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과학 분자요리
이시카와 신이치 지음 | 끌레마
식탁 위의 과학 분자요리
이시카와 신이치 지음
끌레마 / 2016년 3월 / 240쪽 / 13,000원
1장 요리와 과학의 맛있는 만남
요리사가 과학을 만날 때
요리의 세계에 찾아온 ‘분자’의 흐름: 흔히 ‘요리는 과학이다’라고 하는데, 연구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나 역시 주방에 서면 요리는 과학임을 실감한다. 채소를 볶거나 빵을 구울 때 프라이팬이나 오븐에서 일어나는 반응은 분명 화학반응이며 만들어진 요리는 화학반응에 의한 생성물이다. 조리에는 경험과 솜씨가 중요하지만 음식의 맛이 좋아지는 과정을 끝까지 파고들수록 요리를 과학적인 관점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 없다. ‘요리(料理)’란 말을 ‘이치를 헤아리다’로 쓸 정도이니 그야말로 요리는 이과계인 셈이다.
세계 과학계에서는 생물학을 분자 수준으로 연구하는 분자생물학이 1938년 워런 위버에 의해 시작된 이래 현대 생명과학은 극적으로 진보했다. 1953년에는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발표, 유전이란 DNA 복제를 통해서 일어나고 DNA의 염기서열이 유전정보라는 것을 밝혀냄으로써 분자생물학 발전에 신기원을 이루었다. 생물 최대의 미스터리였던 유전암호를 ‘분자의 언어’로 명쾌하게 설명하기 시작한 것이다.
요리 분야에서도 20세기 말경부터 몇몇 외국 물리화학자들이 요리를 분자 수준으로 활발하게 연구하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이 맛있는 요리의 비밀을 ‘분자의 나이프와 포크’로 밝혀낸 셈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일부 혁신과 요리사들이 실험실에나 있을 법한 기구와 기기를 들고 여태껏 아무도 본 적이 없는 참신한 요리를 만들어냈다. 이는 ‘분자 가스트로노미’, ‘분자미식학’, ‘분자요리’라고 불리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요 몇 해 사이에 요리와 과학은 급격히 시야가 크게 달라진다. 요리사가 바라본 과학과 과학자가 바라본 요리, 이 둘을 나누어 각각의 관점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엘부이’ 페란 아드리아의 전위적인 요리에 숨겨져 있는 것: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오면서 그다지 최고 미식 국가라고는 여기지 않았던 나라의 한 요리사가 전 세계 요리업계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바로 페란 아드리아라고 하는,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방에 있는 레스토랑 엘부이의 셰프였다. 엘부이는 페란 아드리아가 선보인 전위적인 요리로 1997년 ‘미슐랭 가이드’에서 최고 등급인 별 세 개를 받았으며, 2006년부터 4년 연속으로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1위에 선정되었고, 세계에서 가장 예약하기 힘든 레스토랑으로 그 명성을 떨쳤다. 아쉽게도 이 레스토랑은 2011년에 문을 닫았고, 2014년에 새로이 엘부이 재단을 설립했다.
엘부이를 유명하게 만든 조리법 중 하나는 식자재로 만든 거품, 즉 에스푸마이다. 에스푸마는 페란 아드리아가 생크림이나 달걀흰자를 거품 낸 무스에서 힌트를 얻어 고안한 기술이다. 이산화질소가 충전되도록 개량한 소다 제조기에 식자재를 넣고 쏘면 식자재가 거품이 되어 나온다. 이 조리 기구는 공기의 힘만 가해도 재료를 거품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거품이 나지 않는 식자재, 이를테면 완두콩이나 허브를 거품으로 만들어 올린 요리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하나의 식자재가 새로운 조리 기구에 의해 색다른 식감이 나는 요리로 탄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 사례이다. 이처럼 새로운 도구와 기술을 사용해서 새로운 요리를 만들고자 시도한 것이 페란 아드리아였다.
엘부이에서 페란 아드리아가 만들어 식탁에 올리는 참신한 요리에는 모두 탈구축이라는 개념이 담겨 있었다. 건축이나 문학 비평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인 탈구축은 ‘고전 요리와 전통 요리의 레시피, 재료를 철저히 해체한 뒤 다시 조합해서 과거와 전혀 다른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로 쓰인다. 엘부이의 요리는 무엇보다 그 참신함에 시선을 빼앗기기 쉽지만 가장 먼저 시선을 돌려야 할 곳은 요리 이면에 숨어 있는 근대 요리 철학이다. 그것은 ‘기존 요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요리의 각 요소를 달리 조합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재구축하여 제시한다’는 포스트모더니즘 사상이다. 이러한 철학적 사상을 요리의 세계에 처음으로 도입했다는 점에서 세계가 페란 아드리아를 주목하는 것이다.
과학자가 요리를 만날 때
하버드의 열정 ‘요리’ 교실: 2011년 《아시히신문》 ‘글로브’ 제 59호에 ‘요리와 과학이 만날 때’라는 제목으로 요리와 과학의 접목을 다룬 특집기사가 다섯 면에 걸쳐 실린 적이 있었다. 그 첫머리를 장식한 내용은 하버드대학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한 마이클 브레너 교수의 강의 ‘과학과 요리’에 관한 것이었다. 강의 첫날, 300명가량 되는 정원보다 두 배가 넘는 학생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사람들로 빼곡한 강의실 풍경이 먼저 소개되었다.
또한 응용물리학을 전공한 데이비드 와이츠 교수는 스테이크를 굽는 정도에 따라서 고기 내부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레어나 미디엄 등 구운 정도가 서로 다른 스테이크에 추를 올려놓고 고기가 얼마나 눌리는지 비교했다. 와이츠 교수는 구운 정도에 따라서 고기의 탄력성이 달라진다는 것을 용수철 운동에 비유해서 설명했다. 고기의 탄력성은 단백질분자의 결합 밀도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분자 간 거리가 멀어지면 밀도는 낮아지고 분자 간 거리가 가까워지면 밀도는 높아져 육질이 단단해진다. 또 그는 소스를 조리하거나 젤리를 만들 때 각각의 열전도, 점성, 탄력성을 수식으로 나타내며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요리를 물리와 수학의 법칙으로 풀어낸다. 수학자와 물리학자가 요리를 ‘파헤치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 《아시히신문》 기사에서 와이츠 교수는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재미있게 과학을 전달할 수 있을지가 오랜 과제였는데 이렇게 하니 반응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요리를 도구로 삼아 응용물리학과 공학의 기본적인 원칙을 학생들에게 강의한 것이다.
분자 가스트로노미의 아버지, 에르베 티스: 파리에 있는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소의 연구원 에르베 티스는 조리 과정에서 일어나는 음식의 물리화학적 측면에 대한 연구로 이름이 나있는 화학자이다. 1992년에 에르베티스는 물리하자인 니콜라스 쿠르티와 함께 제1회 분자 물리 가스트로노미에 관한 국제 워크숍을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에리체에서 개최했다. 그때 그가 처음으로 분자 가스트로노미라는 이름을 생각해냈다. 분자는 화학적ㆍ물리적인 것을 가리키며 분자 가스트로노미에는 분자의 관점에서 가스트로노미(미식학)를 연구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따라서 가스트로노미란 과학적인 수단을 통해서 새로운 요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리 과장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메커니즘을 탐구하는 것”이라고 에르베 티스가 밝혔다. 그의 관심은 현존하는 ‘맛있는 요리에 숨은 규칙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데에 있었다.
분자 가스트로노미는 현재의 식품과학과 무엇이 다를까. 그것은 ‘역사 문제’에 있다고 에르베 티스는 말한다. 1998년 그가 분자 가스트로노미를 제시한 당시의 식품과학은 식품 성분의 화학적 구성과 식품 개발 기술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당근의 화학적 조성 자체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당근이 조리 과정을 통해 변해가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했다. 물론 식품과학이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메커니즘을 꼭 밝혀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자 가스트로노미는 식품과학의 부분 집합에 속하기 때문에 식품과학의 한 분야로 인식하는 것이 옳다고 에르베티스는 말한다. 다시 말해서 먹을거리를 연구하는 학문 가운데서 특히 조리 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음식을 연구하는 분야가 분자 가스트로노미라고 할 수 있다. 식품과학이 식품 원료를 중시한다면 분자 가스트로노미는 요리를 중시하는 듯하다. 또한 분자 가스트로노미는 음식을 단순히 먹는다는 차원을 넘어서 얼마나 맛있게 만드는가에 무게를 두고 연구하는 학문이다. 식품과학이 식품 관련 산업과 기업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분야인데 비해 가스트로노미와 조리과학은 레스토랑과 개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분야라고 볼 수 있다.
2장 요리를 느끼는 메커니즘
요리의 맛은 뇌로 느낀다
맛은 요리가 아니라 뇌 속에 있다: 맛을 결정하는 요인 중 중요한 ‘맛 정보’는 입안의 미뢰ㆍ맛세포ㆍ미각수용체로 받아들인 다음 미각신경을 거쳐서 뇌에 전달된다. 그러면 사람의 뇌에서는 이 갈비에 살짝 단맛이 난다. 곱창구이가 타서 쓰다. 소 혀 소금구이 맛과 듬뿍 뿌린 레몬의 신맛이 잘 어울린다 하는 식으로 맛물질과 농도 등을 구별한다. 미각 외에도 후각, 시각, 청각, 촉각 정보가 뇌에 전달되고 미각 정보와 결합해서 전체 맛을 알게 된다. 맛있는 요리, 감동하는 요리, 기억에 남는 요리는 사람의 미각, 후각, 시각, 청각, 촉각인 오감, 즉 뇌를 크게 자극한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자 할 때 우리는 흔히 식재료나 조리법에 집착하게 된다. 그러나 맛이란 요리 그 자체에 속한 것이 아니라 먹는 사람의 머릿속으로 맛있는 정보가 흘러들어감으로서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요리에 쓸 재료를 따져서 레시피대로 만드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은 먹는 사람이 그 요리를 어떻게 느끼는가를 헤아려보는 것이다. 소중한 사람에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줄 때 음식의 풍미와 모양뿐 아니라 분위기나 그 사람의 식습관까지도 아울러 생각하는 것이 실은 꽤 중요하다. 상대의 감성을 세심하게 살피는 자세가 감동적인 맛을 내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뇌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맛의 종착역인 ‘뇌 활동’을 고려해서 조리하는 시대가 이미 눈앞에 다가와 있다.
뇌가 느끼는 요리의 맛: 같은 음식을 먹어도 맛에 대한 판단은 개인의 주관에 달려 있다. 그 사람이 자라온 환경이나 식문화, 음식에 얽힌 개인의 체험과 선입관 등이 종합적으로 맛에 영향을 준다고는 하지만 어째서 맛을 느끼는 데 개인차가 생겨나는 것일까. 이것은 요리에 대한 호, 불호를 매일 업데이트하는 것과 관계있는 듯하다. 요리를 먹으면서 느끼는 오감의 자극은 대뇌피질에 있는 각각의 감각피질에 전해진다. 각각의 감각피질에 전달된 정보들은 대뇌피질의 연합피질에서 통합된다. 이 부위는 다른 동물에 비해 사람에게 특히 발달된 곳이다. 한편 이 정보들은 뇌 중심부에 위치한 대뇌변연계의 편도체에도 전달된다. 편도체는 호, 불호를 판단하는 중요한 곳으로 이웃하고 있는 해마를 통해서 기억 정보와 대조하며 판단한다. 여기서 일어난 판단은 다시 대뇌피질의 연합피질로 전달된 다음 종합적인 판단에 영향을 줌과 동시에 해마를 통해서 새로운 기억으로 저장된다.
누구나 맛있다고 하는 요리와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요리가 존재하는 것은, 뇌가 인지하는 음식의 기호에 있어 호불호가 선천적으로 정해져 있다고는 하지만 학습을 통해서 후천적으로 점차 새롭게 바뀌어가기 때문이다. 즐거운 분위기에서 먹었던 음식이 좋아지는 미각기호학습과 먹고 배탈이 났던 음식이 싫어지는 미각혐오학습이 반복됨으로써 맛에 대한 취향이 차츰 굳어져 가는 것이다.
요리의 맛과 냄새를 느끼다
요리의 맛을 느끼는 메커니즘: 우리가 단맛, 쓴맛, 짠맛, 감칠맛을 과학적으로 기본 맛이라고 하는 이유는 뇌에서 이 맛이 확실하게 인지될 뿐만 아니라 분자생물학 연구에 의해 각각의 미각수용체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일본인이 발견한 감칠맛이 ‘umami’인데 이것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도 이 감칠맛을 느끼는 수용체가 사람에게 존재하고 있다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맛세포의 세모막에 있는 7회막관통형 G단백질공역수용체는 단맛ㆍ쓴맛ㆍ감칠맛을 느끼는 기관이고, 맛세포 표면에 있는 이온채널은 신맛ㆍ짠맛을 느끼는 수용체 역할을 한다. 현재는 입안에서 칼슘을 감지하는 수용체와 기름의 구성 성분인 지방산을 느끼는 수용체가 발견되어 칼슘맛과 기름맛이 여섯째, 일곱째 기본맛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두 가지 맛이 기본 맛이 되기 위해서는 신경회로와 뇌 활동 부위가 기존의 기본 맛을 감지할 때와 다르다는 것이 확인되어야 하는데, 이것을 증명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한편 흔히 느끼는 맛인 매운맛은 미뢰를 거치지 않고 미뢰 주변에 있는 자유신경종말에 의해 수용된다. 매운맛은 통각이나 온도감각처럼 미각신경과는 다른 삼차신경을 매개로 전달되기 때문에 미각신경을 매개로 감지되는 맛과는 다르며, 기본 맛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요리의 냄새를 느끼는 메커니즘: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보면,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입에 넣은 순간 먼 옛날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이렇듯 어떤 음식의 냄새나 꽃향기, 향수 냄새 따위를 맡으면 예전에 즐거웠던 기억이나 슬펐던 기억이 떠오르는 것을 프루스트효과라고 한다. 음식의 맛보다 이러한 향기나 냄새가 오랜 기억을 불러오고 감정에 강하게 작용하는 이유는 냄새를 느끼는 뇌 구조가 맛을 느끼는 뇌 구조와 다르기 때문이다. 후각 정보는 미각 정보와 달리 냄새세포를 통해 직접 뇌로 전달되고 그 뒤에도 다른 단계를 거치는 일 없이 곧바로 뇌의 고차중추로 전달된다. 이 후각 정보는 편도체와 같이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 근처에까지 이르고 있어서, 냄새가 희로애락이나 기억에 영향을 미치기 쉽다.
우리는 오감을 통해서 맛을 보지만 그중에서도 으뜸은 후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냄새는 사람의 심리에 작용해서 무의식중에 행동을 바꾸게 하는 힘이 있다. 즉 이 효과는 향기분자의 약리작용이 아니라 정신적인 이유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냄새를 비즈니스 도구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예로부터 장어 요리점, 고기구이 음식점, 닭꼬치구이 음식점 같은 곳에서 고소한 냄새를 피웠는데 이는 홍보의 일환이었을 것이다. 요리를 하는 데 있어 냄새를 얼마나 잘 제어해서 사람들에게 기대감과 만족감을 심어줄 수 있느냐에 따라 그 음식에 대한 호불호와 기억에 대한 호불호가 결정된다.
3장 요리에 숨어 있는 과학원리
맛있는 요리를 구성하는 네 개의 기본 분자
물-물분자를 지배하는 자가 요리를 지배한다?: 식품 성분 중에서도 물은 거의 모든 식품에 들어 있을 뿐 아니라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어서 우리가 가장 많이 ‘먹고 있는’ 분자이다. 채소나 과일에는 수분이 80% 이상 들어 있고 육류나 생선도 70~80%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 수분이 채소에서는 5%, 육류 나 어류에서는 3%가 빠져나가면 신선도와 품질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식품의 형태는 물에 의해서 유지되며 물이 손실되면 조직은 손상된다. 물은 식품의 굳기, 점성, 유동성 같은 질감에 중요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맛과 향, 색깔의 변화 그리고 식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화학반응이나 효소반응, 보존성과 안전성에도 크게 관여한다. 또한 물은 물질을 녹이는 용매로서 다른 식품 분자의 성질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물에 잘 녹는 칼슘,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 성분은 물의 경도를 결정하며 이 경도는 맥주나 술을 제조할 때도 그 품질을 좌우한다. 그 밖에도 물의 경도는 맛국물을 우리거나 밥을 지을 때, 육류나 어류를 조릴 때 거품 발생의 정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요리사들은 물을 고르는 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지질-죄 많은 맛분자: 기름이 많이 들어간 요리는 ‘애석하게도’ 아주 맛있다. 마블링이 들어간 소고기스테이크, 참치대뱃살초밥, 장어덮밥, 카레, 라면, 햄버거, 초콜릿, 소프트아이스크림 등 기름에는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마력이 있다. 흔히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있는 기름을 한자로는 유(油)라고 하며 고체 상태로 있는 기름을 지(脂)라고 구분해서 쓴다. 유지와 지방을 과학적으로는 지질이라고 한다. 지질의 열량은 약 9kcal/g으로 당질이나 단백질의 4kcal/g보다 2배가 넘는다. 지질이 신체 활동에 중요한 에너지원이라서 맛있게 느껴지는 것인지 아니면 맛있는 것은 원래 고칼로리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이 맛있는 분자를 과식하면 비만이나 동맥경화, 심장질환, 유방암, 대장암, 같은 성인병의 원인이 될 위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