국내 부흥이냐, 대외적 개입이냐는 두 가지 가운데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현재 미국의 정치 토론과 비슷하다. 대부분의 미국인이 알고 있듯 국가 자원이 무한하지 않더라도 한 국가와 더 넓은 세계의 운명은 불가분하게 연결되어 있다. 미국은 국내와 해외에서 한 번 더 번영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오바마 이후에 있을 세계의 도전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훌륭한 전략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길: 새로운 미국 국제주의
미국은 전략적 기로에 서 있다. 오바마 대통령 임기 이후 간단하지만 심오한 선택이 남았다. 의도는 좋았으나 실패했고 지금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과 자유 진영 그리고 국제 질서를 약화시킨) 일련의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방향을 바꿀 것인가? 미국 국정 운영 기술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선택은 1980년과 비슷해 보인다. 1980년 미국인은 지미 카터를 다시 대통령으로 뽑아 자신의 전략이 실패했음을 입증하거나, 로널드 레이건을 통해 더 적극적인 길로 나아갈지 선택할 기회가 있었다. 사실 그때에 비하면 현재의 도전이 훨씬 더 중대하긴 하다.
임기 마지막 해인 카터 대통령처럼 오바마 대통령은 정책상의 오류를 조용히 인정하고, 2015~2016년 자신의 ‘레드라인’을 깨면서 뒤늦게 정책을 수정했다. 배리 포센이나 이언 브레머 같은 사람들이 없었다면 ‘배후 조종’을 이 정도로 수정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세계는 점점 좁아지고 있으며 미국도 그래야만 한다. 포센은 양해를 구하지 않는 해외 균형 전략 혹은 “억제”를 주장한다.
그리고 브레머는 세 가지 선택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자립”이다. 수없이 많은 인명과 재산을 타국에 낭비하지 않았다면, 미국은 에너지와 자원을 쏟아 부어 나라를 부강하게 재건함으로써 상황이 더 좋아졌을 것이라는 얘기다. 둘째는 “머니볼(moneyball)”을 추구하는 미국이다. 요컨대 미국 정부가 자유주의적 가치를 지지하는 모든 싸움에 나설 필요는 없지만, 자국의 이익이 위협을 받는다면 비록 제약을 받는다 해도 이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대체 불가능한” 미국이다. 세계가 미국의 리더십에 의존하고 미국도 국외에서 능동적 개입이 불가피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독자적 군사 작전은 어리석을 뿐 아니라 위험하기도 하다는 얘기다. 이 세 가지 주장을 각각 신중하게 저울질한다 해도 브래머는 ?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 “자립” 쪽에 분명한 우위를 두고 있다. 이는 신고립주의나 “미국이여, 집으로 돌아오라”라는 애처로운 외침과 매우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