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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 정치를 위협하는가

채진원 지음 | 인물과사상사



무엇이 우리 정치를 위협하는가



채진원 지음

인물과사상사 / 2016년 2월 / 294쪽 / 15,000원





제1부 중도주의 없는 양극화의 비극



한국에서 중도수렴의 확대 경향: [유승민, 문재인의 중도수렴, 왜? 어째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과 유력후보들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권력 의지를 불태우며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데, 더 많은 중도층과 무당파, 중산층 유권자를 확보하기 위한 ‘노선 투쟁’을 통해 기회의 창을 만들고 있는 대표적인 정치인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다. 유승민 대표는 새누리당에서 좌클릭 노선 투쟁을, 문재인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우클릭 노선 투쟁을 벌이고 있다. 두 대표의 중도층 획득을 위한 좌클릭과 우클릭 행보는 진영논리로 무장한 전통적인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의 행보와는 달리 진보와 보수가 상호 침투해 서로 교집합이 넓어져 융합하는 중도수렴(moderate convergence)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8대 대선 과정과 결과가 주는 학습 효과를 볼 때, 중도수렴현상은 필연적인 경향성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기존 정당에 위협으로 등장한 안철수 현상의 등장 배경과 함께 안철수 현상을 흡수하거나 차단하려는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방어 전략과 그 효과를 볼 때, 특히 그러하다. 또한 18대 대선의 승패에 중도수렴전략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경험적 연구는 이것의 필연적 경향성과 효과를 대변한다. 참고로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야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던 경제민주화정책과 복지정책을 선점해 중도 확대를 도모했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는 여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던 성장 관점의 경제정책과 함께 외교안보 분야에서 정책 선점을 하지 못한 채,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추구한 좌클릭-진영논리에 갇혀 박 후보의 보수지지층 결집을 돕는 효과를 차단하지 못했다. 결국 3퍼센트의 격차로 선거에서 문 후보가 패배하고 말았다.

[중도수렴 확대를 위한 방향과 과제] 중도수렴노선의 확장을 위한 방향은 민주공화국의 정체와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 실천 과제로 첫째, 정치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중도층과 빈곤층으로 전락한 중산층을 회복하기 위한 정책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정당모델과 정치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는데, 정당모델은 특정한 이념과 계급에 기초한 대중정당모델보다는 전체 국민의 포괄적인 이익과 함께 당원과 시민들이 정책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네트워크형 정당모델’ 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또 분단 속 대통령제 국가라는 제약 속에서 파당적 경쟁과 배제적 진영논리보다는 다양성을 기초로 공생할 수 있는 공화주의적 정치 풍토와 중도수렴의 정치 풍토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협력을 통한 교차투표가 가능하도록 ‘강제당론제’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한국이 삼권분립의 대통령제임에도 내각제처럼 운영되어 결국 ‘제왕적 대통령제’를 초래할 관행과 모순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 중도수렴에 부합하는 대통령제의 정상화를 위해 당정분리, 원내정당화, 오픈프라이머리, 대통령제 리더십 복원, 당ㆍ정부ㆍ청와대의 대등하고 협력적인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중도수렴 부재의 정당체제론: [갈등을 조장하는 국회의원과 정당정치]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를 돌이켜보았을 때, 한국의 주요 정치제도인 국회와 정당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사회갈등의 해소와 국민통합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성공한 것일까? 국회와 정당이 갈등을 해소하기보다는 갈등을 조장해 국민들에게 여전히 국정운영의 파행과 교착의 주범으로 강한 불신을 받고 있으며, 이 같은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해법은 무엇일까? 2009년에 개최된 한국 정치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강원택의 「북한이슈와 한국 사회의 이념갈등」과 이내영의 「한국 정치의 이념지형과 이념갈등」은 이것에 대해 긍정적인 실마리를 보여준다.

강원택은 한국 사회에서 이념갈등이 크게 느껴지는 데 반해, 북한 및 대미관계, 통일인식 측면에서 통계적 유의미성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근거로, 한국 사회에서 이념ㆍ지역 갈등은 실제보다 부풀려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내영은 일반국민의 이념 성향은 중도로 수렴되는 추세인 반면, 의원들과 정당의 이념적 양극화는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진보, 보수 정당의 지지자들과의 이념적 차이를 해소하지 못하고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이들의 견해는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에서 지역 균열과 이념 균열도 모두 약화되었는데, 각종 갈등이 심각하게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이고, 그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와 관련해 흥미로운 화두를 던진 것이었다.

그들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일반 국민들은 전반적인 이념 성향이나 북한 문제에 대해 심각한 의견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의원들의 이념 성향은 정당별로 큰 입장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한국 정치에서 국민들의 이념적 성향이 진보와 보수로 양극화되어 갈등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들과 정당들의 이념적 양극화전략이 사회적 갈등을 더욱 조장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민과 정당 간의 이념적 부조화에 대한 경험관찰] 2002년 2월부터 18대 총선 직후인 2008년 4월까지 국민과 국회의원의 이념을 비교해 성향의 변화를 비교한 결과 국민들은 2004년 이후 중도의 비율이 늘어서 43.1퍼센트에 달한 반면, 국회의원들은 중도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2002년 2월 조사에서 나타난 16대 국회의원의 중도 비율은 61.9퍼센트에 달했지만, 지속적으로 감소해 2008년 18대 국회 22.8퍼센트로 나타났다. 중도 성향에 대한 국민과 의원들의 이념적 격차는 2002년 2월 12.4퍼센트, 2008년 4월 20.3퍼센트로 점차 커졌다.

전체적으로 요약하면 국민들의 이념 성향은 중도로 수렴되는 추세가 나타나는 반면, 의원들은 이념적 양극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다. 한국 사회의 진보-보수의 이념 격차는 국민들보다는 정당 소속 국회의원 사이에서 뚜렷하다. 다시 말하면 진보-보수 정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념적 격차와 갈등이 존재하지만, 정당 소속 의원들의 이념적 차이가 국민들의 이념적 차이보다 크다는 점에서 의원들이 이념 격차와 갈등을 해소하기보다는 그것을 거꾸로 늘리거나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경험관찰에 대한 시사점과 이론적 함의] 경험적 관찰은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준다. 우리 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거시적인 이념 성향의 추세는 진보나 보수의 어느 한 방향으로 쏠리기보다는 노무현 정부 이후부터 점차 중도로 수렴되고 있다는 점에서 통념적으로 사용되던 인식 틀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즉 진보 이념과 보수 이념을 대변하거나 이것을 동원하기 위해 정당화되었던 정치 패러다임과 이론들이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진보=친노동=복지=친북= 반미’, ‘보수=친자본=성장=반북=친미’라는 이분법적 이념 균형이 약화되고, 서로 모순되어 보이는 가치와 정책 선호가 상호 공존하는 트렌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보수독점 정당체제 개혁론의 주요 가정과 명제 역시도 재검토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보수독점 정당체제 개혁론자들의 주장처럼 국민의 이념 성향이 높은데도 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편협한 정당체제가 문제라면 책임정당정부론과 이념을 중시하는 대중정당모델이 적실성을 가지고 정당화될 필요가 있다.

정당의 이념적 양극화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결국 의원과 정당들이 대변하지 않는 다수의 중도적인 혹은 온건 성향의 국민들은 정치적 불만과 냉소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따라서 정당과 의원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과장된 몸짓으로 폭력과 갈등을 조장하는 행태를 멈추지 않는다면, 한국 정치는 영원히 국민에게 버림을 받을지 모른다. 따라서 정당정치의 이념적 양극화 문제, 다시 말해서 중도수렴 부재의 정당정치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민주주의의 방향성과 정당모델이 설계, 제시되어야 한다.

[소결] 한국 정당정치의 중요한 과제는 보수독점의 정당체제 개혁이 아니라, 중도와 무당파를 배제한 채, 극진보와 극보수의 이념을 편향적으로 동원하는 전략에 따른 정당정치의 이념적 양극화체제, 즉 중도수렴 부재의 정당체제라는 것으로 새로운 문제 설정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아주 초보적인 문제설정인 만큼 추후 많은 지적과 비판 속에서 보완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정당의 발전 수준이 서구와 다르게 대중정당모델이 정착되지도 못한 상황에서 그 이후의 단계인 선거전문가정당과 카르텔정당 수준의 문제를 성급하게 접목시키는 태도는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 한국의 현행 정당은 서구의 정당처럼 이념이나 노선을 지지하는 열렬한 진성당원을 확보해 시민사회에 대중적인 기반을 제대로 구축한 적이 없는 상태에서 정당지도자의 정치적 부침에 따라 창당과 해산을 거듭하는 무정형의 정당인 대중이전정당(per-mass party)의 성격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정치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하나로 변화된 시대상황에 맞는 대의적 대표체계가 이익집성적 대표체제에서 토의민주주의적 이익통합체제로 전환될 필요가, 토의민주주의론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토의민주주의에서 강조하는 목표는 사람들이 타고난 이익, 선호, 정체성을 단순히 이익집성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선과 공동선을 목표로 더 좋은 이익, 선호, 정체성을 찾기 위한 이익통합을 추구하는 과정이다. 이 같은 목표를 위해 대화와 설득, 토론, 대면 관계가 중시되며 그 과정에서 형성되는 신뢰와 새로운 정체성의 창조가 강조된다. 그 과정에서 어떤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관계를 공동으로 성찰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토의민주주의적 이익통합체제는 지구화, 후기산업화, 정보화 등으로 공동체의 연대의식이 약하고 개인이 시민사회에 긴밀하게 연결되지 못한 시대상황에 적실하다. 대화와 토론을 통해 서먹하던 개인들을 결속시키고 사회전체의 응집력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이념정치에서 생활정치(life politics)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생활정치는 정파와 이념, 권력의 장악을 위한 도구적 수단과 합리적 선택의 관점에서 정치과정과 유권자들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유보한 상태에서 거꾸로 유권자와 시민들이 살아가는 생활세계의 욕구와 필요 및 문제점의 발견에서 시작하는 ‘인식의 전환과정’을 말한다. 보수ㆍ진보의 이념을 과잉적으로 동원하는 편향성 동원전략에서 벗어나 중도적 실용노선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 국민들의 실생활과 유리된 편향된 이념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이념을 유보한 상태에서 우선 국민들의 실생활의 필요와 욕구 및 문제점에 초점을 맞추는 접근법인 중도실용노선이 검토되어야 한다. 여기서 실용이란 기회주의적으로 움직이라는 의미보다는 프랙티컬하다는 의미로 실제적이고 실천적인 접근을 사용하라는 의미에 가깝다. 중도실용 노선으로 전환할 경우 이념의 과잉 문제를 해소하고 국민들의 실생활과 소통할 수 있는 민생정치가 강화될 것이다. 그리고 중도적 실용노선의 전환은 극단적인 진보-보수의 극단적 양당체제를 중도수렴의 방향으로 견인함으로써 온건한 양당체제로 변환시킬 것이다.

한편 생활정치와 민생정치가 강화되기 위해서는 원내의원들의 정책개발 능력과 국회의 토의적인 정책 결정이 획기적으로 강화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념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실생활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책 개발과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소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원내정당화를 강화하는 쪽으로 정당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또 국민의 실생활과 유리된 이념갈등과 정파갈등을 조장하는 정치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회의원과 대통령의 공천방식이 혁신되어야 하는데, 그 방향은 당연히 ‘유권자정당화’를 강화하는 것이다. 아울러 중앙당 지도부와 대통령 등 원외 지도부에게 과잉 충성하는 의원들에게 공천을 주는 관행을 개선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서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완전개방형 국민참여경선제도를 주요 정당들이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위에서 상술한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적실성이 있는 대안적 정당모델은 토의민주주의론과 짝을 이루는 원내정당모델(유권자 정당모델)을 정당개혁의 방향으로 상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델을 통해 글로벌 정당화(globalizing political party)를 추진해야 한다. 글로벌과 리저널 차원에서 제기되는 초국가적 문제인 황사와 쓰나미 같은 광역 질병, 이주 노동, 인간 안보, 해적과 해양 테러리즘, 난민 문제, 탈북 여성의 문제, 이주 아동 문제, 에너지 위기, 식량 위기 등에 정당이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아시아 주요정당들의 네트워크인 아시아정당국제회의(ICAPP)에 참여하면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그 속에서 민주적인 거버넌스의 규범과 틀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제2부 중도 확대와 중도 거부 간의 투쟁과 교훈



중도수렴과 중도수렴 거부 간의 투쟁: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이긴 배경] 선거 승리전략은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고, 새로운 유권자의 개발 및 동원, 부동층 유권자에 대한 설득이다. 18대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선거전략 역시 큰 틀에서 이와 유사하다. 이는 중도무당파의 흡수가 선거 승패의 중요한 변수로 각 당의 주요 후보에게 중도수렴전략을 선택하도록 압력을 가한 구조적인 선거환경이 변수였다는 것이다. 이런 선거환경은 과거와 현재가 구분되는 일종의 분기점이다. 두 후보는 중도층과 무당파의 지지를 얻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초박빙의 상황에서 중도수렴을 펼쳤다. 그럼에도 중도수렴을 거부하는 이정희 후보의 전략적 극단주의가 보수의 지위가 과소 대표된다는 불안감을 가졌던 5060세대를 흥분시켜 수적으로 응집하는 결집효과를 만들어냈다.

[소결] 매우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이론적인 논의와 경험적인 관찰을 통해 다음과 같은 함의와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이론적인 함의로 득표 극대화를 위한 주요정당들의 중도수렴전략과 관련한 다운스의 ‘중위투표자정리(median voter theorem, 다수결투표제 하에서는 중간의 선호를 가진 중위의 대안이 선택된다는 이론)’ 논의가 18대 대선 사례를 통해 한국적인 상황에서도 중도층과 무당파층을 중심으로 아주 맹아적인 수준이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가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론적 적실성이 있다. 향후 선거에서도 이러한 중도수렴 경향은 전면적으로 진행되기보다는 중도수렴에 대한 거부와 반발 등의 좌충우돌, 혹은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의 균형’을 통해 경향적으로 관철되는 것처럼 매우 점진적으로 대두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중위투표자정리’에서 다운스가 강조하는 또 다른 측면인 중도수렴 현상을 거부하는 극단주의 정당(협박정당, 영향력 정당)들의 투쟁행태와 그러한 행태가 반작용으로 초래하는 결과에 대해서도 이론적 적실성을 가진다. 즉, 양당제 하의 주요정당들이 중도수렴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하는 극단주의적 정당들이 중도수렴을 추구하는 정당들이 수렴하기 전에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려고 더욱 극단적인 비판과 주장 및 퍼포먼스 등 전략적 극단주의를 취함으로써 자신들이 싫어하는 정당 혹은 반대당에게 선거 승리를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중도수렴전략을 거부하고 이것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는 이정희 후보의 극단주의와 이것이 초래하는 결과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는 유권자들의 투표결집 효과가 문재인 후보와의 초박빙상황에서 오히려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셋째,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겠다는 것을 전략적 목표로 삼았던 이정희 후보의 전략은 실패했으며, 따라서 그러한 전략적 극단주의 전략은 시대적 적실성을 상실한 만큼 제고될 필요가 있다. 한편, 문재인 후보의 선거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등에서 얼마나 제대로 중도수렴전략을 실현했는가 하는 것은 별개로 하더라도, 문재인 후보가 이정희 후보의 전략적 극단주의를 사전에 철저하고 일관되게 통제하거나 무력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의식적으로 추구하지 못한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넷째, 다수결 선거제도와 양당제 정당체제 간의 부합성이 크다는 뒤베르제의 언급대로, 중도수렴을 선택한 주요정당들이 어떻게 이러한 극단적 이념정당들의 전략적 극단주의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거나 중도수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연대(연합)해 안정적인 중도수렴의 정당체제를 구축할 것인가 하는 실천 과제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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