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과학을 생각한다
김재호, 편다현 지음 | 에코리브르
다시 과학을 생각한다
김재호, 편다현 지음
에코리브르 / 2015년 10월 / 344쪽 / 17,000원
과학은 경제에 기여하는가
최재천 이화여대 행동생태학 석좌교수가 기초 학문으로서 과학을 강조하며 이렇게 표현한 적이 있다. “과학은 차라리 인문학이다.” 최 교수는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 과학의 목적이라는 전제를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풍요롭게’가 아니라 ‘의미 있게’라고 표현한 것이 의미심장했다. 그는 미래창조과학부를 ‘미래창조기술부’로 바꾸고, 더불어 ‘기초과학부’를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2013년 3월, 창조경제를 외치는 박근혜 정부의 출범과 함께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되었다.
통섭 앞세운 혁신의 여정이 되려면: ‘창조경제’는 영국의 경영전략가 존 호킨스의 저서 『창조 경제(The Creative Economy)』에서 처음 사용됐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소프트웨어 수출 비중이 낮고 연간 생산성도 떨어지는 편이다. 정부는 창조경제를 위해 소프트웨어 산업에 집중 투자해 2012년 매출액을 2016년까지 2배로 올릴 계획이다. 또한 제도를 개선하고 소프트웨어 산업과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산업도 육성할 예정이다. 생명공학 산업에도 많은 투자를 해 신약 개발 줄기세포, 뇌유전체 분야를 발전시켜 근본적으로 생애 단계별 대표 건강 문제들을 해결할 계획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그리고 방송통신 기능을 핵심으로 맡고 있다. 정부는 창조 비타민 프로젝트를 통해 7대 분야에서 과학기술과 ICT를 융합하여 기존 산업의 단점을 보완하고, 신공공서비스를 창출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계획을 세웠다. 창조 비타민 프로젝트의 7대 분야에는 농축수산식품, 소상공업 창업, 문화 관광, 주력 전통 산업, 보건 의료, 교육 학습, 재난 안전 SOC가 있다. 2014년 10월 20~24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월드 IT쇼’가 개최됐다. 이곳에서 창조 비타민 프로젝트의 14개 주요 성과물이 전시되었다. 또한 2014년 11월 27~30일에 코엑스 E6홀에서 ‘창조경제 활성화 컨퍼런스’가 열리기도 했다. 이와 같이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많이 노력해야 하지만, 민간의 의지와 적극적인 실천도 뒷받침돼야 한다.
과학은 경제성장이 아니라 과학 자체를 위해 존재한다: 교육과 과학이 융합하더니, 이젠 과학과 산업이 손을 잡았다. 그렇다면 미래와 창조, 과학이 만나면 어떤 모습일까. ‘미래창조과학부’라는 이름만 보면, 우리의 미래가 과학기술을 토대로 한 창조적 산업경제에 달려있다는 느낌이 든다. 한때 ‘창조경제’가 과연 무엇인지 논란이 일었다. 정부 관료들은 창조경제를 제대로 정의하지도 못한 채 우왕좌왕했다. 과학관련 공공기관들도 저마다 창조경제를 설명하느라 애를 썼다. 창조경제는 결국, 기존의 전통 산업에 과학과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 정도로 압축됐다.
클린턴 정부에서 미국 과학기술 자문관을 지낸 닐 레인(Neal Lane)은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과학이 경제성장의 핵심이다’를 통해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가 경제성장과 연관된다고 주장한다. R&D와 기초 연구에 대한 투자로 과학적 발견이 가능했으며, 이러한 발견이 산업 부문에서 응용되어 제품으로 생산돼 팔릴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일자리도 만들어낸다. 하지만 기초 연구에 대한 투자는 수년이 걸려서야 산업에 적용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가 운영하는 뉴스 웹사이트 ‘슬레이트www.slate.com’는 “과학은 경제성장이 아니라 과학 자체를 위해 존재한다”는 글을 실어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실제로 미국과학재단이 발표하는 「이공계지표」에 따르면, 2000년 중반부터 5년간 미국의 R&D 지출은 연평균 5.8퍼센트씩 늘어났지만, 이 당시 경기는 오히려 좋지 않았다. 결국, 과학은 경제가 아니며 경제를 위한 도구는 더더욱 아니다. 과학은 인류의 지식을 넓혀가는 주요 방법론일 뿐이다.
기초 연구에 대한 투자는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그래서 지금보다 많은 예산을 기초 연구에 투자해야 한다. 사실 이러한 기초 연구가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과학이 경제성장의 핵심이라는 논리는 무섭다. 왜냐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기 때문이다. ▶과학이 경제성장을 이끌 거라는 지도자의 약속 때문에 우리는 과학에 투자했다. ▶(실제 경기 지수를 파악해보니) 경제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과학 관련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
‘미래창조과학’에서 미래가 지향하는 바는, 뒤떨어진 예전 관행과 제도를 타파하고 이를 새로 다듬는 일이다. 이는 또 다른 이름의 ‘혁신’이자 ‘여정’이지 종착지가 아니다. 과학이 미래에 성과를 내는 데 쓰여야 할 가치로만 여겨져서는 안 된다. 그래야 과학에 기반을 둔 창조경제를 일굴 수 있을 것이다.
과학의 도전, 현실의 응전
생태계: 균형과 다양성
인간-돼지, 돼지-인간 키메라: 1961년 처음으로 쥐를 이용한 키메라(chimera: 유전학적인 기술로 서로 다른 종을 결합하여 탄생된 새로운 종)가 탄생했다. 새로운 유전자 조합이 만들어진 것이다. 하이브리드(Hybrid)는 두 개체의 생식세포를 결합해 만드는 반면 키메라는 생식세포 이후의 수정란이나 초기 배반을 융합해 만든 세포끼리의 결합체이다. 키메라는 원래 그리스신화의 키메라(사자의 머리와 양의 몸통에 뱀의 꼬리를 한 괴물)에서 유래했다. 키메라가 불러올 윤리적 문제는 곧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생명공학 기술은 점점 발달하고 있고 키메라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인간-돼지 키메라는 인간인가, 돼지인가. 돼지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했을 때, 인간은 살아가는 동안 아무 문제가 없을까. 돼지-인간 키메라를 먹으면 우리가 먹는 것은 돼지인가, 인간인가.
진화생물학자 에른스트 마이어가 정의한 ‘종(species)’이란 자식을 낳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식들이 번식할 능력을 가져 자식을 낳을 수 있는 구성원들을 의미한다. 수컷 당나귀와 암컷 말이 교미하면 자식을 낳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자식들은 생식 능력이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당나귀와 말은 같은 종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이들의 자식은 단지 암컷과 수컷이 섞인 하이브리드다.
[환자를 살리는 키메라 연구] 새로운 신장이 급히 필요한 환자가 있다고 치자. 대기자 명단 1순위이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사망한 사람의 장기를 이식받을 가능성도 희박했다. 운이 좋아 장기를 이식받았다 하더라도 평생 면역억제제를 투여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키메라 신장을 연구 중이다. 환자의 피부세포 일부를 떼어내 줄기세포를 추출하고 돼지 배반에 이식한다. 새끼 돼지가 태어난다면 당신의 유전자와 완벽히 일치하는 신장이 탄생하는 셈이다. 소위 ‘키메라 장기’다. 키메라 장기는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것이다. 물론 각각의 장기는 면역거부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개별 환자의 DNA에 부합돼야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실행되는 것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임상실험이 멀지 않았다. 돼지와 같은 동물에서 인간의 장기를 발달시킬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은 이종(xenogenic: 거의 1억 년 전 분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두 종)장벽이었다. 다행히 서로 다른 종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장기를 ‘키우는’ 종으로 돼지가 사용될 수 있었다. 만약 이러한 이종장벽을 극복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장기를 ‘키우기’ 위해 영장류를 사용해야 하는가. 아니면 극단적이지만 영원히 식물인간 상태일 사람이나 노인성 치매로 고통받는 사람을 이용해야 하는가. 마치 공상과학이나 디스토피아 세계에 가까운 이야기다.
이종 간 장기이식 기술의 개발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장기이식술은 말기 장기부전증 환자에게 최상의 치료법이다. 특히 과거에 장기를 이식받은 적이 있는 사람들, 즉 다른 사람의 장기에 대한 면역항체가 형성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하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한 점도 한 가지 이유다.
1882년 첫 이종 이식이 시작됐다. 이후 수많은 연구를 거쳐, 오늘날 이종 이식 장기의 공급원으로 영장류가 아닌 돼지가 선택됐다. 그러나 장기이식에는 여러 문제가 있다. 장기 이외의 기질 조직과 혈관 따위는 공여동물의 것이어서 면역거부 반응 문제가 있다. 다음으로 감염에 대한 위험과 윤리 문제도 있다. 또한 돼지의 장기이식 시에 PERV(돼지가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신종 바이러스가 생길지도 모르는, 미생물 문제도 잠재돼 있다.
[하이브리드와 키메라] 지금까지 수많은 동물이 복제되었고 종내 키메라에 대한 연구도 진행돼왔다. 동물 복제가 한 종내 핵과 난자의 결합이라면, 키메라는 개체 혹은 이종 간 염색체 내의 유전자가 교환되는 것이다. 1984년에는 처음으로 양과 염소를 이용한 종간 키메라 연구가 시도됐다. 2005년에는 야크(yak)와 개 사이에서 종간 핵치환을 한 배(embryo)가 0.4퍼센트의 배반포 단계로 발달되기도 했다. 이는 꽤 높은 수치로 종간 핵치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자 과학자들은 사람과 다른 동물 사이에서 핵치환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루어진, 인간 배아줄기세포 분리와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의 발달은 인간 생물학 연구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 더욱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이러한 세포들을 체내에서 실험해보아야 한다. 그래서 많은 연구원들이 인간-동물 키메라 연구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줄기세포는 현재 5세대까지 발전했다. ▶1세대: 암컷과 수컷의 생식세포가 모두 필요. ▶2세대: 수컷의 정자가 필요 없음. ▶3세대: 암컷과 수컷 어느 생식세포도 필요 없음. ▶4세대: 피부세포에서 완전 분화시킨 세포를 이식. ▶5세대: 피부세포에서 성체줄기세포 유도 후 자신이 원하는 장기로 분화시키는 방법을 사용. 워크숍 발표에 따르면, 불과 6개월 단위로 줄기세포 연구의 세대가 변화하고 있다. 현재 우리는 5세대 줄기세포 시대에 있다.
2010년 일본 나고야 의과대학의 다키아키 고바야시 박사는 쥐(rat)-생쥐(mouse) 키메라를 통해 유전자 이식의 가능성을 엿봤다. 생쥐에는 췌장 형성에 필요한 유전자 Pdx1이 부족했다. 이때 쥐의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생쥐가 췌장을 완전히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후 고바야시 박사는 사람과 누드 쥐(naked mouse)의 키메라를 조작해 사람의 외이(外耳, pinna)가 쥐의 몸에서 자라게 하기도 했다. 또한 돼지의 신장에 인간 유전자를 주입해 형질 전환을 한 다음 원숭이에 이식해 급성 면역거부 반응이 최소화함을 보이기도 했다.
[생명공학의 ‘뜨거운 감자’와 윤리적 문제] 비과학자 입장에서 키메라에 대한 철학적 분석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성에 부합하지 않는 부자연스러움이 있다. 둘째, 자신이 필요할 때는 이종이식 장기를 긍정적으로 보지만 건강할 때는 배척한다. 셋째,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에서 그 경계선을 흐리게 한다. 돼지 같은 인간, 돼지보다 못한 인간과 같은 말들이 생겨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넷째,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들과의 융합에 대한 논쟁으로 인간 존엄성이 훼손된다. 다섯째, 도덕적 지위에 따른 문제가 있다.
또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췌장이 아닌 뇌나 성기와 관련된 민감한 부분을 키메라하게 되면 인간과 동물의 경계는 어떻게 되는가. ▶공리주의적 입장에 따라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는 데 왜 동물이 희생해야 하는가. ▶이종 간 이식 후 결과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이로 인해 미래에 동물에 대한 관념, 법, 종교에 대한 인류의 생각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닌가.
[면역거부, 감염, 윤리, 바이러스 문제] 동물의 몸에서 완벽한 인간 장기를 만드는 연구들은 윤리적 관점에서 흥미로운 문제를 제기한다. 특히 문제가 되는 2가지 유형은 인지 능력이 바뀌었거나 생식계열이 영향을 받는 경우이다. 이때 윤리에 대한 논의의 초점은 인지 능력에 변화가 일어난 키메라에 맞춰져야 한다. 종 사이에 공유하는 부분이 아주 많을수록 키메라가 된 개체나 생식계열을 과연 어느 종으로 봐야 하는지를 두고 혼란이 커질 것이다. 선조로부터 내려오는 생식 방법을 사용할 때 유전된 생식계열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확신하는가. 지금까지 수행된 연구에 의하면 유전에 의한 변화는 입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실험으로 사용되는 돼지 자체에 대한 윤리적 문제 역시 배제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장기를 기증하길 꺼리는데 왜 동물을 장기이식 수단으로 사용해야 하는가. 우리에겐 정말 새로운 방식의 장기 배양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실험실에서 장기를 배양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안정성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 마냥 기다릴 순 없다. 이에 비해 키메라 장기는 훨씬 더 장점이 많다. 동물들이 여전히 인간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식용이나 연구 목적 외에 생명을 구할 장기이식으로 동물을 대하는 쪽이 더 윤리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스위스 바젤 대학 생명의료윤리연구소 선임연구원 데이비드 쇼는 <영국 의학 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블로그에 배양된 돼지가 인간의 형상을 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글을 실었다. 만약 돼지가 인간의 발을 갖기 시작한다면 매우 기괴해 보일 것이다. 극단적으로 생각해 돼지가 인간의 의식을 갖게 된다면 어떨까. 이처럼 기괴한 돼지가 탄생한다면 그 돼지는 인간인가, 돼지인가. 다행히 이 이슈는 줄어들 수 있다. 돼지 배반에 이식되는 줄기세포 중 인간 형상을 할 개연성이 있는 유전자(뇌나 생식기 등)를 없애버리면 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쇼는 키메라 장기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키메라 장기는 크게 4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판데믹(pandemic: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으로 번질 수 있는 동물원성(原性) 감염증 우려. ▶실험동물과 인간의 경계. ▶식용 및 연구를 위한 동물 활용과 키메라 장기 배양을 위한 동물 활용의 윤리적 차이점. ▶불분명한 인간의 존엄성 개념.
키메라 장기는 환자 개인에게 특화되어 배양되기 때문에 면역거부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 가장 큰 위험은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염되는 ‘동물원성 감염증’이다. 즉, 동물의 바이러스가 장기에 침투해 자칫 판데믹으로 번질 수 있다. 새로운 질병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돼지독감(돼지인플루엔자)으로 수천 명이 사망할 수 있다. 이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실험에 사용되는 돼지들이 멸균실과 같은 최적의 환경에 놓이겠지만, 최악의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 아직 공식적으로 키메라 장기 이식으로 발생된 동물원성 감염증은 없다.
마지막으로 인간 존엄성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인간 존엄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아직 애매하다. 특히 키메라 장기의 이식으로 환자가 살아날 수 있다면, 새로운 생명공학 기술의 활용이 오히려 인간 존엄성을 지키는 방편이 아닌가 하는 주장도 있다. 영국에선 매일 3명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가 사망한다. 매주 투석을 해야 하는 수천 명의 환자들을 살릴 수 있다면, 키메라 장기 배양이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더 나은 방법이 아닐까. 더구나 면역거부 반응도 없다면 키메라 장기를 거부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키메라 장기 실험은 안전과 효과라는 두 가지 축에서 고려된다. 그러나 대개 특정 실험이 안전하면 효과가 없고, 효과가 있으면 안전하지 않다. 윤리 문제는 믿음과 가치의 맥락에서 발생한다. 그래서 연구원, 담당자, 환자, 시민들이 대화를 해야 한다. 빠르게 발전하는 과학 연구, 가치와 선호의 변화 그리고 위험과 이익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문제는 단숨에 해결될 수 없다. 키메라 연구 역시 예외가 아니다.